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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1-4권 패키지 세트

원제 : 簪中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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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품의 분류

    책소개

    “재하, 너는 내 생의 큰 실수이자 큰 행운이다.”

    소용돌이처럼 거세게 휘몰아치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핏빛 운명 속 두 사람, 그리고 마지막 비녀의 기록!

    카카오페이지 베스트셀러 1위!
    중국 웹소설 베스트셀러 1위, 80만 부 판매!
    인터넷 조회 1억 뷰, 소설․ 만화 저장 수 500만 명 돌파!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던 소녀가 황실로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 4』, 마지막 권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천재 탐정소녀 황재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냉담하고 무심한 황족 이서백, 이 두 사람이 해결해가는 기이한 사건들과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이 소설은 중국의 인기 로맨스 작가 처처칭한의 대표작이다.
    『잠중록』은 중국 문학 사이트인 텐센트 QQ 독서와 장웨(iReader)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제작되었다. 현재 소설․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드라마 제작 또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국내 출간 후에는 카카오페이지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지금도 꾸준히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잠중록(簪中录)’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머리의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버릇과도 이어지는 제목이다. 과연 황재하는 황실의 어두운 비밀이 담긴 위험하고 기묘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서백은 목숨을 위협하는 위기 속에서 황재하를 보호하고 탈출할 수 있을까? 설레는 로맨스와 짜릿한 미스터리가 황금비율로 짜인 『잠중록 4』가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출판사 서평

    “너 역시 나처럼 운명을 믿지 않는구나.”

    올봄, 당신을 설레게 할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삼생삼세 십리도화」 조우정 주연, 2019년 최고의 중드 기대작!

    * * *

    중국 웹소설 베스트셀러 1위, 80만 부 판매!
    인터넷 조회 1억 뷰, 소설 ․ 만화 저장 수 500만 명 돌파!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던 소녀가 황실로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전 4권) 1, 2권이 아르테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천재 탐정소녀 황재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냉담하고 무심한 황족 이서백, 이 두 사람이 해결해가는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과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이 소설은 중국의 인기 로맨스 작가 처처칭한의 대표작이다.
    『잠중록』은 중국 문학 사이트인 텐센트 QQ 독서와 장웨(iReader)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제작되었다. 현재 소설․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주인공 조우정 주연의 드라마 또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잠중록(簪中录)’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머리의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버릇과도 이어지는 제목이다. 과연 황재하는 기묘하고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누명까지 벗어 신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차갑지만 고고한 남자 이서백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올봄, 설레는 로맨스와 짜릿한 미스터리가 황금비율로 짜인 『잠중록』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벼랑 끝에 몰리며 신분을 감추게 된 여자,
    마음 한편에 알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완벽한 남자
    피할 수 없는 이들의 운명적 만남!!


    어릴 적부터 뛰어난 추리력으로 소문이 자자한 열일곱 소녀 황재하는 가족을 독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고향을 떠나 당나라 수도 장안으로 간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도망치던 황재하는 황제의 아우 이서백의 마차에 숨었다가 정체를 들키고 만다. 이서백은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누명을 벗겨주겠다고 하고, 황재하는 제안을 받아들여 소환관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그의 곁에서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을 풀어간다.
    이서백이 지시한 황재하의 임무는, 살해한 이의 피로 메시지를 남기는 끔찍한 연쇄살인범을 막고, 궁 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이서백의 예비 왕비를 찾는 것. 황재하는 천재적 추리력을 발휘해 진실을 쫓고, 이서백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아 사건들을 하나하나 해결해간다. 한편 매사에 냉담하고 무심했던 이서백은 황재하를 지켜보며 무언가 알 수 없는 마음의 흔들림을 느끼는데…….

