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강산에늘봄잔치 시집 [직지의 돛폭에 안긴 바람].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저자의 다양한 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혜선(시인)
민족의 전통과 유물과 정신을 계승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국민의 성의 부족 등 많은 요인들이 있을 터인데 이제는 고래 힘줄보다 더 강한 힘으로 세계적 보물을 되찾아가기를 소망하고 요청한다. 찾아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다시 문화를 세계로 내보낼 산실’이 되기를 ‘평화 번영 도약’의 조국이 세계 속에 우뚝 서기를 갈망하는 자주성과 애국심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문학박사, 한국문협 부이사장]

노창수(문학평론가.한국문협 부이사장)
이번 강산에늘봄잔치 시인이 펴내는 『직지의 돛폭에 안긴 바람』은 인물이 아닌, ‘직지’라는 문화재의 일대기를 의인화로 다룬 독특한 서사시집이다. 나아가 이 서사시집이 『직지』와 그 발생 연원, 그리고 『직지』를 찍은 금속활자의 위상, 그것이 세계 최초라는 위업을 두고 『직지』의 모두를 밝혀내는 데에 투혼한 박병선 박사의 인물에 관하여, 송구한 마음으로 다가간 이른바 겸애의 시학이란 점이 남다르다고 여긴다

들머리 잔말
첫째 갈피 백운화상 초록불조 직지심체요절
둘째 갈피 직지 금속활자본
셋째 갈피 직지의 돛폭에 안겨 든 바람
넷째 갈피 청동 쇠북을 울려라
다섯째 갈피 대한민국의 딸 박병선
여섯째 갈피 유네스코 등재
일곱째 갈피 고려 때 활자 하나
여덟째 갈피 절대 행위
아홉째 갈피 직지에서 구텐베르크
열 번째 갈피 직지에서 엿본 법어
열한 번째 갈피 법어를 서툴게나마 읽어보기
열두 번째 갈피 게송의 찬미

해설

들머리 잔말

2000년 7월 1일
서유럽 6개국을 향해 구름 위를 나른 여정
다만 관광지를 둘러봄보단
바라건대 직지를 만나 볼 수 있을까
그 기대에 찬 설렘이 앞선 길

프랑스 파리광장 오벨리스크 상형탑 앞에서
가이드에게 부탁한 통역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 담당 사서 앞에 섰습니다.

직지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일언지하 거절은 시퍼런 칼날에 벤
주인이 도둑에게 애걸한 서글픔과 아픔…

“세계 최초 금속활자 직지
주인은 코리아
한국에 바로 반환하라”
스케치북에 매직으로 쓴 몇 자

찬비 내린 이국에서 일인시위는 위력이 없어
금시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부받은 엄중한 붉은 경고장

“경찰 앞에서 당장 피켓을 내리고
곧장 물러나지 않으면 강제추방”
파리 경찰청 명령을 거부함에
압수 당한 피켓
인권이 없이 밀침을 당한 작은 몸의 유린

금고에 갇혀 있을 직지를 그리며
빗물 아닌 눈물에 흠뻑 젖어 돌아선지
20여 년, 초고에 낀 먼지를 털어보니

백운화상
초록불조 직지심체요절은
허물 벗은 청정함으로
작은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의 이번 졸시는
운율적 정서를 함축시킨 시라기보단
고려 금속활자와 직지에 대한
깊이가 얕은 작은 논문이라 여겨봅니다.

평동 지오지 어등산방에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