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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마음의 정치학 2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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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배병삼
  • 출판사 : 사계절
  • 발행 : 2019년 08월 30일
  • 쪽수 : 60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6094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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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한글세대에게 가장 적합한 번역과 고전 읽기의 현재적 의미를 충실히 구현한 해설로 ‘유교 사상의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해온 영산대 배병삼 교수가 『맹자』의 완역과 주석, 해설을 담은 『맹자, 마음의 정치학』을 펴냈다. 서양 정치학을 전공하다 어떤 목마름을 느껴 동양 고전으로 공부의 방향을 틀었던 배 교수는 30년 학문의 도정에서 늘 당대의 구체적인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학자의 역할이라 믿었다. 그가 전국시대의 혼란을 타개할 정치적 제안을 담은 『맹자』를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문제로 당겨와 해석할 적임자인 이유다.
    배병삼 교수는 『맹자』라는 텍스트가 형성될 당시의 고대 문헌들뿐 아니라, 이후 2000여 년간 『맹자』를 해석해온 동서고금의 다양한 역주서와 해설서, 오늘의 인문사회과학서는 물론 문학작품, 일간지 및 주간지 기사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문헌을 섭렵하여 맹자가 고민했고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한 인간 사회 본연의 문제를 탐구하였다. 나아가 폐해가 극에 달한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넘어설 대안을 모색하고, 조선 건국의 사상적 바탕이 되었던 『맹자』의 저항 정신과 혁명성이 한국 현대사를 이끌어온 평등의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까지 이어지는 도저한 흐름을 짚으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맹자』를 읽어야 할 분명한 이유를 제시했다.

    출판사 서평

    “끝내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게 되리라. 나는 이 사태가 두렵다”
    두려움의 공유를 통해 만난 전국시대의 맹자와 21세기의 우리


    맹자는 ‘두려움(懼)’이라는 감정을 통해 공자와 만났다. 폭력과 파괴, 살육이 일상이던 전국시대의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묵가・양주학파・법가・농가・종횡가・병가 등 당대의 제반 사상을 샅샅이 탐색하던 맹자는 『논어』를 통해 오로지 공자만이 사람의 처지를 느껍게 아파하고, 짐승보다 못한 수준으로 추락하는 인간의 조건을 진정으로 두려워했음을 발견했다.

    세태가 쇠락하고 도가 미약해지자 삿된 학설과 폭정이 되살아나 임금을 시해하는 신하와 아비를 해치는 자식이 생겼다. 공자께서 이 사태를 두려워하여 『춘추』를 지었는데 『춘추』는 천자가 해야 할 사업이다. …… 인의가 막히면 짐승을 몰아 사람을 잡아먹다가 끝내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게 되리라. 나는 이 사태가 두렵다. _ 『맹자』, 제6편 제9장
    ( '맹자, 마음의 정치학 2' 중에서/ pp.74~76)

    법이니 외교니 군사니 그 방법론만 다를 뿐 결국 권력자의 이익 추구로 귀결되었던 여타 사상과 달리, 함께 더불어 사는 문명 세계의 이상을 제시한 공자의 인仁 사상은 맹자의 눈에 죽음을 등지고 삶의 길로 향할 유일하고도 현실적인 방책으로 보였다. 공자와 맹자가 공유했던 당대에 대한 두려움은 “아귀와 같은 자본주의의 게걸스러운 아가리가 무섭다”라는 배병삼 교수의 뜨거운 공감을 거쳐, 인간 삶의 다양한 가치 가운데 “하필 이익만을 말하는” 세태에 상처 입은 우리 안의 두려움으로까지 연결된다.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맹자』, 제1편 제1장)라는 외침에 아파하는 사람이라면, 20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두려움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맹자』를 읽을 이유가 충분하다.