    “정말 저를 믿으세요? 진짜 저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그래, 오늘부터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너는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중국 황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잔혹한 살인 사건
    그리고 알 수 없는 분홍빛 마음의 행방


    작가 처처칭한은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의 로맨스뿐 아니라 중국 황실의 어두운 면모를 치밀하게, 그러나 무겁지 않게 그려내면서 미스터리의 스릴 또한 놓치지 않았다. 처처칭한은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뛰어난 필력의 로맨스 소설가로 이름이 높다. 『잠중록』은 그녀의 작품 중 유일한 추리물로, 이미 중학생이었을 적 얼개를 짜놨으며 이후 무려 13년에 걸쳐 집필을 준비했다. 긴 집필 기간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 스토리는 탄탄하고 흥미진진하며 캐릭터는 조연 단 한 명까지도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독자는 읽는 내내 등장인물 곁에서 함께 사건을 해결해가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작가가 방대한 자료 조사와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로 당시 시대상을 완벽하게 되살린 덕택이다. 심지어 두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은 당나라 실존인물이 그 원형인 독특한 캐릭터로, 각각 당나라 말기에 미제 사건을 여럿 해결한 남장여인 황숭하, 선종의 총명한 아들 기왕 이자를 모델로 창조되었다. 역사적 인물인 주인공들 곁에 시체 해부의 달인 주자진, 욕망의 화신 황후, 강직한 가문의 수호자 왕온 등 다양한 이들이 함께한다. 그리고 역사와 허구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는 가운데 황실의 비밀을 품은 미스터리는 점점 깊어진다.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비녀를 뽑아 썼는데,
    지금은 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황재하와 이서백의 활약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에피소드는 이름하여 ‘사방안(四方案)’이다. 장안성 북, 남, 서쪽에서 세 사람이 연달아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그들이 죽은 자리에는 각각 피로 정(淨), 락(樂), 아(我)라는 글씨가 남겨져 있다. 마지막 동쪽에서 또 한 명이 살해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이서백은 황재하에게 이 사건을 해결하라고 지시한다. 황재하는 세 글자의 비밀을 풀고 연쇄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까?
    첫 번째 사건에서 먼저 황재하의 추리력을 맛보았다면 두 번째 ‘황실 혼사’ 에피소드에서는 문무를 겸비한 이서백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과거 이서백은 황실 장군으로서 반역도 무리에게서 소녀 두 명을 구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여인으로 성장한 소녀 둘이 이서백의 혼사에 예상치 못하게 얽혀 들어가고,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마술처럼 사라진 신부, 때마침 발견된 변사체,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는 황재하와 그녀의 맑고 투명한 눈빛에 시선을 빼앗기는 이서백, 그들을 둘러싼 황실의 숨겨진 비밀과 치열한 암투, 충격적인 반전까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추천사

    ★★★★★ 사랑과 원한, 그리고 애증이 황재하의 그 얇디얇은 비녀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 추리소설임에도 복잡한 감정들을 교차시키며 엮어놓아 매 순간마다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바닷물과 화염을 맴돌던 나의 시각이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는 촉각으로 바뀐 것 같았다!
    ★★★★★ 『잠중록』은 담백하지만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목차

    1장 꿈인 듯 실제인 듯
    2장 깊은 숲속 오랜 벗
    3장 맑은 샘이 돌 위로 흐르다
    4장 임과 함께 고사리를 따다
    5장 검기가 춤을 추다
    6장 얼음장처럼 차가운 낯빛
    7장 흐릿한 달빛에 의지하여 나루터를 건너다
    8장 흠이 있으면 어떠하리
    9장 푸른 나무 시들어지다
    10장 혼백을 불러 다스리다
    11장 휘몰아치는 화염
    12장 옛 사귐이 꿈만 같아라
    13장 붉은 입술과 단아한 자태
    14장 비단 바른 문 너머
    15장 다시 찾을 곳 없어라
    16장 꽃이 다 떨어졌으니
    17장 복숭아와 자두가 무르익다
    18장 밤비와 세찬 바람
    19장 물고기 한 쌍이 훤히 비치다
    20장 눈 위에 남겨진 그 사람의 흔적
    21장 눈부신 연꽃
    22장 영원토록

