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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들의 당나귀 귀 : 페미니스트를 위한 대중문화 실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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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의 ‘귀’를 쫑긋거리게 한 미디어와 대중문화 속 ‘성평등’ 이슈

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노)의 임윤옥, 김지혜 활동가와 페미니스트 문화연구자 손희정이 여러 대중문화 연구자들을 만나 대담한 동명의 팟캐스트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TV 예능, 드라마, 케이팝, 영화, 소설, 게임, 인터넷 커뮤니티 등의 다종다양한 분야를 가로지르며, 최근 우리의 ‘귀’를 쫑긋거리게 한 미디어와 대중문화 속 ‘성평등’ 이슈를 관통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을 캐낸다.

출판사 서평

페미니즘이 유례없이 득세한 것처럼 여겨지는 시대,
여성의 삶은 얼마나 나아지고 있을까?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개봉한 순제작비 30억 이상의 실사 한국영화 39편 가운데, ‘벡델테스트’(영화 속 젠더 편향성을 가늠하는 3가지 질문의 시험)를 통과한 영화는 10편이고, 영화 홍보 포스터에 여성 등장인물이 아예 나오지 않은 영화가 20편이다. 미국에서는 캐릭터의 성별, 성정체성, 인종 등을 다양화하고 이들에게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부여하려는 히어로 코믹스와 히어로 무비의 흐름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고 여성 작가나 제작자에게 성폭력을 포함한 사이버 불링(온라인 공간에서 이메일이나 휴대폰, SNS 등을 활용해 특정 대상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행위)을 저지르는, 남성 ‘팬’들이 나타났다. 지난 달, 한 정당이 개최한 20대 남성 간담회에서는 “결혼이라는 생애사적 이유로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여성의 경력단절이 왜 성차별 문제인가” “어른들이 잘못한 가부장제의 악습을 20대인 우리가 왜 해결해야 하는가” 하는 발언이 나왔고, 한 일간지의 20대 남성 인터뷰에서는 “오히려 차별받았다. 초등학교 때 우유 당번 등 궂은일은 남자가 많이 했다”라는 말이 나와 많은 대중 여성의 공분을 샀다. 한편, 최근 여성가족부(여가부)가 배포한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서]에 포함된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한다”는 권고안(가이드라인)에 대해 한 남성 정치인은 군사독재 시절의 ‘검열’에 빗대며, “아이돌이 번 외화로 세금을 받아먹은 여가부가 국위선양 하는 아이돌을 죽이겠다는 발상을 했다”며 거세게 비난했고,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여가부 폐지’ 청원이 일어나기도 했다.
[을들의 당나귀 귀]는 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노)의 임윤옥, 김지혜 활동가와 페미니스트 문화연구자 손희정이 여러 대중문화 연구자들을 만나 대담한 동명의 팟캐스트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책은 TV 예능, 드라마, 케이팝, 영화, 소설, 게임, 인터넷 커뮤니티 등 다종다양한 분야를 가로지르며, 최근 우리의 ‘귀’를 쫑긋거리게 한 미디어와 대중문화 속 ‘성평등’ 이슈를 관통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을 캐낸다.

남녀 임금격차 OECD 국가 중 1위,
여성 노동자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
기준임금이 된 최저임금,
경력단절, 독박 가사·육아…….

30년 역사의 여성 단체와 페미니스트 문화연구자의 만남,
여성 노동운동이 팟캐스트가,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1987년 창립한 한국여노는 가정과 일터, 사회에서 이뤄지는 모든 노동에서 성평등이 실현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매년 3000여 건의 노동 상담과 여성 노동 관련법 제정·개정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여노가 기획해 2015년 4월, 처음 방송한 팟캐스트 [을들의 당나귀 귀]는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속 시원히 말하는 방송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2016년 시즌2부터는 ‘성평등 노동’ 편과 ‘대중문화와 젠더’ 편으로 나눠 제작해 왔고, 2018년까지 시즌1~4, 총 101차가 방송되었다. 곧 시즌5가 시작된다.
책 [을들의 당나귀 귀]는 2016, 2017년 두 해 동안 시즌2, 3에서 방송된 ‘대중문화와 젠더’(20여 편, 35여 회차) 편에서 가려 뽑은 내용을 단행본에 맞게 수정, 보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방송의 게스트였던 최지은, 허윤, 심혜경, 오수경, 오혜진, 김주희, 조혜영, 최태섭이 책의 저자로 참여해, 방송에서 전달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이해하기 쉽게 다듬었다. 각 글의 맨 뒤에는 최근의 경향을 덧붙여, 주제별, 분야별로 하나의 이슈가 드러내는 징후와 그 맥락이 어떻게 유지되고 확장되는지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이들 페미니스트 활동가, 문화비평가, 대중문화 연구자들의 유쾌하면서도 핵심을 짚는 메시지는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대중문화 텍스트들을 페미니즘 관점으로 읽어 낼 수 있는 명쾌한 언어와 날카로운 감각을 제공한다. 이 여정은 답답하고 가려운 곳을 적확히 긁어 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약동하는 페미니즘 서사와 여성 연대의 가능성을 상기한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이성애-결혼-출산-양육의 ‘정상가족’ 프레임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는 방송 프로그램, 엄마와 딸, 아내, 연애 상대 말고는 ‘주체’로서 상상되지 못하는 빈약한 여성 캐릭터들,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여성 혐오’ 텍스트에 지친” 독자들이라면, 누구라도 즐겁게 동행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들만 넘쳐 나던 세계를 평정한 ‘김숙’이라는 현상
예능 판에 대한 가능한 상상들


