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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영국 중산층의 애환을 그린 ‘영문학의 백미!’
    - 톨스토이

    ‘내가 본 건 넬리의 죽음이 아니라 넬리의 삶이다.’
    - 소설가 체스터튼

    ‘감성적 극단을 추구하던 빅토리아 시대는 지났다.’
    - 버나드 쇼

    영문학의 거장 디킨스! 생명력이 넘쳐흐르는 인물군!
    - 옥스퍼드 대학

    한 소녀의 죽음에 당대 석학은 뜨겁게 논쟁한다. 오스카 와일드도, 버나드 쇼도, 체스터튼도 논쟁에 끼어들었다. 당대 최고의 석학이자 이성적인 비평가로 이름을 날리던 프랜시스 제프리는 책상에 머리를 누인 채 가까운 집안 아이가 죽은 것처럼 구슬프게 흐느끼고, 엄격하기로 소문난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마저 깊은 슬픔에 빠졌다. 빅토리아 여왕은 1841년에 읽고서 “매우 흥미롭고 탁월한 작품”이라 칭찬했으나, 아일랜드 정치지도자 데니얼 오코넬은 책을 열차 창문 밖으로 내던지며 “여자애를 왜 죽여!”라고 소리쳤다. 영국만 이런 건 아니었다. 마지막 호를 싣고 영국에서 배가 들어올 때 사람들이 뉴욕 항구로 몰려들어, 그러면서 “넬리가 죽었나요?”라고 커다랗게 물었다.

    “하늘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곳은 지상이 아닙니다. 지상이 어떤 곳인지 생각해 보세요.
    넬리가 어린 영혼으로 가녀린 날개를 펴고 일찍 날아간 세상이랑 비교해 보세요.
    이 침상에 대고 간절하게 기도하면 넬리가 살아난다 해도,
    감히 누가 그럴 수 있겠습니까!”

    출판사 서평

    1. 찰스 디킨스 개요

    찰스 디킨스는 캐릭터 묘사가 극히 뛰어나며 풍자가 대단하고 문장이 화려하나, 지금까지 한국에서 번역물로 제대로 소개했다고 볼 수 없다. 《올리버 트위스트》와 《크리스마스 캐럴》, 《두 도시 이야기》, 《위대한 유산》, 《데이비드 코퍼필드》, 《올리버 트위스트》, 《어려운 시절》, 《골동품 상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킨스 문학의 별미를 이미지만 소개하거나 완역을 난수표로 소개한 수준이라서 독자들이 디킨스 문학을 맛보기엔 부족했다.

    찰스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풍미한 소설가다. 이백 년도 넘은 1812년 2월 7일, 나폴레옹 전쟁이 한창일 때에 영국 남부 포츠머스 외곽에서 팔 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나 장남으로 살아간다. 형제 두 명은 어려서 죽는다. 할아버지는 저택에서 집사로 일하고 할머니는 하녀장으로 일했는데, 찰스 디킨스는 할머니가 “즉석에서 이야기를 지어내 모두를 즐겁게 하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기억한다. 아버지는 해군 경리국 하급관리로 사교적이고 유머가 풍부하나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어머니는 선량하고 밝은 성격이나 자녀에게 무정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어려서 계속 이사 다녔다. 외할아버지 역시 해군 경리국에서 일했으나, 자금을 횡령하고 외국으로 도망쳤다.
    디킨스가 다섯 살 때 아버지는 전근명령을 받아 온 가족이 채텀으로 이사해서 5년을 사는데, 도시 남쪽으로는 밀밭이 풍요롭고 북쪽으로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습지대가 황량하고, 서쪽 2㎞ 거리에는 조용한 대성당도시 로체스터가 있으니, 채텀은 어린 디킨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나중에 다양한 작품에 등장한다.
    디킨스에게는 이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어머니를 통해서 지식욕과 독서욕에 처음 눈떴다. 어머니는 매일 규칙적으로 나에게 공부를 오랫동안 가르쳤다.” 집에는 유모가 있어, 살인마 대위가 아내를 여럿 죽여서 파이로 만들었다든가 무서운 고양이가 밤마다 눈을 번뜩이면서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며 어린애를 먹어치운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악마처럼 즐거워”하니, 어린 디킨스는 다양한 악몽과 공포에 시달렸다. 나중에 디킨스 자신이 “우리가 어른이 된 다음에도 황당한 공포에 가끔 빠져드는 건 어린 시절에 유모 같은 사람이 무섭게 만들어낸 이야기가 마음속에 깊숙이 틀어박혔기 때문”이라고 정의할 정도였다.
    이 시절에 디킨스는 흉내를 잘 내, 유모 앞에서 즉흥 연기도 하고 누나가 연주하는 피아노 가락에 맞춰서 노래도 하니, 아버지는 장녀와 장남을 채텀에서 유명한 여인숙으로 데려가 이중창을 부르게 해서 박수갈채와 함께 다양한 음식을 얻어먹었다. 이 무렵에 굴을 처음 먹고서 어린 디킨스는 “마음이 지극히 설ㅤㄹㅔㅆ다.” 2㎞ 떨어진 로체스터 로열 극장에 가서 다양한 연극도 관람해, 30년이 지난 다음에 디킨스는 “멋진 소극장에 처음 들어선 황홀한 느낌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면서 말한다.

    녹색 장막이 뚫린 구멍에서 눈빛 하나가 반짝이며 우리를 쳐다본다……. 파란 옷차림에 머리를 뒤로 길게 늘어뜨린 여주인공이 빛을 내뿜자, 모두 무서워서 마른침을 꿀꺽 삼키다 환호한다……. 코미디언이 빨간 가발을 쓰고 지하감옥에 갇혀서 재미있게 노래하는데, 나는 그렇게 우스꽝스러운 사람을 처음 봤다……. 녹색 장막이 내려올 때는 등잔 기름 냄새와 오렌지 껍질 냄새가 향긋했다.

