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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속의 디자인, 디자인 속의 사회
『한국 디자인과 문화의 전환』은 안그라픽스에서 다섯 번째로 출간되는 디자인 평론가 최 범의 평론집이다. 최 범은 국내 몇 안 되는 디자인 평론가 중 한 명으로, 다른 평론집에서처럼 이번 책에서도 한국의 디자인계가 새겨들어야 할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월간 《디자인》이나 《월간 미술》 《디자인 평론》 등 많은 매체에 2-3년 사이에 기고한 것으로 '디자인 서울'이나 2016년 국정농단사태,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논란 등 비교적 최근의 이슈에 대해 논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 책이 디자인 평론가에서 사회 평론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또 한 권의 평론집을 내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한국 디자인과 문화의 전환』은 디자인 평론집이지만, 디자인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주제를 아우르고 있다. 사회 속의 디자인과 디자인 속의 사회. 이 연결고리 속에서 디자이너를 포함한 현대 사회의 시민인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최 범은 독자와 같은 이러한 위치에서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힌다.

사회 속의 디자인, 디자인 속의 사회
『한국 디자인과 문화의 전환』은 안그라픽스에서 다섯 번째로 출간되는 디자인 평론가 최 범의 평론집이다. 최 범은 국내 몇 안 되는 디자인 평론가 중 한 명으로, 다른 평론집에서처럼 이번 책에서도 한국의 디자인계가 새겨들어야 할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월간 《디자인》이나 《월간 미술》 《디자인 평론》 등 많은 매체에 2-3년 사이에 기고한 것으로 '디자인 서울'이나 2016년 국정농단사태,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논란 등 비교적 최근의 이슈에 대해 논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 책이 디자인 평론가에서 사회 평론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또 한 권의 평론집을 내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한국 디자인과 문화의 전환』은 디자인 평론집이지만, 디자인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주제를 아우르고 있다. 사회 속의 디자인과 디자인 속의 사회. 이 연결고리 속에서 디자이너를 포함한 현대 사회의 시민인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최 범은 독자와 같은 이러한 위치에서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힌다.

머리말 디자인의 전환, 전환의 디자인

디자인과 문화의 전환
국가와 디자인 관심
- 디자인 주체 또는 행위자로서의 국가와 디자인 관심
- 정치 선전으로서의 디자인
- 산업 진흥으로서의 디자인
- 사회복지로서의 디자인
- 한국이라는 국가와 디자인
- 국가, 디자인, 정치
1970 새마을 모던: 한국 현대 디자인의 기원
- 진선의 미학
- 새마을 모던
- 미술수출
- 신화는 정언명령이었다
- 한국 디자인 7017:신생에서 재생으로
문명에서 문명으로: 한국 건축 문화에 대한 단상
- 돌의 제국에서
- 졸의 미학
- 문명과 문화
- 문명의 학습과 문화의 창조
유위의 디자인, 무위의 디자인: 디자인과 문화의 변증법
- 유위와 무위
- 유위로서의 디자인
- 한국 디자인의 유위성
- 디자인과 문화의 변증법
공예의 여성성과 여성 공예의 방향
- 공예의 여성성
- 산업 사회의 공예
- 후기 산업 사회의 여성과 공예
- 여성 노동의 신화와 구조
- 여성 공예/예술의 전략:텍스처와 텍스트

디자인 윤리와 교육의 전환
디자이너는 유죄다: 폴리자이너와 ‘협력‘의 문제
- '디자인 서울'이 던지는 것
- '미술수출'에서 '디자인 서울'까지
- 디자인은 무죄다?
- 폴리자이너의 '협력'을 어떻게 볼 것인가
디자이너, 협력, 책임 윤리
- 반헌법적 행위와 반디자인적 행위
- 디자이너의 권력화와 권력의 디자인화
- 디자이너의 협력과 책임 윤리
한국 디자인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하여
- 한국 디자인 교육의 한계
- 디자인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교육의 실험

사회의 변화와 문화의 전환
국가와 국기와 나: 태극기의 신화를 넘어서
- 기호와 현실
- 도상과 신화
- 태극기의 신화를 넘어서
소녀상과 미술 담론: ‘소녀상의 예술학‘ 토론회를 통해 본 한국 진보 미술계의 인식
- 미술 작품으로서의 소녀상
- 한국 미술계의 지형과 소녀상에 대한 관심
- '소녀상의 예술학' 토론회와 진보 미술인들
- 소녀상을 보는 관점들
- 한국 진보 미술의 과제
여행과 예술: 주체의 테크놀로지
- 낭만주의 와 여행
- 유사 낭만주의로서의 교양 여행: 그랜드투어
- 원초적 낭마나주의로서의 답사: 반더포겔
- 비교양, 비장소, 비합일하는 주체: 팝아트 투어
산업 사회 이후의 미학: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이분법을 넘어서
- 오래된 것이 아름답다
- 새로운 것이 아름답다
- 탈산업 사회의 미학: '오래 된 것'과 '새로운 것'을 넘어서
- 21세기의 댄디즘 미학을 위하여

