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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롯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우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희망에서 출발하였다. 이 책은 단순히 리더가 되는 방법을 제시하지도 않을뿐더러 시중에 다른 책들보다 무언가 특별하지도 않다. 다만 우리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과거에 매몰된 자기에서 해방되었고 새로운 주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책이 상처에 매몰된 누군가에게 치유를, 삶에서 좌절을 겪는 누군가에게 격려를, 갈림길에서 갈팡질팡하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영화에서처럼 시민리더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날을 꿈꾼다. 영화가 주는 운동이미지를 살아내고 다른 사람의 눈물에 참여하는 시민리더! 다른 사람의 아픔에 단지 연민으로 일관하는 것에서 벗어나 실천적 삶을 살아내는 시민리더! 우리가 소망하는 것은 이 책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책의 내용을 읽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리더의 삶을 살아내는 데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미하일 바흐친Mikhail Bakhtin(2006)에 따르면, 혁신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수많은 작은 변화들의 산물이다. 하지만 우리는 변화를 이야기할 때 아주 거대한 사건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작은 변화들을 놓치곤 한다. 작은 변화들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한다. 그렇게 작은 변화들로부터 진정한 혁신은 시작된다. 지금도 아주 작은 변화들이 우리의 삶을 창조해나가고 있다. 진정한 삶은 거대하고 그럴듯한 외적 변화가 발생하는 곳에서 체험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나도 사소하고 친숙하며 극미하게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는 곳에서 체험된다. 그렇다고 거대하고 그럴듯한 사건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훨씬 더 중요한 작은 변화들이 단순히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간과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시민리더는 작은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다. 시민리더는 권력자에게 모든 힘을 떠맡기고 순응하는 사람이 아니다. 늘 깨어서 권력의 부패를 감시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시민리더는 컴퓨터 자판 뒤에 숨어 댓글을 쓰거나 다른 사람들을 앞세워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사람도 아니다. 이 책이 지향하는 리더는 비단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시민리더는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메커니즘에 기생하는 추악한 유혹으로부터 양심을 지키고 당당하게 선행을 실천한다. 시민리더는 오직 실천을 통해 사방에서 달려드는 이데올로기를 가로지르고 무소불위의 권력에 저항하며 진실을 말한다. 그렇다고 시민리더가 최우선으로 싸워야 할 대상이 거대한 이데올로기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쟁점 사안도, 부패한 정치인도 아니다. 무시무시한 괴물은 더더욱 아니다. 어쩌면 시민리더가 치열하게 싸워야 할 대상은 모든 것을 잠식하고 너무나도 친숙하게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우리 자신이다.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시민리더가 되어야 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며 시민리더의 길을 묵묵히 함께 걸어갈 분들께 『영화처럼 리더처럼: 크고 작은 시민리더 이야기』를 전한다.

천호선
이 책은 영화에서 발견한 크고 작은 시민리더들의 이야기를 합니다. 청년들의 시선으로 꼼꼼히 들여다봅니다. ‘소수의 영웅이 리더다’는 편견을 털어내려는 것이지요. 사회 구석구석에 수천, 수만의 좋은 리더가 필요하다는 절실한 문제의식을 던집니다. 시민 모두가 리더가 되어야하고 될 수 있다는 묵직한 제언이기도 합니다.
- 前대통령비서실 대변인 추천의 글 중

배기찬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영화에서 리더십을 발견 했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 차별성을 둡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책보다 영화를 보고, 영화를 통해 인생을 대리체험하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영화는 단지 오락용이 아니라, 훌륭한 리더십교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영화에서 만난 리더십을 곱씹어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 前대통령비서실 비서관 추천의 글 중

이준섭
이 책은 이념과 정파를 초월한 성숙한 사회를 지향합니다. 저자들은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와 질서를 만드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고 말했습니다. 성공한 사람이 아닌 평범한 청년의 눈으로 이 사회를 가슴 아프게 받아들이고 무거운 책임을 나누어 가지려는 순수한 마음을 잘 녹여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문화관광특별위원장 추천의 글 중

안성훈
이 책은 버거움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 오롯이 서서 주변과 손잡고 소통하며 발을 떼어 나아가는 리더를 그려냅니다. 그래서 ‘시민리더’라는 말을 즐겨 쓰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추천사를 적고 있는 저에게는 ‘시민 리더’들이 천박함을 찢어내고, 당당하고 기품 있는 걸음을 우아하게 옮기는 장면이, 11번째 영화의 예고편처럼 떠오릅니다.
- 변호사 추천의 글 중

추천의 글
프롤로그 : 시민리더로 살기

누가 시민리더인가?

