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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용 베트남 : BBC 기자가 본 오늘의 베트남[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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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BBC 기자의 베트남 견문록

    이 책의 저자는 BBC 하노이 특파원으로 근무하다 당국의 눈에 나 추방당하기도 했던 빌 헤이턴이 언론인다운 차분하고 냉철한 눈으로 베트남을 통찰한다. 이 책은 베트남에 대한 여행기도, 연구서도, 역사서도 아니고, 예리한 관찰력을 지닌 한 기자가 베트남을 거대한 취재원 삼아 종합적으로 취재한 특종기사 모음집이라는 것이 더 알맞은 표현일 것 같다.

    출판사 서평

    베트남, 과연 날아오를 수 있을까?
    공산주의적 자본주의의 훈련장, 베트남의 운명은...


    베트남은 과거 30년간 크게 발전해왔지만 그들의 진보는 종종 위기를 맞았다. 공산주의적 통제를 하면서 동시에 자본주의의 케이크를 먹는 타고난 모순이 매 10년의 끝자락, 즉 1979년, 1988년, 1997년 그리고 2008년에 한계점을 드러냈다. 그때마다 베트남 공산당은 평화롭게 사태를 진정시켰지만 그 해결책은 차기 싸움을 위한 무대 마련에 지나지 않았다. 미래의 결과는 공산당 내, 그리고 공산당과 국외자들 사이의 힘의 균형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주말에 베트남 도시의 거리들을 휘젓고 다니는 젊은이들의 오토바이 부대를 목격한 사람이면 누구나 공산당 지도자가 직면한 도전을 실감할 수 있다.
    빌 헤이턴은 생생한 목격자의 증언들과 갖가지 사례연구에 근거해 베트남의 국제관계, 시민사회의 성장, 경제적 발전과 그에 따른 어려움, 그리고 초보적인 민주화운동은 물론 악명 높은 치안 문제로부터 비롯되는 여러 가지 변화들을 다룬다. 베트남식 '경찰국가'와 그로 인한 사회통제의 조직적인 메커니즘이 도시 생활과 거리의 풍경, 문화적 유산, 종교, 언론, 예술에 대한 생생한 묘사에서 드러난다. 그는 베트남에서 어떻게 이러한 문제점들이 생겨났는지 설명하고, 그것들이 발전의 다음 단계에서 베트남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를 예측한다.

    BBC 기자의 베트남 견문록
    베트남의 정치·경제·역사·사회를 다각적으로 조명하다


    일상적인 삶의 세부 사항에 대해 날카로운 시각과 특유한 통찰력을 가진 빌 헤이턴은 오늘날 베트남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논점들을 권위 있고 솜씨 좋게 설명하고 진단한다. 아주 세련된 선견지명을 보여주는 특별한 책이다. _ 칼 타이어(Carl Thayer)

    BBC 하노이 특파원으로 근무하다 당국의 눈에 나 추방당하기도 했던 저자 빌 헤이턴은 언론인다운 차분하고 냉철한 눈으로 베트남을 통찰한다. 이 책은 베트남에 대한 여행기도, 연구서도, 역사서도 아니고, 예리한 관찰력을 지닌 한 기자가 베트남을 거대한 취재원 삼아 종합적으로 취재한 특종기사 모음집이라는 것이 더 알맞은 표현일 것 같다. 우선 기자다운 간결하고 매끄러운 필치가 책을 술술 읽히게 해주며, 사람들이 베트남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이나 주제들을 잘도 집어내 펼쳐 보이고 기지가 번뜩이는 흥미로운 진단을 내린다. 예컨대 베트남의 국제관계를 진단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는 기억의 억제가 특징이고 중국과의 관계는 기억의 날조가 특징이라면, 제3국들과의 관계는 기억의 회복이 특징일 것이다"라는 표현으로 요약하는 식이다.

