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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지고 피고 지고 : 이만희 희곡집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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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만희
  • 출판사 : 아르테(arte)
  • 발행 : 2019년 06월 29일
  • 쪽수 : 29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098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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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금, 이만희 희곡집이 필요한 이유

희곡의 목적은 무대에 오르고 관객을 만나는 것이다. 극작가 이만희를 한국 연극의 거장이라 부르며 연극과 함께한 그의 40년을 특별히 기억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의 작품은 과거에 남겨져 있지 않고, 여전히 무대에 올라 현재의 관객을 웃기고 울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경남 김해에서 문을 연 ‘명배우 봉하극장 콜로노스’의 첫 번째 작품은 〈언덕을 넘어서 가자〉였다. 이 작품은 일흔을 바라보는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이야기로, 철없고 오해 많던 시기를 지나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인생을 살아온 세 명의 초등학교 동창생의 우정과 사랑을 또 다른 희망의 모습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초연은 2008년. 이후 10년 동안 꾸준히 상연되어왔다. 또한 그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열악한 환경에서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온 원로들의 업적을 기리고자 만들어진 ‘늘푸른연극제’가 3회째를 맞아, 연극제의 마지막 공연으로 〈피고 지고 피고 지고〉를 무대에 올렸다. 이 작품은 젊은 시절 각종 범죄로 이름을 날렸던 세 명의 남자가 한 몸 누일 곳도 마땅치 않은 처지가 되자, 우연히 만난 혜초 여사의 제안에 따라 신라 시대 유물이 묻힌 돈황사 절터에서 도굴을 하는 이야기이다. 왕오, 천축, 국전으로 개명한 이들은 아무리 파도 나오지 않는 유물에 실망하지 않고 서로 부딪치고 화해하면서 인생을 이야기한다. 1993년에 초연되어 국립극단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여전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이만희의 희곡은 의미 있는 연극 무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실상부 한국 연극의 정전이다. 그러니 그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 역시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2009년 〈돌아서서 떠나라〉에는 공상두 역에 유오성, 채희주 역에 진경․송선미가 출연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약속〉을 기억하는 많은 관객은 가슴 아픈 남녀의 사랑이 영화와 어떻게 다르게 전달될지 많은 관심을 가졌다. 2013년에는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공연에서 오현경이 방장스님 역을, 최종원이 망령 역을 맡았다. 특히 오현경, 박팔영, 이문수, 민경진 네 명의 배우는 스님 역할을 위해 조계사에서 삭발을 해서 이 연극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이만희 작가의 작품으로 데뷔를 한 유명 배우도 있다. 송새벽은 1998년 〈피고 지고 피고 지고〉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했다고 잘 알려져 있다.

이만희의 작품이 배우들에게만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극작과 연출을 하는 후배들에게도 이만희는 멘토이자 롤모델로 존경을 받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훌륭한 가르침이 된다. 특히 어둡고 진지한 이야기로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장르적 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는 ‘코미디’가 우리 삶에 어떤 힘이 되는지, 그 위대함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과연 그의 작품은 삶의 비루와 고통을 무겁게 품고 있으면서도 유머와 희망을 잃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점이 시간의 흐름이 무색하리만치 그의 작품이 오랫동안 ‘지금’의 이야기로 관객들 곁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이다.

때문에, 교수이자 평론가로 활동하는 이종대가 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만희의 작품은 1년 내내 공연이 된다. 앞서 예로 든 의미 있는 무대뿐만 아니라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지방의 크고 작은 극장에서, 연극영화학과의 실습 작품으로 여러 학교에서. 하지만 읽는 책보다는 공연을 위한 대본으로 연극판을 떠도는 인쇄물 위주로 볼 수 있는 희곡의 특성상, 연출 과정에서 개작을 거치면서 원본이 아닌 엉뚱한 대본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되었다. 2004에 출간한 전집 이후 발표된 작품의 경우에는 더욱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정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비로소 이만희의 극작 40년을 맞아 지금까지 발표한 희곡 18편을 네 권의 책으로 엮어내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관련 전공자들은 물론 연극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 네 권의 책에 담긴 18편의 작품은 동시대의 한국 희곡을 극장에서 연극의 형태로 관람하는 것을 넘어서 문학 작품으로 읽는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독자들에게 선사해줄 것이다.

추천사

이만희 작가의 작품은 1년 내내 공연됩니다. 때로는 대학로에서, 때로는 지방의 크고 작은 극장에서, 혹은 연극영화학과의 실습 작품으로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그의 작품이 엉뚱한 대본으로 개작되어 공연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정본(定本)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렸고, 그 결과 네 권의 ‘이만희 희곡집’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수록된 18편의 작품은 모두 정전(正典, canon)입니다. 공연은 시대 상황이나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정전은 그러한 시간과 공간의 압력을 견디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오게 합니다.
- 이종대 / 교수, 평론가

목차

발문_시간과 공간의 압력을 견디는 정전의 힘

새 한 마리
언니, 나야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해가 져서 어둔 날에 옷 갈아입고 어디 가오

저자 소개_ 극작가 이만희

본문중에서

천축: 난 노인 호텔을 지을 거다. 만 60세 이상만 투숙할 수 있는. 미래의 주역은 노인이야. 이젠 노인들도 자식들한테 하도 당해서 유산을 미리 주지 않는다고. 자연 노인들이 갑부지. 그들을 위해 멋진 호텔을 지을 거야. 수영장, 골프장, 목욕탕, 이발소, 소극장, 도서관을 모두 갖춘 일류 호텔을. 거기서 인생을 정리하게 만들 거야.
국전: 제발이지 골골거리지 말고 그때까지 호호야처럼 살아남아 있거라.
천축: 사람은 세 번 태어나. 살기 위해 태어나고 살아남기 위해 태어나고 고쳐 살기 위해 다시 태어나는 거야.
왕오: 고쳐 살다니?
천축: 묘지를 봐두고 수의를 장만하며 인생을 정리하는 거지. 까짓거 회개도 한 번쯤 해보고.
국전: 그게 죽을 준비 하는 거지 고쳐 사는 거냐?
천축: 그게 그거지 뭘 그래?
국전: 제대 말년에 고칠 건 또 뭐 있누?
왕오: 고칠 거야 많지. 나발나발대기 좋아하는 니놈의 말버릇 입버릇 고쳐야지, 그 알쏭달쏭한 손버릇 고쳐야지, (똥 누는 시늉) 명중 못 하는 사격술 고쳐야지.
천축: 대저 인생은 공수래공수거 아니던가. 백일홍이 피었다 진다 한들 어찌 세월을 탓할 쏘며, 이 몸 죽어 무소귀면 산천 또한 더불어 황천행이 아니던가.
국전: 미친놈, 자기 비문을 자기가 쓰는 놈이 어딨냐?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중에서/ pp.139~140)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4~
출생지 충남 대천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이만희는 1954년 충남 대천에서 태어났다.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동아일보] 장막극 공모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미라 속의 시체들>이 입선하면서 극작가로 등단했다. 이 작품은 뒤에 <돼지와 오토바이>로 개작되었다. 1989년 <문디>로 주목받은 뒤 1990년 극단 민예가 공연한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로 삼성문예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동아연극대상 최우수작품상, 백상예술대상 희곡상(1991)을 수상했다. 1992년에 초연한 <불 좀 꺼 주세요>는 3년 6개월간 1,157회 공연하는 장기 흥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93년 <돼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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