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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36

원제 : Jane Ey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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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영국의 작가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산 한 여성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19세기 영국은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였다. 이런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을 위해 희생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이 작품은 이러한 사회에 저항하며 처음으로 당당한 인간으로, 주체적인 존재로서의 여성상을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제인은 스스로를 자신의 주인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여성의 희생과 순종만을 강요하는 사회에 살면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받는 부당한 대우에 분노하고 저항하며 능동적으로 꿋꿋하게 살아나간다. [제인 에어]가 고전으로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다.

    제4차 산업혁명 세대를 위한
    진정한 독서의 길,
    세계문학 ‘축역본의 정본’ 시대를 열다!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세대, 나아가 부모 세대를 위한 가장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세계문학 축역본의 정본 컬렉션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제36권 [제인 에어]. 남녀 성평등 문제는 비단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다. 차별받는 여성의 역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여성은 남성을 위해 존재하는 부수적인 존재로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기는커녕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했던 것을 당연시하던 시대도 있었다. 이런 성차별적인 사회에 저항하며 여성의 주체적 삶을 다룬 작품이 바로 [제인 에어]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할 계획으로 이미 33권을 선보여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계속해서 후속 권들이 출간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 교육은 정답만 찾아, 외우고, 시험 치는 식의 구태의연한 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우려처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시’와 ‘진학’에만 매달리는 교육은 우리 아이들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단언한다. “30년 후에는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직업에서 인간을 밀어낼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 공부보다 책을 읽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출판사 서평

    아무리 평등 사회가 되었다고 해도 우리 사회에는 남녀 간의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지금보다 훨씬 이전 여성들의 주체적 존재로서의 삶을 살며
    부당한 사회적 차별에 당당히 저항했던 인물을 만날 수 있는 작품! [제인 에어]