송은이 씨가 [택시]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숙이랑 나는 애하고 시어머니가 없어서 방송을 못한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30, 40대 여성 연예인들이 살림, 육아, 결혼을 둘러싼 갈등, ‘시월드’ 이야기, 이런 걸 풀어놓지 않으면 출연할 프로그램이 없다는 거예요.
('한남 엔터테인먼트, 최지은의 말' 중에서/ p.24)

2018년 ‘미투’ 운동이 전 사회로 확산되면서, [아빠를 부탁해]의 ‘딸바보’ 아빠들이 차례로 고발되었다. 이들은 가르치던 제자, 함께 공연한 배우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바보’ 가부장의 이미지가 여성을 소유하고 교환하는 구조의 알리바이로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 셈이다. 여전히 가족 예능 프로그램의 아버지들은 딸을 “내 진짜 애인”이라거나 “시집보내기 아깝다”고 말하며, 딸의 섹슈얼리티를 소유하려 든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간판 ‘딸바보’는 축구 선수로 바뀌었지만, ‘공주님처럼 예쁜 딸’과 보호자 아버지의 구도는 변함없이 반복된다. 아버지들은 5살 남자 아이에게도 ‘예쁜 여자는 친구와 경쟁해서 얻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그렇게 예쁜 여자아이를 두고 경쟁하는 ‘오빠들’의 삼각 구도는 대물림되며 강화된다. 결국 가족 예능에서 ‘딸’은 독립된 주체로 상상되지 못하며, 인간이라기보다 그저 ‘여자’로만 남게 된다.
('‘딸바보’ 시대의 여성 혐오, 허윤의 말' 중에서/ p.107)

한국의 예능 판은 남성 중심적이다.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최지은은 이를 “한남 엔터테인먼트” “아재 엔터테인먼트”라고 명명하면서, 여성 예능인에게는 잣대가 가혹하고 기회조차 드물지만, 남성 예능인에게는 관대하고 기회가 많은 남성 중심적인 예능 산업을 분석한다. 또 그 기회를 누린 남성 예능인이 영향력 있는 중년으로 성장하면서 그들 라인을 중심으로 판이 짜이고, 이것이 ‘아재’ 문화와 ‘가부장’ 서사의 주류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지적한다.
문학연구자인 허윤은 그중 가족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등에 나타난 ‘딸바보 아버지’ 서사에 집중한다. 영유아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딸을 둔 아버지들이 하나같이 딸바보 이미지를 방송 자산으로 가져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이면의 여성 혐오를 드러내고, 급기야 ‘#미투’ 운동의 가해자 목록에 자기 이름을 올리게 되는지를 따라간다.
영화연구자 심혜경은 ‘갓숙’ ‘가모장’ ‘숙크러시’ ‘퓨리오숙’ 등, 단기간에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면서 팬덤을 형성한 코미디언 김숙을 하나의 ‘현상’이라고 추켜세우면서, 남성 중심의 예능 판을 뛰어넘기 위해 김숙과 송은이가 시작한 ‘비보TV’의 성공과 그 활약상을 조명한다.

걸그룹, 혁명가, 공장노동자, 성매매 여성…….
여성의 노동에 대해 알고 싶은 두세 가지 것들.


실제로 당대 여성들은 남성 사회주의자와의 결혼을 통해 운동 지형 내에서 자신의 입지와 영향력을 확보하려 했거든요. 오히려 ‘진짜’ 혁명가인지 아니면 단지 ‘아지트키퍼’에 불과한지를 끊임없이 구분하고 싶어 하는 욕망은 여성 혁명가에게만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여기에는 ‘여성은 정치적 이념의 주체가 될 수 없다’라는 고정관념이 전제돼 있어요. 예컨대 가수 이효리 씨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자, 혹자들은 김제동, 주진우랑 친하게 지내다가 저렇게 됐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곤 했잖아요. 그런 의심은 남성 혁명가들에게는 제기되지 않죠. 식민지 시기의 저명한 남성 문학비평가 김기진은 잡지 『신여성』 1924년 11월호에 이렇게 썼어요. “대체로 여자라는 것은 국수주의자에게로 가면 국수주의자가 되고 공산주의자에게 가면 공산주의자가 되는 모양”이라고요. 그런데 최근 페미니스트 연구자 장영은은 김기진의 그 말을 이렇게 바꿔 써야 한다고 주장했죠. “여성은 민족주의자라서 민족주의자에게로 가고 사회주의자라서 사회주의자에게 간다.”
('화려하고 불온한 성채, 여성 혁명가와 여공 문학, 오혜진의 말' 중에서/ p.212)

