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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재생 : 공간을 넘어 삶을 바꾸는 도시 재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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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정석
  • 출판사 : 메디치미디어
  • 발행 : 2019년 08월 30일
  • 쪽수 : 27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5706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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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재생도 인생처럼
    차근차근, 천천히!

    개발에서 재생으로, 도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개발 시대의 논리가 경쟁과 효율이었다면, 이제는 재생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논리와 철학이 필요하지 않을까? 차근차근 천천히, 작은 규모로 고치고 빈 곳을 채우자. 사람들로 가득한 수도권과 텅텅 빈 지방의 원도심, 사라질 위기에 처한 농산어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 재생의 대상은 도시만이 아니라 우리 삶터 전역으로 확장되고, 재생의 목적은 공간만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까지 나아간다. 이 책에는 개발의 흔적에 허덕이는 도시를 치유하고, 소멸 위기의 마을을 살리는 다양한 비법을 담았다.

    도쿄의 벤처회사가 산간 지역에 위성사무실을 연 이유는? / 인구 6천 명이 안 되는 마을이 출산율 전국 1위를 거머쥔 비결은? / 텅텅 빈 원도심에서 4년 만에 청년 창업 사례가 100여 개로 늘어났다고? / 평범하던 군소도시가 어떻게 ‘지속가능한 덕질’의 거점이 되었을까? / 도쿄에서,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간 청년들이 가꾸는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과 해법들

    출판사 서평

    지금은 재생 시대!
    더불어 지속가능하기 위한 도시 인문학

    재생의 시대가 왔다. 지난 시절 내내 개발을 주장하던 이들이 이제는 재생을 외칠 만큼 도시 재생이 뜨고 있다. 도시 재생과 관련된 법(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관한특별법)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정부가 ‘도시 재생 뉴딜사업’이라는 이름하에 매년 10조원 씩 임기 동안 총 5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할 만큼 도시 재생은 주요 의제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재생’이란 무엇인가? 개발 사업에 투여하던 돈을 재생 사업으로 전환하기만 하면 도시 재생이 되는 것일까?
    개발의 시대에서 재생의 시대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우리를 둘러싼 도시 공간에 대한 새로운 성찰이 필요하다. 전작 《나는 튀는 도시보다 참한 도시가 좋다》에서 “어떤 도시가 좋은 도시인가?”를 묻고, 《도시의 발견》에서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물었던 도시학자 정석 교수가 이번에는 ‘재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도시의 본질을 탐구한다. 이 책에서 그는 “도시는 무엇이고, 도시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본원적인 질문을 건넨다. 도시를 진정 살아 있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무엇보다 그 안에서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 재생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개발에서 재생으로,
    도시에서 삶터로

    이 책의 1장과 2장은 도시를 재생하는 방법을 논하기에 앞서 되살려야 할 우리 도시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다. 저자에게 도시는 ‘오랜 개발 시대의 흔적을 아픈 상처로 간직한 생명체’다. 한국이 본격적인 개발 시대로 진입하게 된 것은 1960년대부터다. 개발 시대의 지상 목표는 하나였다. 도시를 빨리빨리 만드는 것. 소로 밭을 가는 농부 뒤에 15층 아파트가 배경처럼 펼쳐진 압구정동의 사진은 새로운 도시를 바쁘게 만들어내던 이 시대 풍경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신개발’이 개발 시대를 앞에서 끌고 갔다면 오래된 마을과 도시를 헐고 새로 짓는 ‘재개발’은 개발 시대의 뒤를 받쳐주었다. 1990년대 도시에 누적된 상처가 한꺼번에 터지며 도시계획에도 대전환이 찾아왔지만, 2002년 이명박 시장 취임 직후 뉴타운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일어난 재개발, 재건축 바람은 2000년대를 다시금 개발의 역풍 속에 밀어 넣었다.
    개발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도시는 사람의 필요와 입맛에 맞게 탈바꿈할 수 있는 자연 상태의 천연자원이나 도마 위 생선처럼 취급되었다. 저자는 도시를 사물화하는 관성에 맞서서 재생 시대에 필요한 관점으로 도시를 생명체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생명으로서 도시는 마을과 지역, 그리고 더 큰 국토로 확장되고 연결되며, 그러한 도시를 재생한다는 것은 아픈 몸을 되살리는 것과 같다. 따라서 수도권에만 집중된 인구, 텅텅 빈 지방의 원도심, 소멸 위기에 처한 농산어촌의 문제를 따로따로 풀 것이 아니라 도시 재생을 ‘삶터 되살림’이라는 보편적인 문제의식 안에서 고민해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이 개발 시대를 지나오며 도시에 누적된 문제를 살피는 데서 시작해 지역에서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과 공간을 함께 살리는
    삶터 되살림 선언