    이 소설의 주인공 ‘제인 에어’는 아주 당당하게 자기 운명을 개척한 주인공이다. 구약에 나오듯이 창조주께서 남자의 갈비뼈로 여성을 만드신 후, 그 갈비뼈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게 되기까지 참으로 오래 걸린 셈이다. 달리 말하면 남성들이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오랫동안 힘을 행사해온 셈이다.
    그렇게 남성 위주의 세상이 너무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여성적인 가치를 주장하는 모습은 반항과 저항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작품에서 제인 에어는 처음부터 반항아로 나온다. 자신을 부당하게 차별 대우하고 미워하는 외숙모에게 기죽어 지내는 게 아니라 속으로 끊임없이 “부당해, 부당해”라고 외치며, “저를 빨리 학교에 보내줘요. 저는 이 집 이 싫어요!”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10살 먹은 어린 여자아이로서는 지나치게 당차다. 그러고 보니 작품 전체 내용이 그렇게 당당한 저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로우드 학교에서도 제인은 브로클허스트의 체벌에 대해 조금도 수긍하지 않으며 심지어 그녀가 사랑하게 되는 로체스터와의 만남과 대화도 온통 저항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이 그녀에게 그런 저항을 가능하게 했는가? 한마디로 ‘개성을 지닌 한 개인으로서의 자존심,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그 저항의 동력이다. 그 저항의 동력이 그렇게 건강한 것이기에 제인은 언제나 당당하다. 그녀는 자신에게 강압적인 사람들이 이미 지니고 있는 것이 부러워서 저항한 것은 아니다. 그것을 지니지 못한 것이 억울해서 저항한 것 또한 아니다. 그녀는 오히려 그들이 지닌 것을 비웃는다. 그들이 그런 것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우월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그녀는 그들에게 저항한다. 자기가 지니고 있는 가치가 더 소 중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녀는 그들에게 저항한다. 반대로 자신을 그런 인격체로 대우해주는 사람 앞에서는 더없이 부드러워진다. 그런 인물의 대표가 바로 주인공이 사랑하게 되는 로체스터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제인 에어]는 감동적이고 모범적인 연애소설이기도 하다.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 간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어 읽으면 영락없는 연애소설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둘 사이의 연애가 우리가 흔히 보던 로맨스와는 조금 다르다.
    제인은 그가 잘생긴 사람이라서 그에게 꽂힌 것이 아니라고, 그래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 게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그가 결점을 지닌 남자이기에 가까이하게 된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건 로체스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둘은 동등해진다. 결함을 지닌 존재로 동등해진다. 그 동등한 존재끼리 지순한 사랑을 한다. 그 사랑은 자기가 꿈에 그리던 이상적인 존재에게 단번에 꽂힌, 그런 이상적인 존재에게 매혹당한 사랑이 아니다. 자기를 한 인격체로 인정해 주는 존재끼리의 사랑이다. 그 사랑은 결함을 지닌 존재끼리의 대등한 사랑이다. 남자와 여자의 차별, 부자와 빈자의 차별, 귀족과 비천함의 차별이 사라진 사랑이다. 그 사랑은 그 모든 차별을 뛰어넘은 사랑이다.
    제인의 저항이 맹목적인 저항이 아니라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저항인 것은 단순히 기존의 편견을 부정하는 저항이 아니라 그런 당당함을 속에 지닌, 보다 소중한 가치를 속에 지닌 저항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당당하게 저항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속에 지니고 있는 가치가 사람들이 매달리는 기존의 가치보다 훨씬 우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녀는 바로 그 가치를 지니고 있었기에 결국 우월한 존재가 된다.
    소설의 결말을 보라. 제인은 결국 로체스터와 결혼한다. 제인은 불구가 된 그의 눈이 되고 손이 되어 그를 완벽하게 돌본다. 겉으로만 본다면 남편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는 아내의 모습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사실 그렇게 보아도 아름다울 수 있지만 제인과 로체스터의 관계는 그 이상이다. 실은 제인이 로체스터를 위하여 희생하는 것이 아니다. 제인은 그를 돌봄으로써 그보다 우위에 선다.
    무엇으로 우위에 서는가? 사랑으로 우위에 선다. 남성성이 지니지 못한 부드러움으로 우위에 선다. 부드러움과 섬세함으로 남성의 거침, 단순성을 감싸 안고 제압함으로써 우위에 선다. 폭압에 힘으로 저항한 것이 아니라 그 폭압의 거짓됨을 폭로하고, 그 폭압과는 다른 힘으로 그것을 제압하는 것, 제압이라기보다는 감싸 안는 것, 그것이 바로 제인 에어의 저항의 의미다. 그래서 제인 에어의 저항은 통쾌하면서 아름답고, 아름다우면서 감동적이다.
    [제인 에어]는 그렇게 감동적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여류 작가가 쓴 거의 최초의 소설이다. 그래서 흔히 페미니즘 소설의 효시로서도 대단히 중요한 소설이다. 하지만 그녀가 소설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저항은 굳이 여성에게만 국한되지도 않고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에 갇히지도 않는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청소년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질문 [바칼로레아]
    각 작품의 맨 마지막에 주제나 내용과 관련된 중요한 질문들을 실어두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이 질문들에 스스로 답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추천사

    이 시리즈에서 진형준 교수는 30년 넘게 문학교수와 비평가로서 쌓아온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의 작품을 장악하는 비상한 정신과 그 정신을 우리말로 살려내는 탁월한 능력은, 다른 이들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완벽하고 나무랄 데 없는 축역본을 만들어내었다.
    _ 채수환 / 홍익대학교 문과대 영문과 교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업적이다. 어른들 자신도 읽기 힘들어하는 고전을 원전 그대로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요구하는, 우리 사회의 오랜 편견과 오해에 정면으로 맞서 돌파해버리기 때문이다.
    _ 이영목 / 서울대학교 인문대 교수)

    고전을 더 친절하고 더 맛깔스럽게 재탄생시킨 이 놀라운 시리즈는, 많은 청소년에게 책 읽는 즐거움과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기쁨을 누리게 해줄 것이다.
    _ 최복현 / 시인 소설가 번역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요?” 학생들이 자주하는 질문이다. 이제는 입시용 목적 독서가 아닌 순수 독서가 필요하다. 양서(良書)를 찾아 읽어야 한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고 있다.
    _ 신홍규 / 서울중등독서토론논술연구회 부회장)