지금 한국의 성노동 담론은 주로 자유주의적인 입장에 의해 견인되는 것 같아요. 성매매를 둘러싼 낙인이나 성 보수주의적인 위선을 제거하면, 다시 말해 개인적 성 거래의 자유를 보장하면, 성판매자들이 경험하는 차별과 불평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죠. 하지만 자유주의 시스템에서 자유는 개인에게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자유를 생산하고 소비하도록 하는 통치술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섹슈얼리티의 자유로운 거래를 보장하는 것이 평등한 성적 거래로 이어진다는 것은 환상이죠. 저는 여성에 대한 낙인과 혐오가 에로틱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바로 성 시장의 전제 조건이자 특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을 끊임없이 성매매 산업으로 진입시키는 하부의 구조를 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성을 가난하게 만들고, 그 가난의 완충지대에 성매매 산업을 형성하고 있는 국가와 자본의 결탁이 더 큰 문제겠지요. 이 부분을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용사회와 금융, 그리고 성매매, 김주희의 말' 중에서/ p.248)

케이팝 문화에서 아이돌, 특히 걸그룹은 혹독한 다이어트로 몸매를 유지하면서도 ‘맛있게, 예쁘게 잘 먹는’ 모습을 연출해야 하고, 빗속 야외무대에서 7번을 넘어지더라도 8번 다시 일어나 춤추는 근성을 보여야 하고, 수시로 일어나는 남성 팬의 불법 촬영과 성추행을 오롯이 감내해야 하며, [82년생 김지영]을 읽거나 페미니스트로 감별(?)될 만한 언행을 해서는 안 되는 한편, 부족하지 않은 역사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최지은은 팬 사인회에서 일어난 불법 촬영에 침착하게 대처했던 ‘여자친구’의 예린이 한 인터뷰에서 한 말, “이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사각지대를 용인하기는 싫어요”를 인용하며, 걸그룹이라는 직업 때문에 무엇이든 감내하며 웃어야 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말한다.
드라마 덕후이자 칼럼니스트 오수경은 드라마 속에서 여성 노동자가 ‘잠재적 연애 대상’ ‘워킹맘’ ‘사회성이 부족한 센캐’의 세 가지 부류로 그려지는 경향을 짚으면서, 새로운 여성 서사의 가능성으로 ‘성취감과 자부심이 강한 여성’ ‘욕망에 충실한 여성’ ‘연애하지 않고 일을 하는 여성’ ‘N포 세대를 잘 대변하는 여성’ 캐릭터의 출현을 꼽는다.
문화연구자 오혜진은 조선희의 소설 [세 여자]와 루스 배러클러프의 교양학술서 [여공 문학]을 통해, ‘여성 혁명가’와 ‘여성 공장노동자’라는 역사적 형상을 다루는, 여성에 대한 새로운 역사 쓰기를 살핀다. 오혜진은 사회주의 여성 혁명가에 대해 ‘아지트 키퍼’에 불과하다고 평하거나 남성을 통해서만 혁명 활동이 가능했다고 심문하는 것을 거듭 경계하며, 어떤 것이든 그것이 여성 혁명가에게 무장투쟁만큼이나 치열한 정치적 선택이자 투쟁 전략, 존재 방식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여성학연구자 김주희는 금융화된 신용사회가 성매매 산업과 만나면서 어떻게 여성의 몸을 자원 삼아 그 몸집을 불려 왔는지를 설명한다. 업주가 성형외과, 대부업체와 결탁해 수수료를 받고 여성을 소개해 주고, 어느 지역 어느 업소에서 일한다는 것이 여성의 대출 신용도가 되며, 여성은 불어나는 빚을 빨리 갚겠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자기 투자를 감행하고, 업주 또한 이를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에 놓였다는 것이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만들어진 결정적 계기는 끊임없이 일어난 성매매 집결지 화재였지만, 불과 몇 달 전, 또 한 번의 화재 사고로 서울 시내의 집결지에 있던 여성들이 죽었다.

