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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페르소나를 꺼내 시대의 본질을 비추는 공상역사소설>

과거가 곧 미래를 보여준다는 신념 아래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해 역사 속 이야기를 전복시키는 이준석 작가의 공상역사소설이다. 이번 소설에서는 한국의 과거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위인들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재조합해 현대의 우리를 되돌아보는 이야기를 그렸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리의 현재는 어떠한가? 그걸 알아보기 위해 작가는 역사 속으로 다시 한 번 뛰어들어갔다. 통치자의 정사(正史)도, 뜻있는 학자들의 야사(野史)도 아닌, 그저 민초들이 쉬쉬하며 수군댔을 만한 가담항설(街談巷說)을 기초로 펼쳐지는 이준석 작가의 공상역사소설이 또 한 번 세상에 나온 것이다.

<가상의 역사와 함께 풀어낸 아련한 사랑 이야기>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틀어 우리가 자랑스럽게 내세울 민족의 영웅이자 위인인 여해 이순신과 오성 이항복이 있다. 이들을 포함, 우리의 과거사에서 분야별로 가장 주목받은 인물들이 공통으로 살아냈던 암울한 시대는 조선 선조 때다. 인류사 최고의 명장 이순신과 지성과 덕성, 인간미를 두루 갖춘 명재상 이항복과 이덕형, 천하 기인으로 경세치용의 관료이자 예언가였던 토정 이지함, 천하절색으로 이름난 황진이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의 기행과 기적, 기발한 삶은 각기 인물평전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혼자만으로도 시대와 역사를 압도할 만한 매력을 지녔던 이들이 임진왜란이라는, 민족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에 함께 세상에 나왔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처럼 위명(偉名)한 인물들이 백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도 자신들의 목숨을 끊임없이 위협해온 선조를 끝내 내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집중했고, 질문했다. 그리고 그 끝에 우리의 현실이 맞닿아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이 공상역사소설은 우리의 현재성을 바탕으로, 이들이 피 토하듯 고뇌했다 결국엔 묻어둬야 했을지도 모를 역성혁명(易姓革命)이란 단어를 상정해 쓰였다. 문무백관 그리고 중국과 일본의 지원까지 등에 업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이항복이 이순신과 함께 오직 백성이 주인 되는 새 세상을 꿈꾸었을 수 있다는 페르소나 격의 역사 인물의 힘을 빌려 가상의 역사를 아련한 사랑 이야기와 함께 풀어냈다.

누구나 선거에서 혁명을 말하고 언제든 역성이 가능한 요즘, 이 소설에 나오는 민족사의 걸출한 위인들이 과연 요즘의 ‘역성혁명’을 어떻게 바라볼지 흥미진진하게 상상하면서 말이다.

들어가는 말

토정(土亭) 위로 지는 별
운명과 영웅들
비호를 얻다
자객 장달
의문의 여인
출사 그리고 어둠의 그림자
천기를 알려다오
사랑과 우정
왜란과 피란
선조의 도박
고뇌하는 오성, 분노하는 한음
여해의 분전
깊어지는 의심
유혹 그리고 회유
혁명을 접다
이순신 사라지다
그날의 진실들
사라진 자의 편지
오성(鰲城)과 역성(易姓)

끝맺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