    1장 악명 _7
    2장 사방 _31
    3장 환관의 신분으로 _61
    4장 비단빛 유리꽃 _90
    5장 자색에 취하고 금빛에 빠져들다 _116
    6장 새장 속에 갇힌 새 _143
    7장 혈색의 미몽 _165
    8장 절세미인 _185
    9장 가을 이슬이 서리가 되다 _211
    10장 운소의 여섯 여인 _234
    11장 실체도 없고 소리도 없이 _255
    12장 담장 너머의 꽃 그림자 _279
    13장 설색과 난대 _303
    14장 긴 거리의 적막함 _324
    15장 하늘 햇살과 구름 그림자 _349
    16장 가짜가 진짜가 될 때 _373
    17장 어지럽게 핀 꽃에 빠져들다 _398
    18장 물로 띠를 두르고 바람으로 옷을 입다 _433
    번외: 빛과 그림자 _466
    옮긴이의 말 _499
    1장 무지개 치마와 깃털 웃옷_7
    2장 수많은 강산_35
    3장 천하가 무너지다 _65
    4장 꽃과 꽃받침이 서로를 빛내다 _88
    5장 신책과 어림 _119
    6장 진눈깨비 부슬부슬 내리고 _151
    7장 생사를 함께하기로 약속하다 _181
    8장 비단실로 연결된 마음 _207
    9장 찬란한 불꽃 _233
    10장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_262
    11장 흔들흔들 어두운 그림자_284
    12장 변화무쌍 _318
    13장 낙양성 복사꽃과 오얏꽃 _341
    14장 그해 궁궐 _366
    15장 무성한 꽃들이 그 길을 배웅하네_390
    16장 저녁노을이 비단 되어 _415
    17장 관직과 도성_438
    18장 순식간에 흩날리듯 _460
    19장 자욱한 어향 연기 _482
    20장 오래전 연기의 흔적 _510
    21장 되돌리기 어려운 하늘의 흐름 _539
    22장 자신전과 함원전 _568
    에필로그 오래도록 평안하리 _591

    본문중에서

    칠흑같이 검고 그윽한 눈과 높고 곧게 뻗은 코, 굳게 다문 입술에서 세상에 대한 냉담함과 무관심이 엿보였다. 하늘색 비단옷에는 푸른색 구름 문양이 수놓여 있었는데, 원래는 부드러운 색깔과 무늬이지만 그의 몸에서는 유난히 차가워 보였다. 은은하게 풍기는 그 무심함과 냉담함 때문에 더욱 우아해 보이는지도 몰랐다. 기왕 이자, 자(字)는 서백. 작금의 황실에서 최고로 뛰어난 인물. 황제도 “서백이 있는 한 짐은 외롭지 않다”며 찬탄할 정도였다.
    (/ p.20)

    “송구합니다. 항상 비녀를 여러 개 꽂았던 터라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그중 하나를 뽑아 쓰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소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이서백은 눈썹을 살짝 찡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황재하는 이서백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긴 머리를 잡아 틀어 올려 비녀로 고정시켰다. 그 멀고 험한 길을 오는 내내 조금의 두려움도 없던 황재하건만, 지금 이 순간에는 자신도 모르게 수줍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 p.56)

    이서백은 이미 머릿속에 모든 것을 그린 황재하를 보며 순간 살짝 당황했다. “벌써 다 알아냈다고?”
    “네, 제게 책력(冊曆)만 한 권 주시면 됩니다.”
    창밖의 가벼운 바람이 가림막 사이로 천천히 불어 들었다. 서서히 방향을 바꾸던 햇살이 팔락이는 가림막 틈새로 들어와 황재하의 온몸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이슬처럼 맑고 깨끗한 두 눈이 마주 앉은 이서백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 눈빛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서백은 순간 정신이 아득해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좋다. 그럼 기대하지.”
    (/ p.59)

    따뜻하고 그윽한 향기 속에서도 황재하는 지난날의 참혹했던 시간을 또다시 경험한 듯 온몸이 차가워져 호흡조차 힘겨웠다. 입술이 마치 바람에 시든 흰 꽃 같아, 몸에 걸친 진홍색 관복도 그 얼굴에 혈색을 더해주지 못했다. 황재하는 맞은편의 이서백을 보며 약간 쉰 목소리로 물었다. “전하께서도 단지 그런 이유로 자신의 가족을 죽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서백이 한참 황재하를 바라보다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누가 알겠느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특히 젊은 여인의 마음은 더욱 그러하지.”
    (/ p.87)