    세계 명작들은 영양분은 많지만 물로 삼키기 좋은 알약이 아니다.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이 고전 축역본은 청소년은 물론이고 어른에게도 활기와 힘을 주는 비타민이 될 것이다.
    _ 김지나 / 청소년인문교양지 「유레카」 발행인)

    우리 청소년들의 눈높이와 마음 깊이에 꼭 알맞은 문학전집. 신선하고 잘 짜인, 청소년들의 마음을 여물게 하고 영혼을 살찌워줄 보물창고가 될 것이다.
    _ 서형오 / 부산 지산고등학교 교사)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제15장
    제16장
    제17장
    제18장
    제19장
    제20장
    제21장
    제22장
    제23장
    제24장
    제25장
    제26장
    제27장
    제28장
    제29장
    제30장
    제31장
    제32장
    제33장
    제34장
    제35장
    제36장
    에필로그

    [제인 에어]를 찾아서
    [제인 에어] 바칼로레아

    본문중에서

    나는 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짐작도 하지 못한 채 시키는 대로 했다. 순간 그가 책을 집어 들고 내게 던지려는 자세를 취했다. 나는 그제야 위기를 느끼고 몸을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날아온 책에 맞아 쓰러지면서 문에 머리를 부딪혔다. 상처에서 피가 흘렀고 쿡쿡 쑤셔왔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공포감이 절정에 이르자 다른 감정이 공포감의 뒤를 이었다.
    (/ p.13)

    “나는 남들을 속이는 애가 아니에요. 내가 그런 아이였다면 외숙모를 좋아한다고 말했을 거예요. 하지만 나는 존을 빼놓고 는 외숙모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요. 외숙모가 나랑 한 핏줄 이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내가 어른이 되면 결코 외숙모를 보 러 오지 않을 거예요. 누군가 내게 외숙모를 좋아하느냐고, 외 숙모가 내게 잘해주었느냐고 물으면 생각만 해도 메스껍다고, 내게 정말 가혹했다고 말할 거예요. 사람들은 외숙모가 제 은 인이라고 말하지만 외숙모는 인정머리라고는 없는 사람이에 요. 남들을 속이는 사람은 외숙모예요!”
    (/ p.32)

    “그래, 네 외숙모가 네게 친절하지 않았다는 건 확실해. 하지만 그건 스캐처드 선생님이 내가 지닌 결점을 싫어하는 것하고 똑같아. 내게는 결점이 많아. 제대로 물건을 정리하지 못하고 주의도 산만해. 수업 시간에 다른 책을 읽기도 해. 스캐처드 선생님은 그런 나를 싫어하시는 거지, 학생들을 전부 싫어하시는 게 아니야. 외숙모가 너를 그렇게 대한 것도 마찬가지일 거야. 그녀가 싫어하는 결점을 네가 지닌 거지. 그런데 외숙모가 너를 그렇게 매정하게 대한 게 네 가슴에는 정말 깊은 상처를 주었구나! 난 누구에겐가 아무리 구박을 받아도 내 마음에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아. 내 가슴에 증오를 키우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다고 생각해. 나는 우리가 이 육체라는 껍질을 벗어버릴 날, 그래서 우리 생명과 생각의 정수인 영혼의 불꽃만이 남게 될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어. 그 영혼의 불꽃은 창조주께서 피조물들에 생명을 불어넣으실 때처럼 순수한 거야.”
    (/ pp.57~58)

