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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테이블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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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희수와 나(홍세영)는 열두 살 봄에 만난 단짝 친구다. 처음엔 같은 남자애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고 싸운 사이지만, 함께 떡볶이를 먹고 난 후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아줌마(희수 엄마)표 요리들과 ‘원 테이블 식당’이 있었다. 커리어 우먼인 나의 엄마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엄마의 온기’를 아줌마에게서 느꼈던 것. 나는 매일 저녁 희수네 집 원 테이블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며 ‘행복, 웃음, 농담, 친밀함, 추억’ 같은 걸 맛보며 자란다. 열여섯 살 봄, 희수가 교통사고로 엄마 아빠를 한꺼번에 잃어버리기 전까지.
    그날 이후, 희수는 ‘잠만 자는 종이 인형’이 되어버렸다. 나는 냉장고에 붙은 사진 속 아줌마에게 “희수 옆에 있어주”겠다는 약속을 하지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아줌마의 레시피로 요리를 만들자는 나의 제안에 희수가 생기를 되찾기 시작한다. 그렇게 아줌마가 요리해준 레시피로 떡국을 만들고, 바질 페스토 파스타를 만들고, 티라미수를 만들며 아줌마의 레시피를 하나하나 완성해가는데……
    언젠가부터 나는 이 일에 흥미를 잃어가고 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는 걸 느낀다. 열망하는 것도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불안감. 나는 희수 몰래 지민이와 영화를 보고, 여름방학 동안 학원에도 다니고, 이규빈과 함께 스터디를 하고, 김시현이란 남자아이와 긴 대화를 나누면서 점차 미래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한다. 그렇지만 성장을 멈춘 채로 나만 바라보고 있는 희수를 홀로 놔둘 수 없다는 죄책감 역시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짓누르는데…… 어느 날, 나는 그런 마음을 알아버린 희수에게 “왜 나는 현실을 살면 안 되는 건데?”라고 소리친 뒤 방황하고, 내겐 관심조차 없는 줄 알았던 엄마가 이번엔 자신이 희수 옆에 있어주겠다고 나서는 게 아닌가. 정말 희수를 어른들에게 맡기고 나는 내 길을 가도 되는 걸까? 과연 희수는 다시 성장을 시작할 수 있을까?

    출판사 서평

    “이전 것은 지나가고 새것이 되어라, 얍!”
    상실의 시간을 치유하는 우리만의 레시피!


    어려움에 처한 친구가 오직 나에게만 의지해 삶을 버텨내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 역시 미래가 불안하고, 성장 과정에 있는 청소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니게 작가의 장편소설 『원 테이블 식당』은 그런 입장에 놓인 소녀의 갈등 상황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묻고 있는 『우리는 가족일까』와 절망의 순간에 만난 ‘그 애’를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그 애를 만나다』 이후 세번째 성장소설. 그간 작가가 천착해온 인간과 삶의 깊이에 대한 성찰이 돌올하면서도 입체감이 더했다는 평을 받는다.
    『원 테이블 식당』은 엄마 아빠를 한꺼번에 잃고 ‘종이 인형’처럼 반수면 상태에 빠진 친구를 홀로 내버려 둘 수 없는 소녀의 심리를 찬찬히 따라간다. 게다가 그 친구의 엄마가 모성의 결핍을 대리로 충족시켜주던 존재이고 보면, 주인공의 갈등과 고민은 예견되고도 남을 터. ‘나’(홍세영)는 아줌마와의 추억이 깃든 ‘원 테이블 식당’에서 만들어지던 요리들의 레시피를 재현하자는 의견을 내고, 친구(김희수)는 그제야 생기를 되찾는다. 그러나 열여섯에서 열여덟 살 나이는 과거에만 침잠해 살아갈 수 없는 때. 새로 사귄 친구들과 미래를 위한 열망 앞에서 나는 희수가 부담스럽기만 하고, 그 때문에 죄책감에 짓눌려 지낼 수밖에 없다.
    우선 『원 테이블 식당』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 극복기’로 읽힌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good boy syndrome’란 “타인으로부터 착한 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적 콤플렉스”를 뜻한다. 아직 청소년인 깜냥으로는 힘에 겨운 이 역할에 사로잡힌 주인공은 고군분투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콤플렉스를 벗어나는 순간이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계기가 된다. 그간 ‘착한 아이 되기’를 중요한 교훈으로 여겨온 세태로 보자면 성장소설의 숨은 영역 하나를 제대로 짚어낸 셈이기도 하다.