    표면의 잔물결이 아닌 이면의 조류를 평가하기 위한 시도

    이 책은 거의 9000만에 달하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인구가 많은 동남아시아의 한 나라, 저자가 한때 활동했고 저자에게 영감을 준 나라, 그리고 추방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 한동안 생활했던 나라에 관해 쓴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사람들이 이해해온 모든 다른 시각에 오염되지 않은 베트남관(觀)을 기술했다고 주장하지 않으며, 그들의 추정 이면에 존재하는 어떤 '본질적인' 베트남관을 기술했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베트남은 자신들의 비밀을 잘 지켜가고 있다. 장기 체류 외국인들도 그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베트남 친구들이 부지런히 아주 분명한 설명을 해줄 때까지는 이해하지 못하며 천천히 사태를 인식하게 된다. 저자는 뉴스 보도를 끝내고 여러 번 획기적인 보도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자주 BBC 베트남 사무소의 현지인 친구나 동료가 그가 전혀 모르는 이야기에 대한 몇몇 중요한 본질을 지적해주고 나서야 비로소 사태의 진전을 '실제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면에 거대한 조류가 흐르는데 표면의 잔물결만 평가했었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했었고,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이면의 조류를 평가하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언론 자유 지수'에서 늘 하위 10위권에 머무는 베트남

    베트남은 언론의 자유가 없다. 법적으로 독립된 언론이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언론기관은 정부나 공산당의 일부 기관에 소속되어 있다. 공산당과 정부의 '관리 조직'을 통해 위로는 당 정치국부터 각 언론기관의 편집장에 이르기까지, 다시 편집자와 기자들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공식적인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이들 고리를 통해 모든 언론인은 쓰고 쓰지 않을 것에 대해 당 지도부에 직접 해명할 의무를 진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해마다 발행하는 '언론 자유 지수'에서 세계 전체에서 170위 또는 그 이하로, 북한과 미얀마보다 약간 앞서는 정도다.

    "베트남 정부는 아직도 외국으로부터 전송되는 반갑지 않은 메시지들을 차단하려고 한다. 위성 안테나는 1997년에 중앙 정부기관 청사, 지방정부 청사, 고급 호텔, 라디오와 TV 방송국을 제외하고는 설치가 금지되었다. 외국 TV 방송을 보려면 케이블 방송 시청자로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베트남 케이블 네트워크를 통해 BBC 월드 뉴스나 CNN 인터내셔널을 시청하는 사람은 누구나 오리지널 방송을 그대로 시청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오리지널 방송이 녹화되어 30분 시차를 두고 방영되는데 이 시차는 만약 베트남에 대한 어떤 언급 ― 공격적인 경우 ― 이나 중국 또는 쿠바에서의 정치적 변화와 같은 '자극적인' 뉴스가 있다면 그것을 지울 충분한 시간을 검열 당국에 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 시차 방송이 없었던 유일한 시기는 2006년 11월 APEC 정상회의가 베트남에서 열리던 때였는데, 아마도 베트남을 방문한 외국의 모든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일반적으로 베트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게 하고 싶지 않았고, 외국 매스컴의 거의 모든 보도가 긍정적일 것이라고 베트남 당국자들이 상당히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253~254쪽, 7. 예리한 칼날, 그러나 지나치게 날카롭지는 않다)

    환경 파괴가 부른 삶의 위기
    베트남의 민낯을 들여다보다


    저자는 공장의 폐수 방출, 공해 물질 배출, 과도한 벌채, 야생동물 거래, 희귀 동물 멸종, 난개발 등 베트남의 심각한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2007년도 세계은행 보고서가 내린 결론에 따르면, 베트남은 해수면 상승으로 최악의 피해를 입을 5개국 중 하나이며 해수면이 1미터 이상 상승하면 '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어떤 식으로든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호찌민 시의 거의 절반이 물에 잠길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 빌 헤이턴은 베트남의 자연이 사라지기 전에 어서 보러가라고 권한다.