원더우먼의 모델이 에멀린 팽크허스트?
“여자는 왕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원작자 윌리엄 마스턴은 원래 여성 참정권론자였어요. 그래서 원더우먼 캐릭터를 만들 때, 영국의 서프러제트를 이끌었던 에멀린 팽크허스트를 모델로 삼았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애초에 원더우먼은 페미니스트 캐릭터였던 셈이에요. (…) 이 마스턴이라는 사람이 좀 독특한데요. 그중 하나가 부인이 두 명이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두 사람이 또 보통 사람들은 아니었어요. 첫째 부인은 엘리자베스 마스턴이라고, 유명한 페미니스트였죠. 윌리엄과 엘리자베스는 부부이자 페미니스트 동료였고, 함께 참정권 운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원더우먼이라는 캐릭터도 함께 창조했어요. 거짓말탐지기도 공동 발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영향을 줬다고 해요. 그리고 이후에 만난 올리브 번이라는 젊은 여성 역시 대단한 집안사람이었어요. 올리브의 어머니는 언니인 마거릿 생어와 함께 임신중지권과 피임권 초창기 운동의 대표적 운동가였던 에델 번이었어요.
('원더우먼,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기획된 슈퍼히어로, 조혜영의 말' 중에서/ pp.281~283)

한국에서도 여성 게이머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이 있었어요. ‘게구리’라는 프로 게이머가 있었는데요. [오버워치]를 하는 10대 여성이에요. 근데 이 여성이 한 게임에서 승리를 하자, 상대 팀이 문제 제기를 해요.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이겼다는 거죠. 말하자면 편법으로 프로그램을 조작해서 이겼다는 거였어요. (…) 그래서 [오버위치] 제작사인 블리자드에서 조사에 들어갔고요. 거기서 끝났으면 모르겠는데, 또 상대방 남성 게이머들이 “칼을 들고 찾아가겠다” “쟤가 해킹을 안 했으면 내가 은퇴하겠다” 이런 얘기를 하기 시작하고, 그러니까 남초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또 온갖 성희롱, 성폭력 발언이 난무했죠. 결국 게구리가 “그렇게 못 믿겠으면 내가 보여 주겠다”면서 게임을 생방송으로 플레이하면서 실력을 인증했죠. 그런데 또 엄청 잘한 거예요. 이런 사건들은 게임계에 만연한 여성 차별과 여성에 대한 편견을 잘 보여 주는 것 같아요.
('게임, 포르노, 인터넷 커뮤니티의 디지털 남성성, 최태섭의 말' 중에서/ p.354)

1940년대에 윌리엄 마스턴에 의해 창조된 “원더우먼”은 본래 영국의 여성참정권 운동을 이끌었던 에멀린 행크퍼스트를 모델 삼은 페미니즘의 아이콘이었지만, 마스턴의 사후인 1950년대에는 초능력을 다 잃고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에 안주하는 무력한 캐릭터로 변질되었다. 이후 1960년대 다시 페미니즘이 대두되면서 여러 페미니스트들이 여성 영웅 캐릭터를 돌려 달라고 항의하기에 이르렀고, 1970년대 린다 카터 주연의 드라마 가 흥행하면서 부활했다가, 1980년대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로 다시 사라진다. 그리고 2017년 감독 교체 등의 많은 우여곡절 끝에 영화로 제작되었고, 흥행에 성공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조혜영은 [원더우먼]에서 남자 주인공의 이른 죽음을, 할리우드 영화에서 빈번이 이뤄지는 여성 캐릭터의 ‘남자를 위한’ 죽음에 대한 미러링으로 읽어 내며, 원더우먼이 자신의 능력을 부끄러워하거나 괴로워하지 않는 여성 히어로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편 한국 영화계는 ‘2003 유니버스’라고 불리는 명감독들의 등장과 2007년 부성 멜로드라마의 경향 이래, 좀처럼 제대로 된 여성 서사 영화를 만나기 어려웠다. 조혜영과 손희정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를 중심으로, 그동안 한국영화에 어떤 여성 서사가 이어져 왔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요구되는지 논한다.
문화비평가 최태섭은 게임, 포르노그래피,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타나는 디지털 남성성에 관해 전한다. 소비자들이 나서 “Girls Do Not Need a Prince”(여자는 왕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티셔츠를 입은 여성 성우를 해고하게 했던 ‘넥슨 게이트’와 ‘메갈’ 작가를 검열한다며 진행된 웹툰의 ‘예스컷 운동’, 정의당 대거 탈당 사태와 [시사IN] 절독 사건 등, 대중에게 꽤나 익숙한 사례에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생경한 에피소드까지, 풍부한 통계자료를 인용해 분석한다.