01. 작은 물줄기가 거대한 강이 된다 :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가장 작은 것부터┃내가 아니면 대체 누가┃왜 머뭇거리는가? 실수해도 괜찮 아!┃당신은 어떠한가

02. 우분투 리더십 : 「택시운전사」
자기라는 감옥에 갇히면┃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신의 흔적을 발견하다┃단 한 번도 되어 본 적 없는 나┃함께 할 때 변할 수 있는 세상

03. 어느 쪽에 먹이를 줄 것인가 : 「암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부끄러움을 깨닫는 사람┃ 당신은 어느 쪽에 먹이를 줄 것인가

04. 리더가 된다는 것 : 「버드박스」
머물 것인가, 흘러갈 것인가┃보는 리더와 듣는 리더┃필사즉생 필생즉사┃리 더가 된다는 것

시민리더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05.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 「아부의 왕」
침묵은 금이다┃유연해지자 마치 뼈가 없는 것처럼┃마음을 다스리는 자, 세상 을 다스릴 지니라┃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06. 리더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 「평화로운 전사」
비워야 채울 수 있다┃진짜 나를 드러내기┃알지 못함의 자세┃지금 이 순간을 인식하기┃리더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07. 진정한 리더의 7가지 원칙 : 「베가번스의 전설」
원칙 1 : 나그네처럼┃원칙 2 : 영감을 끌어올리는 질문을 하라┃원칙 3 : 관점 전환을 촉구하라┃원칙 4 : 귀는 가볍게 입은 무겁게┃원칙 5 : 과거에서 벗어 나 현재에 몰입하라┃원칙 6 : 모든 의견을 존중하라┃원칙 7 : 다시 나그네

시민리더는 무엇으로 사는가?

08. 용서의 리더십 :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
과거에 매몰된 사람에게 미래란 없다┃상처의 메커니즘과 용서의 메커니즘┃ 용서가 너희를 자유하게 하리라┃용서와 용기┃가짜용서와 진짜용서

09. 단 한 걸음이라도 : 「죽은 시인의 사회」
경계를 넘어설 용기┃안정이라 쓰고 구속이라 읽는다┃자유롭게 걸을 때 비로 소 보이는 것들┃주체적으로 산다는 것┃단 한 걸음이라도

10. 셀프리더십 : 「관상」
운명에 저항하는 사람들┃지키려는 자 VS 바꾸려는 자┃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법┃셀프리더십이 필요한 시대

에필로그 : 영화처럼 리더처럼
엔딩 크레딧

참고문헌
색인

첫 문장 - 용서하는 사람은 밝고 따뜻하다. 보복하는 사람은 그늘지고 차갑다. 밝고 따뜻한 곳에서는 열매를 맺지만, 어둡고 차가운 곳에서는 생명이 시들어 죽는다. 따라서 용서의 행위는 우리의 생존본능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행동양식이다.

우리는 영화를 해석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영화를 해석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서 거리를 두게 만든다. 보통 사람들은 충격적 사건을 겪게 되면 해석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하지만 자기와 상관없는 사건을 볼 때 멀리서 해석하기'만' 하려 한다. 우리는 영화를 단지 그런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 삶으로 가져옴으로써 실천하고 참여하려 한다. 다른 사람의 아픔에서 멀어지기보다는 그 아픔에 동참하려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태생부터 다른 사람의 삶에 참여하며 생존해왔다. 배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라는 타자의 삶이 우리 자신을 창조해왔고, 그런 엄마의 삶에 참여해왔다. 이처럼 인간은 존재 자체가 관계적이다.? 21p

미하일 바흐친Mikhail Bakhtin(2006)에 따르면, 혁신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수많은 작은 변화들의 산물이다. 하지만 우리는 혁신을 이야기할 때 아주 거대한 사건에만 집중한다. 그러다 작은 변화들을 놓치곤 한다. 우리는 작은 변화들에 친숙해져서 그것을 자각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진정한 혁신이란 그런 작은 변화들로부터 시작된다. 30p

서울로 향하는 길에서 만섭은 그 명령을 머리에서 지우기 위해 여느 때처럼 노래를 부른다.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부를 때 늘 신이 났던 만섭은 온데 간 데 없었다. 유행가 가사가 더 이상 즐겁지 않았다. 신의 목소리는 만섭의 가슴을 찢고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그들과 함께하라고. 그들에게 돌아가라고. 그들이 만섭이라고! 그때였다. 만섭은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핸들을 광주로 꺾었다. 지금까지 만나본 적도 없고 경험해본 적도 없는 새로운 자기가 내면에서 뿜어져 나온 것이다. 60p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때론 잘못을 저지르고 때론 부끄러운 행동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부끄러움을 대하는 태도이다. 눈앞의 이익만을 쫓으며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는 전혀 무관심한 이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인권을 더럽히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공동체를 위협하는 망언을 서슴없이 쏟아낸다. 돈만 된다면 정의, 자유, 평화 등 숱한 희생으로 얻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쉽게 수단화한다. 목적과 수단이 거꾸로 가는데도 부끄러움이 전혀 없다. 85p

