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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는가 : 문화재 약탈과 반환을 둘러싼 논쟁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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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경민
  • 출판사 : 을유문화사
  • 발행 : 2019년 08월 25일
  • 쪽수 : 37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3247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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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우리나라에 꼭 있어야 하는 역사책
    문화재 약탈부터 반환을 둘러싼 세계적 논쟁까지
    문화재사 연구자가 꼼꼼하게 분석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다


    문화재 개념의 등장부터 오늘날 반환의 어려움까지 문화재 약탈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망한 역사 교양서가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문화재 반환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20세기 중반부터 매우 중요한 국제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집트·그리스·인도·한국과 같은 원산국은 문화재 반환을 통해 국가의 재건에 노력하는 한편, 영국·프랑스·미국·일본과 같은 시장국은 문화재 보존과 국내법 등을 이유로 소유권의 정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영국이 처음 약탈한 인도의 「티푸의 호랑이」, 수집이라는 명목으로 아시리아 유물을 밖으로 반출한 과정,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중국 돈황의 『금강경』 약탈 사건, 그리고 프랑스로부터 대여받은 한국의 외규장각 의궤 등 다양한 사례와 영국 외무부의 실제 사료 등을 통해 문화재 약탈의 역사와 국제 사회의 논쟁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 문제의 본질을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의미, 경제적 가치 등 다양한 맥락에서 파악함으로써 앞으로 문화재를 어떻게 향유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발전적으로 모색한다.

    많은 문화재를 약탈당한 우리의 실정에 김경민 같은 전문가를 갖고 있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큰 위안이 아닐 수 없다.
    ― 유홍준(『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 前 문화재청장, 명지대학교 석좌교수)

    출판사 서평

    문화재사 연구자가 친절하고 쉬우면서도 예리하게 분석한
    문화재 약탈과 반환을 둘러싼 논쟁의 세계사

    영국의 영국 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등 세계적인 박물관에는 왜 타국 문화재가 당당하게 전시되어 있을까? 영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시장국은 문화재를 훔쳐간 것에 대해 사과는커녕 소유권까지 주장하는 걸까? 거기에 되레 자신들 덕분에 문화재가 보존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재는 과거의 유물로서뿐 아니라 한 국가와 민족의 현재를 정당화하고 미래를 구축하는 시각적 물질 유물로서 가치를 지닌다. 그래서 제국의 시대가 끝난 지난 세기부터 지금까지 과거 열강과 문화재를 빼앗긴 국가 사이에 문화재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집트·그리스·에티오피아·이란·인도·한국 같은 원산국(country of origin, 문화재의 원소유국)은 문화재 반환을 통해 아픔의 역사를 딛고 위대한 문명을 탄생시킨 뿌리 깊은 민족으로서 국가의 재건에 노력하는 한편, 영국·프랑스·독일·미국·일본과 같은 시장국(market country, 과거 제국으로 현재 약탈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으며, 유물 구매력·자본을 가진 국가)은 자신들의 약탈사(史)를 인정하지 않고 문화재에 대한 소유권의 정당함을 주장하며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일본에 의해 식민 지배를 받은 우리나라도 약탈 문화재 반환 논쟁의 당사국으로서 오랫동안 이 문제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약탈 문화재가 국내로 반환된 사례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이유가 무얼까? 문화재 반환 논쟁은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다. 단지 빼앗기고 빼앗은 문제가 아닌 역사적 배경·사회적 의미·경제적 가치가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의 논의도 모두 문화재의 역사로 수합되고 있으니, 역사적 기원을 모르고 문화재 문제를 논하는 것은 기초 공사 없이 건물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 문제가 왜 발생하였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의 실마리를 풀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세계사에 숨겨진 문화재 약탈의 과정을 낱낱이 밝히고
    문화재 반환을 둘러싼 강국의 논리를 세밀하게 파헤치다

