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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탄생 + 죽이는 화학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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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품의 분류

    책소개

    괴물이 눈을 뜨며 과학소설이 태어났다!
    과학, 역사, 문학이 행복하게 만난 [프랑켄슈타인] 탄생 비화


    최초의 과학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전작 [죽이는 화학]에서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속 독약을 둘러싼 과학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던 캐스린 하쿠프가 이번에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과학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세상에 미친 영향과 함께 이 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그 이면의 과학에 대해 살핀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해냈고, 프랑켄슈타인을 창조한 메리 셸리는 그야말로 괴물 같은 소설을 세상에 내놓았다. 메리 셸리가 살았던 정치적·사회적·과학적 세계와 그녀의 개인사가 씨줄과 날줄을 형성하여, [프랑켄슈타인]의 창작 과정이 태피스트리 형태로 완성되는 이 책은 문학 애호가나 과학 독자 모두를 만족시킬 만하다.
    이 소설에서 괴물은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창조되었을까? 만약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현실세계에 존재했다면 괴물을 창조하면서 어떤 일을 겪었을까? 화산 폭발, 인공 생명, 화학 혁명에서부터 실험적 수술, ‘괴물들’ 그리고 인간 사체에 행한 전기 실험에 이르기까지, [괴물의 탄생]은 메리 셸리에게 영향을 주고 그녀의 가장 유명한 창작물에 영감을 불어넣은 과학과 과학자들에 대해 살펴본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작품 속 불운한 희생자들을 제거하는 데 독약을 즐겨 사용했다. 그 어떤 살인 도구보다도 독약을 많이 동원했으며, 때로 독약은 이야기의 핵심을 푸는 열쇠였다. 크리스티는 결코 아무렇게나 치명적인 물질을 선택하지 않았다. 각각의 독약이 지닌 특성들은 종종 살인범들을 잡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었다. 어떻게 그토록 치명적인 화합물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살인범들은 그것을 어떻게 치밀하게 사용했으며, 탐정들은 그 비밀을 어떻게 밝혀냈을까?

    출판사 서평

    프랑켄슈타인은 어떻게 괴물로 오해받았나?
    십대 여성이 써낸 ‘과학시대를 위한 창조신화’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뒤에 숨은 이야기들


    1816년 6월의 비바람이 치는 어느 밤, 제네바 호숫가의 별장 ‘빌라 디오다티’에서는 기묘한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다섯 명의 참석자 중에는 낭만파 시인 바이런과 퍼시 비시 셸리, 그리고 메리 셸리도 있었다. 바이런은 이날 재미삼아 참석자들에게 각자 유령 이야기를 써보자는 제안을 한다. 정작 제안을 한 바이런은 유령 이야기를 쓰다가 이내 관심을 잃었지만, 그가 무료함을 떨치려는 생각에 가볍게 한 이 제안은 ‘과학소설’이라는 장르의 문을 연 작품을 낳는 계기가 되었다. 바로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이다.
    메리는 곧장 소설을 쓰는 일에 착수하지 못했다.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하며 보내던 어느 날, 그녀는 꿈을 꾸었고, 그 꿈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다.

    나는 불경한 기술을 지닌 창백한 학생이 자기가 한데 조립한 것의 곁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몸을 뻗고 누운 남자의 무시무시한 환영이 보이는가 싶더니, 곧 어떤 강력한 엔진이 작동하면서 그것이 생명의 징후를 보이며 불안한, 반쯤 살아 있는 듯한 움직임으로 흔들렸다.

    이 꿈을 모티프로 해서 1818년, 후대에 문학적 상상력에 불을 지피고 대중문화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 희대의 소설이 세상에 나왔다. 메리가 쓴 것은 바로 ‘생명 창조’에 관한 소설로, 대담한 발상과 상상력이 넘치는,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데뷔작이었다.

    19세의 여성, 최초의 과학소설을 쓰다
    메리 셸리(1797~1851)는 무신론자이자 급진적 사상가인 윌리엄 고드윈과 [여성의 권리 옹호] 같은 초기 페미니즘 저작을 쓴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부터 비범했던 그녀는 성장 과정 또한 순탄치 않았다. 메리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 울스턴크래프트가 산욕열로 세상을 떠났고, 몇 년 후 아버지 윌리엄 고드윈은 재혼했다. 고드윈의 집에는 아이가 다섯이 있었지만 이 중에서 같은 부모를 가진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을 정도로 이 집의 가정사는 복잡했다. 일찍이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여성의 교육에 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에 관한 책도 썼지만, 고드윈은 당시 으레 그랬던 것처럼 여자아이들은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교육했다. 그럼에도, 이 집에서는 읽고 토론하기가 일상적인 활동이었고 당대의 지식인들이 빈번하게 드나들었다. 명민한 메리의 지성은 이런 특이한 환경을 바탕으로 무럭무럭 성장했다. 메리가 훗날 남편이 된 퍼시 비시 셸리를 처음 만난 것도 아버지의 집에서다. 당시 이미 결혼한 상태였던 퍼시는 메리와 도피 여행을 떠났고 이후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는 방랑 생활을 계속한다. 그리고 이런 여행들에서 만난 풍경, 아이디어, 인물의 조각들은 곧이어 탄생할 소설의 자양분이 되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초판으로 겨우 500부 찍었을 뿐이고, 메리의 이름을 달고 나오지도 않았다. 게다가 책이 출간된 날 메리는 또다시 여행길에 올라 있었다. 프랑켄슈타인이 자신의 창조물을 버려두고 도망친 것처럼, 메리도 세상에 나온 [프랑켄슈타인]의 곁을 지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마치 괴물처럼, 자신만의 생명력으로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5년 넘게 외국에서 생활하다 메리가 영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유명해져 있었다. 유명세는 메리가 영국으로 돌아온 1823년 초연된 [추정, 또는 프랑켄슈타인의 운명]이라는 연극 덕분에 더욱 커져갔다. 책으로 접한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통해 이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비록 이야기의 뼈대는 그대로 두었지만, 연극은 [프랑켄슈타인]의 많은 부분을 각색했다. 특히 원작에서 말을 조리 있게 하고 명석했던 창조물은 멍청하고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바뀌었고, 빅터 프랑켄슈타인에게는 원작에 없던 조수도 한 명 생겼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이 창조주가 아니라 창조물인 괴물의 이름으로 혼동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1831년에는 저명한 영국 소설 전집에 [프랑켄슈타인]이 포함되면서 메리는 소설을 손질할 기회를 가졌다. 1818년 판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 소설의 배후에는 과학적 진실이 놓여 있다
    크리스티가 사용한 흥미로운 독약과 그를 둘러싼 현실과 가상의 이야기


