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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연인 [양장]

원제 : Rules of Civ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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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재즈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1937년의 뉴욕.
    케이트와 이브는 젊고 유능한 신사 팅커와의 만남을 계기로 맨해튼의 사교계에 발을 들인다. 새로운 음악과 대공황 끝자락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에게 이끌리는 세 사람. 그러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한 이브는 오랜 꿈을 포기하게 되고, 본인의 탓이라며 괴로워하던 팅커는 남은 인생을 그녀를 위해 바치기로 한다. 성공을 위해 조지 워싱턴의 ‘품위의 규칙’을 성실히 따르던 그로서는 충동적인 결정이었다.
    재즈만큼이나, 때로는 재즈보다 더 예측 불가능하던 마지막 ‘순수의 시대’. 화려한 성공과 건전한 양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세 사람.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 앞에서 그들은 마침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선택할 기로에 놓인다.

    출판사 서평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첫 장편소설

    “이 소설은 맨해튼과 피츠제럴드에 바치는 러브레터다.”

    -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전 세계 20개국 출판 계약
    ★2011 아마존·반스앤노블 선정 올해의 책
    ★2011《LA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올해의 책
    ★2012 프랑스 피츠제럴드상 수상
    ★2012 뉴애틀랜틱독립서점협회상, 전미도서관협회상 역사소설 부문 수상
    ★라이온스게이트 제작, TV 드라마화

    재즈만큼이나 예측 불가능하던 ‘순수의 시대’
    화려한 삶과 양심 사이에서 서로 엇갈린 젊음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빌 게이츠가 극찬한 화제작 『모스크바의 신사』의 작가, 에이모 토울스의 『우아한 연인』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로서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마흔이 넘어 탈고한 『우아한 연인』은 완벽하게 재현된 1930년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세 젊은이의 찬란한 꿈과 엇갈림을 생생히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내로라하는 문학 출판사들의 치열한 경합 끝에 한화 1억 원 상당에 판권이 팔렸다. 그리고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진입, 《LA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평단과 독자의 열렬한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이민자의 딸이자 노동 계층인 케이티와 할리우드 드림을 꿈꾸는 이브. 비범한 내면을 지녔지만 평범한 삶을 ‘살아내는 데’ 급급할 뿐인 두 여성 앞에 젊고 유망한 은행가 팅커가 나타난다. 시대가 바라는 모습을 모두 갖춘 신사 팅커에게 케이티와 이브는 동시에 반하고, 팅커 역시 자유분방한 그녀들에게서 해방감을 느낀다. 팅커의 안내를 받아 뉴욕의 상류 사회를 엿보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케이티와 이브. 그러나 그들의 삶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대공황이 남긴 그림자와 흥겨운 재즈 선율이 살아 있는 1930년대의 뉴욕. 한껏 자유로우면서도 성공에 목마른 젊은이들의 사랑과 이별. 언뜻 전형적인 구성으로 보이지만, 변화무쌍한 그들의 운명은 독자의 예상을 번번이 비껴간다. 고전 문학적 배경을 누비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인물들이 선사하는 독특한 감동의 책 『우아한 연인』은 ‘『순수의 시대』와 『위대한 개츠비』에 바치는 오마주’,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섹스 앤드 더 시티>’라는 찬사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게 한다.

