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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벽과 유관순 : 양양 3·1운동의 주역 조화벽을 통해 본 유관순 그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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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가 몰랐던, 이제는 알아야 하는 여성 독립운동가
[조화벽과 유관순] 편집 후기


지난해 말 누군가 출판사 사무실을 찾아왔다. 송혜영이라는 작가 분이었다. 원고를 한 뭉치를 꺼내놓았는데, 사실 그때만 해도 나는 조금은 시큰둥했다. 한 달이면 몇 개의 원고가 우편으로 이메일로 들어온다. 송혜영 작가처럼 직접 원고를 들고 방문하는 분들도 제법 있다. 어떤 원고든 나름 기대를 갖고 꼼꼼히 살피기는 하지만, 간혹 그중에서 빛나는 옥고를 만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출판하기에 조금은 미흡한 원고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날도 솔직한 심정은 그랬다. 들어오시라 하고, 차를 한잔 나누기는 했지만,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작가가 내민 원고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조화벽과 유관순. ‘조화벽? 유관순은 알겠는데, 조화벽은 누굴까?’ 궁금했다. 아무래도 이야기를 들어야 할 듯싶었다. 그렇게 해서 그날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한 문장만으로 나는 흔쾌히 출판을 결정했다.

“조화벽은 유관순의 올케인데, 그 자신이 양양 만세운동의 주역이며, 폐족이 되다시피 한 유관순 일가를 지켜낸 사람.”

송혜영 작가가 몇 개월 동안 조화벽, 유관순 그리고 유관순의 오빠 유우석과 관련한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 인사들과 인터뷰를 한 끝에 내놓은 원고는 놀라웠다. 원고를 읽는 내내 나는 얼굴이 붉어지고 모골이 송연했다.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지금까지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이 부끄러웠던 탓이고,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또 얼마나 더 놓치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면 두려웠던 까닭이었다.
조화벽은 그렇다 해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유관순조차 나는 그에 관하여 정작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내가 아는 유관순은 “3.1만세운동으로 감옥에 들어갔고, 혹독한 고문 끝에 옥사했다”는 게 전부였다. 그의 부모가 어떻게 죽었고, 그의 오빠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죽음을 맞았는지 아는 게 없었다. 더 나아가 일제강점기 3.1만세운동이 왜, 어떻게, 어디에서 일어났고, 그게 우리 역사에서 어떤 의미인지조차도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게 과연 나 혼자만의 일일까?
이 책을 편집하면서 조화벽이라는 인물을 처음 알았고, 조화벽의 남편이자 유관순의 오빠인 유우석이라는 인물도 처음 알았다. 일제강점기 동안 조선의 백성들 얼마나 피폐한 삶을 살았던가. 조화벽과 유우석은 그런 역경 속에서도 끝끝내 조선 백성들의 독립된 삶과 자주적인 삶을 위해 희생한 인물들이며 그러한 인물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3.1만세운동이 몇몇의 사람들과 몇몇의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조선 천지에서 일어난, 조선 백성 모두가 들고 일어난, 한민족의 응집된 저력을 보여준 운동이었음도 새삼 깨달았다.

송혜영 작가는 책 말미에 이런 얘기를 했다.

“이 글을 쓰는 내내 우리 민족의 저력이 과연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걱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불의와 폭압의 권력과 손잡고 개인의 이득을 챙긴 이들이 고개 들고 살지 못하는 세상,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바친 이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공정한 세상으로 우리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불행한 역사는 반복될 수도 있다.
그것이 조화벽과 유관순의 역사가 잊혀진 과거가 아니라 미래의 거울이 되길 바라는 이유다.”

과거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다. 작가의 말처럼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내가 흔쾌히 이번 책 [조화벽과 유관순]을 출판하기로 한 까닭이고, 독자들께 반드시 일독을 권하는 까닭이다.

올해가 마침 3.1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조국의 독립과 식민지 백성의 교육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사람, 대한민국에서 가장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했으면서, 오히려 가장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던, 폐족의 위기까지 몰려야 했던 유관순 일가를 혈혈단신으로 지켜낸 사람, 그가 바로 조화벽이다. 3.1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여성 독립운동가 조화벽을 재조명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무척 큰 기쁨이고 보람이긴 하지만, 실은 그보다 더 큰 바람이 있다.
이 책이 혹시라도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역사가 더 없는지 살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과거를 잊으면 불행한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추천사

양양 3·1운동 주역이면서 일제 강점기 향토 교육에 헌신한 애국지사 조화벽을 조명해 보았다. 유관순가의 며느리이기도한 자랑스러운 선배 교육자 조화벽을 이제야 되살려냈다는 게 고향 후배 교육자로서 부끄럽기만 하다.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라며 이타적 삶을 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로 조화벽이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 추상호 / 한서교육문화재단 대표

조화벽 지사가 걸어온 길을 되새겨 보며 그분의 품은 뜻과 마음이 얼마나 크고 넓었는지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정신보다 물질에 대한 갈급증으로 목 타는 세상에서 참사람이자 참어른으로서 조화벽이라는 존재가 새삼 그립다.
- 김정애 / 전 3·1 여성동지회 회장

목차

작가의 말

1. 그날, 개성에서는
2. 간 사람, 온 사람
3. 학교에 가기로 결심하다
4.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다
5. 귀향, 또 다른 시작
6. 양양, 만세를 부르다
7. 운명을 받아들이다
8. 불타오르는 원산
9. 시련과 희망
10. 광복, 그 후