    '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는 역대 가장 성공한 소설가라는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오직 성경과 셰익스피어만이 그녀의 작품보다 많이 팔렸다. 크리스티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야기꾼이자, 언뜻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수수께끼를 던져주는 시험관이었다.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들은 그녀가 속임수의 명수임을 거듭 증명해 주었다. 단서들을 공정하게, 숨김없이 드러냈으나 독자들은 자기만의 그릇된 결론에 도달했다. 마침내 살인자가 밝혀졌을 때 독자들은 자책하며 화를 내거나, 부당하다고 외치면서 책의 첫 장으로 되돌아갔다.

    크리스티는 위험한 약물에 관한 상세한 지식을 십분 활용했다. 크리스티가 사용한 독약 배후에는 과학의 진실이 놓여 있다. 이 책은 크리스티가 작품 속에 독약을 둘러싼 과학적 진실을 혼합해 넣은 방식들에 주목한다. 그리고 크리스티가 사용한 14가지의 흥미로운 독약과 그를 둘러싼 현실과 가상의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14편의 소설, 14개의 독약
    소설이라고 해서 모두가 꾸며낸 이야기는 아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작품 속 불운한 희생자들을 제거하는 데 독약을 즐겨 사용했다. 그 어떤 살인 도구보다도 독약을 많이 동원했으며, 때로 독약은 이야기의 핵심을 푸는 열쇠였다. 크리스티는 결코 아무렇게나 치명적인 물질을 선택하지 않았다. 각각의 독약이 지닌 특성들은 종종 살인범들을 잡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었다. 어떻게 그토록 치명적인 화합물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살인범들은 그것을 어떻게 치밀하게 사용했으며, 탐정들은 그 비밀을 어떻게 밝혀냈을까?

    크리스티의 방대한 화학 지식이 바로 이 책의 배경이 되었다. 저자는 애거서 크리스티가 쓴 14편의 추리 소설에서 살인마가 사용한 독약을 샅샅이 파헤친다. 왜 특정 화학 물질이 살인 도구로 작용하는지, 우리 인체 내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크리스티가 영감을 얻었을지도 모를 실제 독살 사건들, 그리고 소설이 쓰인 당대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 독약들을 입수하고, 주입하고, 검출해낼 가능성을 살펴본다.

    매우 정확하게 씌여진 추리 소설
    독물은 모든 곳에 존재하며 독물 없이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크리스티는 독약에 관해 갖고 있는 지식은 확실히 이례적일 정도로 뛰어났다. 그녀의 작품은 실제 독살 사례에서 병리학자들에게 참고 자료로 읽혔다. 그녀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병원의 약품 조제실에서 일했다. 이후 화학 및 약학의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자격시험을 거쳐 마침내 정식 조제사가 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런던 대학 병원에서 조제사로 근무했다. 크리스티의 첫 번째 추리 소설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1920)은 당시 조제 약품으로 활용되던 스트리크닌(strychnine)을 십분 활용했다. 이 작품은 의학 저널에 소개되며, "이 소설은 매우 정확하게 씌어졌다는 매우 드문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크리스티는 독약을 언제나 정직하게 사용했다. 독자들에게 공정하게 단서를 제공했으며, 추적 불가능한 독약은 결코 사용하지 않았다. 독성학의 창시자인 파라켈수스(Paracelsus, 1493~1541)는 "독물은 모든 곳에 있으며 독물 없이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투약 정도에 따라 독약이 되거나 치료제가 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는 이 말의 의미를 잘 알았고 예상하지 못한 색다른 독약, 예를 들어 니코틴이나 리신을 사용해 놀라운 효과를 만들어냈다. 독약의 증상과 이용 가능성, 그리고 판독은 사건의 단서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크리스티의 소설만이 갖는 특징적인 구성에 기여했다. 예를 들어, 놀라운 구성이 돋보이는 소설 [다섯 마리 아기 돼지(Five Little Pigs)]에서는 독미나리를 사용했다. 약물이 체내에서 작용하는 방식, 맛, 실제로 효과를 나타내기까지 걸리는 시간 등 모든 것이 소설 속 시간표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크리스에 남편인 퍼시 셸리의 기여가 상당했다면 1831년 판은 온전히 메리의 소설로서, 오늘날 가장 많이 읽히는 것도 이 판본이다. [괴물의 탄생]에서는 1818년 판과 1831년 판을 똑같이 비중을 두고 다루면서 두 판본에서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짚어본다. 특히 1831년 판은 퍼시의 영향이 비교적 컸던 초판과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다.
    대중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해서 메리의 형편이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극작가나 극장이 원작자에게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연극이 상연되고 있을 때 이미 퍼시는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후였고, 아들과 의절했던 시아버지는 며느리와 손자에게 최소한의 경제적 지원만을 (그것도 후에 갚아야 한다는 조건으로) 해주었을 뿐이다. 메리 셸리는 자신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꾸준히 글을 팔고 책을 써서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며 하나 남은 아들을 키웠다.