    어린 디킨스는 아버지를 따라 해군 공창에 가서 노동자가 일하는 모습도 신나게 구경한다. 톱밥과 뱃밥과 돛 냄새가 진동하는 곳에서 노동자들이 불러대는 노래도 듣고, 죄수들이 묵묵히 끌려가는 장면도 목격하니, 이런 장면은 《위대한 유산》에서 실감 나게 등장하고, 아버지랑 주변 시골을 산책하던 경험은 《위대한 유산》에서 매형과 산책하는 장면으로 나타난다.
    얼마 뒤에는 염색가게 위층에 있는 학원에 다니면서 “무시무시한 노부인이 회초리로 지배하는 세상”을 체험하니, 디킨스는 《위대한 유산》에서 어린 핍이 다니던 엉터리 학교로 그 분위기를 묘사한다. 아홉 살 때는 정식학교에 잠시 다니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크리켓 게임 같은 스포츠도 즐겼다. ‘데이비드 코퍼필드’가 그런 것처럼 “아버지가 이 층 조그만 방에 모아둔 책을 읽으며 ‘로더릭 랜덤’, ‘페레그린 피클’, ‘험프리 클링커’, ‘톰 존스’, ‘웨이크필드에 사는 성직자’, ‘돈키호테’, ‘질 블라스’, ‘로빈슨 크루소’ 같은 훌륭한 주인공을 친구로 사귄” 것도 이즈음이니, 디킨스는 이후로도 평생에 걸쳐서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든다.
    하지만 아버지는 빚이 늘면서 위기에 처하고, 어린 디킨스는 따로 살다 혼자서 역마차를 타고 가족을 찾아가는데, 이 경험은 디킨스 뇌리에 평생 틀어박혀 《올리버 트위스트》와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에서 주인공이 어린 나이에 혼자 먼 길을 떠나는 고통으로 나타난다. 어린 디킨스가 찾아간 가족은 런던 빈민가에서 살았다. 디킨스는 아버지를 “정이 많고 상냥한” 사람으로 여겼는데, “생활이 어려운 데다 성격까지 물러서 아들을 제대로 공부시킬 생각을 전혀 안 하는 것 같았다. 아들에게 제대로 성장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어린 디킨스는 다양한 책을 읽고, 채텀에서 배운 통속적인 노래를 불러서 박수갈채를 받고, 활기찬 런던 거리를 돌아다니는 걸 낙으로 삼았다. 미로처럼 얽힌 좁은 뒷골목이, 싸구려 술집과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누추한 건물과 헐벗은 아이로 득시글거리는 거리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기가 막힐 정도로 가난한 분위기, 음식을 구걸하는 장면, 음습한 분위기 등이 터무니없이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와” 나중에 《올리버 트위스트》에 그대로 담는다.
    결국엔 아버지가 파산하자, 어머니는 없는 돈을 탈탈 털고 집을 빌려 학교를 열어서 먹고살 방편을 모색한다. 입구에는 놋쇠로 명패를 걸고 이웃에는 안내장을 보냈다. 하지만 “학생을 받을 준비도 안 되고 누가 입학할 기미도 없었다.” 채권자들이 툭하면 찾아와서 고래고래 소리치며 독기를 내뿜을 뿐이었다. 이윽고 집 안에 있던 가구를 하나씩 팔고, 어린 디킨스는 운반 가능한 물품을 전당포로 가져가는 역할을 맡았다. 디킨스가 애독하던 책까지 중고서점으로 한 권씩 팔려나가, 온 가족은 텅 빈 방 두 칸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산다.
    구두약 공장 지배인을 하던 친척이 어린 디킨스에게 공장에서 일할 걸 제안하고 부모가 받아들이니, 디킨스는 열세 살 생일이 이틀 지난 뒤에 구두약 공장에 노동자로 취업한다. 공장은 강기슭이고 쥐는 우글거렸다. 거칠고 무식한 아이들이 함께 일하는데, 디킨스를 “꼬마 신사”라고 부르며 친절하게 대했다. 하지만 디킨스는 “이들과 일하면서 정신적으로 심한 갈등에 휩싸였다.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보낼 때 만나던 친구들과 비교했다. 많이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희망이 산산이 부서지는 걸 느꼈다.”
    디킨스는 공장에서 일하는 현실에 깊은 충격을 받는다. “나는 어리벙벙했다. 그토록 어린 나이에 그토록 가볍게 버림받다니……. 아무도 동정하지 않았다. 재능은 뛰어나고 머리는 팍팍 돌고 의욕은 넘치고 감성은 섬세한데, 부모는 나를 학교에 보낼 고민은커녕 동정하는 마음조차 없었다.” 디킨스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커다란 상처를 받았다. 공장에서 얼마나 일했는지조차 기억을 못 할 정도니, 그 심정은 ‘데이비드 코퍼필드’가 주류 공장에서 일하며 느끼던 좌절감에 그대로 묻어나온다.
    아버지는 채권자 고발로 ‘채무자 감옥’에 갇히고 생활비를 절약하려고 가족도 함께 들어가, 감옥 생활에 적응하다 못해 단조롭고 평온 무사한 분위기를 나름대로 즐기며 기뻐했다. 하지만 어린 디킨스는 혼자 공장에 다니며 무서운 노부인 집에서 하숙했다. 생활비를 하루 단위로 쪼개서 싸구려 빵과 치즈로 살았다. “돈이 조금 있을 때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이랑 버터 바른 빵을 먹고, 돈이 없을 때는 청과시장에서 파인애플 따위를 구경했다.” 일요일에 10㎞를 걸어서 부모 및 형제자매와 하루를 보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아버지는 할머니 유산으로 빚을 일부 청산한 덕분에 ‘지급불능 채무자 조례’를 적용받고 풀려나니, 조그만 셋집을 전전하며 불안하게 살면서도 가계를 조금씩 일으켜 세웠다. 어머니는 어린 디킨스가 구두약 공장에 계속 다니길 원했으나, 아버지는 장남이 힘들게 살아가는 게 마음 아팠는지, 구두약 공장 지배인 친척과 심하게 다투고 아들을 빼내서 웰링턴 하우스 아카데미(Wellington House Academy)에 2년 동안 보낸다. 하지만 어머니는 “공장에서 돈이나 벌라”며 끊임없이 반대하고 디킨스는 어머니와 서먹한 관계를 평생 유지하니, 나중에 “나는 원한과 분노를 담아서 글을 쓰지 않는다. 모든 환경과 경험이 하나로 모여서 현재의 나로 완성되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머니가 나를 공장으로 돌려보내려고 애쓴 기억만큼은 지금도 못 잊고 앞으로도 못 잊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디킨스는 어린 시절에 구두약 공장에 다니며 고생한 경험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이십 년이 지난 다음에 비로소 처음 언급할 정도로 디킨스에게는 커다란 상처였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겪은 고통은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어린아이를 소중하게 여기는 묘사가 모든 작품에 나오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비판에 민감하며, 한번 꺼낸 말은 거두지 않는 완고한 성격도 여기에서 나왔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던 어린애가 노동자로 전락하면서 겪는 좌절과 고통 역시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에 잘 나타나며 아버지는 ‘미코버’, 어머니는 법률사무소 대표의 딸로 허영심 많은 ‘도라’를 대변한다.
    2년 동안 다닌 ‘웰링턴 하우스 아카데미’는 인근에서 평이 좋았으나 찰스 디킨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교장은 내가 만난 누구보다도 특별나게 무식한 사람으로 전제군주처럼 선생과 학생을 지배”했다. 그래도 어린 디킨스는 학교생활에 적응하려 노력하고, 당시에 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들은 찰스 디킨스가 잘생기고, 옷은 낡아도 세련된 느낌이고, 자신감이 넘치고, 머리가 빨리 돌고, 책을 많이 읽고, 아마추어 연극에 몰두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책상 서랍에다 흰쥐를 몰래 키우고, 장난도 잘 치고, 스포츠에 열심히 참여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또다시 빈곤에 빠져들고 디킨스는 생활 전선에 다시 뛰어든다.
    열여섯 살 나이에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가서 이 년간 심부름꾼으로 일하는데 법조인 거리 중심부에 있는 사무실은 “정말 좁은 세계, 정말 따분한 세계”였다. 서류를 베끼거나 잔심부름하다가 시간이 나면 “세속적인 냄새와 곰팡내 솔솔 풍기는” 법정이나 주변을 탐색했다. 한가한 오후에는 장난도 치고 흉내 내는 실력을 발휘하며 동료들과 즐겁게 지냈다. 그런 동료 가운데 하나는 “디킨스는 거리를 오가는 서민들 모습을 그대로 흉내 냈다. 과일 장수든 채소 장수든 건달이든 정말 그럴싸했다”고 기억한다.
    디킨스는 동료들과 즐겁게 지내면서도 좀 더 바람직한 일을 끊임없이 모색한다. 그리고 대영박물관 도서 열람증을 손에 넣어서 독학으로 다양한 지식을 쌓고 속기도 배운다.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인데, 야심만만한 청년들이 선호하던 직업으로 수입도 좋았다. 속기를 일 년 정도 혼자서 공부한 디킨스는 결국 ‘민법 박사회관’에서 진술을 기록하는 속기사로 새롭게 출발한다. 하지만 너무나 따분하고 지루한 분위기에, 연극배우로 직업을 바꾸는 고민에 몰두한다. 그래서 밤마다 극장을 찾아가 좋은 연기를 연구하다, 스무 살에는 연극 오디션까지 신청한다. 하지만 감기에 걸려서 불참하고, 다시 신청할 용기를 못 낸다. (디킨스는 소설을 쓸 때마다 등장인물을 혼자 연기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살려낸 거로 유명하다.)
    디킨스는 결국 스물한 살 나이에 의회 출입기자가 된다. 그래서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로 이름을 얻는다. 열악한 노동환경은 문제가 안 됐다. “낡은 하원 건물 뒷좌석에서 책상 삼아 필기하느라 무릎이 다 닳고, 낡고 비좁은 울타리에서 양 떼처럼 바싹 달라붙은 기자들과 함께 선 채로 기록하느라 신발 밑창이 다 닳았다.” 선거법 개정안과 공장법과 구빈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쟁을 지켜볼 때는 “광대 노릇이 돋보이는 정치 연극”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디킨스는 여기에서 의회와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부정부패, 빈부 격차 등 다양한 사회현상에 눈을 뜬다. 하지만 말년에 고백한 바에 의하면 “젊은 시절에 신문사에서 혹독한 훈련을 잘 견딘 게 내가 성공한 첫 번째 원인”이기도 하다.
    이즈음에 은행가 딸과 첫사랑에 빠진다. 상대는 까만 머리칼에 몸집은 자그마한 미인, 마리아였다. 디킨스는 4년 동안 마리아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다른 생각은 조금도 못했다.” 마리아 역시 처음에는 디킨스를 좋아했으나 경쟁자는 사방에 가득하고, 마리아 부모는 경제적으로 무능한 디킨스 집안을 인정할 수 없고, 마리아 역시 싸늘하게 변했다. 디킨스는 “박정하고 무관심한 취급을 여러 차례 당하며” 괴로워하고 실의에 빠진 채 밤에는 잠을 못 이루고 그 집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디킨스는 한층 더 열심히 일하는 식으로 상처를 치유한다. 성공하고 싶다는 결의도 더욱 강하게 다진다. 그해 여름 의회 휴회 기간에는 저술활동을 시작하고 그해 말에는 ‘A Dinner at Poplar Walk’를 월간지 ‘Monthly Magazine’에 발표한다. 자신이 쓴 글이 활자로 나온 걸 보고, 디킨스는 “국회의사당까지 걸어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30분 정도를 보냈다. 너무 기쁘고 자랑스러워 두 눈에 가득 맺힌 눈물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어서 비슷한 단편을 익명으로 몇 번 발표하다 34년 8월에 ‘보즈Boz’라는 필명을 처음 사용한다. 가족이 막냇동생 오거스터스를 부르는 별명이었다.
    스물세 살에는 “글솜씨도 훌륭하고 보도기자로도 탁월하다”는 이유로 ‘모닝 크로니클’ 기자에 발탁되어 풍속 전문 스케치를 기고한다. 중요한 모임이나 선거운동 등을 전국 규모로 취재할 권한도 생기니, 디킨스는 마차를 타고 밤새도록 달리는 쾌감을 마음껏 즐겼다. 흔들리는 등불에 의지하며 원고를 갈겨쓸 때는 열린 창문에서 진흙이 튀어들었다. 그래서 파란 천에 까만 벨벳을 테두리에 둘러친 망토를 사서 스페인식으로 한쪽 어깨에 걸치며 멋을 냈다. 머리도 기르고, 조끼도 멋있게 차려입었다. 아버지가 심각한 위기에 빠질 때는 빚도 일부 갚아주었다. 스물네 살에는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립한 건 물론 유능한 기자로 이름도 높였다. ‘픽위크 페이퍼스’를 20회 연재하자고 제안받아, 전문작가로 나아가는 길도 열렸다.
    ‘모닝 크로니클’ 편집자 호가스는 젊은 기대주를 호가스 자택으로 초대하니, 결국 디킨스는 이곳에서 파티와 음악회가 열릴 때마다 참여해 재미있는 노래와 익살로 모든 사람을 즐겁게 했다. 호가스는 세 딸이 있는데, 맏딸 캐서린은 열아홉 살, 메리는 열네 살, 조지나는 일곱 살이었다. 캐서린은 약간 통통하면서도 예쁜 얼굴에 표정이나 성격이 온화하고 상냥하며, 조용한 성품이면서도 유머 감각이 있어, 디킨스와 연인으로 발전하고 몇 개월 후에는 결혼을 약속한다.
    디킨스는 캐서린과 사귀면서도 업무에 끊임없이 쫓기느라 편지를 보내서 방문 약속을 취소하거나 늦출 때가 많았다. 하지만 화내거나 토라지거나 풀이 죽지 않도록 간청하며 “우리가 만난 순간부터 그대를 단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강조한다.
    이듬해 2월에는 그동안 발표한 풍속 스케치를 모아서 첫 번째 단행본 《보즈 스케치Sketches by Boz》를 출간하고, 판매성적이 좋아서 8월에는 2판을 간행하고, 12월에는 단편소설과 스케치 20편을 모아서 속편으로 출간한다. 디킨스 자신은 “생각이 짧고 미숙한” 작품으로 규정하지만, 나중에 디킨스 전기를 집필한 포스터는 《보즈 스케치》를 “런던 일상을 꼭대기부터 밑바닥까지 즐거움과 기쁨, 괴로움과 죄악까지 또렷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독자는 “시대 상황을 비롯해 거리 풍경과 풍속을 정교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하고, 풍속학자는 당시 풍속을 연구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이즈음에 ‘Chapman & Hall’에서 화가 시모어가 그린 삽화를 곁들여서 단편소설을 연재하자고 제안한다. 디킨스는 오페라 대본 한 편과 희극 한 편을 집필하는 중인 데다 장편 소설 집필까지 고려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캐서린과 결혼할 예정이라서 돈이 많이 필요할 때였다. 디킨스는 캐서린에게 보낸 편지에 밝혔듯이 “이 일은 마음에 안 들지만 보수가 좋아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그래서 《픽위크 클럽》 첫 호는 1836년 3월 31일 목요일에 나오고, 이틀 뒤인 4월 2일에 디킨스는 첼시 ‘성 루카’ 성당에서 캐서린과 결혼한다. 양쪽 집안 식구만 참석한 소박한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부부는 고즈넉한 시골 마을로 가서 신혼여행을 즐겼다.