성평등한 문화가 성평등한 세상을 이룰 것이라는 믿음,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더 많은 말’들의 행진


진지하지만 유쾌했던 탐사를 기꺼이 안내해 준 게스트들은 모두 한국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들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페미니즘이 부분을 다루는 협소한 이론이 아니라 어떤 주제를 다르게, 혹은 더욱 깊이 있게 바라보게 하는 인식론이자 관점이며, 계속해서 훈련이 필요한 감각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화자들이다. (…) 언제나 ‘더 많은 말’이 다른 세계로 다가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지난 3년간 차곡차곡 쌓아 온 말들 안에서 우리는 세계를 좀 더 명징하게, 그리고 좀 더 비판적으로 볼 수 있었고, 우리의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설쳐서”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언제나 세계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본다. 2016년 [을당]에서 처음 ‘김숙’ 현상을 다룰 때만 해도 ‘비보TV’가 이렇게 성장하고, 연말 방송사 시상식에서 여성 예능인이 연예대상의 2관왕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물론 수상은 개인의 영광이겠지만,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여성 주체들이 함께 달려 왔다고 믿는다.
('프롤로그, 손희정의 말' 중에서/ pp.10~11)

영화 [캡틴 마블]은 개봉하기도 전에 페미니스트로 감별(?)된 주연 배우에 대한 반감이 퍼지면서 평점 테러를 당하고 있다. 한국 성매매 집결지의 화재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 가운데, 최근 또 한 번의 화재로 여성들이 사망했다. 최근 한국의 여성 임금은 OECD 최저 수준인 것으로 재확인되었고, 전 지구적인 ‘#페이미투’의 흐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언제나 세계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본다.” TV를 보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페미니스트들에게, 또 “넷플릭스의 바다를 표류하며” 새로운 서사를 찾아 헤매는 독자들에게 [을들의 당나귀 귀]를 권한다. 이 책을 통해 “미디어와 대중문화, 여성의 삶을 바꾸기 위해 ‘제대로 보고 읽는 법’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

추천사

저는 예능이라는 전쟁터에서 맨몸으로 32년을 버텨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 전쟁터에 나가지도 못합니다. [을들의 당나귀 귀]를 읽으면서 제가 왜 맨몸으로 싸워야 했는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때로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차마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속 시원하게 얘기해 주셔서 여러 번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저를 포함해, 전쟁터에 나가 보지도 못하고 스러져 간 동료들을 대표해 감사드립니다. 이제 여러분들 차례입니다. 이 책을 읽고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보게 되는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 박미선 / 방송인

큭큭큭. 웃고 있는데 화가 난다.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손희정. 30년 넘은 여성 단체의 대표 활동가와 페미니스트 문화연구자가 여러 패널을 초대해 대중문화 속 여성의 재현을 두고 대담을 했다. 동명의 팟캐스트 방송 내용을 묶은 이 책은 미디어가 보여 주는 여성상이 여성의 실제 삶과 어떻게 같고, 많은 경우 어떻게 삶을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는지 논의한다. 웃으며 읽다 보면 분노하게 되고, 분노하다 보면 눈물도 찔끔. 한국여성노동자회의 기획으로 시작된 팟캐스트이니만큼 여성의 집 밖과 집 안에서의 삶을 모든 생애주기의 여성이 ‘보이는’ 방식을 통해 분석하면서, 여성성이 돈이 되는 방식과 그것이 궁극적으로 여성 혐오와 여성 착취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드러낸다. 각 패널의 전문성이 드러내는 시선의 깊이도 매번 흥미진진하다. 책 속에서 인용된 “애하고 시어머니 없어서 방송 못 한다”라는 방송인 송은이의 한탄이 얼마나 복합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처한 어려움을 드러내는지. 이 책을 통해 미디어와 대중문화를 바꾸기 위해, 여성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제대로 보고 읽는 법’을 배우는 첫 단추를 꿰길 바란다.
- 이다혜 / [씨네21] 기자, 작가

목차

1∕남자들은 넘쳐 나고 여자들은 사라지는 세계
한남 엔터테인먼트 | 최지은
아재 엔터테인먼트 | 최지은
‘김숙’이라는 현상 | 심혜경
‘딸바보’ 시대의 여성 혐오 | 허윤

2∕여성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상품이 되는가
극한 직업 걸그룹 | 최지은
드라마 속 일하는 여성을 찾아라 | 오수경
화려하고 불온한 성채, 여성 혁명가와 여공 문학 | 오혜진
신용사회와 금융, 그리고 성매매 | 김주희

3∕재현하는 여성, 재현된 여성
원더우먼,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기획된 슈퍼히어로 | 조혜영
[아가씨]와 [비밀은 없다]는 여성 영화인가 | 조혜영
게임, 포르노, 인터넷 커뮤니티의 디지털 남성성 | 최태섭

본문중에서

진지하지만 유쾌했던 탐사를 기꺼이 안내해 준 게스트들은 모두 한국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들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페미니즘이 부분을 다루는 협소한 이론이 아니라 어떤 주제를 다르게, 혹은 더욱 깊이 있게 바라보게 하는 인식론이자 관점이며, 계속해서 훈련이 필요한 감각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화자들이다. (…) 언제나 ‘더 많은 말’이 다른 세계로 다가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지난 3년간 차곡차곡 쌓아 온 말들 안에서 우리는 세계를 좀 더 명징하게, 그리고 좀 더 비판적으로 볼 수 있었고, 우리의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설쳐서”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언제나 세계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본다.
('프롤로그, 손희정의 말' 중에서/ pp.10~11)