도스토예프스키의 다성적 관점은 인간에 대한 이타적 이해에 기반한다. 인간 존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밖에서 고려할 수 없다. 신체가 어머니의 뱃속 모체 내에서 형성되는 것처럼, 인간의 의식은 다른 사람의 의식에 둘러싸인 채 눈을 뜬다. 인간은 자신을 바라볼 때에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서' 바라본다. 따라서 인간의 존재 자체는 깊은 의사소통이다. 삶이란 본질상 대화적인 것이다. 산다는 것은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화에 참여한다는 것은 자기만의 것들을 내려놓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 학력, 경험, 배경 들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115p

우리는 침묵을 잃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것이 대화가 아니라 침묵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침묵을 견뎌내지 못한다. 마치 반드시 채워야 하는 빈 공간쯤으로 여긴다. 그렇게 쏟아내는 대화가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여 침묵을 어떻게든 없애려 한다. 그러다보니 어떻게든 목소리를 크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지게 된다. 그래야만 상대방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오히려 침묵이다. 상대와 나 사이를 채우고 있는 침묵이라는 공간에서 우리는 나 자신은 물론 상대방에게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잠시 멈추고 성찰하는 공간, 그것이 바로 대화에서 주어지는 침묵이다. 127p

리더는 완벽하거나 항상 승리하거나 철벽과 같은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취약하고 연약하지만 벼랑 끝에 서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리더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고통을 감내하는 사람이다. 리더의 자리는 오로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심장까지 내주어야 하는 참혹한 자리이다. 누구든 리더 자리에 앉아 권력에 취하게 되면 순식간에 마음이 병들게 되어 괴물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리더의 자리는 무겁고 두려운 자리이다. 172p

위키피디아의 성공요인은 모든 의견을 존중하는 개방성에 있다. 브리태니커가 소수 전문가들의 의견만을 수용하는 방식은 기존의 수직적이고 지도자 중심의 과거 리더십 모형을 답습하는 것이었다. 과거의 조직에서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와 권한이 리더에게 집중되어 있었고 하부의 구성원들은 리더가 지시하는 업무만을 성실히 수행하면 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그 방식이 한계가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그리하여 수평적이고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틀을 갖춘 위키피디아가 성공한 것이다. 오늘날 문화 자체가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인 구조로 변화한 것이다. 199p

용서 행위가 만델라처럼 대단한 사람만이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물론 만델라는 비범한 사람이었고, 이런 능력으로 대통령이라는 위치에 오를 수 있었으며, 권력의 중심에서 용서를 실천했기 때문에 사회적 변혁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만델라가 지 극히 작고 약한 계층에 속해 있을 때나 권력의 중심에 있을 때나 동일하게 용서를 실천했다는 사실이다. 용서는 여유로운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생존본능이다. 210p

인간은 과거를 지울 수 있는 버튼이 없다. 우리의 과거는 그 것이 좋든 싫든 영원히 우리의 삶에 연결될 수밖에 없다. 과거의 상처는 용서 없이는 절대로 치유될 수 없다. 용서는 상처를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시키는 통로이다. 잘못된 용서는 오히려 상처의 메커니즘을 강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단순히 잊어버리는 것을 용서로 착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용서는 상처의 기억을 보존하면서 철저히 상처의 파노라마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역설적 작업이다. 223p

용서하는 사람은 밝고 따뜻하다. 보복하는 사람은 그늘지고 차갑다. 밝고 따뜻한 곳에서는 열매를 맺지만, 어둡고 차가운 곳에서는 생명이 시들어 죽는다. 따라서 용서의 행위는 우리의 생존본능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행동양식이다. 231p

떠나는 키팅의 모습을 배웅하는 앤더슨의 마지막 얼굴은 다름 아닌 우리의 얼굴이다. 키팅은 위험을 감수하며 진실을 말했던 리더였다. 그런 리더가 보였던 진심을 너무 잘 알기에 슬퍼하는 앤더슨의 얼굴은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얼굴이다. 수많은 앤더슨이 책상 위로 올라가 키팅을 불렀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책상에 얼굴을 파묻은 학생들도 있었다. 250p

정의와 진리를 억누르는 권력의 지배를 의식하지 못하게 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권력에 머리를 숙이기 시작하면 부정과 불의에 고개 숙이고 외면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모든 것은 운명으로 정해져 있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고 체념하는 것이 정당화된다. 그것이 비굴한 삶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27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