    이 책은 약탈 문화재를 반환하는 것이 맞다 틀리다 하는 이분법적 구도나 감정적 호소가 아닌 문화재 약탈의 역사를 통해 현재 우리에게 놓인 반환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원산국의 약점과 시장국의 논리적 허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시장국의 논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법률적·역사적·국제사회적·이론적 근거를 제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문화재를 어떻게 향유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모색했다.
    제1부에서는 문화재 약탈의 역사를 살펴본다. 역사적 사례를 다양하게 들여다봄으로써 서구 열강의 해외 문화재 수집 행위가 명백한 약탈이었음을 밝히고, 이 시기에 행해진 수집의 역사를 서구의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와의 연관 관계 속에서 재구성한다. 이 책은 약탈국에 대한 논의의 범위를 영국으로 한정한다. 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문화재 약탈 양상의 시대적 변화와 각각의 사례를 보다 심도 있게 고찰하기 위해서다. 영국은 과거 어떤 열강보다도 많은 식민지를 보유했던 만큼 오늘날에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해외 문화재 컬렉션을 소유하고 있으며, 가장 유명한 문화재 반환 문제와 얽혀 있다.
    제2부에서는 제국 시대 이후를 이야기한다. 영국을 중심으로 오늘날 열강은 문화재 반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영국이 1945년 이후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로부터 제기된 문화재 반환 요청에 실제로 어떻게 대응했으며, 어떤 근거로 반환을 거부해 왔는지 검토한다. 특히 영국의 대응과 거부의 근거를 보다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특정 시기에 작성된 영국의 정부 문서를 제시한다. 저자는 영국의 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되어 있는 영국외무연방부 문서와 영국도서관 등에서 조사한 자료를 인용한다. 외무부 자료는 대개 1970년대에서 1980년대의 것인데, 이는 국가정보 보호 절차에 따라 25~30년이 지난 후에야 공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살펴본 자료는 대개 2000년대 중후반에 일반에 공개된 것으로, 영국의 문화재 반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문서에 기초하여 실제로 영국이 내세운 근거와 거기에 내재된 반환 불가의 담론을 명확히 추출해 낸다. 또한 19~20세기 초 영국의 신문기사를 분석하여 당대 영국인들의 문화재에 관한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영국의 눈에 비친 동양 문명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본다.
    한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탈 문화재의 반환을 촉구하고 문화재의 불법 거래를 금지하기 위해 유네스코를 주축으로 몇몇 주요 국제 협약들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반환 문제들이 국제법을 통해 해결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법리가 아닌 역사적·도덕적 차원에서도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합의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기존의 법률이나 이념적 차이에 대한 인식을 넘어 문제의 역사적 근원이 현실적 쟁점과 어떠한 연관성을 갖는지 분석했다.

    약탈 문화재에 대한 이분법적 관점에서 벗어나
    색다른 문제 제기와 현실적 해결책을 모색하다

    명확한 역사적 사실과 그에 관한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문화재 반환 문제의 포괄적 이해는 문화재의 소유를 정당화하려는 시장국뿐만 아니라 문화재의 반환을 주장하는 원산국에게도 매우 중요한 협상 요소다. 맹목적 민족주의를 고운 시선으로만 보지 않는 요즘, 열강에 의해 문화재를 수탈당한 약소국으로서의 역사적 경험과 피해자라는 도덕적 우위만을 근거로 한 문화민족주의적 주장으로는 다양한 쟁점이 중첩된 문화재 반환 문제를 더는 유리하게 끌어갈 수 없게 되었다. 여기에 시장국은 복잡한 역사 관계 속에서 오늘날 문화재의 원소유주가 여러 국가로 나뉜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화재의 보존과 연구를 위해서 최선의 환경과 조건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문화재를 원소재지로 복귀시키는 것보다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세계적인 박물관에서 전시하여 더 많은 사람에게 볼 기회를 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되묻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적 차원에서 순수하게 선의만을 근거로 문화재를 반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문화재 반환을 원하는 원산국은 약소국에 주어지기 마련인 단순한 동정론에 머무르지 말고, 소유권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논리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오로지 원산국에 반환을 주장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처럼 식민 지배와 수탈의 역사적 경험을 가진 국민은 빼앗긴 문화재를 돌려받는다는 것이 도덕적으로나 법리적으로나 당연하며, 반환하지 않는 시장국이 나쁘고 옳지 못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동안 있었던 사례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반환하지 않는 국가는 옳지 않고, 반환받으려는 국가는 정의로움을 대변하고 있다는 식의 이분법적 구도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오늘날 문화재 반환의 어려움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 주려 했다. 무조건 반환해야 한다는 논리가 아닌 왜 반환받아야 하는지, 반환이 불가능하다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지 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접근했다.