    [프랑켄슈타인]의 이면에 숨은 과학
    [프랑켄슈타인]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따라가는 이 책은 그 창작의 바탕을 두 방향으로 나누어 추적한다. 하나는 메리 셸리의 일생을 따라가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향은 당대의 과학적 발전, 특히 소설의 주인공 프랑켄슈타인이 ‘창조물’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전기와 화학의 발전을 좇아가는 것이다.
    18세기는 그야말로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을 이룬 시대였다. 과학과 자연철학은 아직 분화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과학은 점차 부유한 개인의 취미활동에서 전문가들의 활동으로 진보하기 시작했다. 과학은 당대에 유행하는 철학이었고 사교 모임에서 인기 있는 화제였으며, 새로운 과학적 발견은 대중 강연과 시연을 통해 알려졌다.
    비금속을 금으로 만들고 생명을 연장한다고 믿어온 연금술은 힘을 잃기 시작했다. 소설에서도 프랑켄슈타인은 처음에 연금술에 심취하여 파라셀수스나 아그리파 등 ‘위대한 연금술사’의 책을 읽으며 심취한 것으로 묘사된다(이것은 메리가 남편 퍼시의 대학 시절에서 따온 것으로, 프랑켄슈타인은 퍼시와 당대의 유명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 등의 인물을 섞어서 창조해낸 캐릭터다). 그러다 대학에서 당대의 가장 유망한 학문인 화학에 눈을 뜨고 이내 누구보다 뛰어난 학자가 된다. 그런 프랑켄슈타인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해내겠다고 결심한 것은 비의적인 연금술과 새로운 학문의 결합으로만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당시 화학 분야에서 과학적 발견의 상당 부분을 일궈낸 것은 전기였다. 18세기가 시작될 무렵 유일하게 알려져 있던 전기현상은 정전기뿐이었다. 그러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그 유명한 연 실험으로 번개가 자연의 전기현상이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1745년에는 레이던병이 발명되어 전기를 모으고 필요할 때 공급받는 것이 가능해졌다. 1800년에는 최초의 전지라 일컬어지는 볼타 전퇴가 발명되어 전기를 좀더 정교하게 통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책에서는 동물전기를 둘러싼 갈바니와 볼타의 논쟁이 상세히 다뤄지는데, 이 논쟁은 생물전기와 전기화학이라는 새로운 과학 분과와 갈래를 만들어낸 중요한 사건이었다. 당시에 전기는 죽은 자를 되살릴 잠재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고, 사람들은 전기가 어쩌면 생명력이나 생명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메리 셸리는 이런 사실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이것이 [프랑켄슈타인]에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생명체를 ‘창조’하는 과학적 바탕이 되었다.

    괴물은 어떻게 태어났나
    [괴물의 탄생]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어떻게 자신의 ‘창조물’의 ‘재료’인 시체들을 모았을지, 시체를 어떻게 보존했을지, 그리고 어떻게 생명을 불어넣었을지를 하나하나 짐작해가며 설명하고, 그러면서 당시 과학계의 풍경을 생생하게 펼쳐 보여준다.
    18세기에 의학이 발달하면서 해부학은 의사가 되고자 하면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것이었고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의대와 사설 해부학 학교는 물론이고 대중을 대상으로 한 해부학 시연도 심심치 않게 열렸다. 영국에서는 처형된 범죄자들의 사체가 해부대 위에 올랐는데, 범죄자들만으로는 필요한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티 추리 소설의 독창성과 과학적 정확성


