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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의 족속 :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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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함축적 은유로 매혹적 상징주의를 창조해낸 카프카의 문학 세계!
    쉽고 명료한 언어로 새롭게 번역하다


    카프카여, 또 다른 변신들과 함께 우리들에게로 다시 날아온 ‘검은 까마귀’여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그레고르 잠자’가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독자들은 잠자 자신만큼이나 그 ‘변신’에 대해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충격은 너무도 강렬한 것이어서 오래도록 [변신]을 그리고 그것을 쓴 프란츠 카프카를 기억하게 한다. 그 강렬함만큼이나 [변신]은 위대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이런 것을 쓰도록 허락받은 작가가 있다는 것을 몰랐구나!”라며 탄식했겠는가?
    그런데 그 강렬함이 만들어낸 기억이 카프카에게는, 그리고 아직 읽히길 기다리는 그의 다른 작품들에게는 부당하면서도 나쁜 일이 되어버렸다. [변신]만큼이나 강렬하고 위대한 작품들에게는, 그 작품들로 이루어진 ‘카프카’에게는 말이다. 카프카를 [변신]의 작가로만 기억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카프카의 다른 작품들, 또 다른 변신들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기도 하다.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을 비웃을 수는 없다. 그런 행위는 의무를 저버리는 짓이다. 우리 중에 가장 못된 인간들이 요제피네에게 하는 가장 못된 짓이라고는 이따금 “요제피네를 보면 웃음이 사라져”라고 말하는 일뿐이다.
    ('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의 족속' 중에서)

    우리의 법과 제도는 모두, 그 가운데 내가 기억하는 것은 몇 안 되고 많은 것을 잊어버렸는데, 우리가 마땅히 누릴 수 있는 행복에서, 함께 사는 따듯한 삶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한다.
    ('어느 개의 연구' 중에서)

    믿어지는가? 저 위트로 가득한 말들이, 부드럽고 따뜻한 말들이 잔인하고 냉혹하고 처절한 [변신]의 말들을 만들어낸 카프카의 말들이라는 것이! 모든 위대한 작가들이 그렇듯 카프카의 세계는 단순하지 않다. 아니 지극히 복잡하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다. 문득 시리즈의 첫 번째 작가 이상이 까마귀의 눈으로 세계를 보았듯 카프카도 그랬으니 말이다. 왜 안 그렇겠는가? 그의 성이 이미 자신의 모국어인 체코어로 ‘검은 까마귀’였으니.
    친구이자 [밀레나에의 편지]의 편집자인 빌리 하스가 말했듯 “(당시의) 프라하에서 태어나지 않고 프라하에서 살아보지 않은 자는 카프카의 문학을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그의 삶과 문학은 이미 충분히 복잡한 것이었다. 카프카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보헤미아 왕국에서 태어나 서른다섯 살에는 같은 곳에 살면서도 체코의 국민이 되어야 했다. 그는 체코인이면서도 자신의 문학을 담기에는 충분치 않은 수준의 독일어로 작품 활동을 해야 했다. 또한 그는 프라하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있던 독일인에게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같은 유대인들에게는 시오니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배척받아야 했다. 그러는 동안 몸과 마음이 쉬어야 할 집에서는 기질적으로 너무도 다른, 사업가였던 아버지와 끊임없이 갈등해야만 했다. “저는 문학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고 문학 이외의 것이 될 수 없으며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라는 카프카의 저 말이 문학적 비유로서뿐만 아니라 삶을 위한 다짐으로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문학은 인간이 하는 일종의 진지한 농담일 것이다. 그러나 카프카의 삶은 그로 하여금 농담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럼에도 그는 문학을 하고자 했고, 그래서 그는 농담이 되기로 했다. 검은 까마귀의 눈으로 벌레로부터 원숭이, 개, 두더지를 거쳐 쥐로 이어지는 변신들을 통해 그는 농담 그 자체가 되었다. 그리고 이윽고 자신의 말마따나 문학 그 자체가 되었다.
    저마다 한때 [변신]과 함께 기억 속으로 날아갔던 ‘문학 그 자체’가 다른 변신들을 데리고 우리들에게로 돌아왔다. 그리고 비로소 카프카의 세계를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조심스레 권해본다. 우리들에게로 다시 날아온 ‘검은 까마귀’를 위해, 그의 또 다른 변신들을 위해, 무엇보다 가녀린 몸으로 “거의 모든 생명력을 짜낸다는 듯” 노래하는 요제피네라는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농담을 위해.