송은이 씨가 [택시]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숙이랑 나는 애하고 시어머니가 없어서 방송을 못한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30, 40대 여성 연예인들이 살림, 육아, 결혼을 둘러싼 갈등, ‘시월드’ 이야기, 이런 걸 풀어놓지 않으면 출연할 프로그램이 없다는 거예요.
('한남 엔터테인먼트, 최지은의 말' 중에서/ p.24)

2018년 ‘미투’ 운동이 전 사회로 확산되면서, [아빠를 부탁해]의 ‘딸바보’ 아빠들이 차례로 고발되었다. 이들은 가르치던 제자, 함께 공연한 배우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바보’ 가부장의 이미지가 여성을 소유하고 교환하는 구조의 알리바이로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 셈이다. 여전히 가족 예능 프로그램의 아버지들은 딸을 “내 진짜 애인”이라거나 “시집보내기 아깝다”고 말하며, 딸의 섹슈얼리티를 소유하려 든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간판 ‘딸바보’는 축구 선수로 바뀌었지만, ‘공주님처럼 예쁜 딸’과 보호자 아버지의 구도는 변함없이 반복된다. 아버지들은 5살 남자 아이에게도 ‘예쁜 여자는 친구와 경쟁해서 얻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그렇게 예쁜 여자아이를 두고 경쟁하는 ‘오빠들’의 삼각 구도는 대물림되며 강화된다. 결국 가족 예능에서 ‘딸’은 독립된 주체로 상상되지 못하며, 인간이라기보다 그저 ‘여자’로만 남게 된다.
('‘딸바보’ 시대의 여성 혐오, 허윤의 말' 중에서/ p.107)

사실 가정에서 남성이 혼자 생계를 꾸리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남자들은 그런 부담감을 너무 크게 가지고 있어요. 김숙이 “그깟 돈, 내가 벌어 오면 되지”라고 하는 순간, 여성과 여성의 경제력이 가시화되고, 여성 시청자와 남성 시청자 양쪽에게 해방감을 준다는 거예요. 그리고 실제로 김숙은 그 역할도 착실히 수행합니다. 돈 열심히 벌어 오고, 빚더미에 앉은 남편 윤정수에게 정말 아름다운 생일 이벤트를 열어 주죠. 정말 많은 화제를 끌었던 ‘돈 크리넥스 곽’입니다. 계속 돈이 나오는 티슈 곽을 선물했거든요. 그야말로 가모장이죠.
('‘김숙’이라는 현상, 심혜경의 말' 중에서/ pp.128~129)

아이돌은 데뷔까지 정말 오랜 시간을 보내거든요. 연습에 연습을 더해야 할 뿐만 아니라 외모 관리도 굉장히 엄격하고요. 거식증에 걸릴 정도로 다이어트를 하는 멤버들도 있죠. 보이그룹도 다이어트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걸그룹에 요구되는 것처럼 기준이 엄격하지는 않거든요. 사실 최근에는 점점 더 여성 아이돌의 몸집이 작아지고 있죠. 그렇게 최대한 작은 몸을 만들면서 하이힐을 신고 춤춰야 하고, 부상 위험도 상당해 보이죠. 게다가 성형과 시술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도 않고요. 심지어는 합숙 생활을 하기 때문에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핸드폰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게 자신의 10대를 아이돌 데뷔를 위한 준비 기간에 전부 투신하는 건데. 그러다 보니 학교 정규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요. 그러니까 데뷔에 실패하거나 아이돌로 성공하지 못하면, 이들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이기도 하죠.
('극한 직업 걸그룹, 최지은의 말' 중에서/ p.145)

제가 몇 가지를 생각해 봤는데요. 일단 여성은 무엇보다 ‘잠재적 연애 대상’으로 그려지더라고요. 이런 말 있잖아요. 미드는 경찰이 나오면 수사를 하고 의사가 나오면 진료를 한다. 일드는 경찰이 나오면 경찰이 교훈을 주고 의사가 나오면 의사가 교훈을 준다. 한드는 경찰이 나오면 경찰이 연애하고 의사가 나오면 의사가 연애한다. 그러니까 어떤 드라마에서든 또 어떤 여성이 어떤 직업을 가졌든 연애 대상으로 그려진다는 거죠.
('드라마 속 일하는 여성을 찾아라, 오수경의 말' 중에서/ p.184)