    이 책 [죽이는 화학]은 크리스티의 14편의 추리 소설에서, 14개의 독약을 추적한다. 그리고 크리스티에게 영감을 주었거나 혹은 그녀의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을지도 모를 실제 사건들을 다룬다.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에 매혹되었던 독자는, 이제 이 책을 통해 그 서사의 이면에 자리 잡은 과학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크리스티가 그 과학 지식들을 작품 속에 혼합해 넣는 방식들의 진가를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크리스티의 작품들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 1920)]
    [부부 탐정(Partners in Crime, 1929)]
    [에지웨어 경의 죽음(Lord Edgware Dies, 1933)]
    [3막의 비극(Three Act Tragedy, 1935)]
    [벙어리 목격자(Dumb Witness, 1937)]
    [죽음과의 약속Appointment with Death, 1938)]
    [살인은 쉽다(Murder is Easy, 1939)]
    [슬픈 사이프러스(Sad Cypress, 1940)]
    [다섯 마리 아기 돼지(Five Little Pigs, 1942)]
    [빛나는 청산가리(Sparkling Cyanide, 1945)]
    [헤라클레스의 모험(The Labours of Hercules, 1947)]
    [비뚤어진 집(Crooked House, 1949)]
    [패딩턴발 4시 50분(4.50 from Paddington, 1957)]
    [창백한 말(The Pale Horse, 1961)]
    (출간 연도 순) 덕분에 ‘사체 판매업’은 수익성 좋은 사업이 되었고, 묘지에서 최근에 매장된 시체를 파내어 해부학 학교에 팔아치우는 ‘시체 약탈자’들이 창궐했다.
    빅터는 창조물을 만들기 위해 그 재료가 될 ‘신선한’ 시체를 구했다. 재료를 다 구했다면 이번에는 시체를 썩히지 않고 보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소설에서 빅터가 창조물을 완성하는 데는 몇 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게다가 계절은 여름이었다. 소설에서는 부패를 막기 위해 빅터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상세한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 지은이는 해부학 표본을 보존하기 위한 당시의 방법을 상세히 설명해주지만, 이 중 어느 것도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창조물의 재료를 보존하는 데에 크게 소용이 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재료를 보존하는 데 성공했다면 그다음은 조립이다. 빅터가 창조물을 어떻게 조립했을지를 상상하며, 지은이 하쿠프는 이식수술의 역사를 훑는다. 처벌로서, 전쟁에서 혹은 결투에서 코를 베이는 일이 많았던 그 옛날, 가장 흔했던 ‘이식수술’은 코가 있던 자리에 팔의 피부 조각을 떼어내 붙이는 것이었다. 그 외에 문헌으로 존재하는 심장 이식 수술이나 개를 대상으로 했던 머리 이식 수술에 관한 내용도 다루며, 아직 혈액형의 존재를 몰랐던 시절 수혈의 역사에 대해서도 살핀다. 다양한 사체에서 재료를 모아 조립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면역반응을 어떻게 극복했을지, 또 부속을 모아 만든 이 창조물이 잡종 인간일지 아니면 새로운 종일지 하는 흥미로운 질문도 던진다.
    사체의 근육에 전기로 자극을 주어 움직이게 하는 것을 뜻하는 ‘갈바니즘’은 프랑켄슈타인이 창조물에게 생명을 불어넣었을 것이라 추정되는 과학으로서 상세히 다뤄진다. 영화와 뮤지컬 등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흔히 창조물이 번개 치는 밤, 번개의 전력을 모아 생명을 얻었다고들 생각하지만 소설에서는 창조물이 어떻게 생명을 얻게 되었는지도 모호하게 넘어가고 만다. "나는 생명의 기구들을 내 주변으로 그러모아, 발치에 놓여 있는 생명 없는 물체에 존재의 불꽃을 불어넣으려고 했다"라는 문장이 전부다. 다만 이 문장에서 ‘불꽃’이 전기로 인해 생성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1831년 판 서문에 갈바니즘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다, 프랑켄슈타인이 어린 시절에 벼락 맞은 나무가 산산조각 난 모습을 보고 전기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는 설명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8세기와 19세기 초반에 전기는 새롭고 신기한 발견으로, 사람들은 전기와 관련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매혹되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사체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창조물의 몸체에 (아마도 전기로)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지만, 전기를 이용해 죽은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실험은 당대에도 몇 차례 시도되었다. 당대 최고로 유명한 해부학자이자 외과의사인 존 헌터는 교수대에서 사형된 죄수를 되살리고자 했지만, 사망한 지 꽤 시간이 흐른 뒤에 실험을 할 수밖에 없었고 물론 성공하지 못했다. 사체에 전기를 흘려넣어 죽은 다음에 움직이게 하는 실험(갈바니즘)은 대중적으로 시연되며 큰 논란을 낳았다. 개구리 다리로 시작된 실험은 나중에는 소 머리, 심지어는 사형수의 머리에 전기로 자극을 주는 선정적인 실험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런 실험의 영향으로 물에 빠진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진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전기 충격 요법이 때때로 동원되었다.
    초판이 출간된 지 20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프랑켄슈타인] 속 과학은 여전히 가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어쩌면 과학적 사실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은 요즘에는 유전자 조작이나 줄기세포 연구 같은 과학 소재를 논할 때 많이 거론되곤 하며, 늘 새로운 과학과 연관되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만큼 이 소설이 여전히 힘을 가지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다양한 논쟁점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추천사

    "과학과 역사가 버무려진 하쿠프의 재미난 이 책은 과학 독자와 문학 애호가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명쾌하고도 재미있는 책."
    - 커커스

    "... 과학소설의 발전에 관심 있는 사람 그리고 이 장르 최초의 작가 중 한 사람의 고단한 삶에 관심 있는 사람을 매혹시킬 책."
    - 라이브러리 저널

    "생존 당시의 화학, 생물 그리고 전기에 관해 급속히 확장되던 지식에 메리 셸리가 얼마나 노력을 쏟았는지 명징하게 보여주며, [프랑켄슈타인]이 심박 조율기 같은 기술적 발전에 어떻게 영감을 주었는지 되새기게 한다."
    - 월스트리트 저널