    사람(삶)과 공간(터)이 분리된 게 아니라 함께 어우러진 장소(삶터)로 도시를 바라보면, 삶터 되살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분명해진다. 저자는 서문에서 ‘삶터 되살림 5원칙’을 제안한다. 그에 따르면 재생의 목표는 삶의 되살림이며, 우선순위는 소멸 위기의 지방과 시골과 원도심을 살리는 데 있다. 그리고 기존 도시의 외연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내부를 채우는 방식으로 재생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고, 각자도생이 아닌 연대와 협력, 상생의 접근법을 취하며, 개발 시대의 ‘한꺼번에 빨리빨리’에서 벗어나 ‘천천히 차근차근’의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3장과 4장은 이러한 삶터 되살리기에 나선 일본과 한국의 다양한 사례를 담았다. 일본은 인구 감소에 따라 지방 소멸이 가시화되면서 국가 차원에서 진행해온 도시 재생 정책을 ‘지방 창생’ 정책으로 전환해 실행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지방 창생 정책으로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으로 사람을 보내는 ‘지역부흥협력대’와 심각한 세수 격차로 재원 고갈의 위기를 맞고 있는 지방에 돈을 보내는 ‘고향납세제도’를 소개한다. 그 밖에도 일본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이자 2013년 OECD가 선정한 콤팩트시티에 뽑힌 작은 도시 도야마의 비결, 한적한 산간 마을에 위성사무실을 운영하는 도쿄 벤처회사의 사정, 인구 6천 명에 불과한 존재감 없던 마을이 합계출산율 전국 1위를 거머쥐게 된 이유, 빈집과 창업 프로그램을 활용해 고령화와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주변 도시와의 상생 전략으로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모았다.
    지방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 재생에서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건물이나 시설이 아니라 사람이다. 4장에서는 작은 소도시와 시골마을에서 사람을 초대하기 위해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지방 재생의 사례를 소개한다. 2014년 단 하나에 불과했던 청년 창업 사례를 4년 만에 100여개로 늘려 죽어가던 원도심을 되살린 청년복덕방, 농사짓는 법을 넘어 마을공동체를 일구면서 ‘농촌에서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홍성 홍동마을의 풀무학교, 완주군 삼례읍에서 ‘지속가능한 덕질’을 모토로 지역 청년들을 규합하고 있는 하워드인플래닛, 그밖에도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만난 ‘지방에서 천천히 재생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사는 곳’을 ‘삶의 공간’으로 바꾸는
    저성장, 인구 감소 시대의 전략

    저성장과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지금, 도시는 새로운 관점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은 개발에서 재생으로, 도시에서 삶터로, 생각의 무게중심을 바꿀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재생 시대의 궁극적인 삶의 지향을 ‘행복’에서 찾는다. 개발 시대의 시대정신이 국가나 도시의 성장이었다면, 재생 시대의 시대정신은 시민의 행복에 있다. 행복은 국가에 맡기고 가만히 기다린다고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내 몸 건강에서부터 시작해 스스로 찾고 지켜내야 누릴 수 있는 행복의 비결을 담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발에서 재생으로, 도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개발 시대의 논리가 경쟁과 효율이었다면, 이제는 재생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논리와 철학이 필요하다. 저자가 제안하는 ‘삶터 되살림’은 한마디로 큰 규모의 신개발, 재개발에 대한 욕망을 버리고, 수도권의 무심하게 남아도는 잉여를 지방에서 절실하게 채워지길 바라는 결핍과 연결시키는 일이다. 차근차근 천천히, 작은 규모로 고치고 빈 곳을 채우자. 사람들로 가득한 수도권과 텅텅 빈 지방의 원도심, 사라질 위기에 처한 농산어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 재생의 대상은 도시만이 아니라 우리 삶터 전역으로 확장되고, 재생의 목적은 공간만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까지 나아간다.