    “삼강과 오륜은 다르다”
    오해에 갇힌 유교를 위한 변론


    맹자가 펼친 인간과 사회에 대한 모든 논의는 공자가 제시한 실마리를 확충해나간 것으로, 『맹자』는 『논어』의 첫 번째 해설서이기도 하다. 따라서 『맹자』를 읽는 것은 곧 유교의 본령에 가닿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유교는 어떤 모습인가? 지배-복종, 상명하복, 남녀차별 및 강고한 가족주의로 무장한 봉건 윤리, 시대착오적인 폐습에 가깝지 않은가.
    유교에 대한 오해가 『맹자』의 이해를 방해한다고 생각한 배 교수는 본론에 앞서 「읽기 전에」라는 별도의 글을 마련해 유교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권력의 수단으로 변질되기 이전 본래 유교의 청신한 속살을 드러내 보인다. 흔히 유교의 대명사로 삼강오륜三綱五倫을 꼽지만, 배 교수는 삼강과 오륜 사이에 칼을 집어넣어 삼강은 신하, 자식, 아내가 군주, 아비,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노예의 윤리를 군주 독재 체제로 확장한 한漢제국의 통치 이데올로기인 반면, 오륜은 부모와 자식, 군주와 신하, 남편과 아내, 윗사람과 아랫사람, 그리고 친구 사이에 상호 존중과 소통, 균형과 책임을 중시하는 쌍방의 윤리이며 이것이 공자와 맹자의 본래 뜻임을 강조한다.

    권력의 상하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삼강에서 통치자 중심의 위민爲民 정치론을 추출할 수 있다면, 상호성을 특징으로 하는 오륜에서는 너와 내가 함께 ‘우리’를 구성하는 여민與民 정치론을 찾아낼 수 있다. …… 삼강의 더 큰 문제는 역사적으로 진화(?)하면서 동아시아 사람들의 숨통을 눌렀다는 사실이다. 즉 “임금이 임금답지 않더라도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않더라도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신하는 군주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해라, 자식은 부모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해라는 식으로 흔히 이해되는 경향”이 그렇다. …… 나는 『맹자』를 주석하는 입장에서 오륜의 관계론이 유교의 정통이며, 삼강은 청신한 본래 유교가 타락한 형태로 본다. 이 책을 저술하는 나의 뜻은 삼강의 이데올로기를 혁파하고, 오륜의 유교를 오늘 이 땅에서 해석하고 부각하려는 것이다.
    ( '맹자, 마음의 정치학 1' 중에서/ pp.34~35)

    『맹자』가 품은 저항 정신과 혁명성, 즉 군주와 신하는 상호 계약적인 관계이니 책무를 방기한 군주는 추방할 수 있다거나, 부모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것이 효라는 주장은 삼강이 아닌 오륜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유교의 본령이다.

    “이 땅은 맹자를 살아낸 사람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많았던 곳이다”
    『맹자』로 일어서고, 『맹자』로 저항했던 이 땅의 사람들


    배병삼 교수는 이곳 한반도의 조선에서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역사가 특히나 『맹자』와 밀접한 관계임을 힘주어 말한다. 이성계와 정도전이 고려를 뒤집어엎고 조선을 세울 때 그 정당성과 건국이념을 『맹자』에서 빌려왔을 뿐 아니라 성삼문, 곽재우, 황현, 안중근이 목숨을 버린 자리에도 “삶도 내가 바라는 바요, 의 또한 내가 바라는 바이지만 둘을 다 얻을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할 것이다”(『맹자』, 제11편 제10장)라는 ‘사생취의捨生取義’ 네 글자가 있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경직된 주자학을 개혁하려는 사상 혁신 작업도 『맹자』에서 자원을 얻었으며, 동학의 인내천人乃天 사상도 『맹자』에서 길어 올린 것이었다. 반식민지 투쟁과 해방 이후 이어진 4‧19 혁명과 학생운동, 부마항쟁, 광주민주화운동, 6‧10 시민항쟁과 촛불혁명 등 자유와 정의, 자립과 자주를 향한 시민들의 움직임에도 맹자의 저항 정신이 깔려 있었다. 배 교수는 한국인이 평등의식과 민주의식에 유난한 까닭도 서구 민주주의의 영향에 앞서 모든 인민이 동등한 주체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맹자의 여민與民주의 정치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맹자』를 읽는 일은 우리를 형성한 바탕 자리를 찾아가는 길이기도 함을 강조했다.