    문득은 공명의 문학 브랜드 스피리투스가 야심차게 소개하는 문학 시리즈다. 시대를 초월해 문학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들을 다시 호출해 누구나 알고 있는 작가지만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글文을 얻을 수 있는得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득 시리즈는 이상과 프란츠 카프카에 이어 에드거 앨런 포, 허먼 멜빌, 세르반테스, 김동인, 현진건, 채만식 그리고 김유정 등 누구나 알고 있는 작가지만 한 번도 읽을 수 없었던 그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새로운 장이 되고자 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의 족속]의 내용 및 특징

    인간 존재의 숙명적 불안과 닫힌 사회의 부조리를
    함축적 은유로 그린 매혹적 상징주의의 세계

    이 책에 실린 카프카의 소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인간이 말하는 소설과 동물이 말하는 소설. 이중 전자, 곧 인간이 말하는 소설은 인간 존재의 숙명적 불안과 닫힌 사회의 부조리를 전해준다. 대개의 작가들이 그렇듯 카프카에게도 자전적인 작품들이 있는데, 둘 다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전혀 사랑하지 않고 사랑할 수도 없는 어떤 부자父子의 이야기인 <판결>과 법 안으로 들어가려는 시골 남자와 문지기와의 실랑이를 그린 <법 앞에>가 그렇다. 그런데 그 세계는 “꿈과 같은 나의 내면의 삶을 서술하는 것이 다른 모든 것을 부차적으로 만들었다”는 카프카의 말처럼 함축적 은유를 통해 제시됨으로써 매혹적인 상징주의의 세계로 재창조된다.

    인간 존재에 대한 애정과 인간의 삶에 대한 희망을 전하는 복화술
    카프카는 인간 존재의 숙명적 불안과 닫힌 사회의 부조리를 함축적 은유를 통해 그려낸 작가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흉측한 벌레뿐 아니라 원숭이, 개, 두더지 그리고 심지어 쥐로 추정되는 존재들로 나타난다. 카프카는 흉측한 벌레로 ‘변신’한 이후에도 다양한 종족으로 변신해가며 끊임없이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을 계속해왔던 것이다. 이렇듯 카프카가 우화적 모티브를 채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화, 정확히는 동화에 대한 그의 관심 때문일 것이다.

    “피비린내 나지 않는 동화란 없습니다. 동화란 어느 것이나 다 피와 불안의 심처에서 생겨나는 것이고, 이것이 모든 동화의 유사성입니다. 표면은 다릅니다. 북유럽의 동화는 아프리카 흑인들의 동화같이 풍부하고 공상적 동물상으로 차 있지는 않으나, 알맹이인 동경의 깊이는 같은 것입니다.”

    카프카는 ‘공상적 동물상’을 통해 ‘피와 불안의 심처’를 드러내려 했고, 동시에 무언가에 대한 ‘동경의 깊이’를 추구했다. 하지만 이는 모순되는 것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었다. 카프카는 이 모순됨, 즉 피와 불안으로 이루어진 존재를 그리면서 동시에 그 존재에 대한 동경, 애정을 표현하는 일의 모순됨을 극복하기 위해 ‘공상적 동물상’을 끌어왔고, 이들의 눈과 입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애정과 인간의 삶에 대한 믿음, 정확히는 공동체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마치 다른 목소리로 말하는 복화술처럼 말이다.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에는 인간의 것 중 악수를 처음으로 배운 원숭이 ‘빨간페터’가 등장한다. 그는 자신을 “저와 전혀 어울리지 않고, 건성으로 어떤 원숭이한테서 따온 이름”이라고 규정한다. 이름은 한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존재는 오지 않는 미래가 아닌, 지나가고 있는 현재가 아닌, 과거를 통해 규정된다. 그러나 그가 보기에 인간들은 그 과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지구상에 걸어 다니는 모든 생물체는 원숭이 시절을 뒤꿈치를 간질이는 바람 정도로 생각합니다. 보잘것없는 침팬지든, 위대한 아킬레스든.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중에서)

    ‘빨간페터’가 인간의 흉내를 낸 것은 자유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를 벗어날 수 있는 ‘출구’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그것은 따라서 ‘자유’를 얻는 일이 아니었고 스스로 짊어진 ‘멍에’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원숭이로서의 과거를 잃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본질적으로 ‘혼자’였던 원숭이가 인간의 흉내를 냄으로써 인간으로 편입되는 것은 자유를 잃어버리는 일, 존재를 상실하는 일임을 알려주는 ‘빨간페터’의 음성 속에서 우리는 본질적으로 자유로웠던 과거를 떠올린다.