    목차

    프롤로그 도시는 생명체다
    서문 도시를 위한 속도 조절: 삶터 되살림 선언


    1 도시는 혼자가 아니다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
    어떻게 살릴 것인가?: ‘크신재’에서 ‘작고채’로
    애국자에게 ‘다신공’을 허하라!
    지방이 살아야 도시도 산다
    서울과 지방의 상생 선언
    재생도 인생처럼, 차근차근 천천히

    2 개발에서 재생으로
    개발 시대의 포문을 열다: 1960년대
    재개발 광풍이 시작되다: 1970~1980년대
    개발 시대의 잔재와 패러다임 전환: 1990년대
    개발 역풍 속에 맞이한 재생 시대: 2000~2010년대
    도시 재생이 뉴딜이 되려면

    3 소멸하지 않는 지혜
    도시 재생에서 지방 창생으로
    사람도, 돈도 지방으로 보내자—지역부흥협력대와 고향납세제도
    도쿄의 벤처회사는 왜 시골에 갔을까?—도쿠시마현 가미야마정
    우리에게는 기지가 필요하다—후쿠오카현 야나가와시
    공짜와 할인으로 만드는 행복도시—도야마현 도야마시
    괴짜 공무원의 별난 시도—이시카와현 하쿠이시
    문제는 일자리다—효고현 아와지섬
    인구 위기를 마을에서 해결하다—시마네현 오난정, 오카야마현 나기정
    상생으로 재생한다—군마현 가와바마을
    자생하지 않으면 재생이 아니다—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4 천천히 재생하는 사람들
    지방 재생의 핵심 전략
    시민의 손으로 함께하는 재생 시대—서미모와 장수시대
    원도심의 매력을 인큐베이팅 하다—천안 청년들
    사람과 마을을 잇다—공주를 선택한 사람들
    딸기꽃의 꽃말은?—논산 딸기농장 이야기
    홍성에는 특별한 게 있다—홍성 풀무학교
    지속가능한 ‘덕질’을 꿈꾸는 사람들—완주의 덕후들
    역시, 사람이 희망이다—서울청년 지방탐험과 도시청년 시골파견
    일본과 한국, 두 개의 강진

    5 사람을 닮은 도시
    행복하지 않은 선진국, 대한민국
    도시와 사람의 우울은 닮았다
    내 몸, 내 삶터를 위한 대화법
    행복은 내 손에서 시작된다
    재생 시대, 새로운 시대정신을 찾아서

    에필로그 인구 감소 시대의 재생 전략: 결핍과 잉여를 잇다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도시는 생명체다. 도시를 구성하는 작은 마을도 생명체고, 그 안에 사는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모두 다 생명체다. … 도시가 생명체라면 ‘도시 재생’은 ‘생명을 다시 살리는 일’이다. 아파하는 도시, 죽어가는 도시를 되살리는 것이 곧 도시 재생이다.
    (/ p.6)

    마을에서 도시까지, 지역에서 국토까지 두루 아우르는 좋은 우리말이 있다. ‘삶터’다. 그래서 나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도시 재생’이라 부르기보다 ‘삶터 재생’ 또는 ‘삶터 되살림’으로 부를 것을 제안한다. 삶터는 사람(삶)과 공간(터)이 분리된 게 아니라 함께 어우러진 장소(삶터)를 뜻한다. 삶터 되살림은 그러니까 사람과 공간을 함께 살리는 일이며, 그런 일에는 당연히 도시와 농어촌, 지역과 국토가 모두 포함된다.
    (/ p.16)