    《픽위크 클럽》은 판매가 부진한 데다 화가 시모어가 정신쇠약으로 자살하니, 디킨스는 중심인물로 부상해서 ‘해블롯 브라운’을 삽화가로 선택하고, 브라운은 ‘보즈’와 어울리도록 ‘피즈’로 필명을 정해, 두 사람은 20년 넘게 협업 관계를 유지한다.
    《픽위크 클럽》은 4호부터 독자의 관심을 끌고, 선거를 재미있게 묘사한 5호가 나올 즈음에는 “보즈가 모든 사람의 이목은 물론 마음마저 사로잡아” 사람들이 서점 유리창에 딱 달라붙어서 최신호를 본다는 신문 기사까지 실리니, 그와 함께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디킨스는 “더할 나위 없이 위대한 보즈”로 명성을 떨친다.
    새로운 성공에 힘입어 디킨스는 “집필 작업에 완전히 빠져든다.” 1836년 11월에 출판인 ‘리처드 벤틀리’가 월간지 편집주간을 제의하자, 디킨스는 소설 집필 계획을 잡아놓고도 제안을 받아들인다. 월급과 따로 원고료를 받는 조건이었다. 부인이 첫아이를 낳기 직전이라서 가장으로 책임감을 절실하게 느낄 때였다. 이듬해 1월 6일에는 첫 아이를 낳고, 디킨스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자기 이름 ‘찰스’를 물려준다.
    디킨스는 자신이 편집주간으로 근무하는 ‘벤틀리 미셀러니’에서 장편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를 본격적으로 연재한다. 공리주의에 근거해서 ‘신 빈민구제법’을 제정해, 빈자와 고아를 교구 구빈원에서 무자비하게 다루는 비인간적인 제도를 비판하는 내용인데, 작품에 몰두할수록 디킨스는 어린 시절에 겪은 비참한 느낌과 굶주림과 소외감에 빠져들어, 폭력과 사기가 난무하는 런던 빈민가에서 어린애가 살아남으려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이야기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 당시의 전형적인 소설기법대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또렷하게 대비하면서도 ‘낸시’라는 독특한 인물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매춘부 사기꾼 ‘낸시’를 연민이 가득한 눈길로 묘사하는 방식에 독자는 커다란 충격과 반감을 느낀다. 하지만 새로운 해석에 빠져드는 독자도 많아, 디킨스는 월간지로 발행한 내용을 나중에 단행본으로 묶어서 발행할 때 본인 이름을 사용할 걸 단호하게 주장하고, 비평가들은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대작가 반열에 디킨스를 올려놓는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디킨스는 고급주택으로 이사해서 쾌적한 생활을 시작하고, 처제 메리(Mary)는 당시 영국 풍습에 따라 그 집에 함께 살면서 아기를 돌본다. 디킨스는 이런 처제에게서 이상적인 여인상을 발견하고 처제와 정신적으로 독특한 유대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이듬해에 처제가 병으로 죽자, 디킨스는 너무나 커다란 충격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설 연재를 중단한다. 처제 손가락에서 뺀 반지를 죽을 때까지 손가락에 낄 정도였다. 메리에 대한 그리움은 3년 뒤에 발표한 작품 《골동품 상점》에서 ‘넬리’로 나타난다.
    커다란 비극에 가정은 구멍이 뚫리고, 디킨스는 오후에 친구들과 어울리며 말을 타고 시내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걸 피난처로 삼는다. 그러면서 여유도 생기고 사고력도 풍부하게 변하니, “상상력을 자극하려면 몸을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할 정도였다. 평생에 걸친 문학적 조언자로 나중에 ‘찰스 디킨스 전기’까지 집필하는 존 포스터(John Poster)를 만난 것도 이즈음이다. 디킨스는 포스터와 공통점이 많았다. 나이도 같고, 중하층 계급 출신도 같고, 법률을 공부하다 저널리즘과 문학으로 방향을 바꾼 것도 같고, 명랑한 성격에 연극과 파티를 좋아하는 것도 같았다. 포스터는 디킨스에게 평생 헌신하고, 디킨스는 포스터에게 평생 기대며 살았다.
    1839년에는 《니콜라스 니클비》를 출간하고, 1841년에는 《골동품 상점》과 《바너비 러지》를 출간하면서 디킨스는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올라선다. 런던 사교계에서 추앙받고, 특권 신사 클럽에 가입하고, 공공장소에서 연설하는 사례도 많았다. 1841년에는 에든버러 시민들이 디킨스에게 경의를 표하며 에든버러 명예시민으로 추대했다. 20대 청년에게 “더없이 커다란 영광”으로 디킨스는 크게 감격했다.
    집필활동에 왕성하던 디킨스는 서른세 살 나이에 견문을 넓히고자 아내 캐서린과 함께 미국 방문길에 나선다. 왕도 없고 계급도 없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사실에 잔뜩 기대하고, 뉴욕에서 3천 명이 넘는 독자가 환호하니, 디킨스는 미국과 미국인에게 감동한다. 뉴욕의 활기찬 분위기와 보스턴의 아름다우면서도 고상한 분위기에 감탄한다.
    하지만 체류하는 나날이 늘어나면서 언제나 대중에게 드러나는 생활이 버겁게 다가왔다. 향수병에 시달리고 런던에 두고 온 아이들도 눈앞에 어른댔다. 남쪽으로는 필라델피아와 워싱턴과 리치먼드를 둘러보고, 서쪽으로는 루이빌과 세인트루이스를 방문하고, 북동쪽으로는 신시내티를 찾아가는데, 너무나 갑작스럽게 변하는 기후가 고통스러웠다. 열차와 배를 타거나 역마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리는 것도 힘에 겨웠다. 영국인이 흔히 그렇듯, 지나치게 잘된 난방도 싫고, 담배를 질겅질겅 씹어대다 퉤퉤 뱉어내는 습관도 싫었다. 노예제도를 목격한 순간에는 “인간으로 크나큰 굴욕감”을 느꼈다.
    무엇보다 화난 건 ‘국제저작권 협정’에 미국이 서명하지 않는 현실이었다. 그러니 영국 작가는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심지어 미국 출판사와 계약까지 해도, 저작권 침해를 문제 삼을 수 없으니, 디킨스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작품에 공정한 대가를 받을 수 없었다. 자신을 열렬히 환영하고 환호하면서도 저작권 침해를 묵인하는 자세는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문제 삼으면 신문에서는 “문학적 명성보다 달러”를, “월계관보다 화려한 조끼”를 좋아하는 “속물”이라며 비판했다.
    귀국길에 오른 디킨스는 “상상 속 공화국”에 실망하고 “배고픈 40년대”로 신음하는 영국 사회에 더욱 커다란 관심을 보이며 사회 운동에 동참한다. 여성과 아동이 땅속에서 노동하는 걸 금지하는 ‘탄광 노동자 법안’을 지지하며 열정적인 글을 써서 신문에 투고하고, 대여섯 살 어린애를 공장에서 부려먹는 현실에 “철퇴를 내리겠다”고 맹세한다.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페이긴 영감이 은신하던 빈민가와 빈민학교를 찾아간다. 굶주림에 허덕이느라 선악조차 구별할 수 없는 아이들을 보고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모색한다. 그리고 1843년에 작심하고 불과 보름이란 짧은 시기에 《크리스마스 캐럴》을 집필해서 발표한다. 디킨스는 작품을 집필하는 동안 몇 날 밤이고 캄캄한 런던 거리를 돌아다니며 상상력을 끌어올렸다.
    자본주의 병폐를 처절하게 비판하는 책은 놀라운 파문을 일으켰다. 초판 6천 부가 며칠 만에 동나고,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책은 여름철에도 팔려나갔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며 디킨스에게 고맙다는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캐럴》은 디킨스에게 엄청난 성공과 동시에 좌절을 안긴다. 호화로운 표지와 금박 장식에 삽화까지 천연색으로 넣어서 독자에겐 책값이 비싸도 그 돈으론 제작비를 충당할 수 없었다. 디킨스는 출판사와 분쟁까지 겪으며 고통스러워하다 결국엔 다른 출판사와 ‘크리스마스 캐럴 2탄’을 쓰기로 계약하고 선금으로 금화 이천팔백 냥을 받아서 낡은 대형마차에 가족을 태우고 이탈리아 제노바로 떠난다.
    메리가 사망한 후에 디킨스 집에 들어와서 아이들을 돌보던 막내 처제 조지나는 활달하고 총명한 아가씨인 데다 언니 메리를 신기할 정도로 빼닮았다. 디킨스는 조지나를 “귀염둥이”라고 부르며 귀여워하는데, 아내가 열 번째 아이를 낳고 무기력증에 빠져서 방구석에 틀어박히니, 둘 사이는 더욱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 연극도 함께 기획하고, 산책도 함께했다. 조지나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디킨스 집안에서 살림을 맡았는데, 언니 캐서린이 이혼한 다음에도 디킨스가 임종하는 자리까지 지킨다.
    디킨스는 1845년 7월에 가족을 데리고 런던으로 돌아와, 아마추어 연극을 준비한다. 곱슬곱슬하고 까만 수염에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고 겁많은 허풍쟁이 군인 역할로 출연하고, 연극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켜서 자선공연까지 이어진다. 디킨스는 의상과 배경과 조명과 광고 포스터까지 전담하는 건 물론 무대감독처럼 총연습까지 지휘하고, 이후 10년 동안 간헐적으로 공연하니, 디킨스에겐 불행한 가정생활의 도피처며 기분전환이며 “동료들과 함께 책을 쓰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돌아오는 길에 지나친 스위스가 계속 떠올라, 디킨스는 가족을 데리고 스위스로 건너가서 로잔 호숫가 조용한 집에 머물며 집필에 몰두한다.
    서른여덟 살에는 뉴게이트 감옥을 방문한다. 디킨스는 감옥에서 젊은 여성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인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에게 사랑을 못 받고 어린 나이에 거리를 떠돌다 구렁텅이에 빠지거나 매춘으로 접어드는 악순환을 정확히 이해한다. 그래서 후원자를 모아 매춘부와 여성 노숙자를 위해 런던에 ‘집 없는 여성을 위한 쉼터’를 설립한다. 일정한 규율 아래 포근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며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서 사회에 재편입하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마흔을 눈앞에 두고 디킨스는 자신이 살아온 길이 자주 떠오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별다른 보살핌도 못 받고 고생하던 어린 시절”이 유난히 많이 떠올랐다. 구두약 공장에 다니던 굴욕적인 어린 시절을 친구 포스터에게 처음 고백한 것도 이즈음이다. 얼마 후에는 사랑하는 누나 ‘프랜시스 엘리자베스’가 결핵으로 사망하자, 디킨스는 자신이 보낸 어린 시절에 더욱 집착한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는 자전적 작품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쓰기 시작한 거다. 한겨울에 야머스에 가서 광활하게 뻗어 나간 해안을 보고 깊은 영감도 받는다. 디킨스 자신은 물론 아버지와 어머니, 첫사랑과 결혼, 40평생을 살아오면서 만난 사람과 느낌과 생각을 모두 정리한다. 작가 자신과 주변을 “사실과 허구로 복잡하게 뒤섞는” 작업에 얼마나 열정을 쏟아부었는지, 나중에는 “제일 좋아하는 자식은 ‘데이비드 코퍼필드’”라고 고백한다.
    마흔한 살에는 ‘가정 이야기’라는 잡지를 창간해, 가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디킨스 자신은 아내와 끊임없는 불화를 겪으며 가정생활을 힘들게 이어간다.
    1854년에는 런던에서 콜레라가 들끓고, 크림전쟁을 둘러싼 정부 실책은 잇따라 드러나고, 영국 북서부 프레스턴 면공업 지역에서 장기 파업이 일어나니, 디킨스는 사회 문제에 깊이 빠져들다가 사장과 노동자 사이를 가로막은 거대한 벽에 몰두한다. 그래서 의회를 “국립 쓰레기장”이라 비판하고, 노동자들이 비참하게 살아가면서도 의리를 지키는 순박함과 인간애에 집착하며 모든 열정을 쏟아부으니, 《어려운 시절》이란 작품이 나온다.
    《어려운 시절》은 크게 성공하나 비평가들 역시 크게 당황해서 이 작품은 디킨스 작품 가운데 평가가 가장 엇갈리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우익 정치인 맥컬리는 “기분 나쁜 사회주의”라며 무시하지만, 유명한 비평가 존 러스킨은 디킨스 최대 작품이라고 극찬하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정독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마흔여섯 살에는 윌키 콜린스의 통속극 ‘얼어붙은 골짜기’에서 연출을 맡고 배우로 출연하면서 열여덟 살 여배우 엘렌 터넌과 사랑에 빠지고, 이듬해에 아내와 이혼한다. 이후에 집필한 《두 도시 이야기》에서 엘렌 터넌을 여주인공 마네뜨 아가씨로 담아낸다. 잇따라 《위대한 유산》까지 집필하고 발표하니, 두 작품은 디킨스 문학의 백미라는 찬사를 얻는다. 그리고 전국을 순회하며 작품 낭독회를 시작한다. 극장에서 유료관객을 대상으로 작품 몇 장면을 골라 낭독하는 건데,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 순회 낭독회를 통해 디킨스는 막대한 돈을 벌지만, 건강을 해친다.
    1870년 6월 8일, 오십구 세 나이로 저택에서 ‘에드윈 드루드의 수수께끼’를 온종일 쓰고 저녁 식사를 하다가 쓰러져 다음 날 세상을 떠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시인의 묘역’에 묻혀 묘비에 다음 같은 글을 새긴다.

