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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달현 시집 [분나는 하지 감자]. 자신만의 시 세계를 구축해온 저자의 다양한 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경달현 시인은 스스로를 ‘바지게 시인’이라고 한다. 그의 이력을 보면 억지 별칭은 아닌 것 같다. 충북 괴산군 소수면사무소의 공무원과 농사일을 평생 해온 농군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시를 쓰겠다고 문단에 뛰어든다. ‘농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굳이 없어도 그의 시에 담긴 언어들 모두가 농번기, 농한기, 고향, 땅과 작물로 뒤덮여 있다. 그에겐 농사가 업이 아니라 지켜내는 본분 같은 것이다. 경달현 시인의 시를 통해 농사의 절기가 마치 우리네 인생의 절기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봄이 오면 농사 채비를 하고, 여름이 오면 본격적인 농사로 정신을 쏙 빼앗기고, 마침내 가을이 다가와 거두어 풍성해지고, 겨울이라는 고향의 마루 같은 안식을 누린다. 인생과 너무도 닮은 절기, 우리는 이 시집을 통해 경달현 시인이 진짜 바지게를 지고 축분 두엄을 얹어 밭으로 향하는 모습을 만난 듯 가슴 한편이 찡하게 울린다. 그는 시로 말하는 시인이 아니라 경험으로 감동을 주는 흙의 시인임에 틀림이 없다.

1부 농요지절(農謠之節) 좋을시고

입춘 아낙네 - 16
춘분 봄보리 - 18
청명하시던 어머니 - 20
우수의 우수 - 22
경칩은 부활이다 - 24
곡우의 비 - 25
입하 햇살 - 26
소만의 때와 맑은 가을날들을 - 27
망종스런 풋보리 - 29
분나는 하지감자 - 30
소서의 벽귀또리 - 32
대서의 벼꽃이 곱다 - 34
입추엔 말매미 소리 드높아 - 36
처서 벌초 - 38
백로 기러기 날아오다 - 40
추분걷이 - 42
한로 막걸리 - 43
상강의 단풍 - 45
입동김장 - 46
소설에는 소설처럼 - 48
대설 눈이불 이야기 - 50
동지엔 우리 - 52
소한이 부른 형님 - 54
대한은 강건하여 - 56

2부 당신은 아직 피지 않았다

당신은 아직 피지 않았다 - 60
하루 - 62
봄이 온다는 말 - 64
누룽지 장단 - 65
어린이 나라의 동장군 - 66
정월 대보름 이야기 - 68
시래기 유감 - 70
세월은 쉬어가지 않으나 - 71
나는 소망을 소망한다 - 72
마중물 맛조이 - 73
꿀벌 같은 - 74
대장장이 - 75
흙에의 맹서 - 76
돋보기 무감 - 78
장작불 - 79
느티나무 천년 전설 - 80
포기하지 마 - 81
꽃, 얼음꽃 - 82
괴산 이야기 - 83
꿈의 퍼즐 - 84

3부 안해를 안아 주세요

서로의 손 마주 잡는 해 - 88
농부의 마음 - 90
보고 싶다 - 91
내게로 오세요 - 92
사진 - 93
마음으로만 오세요 - 94
인생유희 - 96
새벽이 좋은 이유 - 97
마음의 쓰레기통 - 98
연휴가 짧다 - 100
단풍처럼 불타는 - 101
나가 놀아라 - 102
소소한 행복 - 104
가을을 타서 마신다 - 106
손 - 108
야경 - 109
산나물 연가 - 110
안해를 안아 주세요 - 112
태풍아 더 멀리 떠나라 - 114
조바심 - 116

해설 / 이어산 (시인, 평론가) -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