    도시 재생 시대의 개발은 ‘작고채’로 가야 한다. 개발의 단위를 단지에서 필지 단위로 ‘작게’ 줄이고, 새로 만드는 대신 ‘고쳐 쓰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 더는 도시를 밖으로 확장하지 말고 도시 안쪽의 빈 곳을 ‘채우는’ 쪽으로 혁신해야 한다. … 도시 재생이 명실상부한 ‘뉴딜New Deal’이 되려면 대규모 신개발과 재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작게, 고치고, 채우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 p.33)

    강남 개발은 시작되었지만 누구도 강남에 가려 하지 않았다. 정부는 강북 도심에 있던 중고등학교부터 허허벌판 강남으로 내려 보냈고, 그렇게 강남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강남을 키운 건 강북이었다.
    (/ p.64)

    2000년대 초 재개발은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2002년 서울시장에 취임한 이명박 시장이 ‘뉴타운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재개발과 재건축이 단지 규모로 이루어졌다면 이명백 서울시장이 창안해낸 뉴타운은 기존의 재개발, 재건축을 도시 규모로 키운 새로운 발명품이었다. … 뉴타운사업은 도시 개발 시대의 정점을 찍은 개발의 ‘끝판왕’이었다.
    (/ pp.78~79)

    일본에서 ‘재생’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계기는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일찍이 1990년대부터 인구 저성장에 따라 도시 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일본의 인구는 현재 약 1억 3천만 명이지만 1900년 무렵에는 불과 3천만 명 내외였다. 10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인구가 1억 명 가까이 늘었지만 향후 100년은 과거 급격히 늘어난 인구가 같은 양태로 급격히 줄 것이라는 불안이 지배한다.
    (/ p.91)

    영상편집 회사 ‘플랫이즈’는 가미야마 위성사무실에 직원 스무 명을 파견했다. 영상편집 방식의 혁신으로 인터넷으로도 대용량 영상편집이 가능해져 굳이 방송국 본사가 모여 있는 도쿄에 사무실을 차리지 않아도 된 게 가미야마로 직원들을 보낸 이유다. … 고택의 헛간을 개조해 서버룸으로 쓰고, 헛간 옆에서 사원들은 종종 장작을 팬다. 오래된 건물과 새로운 기술이 만나고 전통적인 삶과 신세대의 감성이 섞이며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업무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 pp.106~107)

    도야마시의 재미난 프로그램 중에 조부모가 소주나 증손주를 데리고 오면 시가 운영하는 박물관과 미술관 등 공공시설의 입장료를 받지 않는 ‘손주와 외출 지원사업’이 있다. 처음 이 제도를 시행하려 할 때 손주가 없는 고령자에게는 불공평한 제도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모리 시장은 “그저 아는 아이를 데려와 ‘내 손주다’라고 말하면 돼요. 입장할 때 호적등본을 보여 달라고 안 할 테니까. 이런 것조차 불공평하다고 비난한다면 시장은 어떤 정책도 펼 수 없어요”라고 답했단다.
    (/ pp.115~116)

    행정과 주민이 함께 육아에 필요한 경제적, 사회적 지원을 생애주기에 맞춰 세심하고 치밀하게 설계한 결과 2005년 1.41명이던 나기정의 합계출산율이 2014년 2.81명으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 특이하게도 나기정에서는 자녀가 셋인 가구가 38.8%로 가장 많고,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가구가 50%를 차지한다. 다자녀를 둔 가정이 말 그대로 대세다.
    (/ pp.146~147)

    지방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노른자였던 원도심이 신도시와 신시가지에 사람과 활력 모두를 빼앗기고 있다 .시름시름 앓고 있는 원도심을 살리는 게 지방 재생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건물이나 시설이 아니라 사람이다. 지방회춘이든, 지방살림이든 사례 연구에서 지방 소도시들이 보여준 혼신의 전략은 사람을 초대하는 데 있었다.
    (/ pp.167~168)

