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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화 : 스타벅스는 어떻게 낭만적 소비자들의 진지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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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스타벅스에는 런던포그라는 메뉴가 있다. 물의 양과 온도, 거품의 양 등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커스텀 메뉴’다. 비록 주어진 메뉴 안에 내 입맛을 반영하는 정도이지만, 이런 커스텀 오더가 가능한 스타벅스는 취향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성지와 다름없다. 이처럼 스타벅스는 도시인이 추구하는 새로운 욕망과 가치를 업고 한국의 거리를 지배하고 있는데,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스타벅스화 ― 스타벅스는 어떻게 낭만적 소비자들의 진지가 되었나]는 이를 ‘스타벅스화’라는 개념으로 규정하고 분석한다.

    스타벅스를 통해 추구되는 새로운 가치
    저자가 스타벅스를 통해 드러낸 새로운 가치는 네 가지다. 첫째는 런던포그다.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모든 것을 서열화하는 사회에서 취향은 타인을 인정하며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이다. 취향을 추구하는 이들은 공동체를 만들어 개인을 비슷한 개인으로 동질화시키는 집단주의—양적 개인주의—에서 개인의 독특성을 존중하는 개인주의—질적 개인주의—의 가능성을 살려낸다.
    둘째는 예의 바른 무관심이다. 외부에서 강제된 선택이 자신의 기호를 압도한다. 어떤 평수의 아파트에 사는지, 얼마짜리 차를 타는지, 자녀는 어떤 학교/학원에 다니는지, 결혼은 왜 안 하는지, 결혼을 했는데 왜 아이는 낳지 않는지 등을 끊임없이 묻고 강요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친 이들은 스타벅스로 도피한다. 친하다는 이유로 혹은 위한다는 이유로 행해지는 이런 무례함 대신 무관심하지만 예의 바른 거리를 유지하려 한다.
    셋째는 공현존이다. 예의 바른 무관심을 찾아 카페로 온 사람들은 옆자리에 있는 다른 손님과는 한마디도 나누지 않지만(대신 런던포그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유대감을 느낀다), 블로그로, 카카오톡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대화하고 교류한다. 신체적 공현존은 가까이 앉은 ‘잘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정서적 공현존은 멀리 있는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얻는다. 홀로 있지만 홀로 있고 싶지 않은 네트워크 개인들의 무기는 스마트폰과 랩톱 컴퓨터다.
    넷째는 노스탤지어다. 인사동 스타벅스의 한글 간판, 문경새재 스타벅스의 기와지붕은 한국적인 것, 원래 그랬던 것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킨다. 그러나 사람들이 열광하는 노스탤지어는 그저 옛것이 아니다. 경쟁과 불안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위로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난다. 옛 목욕탕을 개조한 상업시설에서, 전통 공예품을 볼 수 있는 외국의 소도시에서, 걸을 수 있는 도시에서 낡음과 불편함을 멋짐으로 전복한다.

    소비의 전환, 사치와 과시에서 심미와 윤리로
    이처럼 사회가 강제하는 선택이 아니라 자신만의 취향과 선택을 추구하려는 시도를 저자는 ‘낭만적 탈주’라 한다. 탈주하려는 저항은 탈주에의 두려움과 서로 얽혀 있다. 저자도 지적하듯이, 도피처 스타벅스에만 머물러서는 떠나온 대도시를 바꿔낼 수 없다. 그러나 저자는 취향과 예의 바른 무관심, 공현존으로 무장한 ‘낭만적인 소비자’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낭만적 소비자의 특징은 열성, 기교, 윤리다. 그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취향을 창출하고, 장인이 만든 물건을 찬미하면서 그만큼의 장인정신으로 자신의 취향이 가미된 생산을 덧붙이고, 노동이나 환경 등에 대한 자신들의 윤리적 판단을 소비로써 표현한다. 이제 소비는 과거처럼 사치와 과시의 수단이 아닌 심미와 윤리의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는 만들어진 것만큼이나 스스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소비의 전환을 주도하는 것이 과연 소비자 스스로의 역량과 선택인가, 아니면 또다시 문화산업이 제공한 선택지와 문화자본에 의한 구별짓기로 귀결되느냐일 터다. 저자가 개인의 사유 역량과 더불어 동일성의 폭력에 저항해 인정투쟁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하는 까닭이다.