    목차

    들어가며

    I. 착상
    1. 계몽
    2. 발전
    3. 가출
    4. 발생기

    II. 창조
    5. 교육
    6. 영감
    7. 수집
    8. 보존 처리
    9. 조립
    10. 감전
    11. 소생

    III. 탄생
    12. 생명
    13. 죽음

    맺음말
    감사의 말

    부록-사건 연대표
    참고문헌

    애거서 크리스티의 독약 조제실

    A 비소 : 살인은 쉽다
    B 벨라도나 : 헤라클레스의 모험
    C 청산가리 : 빛나는 청산가리
    D 디기탈리스 : 죽음과의 약속
    E 에세린 : 비뚤어진 집
    H 독미나리 : 다섯 마리 아기 돼지
    M 바꽃 : 패딩턴발 4시 50분
    N 니코틴 : 3막의 비극
    O 아편 : 슬픈 사이프러스
    P 인 : 벙어리 목격자
    R 리신 : 부부 탐정
    S 스트리크닌 :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T 탈륨 : 창백한 말
    V 베로날 : 에지웨어 경의 죽음

    감사의 말
    부록1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과 사인
    부록2 독약과 화학 물질의 구조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범죄의 여왕' 데임 애거서 메리 클래리사 크리스티(1890~1976)는 역대 가장 성공한 소설가라는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오직 성경과 셰익스피어만이 그녀의 작품보다 많이 팔렸다(그리고 셰익스피어보다 더 널리 번역되었다). 크리스티는 최장기 공연 중인 연극 [쥐덫(The Mousetrap)]을 쓴 작가이자, 가장 유명한 허구적 탐정을 하나도 아닌 둘씩이나 창조해냈다. 에르퀼 푸아로와 마플 양 말이다. 찬사와 상패와 메달이 그녀 앞에 수북이 쌓여 있으며, 여전히 수백만의 사람들이 크리스티의 책과 연극을 사랑해 마지않는다.
    많은 이들이 그녀가 성공한 비결을 찾으려 시도했다. 크리스티는 언제나 자신을 '대중' 작가라 여겼다. 자신의 소설이 위대한 문학 작품 혹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은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살인을 즐기거나 불필요한 폭력으로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려 하지도 않았다. 책 속 여기저기에 시체가 등장하지만, 그들이 불러일으키는 반응은 호기심에 가까웠다. 단서와 눈속임, 뛰어난 추론에 대한 기대로 독자들이 미소 짓게 만들었다. 그녀는 이야기꾼이자 즐거움을 제공하는 사람이었으며, 언뜻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수수께끼를 던져 주는 시험관이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독약 조제실' 중에서 / pp.9~10)

    어포테커리즈 홀(Apothecaries' Hall)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크리스티는 조제실에 함께 근무하는 동료로부터 화학 및 약학의 이론적 측면을 배운 것은 물론 실무 경험을 쌓았다. 병원에서 일하고 배우는 데 더해 토키에 있는 약국의 약사 미스터 P에게서 개인 교습도 받았다. 어느 날 교육의 일환으로 미스터 P가 좌약을 만드는 올바른 방법을 보여 주었다. 몇 가지 기술이 필요한 까다로운 과제였다. 미스터 P는 카카오 기름을 녹인 다음 약물을 첨가했다. 그리고 좌약이 만들어지는 정확한 순간에 약물을 상자에 담아 숙달된 솜씨로 '100분의 1'이라고 적어 두었다. 하지만 크리스티는 조제 과정에서 미스터 P가 100분의 1이 아니라 10분의 1을 첨가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확신했다. 1회분으로 필요한 것보다 10배가 많은 양이었고, 이는 복용하는 사람에 게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었다. 그녀는 몰래 계산을 다시 해 보았고 실수를 확인했다. 미스터 P에게 그의 실수를 드러내 보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위험한 약물을 조제한 데 뒤따를 결과가 두려웠다. 크리스티는 움직이는 척하다 좌약을 바닥으로 떨어뜨렸고 땅에 떨어진 약을 짓밟아 버렸다. 그녀는 잘못을 거듭 사과하며 엉망진창인 바닥을 깨끗이 치웠다. 좌약이, 이번에는 정확하게 희석된 상태로 다시 만들어졌다.
    미스터 P는 미터법을 사용해 정량을 계산했다. 당시 영국에서는 야드파운드법이 훨씬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크리스티는 미터법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녀가 말했듯이 '만일에 잘못되면 10배가 잘못되는 엄청난 위험' 때문이다. 소수점을 엉뚱한 데 찍음으로써 미스터 P는 심각한 계산 착오를 저질렀다. 당시 대부분의 약사들은 그레인(grain)이라 불리는 단위로 약물을 재고 나누는 전통적인 약제 계량법에 익숙했다.
    미스터 P의 실수와 같은 세부 사항에 대한 부주의만이 크리스티를 괴롭힌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에는 미스터 P가 주머니에서 갈색 덩어리를 꺼내더니 그게 무엇이라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크리스티는 당혹스러웠다. 미스터 P는 갈색 덩어리가 쿠라레(curare)라고 하는 남아메리카 사냥꾼들이 화살 끝에 묻혀 사용하는 독약이라고 설명했다. 쿠라레는 먹어서는 전혀 문제가 없는 안전한 화합물이지만 혈액으로 직접 주입되면 치명적인 물질이었다. 미스터 P는 쿠라레가 '자신을 매우 힘 있는 사람처럼 느끼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했다. 거의 50년이 지난 후 크리스티는 몹시 당혹스러운 인물인 미스터 P를 [창백한 말(The Pale Horse)]에서 약사로 부활시켰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독약 조제실' 중에서 / pp.12~13)

    애거서 크리스티의 1939년 작품 [살인은 쉽다]는 제목이 정말 적절 한 책이다.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불과 1년 동안 7명이 살해당한다. 살인에 쓰인 방법은 다양했고 사고사나 자연사처럼 보이