    “가난하고 고통받고 박해받는 사람을 동정했다. 이 사람이 죽으면서 세상은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를 잃었다.”

    디킨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말에 노동자들은 술집에서 “우리 친구가 죽었다”며 울부짖고, 신문과 잡지는 찰스 디킨스 일대기를 며칠 동안 도배하고, 한 신문은 부고란에 이렇게 적었다. “디킨스가 발표한 소설은 언제나 화제를 불러모았다. 디킨스가 쓴 소설에는 현실정치와 사건이 그대로 담겼다. 디킨스가 소설에 담아낸 건 소설이 아니라 현실 세계였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에 성공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였다. 디킨스는 작가로 성공해 번듯한 마차를 타고 저명인사와 교류하면서도 대다수 서민이 진흙탕을 밟고 힘겹게 살아가며 신음하는 소리를 듣고 영국 최고 전성기에 담긴 아픈 그림자를 직시하면서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당시에는 다섯 살 어린애가 공장에서 열두 시간씩 일하고 겨우 동전 몇 닢을 손에 쥔 채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잦고, 노동자 평균수명은 겨우 스물여덟 살이었다.
    디킨스는 가난한 사람을 깊이 동정하고, 사회적인 악습을 공격하고, 사회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기사로 작성하고 소설에 담았다. 칼 맑스가 “정치 현실과 사회현실에 대해 전문 정치인이나 정치 평론가나 학자보다 많은 진실을 말했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초기 소설은 풍자가 강하지만 후기 소설은 풍자 대신 치밀한 구성과 사회비평이 돋보인다.
    디킨스 문학에서 가장 독특한 역할을 한 건 연극이다. 디킨스 자신이 어릴 때부터 연극에 깊이 빠지고, 한때는 연극배우로 살아갈 염원까지 품었다면, 작가로 성공한 다음에는 아마추어 연극에 배우로 참여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총연출까지 맡았다. 원고를 집필할 때는 스스로 다양한 등장인물로 돌변해 직접 연기하며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니,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를 비롯한 대문호는 물론 수많은 독자가 감탄하는 캐릭터가 소설에 등장하는 배경이다. 또 하나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건이나 캐릭터를 중심으로 인물 성격을 잡아나가고, 사회현실을 대변하는 독특한 사건이 신문 기사에 실리면 그 내용을 자세히 조사해서 작품에 싣는 식으로 허구를 구성하니, 탁월한 현실감이 작품을 지배하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2. 작품해설