    눈앞의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명과 원한을 짊어지고도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본래의 연약함과 온화함은 모두 깊이 묻어버리고 필사적으로 앞으로, 빛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오랫동안 잔잔하기만 했던 이서백의 마음에 순간 미세한 동요가 일었다. 마치 봄바람이 깊은 호수의 수면 위를 스치며 일으킨 잔잔한 물결 같았다.
    “그래, 나는 너를 믿고, 너를 도와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너의 인생은 내게 맡겨야 할 것이다.”
    만년설로도 결코 무너뜨릴 수 없는 견고함이 느껴졌다.
    (/ p.89)

    “너는 내 수하이니 앞으로 무슨 일을 만나든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말거라! 이 세상에 내가 처리해주지 못할 일이 있느냐?”
    이서백은 다시 시선을 내렸다. 황재하가 그 얼굴을 살폈으나 이서백의 표정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런 파동도 없는 얼음장 같은 목소리,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청아한 얼굴, 분명히 황재하가 아는 기왕 이서백이 맞았다. 그런데 그 순간, 대나무 발을 통과한 금빛 햇살이 드리우고 매미 소리가 새어 들어오는 어빙각 안에서 황재하의 마음속에 이상한 파동이 일며 한 줄기 열기가 퍼졌다.
    (/ p.292)

    문득 이서백은 텅 빈 하늘 같던 자신의 인생에 어느샌가 새하얀 구름이 덧칠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5월의 맑게 갠 하늘처럼 맑은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이서백의 운명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때부터였다. 서로 대립해도 좋았고, 얽히는 것도 좋았다. 그렇지만 이서백의 인생에서는 역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며 서로를 잊는 게 제일 좋으리라.
    (/ p.293)

    그 순간 어린 황재하가 왕온의 머릿속에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얼굴이 뜻밖에도 양숭고와 하나로 포개어지더니 한 사람이 되었다.
    황재하와 양숭고. 하나

    그는 평온한 얼굴로 황재하의 어깨를 감싸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정신없고 시끄러운 인파 속에 있었으나, 황재하는 그 팔에 안긴 순간만큼은 마치 호젓한 나루터에 정박한 작은 배가 된 기분이었다. 주변의 수라장이 서서히 멀어지며 비현실적인 배경으로 비껴나 더 이상 아무것도 황재하를 괴롭히지 못했다.
    황재하는 가슴 한가운데로부터 뜨거운 무언가가 서서히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느꼈다. 전신의 근육이 마비되는 것만 같았고, 호흡도 가빠지기 시작했다. 황재하는 이런 감정이 정말 싫었다. 세상을 냉철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이런 느낌.
    (/ p.20)

    그때, 어깨 위에 손 하나가 와닿더니 황재하를 보호하듯 감쌌다.
    그 손에 충만한 힘 덕분에 황재하도 제대로 설 수 있는 힘이 생겨났다. 그 힘이 어깨를 타고 온몸으로 전해지면서 마치 황재하를 구원해준 듯, 마침내 목을 옥죄고 심장을 비틀어 쥔 보이지 않는 손에서 벗어나 다시 호흡할 수 있었다.
    그 손의 주인인 이서백은 황재하 뒤에 서서 조용한 눈빛으로 눈앞의 젊은이를 응시하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입을 열었다.“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 바로 관아로 가서 기왕부 사람을 내놓으라고 해도 되네.”
    (/ p.32)

    황재하는 아무 말 없이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흔적이 남습니다. 시간이 그 흔적을 말끔히 지워주는 범죄는 없다고 믿습니다.”
    “좋다.” 이서백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덧붙여 말했다. “내가 늘 뒤에 있을 터이니 아무 염려 말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도록 하거라.”
    “네…….” 황재하가 고개를 숙였다. 긴 속눈썹 아래 가려진 맑고 깨끗하며 고집스럽기까지 한 그녀의 눈동자에 촉촉한 무언가가 비쳤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감사합니다…… 전하.”
    (/ p.36)