    목차

    지은이의 말

    서론 우리는 왜 문화재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할까
    문화재란 무엇인가 | 우리가 문화재 문제를 알아야 하는 이유 | 왜 영국에 주목하는가 | 고고학의 탄생과 영국박물관 그리고 제국주의 | 문화재 문제를 둘러싼 국제법과 미술사 분야의 연구들 | 문화재 문제를 둘러싼 고고학과 역사학의 연구들 | 문화재 반환을 둘러싼 이 감정은 어디서 나오는가

    제1부 문화재 약탈의 역사
    근대적 역사의 산물, 문화재 | 문화재 개념이 등장한 역사적 배경
    1. 가치 있는 물건이 문화재가 되기까지
    문화재 개념이 없었던 중세의 유럽 | 르네상스 시대의 개인 박물관 등장 | 군주의 수집 행위와 권력 관계 | 문화재 수집의 성격 변화: 세계시민주의에서 제국주의로
    2. 제국의 등장과 문화재 약탈의 시작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 | 동양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유물 수집 경쟁 | 이집트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위대한 과거와 열등한 현재 | 공공의 컬렉션이 된 제국의 수집품 |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와 문명의 위계화 | 영국, 로마 제국을 모방하다
    3. 영국은 어떻게 동양 문화를 약탈했는가
    동양을 ‘수집’하고 제국을 ‘전시’하다
    1) 영국 문화재 약탈의 시작, 인도의「 티푸의 호랑이」
    18세기 프랑스와 영국의 힘겨루기 | 영국이 반출한 최초의 인도 유물, 「티푸의 호랑이」 | 인도에 대한 부정적 타자화 | 수집과 약탈 사이에서, 영제국의 비군사적 지배 방식
    2) 아시리아 문명의 발견과 메소포타미아 정복
    동인도회사 직원이 바그다드에 거주한 이유 | 오스틴 레이어드는 고대 유적을 발굴한 영웅인가 | 아시리아 유물을 둘러싼 쟁탈전 | 영제국에 의한, 영제국을 위한 아시리아 문명 | 문화재 전유를 통한 메소포타미아 정복
    3)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문화재 약탈 사건, 중국 돈황
    유럽에 알려지지 않은 중앙아시아 | 아우렐 스타인의 중앙아시아 탐사 시작 | 스타인의 돈황 ‘발견’과 헐값에 팔린 유물 | 영제국은 스타인의 업적을 어떻게 전유했는가 | 스타인의 돈황 탐사는 왜 악명 높은 약탈일까
    4. 국가적 기획: 영국 정부와 해군 그리고 영국박물관
    누가 유물을 수집하려고 하는가 | 영국은 어떻게 문화재를 반출했을까 | 19세기 유물 수집 열풍의 이유, 예술인가 정치인가 | 유럽의 문화론, 그리스가 가장 위대한 문명이다 | 유럽은 ‘야만적 원주민’으로부터 유물을 ‘구제’했는가

    제2부 오늘날 세계는 문화재 약탈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1. 문화재 보호를 위한 근대적 노력, 국제법
    국제법 탄생의 역사적 배경 | 유럽 중심적 문명론과 문명국만을 위한 국제법 |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문화재 보호를 위한 법적 노력과 한계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탈문화재 반환 규정 첫 등장
    2. 영국은 왜 약탈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는가
    1) 영국이 반환을 거부하는 법률적 근거
    문화재 보호 관련 국제 협약들 | 국제 협약의 한계와 영국의 대응 | 국제법으로도 돌려받지 못한 유물들 | 문화재 반환을 어렵게 만드는 영국박물관법 | 영국박물관법으로 유물을 반환하지 않는 사례들 | 영국 국내법의 해석: 반환은 합법인가, 불법인가
    2) 영국이 반환을 거부하는 이론적 근거
    문화국제주의와 문화민족주의 | 문화민족주의의 한계 ① 국가의 불안정성과 문화적 단절성 | 문화민족주의의 한계 ② 문화재의 원소유주는 누구인가 | 문화국제주의의 한계 ① 이기적인 역사 인식과 탈역사성 | 문화국제주의의 한계 ② 문화우월주의 | 문화재가 담고 있는 역사는 누구의 것인가