    디킨스는 어린 시절을 힘겹게 보내고, 21살에는 배우가 되려고 애쓰다, 22살에 ‘Monthly Magazine’ 기자가 돼서 ‘A Dinner at Poplar Walk’를 게재하고, 24살 나이에 ‘모닝 크로니클’ 기자가 돼서, 26살부터 ‘보즈의 스케치’를 20개월 연재하다, 27세 겨울에 단행본으로 출간해서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28세 4월에 ‘올리버 트위스트’, 동년 시월에 월간지에 연재하던 장편 소설 ‘니콜라스 니클비’를 연달아내는 사이에도 기자로 활동하면서, 26세 4월에 결혼해서 3년 뒤에는 세 아이의 아빠가 된다. 바쁜 세월을 보내는 중에, 디킨스가 결혼하고 13개월이 지난 1837년 5월에 어린 처제가 17세 나이로 갑자기 사망하고, 디킨스가 친동생처럼 여기던 처제의 죽음은 다음 작품 ‘골동품 상점’에 또렷한 흔적을 남긴다.
    처제 메리 호가트는 5월 6일 디킨스 부부와 함께 극장에 갔다 저녁 늦은 시간에 돌아오고, 자기 방으로 가서 잠자리에 들더니, 급살에 걸리고 말았다. 의사가 급히 달려와서 치료했지만, 처제는 결국 디킨스 팔에 안긴 채 다음 날 세상을 떴다. 디킨스는 깊은 슬픔에 빠져, 처제 묘비에 ‘그렇게 젊고, 그렇게 아름답고, 그렇게 착하니, 하느님께서 열일곱이란 나이에 천사로 데려가는 자비를 베푸셨도다’라는 글을 남기고, 처제 손가락에서 빼낸 반지를 평생 끼고 다니며 마음을 달랬다. 그리고 ‘골동품 상점’에서 넬리가 죽자, ‘그렇게 젊고, 그렇게 아름답고, 그렇게 착하니’란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친구 존 포스터에게 보낸 편지에는 ‘슬픈 이야기를 떠올리니 오래된 상처가 새로 불거진다’고 고백했다.
    ‘골동품 상점’은 디킨스가 발표한 네 번째 장편 소설로, ‘Master Humphrey’s Clock’이란 주간지에 매주 조금씩 발표했다. 처음에는 Master Humphrey 노인이 친구 몇 명 앞에서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단편을 쓰려고 1840년 4월에 1편을 발표했으나, 초판이 6만 부나 팔리고 추가 주문이 10만 부에 달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2편과 3편은 판매량이 급감하고, 독자는 단편이 아니라 장편을 원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디킨스는 새로운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어린 여자애 이야기’를 장편으로 재편할 계획을 세우고, 시리즈 8편이 실린 3장 끝부분부터 이야기 형식을 소설 형식으로 새롭게 꾸미면서 ‘골동품 상점’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고, 이후 88주에 걸쳐 독자는 매번 10만 부를 넘기는 구독으로 반긴다.
    작품의 시대 배경은 1825년 언저리로 보인다. 29장에서 몬프라더스 교장은 수석 사제와 참사회 반대로 바이런 경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치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는데, 바이런 경이 죽은 건 1824년 4월 19일이기 때문이다. 퀼프가 자살했다 여기고 심장에 말뚝을 박아서 그 시신을 십자로에 묻는 건 1823년에 금지된 관행이며, 넬리 할아버지가 정신병원에 끌려가서 벽에 묶여 채찍에 맞을까 두려워하는데, 이런 관행 역시 1830년에 사라진다. 63장 첫 문단에서 키트를 재판정에 세우면서 ‘국왕 폐하의 존엄한 왕권과 동시에 그걸 보장하는 법령까지 침해했다는 고발’이라는 표현은 1820년부터 1830년까지 통치한 국왕 ‘조지 4세’를 뜻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13장 첫 줄에 브라스 변호사를 ‘여왕 폐하가 다스리는……법원 변호사’라 표현해서 1837년에 시작한 빅토리아 여왕 통치 기간을 상정하니, 이는 순간적으로 펜이 미끄러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에는 대비되는 측면이 많다. 애초에 디킨스 친구 포스터는 ‘디킨스가 처음부터 작품 전체에 대한 구도를 짜기보단 작품을 써나가면서 사건을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고 했으나, 정작 디킨스 자신은 1848년 발행본 서문에 ‘이 작품을 쓰는 동안에 침실을 처음 묘사할 때부터 여자애가 광야를 외롭게 떠도는, 하지만 얼굴은 순진무구하며 마음은 늘 순수한 모습을 그리려고 애썼다’고 주장한 것부터 그렇다. 본문 53장 후반부에서 말하듯, ‘세상 만물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우리 눈에 또렷하게 대비’되는 것이다. 그래서 ‘골동품 상점’에는 사랑스러운 장면과 괴기한 장면이 나오고 희극과 비극이 나오며, 작품 배경은 도시와 시골, 농사짓는 풍경과 대규모 공장지대 사이를 오가며, 신의와 배신, 이타심과 이기심, 젊은이와 늙은이, 선과 악, 삶과 죽음이 대비된다. 작품을 시작할 때 넬리는 이상한 골동품이 가득한 침실에 누워서 잠자고, 작품이 끝날 즈음엔 오래된 공동묘지에 딸린 낡디낡은 침실에 누워서 죽는다. 넬리는 아름다운 선을 순수하게 대변하고 퀼프는 괴기한 악을 추악하게 대변하며, 스위블러는 양극단 사이에서 타협하며 우리처럼 평범한 인간상을 대변한다.
    넬리의 삶 역시 죽음을 언제나 암시한다. ‘골동품’은 죽은 사람이 남긴 유품이니, ‘골동품 상점’이란 제목 자체가 수많은 죽음을 전제로 한다. 코들린과 쇼트를 처음 만난 곳 역시 공동묘지며, 나중에는 50년 전에 사망한 남편 무덤에 찾아온 할머니를 만나서 ‘이제 고통은 사라지고 엄숙한 즐거움과 의무감을 느낀다’는 말을 듣는다. 교장 선생이 누구보다 사랑하던 제자가 죽는 자리를 지키고, 할아버지가 도적질하기 직전에 다시 먼 길에 나서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구걸하나, 가난한 사내는 땅바닥에 있는 꾸러미 같은 걸 가리키며 힘없이 말한다.