    "베트남 하롱베이의 모든 유람선은 승객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의 오수를 모아서 처리하는 정화조 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설치는 성청(省廳) 산하의 하롱베이 관리청이 자랑하는 환경관리 규정에 따른 것이다. 불행히도 그들은 유람선이 해안에 접안해 그 오물들을 쏟아낼 충분한 저장 시설을 구비하지 못했다. 업계에서 호화 유람선에 속하는 오직 소수의 선박만이 고객 부산물(오물)을 적절히 처리하는 데 필요한 탱크 네 개를 설치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다른 선박의 주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한 개뿐인 오물 탱크의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는 반죽으로 만들어 조용히 바닷속으로 다 쏟아낼 때까지 배를 이리저리 몰고 다니는 일이다. 1년에 150만 명이나 되는 유람선 승객들의 배설물이 하롱베이 바닷속에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 (274~275쪽, 8. 사라지기 전에 보라)

    베트남과 미국, '양국 관계 정상화'의 대가로 잊어야 하는 괴물, 베트남전

    전쟁에 참전했던 베트남인들은 미국의 지원과 재원이 베트남에 필요하다고 당이 결정했기 때문에 베트남전에 대한 기억들 중 어느 것도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하게 금지령을 받고 있다. 진실을 이야기하면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았다면 베트남은 아직도 경제 제재 조치로 고통당하고 있을 것이고 세계은행과 대부분의 다른 다국적 원조도 없었을 것이며, WTO에도 가입하지 못했고 수십억 달러의 외국 투자도 놓쳤을 것이다. 또한 중국의 속국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베트남은 최근 역사에 대한 기억을 번영되고 안전한 미래에 대한 기대와 교환했다.

    "베트남과 미국과의 관계는 '정상'이 아니며 '공식적인 잊어버리기'가 계속되는 한 정상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은연중에 드러나고 있지만 '위안부 문제'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50년 만에 되살아나 한일 관계를 괴롭히고 있듯이, 아마도 베트남의 다음 세대들이 다시 그 문제를 들고 나와 양국 관계를 시끄럽게 할 날이 올 것이다." (311~312쪽, 9. 적을 친구로)

    베트남의 소수민족 문제
    킨족 vs 소수민족


    베트남에서 경제성장은 농촌 지역보다는 도시에, 소수민족보다는 다수족인 킨족에게 훨씬 더 큰 혜택을 주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들이 경제 발전에서 뒤처지고, 그런 지역에서 종족 간의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소수민족이 더 큰 소외감을 갖게 되었다. 경제적인 불만이 인종적인 불만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중부 고원지대는 이미 절망적이며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것 같다. 메콩 삼각주의 크메르족이나 북서 고원지대와 남중부 연안 지역에 사는 그룹과 같은 다른 소수민족들의 상황은 중부 고원지대의 경우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정치적 문제로 쉽게 진전될 수 있다.

    "사실 언젠가 베트남에서 중앙 권력이 무너지고, 중부 고원지대에서 킨족 이주자와 토박이 소수민족이 토지 소유권을 둘러싸고 싸움을 벌여 대량 학살이 일어나는 결과를 상상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현재로서는 다수 종족인 킨족 대표가 일을 바로잡기 위해 전에 빼앗았던 토지를 소수민족에게 반환하고 화해를 시도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368쪽, 10. 분열과 분할)

    목차

    감사의 글
    들어가며_ 또 하나의 베트남
    1.공산주의적 자본주의의 훈련장
    2.토지수용과 보상
    3.길거리에서 생계꾸리기
    4.할아버지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
    5.'당맞이 봄맞이[迎黨迎春]'
    6.블록 8406의 성쇠
    7.예리한 칼날, 그러나 지나치게 날카롭지는 않다
    8.사라지기 전에 보라
    9.적을 친구로
    10.분열과 분할
    나오며