    어떻게 십대 소녀가 2세기에 걸쳐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영감과 두려움을 안기는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작품 속 악명 높은 괴물이 신체 조각들을 그러모아 만들어졌듯이, 메리는 자기 삶의 자투리들을 꿰어 맞춰 부분의 합보다 훨씬 훌륭한 소설을 써냈다. 여행에서 본 풍경, 만났던 사람들과 그동안 읽었던 책들에서 받은 수많은 영향들이 이 작품을 만들어냈다.
    (/ p.14)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이후에 등장한 거의 모든 미치거나 사악한 과학자 캐릭터의 전형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빅터에 대해 품고 있는 인상은 메리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나 연극에서 형성된 것이거나, 그런 영화와 연극 이후에 나온 프랑켄슈타인 유형의 과학자 연기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히스테리와 집착, 사악한 야망에 가득 찬 과학자라는, 여러분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지도 모를 과학자 상은 1816년에 메리 셸리가 창조한 캐릭터와는 무척이나 다르다. 메리가 묘사했던 주인공은 자신의 과학적 시도에 대해 분명히 목적의식이 있었고 어쩌면 집착적이었을지는 몰라도, 메리는 결코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미친 사람으로 그리지 않았다. 빅터의 작업이 그릇된 길로 들어섰고 그에게 선견지명이 없었을지언정 메리는 결코 빅터의 의도를 사악한 것으로 보여주지 않았다.
    (/ p.110)

    곧 신선한 사체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고 시체에 금전 가치가 생겼다. 18세기 내내 사체 판매업은 수익성 좋은 사업이었다. 해부학자들은 교수형 집행인과 흥정했고 심지어는 유죄 판결을 받고 처형을 기다리고 있는 범죄자들에게 돈을 제안하기도 했다. 몇몇 범죄자들은 곧 사체가 될 자기 몸을 몇 번씩이나 팔아치우기도 했다. 교수대에서 시체를 가로채려고 하는 품위 없는 장면도 벌어지곤 했지만, 그래도 시체는 여전히 충분치 않았다.
    (/ pp.172~173)

    당시에는 전기가 무엇이고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의료적인 목적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은 놀랍지 않다. 오히려 놀라운 점은 결과가 그렇게 나빴는데도 전기에 대한 관심이 그토록 오래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의학적인 효능은 의심쩍었지만 전기는 확실히 몸에 어떤 효과를 일으켰다. 화학적이거나 기계적인 자극이 살아 있는 동물은 물론이고 움직임을 멈춘 지 한참 지난 죽은 동물의 몸에서도 근육에 경련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이다. 전기 자체뿐만 아니라 전기와 신체의 상호작용은 어딘지 특별해 보였다. 이런 실험들은 메리 셸리와 소설 속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창조물을 만드는 동안 생각할거리를 풍부하게 제공했다.
    (/ pp.267~268)

    두 번째 실험에서는 전선을 각각 척수와 발꿈치 신경에 연결했다. 그러자 시신이 다리를 크게 뻗치는 바람에 조수 하나가 고꾸라질 뻔했다. 다음으로 한쪽 전선은 목의 횡격신경에 연결했고 또하나의 전선은 횡격막에 직접 닿도록 흉곽 밑바닥까지 절개해 연결했다. 처음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유어는 전지의 전력을 높여야 했다. 그러자 "시신은 힘겨운 듯했지만 그래도 완벽하게 숨을 쉬기 시작했다. 흉곽이 올라왔다가 내려앉았다. 배도 부풀었다가 꺼졌다. 전기를 공급하는 동안에는 이 과정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다.
    (/ p.299)

    빅터의 야심찬 과학 프로젝트는 사체의 각 부위를 모아서 이어붙인 다음 생명을 불어넣는 것으로 완성되었다. 어떤 기준으로 봐도 깜짝 놀랄 만한 성과다. 자기를 창조주로 숭배할 아름다운 존재를 만들겠다는 빅터의 고매한 야심은 그 존재가 눈을 뜨고 창조주를 쳐다봤을 때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을 때 가만히 뜯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흉측했다. 하지만 근육과 관절을 움직일 수 있게 되자 그것은 단테마저 상상하지 못했을 끔찍한 존재가 되었다." 그동안 이 프로젝트에 푹 빠져 있던 빅터는 자기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를 만들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그것이 생명을 얻은 순간에야 비로소 그는 자기가 무슨 일을 했는지를 실감했다. 창조물의 생김새에 혐오를 느낀 빅터는 그것을 ‘괴물’ ‘악마’ ‘더러운 피조물’이라 불렀다. 이 살아 숨 쉬고 생각하는 존재의게 위장됐다. 첫 번째 희생자 호튼 부인은 오랜 투병 끝에 급성 위염으로 사망한 듯 보였다. 갑작스레 병이 재발하기 직전, 상태가 호전되는 듯했기 때문에 그녀의 죽음은 더욱 비극적이었다. 호튼 부인을 진찰했던 의사마저도 그녀의 갑작스런 죽음에 놀랐다. 그때만 해도 살인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었다. 1년 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자, 그제서야 호튼 부인의 질병과 질환을 둘러싼 상황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위장염은 구토, 설사, 위통과 같은 일련의 증상으로 드러난다. 소화 기관에 발생한 염증이 이러한 증상을 야기하며, 염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보통 노로바이러스(norovirus) 등의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감염, 드물지만 기생충이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며, 음식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생겨날 수도 있다. 보통 감염은 며칠 혹은 몇 주면 깨끗하게 사라진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비소 중독이 있다. 호튼 부인은 오래 앓았다고 묘사되었다. 따라서 최소한 몇 주 이상 아팠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만성 비소 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 그리고 사망 직전에 다량의 비소를 복용했을 것이다.
    호튼 부인의 경우 만성 비소 중독의 증상인 미스라인과 착색이나 피부염처럼 피부에 끼치는 영향들이 밖으로 드러나기에는 시간이 짧았는지도 모른다. 손톱은 한 달에 약 3밀리미터씩 자란다. 비록 복용 후 몇 시간 이내에 손톱이나 머리카락에 비소가 축적이 된다 해도 축적된 부위가 조모(nail matrix, 爪母)와 각피(cuticle, 角皮)를 뚫고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몇 주가 걸린다. 크리스티의 소설 [마술 살인(They Do It with Mirrors)]에서는 살인범이 치밀하게 희생자의 손톱을 잘라내 비소를 검출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완벽하지는 않다. 과거 오랜 시간 동안 중독이 진행되었다면 검출을 방해하기 위해선 손톱을 아예 뽑아 버려야 한다. 그러고 나서도 희생자의 머리카락을 분석한 다면 비소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
    ('A 비소: 살인은 쉽다' 중에서 / pp.49~51)