    □ 작품 배경

    세심하게 기록된 아름다운 시대의 초상
    그 시절 감성과 낭만을 생생히 되살리다


    1966년, 중년의 나이가 된 케이티는 뉴욕의 사진전에서 옛사랑 팅커 그레이의 사진을 발견한다. 스콧 피츠제럴드가 그려낸 ‘개츠비’의 현신(現身) 같았던 사람. 팅커의 사진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 1938년을,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성공에 대한 갈망으로 가슴이 뜨거웠던 그날들을 떠올린다. 순수한 창작의 에너지와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인구 천만의 대도시, 뉴욕. 대공황의 그림자 속에서도 새로운 부류의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뉴욕을 향한 덕에 문화적으로 유례없는 황금기를 이루었다. 젊은이들은 기존의 음악 질서에 반기를 든 재즈에 열광했고, 무명 화가들은 대세라고 여겨지던 피카소와 큐비즘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버지니아 울프와 이디스 워튼, 애거서 크리스티가 활발히 활동하면서 ‘작자미상’으로 존재하던 여성 작가들은 펜을 들 용기를 얻었다. 상류 사회에도, 예술가들 사이에도 속하지 않았던 케이티였지만 팅커와 이브와 덕분에 아름다운 시절의 낭만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 매카시즘의 광기가 미국을 덮치기 전 허락된 마지막 낭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세월이 흐르면서 그 시절 친구들을 잊고 살았고, 그런 자신에게 큰 충격을 받는다.

    상류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110개의 규칙들과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한 단 하나의 가르침


    등장인물은 물론 예술 작품과 흐르는 음악까지 면밀히 설계해 배치하는 에이모 토울스답게, 『우아한 연인』에도 우리에게 익숙한 책과 노래가 특별한 의미를 갖고 등장한다. 빌리 홀리데이의 <뉴욕의 가을>을 비롯한 재즈 명곡들은 시대의 분위기를, 헤밍웨이와 디킨스의 소설들은 읽는 사람의 취향과 성격을 알려주는 식이다. 등장하는 책들 중에서도 조지 워싱턴의 책과 소로의 『월든』은 작품의 주제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주인공 팅커의 삶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우아한 연인』의 원제인 ‘품위의 규칙(Rules of Civility)’는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젊은 시절 꼼꼼하게 작성한 『사교와 토론에서 갖추어야 할 예의 및 품위 있는 행동 규칙』(Rules of Civility & Decent Behavior in Company and Conversation)에서 가져온 것이다. 유쾌하고 매너를 갖춘 신사이지만 어딘가 억눌린 듯한 모습의 팅커. 그에게 ‘품위의 규칙’은 세속적인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한 ‘몸가짐’을 규정한 원칙이었다. 하지만 110가지에 이르는 워싱턴의 조언을 강박적으로, 머리와 몸으로 익히려 했던 팅커는 ‘마음가짐’을 규정한 마지막 원칙에 소홀한 삶을 살고 있었다. 진짜 자기 모습을 잊은 그에게 조지 워싱턴의 책은 어울리지 않는 옷과 같았다.

    그런 팅커에게 케이티를 만난 후 알게 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한 줄기 빛이 되어준다. ‘삶을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들로만 제한하라’고 말하는 『월든』의 메시지는 그의 마음에 선명한 울림을 남긴다. 그리고 그동안 중요하지 않게 여긴 ‘양심이라 불리는 천상의 불꽃이 가슴 속에 항상 살아 있게 노력하라’는 워싱턴의 110번째 규칙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품위의 규칙’과 『월든』, 서로 정반대처럼 보이는 삶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두 책이 놀랍게도 에이모 토울스의 마법 같은 스토리텔링 속에 하나의 메시지로 융합된다.

    욕망을 위해 기꺼이 꿈을 버리는 시대, 끝까지 자신을 지켜낸 사람들
    어두운 시절을 견딘 찬란한 젊음에 바치는 찬사


    오프라 윈프리가 책을 고르고 평하는 《오프라 매거진》은 맨해튼의 상류 사회에 압도당하지 않고 자신의 태도를 지켜가는 『우아한 연인』의 인물들을 극찬했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당당한 사업가 앤, 부유한 가문의 자손으로 태어났지만 사회적 책임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는 월러스, 특별한 목적은 없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명문대생 디키, 자신의 재능을 돈에 팔지 않겠다고 계속해서 다짐하는 무명 화가 행크. 작가 에이모 토울스는 당시에는 무모해 보였을 이들의 용감한 선택이 바로 우리를 올바른 세상으로 이끈 역사적 순간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런 작가의 시대관은 다음 작품인 『모스크바의 신사』에서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작중 주인공인 로스토프 백작의 “‘역사의 모든 전기마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나폴레옹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 ‘예술이나 상업, 또는 사고의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갈림길마다 매번 등장하는 평범한 남자와 여자’”라는 대사는 『우아한 연인』이 주는 메시지와 서로 통한다.

