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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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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아름다운 바다, 쾌적한 기후, 이국적인 풍경으로 인기를 모으는 ‘관광지’ 오키나와의 이면에는 12만 명이 희생당한 전쟁, 27년간의 미군 통치, 미군 기지 갈등이 있다.
    20년 넘게 오키나와를 연구해온 사회학자 기시 마사히코는 『처음 만난 오키나와』에서 일본인들에게 “오키나와란 무엇인가?”를 철저하게 묻는다. 일본이면서 일본이 아닌 곳, 사랑받는 동시에 차별받는 오키나와 이야기를 사회학자의 눈으로, 귀로, 손으로 정성껏 건져 올려 쓴 책이다.

    출판사 서평

    _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의 저자 기시 마사히코가 이야기하는 오키나와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으로 한국 독자에게도 널리 알려진 기시 마사히코는 오키나와인, 재일 한국인, 피차별 부락민, 장애인, 게이, 이주 여성 등 소수자들을 인터뷰하고 전달하는 사회학자이다.
    기시 마사히코는 젊은 시절 오키나와에 흠뻑 빠져 소위 ‘오키나와 병’을 앓았다. 그도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아름다운 바다, 쾌적한 기후, 맛있는 음식, 이국적인 풍경, 상냥한 사람들의 매력에 빠져 오키나와를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새 연구자가 되어 지금도 일 년에 한 달 이상은 오키나와에 체류하며 조사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알아갈수록 그저 좋아할 수만은 없게 된 ‘오키나와’를 연구주제로 삼은 지 20여 년. 저자는 수많은 오키나와인들을 인터뷰하고 조사 활동을 하는 사이 일본과 오키나와 사이의 ‘경계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 ‘경계선’은 일본과 오키나와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 여성과 남성, 다수자와 소수자 등등 도처에 있다. 이 책은 우리 모두의 보편적 문제인 나와 타자 사이의 경계선에 대한 책이다.

    _ 오키나와의 두 가지 모습
    ‘동양의 하와이’라 불리며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파란 바다와 눈부신 하늘이 펼쳐진 아열대의 섬. 오키나와를 바라보는 외지인의 시선은 보통 이와 같지만, 역사를 조금만 거슬러 가보면 짙은 그늘을 발견할 수 있다.
    오키나와는 원래 독립된 나라 ‘류큐국’이었는데, 1872년 일본에 병합되어 식민지가 되었다. 2차 대전의 막바지였던 1945년, 일본 내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져 12만 명이 희생당했다. 일본 본토를 지키기 위한 희생 제물로 바쳐졌던 것이다. 패전 후 27년간 미군 점령을 받았고, 1972년 일본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미군은 지금도 섬의 20%에 달하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지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중이다.
    기시 마사히코의 표현처럼 “오키나와는 늘 사랑받고 욕망당한다“. 사랑과 욕망은 관광객/식민주의자의 눈을 통과하면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드러난다.