    목차

    책을 내며

    1부
    대도시의 문화적 위기와 스타벅스

    | 1장 | 런던포그 효과
    | 2장 | 스타벅스라는 도피처
    | 3장 | 스타벅스로 만나는 도시 풍경
    | 4장 | 도시와 기억들

    2부
    낭만적 가치의 부상

    | 5장 | 낭만적 가치 소비하기
    | 6장 | 대중문화에서 드러나는 정서적 에너지의 발현
    | 7장 | 문화적 몰입은 무엇을 주는가

    | 맺음말 | 개성화와 가치 전환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이 책은 스타벅스라는 공간을 통해 대도시의 문화적 위기를 분석하고 대도시인이 추구하는 새로운 욕망과 가치를 드러내려 한다. 스타벅스를 통해 펼쳐지는 대도시인의 지도 만들기mapping는 현대 대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을 드러낸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다. 나를 철저히 보호하고 존중하면서도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상호 모순된 양극이 조화롭게 만나는 관계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대단히 ‘개인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단히 ‘공동체적’인 욕망이 도시인의 마음에 병존한다. 소셜미디어도 그런 양극단의 욕망을 조화시키는 소통 기술로 활약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일기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콘텐츠로 많은 사람의 열광이라는 공동체성을 실현한다.
    (/ p.9)

    스타벅스는 근대인들이 위압적인 객관문화와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도피처다. 스타벅스는 ‘격화되는 시장과 기술 개발이라는 객관문화’와 ‘그런 객관문화를 거역하는 개인들의 주관문화’ 사이의 역학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스타벅스 등 현대의 카페는 19세기의 살롱이나 커피하우스와는 다르다. 19세기 커피하우스는 시민의 자유로운 토론과 계몽이 있는 공론장이었다. 커피하우스가 공론장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적인 토론에서 자신의 정서와 느낌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자기 지식을 자랑하면서 얻는 권력으로서가 아닌) 타인과 소통함으로써 얻는 연대감 때문이었다.
    (/ pp.46~47)

    갑작스런 되물음에 할 말이 없었다. 말인즉슨, 외국 여행객이 이런 시골 도시의 전통 거리까지 올 일이 없었는데, 몇 해 전부터 유럽 사람들이 많이 오더라는 것이다. 자기들은 그냥 이곳 시골 마을에서 수십 년째 공예를 하고 있었을 뿐인데 왜 갑자기 시골 가나자와까지 관광객이 오느냐는 얘기였다. 그것에 대한 나의 설명은 대략 이러했다. 가나자와의 공방 장인들은 변한 게 없다. 그냥 하던 대로 했을 뿐이다. 변한 것은 바깥세상이다. 뉴노멀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전환 시대에 아메리칸 드림과 유러피언 드림 모두가 불투명해지고, 경쟁과 불안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위로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게 되었다. 그렇게 여행으로써 대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잃어버린 고향 같은 가나자와에서 전통 공예품들을 보며 위로를 얻게 된 것이다.
    (/ pp.93~94)

    기교적 행위를 추동하는 기술 숙련 같은 기저적인 특성으로 인해, 대량 생산된 물건을 소비함으로써 한 사람의 개인성을 표현하거나 자기 만족의 수단으로 재구성하는 데에는 일정 수준의 아비투스가 필요하다. 즉, 기교적 소비자는 문화자본을 지닌 사람들에 가깝다. 기교적 소비자는 충분한 시간과 재력의 여부로 발현되는 ‘자기 과시적 소비’, 재화의 사용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사용하는 ‘영웅적 소비’와 같은 개념 틀을 넘어서는 소비자다. 기교적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 이후 창의적인 자기 표현으로서 2차적인 재가공을 통해 자신의 자아정체성을 획득한다.
    (/ p.127)

    낭만적 가치로의 전환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협력에 기초한 진실, 체험, 신뢰, 향수, 열광 등 감정과 정서가 통합되는 ‘마음의 습관’을 중시한다. 물론 “가치 있는 모든 것은 불안정하다”는 통찰처럼,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은 불안정하다. 가치적 전환은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예술적 감성’과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비즈니스적 효율’, 이 모순된 양자 사이를 적절히 조율하는 과정이다. 이는 토크빌의 전통을 이어받은 파커 파머 등이 주장하듯이, 공적인 삶에서 타인의 견해와 자신의 견해를 공존시키는 ‘창조적 긴장’의 과정과 유사하다. 서로 모순된 것을 자신의 마음속에 공존시킬 수 있는 능력, 그러한 긴장을 버텨내는 마음의 습관이 민주주의에 가장 필요한 덕목인 것이다.
    (/ pp.206~207)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23종
    판매수 1,496권

    현재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교수다.
    저서로 [스타벅스화- 스타벅스는 어떻게 낭만적 소비자들의 진지가 되었나], [서열중독], [아르티장- 자신의 나라를 만들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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