4 예술과 창작의 전환
예술 ‘이후’의 공예: 공예 담론의 모험과 모색
- 공예와 예술
- 예술이 공예에 미친 영향
- 공예가 예술에 미친 영향
- 예술에 의한 공예의 부정 또는 '공예의 식민지화'
- 예술 이후, 예술이 아닌, 진짜 공예의 문제
민화, 우리 안의 니그로를 찾아서: 종족적 인정투쟁의 장으로서의 미술
- 어떤 니그로 미술
- 민民의 그림인가, 족族의 그림인가
- 민족주의적 치환: 민民에서 족族으로
- 민화의 재타자화: 탈민족주의적 독해를 위하여
우리 공화국을 위한 어떤 역사화: 조습의 <네이션> 시리즈
- 국가와 국민
- 어떤 국가?
- 근대 국민국가의 초상으로서의 역사화
- 우리 공화국에는 역사화가 있는가
적폐를 찾아서, 샤머니즘 팝의 탄생: 김홍식의 <벌기.위한.기도.>전
공예를 묻는 것과 예술을 하는 것: 오세린의 ‘경계를 넘어서‘는 작업
- '경계를 넘어서'라는 패션
- 공예와 예술의 어떤 상황
- '경계를 넘어사'를 패션으로 소비하지 않기
방법으로서의 모던, 목적으로서의 동아시아: 안상수의 조형과 담론
- 방법으로서의 아시아?
- 방법과 목적
- 안상수의 조형과 담론
- 방법과 방향
- 방법과 주체

주석

이제 20세기의 발전 국가도 역사적으로 낡은 형태가 되어가고 있다. 디자인 발전을 경제 발전, 그리고 나아가 국가 발전과 동일시하며 디자인 발전을 국가가 이끌어가야 한다는 사고방식도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다. 과연 국가 주도의 디자인 진흥이라는 것 자체가 21세기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8쪽, 「국가와 디자인 관심」에서

한국의 근대화는 일차적으로 도시 중심의 산업화로 전개된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 중심의 산업화를 뒷받침하고 확산하기 위해 농촌을 기반으로 한 새마을운동이 뒤따르게 된다. 이 이차적인 근대화 프로젝트인 새마을운동이 한국 사회의 근대적 인상을 결정지었다면, 이것을 실질적인 한국의 근대 디자인 운동으로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31-32쪽, 「1970 새마을 모던: 한국 현대 디자인의 기원」에서

무위의 디자인은 넓은 의미의 디자인으로 문화 그 자체이며, 유위의 디자인은 좁은 의미의 디자인으로 의식적이고 실천적이다. 무위의 디자인과 유위의 디자인은 공존해야 한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어느 하나를 부정하고 다른 하나만을 긍정할 것이 아니다.
74쪽, 「유위의 디자인, 무위의 디자인: 디자인과 문화의 변증법」에서

페넬로페의 천짜기는 오디세우스의 귀환으로 멈춰서는 안 된다. 진짜 문제는 오디세우스가 돌아온 이후이다. 그녀는 여전히 다른 남자가 아니라 오디세우스를 위해서 천을 짤 것인가. 그녀에게 그것은 남성의 인정을 받는 사랑스러운 행위가 될 뿐이다. 하지만 페넬로페가 남편의 귀환 이후에도 계속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직조한다면, 그것은 오디세우스를 넘어서는 삶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84쪽 「공예의 여성성과 여성 공예의 방향」에서

‘디자인 서울’이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디자인의 정치화이다. 물론 인간의 모든 활동이 정치적이라고 보면 디자인의 정치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디자인 서울’에서 문제로 삼아야 하는 점은 그런 보편적 의미에서의 정치가 아니다. 문제는 사익추구적이고 선동적인 차원에서의 정치, 다시 말하면 가장 저급한 차원에서의 정치이다. ‘디자인 서울’은 디자인의 정치화이며 그리하여 정치적인 디자이너를 만들어냈다.
90쪽, 「디자이너는 유죄다: 폴리자이너와 '협력'의 문제」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 디자인의 양적 팽창은 파워 엘리트 디자이너를 낳았다. 한국 디자인의 성장이 가져온 부대 효과인 셈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작 그러한 파워 엘리트 디자이너는 누구이며 그들은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하였나 하는 물음이 아닐까.
113쪽, 「디자이너, 협력, 책임 윤리」에서

물론 재현할 수 없는 것을 재현해야만 하고, 또 재현하기도 하는 것이 예술이기는 하다. 하지만 최소한 여기에는 윤리적, 미학적 물음은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역사는 단지 현재의 인식을 위한 소재로 전락하여 너무 쉽게 소비된다. 그리하여 역사적 고통에 대한 손쉬운 재현은 결국 예술적이기보다는 단순한 권력의 재현이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161쪽, 「소녀상과 미술 담론: ‘소녀상의 예술학’ 토론회를 통해 본 한국 진보 미술계의 의식」에서

한국 현대 공예는 예술에 대한 오해로 공예라는 신체 속에 예술이라는 욕망을 감금함으로써 예술을 신체화하려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오세린은 반대로 공예의 신체성을 의심함으로써 오늘날 공예와 소비 문화가 맺고 있는 음험한 관계, 나아가 고급 문화와 저급 문화의 위계와 속물성을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236쪽, 「공예를 묻는 것과 예술을 하는 것: 오세린의 ‘경계를 넘어서’는 작업」에서

안상수의 의의는 바로 그것이다. 모두가 동도서기(東道西器)의 길을 갈 때 그는 서도동기(西道東器)의 길을 갔다. 서도(西道)는 모던이며 동기(東器)는 동아시아다. 안상수의 담론은 도(道)가 아니고 기(器)이다. 그는 동아시아라는 그릇器에 모던이라는 도道를 담은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다. 이 점을 읽어내기가 가장 어렵다. 그러므로 그는 동아시아를 현대화한 것이지 결코 모던을 동아시아화한 것이 아니다.
247쪽, 「방법으로서의 모던, 목적으로서의 동아시아: 안상수의 조형과 담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