    주 | 베트남 연구도서 안내 | 옮긴이의 글 |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베트남은 지금 한창 혁명이 진행 중이다. 자본주의가 명목상의 공산주의 사회 속으로 도도하게 넘쳐흐르고, 논밭이 새로운 공업단지 조성으로 사라지고 있다. 마을이 무더기로 신도시로 변하고 젊은이 문화가 만발하고 있다. 친족 관계라는 조밀한 망상(網狀) 조직은 더 큰 개인적 자유를 주장함으로써 뒤틀리고, 전통은 현대적인 삶에 대한 매력으로 부식된다. ...... 베트남은 아직도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심히 긴장된 정치 시스템을 갖고 있긴 하지만 혁신이 진행 중인 나라이기도 하다. 방과 후 영어 학습반에 몰려드는 젊은이부터 베트남이 동아시아의 호랑이들(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을 따라잡기를 원하는 정치 지도자들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도처가 야심에 차 있다. 문제는 이들 지도자들의 야심이 대중의 야심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베트남이 국민의 열망을 과연 충족시킬 수 있을까?
    ('들어가며' 중에서/ pp.13~14)

    더 심각한 것은 기술인력의 부족이다. 인텔이 공장 근로자를 모집하기 위해 2000명의 지원자를 심사했으나 겨우 40명만이 합격권에 들었는데, 이는 인텔이 공장을 가동하는 해외 여러 나라 가운데서 가장 낮은 비율이었다. 다른 외국 기술 회사들도 유사한 문제점을 보고했다. 베트남은 문맹 퇴치에는 크게 성공했으나(공식 통계에 따르면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이 국민의 90%에 달했다) 대학 교육은 부패와 마르크스-레닌주의(Marx-Lenin) 연구, 국가 방어 훈련으로 장기간 타격을 받아왔다. 한 베트남 국립대학교의 학위 취득 필요조건에 100미터 달리기와 AK-47 소총 사격이 포함되어 있으며 직업을 위한 기술은 그다지 강조되지 않는다. 교육부는 2015년까지 학생의 30%가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 분야의 대학 강의 비율을 배가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부가 그 문제를 해결할지, 아니면 대학이 유명무실한 박사들을 양산해냄으로써 사태를 더 악화시키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1. 공산주의적 자본주의의 훈련장' 중에서/ pp.38~39)

    베트남에서 토지 분규는 가장 뜨거운 정치적 이슈이며 다당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것보다도 더 공산당의 정통성을 부식시키고 있다. ...... 환경·천연자원부는 베트남에서 최소한 1만 5000건의 토지 분규가 진행되고 있는 것 ― 정확한 수치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 으로 당시 추산했다. 이들 가운데 "약 70%는 보상을 해야 하고, 10%는 주인들과 논란 중에 있으며, 다음 10%는 역사와 관련된 경우이고, 5%는 부패와 관련되어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나머지 5%를 잡다한 '다른 경우'라고 설명했다. 바꾸어 말해, 공식적으로 기록된 분규의 대부분 ― 약 1만 건 ― 은 개발을 위해 토지를 수용해 보상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많은 마을에서 토지 관리인들이 권력을 이용해 특정인들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리고 있고, 나머지 사람들이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2. 토지 수용과 보상' 중에서/ pp.81~82)

    그들은 일과 돈, 그리고 은신처를 찾아 도시로 나왔으며, 조그마한 빈터를 구해 약 3미터 폭에 2미터의 길이로 판잣집을 세웠다. ...... 길거리에서 음식, 옷, 과일, 채소와 같은 생활필수품을 팔았으며, 그 과정에서 판잣집을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이 엉성한 콘크리트 집으로 바꾸기에 충분한 돈을 벌기도 했다. 그중 일부는 한 층을 더 올리거나 최소한 중이층(中二層)으로 만들어 위층에 친척들을 살게 하기도 했다. 응우옌꾸이죽 거리의 북쪽은 회색 콘크리트, 함석지붕, 줄무늬가 있는 차양과 신발, 베트남식 독일 소시지를 선전하는 플라스틱 광고판이 어지럽게 범벅이 된 동네로 변했다. 그들의 집은 상점이면서 동시에 거처였다. ...... 늦은 밤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면, 상점 바닥은 식구들의 잠자리가 된다. 전체적으로 상점 130곳에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았다.
    주민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불법 거주자들이었지만 약 20년 동안 이곳에 집을 짓고 보수해가며 살아왔으며, ...... 그런데 지금 그들은 집을 비우고 떠나야 한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현지 당국자들이 도시 미화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것을 위해서라고 했다. 그들이 살던 터에는 나무가 들어설 것이라고 했다. 철거 3주 전, 거주자들 사이에 최후가 다가오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 일부 상점 주인에 따르면 보상액도 다양해 현지 당국인 타인쑤언(Thanh Xuan) 지구 인민위원회 관리들과 얼마나 좋은 관계를 유지했느냐에 따라 액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3. 길거리에서 생계꾸리기' 중에서/ pp.87~88)