    에이모 토울스는 『우아한 연인』으로 스콧 피츠제럴드의 이름을 딴 프랑스 피츠제럴드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많은 평론가들이 ‘개츠비’를 언급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책을 설명하는 데 굳이 스콧 피츠제럴드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로 작가의 매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우아한 연인』, 『모스크바의 신사』를 통해 자신만의 클래식함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 에이모 토울스는 『밤은 부드러워』(1934)의 최신 개정판 서문을 맡는 등 시대를 초월한 대(大)작가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추천사

    시대를 눈부시게 그려낸, 섬세하고 스타일리시한 소설. 불안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이야기한다.
    - "보스턴글로브"

    칵테일, 재즈 클럽, 도어맨이 지키는 호화 아파트들의 화려한 대도시. 토울스는 맨해튼의 상류 사회에 압도당하지 않고 자신의 태도를 끝까지 지켜나가는 현대적인 여주인공을 훌륭히 묘사해냈다. 도저히 거부할 수 없고, 놀라울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데뷔작.
    - "오프라매거진"

    힘든 시기를 견뎌내며 진정한 삶을 꿈꾼 미국의 젊은이들이 있었다. 그 경쾌한 시대의 조각을 모아, 토울스는 황금시대의 맨해튼을 흑백영화로 부활시켰다.
    - "뉴욕타임스 북리뷰"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이디스 워튼 같은 문학적 대가들에게 고갯짓하는 우아하고 지적인 데뷔작.
    - "세인트피터스버그타임스"

    침울한 시대의 맨해튼, 살아남기 위해 온 힘을 다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우아한 연인』의 가장 큰 강점은 1930년대 말의 맨해튼을 섬세하고 노련하게 재현해냈다는 것이다. 굳이 이 소설을 소개하기 위해 스콧 피츠제럴드의 이름을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이미 에이모 토울스라는 이름 만으로도 충분하다.
    - "월스트리트저널"

    빌리 홀리데이의 음악을 틀고 드라이 마티니 한 잔을 따른 다음, 케이티 콘텐트의 파란만장한 삶 속으로 들어가보라. 에이모 토울스는 특권을 가진 사회뿐만 아니라 그곳에 속한 이들, 생생하지만 때론 무모한 인물들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
    - "피플"

    경이로운 데뷔 소설…… 토울스는 사랑과 사회 계층, 행운과 운명이라는 위대한 주제들을 이디스 워튼의 소설과 조우시킨 듯하다.
    - "시카고 트리뷴"

    아름답게 표현된 등장인물들, 섬세한 대화들. 토울스는 시대에 대한 향수와 감상에 빠지는 초보 작가의 길을 피하고 있다. 우아하고 간결한 그의 결과물은 도저히 처음이라고는 믿을 수 없다.
    - "커커스 리뷰"

    올해 최고의 소설. 만약 다른 새로운 책을 더 이상 읽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나는 기꺼이 이 책을 몇 번이고 다시 읽을 것이다.
    - "헤럴드"

    목차

    시작

    겨울

    1 먼 옛날
    2 해, 달 그리고 별
    3 날쌘 갈색 여우
    4 데우스 엑스 마키나
    1월 8일


    5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6 잔인하기 짝이 없는 달
    7 외로운 샹들리에
    8 모든 희망을 버리다
    9 언월도, 체, 그리고 나무 의족
    10 마을에서 가장 높은 건물
    11 벨에포크
    6월 27일