    “맹자, 적임자를 만나다”
    배병삼의 『맹자』는 무엇이 다른가


    본래 정치학을 전공했던 배병삼 교수는 박사 과정에서 서구 정치학의 한계를 절감하고, 유교 정치사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이곳의 정치 현실과 삶의 현장에 밀착된 고유의 정치학을 찾고자 한 철학적 모색의 결과였다. 유교 사상은, 그중에서도 『맹자』는 어떤 초월적 존재나 다른 세계를 설정하지 않고 지금 여기의 구체적인 시공간에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공동체를 상정하고 새 세상의 비전을 조밀하게 설계한 지극히 현실적인 정치론이다. 학문의 구체성, 생생한 현장성을 중시해 유교 사상을 택한 배병삼 교수가 『맹자』를 해설하기에 적임자인 이유다.

    동양 사상은 서양의 철학과 다르다. 개념으로 관념과 형이상학을 수립하는 독립적인 사유 체계가 아니라 당면한 시대 문제를 해소하려는 종합적 사유다. 동양 사상의 인성론은 인간에 대한 철학적 검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당대의 문제를 해소하고 새로운 사회를 설계하는 재료다. 동양 사상은 대부분 인성론과 정치론을 함축한다. 가령 ‘인성이 선하다’고 보는 관점에서는 학교가 중시되는 나라를 꿈꾸고, ‘인성이 악하다’고 보는 관점에서는 교도소 같은 나라를 지향하게 된다. 인성론은 곧 정치적 주제다!
    ( '맹자, 마음의 정치학 1' 중에서/ pp.473~474)

    이 책에 실린 방대한 참고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듯, 배 교수는 동서고금을 종횡무진 누비며 각 시대의 사상가들이 고민했던 인간 사회의 문제와 그에 대응한 공동체의 정치적 노력이 『맹자』와 만나 어울리거나 충돌하는 지점을 풍부하게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문학작품이나 비평, 논평에서 얻은 소재와 아이디어를 적재적소에 맞춤하게 활용해 고전이 우리 삶으로 들어와 넓고도 깊게 확장해갈 길을 마련해두었다. 독자는 그 길을 따라 걸으며 맹자의 호방한 기개에 어울리는 배병삼 교수의 장쾌하면서도 미려한 글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제6편 등문공 하 滕文公下
    6:1. 도덕성은 효율성으로 측정할 수 없다 … 11
    6:2. 대장부론 … 22
    6:3. 추천 없이 벼슬해서는 안 된다 … 28
    6:4. 지식인의 가치 … 39
    6:5. 제자 만장과의 만남 … 46
    6:6. 혼자로는 안 된다 … 54
    6:7. 추천 없는 출세의 말로 … 58
    6:8. 급선무는 급급하게 … 65
    6:9. 두려움으로 공자와 소통하다 … 70
    6:10. 양주학파 비판 … 86

    제7편 이루 상 離婁上
    7:1.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은 스스로 작동하지 않는다 … 99
    7:2. 왕도는 정치의 유일한 모델이다 … 110
    7:3. 인하면 흥하고, 불인하면 망한다 … 114
    7:4. 내 탓이로소이다, 내 탓이로소이다 … 117
    7:5. 가까운 데서 먼 곳으로 … 121
    7:6. 정치의 쉬운 길 … 125
    7:7. 지금은 전복적 상상력이 필요한 때! … 127
    7:8. 운명은 자초하는 것이다 … 134
    7:9. 여민하면 천하를 줍는다! … 138
    7:10. 자포・자기 … 147
    7:11. 가깝고 쉬운 데 길이 있다 … 154
    7:12. 『대학』・『중용』의 원형 … 157
    7:13. 번쩍하는 한순간 … 162
    7:14. 맹자의 증오 … 166
    7:15. 군주의 신하 관찰법 … 173
    7:16. 신하의 군주 관찰법 … 175
    7:17. ‘소피스트’와의 첫 번째 대결 … 178
    7:18. 자식을 바꿔 가르치는 까닭 … 185
    7:19. 부모의 뜻을 무조건 따른다고 효자가 아니다 … 194
    7:20. 맹자 정치학의 딜레마? … 201
    7:21. 남의 비평에 휘둘리지 말라 … 207
    7:22. 말을 함부로 하는 까닭 … 209
    7:23. 스승 되기 좋아하는 버릇 … 211
    7:24. 까칠한 맹자 … 213
    7:25. 악정자의 잘못 … 216
    7:26. 후사를 끊는 것이 가장 큰 불효다 … 218
    7:27. 몸으로 느끼면 즐거움은 저절로 피어난다 … 222
    7:28. 효도를 수립한 순임금 … 227