    『원 테이블 식당』은 ‘남을 돕는 일의 어려움’에 대한 탐구다. 남을 돕는 일에도 한계를 그어야 할 때가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이들에게는 어른이 필요하고,
    인간에게는 신이 필요하다.
    ('작가의 말' 중에서)

    아무려나 주인공인 나의 방황은 아름다운 성장의 중요한 지점들이다. 홀로된 친구의 잠을 깨우기 위해 애쓰는 우정이 그렇고, 스스로 죄책감에 얽매이는 순수함이 그렇고, 그 틀을 과감히 깨고 나오는 용기가 그렇다. 여기에는 가장 아픈 상처를 받아들이고 “다시는 주저앉지 않겠다”라고 약속을 하는 희수의 성장과 비로소 자책에서 벗어나 “나무로 자라날 시간”을 준비하는 김시현의 성장도 함께한다.
    그런가 하면 『원 테이블 식당』은 이미 어른인 ‘엄마의 성장소설’로도 읽힌다. 충분한 모성을 베풀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던 커리어 우먼 엄마가 열여덟 살 딸아이의 “서툰”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은 감동의 켜를 더한다. 나를 대신해 희수의 병실을 지켜주는 모습이나 제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다가 뒤늦게야 오래된 부채 의식을 덜어내는 엄마의 모습은 성장소설의 또 다른 영역을 보여준다.
    가볍지 않은 주제에도 불구하고 『원 테이블 식당』은 경쾌하게 읽힌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문장과 장면들. 엄마가 차려준 ‘집밥’처럼 부담 없는 맛이면서도 꼭꼭 씹고 있자면 목 안에서 눈물의 짠맛이 느껴지는 그런 맛이다. 어느 순간 가볍게 울컥하는 맛!

    목차

    희수와 나는
    원 테이블 식당
    우리만의 레시피
    다른 방향을 향한 창
    여름방학
    두번째 싸움
    그 밤의 일
    지금, 우린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이후로 우리는 식탁을 언제나 ‘원 테이블 식당’이라고 불렀다. 원형도 타원형도 아닌 직사각형 식탁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건 우리 사이의 암호나 상징 같은 것이었다. 행복, 웃음, 농담, 친밀함, 추억 같은 단어들을 모두 넣고 끓인 뒤, 마법의 가루를 살짝 넣고 잘 저어 만들어낸 상징이었다.
    (/ p.24)

    무엇보다도 그 애는 끊임없이 열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열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았다. 그 애는 더 큰 세계, 더 활기찬 세계, 이곳이 아닌 다른 세계에 가기를 원했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무엇을 원하지도, 무엇을 하고 있지도 않은 것 같다. 나는 그냥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나는 희수와 함께 반수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 마음이 복잡해졌다.
    (/ p.64)

    언젠가부터 나는 자책과 원망의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었다. 자책을 하면 마음이 무거웠다.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 답답함이 가슴을 짓눌렀다. 나는 희수를 혼자 남겨두었다는 자책을 피하려다 지쳤고, 질력이 났고, 어느 순간 희수를 미워하게 되었다. 사랑은 없어지고 원망만 남았다.

    나는 나쁜 아이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희수는 짐이 되었다.

    죄책감을 없애기 위해서 행동했던 것이 옳았을까? 그게 정말 희수를 위한 것이었을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미 그것 또한 정답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내 마음이 불편해지는 걸 견딜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 p.115)

    “이제 나도 성장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나는 너나 다른 아이들과 같은 속도로 갈 수는 없을 거야. 너무 숨이 가빠. 대신, 다시는 주저앉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말을 마친 희수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머뭇거렸다. 희수의 손을 잡는 순간, 뭔가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희수가 손을 흔들었다. 빨리 잡으라는 뜻이었다. 나는 마침내 그 손을 잡았다. 희수가 나를 끌어당겨 꼬옥 안았다. 오래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 p.141)

    “할아버지는, 내 손에 들고 있는 단 하나의 열매를 줘버리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라고 하셨어. 나 자신에게도 시간을 주라고. 내가 큰 나무로 자라서 열매를 주렁주렁 맺을 수 있는 시간을 주라고. 그러고 나서 그 열매를 따 줘도 된다고. 그럼 열매를 따 주고도 나에게 열매가 남아 있을 거라고.”
    “내가 나무로 자라날 시간?”
    “응. 나무가 되어 열매를 맺을 시간.”
    (/ p.150)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8~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카톨릭대학교와 연세대학교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20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아버지의 집]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는 가족일까]는 5년 만에 미국에서 엄마의 부고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동생으로 인해 방황하는 열일곱 살의 소녀가 가족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그려 낸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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