    여름

    12 20파운드 6펜스
    13 혼란
    14 허니문 브리지
    15 완벽추구
    16 전리품
    17 호외요, 호외
    18 지금 여기
    19 켄트로 가는 길
    9월 30일

    가을
    20 지옥에는 분노가 없다
    21 피로하고, 가난하고, 태풍에 농락당한 자
    22 네버랜드
    23 이제 알겠지
    24 나라가 임하옵소서
    25 그가 사는 곳 그리고 그가 사는 목적
    26 지나간 크리스마스의 유령
    12월 30일

    에필로그: 선택받는 건 소수
    부록: 젊은 조지 워싱턴의 『사교와토론에서 갖추어야 할 예의 및 품위 있는 행동 규칙』
    감사의 말

    본문중에서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보게 된 그의 미소에 나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마치 그 사진이 내게 벌컥 달려든 것 같았다.
    어쩌면 그냥 자기만족이었는지도 모른다. 맨해튼에 사는 부유한 중년의 근거 없이 달콤한 자기만족. 하지만 그 미술관의 문들을 통과하면서 나는 내 삶이 완벽한 평형을 이루었다고 맹세하라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우리의 결혼 생활은 두 마음의 결합이었다. 수선화가 태양을 향해 기울어지듯 미래를 향해 부드럽지만 불가피하게 기울어지고 있는, 두 대도시형 인간들의 결합.
    그런데도 내 생각은 나도 모르게 과거로 향했다. 힘들게 쌓아 올린 지금의 완벽한 모습에 등을 돌린 채, 나는 달콤했지만 불확실하던 과거를, 그때의 우연한 만남들을 찾아 헤맸다. 그때는 정말 우연하고 열띤 만남 같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마치 운명 같다는 느낌이 그 위에 내려앉았다.
    그래, 내 생각이 향한 곳은 바로 팅커와 이브였다. 하지만 월러스 월코트와 디키 밴더와일과 앤 그랜딘에게도 생각이 향했다. 나의 1938년에 색깔과 모양을 입혀주었던, 만화경처럼 변화무쌍한 여러 사건에도.
    (/ p.18)

    바로 그때 그가 클럽 안으로 들어왔다.
    이브가 그를 먼저 보았다. 이브는 뭔가 말하려고 무대에서 고개를 돌리다가 내 어깨 너머로 그를 발견했다. 그러고는 내 정강이를 차며 고갯짓으로 그를 가리켰다. 나는 의자의 위치를 바꿨다.
    그는 굉장한 미남이었다. 키는 175센티미터쯤 되고 허리가 꼿꼿했으며, 검은 넥타이를 매고 팔에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갈색 머리에 감청색 눈, 그리고 양뺨 한가운데가 작은 별 모양으로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의 조상이 메이플라워호의 키를 잡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 때문에 머리카락이 조금 구불구불해진 채 밝은 표정으로 수평선을 바라보는 모습.
    “내 거야.” 이브가 말했다.
    (/ pp.31~32)

    “아, 그만둬. 끔찍해. 그거 뭐야?” 이브가 말했다.
    “버지니아 울프.”
    “윽. 팅커는 항상 여자들이 쓴 소설을 가져와. 내가 다시 일어서는 데 그런 게 필요한 줄 아나 봐. 내 침대 주위를 그런 책들로 채워놨다니까. 그걸로 담을 쌓아서 나를 가둘 작정인 것 같아. 뭐 다른 책 없어?”
    나는 책 더미를 살짝 기울여서 중간에 있던 책을 빼냈다.
    “헤밍웨이?”
    “아유, 다행이다. 이번에는 그냥 중간부터 읽어. 알았지, 케이티?”
    “중간 어디서부터?”
    “처음만 아니면 어디든.”
    (/ pp.116~117)