    황재하는 깊이 머리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송구합니다……. 일이 이 지경이 된 것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그러니 왕 공자께서는 깨끗하지 못한 저를 버리시고 다른 가문의 훌륭한 규수를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다음 생애에 공자께 진 모든 빚을 갚겠습니다.”
    “다음 생애라, 그런 헛되고 의미 없는 기약을 내 받아서 무엇하겠소?” 줄곧 따뜻하기만 했던 그의 목소리가 결국 차갑게 변해버렸다. “변명은 그만두시오. 그대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저 바다 너머든 땅 끝이든, 하늘 위든 땅 아래든, 설령 그대가 죽음의 강 너머에 있게 된다 할지라도, 그대는 끝까지 내 사람인 것이오!”
    (/ p.116)

    이서백 곁에 있는 황재하는 항상 복수와 사건만을 생각하는 듯 조용하고 냉담했다. 심지어 호흡조차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었고, 동작 하나하나가 규율을 벗어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자신의 곁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생생한 얼굴빛으로 지낸다니, 그를 등에 업고 다른 남자들과 격구를 하고, 남자들과 섞여서 술잔을 나누고……. 직접 보지 않아도 황재하가 그런 사람들과 호형호제하며 즐겁게 웃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도 잊고, 그의 옆에 있을 때와 같은 조용함과 냉담함도 다 내버린 채 말이다. 그녀의 얼굴이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그 순간을, 그에게는 영원히 보여주지 않을 터였다.
    (/ p.245)

    “내 잘못이다.” 우울한 음성이 황재하의 말을 끊었다. 그의 목소리에 도무지 분간할 수 없는 많은 것이 담긴 것 같아 황재하는 자신도 모르게 의아한 눈빛으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서백이 낮고 느린 음성으로 말했다. “내가 잊었구나……. 네가 여인의 몸이라는 것을.”
    깜짝 놀란 황재하는 한참 이서백을 바라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괜찮습니다. 저 또한 일찍이 잊어버린 사실입니다.”
    그 말에 이서백은 순간 가슴이 먹먹해 한참을 황재하 앞에 서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 p.284)

    황재하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전부 알아냈습니다.”
    이서백은 의아한 표정으로 황재하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며 잠시 넋을 잃었다. “세 가지 미제 사건, 선황의 유작, 어떻게 천벌로 위장했는가, 각 동기가 무엇
    이서백은 고개를 숙여 황재하의 머릿결에 얼굴을 파묻고는 깊이 호흡하며 황재하의 향기를 느꼈다. 차고 맑으면서도 아득하게 느껴지는 그 옅은 향기는, 마치 내리자마자 금세 녹아버리는 봄눈처럼 이서백의 의식을 녹여 완전한 공백 상태로 만들었다. 언제인지 모르게 황재하의 손도 이미 이서백을 안고 있었다. 황재하는 이서백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서 빠르게 뛰는 두 사람의 심장 소리를 느꼈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참이 지나서야 이서백이 황재하를 놓아주며 말했다. “무슨 소식을 듣더라도 절대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말거라. 그저 안심하고 기다리면 된다.”
    (/ p.44)

    황재하는 이서백의 떨리는 몸과 가빠지는 호흡을 느꼈다. 마치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소년 같았다. 황재하는 평소 늘 냉담하고 침착하기만 하던 이 남자를 살짝 놀려주고 싶었으나, 입을 열고 입꼬리를 끌어올리기도 전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먼저 솟구치며 흘러내렸다. 황재하는 이서백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 자신의 눈물이 이서백의 비단옷에 스며들도록 가만히 내버려두었다.
    장안의 깊은 가을날, 금빛 석양이 드리우고 흐드러지게 핀 국화꽃 향기가 기왕부의 모든 누각을 뒤덮었다. 이 순간의 평안과 고요는, 어쩌면 두 사람에게 남은 마지막 평온일지도 몰랐다.
    (/ p.64)