    청산가리(cyanide)는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에서 자그마치 10편의 장편과 4편의 단편에 등장하여 17명을 해치웠다. 크리스티의 살인마들이 독약을 투여한 방법 또한 창의적이고 효과적이었다. 직접 주입하거나 술 또는 후자극제(smelling salts), 심지어 담배에도 독약을 탔다. 크리스티는 독약은 물론 희생자들이 보이는 증상, 청산가리 공급원을 매우 정확하게 묘사했다. 크리스티의 소설들에 속에 등장하는 살인자 들을 하나둘 차례로 나열하기보다 특정한 한 편의 소설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그 소설은 당연히 [빛나는 청산가리(Sparkling Cyanide]이다.
    [빛나는 청산가리]는 1945년에 씌여졌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부유한 바턴 가문과 그들의 지인, 그리고 주변을 어슬렁대는 사람들이 있다. 소설은 룩셈부르크 레스토랑에서 벌어진 로즈메리 바턴의 비극적인 죽음을 목격했던 사람들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7명의 인물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무대 위에서 쇼가 끝나고 조명이 켜지는 순간이었다. 로즈메리는 샴페인을 한 모금 마셨고 테이블 위로 얼굴을 대고 쓰러졌다. 얼굴은 푸르스름했고 경련으로 손가락이 씰룩댔다. 시안화칼륨(potassium cyanide) 중독이 분명했다. 사인은 자살로 판명났다.
    6개월 후, 로즈메리의 남편 조지 바턴은 로즈메리가 살해됐음을 암시하는 익명의 편지를 받는다.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조지는 아내의 살인범을 잡기 위해 치밀한, 그렇지만 미친 계획에 착수한다. 비극 적인 '자살'이 있은 지 정확히 1년 후 조지는 그날의 파티에 참석했던 6명을 다시 모은다. 그리고 여배우를 데려다 로즈메리처럼 분장시킨다.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그녀를 등장시켜 범인의 자백을 받아내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계획은 장엄하게 실패한다. 조지가 로즈메리를 추억하며 축배의 잔을 마신 직후였다. 얼굴이 파랗게 질리며 갑자 기 테이블 위로 쓰러졌다. 조지가 사망하기까지는 고작 1분에서 2분 정도가 걸렸다. 그의 잔에는 1년 전 그의 아내를 쓰러뜨린 것과 같은 독약이 들어 있었다. 다행히도 조지는 몇몇 용의자의 이름과 자신의 계획을 친구인 레이스 대령에게 미리 알려 둔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 pp.305~306)

    나중의 해석에서는 빅터의 창조물을 갈팡질팡하는 얼간이로 묘사해, 그의 폭력적인 분노를 심통난 아이의 행동 같은 것이거나 아니면 과학을 오용한 결과로 보았다. 예를 들어 1910년에 에디슨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화에서는 ‘빅터의 마음속 사악함’이 작업 과정에서 어찌어찌하여 창조물에게 스며든다. 하지만 메리의 원작에서 창조물은 지적이고 사려 깊으며 감정을 잘 표현했고 움직임이 우아했다. 빅터만 한 과학적인 지식은 없었어도 창조주의 행동이 불러일으킨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빅터보다 훨씬 잘 이해하고 있었다. 스스로 깨우친 지혜가 대학 교육을 받은 빅터보다 뛰어났던 셈이다. 두 살배기치고는 제법이었다.
    (/ p.313)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이 괴물 같은 행동이나 ‘위험한 과학’을 간단히 지칭하는 데 사용된다는 점은 이 소설이 대중문화에 완전히 침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최초의 과학소설이었으며 1910년에 나온 최초의 공포영화에 영감을 주었다. 이 소설은 영화로 여러 번 각색되었을 뿐 아니라 이후에 등장한 여러 과학소설과 공포영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 p.357) 상태였다. 총명한 장교는 그 후 경찰과 함께 범죄를 해결해 나간다.
    1945년에는 많은 독약들을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일부 해독제도 마찬가지였다. 다행스럽게도 상황은 변했지만, 여전히 청산가리는 잔혹하고 무시무시하면서 효과적인 독약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C 청산가리: 빛나는 청산가리' 중에서 / pp.83~85)