    “제이크 옆에 있는 서른 살의 금발 여자 보여요? 제이크의 약혼녀예요. 캐리 클랩보드. 캐리는 저 자리에 앉기 위해서 물불을 안 가리고 애를 썼어요. 이제 조금 있으면 세 채나 되는 집에서 부엌 하녀들과 상차림과 골동품 의자의 커버 교체 같은 걸 감독하며 행복해하겠죠. 그거야 다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내가 당신 나이라면, 캐리와 같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쓰지 않을 거예요. 제이크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쓰겠죠.”
    (/ pp.179~180)

    “사실 내가 『월든』을 손에 잡은 건 당신이 무인도에 난파할 때 그 책을 가져가고 싶다고 말한 뒤예요.”
    “그래서 읽어보니 어때요?” 내가 물었다.
    “음, 처음에는 이걸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싶었죠. 사람이 오두막에 혼자 살면서 인류의 역사에 대해 철학적인 생각을 하며 삶을 꼭 필요한 것들만으로 제한하려고 애쓰는 이야기가 400쪽이나 되니…….”
    “그럼 다 읽은 뒤에는요?”
    팅커는 잔가지 부러뜨리기를 그만두고 먼 곳을 바라보았다.
    “다 읽은 뒤에는…… 그게 무엇보다 위대한 모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pp.368~369)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에요, 앤.” 내가 노래하듯이 경쾌하게 말했다.
    앤이 돌아서서 나를 바라보았다. 표정이 진지하게 변해 있었다.
    “특별한 사람은 당신이에요, 캐서린. 당신과 같은 환경에서 태어난 여자라면 100명 중 99명은 지금쯤 빨래통에 팔을 담그고 있을 거예요. 당신은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조금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앤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칭찬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바닥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다 다시 시선을 들었더니, 앤의 블라우스 앞섶 틈새로 하얗고 매끈한 가슴 피부가 보였다. 앤은 브래지어를 하고 있지 않았다. 나는 미처 마음을 다잡을 여유가 없었다. 앤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내게 키스했다. 우리 둘 다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기 때문에, 매끄러운 두 입술이 부딪치자 묘한 감각이 느껴졌다. 앤은 오른팔로 내 몸을 감고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서서히 뒤로 물러났다.
    “언제 또 나를 염탐하러 와요.” 앤이 말했다.
    (/ p.458)

    인생은 여행보다는 허니문 브리지와 더 가깝다. 20대 때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그래서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수많은 꿈을 좇다가 다시 방향을 바꿔도 시간이 충분할 것처럼 보인다. 게임을 하면서 카드를 하나 뽑으면 그 카드를 그냥 갖고 다음 카드를 버릴 건지, 아니면 먼저 뽑은 카드를 버리고 그다음 카드를 가질 건지 곧바로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탁자 위에는 우리가 뽑을 수 있는 카드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방금 내린 결정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 인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 p.517)

    인생이 우리에게 꼭 선택지를 제공해줄 필요는 없다. 처음부터 인생이 우리의 경로를 정해두고 거칠거나 섬세한 온갖 방법들을 동원해서 우리가 그 길을 벗어나지 않게 감시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 성격,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바꿔놓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시되었을 때 우리에게 1년이라도 여유가 주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신의 은총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거기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 pp.517~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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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에이모 토울스(Amor Towle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미국 매사추세츠
    출간도서 9종
    판매수 1,759권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근교에서 태어나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퍼드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맨해튼의 투자회사 CEO라는 다소 이색적인 경력을 지닌 작가의 [우아한 연인]은 문학 전문지 [더파리리뷰]에 실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임에도 "데뷔 소설이 아니라 열 번째 소설 같다"는 찬사를 받으며 문체의 원숙함을 인정받은 데에서도 드러나듯, 작가는 지난 20년간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온 기량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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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도리스 레싱의 『사랑하는 습관』 『19호실로 가다』, 리처드 플래너건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아서 C.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비롯하여, 『플라워 문』 『노년에 대하여』 『스토너』 『사형 집행인의 딸』 『신 없는 사회』 『뷰티풀 크리처스』 『분노의 포도』 『돌로레스 클레이본』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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