    “재하, 부디 널 만난 걸 후회하게 만들지 말거라.”
    황재하가 얼굴에 참담한 미소를 드리우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래서, 저희가 만난 것조차 잘못인 것입니까?”
    이서백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가서 짐을 챙기거라. 눈이 그치면 곧바로 남조로 길을 나서거라.”
    “좋습니다……. 떠나드리지요.” 황재하는 그 말만을 남기고는 이서백을 더는 쳐다보지 않고 그대로 문을 나섰다.
    (/ p.142)

    황재하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갑자기 몸이 세게 앞으로 당겨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이서백의 품에 단단히 안겼다. 황재하는 깜짝 놀라 벗어나려 했으나, 이서백의 몸에서 나는 침향목 향기에 순간 머리가 새하얗게 비어버렸다. 마치 높은 공중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온몸에 조금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서백은 뒤에 있던 기둥에 황재하를 살짝 밀어붙이더니 고개를 숙여 황재하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황재하가 미처 다 하지 못한 말들, 이서백에게 상처를 주면서 동시에 자신에게도 상처가 되는 말들이 모두 황재하의 입 안으로 다시 삼켜졌다. 더는 그 어떤 말도 새어나오지 못했다.
    (/ p.192)

    “어차피 올 것은 오게 되어 있으니 피할 곳은 없다고요. 그러니 앞으로 다가올 모든 것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황재하는 손을 뻗어 이서백의 손등을 감싸 쥐며, 분명하면서도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항상 전하 곁에 있습니다.”
    이서백이 지금까지 황재하에게 수없이 했던 말이었다. 이번에는 그 말을 황재하에게서 들으며 이서백은 저도 모르게 손을 뒤집어 황재하의 손을 세게 붙잡았다.
    (/ p.265)

    이서백이 황재하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말했다. “잠시만 이대로 있어다오……. 잠시만…… 안고 있으마.”
    황재하는 눈을 감고 살며시 손을 들어 자신의 어깨를 강하게 감싼 이서백의 손 위로 살짝 포갰다. 이서백은 황재하를 거세게 껴안고서 황재하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파묻었다. 마치 황재하의 숨결이 한 줄기도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탐욕스럽게 흡입하는 것처럼 보였다.
    (/ p.328)

    그렇다, 희망이었다. 그 희망은 황재하의 것이기도 했고, 이서백의 것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이 지푸라기를 잡지 않는다면, 황재하와 이서백은 지금 이대로 장안의 어두운 밤 속에 침몰해버려, 물거품 사라지듯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황재하는 가만히 두 손에 힘을 주어 주먹을 꼭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으나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 황재하는 눈을 감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모든 것을…… 왕 공자님 뜻에 맡기겠습니다.”
    (/ p.351)

    주자진은 가만히 황재하를 바라보며 꽉 쥐고 있던 두 손에서 힘을 풀었다. 그러고는는 열네 살의 소녀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열일고여덟의 환관이다. 하나는 여리고, 하나는 청아했다. 하나는 피부가 희고 자신감이 넘쳐 궁중에서도 빛났고, 하나는 야위고 허약한 낯빛에 늘 기왕 곁에서 조심스럽게 있었다.
    (/ p. 341)

    황재하는 미동도 없이 이서백을 바라보았다. 석양은 서산으로 넘어가고, 디우와 나푸사는 기왕부로 돌아가는 익숙한 길이라 기분이 좋은지 서로의 목을 비벼댔다. 말 위에 탄 두 사람도 자연히 서로에게 더 가까워져, 서로의 호흡마저 느껴질 듯했다. 황재하는 무의식적으로 말 머리를 돌려 이서백과 반 척 정도 거리를 벌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전하.”
    석양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기다랗게 늘어졌다. 그토록 가까이 있건만, 두 그림자 사이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 p.372)
    힘겹게, 하지만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했다. “난 절대 네 편에 서 있을 거야. 세상 모든 사람이 뭐라 말해도, 모든 사람이 널 배신한다 해도, 나 주자진은 절대 황재하를 믿을 거야.”
    황재하의 눈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며 뜨거운 눈물이 차올랐다.
    (/ p.396)

