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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섭 시집 [강물의 자궁].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저자는 이번 시집을 통해 그간의 창작물을 선보인다. 개인의 삶 속에서 건져올린 시어에는 시인 한 사람에 그치지 않고, 타인과 사회를 아우르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때론 감성적으로, 때론 날카롭게 누군가에게는 그저 스처지나가는 잔상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제1부 의자

의자 ____ 14
전정(剪定) ____ 15
당신, 가벼운 ____ 16
호반가든 ____ 18
빵 ____ 20
봄밤 ____ 21
공중(空中)화장실 ____ 22
걸어가는 낫 ____ 23
느티나무 그늘 ____ 24
등록금 이자 ____ 26
왜가리와 인부(人夫) ____ 27
검은 강돌 같은 남자 ____ 28
금목서 ____ 29
가볍고도 무거운 ____ 30

제2부 강물의 자궁

나는 그런다 악아 ____ 32
벼룩 ____ 34
바나나 ____ 36
민들레 씨앗 하나 ____ 38
강물의 자궁 ____ 40
부활절 ____ 41
눈물 -제비 ____ 42
눈물 -하이힐 ____ 43
눈물 -란제리 피팅모델 ____ 44
물푸레 아리랑 ____ 46
하얀 국화꽃 위로 캡처되는 당신 ____ 48
분식집 앞에서 ____ 50
웃음 ____ 51
슬픈 시간 ____ 52
낙동강 카페 ____ 54
가난한 촌부(村夫)의 노래 ____ 56

제3부 나는 태생이 불온하였다

나는 태생이 불온하였다 ____ 60
부끄러워라 ____ 62
춘천호에 가지 않았다 ____ 64
눈물 편지 ____ 66
단팥빵이 먹고 싶다 ____ 67
나에게 쓰는 편지 -선물 ____ 68
나에게 쓰는 편지 -벚꽃 ____ 70
나에게 쓰는 편지 -예술의 전당 ____ 71
각(角) ____ 72
들꽃 ____ 73
그릇 ____ 74
밥·산감나무 ____ 75
스텝 밟기 ____ 76
귀가사(歸家辭) ____ 78
스코틀랜드에 가 보았지 ____ 80
비빔밥 ____ 81
버드나무 ____ 82
별을 보러 가자 ____ 84

제4부 꽃의 밥

꽃의 밥 ____ 86
집을 짓네 ____ 87
참새가 있는 풍경 ____ 88
무거움의 변주(變奏) ____ 89
생명 ____ 90
쇠제비갈매기 ____ 91
가족 ____ 92
물빛 드라마 ____ 93
늦된 ____ 94
살구꽃과 나비 ____ 95
백로(白鷺) ____ 96
타래난초 ____ 97
밥 ____ 98
서동골 고모 ____ 99
산책 ____ 100
황룡강에서 ____ 102

103 |해설| 나와 우리 삶 탐구와 생태학적 상상력 / 강경호

▣ 표지 4글 중에서
변재섭 시인의 시세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시인 자신을 살펴보는 시편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내밀하게 살피는 시편, 그리고 시인이 가장 많은 시적 관심을 갖는 생태시편 등이 그것들이다. 시인 자신의 삶을 살피는 시편들은 참된 삶을 위한 것과 불우했던 날들을 뒤돌아보기도 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하기도 하고 즐거운 집을 묘사하기도 한다. 두 번째 주제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살피는 시편들에서는 수몰민들의 애환,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고단하게 살아
가는 사람들의 초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주제인 생태학적 상상력을 드러낸 시편들에서는 작은 생명체 하나에도 경외심을 보이고, 생명의 시원을 따라가기도 한다. 더불어 봄날 되살아나는 생명들에게서 한없는 기쁨의 환희를 느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죽어가는 생명들에게서는 안타까워 한다. 이처럼 변재섭 시인은 나와 우리, 그리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안위와 정체성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하고 있다. 이는 서정시가 추구하는 본질에 맞닿아 있다. (강경호 시인)

▣ 자서

산고(産苦)를 치르고,
불볕의
한낮
질끈 두건을 매고
자갈밭 일구고 있는
아낙이여
뜨겁고 시린 고독의 늪지,
오직 순정의
실을 뽑아
생의 골짜기와 산정, 별빛으로 빛나는
한 폭 시의 비단을 짜는
위대한 창조자여
2019년 7월
변재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