    _ 일본이면서 일본이 아닌 곳, 오키나와
    오키나와에는 ‘일본인’과 ‘오키나와인’을 구별해 부르는 말이 존재한다. ‘오키나와인’을 가리키는 ‘우치난추’, ‘오키나와인 이외의 일본인’을 가리키는 ‘나이차’. 이 두 단어의 존재는 오키나와가 ‘완전히’ 일본이 아님을 드러낸다. 다시 말해 일본이라는 나라 안에서 오키나와는 구별(혹은 차별)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1609년 류큐왕국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1872년 병합했으며, 1972년 일본으로 ‘복귀’시켰다. 그런 과정을 거쳐온 오키나와는 여전히 일본과 구별되는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 사이에는 경계선이 존재한다. 요즈음의 사회학과 철학은 경계선을 뛰어넘자, 벽을 해체하자고 외치지만, 저자는 굳이 “경계선의 이쪽 편에 버티고 서서 여전히 역사적으로 청산되었다고는 하기 힘든 이 두텁고 높은 벽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오키나와 혹은 ‘소수자’라 불리는 존재에 대해 혹은 경계선 자체에 대해 생각할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_ 오키나와를 이야기하는 새로운 방식
    기시 마사히코는 구술을 통해 생활사를 연구하는 사회학자이다. 인터뷰 조사를 실시하고, 그것을 사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저자는 “아직 발명되지 않은, 오키나와를 이야기하는 새로운 방식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면서, 다음의 방식을 제안한다.
    첫째, 오키나와의 독자성을 단순한 레테르나 이미지로 환원하지 않을 것. 그것은 실재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독자성을 아열대나 ‘민족적인 DNA’로 환원하는 본질주의적인 이야기를 일절 그만둘 것. 그리고 가능한 한 세속적으로 이야기할 것.
    둘째, ‘저항하는 우치난추’ 같은 안이하고 로맨틱한 이야기를 그만둘 것. 오키나와 사람들의 생활이나 일상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일본에 대한 위화감이나 저항이나 ‘거부 감각’을 정성껏 건져 올릴 것.
    셋째, 오키나와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과 기지조차 받아들이는 복잡한 의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려낼 것. 나아가 그런 다양성을 오키나와와 일본의 경계선이나 일본이 이제까지 오키나와에 저질러온 일의 책임을 지워버리는 방향으로 이야기하지 않을 것.
    이와 같이 연구자로서 대상을 어떻게 만나고 전달할지, 즉 구술 연구의 기본 태도에 관한 생각이 담겨 있다. 이는 어떠한 태도로 ‘타자’를 만나야 하는지에 관한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_ 오키나와 이미지를 포착하는 새로운 방식
    이 책의 표지와 본문에는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30여 장 수록되어 있다. 기시 마사히코의 눈에 포착된 오키나와의 모습은 ‘푸른 바다와 눈부신 하늘이 있는 아열대 관광지’의 모습이 아니다. 대신 쇠락한 마을의 담벼락, 길에서 마주친 고양이, 화분이 늘어선 주택가, 미군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거리 등등 ‘보통의 오키나와’가 담겨 있다. 이것은 저자가 주장하는 ‘오키나와를 이야기하는 방식’과 상통하는 시각 원고이다. (* 특히 고양이 사진이 표지는 물론 본문에도 여럿 등장하는데, 저자는 반려묘와 함께 NHK 다큐멘터리 〈네코멘타리 : 기시 마사히코와 오하기〉에 출연하기도 했다.)

    _ 한국과 오키나와 겹쳐 읽기
    이 책에서 만나는 오키나와의 모습은 한국과 닮은 점이 무척 많다.
    일본의 시마즈가 류큐를 침공(1609)한 것과 임진왜란(1592)의 발발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또한 류큐 왕국이 오키나와현으로 일본에 병합(1872)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도 식민지가 된다(1910). 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1945)에 오키나와 전투에서 12만 명이 목숨을 잃었을 무렵, 조선인들도 일본제국에 의해 전쟁터로 끌려가 희생당해야 했다. 전쟁(세계대전, 한국전쟁)이 끝난 뒤 미군이 주둔한 것도, 그리고 미군 기지가 오키나와와 한국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도 닮은 모습이다.
    이렇기 때문에 『처음 만난 오키나와』는 그저 저 멀리 남국의 섬 이야기로 읽히지 않고, 우리의 문제와 겹쳐져 보인다. 예를 들자면 이런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 조선이 독립하지 않고 일본으로 ‘복귀’되었다면 지금 내 삶은 어떤 모습일까, 같은.

    목차

    한국어판에 부쳐
    서장. 오키나와를 생각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
    자치 감각
    오키나와를 생각하며 울다
    저편과 과거
    변화와 상실
    오키나와의 시작
    무수한 목소리, 하나의 경계선
    진짜 오키나와, 보통 오키나와
    비틀림과 분단
    종장. 경계선을 껴안고

    본문중에서

    요 몇십 년 사이의 사회학이나 철학, 현대사상이라 불리는 영역에서는 굳이 따지자면 사람들 사이에 너무 확실히 선을 긋지 않는 것, 그런 경계선을 뛰어넘거나 오가거나 혹은 해체하거나 없애는 개인의 다양성이나 유동성, 복잡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구태여 그런 경계선의 ‘이쪽 편’에 확실히 서서 경계선 건너편을 바라보고, 경계선과 함께 서서 경계선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 p.23)