    “저거 보이니? 아들이 죽었단다. 나를 비롯해 노동자 오백 명이 쫓겨났어, 삼 개월 전에. 세 번째자 마지막으로 죽은 자식이란다. 그런 내가 자선을 베풀 수 있겠니, 빵 한 조각이라도?”

    실제로 1830년대와 1840년대엔 영국 전역이 이런 상황이었다. 1839년 통계를 보면 런던에서 죽은 사람 절반은 10세 미만이며, 살아남았다 해도 어린애한테, 특히 여자애라면, 런던 거리는 무법천지였다. 하지만 작품 1장을 끌어가는 화자 ‘나’란 신사처럼 ‘여자애가 해로운 일은 안 겪을까, 불이 나거나 강도가 들거나 살인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고 행여나 내가 떠나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서 발길을 못 돌리고 머뭇거리며’ 넬리를 지켜주고, 키트 어머니 말대로 “가련한 것이 창문에 혼자 있을 때 행여나 나쁜 일이 일어날까 두려워서 키트가 밤마다 하루도 안 빼고 지켜본다는 걸, 아무리 피곤해도 아무 일 없단 확신이 들 때까지 그곳을 떠나지도 집으로 와서 잠자리에 들지도 않기” 때문인지, 넬리는 이런 위험까진 안 겪는다.
    하지만 넬리가 교장 선생을 다시 만나 시골 마을로 들어서서 처음 본 것 역시 낡디낡은 공동묘지고, 처음 만난 사람은 어린 나이에 죽은 형 무덤 옆에서 뛰노는 어린애며, 교회 지하 묘지에선 다양한 주검이 살았을 때 모습을 노래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넬리는 죽음을 삶의 일부로, 삶의 완성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니, 넬리 눈에는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79세 묘지기 노인과 귀머거리 노인이 동갑내기 할머니 무덤 자리를 파면서 ‘할머니가 죽은 건 자신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자신들은 앞으로 최소한 십 년 동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하며 헤어지는 모습이 오히려 이상하기만 하다. 넬리가 슬픈 건 죽음 자체가 아니라 “죽은 사람이 너무 빨리 잊힌다는” 사실이다.
    결국 작품에서 넬리는 죽고, 당대 석학은 뜨겁게 논쟁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심장을 돌로 만든 사람이 아니라면 넬리가 죽었다는 내용을 읽을 때 웃음이 절로 터지지 않을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하고, 소설가 체스터튼은 “내가 본 건 넬리의 죽음이 아니라 넬리의 삶이다”고 가볍게 넘기고, 버나드 쇼는 감성적 극단을 추구하던 빅토리아 시대는 지났다면서 넬리는 “독자를 울게 하는 문학적 양파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작품을 처음 출판할 당시에 수많은 독자가 넬리의 죽음을 슬퍼했다. 당대 최고의 석학이자 이성적인 비평가로 이름을 날리던 프랜시스 제프리는 책상에 머리를 누인 채 가까운 집안 아이가 죽은 것처럼 구슬프게 흐느끼고, 엄격하기로 소문난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마저 깊은 슬픔에 빠졌다. 빅토리아 여왕은 1841년에 읽고서 “매우 흥미롭고 탁월한 작품”이라 칭찬했으나, 아일랜드 정치지도자 데니얼 오코넬은 책을 열차 창문 밖으로 내던지며 “여자애를 왜 죽여!”라고 소리쳤다. 영국만 이런 건 아니었다. 마지막 호를 싣고 영국에서 배가 들어올 때 사람들이 뉴욕 항구로 몰려들었다는 게, 그러면서 “넬리가 죽었나요?”라고 커다랗게 물었다는 게 유명한 사례다.
    총 88주에 걸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발표한 작품은 넬리가 죽기 전부터, 행복하게 살지 죽을지를 둘러싸고 이미 커다란 논쟁이 일었으나, 디킨스는 넬리를 묘사하는 내내 죽은 처제를 끊임없이 떠올린 터라 이미 방향을 잡았음에도 1840년 11월 초에는 친구 포스터에게 “여자애 문제로 밤새도록 고민하느라 아침에 씁쓸한 마음으로 일어났다”고 쓰고, 1841년 1월 8일 편지에는 “사랑하는 처제가 죽은 다음 날, 나는 여자애가 죽는 슬픈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1월 17일 편지에는 “작품을 이렇게 마무리하기로 마음먹은 이래,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독자가 이 글을 보고 죽음을 편히 받아들이도록, 그래서 위안을 받도록 엄청나게 애썼다”고 쓴다. 그리고 71장 끝에서는 학교 교장이 허리를 숙여서 넬리 뺨에 뽀뽀하고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말한다.

    “하늘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곳은 지상이 아닙니다. 지상이 어떤 곳인지 생각해 보세요. 넬리가 어린 영혼으로 가녀린 날개를 펴고 일찍 날아간 세상이랑 비교해 보세요. 이 침상에 대고 간절하게 기도하면 넬리가 살아난다 해도, 감히 누가 그럴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 ‘골동품 상점’이라는 놀라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는 비법은, 작품 내용을 감상적인 시대물이나 사실주의 소설로 읽지 말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황당한 요소 때문에 끊임없이 흔들리는 어른용 동화로 보면서, 한 꺼풀 밑에서 꿈틀대는 암울한 본질을 읽는 것, 황홀한 이야기가 흔히 그러듯, 근친상간, 변태, 가학적 본능, 분리 불안, 죽음 등, 인간 내면에 깃든 근본적인 심리와 금기를 가만히 건들어보는 것, 그래서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때 새로운 희망을 느낀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작품 등장인물 대비에도 또렷하게 드러난다. 넬리, 충실하고 성실한 키트, 행복한 순간을 보낸 걸 죄악으로 여기며 하느님께 비는 키트 어머니, 그걸 부추기는 교회 목사, 내성적인 성격에 늘 수줍어하는 아벨, 고집스러운 당나귀를 포용하려 애쓰는 갈랜드 노부부, 손녀딸이 부자로 살도록 일확천금을 꿈꾸며 도박에 빠져든 노인, 넬리를 통해 위안을 찾는 교장 선생, 마을 사람을 도우며 한적한 생활을 즐기는 학사, 갑자기 나타난 신비로운 독신 남성, 부모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는, 출생이 의심스러워 늘 구박받고 굶으며 먹을 것만 찾아다니는 후작 부인, 키트를 좋아하면서도 수동적인 바버라, 둘을 맺어주려는 바버라 어머니가 한 축이라면, 난쟁이 꼽추 퀼프, 법을 이용해서 악귀처럼 돈을 버는 브라스 오누이, 사기 도박꾼으로 도적질까지 부추기며 노인을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는 부류가 또 한 축을 이루고, 인형극을 순회공연하는 코들린과 쇼트, 인형극 주인공으로 폭력적인 군주를 상징하는 펀치, 뒷다리로 걷는 개, 죽마를 타고 다니는 사람, 거인과 난쟁이, 사지가 없는 여자들은 주변의 다양하면서도 괴팍한 삶을 보여준다.
    하지만 누구보다 친숙한 캐릭터는 게으르고 나약하나 본성은 착한 스위블러가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허영심과 탐욕과 가난과 방탕한 생활 때문에……친구 프레드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며……완벽하게 지배당하고’, 퀼프와 브라스 오누이에게 이용당하나, ‘화려한 미남자들’ 영구 회장이란 자부심에 걸맞게 ‘내가 화합의 날개에 힘입어 여기로 깃들었다는, 내가 우정이란 갈퀴로 상호 갈등과 원한이라는 씨앗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사회적 화합이라는 싹을 뿌리러 왔다’고 자신의 역할을 규정한 채 세상을 늘 긍정적으로 바라보니, 이런 자세는 불쌍하고 어린 하녀에게 카드놀이를 알려주면서 ‘후작 부인’이라 부르는 식으로 허영심을 충족하나, 불쌍한 하녀는 생전 처음으로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다 생명을 살리고 진실을 밝히는 결과로 나타난다. 두 사람 관계는 슬프면서도 웃기고, 감동적이지만 편파적이지 않으니, 여기에서 ‘골동품 상점’도 우리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3. 편집자의 말

    번역은 원문에 담긴 내용과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글로 옮기는 과정이어야 한다. 찰스 디킨스 작품은 다양한 인물을 풍자와 유머와 화려한 문장으로 재미있게 묘사하는 특징이 탁월하다. 따라서 문장은 어렵고 복잡한데, 지금까지 번역한 작품은 한글 어법을 무시한 영어 사대주의에다 오역까지 넘쳐서 극히 어렵고 난해했다.