    애거서 크리스티의 1935년 작품 [3막의 비극(Three Act Tragedy)]은 그녀의 소설 중 니코틴(nicotine)을 살인 도구로 사용한 유일한 작품이다. 세 명의 희생자(온화한 교구 목사와 저명한 의사, 요양원에 있던 환자)에게는 공통점이 전혀 없어 보였다. 첫 번째 희생자는 처음에는 자연사한 것으로 여겨졌다. 비슷한 상황에서 두 번째 희생자가 거의 동일한 증상을 보이며 사망하자, 타살 의혹이 제기되었다. 세 번째는 목격자의 입을 닫아 버리려는 목적으로 범행이 저질러졌다. 모든 희생자가 치명적인 천연 물질, 니코틴에 의해 신속히 살해되었다. 용의자로 배우, 양재사, 극작가, 심지어 집사도 떠올랐다. 그중 누구에게도 살인 동기는 없어 보였다. 다행히 에르퀼 푸아로가 손길을 뻗쳐 정체 모를 사건을 헤집어 범인을 밝혀낸다.
    대개의 사람들이 니코틴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매년 수천 명이 흡연으로 사망하며, 여기에 니코틴이 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니코틴은 중독(addiction)을 불러일으키는 물질일 뿐, 흡연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은 담배 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른 화합물들이다. 그러나 순수 니코틴은 비록 살인 범죄에서는 드물게 사용됐지만 그 자체로 독성이 매우 높아서 많은 이들을 죽음에 몰아넣었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오히려 범죄에 자주 이용되지 않은 게 의아한 일이다. 어쩌면 너무 흔한 나머지 이처럼 일상적인 물질이 사람을 죽이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걸 우리 스스로가 믿기 주저하는지도 모르겠다.
    ('N 니코틴: 3막의 비극' 중에서 / pp.187~188)

    [죽음이 깃든 집]에서 토미와 터펜스가 조사하려던 비소 중독 사건은 순식간에 대량 살인 사건으로 번졌다. 로이스 하그리브스가 부부 탐정을 방문한 다음 날 아침, 토미는 신문에서 로이스가 죽었다는 기사를 발견한다. 로이스는 독살당할까 두렵다는 말을 남긴 지 채 24시간이 못 돼 사망했다. 두 번째 참사로 시중을 드는 하녀 에스더 퀀트와 두 명의 다른 집안사람, 로이스의 친척 데니스 래드클리프, 데니스의 먼 친척 로건 여사가 함께 앓아누웠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토미와 터펜스는 부랴부랴 로이스의 집인 선리 농원으로 찾아간다.
    토미와 터펜스가 저택에 도착했을 때 데니스는 이미 독약 앞에 무릎을 꿇은 상태였다. 로건 여사는 생명줄을 겨우 붙들고 있었다. 원인은 전날 오후 차를 마실 때 함께 나왔던 무화과 샌드위치인 것 같았다. 처음에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식중독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구토와 설사, 위통 등 전형적인 식중독 증상을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또한 이들 증상은 리신 중독에서도 나타났다. 앞서 로이스를 해치려던 시도가 있었기에 환자를 치료하던 버튼 박사는 범죄를 의심했다. 무화과 페이스트가 분석을 위해 보내졌다.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토미는 무화과 페이스트에 비소가 첨가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버튼 박사에게 내비쳤다. 이전 살인 시도 때 초콜릿 속에 비소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튼 박사는 비소는 이토록 빠른 시간 안에 사람을 죽일 수 없다며 이 가설을 기각했다. 박사는 애초에 강력한 식물 기반 독소가 사용되었으리라 생각했다.
    독약이 무엇이었건 희생자들은 모두 12시간 이내에 죽었다. 오후 4시경 차가 나왔을 테고 로이스와 에스더 퀀트는 신문 마감 전 저녁 시간에 죽었음에 틀림없다. 토미와 터펜스가 조간신문에서 사망 기사를 읽으려면 그 수밖에 없다. 12시간이면 리신으로서도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이었다. 대개는 사흘에서 닷새 동안 앓아누운 후 사망했다. 살인마가 무화과 샌드위치에 특히 많은 양을 넣었던 것일까? 리신은 적은 양에서도 특유의 강한 향이 나는데, 무화과가 그 향을 감춰 주었던 것일까?
    ('R 리신: 부부 탐정' 중에서 / pp.272~273)

    저자소개

    캐스린 하쿠프(Kathryn Harkup)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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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자이자 작가이며 애거서 크리스티의 열렬한 팬이다. 제일 좋아하는 화학 물질인 포스핀(phosphine)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에는 뜨거운 실험실 후드 아래서 오랜 시간 노예처럼 일하는 것보다, 과학에 대해 설명하고, 이야기하고, 쓰는 것이 좀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은 과학의 괴짜 같은 면모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프리랜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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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에서는 생물학의 역사와 철학, 진화생물학을 공부했다. 과학을 넓은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일에 관심이 있어 출판사에서 과학 책을 만들다가 지금은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뷰티풀 사이언스》, 《세포》, 《고래》, 《세상의 모든 딱정벌레》, 《자연의 농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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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행동생태학 연구실에서 '까치의 음성 신호에 의한 의사소통'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 전문 출판사에서 과학 교양서를 기획, 출간하는 편집자로 오랫동안 일하며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이 주는 재미와 경이감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휴머니스트, 2015)를 번역하였고, [사이언스 라디오](휴머니스트, 2016)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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