    일본과 오키나와의 관계는 한마디로 말해 차별적인 관계다.
    차별이란 무엇일까? ‘다 똑같다고 치부하는 것’이다. 개인의 살아가는 방식이나 경제력, 가치관 등 개성이나 다양성은 무시하고 다 똑같다고 치부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아주 간단히 말하면, 이쪽 편과 저쪽 편 사이에 자의적인 경계선을 그어서 구별하고 저쪽 편 인간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배제하는 일이 벌어진다. 경계선을 긋는 것, 벽을 쌓는 것이 차별의 가장 본질적인 행위이다.
    (/ p.24)

    그는 몇 번씩 이렇게 말했다. 나는 미군은 있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키나와는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여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왔어요. 아침에 조깅을 하면 늘 똑같은 미군 해병과 만납니다. 그 사람이랑은 친구예요.
    이렇게 이야기하던 그였지만, 또 다른 날에 평범하게 한잔하고 있을 때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잊었는데 문득 오키나와는 정말 식민지니까요, 하는 것이었다.
    (/ p.75)

    조사가 진행되기 전에 조사자의 신체는 ‘본다’. 이윽고 이야기가 시작되면 ‘듣는’ 신체가 된다. 우리는 구술자의 이야기를 그저 듣는다. 그리고 만일 운 좋게도 조사를 어느 정도 심화시킬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조사자가 ‘이야기하는’ 쪽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마지막에 ‘쓰는’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조사자는 현장의 ‘청자’에서 이번에는 ‘필자’가 된다.
    (/ p.162)

    대학원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오키나와 사회를 연구 주제로 잡고부터 오키나와에 대해 쓸 수가 없어졌다. 기지나 경제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그것을 강요하고 있는 쪽인 나이차가 오키나와에 대해 무엇을 쓸 수 있단 말인가 생각하게 됐다. 나는 서서히 ‘오키나와가 좋다’는 감정에 뚜껑을 덮었다. 오키나와를 좋은 곳이다, 좋아한다,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 금지했다. 그것은 나이차가 제멋대로 품는 로망이다.
    이쪽이 제멋대로 품는 망상도 있지만, 또 동시에 그곳은 정말로 좋은 곳이라는 실감과 신념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실감이나 신념을 이야기하는 순간 우리는 오키나와를 욕망하는 식민주의자가 되고 만다.
    (/ p.182)

    우리는 오키나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왜냐하면 그곳이 일본 안에 있으면서도 일본과는 다른, 내부의 타자이기 때문이다. 규격화와 균일화가 한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일본의 모든 지방들 가운데 오키나와는 그 독특함이 짙게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다. 오키나와는 우리의 거울이다. 그것은 반전된 일본이다.
    우리가 오키나와를 입을 모아 칭찬할 때 무의식적으로 반드시 일본을 깎아내리고 있다. 오키나와를 비판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반드시 일본을 기준으로 놓는다. 즉, 우리는 아무도 오키나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우리는 그저 일본에 대해, 우리 자신에 대해 계속 이야기한다. 오키나와는 훌륭한 곳이다―일본에 비해.
    (/ p.192)

    우리는 오키나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와 오키나와를 가로지르는 경계선 바로 위에서 경계선과 함께 그 경계선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오키나와의 독자성을 단순한 레테르나 이미지로 환원하지 않을 것.
    ‘저항하는 우치난추’ 같은 안이하고 로맨틱한 이야기를 그만둘 것.
    오키나와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과 기지조차 받아들이는 복잡한 의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려낼 것.
    아직 발명되지 않은, 오키나와를 이야기하는 새로운 방식이 분명 존재할 터이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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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기시 마사히코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7~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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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7년생으로 사회학자다. 오사카시립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를 수료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류코쿠(龍谷)대학을 거쳐 2017년부터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주제는 전후 오키나와의 노동력 이동과 아이덴티티, 도시형 피차별 부락의 구조와 변용, 생활사 방법론 등이고, 에스니시티(ethnicity), 차별, 사회 조사 실습 등을 가르치고 있다. 오사카 번화가를 자주 어슬렁거리며 재즈와 동네 산책을 좋아한다. [동화와 타자화-전후 오키나와의 본토 취직자들],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보통의 행복](대담집), [처음 만나는 오키나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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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비교문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오사카 대학교 문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후 항설백물어》 《백미진수》 《괴담》 《피안 지날 때까지》《이치고 동맹》 등 문학뿐만 아니라, 《유착의 사상》 《스트리트의 사상》 《납치사 고요》 등 다양한 분야의 일본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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