    카프카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예술에 대한 찬가!
    카프카의 세계는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다. 그만큼 그의 작품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중에서도 이 책의 표제작인 <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의 족속>은 예술에 대한 그의 고뇌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 세계에서 아주 귀중한 위치를 차지한다.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서는 예술에 대한 많은 견해를 쏟아냈지만, 정작 작품 속에서는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던 그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에게 예술이란 어떤 것일까?

    그러나 요제피네 앞에서 들으면 그것은 단순히 휘파람이 아니다. 요제피네의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듣기만 해서는 안 된다. 보기도 해야 된다. 우리가 노상 불어대는 휘파람과 다를 바 없다 하더라도 여기에는 일단 특별한 점이 있는데, 별것 아닌 평범한 일을 하기 위해 진지하게 자세를 잡고 선다는 점이다. 호두를 까는 일은 알다시피 예술이 아니다. 그러므로 즐거움을 준답시고 관객을 모아놓고 그 앞에서 호두를 까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럼에도 관객이 좋아한다면 그 행위는 단순한 호두 까기가 아닌 것이다.
    ('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의 족속' 중에서)

    카프카에게 예술은 그라는 존재 자체이자 그의 삶 자체였다. 따라서 그것은 “별것 아닌 평범한 일을 하기 위해 진지하게 자세를 잡고” 서는 일이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의 사람들 혹은 쥐들, 그러니까 대중들은 어떠한가? 요제피네가 자신의 예술과 휘파람 사이에 그 어떤 연관성도 인정하지 않음에도 대중들은 그녀의 노래를 별것 아닌 휘파람이라 생각한다. 그녀는 정확히 자신이 정한 방식으로 감탄하기를 원하지만, 대중들은 ‘철부지 같은’ ‘열광과 갈채’만을 보낼 뿐이다. 이런 요제피네에서 뒤샹이 그려지는 것은 왜일까?
    이 작품은 뒤샹의 [샘]이 발표하고 7년 뒤에 쓰인 작품이다. 요제피네는 ‘귀머거리 앞에서 노래한다’고 말한다. [샘] 앞에서 당대의 사람들은 ‘예술머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열광과 갈채’가 없지는 않았다. 뒤샹은 아마도 이를 보며 자신이 말하는 ‘진정한 이해’를 포기했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 열광과 갈채는 음악을 즐기기에는 너무 늙은 존재들의 노래 듣기 같은 것이었을 테니까. 이는 카프카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리하여 카프카에게 예술, 곧 요제피네의 노래이자 그 자신의 문학은 “슬픈 운명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그런 운명에 의해 내쳐진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필요한 만큼 일하고 최대한 썼다. 요제피네 또한 필요한 만큼의 노동을 하고 할 수 있는 만큼 노래를 불렀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공동체의 불안한 삶을 위해서였다.

    우리의 삶은 매우 불안하다. 하루하루가 놀라움과 공포, 희망과 경악의 연속이다. 동료들이 매일 밤낮으로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 모든 일을 혼자 견디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동료들이 도와줄 때조차도 힘들 때가 드물지 않다. 때때로 원래 한 사람이 짊어져야 할 부담 때문에 수천의 어깨가 떨리기도 한다. 그럴 때 요제피네는 자신이 나서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의 족속' 중에서)

    카프카에게 예술은, 문학은 ‘혼자 견디기란 불가능’한 삶을 위한, 떨리는 수천의 어깨를 위한 노래였다. 그러나 요제피네의 노래를 요제피네가 갈망하는 그런 의미의 즐거움으로 듣지 못했던 사람들 혹은 쥐들처럼 당대의 독자들은 카프카의 문학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카프카는 요제피네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예술에 대한 공식적이고 분명한, 오랜 시간에 걸쳐 효력을 유지하는, 지금까지 알려진 명성을 훨씬 능가하는 인정”을 손에 넣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곧 닥칠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음에도 “이 요구를 계속하든지, 아니면 죽든지 둘 중 한 가지 방법밖에는 없다”는 생각으로 썼다. 그리고 결국 우리 민족의 영원한 역사 속에 일어난 작은 에피소드처럼 사라졌다. 한 단계 더 높은 구원을 받을 것이라 믿으며.