    제3부 21세기 한국은 문화재 약탈을 어떻게 볼 것인가
    영국의 문화재 수집은 정치적 약탈이다 | 문화재가 상징하는 ‘민족’은 이제 신화일 뿐인가 | 한국은 ‘실크로드 문화재’를 반환할 것인가 | 21세기, 문화재는 소유하는 것인가 공유하는 것인가

    나가며
    주(참고문헌)
    도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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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중에서

    외규장각 의궤는 우리나라에 완전히 ‘반환’된 것이 아니다. 이는 현재 대한민국이 소장하고 있지만, 그 소유권은 여전히 프랑스가 갖고 있다는 말이다. ‘반환되었다’는 표현으로 2011년의 사건을 많이 묘사하고 있지만, 우리가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로 흔히 사용하는 이 ‘반환’과 문화재 문제 협상에서 법적·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반환’은 전혀 다른 의미다.
    (/ p.23)

    상류 계층이 향유하는 문화에는 그들만이 알아볼 수 있고 소유할 수 있는, 값비싸고 가치 있는 물건을 수집하는 행위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물건에는 현재 우리가 ‘문화재’라고 분류하는 것들이 들어 있었다. 수집품과 예술에 대한 지식 여부가 신분의 차이를 과시하는 계층 구분의 요소로 작용했다는 점은 문화재를 소유함으로써 식민지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여기고, 지배-피지배라는 구도에 정당성을 부여한 서구 열강의 논리와 유사하다. 19세기 이래로 서구 열강이 국립 박물관을 제국주의적 선전의 용도로 사용하는 방식은, 바로 군주가 자신의 박물관을 의례적 용도로 활용했던 데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전시품이 갖는 사회적·역사적 가치를 정치적으로 전유하는 방식은 19세기 이전부터 이미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 p.77)

    정복지에서 가져온 동양의 보물들과 유물들이 런던에 전시되면서 사람들은 제국의 힘을 느끼고 동양을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관람한 사람들뿐 아니라 이에 대한 이미지들이 신문과 같은 언론 매체를 통해 영국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한 번도 식민지에 가 본 적 없는 영국인도 식민지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식민지에 대한 생생한 소식과 더불어 런던으로 실려 오는 전리품을 보면서 영국 국민은 자신들이 위대한 제국에 속해 있음을 느끼게 된 것이다.
    (/ p.132)

    2000년을 전후하여 고고학사 연구의 흐름은 고고학 발전에 대한 연대기적인 평면적 서술을 넘어 고고학을 둘러싼 사회나 국가와의 관계까지 포괄하는 보다 입체적인 연구로 전환되었다. ‘레이어드가 무일푼으로 아시리아 문명을 발굴했다’라고 끝나는 것이 아닌, 이 역사적 사실 위에 반세기 넘게 이어져온 영국과 프랑스의 경쟁 구도, 유럽 열강들에게 있어 메소포타미아 지역이 갖는 지정학적 중요성, 당시 고고학 활동의 정치적 의미 등이 중첩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레이어드가 행한 아시리아 고고학의 진정한 의미가 포착된다.
    (/ pp.146~148)

    제2차 세계대전 후, 나이지리아는 독립 국가가 되면서 나이지리아 왕실 기록이자 중요 문화재인 베닌 브론즈의 반환을 영국에 꾸준히 요청했지만, 영국은 유물의 안전한 보존과 학술적 연구의 필요성을 이유로 반환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2002년 영국박물관이 1950년대와 1960년대에 30점의 베닌 브론즈 판매를 승인했다는 기록이 공개되면서 영국박물관이 내세우는 문화재 보존이라는 원칙에 따른 반환 불가 입장에 의구심이 제기되었다. 나이지리아에 결코 반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영국박물관이 베닌 브론즈를 매각해 재정 수익을 올렸다는 점은 윤리적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 이 베닌 브론즈 매각 사건은 1977년에 나이지리아가 베닌 상아 가면의 대여를 영국박물관에 요청했을 때 박물관 측이 반대한 것과 상충된다.
    (/ pp.3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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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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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사학과(서양사 전공)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제국주의와 고고학: 19세기 영국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일국제영국사학회와 영국사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후 UNIST(울산과학기술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였으며, 네이버캐스트의 ‘인물과 역사’에서 다수의 글을 연재하였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문화재 약탈과 반환을 주제로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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