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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만나는 ‘유럽에세이 오디오북’
“유럽을 소리로 만날 수 있다고?”
유럽 여행 도중 느꼈던 편안함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 전달하고 싶었다. 눈으로 보았던 풍경을 글로 잘 풀어내는 것과 적절한 사진을 선택하는 것 외에 떠오른 방법은 ‘목소리’로 담아내는 것이었다.
오디오를 들으며 나만의 유럽을 상상해 본다면 더욱더 생생한 느낌이 들것이고 누군가가 이야기를 읽어주는 것을 듣는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잠시 혼자서 유럽으로 떠나보고 싶을 때 혹은 잠이 안 오는 밤에 라디오를 듣는다는 마음으로 즐기길 바란다.

긴장 완화를 통해 다시 찾은 내 인생
“So, Realx! 그러니까 긴장을 푸세요!”
평생을 방송인의 길만 바라보다 문득 지금 서 있는 이 길 위에서 고민한다. 버티는 자가 승자인 치열한 현장에선 멈춤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마음의 소리를 따라 홀로 한 달간의 유럽여행 길에 오른다. 의아하게도 깊은 고민 끝에 선택한 ‘멈춤’은 생각보다 괜찮았고 그곳에서 ‘지금 이 순간’ 이끌리는 것을 해도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지금의 선택이 괜찮다고 말해주던 유럽에서의 순간들을 모았다.
‘괜찮다’는 메시지를 보내준 긴장 완화의 순간들이 주던 안정감.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청춘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에펠탑, 콜로세움 등의 랜드마크보다 유럽의 일상을 사랑할 거야
“랜드마크 대신 유럽의 일상을”
흔히 ‘유럽’이라 하면 ‘멋지다’, ‘화려하다’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유럽의 문화유산들은 화려하고 웅장했으며 자신이 작게 느껴질 만큼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는 대단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럽의 대단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 대신, 유럽의 일상적인 여유를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순간을 말한다면
그러니까 괜찮다고 말해주는 유럽의 어느 골목과 자연,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이 전해주는 여유일 것이다.
인생 속도에 대해 고민이 있는 사람,
급변하는 시대에 지치고 피로를 느끼는 사람,
일상에서 여유를 찾고 싶은 사람,
멀리 떠나지 않고도 유럽의 감성에 젖고 싶은 사람,
목소리로 안정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책이다.

프롤로그
독일 ? 베를린
봄날처럼 다가온
여전히 우리는

프랑스 ? 파리
약간만 벗어나면
- 노르망디
대신할 수 없는 것
- 니스
떠오르는 해가 품어주길
아름다운 이별
- 에즈
좁은 길로 나아가다 보니
- 망통
닿고 싶을 때

스위스 - 인터라켄
보고 있어도
햇살에 부서지더라도
요를레이
붓으로 그린 치유

이태리 - 로마
비눗방울을 쫓던
다시 꿈속으로
열세 번째 계단에서

바티칸
마음의 정화

에필로그

나 또한 여느 현대인과 마찬가지로 내 인생의 속도감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곧 서른을 바라보는 이십 대 후반이라는 시점에서 내려야 할 선택의 기로에 놓여 멈춤과 진행,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늘 긴장의 연속이었다.
외로우면서도 행복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치열하며 뜨거우면서도 차가운 이 필드에서 조금은 벗어나 멈춰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지금의 멈춤이 이 필드에서 영원한 멈춤이 될 수도 있었지만, 멈춰보지 않으면 열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보지 못해 후회할 수도 있으니까.
- ‘프롤로그’ 중

시내 곳곳에 카리스마 넘치는 문화유산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현대적인 예술과 세련미도 공존한다.
사람들이 지금 갈망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적당함이 아닐까.

이미 넘칠 대로 넘치는 자극적인 것만이 드러나는
현대 시대에 조금은 지쳐
많은 사람들이 힐링을 찾아 떠나고 있다.
아날로그 시대가 그립지만
우리가 누리던 많은 것들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그것 또한 불편할 것이다.

베를린이 보여준 것은 지금 내게도 필요한 적당함이었다.

우연히 만나본 베를린의 적당함이, 화사함이
어느새 찾아온 봄날처럼 무척 반가웠던 그날.

- 베를린/ ’봄날처럼 다가온’ 중

생미셸 대성당 꼭대기에 올라가
망통의 모든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그림 같은 망통해변의 한 조각을 만져보고 싶었다.
오르던 계단을 다시 내려가
작은 물고기들이 보일 만큼
희고 투명한 물속에 발을 담가
망통해변과 좀 더 가깝게 교감했고
신발을 벗고 맨발로
뜨거운 모래사장을 걸어보기도 했다.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그 뜨거움은
마치 망통이라는 도시를 향한
나의 마음 같았다
그때 깨달았다.

뜨거움과 긴장완화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망통/‘닿고 싶을 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