    하워드인플래닛에서는 격주에 한 번 꼴로 완주 청년들이 만나 밥을 먹는 ‘화요만찬’ 행사를 연다. 참가비 5천 원을 내면 하워드인플래닛의 객원 요리사가 준비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참가자들이 각자 음식과 술을 가져와 나누기도 한다. 화요만찬에 참여하는 이들은 다양하다. … 병수 씨는 완주에 이주해온 청년과 토박이 청년을 이어주는 것이 화요만찬의 의미라고 설명한다.
    (/ pp.219~210)

    서울에서 지방으로, 또 도시에서 시골로 인구 이동을 촉발시킬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서울과 경상북도에서 벌어지고 있다. 서울 청년들을 지방으로 보내 일자리를 찾게 하는 ‘서울청년 지방탐험’이 하나이고, 경상북도 시골로 도시 청년들을 초대해 행복한 삶자리와 일자리를 만들어보라고 초대하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가 또 하나다.
    (/ pp.214~215)

    재생의 핵심은 사람이다. 기력을 잃고 소멸의 위기 앞에서 서서히 쇠락해가는 마을과 도시를 무엇으로 다시 살릴 수 있을까? 돈을 쏟아 붓고 새 건물을 세우면 될까? 아니다. 오직 사람뿐이다.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구를 늘려야 한다. 출산율이 계속 내려가는 상황에서 인구를 늘릴 방법은 사람을 초대하는 길밖에 없다.
    (/ pp.216~217)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 대한민국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도시, 중소도시, 서울과 시골 할 것 없이 ‘개발병’에 시달리는 걸 오랫동안 지켜보며 든 생각이다. … 개발병의 본질은 우울증과 비슷하다. 자기 왜곡에서 더 나아간 자기 부정이 원인이다.
    (/ pp.237~238)

    메이커운동은 물건을 만드는 일을 넘어 도시를 되살리는 메이커시티 운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내 옷을 내 손으로 만들고, 아이들을 위한 가구를 내 손으로 만들며, 내 집 또한 내 손으로 짓는 사람들이 이제는 우리 마을과 도시를 내 손으로 고치고 바꾸고 있다. ‘마을 만들기’로 불렸던 주민주도형 삶터 고치기 운동이 그것이고, 지금이 ‘도시 재생’과 ‘삶터 되살림’도 결국 ‘메이커시티 운동’에 다름 아니다.
    (/ pp.258~259)

    지금은 재생 시대다. 재생 시대의 화두는 ‘행복’이어야 한다. 국가에 맡기고 가만히 기다리면 저절로 주어지는 행복이 아니라, 나라의 주인들이 스스로 찾고 지켜내야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개발 시대의 시대정신이 경쟁과 효율에 기초한 국가나 도시의 성장이었다면, 재생 시대의 시대정신은 상생과 연대에 기초한 시민의 행복이어야 한다.
    (/ p.266)

    지금 우리 삶터에는 잉여와 결핍이 공존한다. 한 편의 공간이 없어 절절매는 사람이 있는데, 빈집과 빈 사무실처럼 쓰이지 않고 방치된 공간도 많다.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농어촌과 작은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애가 타는 청년들이 늘어간다. 여기는 모자라서 문제인데 저기는 남아서 문제다. ‘절절한 결핍’과 ‘무심한 잉여’가 서로 이어지지 않은 채 각각 따로 노는 형국이다. … 무심하게 버려져 있는 공간과 사람과 물건 들의 ‘잉여’를 파악하고, 그것을 절실히 원하는 ‘결핍’과 이어줘야 한다.
    (/ p.269)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5종
    판매수 837권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13년간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에서 근무했다. 북촌 한옥마을과 인사동 보전, 도시경관, 걷고 싶은 도시, 마을 만들기 등 여러 도시설계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2004년부터는 동북아 도시연구센터장을 맡아 중국과 북한의 도시를 연구했다. 현재 마을 아카데미와 지역 연구소 등에서 다수의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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