    책은 우리 내면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자신과 자신의 삶을 ‘문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 카프카는 문학을 ‘기도의 형식’이자 ‘구제의 수단’으로 여겼다. 그는 문학을 통해 자유로운 인간을, 그리고 따뜻한 공동체를 꿈꿨다. 그는 문학을 통해 세계의 부정성을 넘어설 수 있으며 세상과 화해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렇기에 문학을 통한 ‘변신’을 믿었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철창 안에 갇힌 ‘빨간페터’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다른 개들을 연구하는 어떤 개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쥐의 족속인 가수 ‘요제피네’의 노래를 듣다 보면 그러한 믿음이 그 자신에게는 허사였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였을까? 카프카는 유언으로 자신의 작품이 포함된 모든 서류를 불태워줄 것을 희망했다. 하지만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그의 원고를 관리했던 막스 브로트Max Brod는 이를 따르지 않고 그의 유작, 일기, 편지 등을 출판했다. 덕분에 우리는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존재의 불안과 인간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선사받을 수 있었다.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말했던 카프카.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그의 말마따나 날을 벼린 도끼가 되어 굳어 있는 우리의 머리와 멈춰 있는 우리의 심장을 부숴버릴 것이다. 그래서 물어본다. 자, 그 도끼에 깨질 준비가 되셨는가, 독자들이여. 문학이 존재하는 한, 인간 내면의 언 바다를 깨는 도끼를 만든 문학의 헤파이토스로 기억될 카프카를 다시 혹은 비로소 만날 준비가 진정 되셨는가?

    프란츠 카프카에 대한 평가

    이 얼마나 진기하고 흥분되며 독창적이면서 또 즐거움을 주는 책인가! 이것은 너무나 정교한 거미줄이며 상상의 세계의 건축물이다.
    - 헤르만 헤세Herman Hesse

    카프카의 작품 가운데 나와 관계가 없거나 나를 놀라게 하지 않는 구절은 없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20세기 문학의 시작 현대문학의 신화가 된 카프카의 불멸의 단편들! 카프카는 몽상가였고, 그의 작품들은 꿈처럼 형상화되어 있다. 그의 작품들은 비논리적이고 답답한 꿈의 바보짓을 정확히 흉내냄으로써 생의 기괴한 그림자놀이를 비웃고 있다. 그러나 만일 그 웃음이, 비애의 그 웃음이 우리가 가진, 우리에게 남아 있는 최상의 것임을 생각해 본다면, 카프카의 그 응시들을 세계문학이 낳은 가장 읽을 만한 작품으로서 평가하게 될 것이다.
    - 토마스 만Thomas Mann

    각 시대를 대표했던 단테, 셰익스피어, 괴테와 같은 작가를 20세기에서 고르라고 한다면 카프카가 1순위일 것이다.
    - W. H. 오든Wystan Hugh Auden

    음울한 신화와 폭력적인 사회 제도를 고발한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카프카는 활자화된 ‘투란도트’이다. 이 점을 알아차리고도 달아나지 않기로 한 자는 자기 머리를 내밀거나 아니면 차라리 벽에 머리를 들이받아야 하며 앞 사람의 전철을 밟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 테오도어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

    플로베르와 카프카를 읽지 않았다면 소설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 알랭 로브그리예Alain Robbe-Grillet

    목차

    판결
    법 앞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시골 의사
    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의 족속
    어느 개의 연구