    나는 그렇게 치욕의 걸상 위에 선 채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 교실 한가운데 맨발로 서 있는 벌조차 치욕스러워서 받을 수 없다고 장담했던 내가!
    당시 내가 어떤 심정이었는지는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저 숨이 막히고 가슴이 메어왔을 뿐이다. 그때 한 여학생이 내 곁을 지나가면서 내게 눈길을 주었다. 오, 그녀의 눈은 얼마나 신비로운 광채로 반짝이고 있었던가! 얼마나 묘한 감동을 내게 주었던가! 그녀가 내게 준 그 눈길, 그녀의 눈길이 준 감동이 내게 얼마나 큰 버틸 힘을 주었던가!
    (/ p.65)

    만일 그가 잘생긴 젊은 청년이었다면 그가 마다하는데도 굳이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내가 이 낯선 남자에게 말을 걸었을 때 그가 미소를 띠고 상냥하게 나왔거나 도와주겠다는 내 제안을 고마워하며 정중히 거절했다면 나는 다시 물어볼 생각도 못 하고 그냥 제 갈 길을 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찡그린 얼굴과 거친 태도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그가 어서 제 갈 길을 가라고 내게 손짓을 했을 때 나는 큰소리로 그에게 말할 수 있었다.
    (/ p.111)

    “주인님, 단지 주인님이 저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저보다 세상을 더 잘 안다는 이유만으로 제게 명령을 내리실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우월하냐 아니냐는 주인님이 그 세월과 경험을 어떻게 사용하셨는가에 달렸지요.”
    (/ p.129)

    그를 생각하면 감사하는 마음이 들고 즐겁고 정다운 말과 태도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그에게서 여전히 오만하고 침울한 태도가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그 결점은 모두 그가 겪은 잔인한 운명의 탓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그가 천성적으로는 겉보기보다 훨씬 더 고결하고 훌륭한 심성을 지녔을 거라고 생각했다.
    (/ p.137)

    나는 그녀와는 달리 어떻게 하면 실패하지 않을지 그 방법을 알고 있었다. 사실은 아주 간단했다. 그가 묻는 말에 그저 가식 없이 대답만 하면 되고, 필요할 때만 자연스럽게 그에게 말을 걸면 되는 거였다. 그것만으로 그를 기쁘게 할 수 있다. 나는 그 가 잉그램 양을 향해 짓고 있는 딱딱하게 굳은 표정과는 다른 표정을 이미 그에게서 보았었다. 그건 내가 그에게 수다를 떨 거나 아양을 떨 때가 아니었다. 실제로 나는 그래본 적도 없다. 다만 솔직하게 몇 마디 말만 해도 그의 표정은 더 밝아지고 그 의 말은 더 부드러워졌으며 그의 행동은 더 친절해졌었다.
    (/ p.162)

    내가 그녀에게 물었다.
    “제게 삼촌이 있었군요. 왜 제게 이런 소식을 전해주지 않으 신 거지요”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내가 너를 정말 싫어해서였다. 네가 잘되는 꼴을 볼 수 없었 어. 네 행동을 잊을 수 없었고, 어느 날 네가 내게 화를 내던 모 습을 잊을 수 없었어. 네가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밉다고 하던 말도 잊을 수 없었고. 어린애답지 않게 내게 퍼부었던 원한의 말들을 내가 어떻게 잊겠니? 나는 네가 무서웠어.”
    “외숙모, 그땐 제가 너무 어렸잖아요. 그때 일은 다 잊어버리 세요. 제가 외숙모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용서해주세요.”
    (/ p.194)

    “……잠에서 깨어났을 때 희미한 불빛이 비치고 있었어요. 저 는 벌써 아침이 밝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건 촛불이었어요. 저는 소피가 들어온 줄 알았지요. 화장대 위에 촛대가 놓여 있 고 웨딩드레스와 면사포를 걸어놓은 옷장이 열려 있었어요. 저 는 ‘소피, 거기서 뭐 하는 거야’라고 물었어요. 그런데 아무 대 답이 없었지요. 그런데 옷장 쪽에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어요. 그 사람은 촛불을 들더니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들을 살피는 게 아니겠어요? 얼굴이 보였는데 소피도 아니었고 레아도 아니었으며 페어팩스 부인도 아니었어요. 게다가 그 이상한 여자, 그레이스 풀도 아니었어요. 저는 당황했고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 같았어요.”
    (/ pp.226~227)