    제8편 이루 하 離婁下
    8:1. 맹자, 왕도의 계보를 발견하고 탄식하다 … 235
    8:2. ‘정치가의 사랑’과 ‘사랑의 정치’는 다르다 … 239
    8:3. 상명하복은 정치가 아니다! … 245
    8:4. 권한이 없으면 책임도 없다 … 253
    8:5. 군주의 덕성에 나라의 성패가 갈린다 … 256
    8:6. 껍데기는 가라! … 258
    8:7. 윗사람이 먼저 가르쳐야 한다 … 260
    8:8. 올바름을 인식한 뒤에야 올바로 행할 수 있다 … 264
    8:9. 돌이켜 나를 보라! … 266
    8:10. 『논어』 독후감 … 268
    8:11. 오직 의를 따를 뿐! … 270
    8:12. 갓난아이 마음을 보존하라 … 273
    8:13. 묵가에게 고함 … 277
    8:14. 학문은 자득으로부터 … 282
    8:15. 한마디로 요약하라 … 287
    8:16.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왕이 된다 … 291
    8:17. 현자인 줄 알면서 쓰지 않은 죄, 크다! … 294
    8:18. 샘이 깊은 물 … 296
    8:19. 왕도를 수립한 순임금 … 300
    8:20. 왕도를 계승한 우탕・문무・주공 … 305
    8:21. 공자, 도통을 잇다 … 310
    8:22. 맹자, 공자를 잇다 … 316
    8:23. 갈라지는 틈새를 잘 보라! … 318
    8:24. 스승이 제자에게 살해당한 까닭 … 320
    8:25. 악인도 뉘우치면 하늘 제사를 지낼 수 있다 … 330
    8:26. 당대 학술계 비판 … 334
    8:27. 함께하지 못할 자 … 349
    8:28. 평생 근심할 만한 일 … 352
    8:29. 위하지도, 구하지도 말라 … 360
    8:30. 여기 또 ‘오이디푸스’가 있었다 … 365
    8:31. 신하와 스승의 길은 다르다 … 373
    8:32. 성인도 평범한 사람이다 … 378
    8:33. 맹자는 가부장주의자가 아니다! … 382

    제9편 만장 상 萬章上
    9:1. 사랑은 역설이다 … 395
    9:2.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다 … 406
    9:3. 순임금의 마키아벨리즘? … 421
    9:4. 순임금은 선왕과 아비를 신하로 부린 적이 없다 … 429
    9:5. 주권은 인민에게 있다 … 445
    9:6. 왕조 체제도 인민이 선택한 것이다 … 462
    9:7. 이윤론: 혁명은 인민 주권의 폭발이다 … 472
    9:8. 공자도 올바르지 않으면 공자가 아니다 … 488
    9:9. 충성이란 무엇인가 … 494

    제10편 만장 하 萬章下
    10:1. 중용의 성인, 공자 … 505
    10:1-1. 성인들의 풍모 … 505
    10:1-2. 집대성자, 공자 … 509
    10:2. 왕정의 제도 … 519
    10:3. 벗을 사귄다는 것 … 528
    10:4. 절망 속에서 희망 일구기 … 535
    10:5. 가난 때문에 출사하는 경우 … 555
    10:6. 국가는 군주의 사유물이 아니다 … 560
    10:7. 인민은 군주에게 충성할 의무가 없다 … 572
    10:8. 현세에 벗이 없으면, 고전에서 찾는다 … 583
    10:9. 군신 관계는 의를 공유할 때만이다 … 589