    본문중에서

    제가 사용하는 출구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까 봐 두렵습니다. 저는 이 말을 가장 일상적이고 순수한 의미로 사용합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자유라는 말을 회피합니다. 저는 사방으로 뻥 뚫린 듯 후련한 자유의 감정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원숭이였을 때는 그런 감정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인간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은 자유를 동경했습니다. 하지만 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 당시에도 자유를 원하지 않았고 지금도 원하지 않습니다. 덧붙이자면, 인간들은 자유라는 말에 너무 자주 속습니다. 자유를 가장 고귀한 감정으로 치는 만큼 자유를 얻지 못했을 때의 실망감도 가장 고귀한 감정으로 간주합니다. 저는 버라이어티쇼에서 제 순서가 시작되기 전에 한 쌍의 곡예사가 천장에 매단 공중그네에서 일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그들은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그네를 타고, 펄쩍 뛰고, 둥실 떠올라 서로의 품에 안기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머리 꼬랑지를 입으로 물어 옮깁니다. “저런 것도 인간의 자유야? 저 우쭐하는 동작이라니!” 하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신성한 본성을 어찌 저리 조롱할 수 있을까! 이 장면을 원숭이들이 보았다면 그들이 터뜨린 웃음으로 철옹성도 날려버렸을 것입니다.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중에서/ p.34)

    요제피네의 예술은 우리가 아는 노래가 아니다. 그렇다면 그게 노래가 맞는가? 혹시 그냥 휘파람 같은 게 아닐까? 휘파람이라면 우리 중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휘파람은 우리 민족 고유의 예술이다. 아니, 예술이 아니라 독특한 삶의 표현이다. 우리는 누구나 휘파람을 불지만 누구도 예술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휘파람을 불 때 휘파람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휘파람을 분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우리 중에는 심지어 휘파람이 우리만의 고유한 특성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니까 요제피네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단지 휘파람을 불 뿐인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런데, 평범한 휘파람의 한계조차 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흙일을 하는 인부들은 하루 종일 일을 하면서도 힘들이지 않고 휘파람을 분다. 그런데 요제피네는 휘파람을 불 힘조차 달리는 것 같다. 이 모든 가정이 맞다면 요제피네의 이른바 예술성은 부정된다.
    ('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의 족속' 중에서/ p.56)

    어떤 선입견도 내 이해의 폭을 제한하지 않았고, 나는 아무리 터무니없는 소문을 듣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자세히 알아보았다. 이 터무니없는 세상에서는 터무니없는 일이 터무니 있는 일보다 더 그럴 듯해 보였고, 내 연구에도 더 유익하다고 생각했다. 공중견도 마찬가지다. 나는 공중견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까지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그 개의 존재는 이미 오래전부터 굳게 믿고 있다. 그 개는 내 세계관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대부분 그렇지만 이 문제에서도 특히 내 관심을 끈 점은 공중견의 기예가 아니다. 개들이 공중을 떠다닐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누가 부정하겠는가? 이것이 놀라운 일이라는 점에서는 나도 개 종족 전체와 동감이다. 그러나 내게는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훨씬 더 놀라운 일이다. 이 터무니없는 현상이 말없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이 현상을 규명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개들이 공중에서 떠다닌다. 거기서 끝이다. 삶은 평소대로 계속되고, 때때로 예술과 예술가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뿐이다.
    ('어느 개의 연구' 중에서/ p.107)

    저자소개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83.07.03~1924.06.03
    출생지 체코 프라하
    출간도서 259종
    판매수 41,335권

    카프카는 1883년, 지금은 체코공화국의 수도 프라하가 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영토였던 보헤미아 왕국에서 태어났다. 카프카는 실제 삶에 있어서는 물론 심지어 가족 안에서조차 아웃사이더였다. 하지만 문학에 있어서만큼은 가장 내밀한 인사이더였다. 그는 자신과 자신의 삶을 ‘문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고, 그 문학을 ‘기도의 형식’이자 ‘구제의 수단’으로 여겼다.
    소심하고 온순한 소년이었던 그는 평범한 모범생으로 법학 박사학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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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59~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숙명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과 일반대학원을 거쳐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숙명여대, 한국외대를 비롯 여러 대학에서 오랜 기간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번역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2007년에 제12회 한독번역문학상을 받은 바 있으며,
    옮긴 책으로 《밤의 여왕》 《파우스트 박사》 《젊은 베르터의 슬픔》 등 30여 권과 저서로 《대학생을 위한 활용 독일어》(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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