    고전문학은 다양한 경쟁과 도전 속에서 독자에게 다양한 즐거움과 감동을 주며 백 년 이상 살아남은 작품이니, ‘재미와 감동’은 물론 ‘술술 읽히는 느낌’ 역시 어느 작품보다 탁월할 수밖에 없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는 기능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훌륭한 작품을 엉터리로 번역해서 독자를 괴롭히며 쫓아낸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인문학은 독서가 시작이다. 고전문학을 제대로 해석해서 한글 어법에 정확히 담아 독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가꿀 원형을 제시해야 한다. 광복 35년이 지난 다음에 비로소 우리는 ‘일본어 중역 몰아내기 운동’을 했다. 35년이 또 지났다. 이제는 ‘우리말 살리는 번역운동’을 할 때가 왔다.

    ‘도서출판 비꽃’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한국어 어법에 합당한 번역을 추구하며, ‘찰스 디킨스 선집’을 필두로 고전문학을 새롭게 담아내, 독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면서 공동체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본문중에서

    여자애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맞아요, 할아버지는 저를 정말 사랑하세요. 키트도 알아요.”
    키트가 빵과 고기를 잘라서 입에 칼까지 마법사처럼 넣으며 허겁지겁 먹어대다 이 말을 듣고 멈추어, “주인님이 그러시는 걸 모르는 바보는 어디에도 없어요”라고 소리치곤 입으로 빵을 잔뜩 깨물어 더는 못 말하자, 노인이 여자애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 애는 지금 가난하지만, 내가 다시 말하는데, 언젠가는 부자가 되는 날이 꼭 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야겠지만 결국엔 꼭 옵니다. 아주 오래 걸리겠지만 꼭 와요. 사치와 낭비를 일삼으며 빈둥대는 사람한테도 그런 날이 오니까요. 나는 그런 날이 언제 오려나!”
    “저는 가난해도 행복해요, 할아버지.”
    여자애가 말하자, 노인은 “쯧쯧! 너는 몰라…… 네가 어떻게 알겠니!”라 하더니, 다시 이를 악물고 중얼댔다.

    뚱뚱한 아낙 한 명이 안타깝고 걱정스럽단 표정으로 퀼프 선생은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으며 말문을 여는 순간, 퀼프 장모가 날카롭게 낚아챘다.
    “아! 사위는 잘 지낸답니다. 특별히 문제 될 게 없으니까요. 잡초는 나쁠수록 무성하게 자라는 법이라서요.”
    그러자 모든 아낙이 동시에 한숨을 내쉬고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퀼프 부인을 쳐다보고, 뚱뚱한 아낙은 퀼프 장모에게 말했다.
    “아! 부인께서 따님한테 조언 좀 해주시면 좋을 텐데요, 지니윈 부인. 여성이 취할 행동을 부인만큼 아는 사람도 드물잖아요.”
    그러자 지니윈 부인은 “당연하죠, 부인! 불쌍한 남편이, 저 아이 아버지가 살았을 때, 행여나 험한 말이라도 했다간 나한테 단번에……” 하고 대답하다, 중간에 입을 다물고 새우 머리를 단호하게 비틀어 당겨서 자신이 어떻게 할지 보여주었다.

    “당연하죠. 장모님이 그러는 것도 싫은데…… 그러면 정말 멋있겠지만!”
    “우리 딸은 자네 부인이라고, 퀼프. 자네가 결혼한 부인.”
    지니윈 부인이 말했다. 부인이란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비꼬려는 거였다.
    “당연하죠, 당연해.”
    난쟁이 말에 지니윈 부인은 화도 나고 잔인한 사위가 두렵기도 해서 덜덜 떨며 말했다.
    “우리 딸도 마음이 내키는 대로 살아갈 권리가 있어, 퀼프.”
    “그야 물론이지요! 맙소사! 그것도 모르셨어요? 이제 아신 거예요, 장모님?”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건 알았지. 내가 시키는 대로 했다면 그리 살았을 거고.”
    장모가 말하자, 난쟁이가 몸을 돌려서 부인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하지 그랬소? 당신 어머니를 쏙 빼닮지 그랬소? 당신 어머니는 최고로 훌륭한 여성이라오. 당신 아버지도 살아생전에 그렇게 말했을 거요. 그럼, 당연히 그렇고말고.”
    “저 애 아버지는 축복받은 분이셨네, 퀼프. 다른 사람보다 이천 배는, 아니, 이천만 배는 훌륭하게.”
    장모 말에 난쟁이가 대답했다.
    “나도 장인어른을 만나면 좋았을 거예요. 당시에 얼마나 축복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정말 축복받은 게 확실하거든요. 다행히 풀려났으니까, 오랫동안 시달리다, 그죠?”
    장모는 숨을 헉 들이마실 뿐 아무 대답도 못 하고, 퀼프는 눈빛을 사악하게 번뜩이며 정중한 혀로 다시 빈정댔다.
    “안색이 안 좋네요, 장모님. 체력도 약하신 분이 너무 많이 말해서 흥분한 거예요. 그만 주무세요. 그만 주무시라고요.”
    “알아서 하겠네, 퀼프. 지금은 아니야.”
    “그래도 지금 그러세요. 지금 당장 주무시라고요.”
    난쟁이가 재촉하자, 지니윈 부인은 잔뜩 화난 표정으로 바라보다, 난쟁이가 다가오는 만큼 물러서고 또 물러서더니, 사위가 문을 쾅 닫는 순간에 아래층에 모여있던 아낙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오늘은 유난히 예뻐 보이는구나, 넬리, 정말 매혹적이야. 힘들지 않니, 넬리?”
    “아니에요, 아저씨. 급히 돌아가야 해요. 내가 없으면 할아버지가 불안해하시거든요.”
    “서둘 필요 없어, 귀여운 넬리, 서둘 필요 조금도 없어. 둘째 마누라가 되는 건 어떻겠니, 넬리?”
    “둘째 뭐요, 아저씨?”
    “둘째 마누라, 넬리, 내 마누라.”
    여자애는 겁먹은 표정일 뿐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것 같아, 퀼프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가만히 바라보다 집게손가락을 구부려서 가까이 오라고 손짓하며 조금 더 확실하게 설명했다.
    “나한테 와서 둘째 마누라가 되는 거야, 첫째 마누라가 죽으면, 귀여운 넬리. 뺨은 체리 같고 입술은 앵두처럼 어여쁜 마누라가 되는 거야. 가령, 첫째 마누라가 오 년, 아니, 딱 사 년만 산다면 너도 나한테 시집올 나이가 되겠지. 하하하! 예쁘게 자라렴, 넬리, 예쁘게 자라. 나중에 ‘타워 힐’로 시집오려면.”

    “도……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사무실에서 중요한 물건이 사라졌어. 자네가 모르는 일이면 좋겠어.”
    “모르는 일이요? 맙소사, 브라스 변호사님! 설마 제가……”
    키트가 소리치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덜덜 떨자, 브라스가 재빨리 말했다.
    “아니야, 아니야, 너를 의심하지 않아. 네가 그랬다는 게 아니잖아. 우리랑 조용히 돌아갈 수 있겠어?”
    “당연하죠. 못 그럴 이유가 뭐겠어요?”
    “맞아! 못 그럴 이유가 뭐겠어? 나도 못 그럴 이유가 없는 거로 드러나면 좋겠어. 오늘 아침에 내가 자네를 편드느라 애먹은 걸 안다면, 키트, 미안한 마음이 굴뚝처럼 솟구칠 테니 말이야.”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를 의심해서 변호사님 역시 미안한 마음이 굴뚝처럼 솟구칠 거예요. 가요. 빨리 돌아가자고요.”
    “그래, 빠를수록 좋아. 스위블러…… 괜찮다면 그 팔을 잡게. 나는 이 팔을 잡겠네. 셋이 나란히 걷는 게 쉽진 않겠지만 현 상황에선 어쩔 수 없어. 다른 방법이 없거든.”
    두 사람이 양쪽 팔을 잡는 순간, 키트는 하얗게 질린 얼굴이 빨갛게 변하다, 빨간 얼굴이 하얗게 변하는 게 순간적으로 저항할 것 같았다. 하지만 정신을 재빨리 가다듬어, 행여나 자신이 반항한다면 사람이 가득한 거리에서 목덜미를 잡힌 채 질질 끌려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떠올리고 눈물을 글썽이며, 나중에 크게 후회할 거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두 사람에게 잡혀가는 굴욕을 감수했다.