실제로 당대 여성들은 남성 사회주의자와의 결혼을 통해 운동 지형 내에서 자신의 입지와 영향력을 확보하려 했거든요. 오히려 ‘진짜’ 혁명가인지 아니면 단지 아지트키퍼에 불과한지를 끊임없이 구분하고 싶어 하는 욕망은 여성 혁명가에게만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여기에는 ‘여성은 정치적 이념의 주체가 될 수 없다’라는 고정관념이 전제돼 있어요. 예컨대 가수 이효리 씨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자, 혹자들은 김제동, 주진우랑 친하게 지내다가 저렇게 됐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곤 했잖아요. 그런 의심은 남성 혁명가들에게는 제기되지 않죠. 식민지 시기의 저명한 남성 문학비평가 김기진은 잡지 [신여성] 1924년 11월호에 이렇게 썼어요. “대체로 여자라는 것은 국수주의자에게로 가면 국수주의자가 되고 공산주의자에게 가면 공산주의자가 되는 모양”이라고요. 그런데 최근 페미니스트 연구자 장영은은 김기진의 그 말을 이렇게 바꿔 써야 한다고 주장했죠. “여성은 민족주의자라서 민족주의자에게로 가고 사회주의자라서 사회주의자에게 간다.”
('화려하고 불온한 성채, 여성 혁명가와 여공 문학, 오혜진의 말' 중에서/ p.212)

지금 한국의 성노동 담론은 주로 자유주의적인 입장에 의해 견인되는 것 같아요. 성매매를 둘러싼 낙인이나 성 보수주의적인 위선을 제거하면, 다시 말해 개인적 성 거래의 자유를 보장하면, 성판매자들이 경험하는 차별과 불평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죠. 하지만 자유주의 시스템에서 자유는 개인에게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자유를 생산하고 소비하도록 하는 통치술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섹슈얼리티의 자유로운 거래를 보장하는 것이 평등한 성적 거래로 이어진다는 것은 환상이죠. 저는 여성에 대한 낙인과 혐오가 에로틱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바로 성 시장의 전제 조건이자 특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을 끊임없이 성매매 산업으로 진입시키는 하부의 구조를 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성을 가난하게 만들고, 그 가난의 완충지대에 성매매 산업을 형성하고 있는 국가와 자본의 결탁이 더 큰 문제겠지요. 이 부분을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용사회와 금융, 그리고 성매매, 김주희의 말' 중에서/ p.248)

원작자 윌리엄 마스턴은 원래 여성 참정권론자였어요. 그래서 원더우먼 캐릭터를 만들 때, 영국의 서프러제트를 이끌었던 에멀린 팽크허스트를 모델로 삼았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애초에 원더우먼은 페미니스트 캐릭터였던 셈이에요. (…) 이 마스턴이라는 사람이 좀 독특한데요. 그중 하나가 부인이 두 명이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두 사람이 또 보통 사람들은 아니었어요. 첫째 부인은 엘리자베스 마스턴이라고, 유명한 페미니스트였죠. 윌리엄과 엘리자베스는 부부이자 페미니스트 동료였고, 함께 참정권 운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원더우먼이라는 캐릭터도 함께 창조했어요. 거짓말탐지기도 공동 발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영향을 줬다고 해요. 그리고 이후에 만난 올리브 번이라는 젊은 여성 역시 대단한 집안사람이었어요. 올리브의 어머니는 언니인 마거릿 생어와 함께 임신중지권과 피임권 초창기 운동의 대표적 운동가였던 에델 번이었어요.
('원더우먼,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기획된 슈퍼히어로, 조혜영의 말' 중에서/ pp.281~283)