    1990년대 이후 '교양 있는 가정' 캠페인은 더욱 극성을 부렸다. 주요 원인은 강압적인 체제 유지의 실패 때문이었다. 공산 베트남 초기 시절부터 사회통제의 근간은 호커우라고 하는 가족 등록 시스템이었다. 이것은 아직도 존재한다. 모든 사람은 출생지에 등록되어 있어야 한다. 만약 다른 고장으로 옮기고 싶으면 그의 출생지와 옮겨가는 고장 양쪽 당국자의 허가가 필요하다.
    ('4. 할아버지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 중에서/ p.125)

    베트남의 정치가 변화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몇 년 전만 해도 정치가 변하고 있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감옥에 처넣었지만, 지금은 그런 말들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혁신은 당의 지배를 더 공고히 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이지 훼손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매년 음력 설날인 신년제(Tet) 때는 마치 당이 있기에 설날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거리 곳곳과 마을의 게시판, 플래카드, 심지어 화단에도 꽃으로 새긴 글자로 '뭉 당, 뭉 쑤언(Mung Dang, Mung Xuan)' ― 당맞이 봄맞이[迎黨迎春] ― 이라는 슬로건을 대대적으로 내건다.
    ('5. 당맞이 봄맞이[迎黨迎春]' 중에서/ p.183)

    반체제 인사들의 아파트 주변에는 대규모 경찰 병력이 배치되었으며 외국인들의 접근 금지, 그 지역에 대한 사진촬영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반체제 인사들의 집 전화는 모두 불통되었다. 그들에게 전화를 거는 누구든 이 전화번호는 '가입자의 요청'에 따라 일시 정지되었음을 알리는 사전 녹음된 메시지를 들었다.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기 몇 달 전에 반체제 인사들 사이에서 각국 대표들이 알 수 있게 시위를 준비하자는 말들이 있었다. 즉각 당국의 대응 조치가 취해졌고 시위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정상회의 취재차 온 몇몇 외국인 기자들은 반체제 인사들을 만나려고 시도했지만 아무도 뜻을 이룰 수 없었다.
    ('56. 블록 8406의 성쇠'중에서 / p.224)