    “아하! 어딜 가는가, 브라스? 지금 어딜 가? 샐리도 함께 가나? 어여쁜 샐리! 스위블러도? 유쾌한 스위블러! 키트도! 정직한 키트!”
    그러자 브라스가 마부에게 말했다.
    “저분은 유쾌한 분이라오! 엄청나게! 아, 나리…… 슬픈 일이에요! 정직한 모습은 앞으로 절대로 믿지 마세요, 나리.”
    “왜? 왜, 변호사 악당? 왜 믿지 말라는 거야?”
    퀼프가 묻자, 브라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했다.
    “사무실에서 은행권 지폐가 사라졌답니다, 나리. 그런데 이 아이 모자에서 나온 거예요…… 사무실에 혼자 있었거든요…… 확실해요, 나리…… 증거가 완벽하게 이어져요…… 빠진 연결고리가 하나도 없어요.”
    난쟁이가 상체 절반을 창문으로 빼내며 소리쳤다.
    “뭐라고! 키트가 도적놈! 키트가 도적놈! 하하하! 땡전 한 닢 주고 구경하는 도적놈보다 못생긴 도적놈이군. 그치, 키트? 하하하! 키트가 나를 때릴 기회를 잡기도 전에 도적놈으로 잡힌 거야! 그치, 키트?”
    그러다 폭소를 터트려서 마부가 공포에 질리게 하더니, 근처에 있는 염색 집 장대를 가리키는데, 그곳에서 대롱대는 옷들이 교수대에 매달린 사형수처럼 보이고, 난쟁이는 두 손을 마구 비비며 소리쳤다.
    “너도 저렇게 되는 거야, 키트! 하하하하! 어린 제이콥도 사랑하는 어머니도 얼마나 실망할까! 베델 목사한테 데려가서 위로받도록 하게, 브라스. 그치, 키트? 어서 가게, 어서 가. 잘 가게, 키트. 좋은 일이 가득할 테니 기운 내고, 갈랜드 노부부한테도 안부를 전해줘. 노부인과 노신사가 사랑스럽거든. 내가 안부를 묻더라고 전해, 알겠지? 노부부한테, 너한테, 모두한테 은총이 가득하길, 키트. 온 세상에 은총이 가득하길!”

    투우도 안전한 관중석에서 구경해야 재밌고, 불난 집도 근처에 안 살아야 재밌게 구경하듯, 그 장면도 멀찌감치 안전한 자리에서 구경하면 재밌을 것 같긴 한데, 퀼프가 쇠꼬챙이를 마구 휘두르는 광경을 재밌게 구경하기에는 돈놀이 사무실이 약간 비좁은 데다, 주변에 자기네 두 사람밖에 없다는 것도 브라스는 불안했다. 따라서 난쟁이가 그러는 동안 최대한 멀리 떨어진 채 울먹이는 소리로 힘없이 칭찬하다, 퀼프가 완전히 지쳐서 의자에 앉을 때 비로소 다가가며 여느 때보다 비굴하게 아첨했다.
    “훌륭하십니다! 헤헤헤! 대단하십니다, 나리.”

    오래된 회색 현관, 고풍스러운 창문, 녹색이 짙은 교회 묘지에 점점이 장엄하게 박힌 묘비, 고풍스러운 탑, 그 위에 달린 닭 모양 풍향계, 나무 사이로 보이는 농가와 헛간과 부속건물의 갈색 초가지붕, 멀리서 도는 물레방아와 잔물결 이는 개울, 저 멀리 파란 웨일스 산맥…… 모든 게 아름다웠다. 매연은 짙고 사람은 많고 모든 게 비참한 공장지대에 질린 사람에게 딱 맞는 곳이었다. 여자애는 잿더미에 누워서도, 숨 막히는 공포에 시달리며 힘겹게 걷는 사이에도 언제나 아름다운 풍경을 꿈꾸었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가만히 떠올릴 때마다 그 풍경은 점차 희미하게 변하다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여자애는 그 풍경을 더욱더 사랑하며 갈망했다. 그런데 여기는 그보다 아름다웠다.

    교도관은 짧게 “면회”라 대답하고, 하루 전에 경관이 그런 것처럼 팔을 움켜잡은 채 굽이치는 길과 튼튼한 문을 여럿 지나서 복도로 들어서곤 격자창 앞에 놓고 돌아섰다. 격자창 너머에, 약 1m 50cm 거리에, 똑같은 격자창이 또 있었다. 그 사이에 교도관 한 명이 앉아서 신문을 읽고, 그 너머 쇠창살에서 어머니는 아기를 품에 안고, 바버라 어머니는 변함없이 우산을 들고, 불쌍한 꼬마 제이콥은 열심히 들여다보는 게 새나 맹수를 찾을 뿐 쇠창살 안에 사람이 있으리란 생각은 못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린 제이콥은 형을 보고 쇠창살로 두 팔을 찔러서 형을 안으려 하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까마득한 거리에 물끄러미 서서 쇠창살을 움켜쥔 팔에 머리를 기댄 채 비참하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건물 한쪽에 남작 무덤이 있어, 전사 조각상 여럿이 돌침대에 누워서 두 손과 두 다리를 겹쳐, 십자군 전쟁에서 싸운 모습으로 갑옷 차림에 칼까지 찼다. 이런 기사 가운데 일부는 무기와 투구와 쇠사슬 갑옷까지 착용한 채 녹슨 고리에 걸려서 벽에 달라붙었다. 망가져서 초라하지만 대체로 예전 형태를 지니고, 일부는 예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당사자가 죽어서 땅에 묻혀도 폭력적인 행동은 여전하고, 전쟁을 일으켜서 사람을 죽인 당사자가 흙으로 돌아가도 학살 흔적은 애처로운 형상으로 오래도록 남았다.

    아! 햇빛은 갑자기 찬란하게 쏟아지고, 들판과 숲은 사방으로 내달리다 새파란 하늘과 맞닿는 풍경이 더없이 상쾌하고, 소 떼는 목초지에서 풀을 뜯고, 나무 사이로 피어오르는 연기는 푸르른 땅이 내뿜는 것 같고, 아이들은 아직도 아래에서 뛰노니, 모든 게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죽었다 되살아난 것 같았다. 하늘에 그만큼 더 다가선 것 같았다.
    아이들이 사라진 다음에 여자애는 현관으로 나가서 문을 잠갔다. 학교를 지나는데 아이들 목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렸다. 착하디착한 친구가 첫 수업을 시작한 것이다.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더 커져서 고개를 돌리니,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나와서 장난치고 떠들며 흩어지는 게 보였다. 여자애는 ‘아이들이 교회를 지나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멈춰서 교회 안에서는 아이들 소리가 어떻게 들릴까, 얼마나 부드럽게 사그라지는 느낌으로 다가올까 상상했다.
    여자애는 그날 또다시, 그리고 또다시, 낡은 교회로 살그머니 들어가, 처음 앉은 자리에서 똑같은 책을 꺼내 읽거나 똑같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땅거미가 깔리고 까맣게 다가오는 밤이 주변을 한층 더 엄숙하고 고요하게 만들 때조차 두려움도 없고 일어날 생각도 없는 모습이 그 자리에 못 박힌 사람 같았다.
    마침내 사람들이 여자애를 찾아 집으로 옮겼다. 여자애는 얼굴이 창백해도 행복한 표정이니, 사람들이 돌아갈 때, 불쌍한 교장 선생은 허리를 숙여서 창백한 뺨에 뽀뽀하다, 얼굴에 닿는 눈물을 느꼈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찰스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12.02.07~1870.06.09
    출생지 영국 포츠머스
    출간도서 1820종
    판매수 71,408권

    1812년 2월 7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찰스 존 허팸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 부친을 따라 여러 곳을 이사 다니다가 1822년 런던에 정착한다. 아홉 살에 학업을 시작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단하고, 열다섯 살에 법률사무소의 사환이 된다. 1833년 첫 단편소설인 「포플러 산책길에서의 만찬」을 『올드 먼슬리 매거진』에 게재한 뒤 잡지들에 단편을 발표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보즈의 스케치』와 『피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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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태어나 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저작권 중계회사 ‘임프리마 코리아’ 영미권 담당부장, 도서출판 ‘사람과책’ 편집부장 등을 역임했다. 약 300여 종에 달하는 영서를 번역했다. 학계에서 발표한 다양한 ‘번역방법론’ 및 ‘한글 특징’ 백여 편을 정리하고 25년에 걸친 번역 경력을 접목해,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번역방법론을 강의하며 검증해서 ‘한글을 알면 영어가 산다’로 발표했다. ‘비꽃’에서 천민자본주의를 화려하게 풍자한 ‘찰스 디킨스 선집’을 필두로, 파시즘을 파헤치는 ‘조지 오웰 삼부작’을 우리말 어법에 맞게 새롭게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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