    참고문헌 … 600

    본문중에서

    맹자는 전통의 계승자라기보다는 당대의 상식에 저항한 프로테스탄트였다
    당시 거의 모든 학술이 국가(군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으며, 강력한 군주의 집중된 힘으로 천하를 병합하여 통일하는 기술을 논했다. …… 사람의 구체적인 삶과 현실의 문제, 마음에 대한 성찰은 도외시되었다. 몸, 곧 사람의 마음과 행실은 정치적 사안이 아니었다. 그런데 맹자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문제의 궁극적 원인은 내 몸(=마음)과 ‘지금 여기’의 구체적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생활 정치’의 제안이다. 인간의 구체적인 삶, 곧 몸 닿는 가까운 데서 정치를 찾아라! …… 여기서 사랑을 느끼고, 여기서 배운 지혜를 상대방에게 미루어 손을 내밀 때 인이 깃들 따름이다. 나에서 시작하여 상대방과 ‘더불어 우리’로 나아가는 것이 올바른 문제 해결 방향이라는 것.
    …… 우리가 심드렁하게 여겼던 ‘수신 → 제가 → 치국 → 평천하’의 전개 과정이 당시로서는 상식을 뒤집은 파천황의 제안임을 감지할 수 있어야겠다. 맹자는 전통의 계승자라기보다는 당대의 관습적 인식과 상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저항한 ‘프로테스탄트’였다.
    ( '맹자, 마음의 정치학 2' 중에서/ pp.122~124)

    ‘정치가의 사랑’과 ‘사랑의 정치’는 다르다
    정자산의 ‘은혜 정치’는 위험하다. 그의 정치론은 “수레에 사람들을 실어서 건네준다”라는 ‘제인濟人’으로 요약되는데 이는 위민주의爲民主義로 타락하기 쉽다(오늘날식으로 표현하면 포퓰리즘이다). 반면 맹자의 정치론은 “사람들을 물리치며 행차해도 좋다”라는 벽인辟人에 요약되어 있다. 벽인은 백성을 매몰차게 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것은 결국 백성에게 복지를 가져올 수 있다. 맹자는 사람마다 낱낱이 손을 잡아 물을 건네주는 정자산식 은혜 정치가 백성의 비위를 맞춰 환호성을 지르게 하는 인기영합주의로 타락할 것을 염려하며, 이는 ‘좋은 정치’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 마치 백성을 위하는 듯하지만, 실은 자기 위안에 불과하다(위민爲民은 곧 위아爲我다)! 문학적으로 표현하면 ‘정치가의 사랑’이 곧 ‘사랑의 정치’가 될 수 없음을 맹자는 염려한다.
    ( '맹자, 마음의 정치학 2' 중에서/ p.242)

    차마, 부득이, 함부로, 감히... 힘없는 부사가 희소한 사람다움을 표현한다
    여기 ‘마구’, ‘차마’라는 부사가 그 희소한 사람다움을 표현한다. 아, 그러나 부사는 힘이 없다. 머뭇거리고 쭈뼛거리며, 낯을 가리고 어색해하는 것이 부사다. 명사와 동사에 비해 부사는 턱없이 위약하다. ‘사람은 먹어야 산다’라는 명사와 동사로 구성된 문장에 비해 ‘아무거나 분별없이 함부로 허겁지겁 마구 먹지 않는다’라는 부사구 문장은 얼마나 길며 구차한가. 품사의 나라에서 부사의 영토는 겨우 1.6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맹자의 ‘사단’도 부사다. ‘함부로 하지 않고’, ‘차마 어쩌지 못하며’, ‘감히 행하지 않고’, ‘부득이 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함부로’와 ‘차마’, ‘감히’와 ‘부득이’가 사람다움의 네 가지 실마리인 사단이다! 사단을 “인류라는 종種이 지녀온 특성, 가냘프지만 끊어지지 않고 희미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DNA의 발현”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터다.
    ( '맹자, 마음의 정치학 2' 중에서/ pp.30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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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9~
    출생지 경남 김해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다산 정약용의 정치사상에 관한 연구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도회(儒道會) 한문연수원에서 홍찬유 선생과 한학 원로들로부터 한문과 고전 독법을 배웠으며 동양의 여러 사상들을 오늘날의 시각으로 풀고 해설하는 일을 과업으로 삼고 있다. 한국사상사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현재 영산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한글세대가 본 논어],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우리에게 유교란 무엇인가], [공자, 경영을 논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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