본문중에서

2019년은 3·1운동 백 주년이 되는 해다. 대한 독립 만세 소리가 한반도를 뒤흔든 지 일 세기가 지났다. 그때 우리는 더는 남의 나라 식민지로 살 수 없다며 손과 손에 조악한 태극기를 들고 총궐기했다. 반상이 따로 없었다. 남녀가 유별하지도 않았다. 어리거나 늙거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나선 이들은 모두 한 마음이었다. 한민족 대통합의 역사가 씌어졌다.
지금 게임에 몰두하는 청소년도 화이트칼라 사무원도 산업 현장의 역군도 퇴직자도, 진보든 보수든 좌든 우든 그 시대로 돌아가면 모두 함께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을 게다. 모두 하나가 되어 불의와 폭압에 항거한 3·1운동 정신은 그래서 현재에도 유효하다.
3·1운동으로 한국인은 하나이며 나라의 주인은 백성이라는 혁명적 인식을 갖게 되었다. 모두가 만세의 주인공이었다. 누군가는 유관순(柳寬順)처럼 운동을 주동하고 또 다른 누구는 조화벽처럼 만세운동을 촉발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3·1운동으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3·1운동 후 항일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총을 들고 직접 나설 수 없는 사람은 제 자리에서 독립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찾았다.
의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무력으로 대항했고 열사는 목숨을 바쳐 맨몸으로 저항했다. 의사 열사도 중요하지만 평생을 바쳐 나라를 되찾기 위해 헌신한 수많은 지사가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
천년 고찰 낙산사가 있는 고장. 여름이면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몰려오는 곳. 양양이 3·1만세운동 당시 강원도에서 가장 오랜 기간, 격렬하게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곳이라는 건 관광객은 물론 그 고장 사람들도 잘 알지 못한다. 근대를 거쳐 일제 강점기에 양양은 한민족의 얼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영동 지방의 중심 지역이었다. 그 어느 고장보다 민족의식이 높았으며 독립 정신이 투철했던 양양은 그렇게 염원했던 광복과 함께 남북으로 나뉘었다. 휴전 후 온전히 대한민국의 땅이 되었지만 분단의 상처는 어느 지역보다 깊고 컸다. 집안에 자의든 타의든 월북자 한두 명씩 없는 집이 없고 연좌제로 공직에 나갈 수 없었던 만큼 세간에서 말하는 ‘큰 인물’이 없었던 고장이기도 하다.
대저 큰 인물이란 무엇인가. 일신의 영달을 위해 출세하고 이름을 드높인 인물은 아닐 것이다. 자기 고장과 나라의 얼을 지키고 살리는 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그런 인물이 아닐까. 자신이 빛나기보다 심지로 제 한 몸 태워 주위를 밝혀주는 인물이 진정 큰 인물일 게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조화벽은 역사적으로 누구 못지않은 선구적 여성이었으며 큰 사람이었다. 개성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3·1운동 불씨를 가져와 양양 만세운동을 활활 일으키는 데 기여했다. 3·1운동으로 고아가 된 유관순의 어린 동생들을 거두고 폐족이 되다시피 한 유관순 일가를 지켜냈다. 3·1운동의 자주독립 정신 계승을 위해 향촌 교육에 헌신했으며 일생 동안 나눔의 삶을 실천한 인물이다. 남편인 유관순 오빠 유우석(柳愚錫)도 평생을 독립운동의 한 방편으로 선택한 아나키스트의 길을 걸으며 끊임없이 절대 권력에 항거했다.

영동 지방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던 조동걸 교수가 찾아오기 전까지 조화벽은 한 번도 자신이 양양 만세운동의 한 축이었다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저 유관순 올케로, 또 다른 독립운동가였던 유우석 내조자로, 유씨 집안 며느리 노릇에 충실했다. 마땅한 기록자와 열성적 선전가를 만나지 못해 묻힌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처럼 겸손하게 의당했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자신의 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책으로 조화벽이, 박제된 지방 독립운동사의 한 인물이 아니라 양양과 강원도를 넘어 대한의 자랑스러운 어머니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평생 권력을 가진 쪽보다 고통 받는 민중의 편에 서고자 했던 투사 유우석 삶도 되새겨봄직하다.
대한민국과 양양 근현대사를 씨줄로 하고 조화벽을 중심으로 유관순 일가 역사를 날줄로 엮었다. 양양 만세운동 자료에 더해 유관순 일가 며느리 김정애 여사의 증언, 양양 정명학원 학생이었던 유관순 육촌 동생 최순영의 기억이 책의 무늬가 되었다.
“역사를 잃어버린 민족에게 희망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한서교육문화재단 추상호 선생의 순수한 열정과 후원, 그리고 전 여성동지회 회장이자 조화벽, 유우석 지사 며느리 김정애 여사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없었다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구슬을 한 줄에 꿸 수 없었을 게다. 그리고 꿴 구슬이 온전한 목걸이가 되도록 정성을 다해준 편집장 박제영 시인에 대한 감사의 말을 빼놓을 수 없다.

2019년 2월
송혜영
(/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작가 송혜영은 경남 울산에서 출생했다.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하였고, 2004년 [현대수필]로 등단하였다. 에세이피아 편집 자문위원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현대수필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에세이스트 올해의 작품상을 3회 수상하였다. [한국 명수필](을유문화사), [독자가 뽑은 한국 명수필](여울문학) 등에 작품이 수록되었고, 수필집으로 [심각한 이야기](2015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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