    순탄하게 권문세가에 시집가 평온하고 안정된 삶을 살며, 평생 부군을 섬기고 자녀를 양육하며 사는 삶……. 그것은 황재하가 나푸사를 타고 장안으로 달려오던 그 길 위에서 이미 지워버린 삶이었다.
    이후 황재하의 인생은 또 다른 길로 들어섰다. 눈앞에는 안개가 자욱했고, 두 발이 디딘 땅은 어떨 땐 향기로운 풀밭이었다가 또 어떨 땐 가시밭길이었다. 안개가 걷힌 뒤에는, 눈앞이 낭떠러지일 수도 있고, 탄탄대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이 되든 상관없었다. 황재하는 여전히 고개를 꿋꿋이 세우고 맞이할 것이다. 설령 천신만고의 위험이 기다린다 해도 두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이 황재하가 선택한 길이었고, 그 길 위에서는 줄곧 이서백과 함께일 테니까 말이다.
    (/ p.412)

    ‘어쩌면, 기왕이 죽어야만 나에게 기회가 생기는 게 아닐까.’
    왕온은 무의식적으로 말고삐를 세게 잡아당겼다. 그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내 다시 맹렬히 뛰는 심장을 느끼며 깊이 심호흡한 뒤 핏빛 달을 올려다보았다. 입가에는 한 줄기 미소마저 드리웠다…….
    (/ p.509)

    “늦은 밤 이리 찾아온 것을 용서하십시오.”
    이서백은 고개를 끄덕였으나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한참 동안 황재하를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황재하의 팔을 잡아당겼다.
    소맷자락 너머 황재하의 부드러운 살갗에서 미세한 온기가 느껴지자, 이서백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참, 꿈인 줄 알았구나.”
    순간 황재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상하리만치 따뜻한 무언가가 눈 깜짝할 사이에 가슴을 가득 채웠다. 황재하는 이서백의 손을 붙잡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꿈이라면, 그 또한 나쁘지 않겠어요.”
    이서백은 살짝 미소를 띠고는 황재하를 안으로 이끌었다.
    (/ p.512)

    “절대 전하가 저를 버리게 두진 않을 거예요.” 황재하가 나지막이 이서백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목소리는 흐릿하고 어렴풋했으나, 확고함이 느껴졌다.
    이서백은 꽉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너 자신에게 그렇게나 자신이 있는 게냐.”
    황재하는 이서백의 가쁜 숨소리와 자신의 귓가로 뿜어지는 뜨거운 숨결을 느끼며 살짝 몸을 떨었다. “아니요. 저는…… 전하에게 자신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 그 부분에서는 확실히 자신을 가져야 마땅하지.” 황재하를 거세게 껴안고 있는 이서백은 가쁜 호흡과 맹렬하게 뛰는 심장 때문에 목소리마저 흐려졌다. “왜냐하면 난, 아무래도 이미 네 것이 된 것 같으니 말이다.”
    (/ p.518)
    인가…… 전부 분명해졌다고?”
    “네.” 황재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머릿속에 모든 그림이 그려졌고, 조금의 의혹도 없었다. “이 사건은 이미 종료되었습니다.”
    (/ p.478)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4종
    판매수 1,017권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바링허우 세대로 쌍둥이자리.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깊이 파고들지 못하고, 꽃 키우는 걸 좋아하지만 억울한 죽음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옛 지도를 보며 고대도시의 모습을 마음껏 상상하는 것이 취미다. 가슴에 품은 유일한 꿈은 방 안에 여유롭게 앉아 10년을 글을 쓰며, 100가지 사랑 이야기와 1,000년의 역사를 독자들의 마음에 전하는 것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용을 주웠다(捡到一条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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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중국에 거주하며 다양한 중국 문학 작품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옮긴 작품으로는 소설 『아쥐 이야기(阿居的故事)』와, 만화 『은산몽담(隱山夢談)』, 『별과 달의 사랑(星月之愛)』, 『표인3(镖人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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