    근본적으로 당은 아직도 언론이 사회 관리를 위한 도구가 되어주길 바란다. 이를테면 용납될 수 있는 한도 내에서의 부패는 모른 척 눈감아주고,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은 높이고, 사회문제와 씨름하고 있는 당의 노력은 칭찬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왜 부패가 계속 만연하고 있는지, 또는 왜 사회문제가 풀리지 않는지를 너무 어렵게 보는 것은 용기가 없다는 의미다. 어떤 편집자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최고위층 관리들과 싸울 수 없는 것은 그들이 당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희생양을 곧 찾아낼 것이다. ...... 그들은 칼이 예리해지기를 원하면서도 너무 날카로워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7. 예리한 칼날, 그러나 지나치게 날카롭지는 않다' 중에서/ pp.268~268)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많은 베트남인은 자신들이 무언의 격렬한 분노에 빠져 있음을 느낀다. 그들은 자신들이 왜 싸웠는지, 자신과 동료들이 무엇을 괴로워했는지, 그것을 얼마나 부당하다고 느꼈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지원과 재원이 베트남에 필요하다고 당이 결정했기 때문에 그 기억들 중 어느 것도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하게 금지령을 받고 있다. 베트남전이라는 완전한 괴물 ― 산업적인 규모의 학살, 아주 적은 단기적 이익을 위해 그처럼 장기적인 해악을 입히는 과학기술의 전개, 신체와 환경에 입힌 엄청난 상흔 그리고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의 상상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 ― 은 미국이 베트남의 필요 사항과 그들의 과거 개입에 그들 자신을 조화시키는 것을 아주 어렵게 하는 괴물이며, 결과적으로 베트남인들이 '양국 관계 정상화'의 대가로 잊어야 하는 괴물이다. 그 잔학 행위가 일부 결함이 있는 병사들의 행위였다면 사죄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으로서 베트남 개입의 가장 괴롭고 끔찍한 측면은 그것이 '국가 정책'이었으며 그래서 사죄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이다.
    ('9. 적을 친구로' 중에서/ pp.310~311)

    미국인이 벌인 전쟁'에 대한 가장 큰 거짓말은 북부 베트남이라고 불린 한 나라와 남부 베트남이라고 불린 또 한 나라와의 싸움이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 그 전쟁은 두 개의 정치 지도자 집단 사이의 싸움이었으며 두 집단 모두 전체 베트남에 대한 통치권을 주장했지만 미래에 대한 비전이 서로 달랐다. 한쪽은 하노이를, 다른 한쪽은 사이공을 근거지로 했지만 그것은 (1954년 제네바 평화협정에 의해) 총선거를 유보하는 일시적인 해결책으로 의도된 것이지 국가의 정식 분할이 아니었다.
    ('10. 분열과 분할' 중에서/ p.344)

    하노이의 베트남 민족학 박물관 정원은 시의 부유한 예비 신랑·신부들이 결혼 기념사진을 찍는 가장 인기 있는 장소 중 하나가 되었다. ...... 예비 신랑·신부들이 정원을 빙빙 돌며 사진을 찍을 때마다 박물관에 파견된 소수민족 그룹이 전원적인 배경 인물이 되어주며 그들의 과시적 소비에 한몫 거든다. ...... 그러나 이들 킨족 커플이 평소 같으면 피하려고 애쓰던 (소수민족) 사람들의 집 앞에서 굳이 포즈를 취하며 세련미를 과시하는 것에는 뭔가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있다. 박물관 전 관장인 응우옌반후이(Nguyen Van Huy)는 이 역설적인 상황에 고개를 내젓는다. ...... 후이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그들(소수민족)에게 선심을 쓰는 체합니다. TV 다큐멘터리는 그들을 '진보가 더디고' '원시적'이라고 말하고 그들이 사는 곳은 '방치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수민족들을 그런 낙후된 상태로 두는 것이 관광산업에 계속 이로울 것이라는 생각에 비판적이다.
    ('10. 분열과 분할' 중에서/ pp.349~351)

    저자소개

    빌 헤이턴(Bill Hayto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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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2007년에 BBC 베트남 특파원을 지낸 BBC 뉴스 기자이며 프로듀서이다. 그는 베트남에서 영국의 ≪타임스≫와 ≪파이낸셜 타임스≫, 그리고 태국의 ≪방콕 포스트≫에 기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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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학교 영문과와 동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했고, 대기업 간부를 거쳐 현재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국제분쟁의 이해』, 『소용돌이의 한국정치』, 『밀레니엄의 종언』, 『미국개조론』(이상 공역), 『읽는다는 것의 역사』, 『강대국 일본의 부활』, 『나쁜 유전자』, 『한미동맹은 영구화하는가』, 『누가 선발되는가?: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의 입학사정관제(사례편)』, 『표준: 현실을 만드는 레시피』, 『비상하는 용 베트남: BBC 기자가 본 오늘의 베트남』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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