미국에서는 2017년 즈음, 게이머 게이트의 다른 버전인 ‘코믹스 게이트’가 등장했다. 코믹스 게이트는 최근 마블과 DC 등에서 제작하는 히어로 코믹스의 남성 팬들을 중심으로 벌어진 일이다. 최근 히어로 코믹스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캐릭터들의 성별, 성정체성, 인종 등을 다양화하는 한편, 이들에게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부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최근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히어로 무비에서도 드러나는 추세이다. 그런데 그에 반발한, 장르의 ‘진짜’ 팬을 자처하는 남성들이 ‘PC’(정치적 올바름)가 장르를 망치고 있다며, 작가와 작품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불매운동을 하는 한편, 여성 작가나 제작자에게 성폭력을 포함한 사이버 불링을 저질렀다. 다행히 제작사들은 남성 팬들의 이런 반응에 동조하지 않았고, 극장가에서도 변함없이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 포르노, 인터넷 커뮤니티의 디지털 남성성, 최태섭의 말' 중에서/ pp.374~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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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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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고 대중문화를 연구했습니다. 대중문화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삶의 양식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대중문화에서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이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분석하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모색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 왔어요.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서는 반드시 성평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 이외에도 《페미니즘 리부트》를 썼고, 《유쾌한 섹스, 10대의 섹슈얼리티》 《그럼에도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모먼트》 등을 함께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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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에서 공부하고 방송사 시사․교양 프로그램 작가로 사회생활을 시작,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대중문화 웹 매거진 [매거진 t], [텐아시아], [아이즈]에서 기자로 일했다. 언제나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어했지만 늘 뜻대로 되지는 않았고, 2015년 이후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한국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의 ‘재미’와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페미니스트로서 어떻게 살 것인지에 좀 더 집중하고 싶어 덜컥 직장을 그만뒀지만 막상 스스로의 느림과 게으름에 맞서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가능한 많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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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50년대 한국소설의 남성 젠더 수행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30년대 여성 장편소설의 모성담론 연구〉 〈1970년대 여성교양의 발현과 전화〉 등의 논문을 썼다. 공저서로 《젠더와 번역》 《페미니즘의 개념들》 등과 역서로 《일탈》 등이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1950∼70년대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남성성과 정동을 살펴본다는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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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사 연구를 주로 하고 있고, 한국의 스크린을 둘러싼 일들에 대해 촉각을 세운다. 최근 천안여성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고, 페미니즘 학술잡지 [여/성이론]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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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작가가 되고 싶었으나 '페북 잉여'로 자아실현을 하고 있는 나이 먹다 체한 30대, 비혼, 여성.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지만 글쓰기 울렁증이 있고, 책을 좋아하지만 읽지는 않고, 사람을 많이 만나지만 부끄럼이 많고, 수다스럽지만 내성적이고, 성실하고 꼼꼼하게 일을 못한다. 현재는 작은 기독교 단체에서 '이것저것'을 담당하며 여전히 "나는 커서 무엇이 될까?" 질문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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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연구자.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근현대 문학・문화론을 전공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사・표상・담론의 성정치를 분석하고 역사화하는 일에 관심 있다.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 ��그런 남자는 없다��, ��을들의 당나귀 귀��, ��민주주의, 증언, 인문학��, ��저수하의 시간, 염상섭을 읽다�� 등의 책을 함께 썼고, 「‘심퍼사이저sympathizer’라는 필터: 저항의 자원과 그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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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산업과 여성 빈곤 이슈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 활동을 해 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약물, 조폭, 대부업, 장기 매매, 암시장과 같은 소위 ‘지하 세계’에 관심이 생겼다. 성매매 산업의 금융화에 대한 연구로 여성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여성의 ‘몸-증권화’를 통한 한국 성산업의 정치경제적 전환에 대한 연구", "한국 성매매 산업 내 ‘부채 관계’의 정치경제학"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쓴 책으로 [성의 정치성의 권리](공저),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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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공역서로 [여성영화], [일탈], 공저로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오늘], [프랑스 여성영화 120년], [아이다 루피노] 등이 있다. 다큐멘터리 [3xFTM] 프로듀서로도 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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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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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이자 사회학 연구자. 2011년 공저로 출간한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에서 한국 사회의 청년 세대에게 강요된 열정이라는 형태의 불합리한 노동을 탐구했고, 세대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착취와 소외를 고찰하기 위해 2013년 ‘잉여’라는 보다 큰 존재 방식을 사회학적 방법론으로 추적한 《잉여 사회》를 발표했다. 젠더, 정치, 노동 문제에 중점을 두고 문화와 사회를 비평하는 글을 〈경향신문〉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싣고 있다. 성공회대학교 사회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그 외 저서로 《모서리에서의 사유》 《억울한 사람들의 나라》가 있으며, 《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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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노동자회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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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창립했다. 남녀 임금격차 OECD 국가 1위, 여성 노동자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 기준임금이 된 최저임금, 그 외 경력단절, 독박 가사·육아 등, 가정·일터·사회에서 이뤄지는 모든 노동에서 성평등이 실현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매년 3000여 건의 노동 상담과 여성노동 관련법 제정·개정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존중받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용감무쌍하게 달린다. “지금 당장, 성평등 노동!”

손희정 기획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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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페미니스트. 대학원에서 영화학을 공부하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활동하면서 문화와 세계를 읽는 눈을 배웠다. 온· 오프라인 여기저기에서 만난 이상한 사람들과 함께 ‘조금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여성 괴물] [호러 영화] 등을 번역했고, [페미니스트 모먼트] [다락방에서 타자를 만나다]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 등을 함께 썼으며, 단독 저서로는 [페미니즘 리부트]가 있다.

기획 임윤옥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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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 어렸을 적부터 ‘여성답게’를 강요하는 현실에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여성의 삶을 왜곡하는 성차별적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여성 노동자의 독자적인 목소리가 조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부평4공단 여성 노동자가 되었다. 이때부터 30년 넘게 여성 노동 활동가로, 두 딸의 엄마로,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페미니스트를 꿈꾸며 일하고 있다.

기획 김지혜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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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2015년 ‘한번 해보고 안 되면 접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팟캐스트가 어느새 시즌5를 바라보고 있다. 방송을 거듭할수록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힘을 굳게 믿게 된다. 새로운 시즌은 또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질까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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