    내가 선택만 한다면 바로 그 안이 내 천국이 될 수 있었다. 단지 문을 열고 들어가 “로체스터 씨, 당신을 사랑해요. 영원히 함께하겠어요”라고 말만 하면 되었다. 내가 몰래 사라진 걸 알면 그가 얼마나 절망할까 하는 생각에 나는 자칫 문고리를 잡을 뻔했다. 그러나 나는 즉시 고개를 가로저으며 얼른 문에서 물러났다.
    (/ p.255)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아아, 이제 죽는 수밖에 없어. 이게 다 하나님의 뜻이야. 그분 뜻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라고 절망적으로 중얼거렸다.
    그때였다. 내 옆에 누군가 있었다. 내 말을 들은 듯 그가 내게 말했다.
    “사람은 다 죽게 되어 있지요. 하지만 당신처럼 이렇게 죽게 되지는 않지.”
    그 말을 하더니 그는 요란하게 문을 두드렸고 한나가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할멈, 할멈은 이 여자분을 쫓아내는 걸로 할 일을 다 한 거야.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게 해줘요. 일은 저분을 안으로 들이는 거야. 자, 아가씨, 일어나요.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 p.265)

    “제인 양의 삼촌이신 존 에어 씨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마데이라에 살고 있던 분입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제인 에어 양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었고, 그 덕분에 당신은 부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내용은 그것뿐 다른 건 없습니다.”
    (/ p.395)

    그때였다. 갑자기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내 심장을 꿰뚫고 지나갔다. 마치 번갯불처럼 예리하고 충격적이었다. 이제까지는 몽롱한 상태였던 내 의식이 갑자기 깨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와 함께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제인, 제인, 제인!”
    그 소리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 도대체 어디에서 온 소리일까? 분명히 들리기는 했는데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들려온 소리가 아니었다. 그 소리는 허공에서도, 땅에서도, 하늘에서도 들려온 소리가 아니었다. 하 지만 나는 그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그리고 그건 분명 사람의 목소리였다. 내가 잘 아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가 너무 도 잘 기억하고 있는 그 사람, 에드워드 로체스터 씨의 목소리 였다. 고통과 절망에 빠져 다급하게 나를 부르고 있었다.
    “갈게요! 기다리세요! 제가 갈 거예요!”
    (/ pp.317~318)

    그가 미소를 짓더니 내게 말했다.
    “제인, 나와 결혼해주겠소”
    “네.”
    “당신이 손을 잡고 인도해주어야 하는 가엾은 남자인데도 말이오? 당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고 시중이나 들어야 하는 장애인인 데도 말이오”
    “물론이에요.”
    (/ p.333)

    저자소개

    샬럿 브론테(Charlotte Bront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16.04.21~1855.03.31
    출생지 영국 요크
    출간도서 87종
    판매수 38,082권

    샬롯 브론테는 아일랜드 출신 성공회 신부의 6남매 중 셋째 딸로 태어났다. 5세 때 모친과 사별하고, 자매들과 함께 부근의 기숙학교에 들어갔으나 엄격한 훈육과 질 낮은 식단으로 그중 둘이 폐병으로 사망했다. 이 고통스러운 기숙학교에서의 경험은 그녀가 집필한 [제인 에어]에서 로우드 학교의 생활로 재현되었다. 이후 집으로 돌아와 1825년부터 5년 동안 동생 에밀리와 함께 독학으로 공부하며 시를 쓰기 시작했고, 1842년에는 벨기에의 브뤼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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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익대학교 문과대학장, 세계상상력센터 한국 지회장, 한국상상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 그리고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으로서 한국이 주빈국이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한국문학과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이런 활동의 연장선에서 우리의 미래를 이끌 아이들에게 진정한 독서의 길을 일러주고,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할 토대를 만들어주기 위해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을 기획하여 출간하고 있다.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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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총 45권 / 현재구매 가능도서 4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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