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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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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타인의 ‘머릿속’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에게
‘지도’와 ‘내비게이션’이 되어줄 책


‘도대체 저 사람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머릿속’을 읽고 싶어 하는 존재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마음을 이해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고차방정식의 답을 찾는 일보다 직장상사나 동료의 머릿속 생각을 간파하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고, 미분 적분을 푸는 일보다 한솥밥 먹고 한 이불 덮고 자는 남편이나 아내의 마음을 읽는 일이 더 난해할 수 있다. 아니, 다른 사람의 속내를 알아채는 일은 그만두고 자기 자신의 심리도 알 수 없어 힘들어할 때가 많은 것이 우리 인간이다.
멀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 복잡한 지리를 한눈에 읽고 싶은 사람은 ‘지도’나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 타인의 머릿속 생각을 읽고 싶고, 그의 마음속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심리 지도’와 타인의 머릿속 여행을 도와줄 성능 좋은 ‘내비게이션’을 손에 넣어야 한다. 저자는 “가슴 설레고 흥미진진한 심리 여행을 떠나려는 독자 여러분에게 유용한 ‘지도’와 ‘내비게이션’을 마련해주고 싶은 바람을 담아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도쿄대 약학대학 교수이자 최고 권위의 뇌과학자인 이케가야 유지가 정리하고 집필한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에는 정신의학, 뇌과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 최고 석학들과 연구팀들의 흥미롭고 도전적이며 발칙한 63가지 심리실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출판사 서평

방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비효율적인 뇌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가장 소중한 장치인 이유


약간 엉뚱한 질문으로 시작해보자. ‘우리가 사는 지구에 뇌가 있는 생물 종 수가 더 많을까, 아니면 뇌가 없는 생물 종 수가 더 많을까?’ 아마도 대다수 사람이 뇌가 있는 생물이 훨씬 많다고 답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의 저자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우리 인간처럼 뇌가 있는 생물보다 뇌가 없는 생물이 월등히 많다”고 한다. ‘생물의 총 중량’을 뜻하는 바이오매스(Biomass)의 측면에서 보아도 뇌가 없는 생물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 연장선에서 볼 때 ‘무뇌종’이 사실상 생존에 반드시 불리한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위에서 말한 대로 지구에 사는 생물 종 중에서 ‘무뇌종’이 다수를, ‘유뇌종’이 소수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한 번 더 질문을 던져보자. ‘큰 뇌를 가진 생물 ‘대뇌종’과 작은 뇌를 가진 생물 ‘소뇌종’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 ‘대뇌종’이 소수를, ‘소뇌종’이 다수를 차지한다. 인간은 ‘대뇌’를 가진 생물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인간처럼 몸 전체에 비해 큰 뇌를 가진 동물은 의외로 많지 않다. 생물의 역사에서 뇌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한 종은 극히 예외적이라고 할 정도로 드물다. 또한, 인간처럼 뇌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한 후에도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아 승승장구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희귀하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인간은 여러 측면에서 대단히 운이 좋은 생물 종이라고 할 수 있다.

“생물 전체의 관점에서 보자면, 뇌 개발은 정답이 아니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뇌는 방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비효율적인 장치이기 때문이다. 이 장치는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가오나시처럼 탐욕스럽게 에너지를 소비하므로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

도쿄대 약학대학 교수이자 최고 권위의 뇌과학자인 저자의 말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뇌는 효율성만을 놓고 따지기에는 너무도 큰 가치와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은 그 점을 명확히 깨닫게 될 것이다.

인간 뇌와 심리, 감정과 무의식, 관계와 소통 메커니즘을 둘러싼
은밀한 비밀과 궁금증을 풀어주는 위대한 심리실험


▣ 고양이가 문 여는 법은 배워도 문 닫는 법은 배우지 못하는 이유
— 하버드대 웜슬리 교수의 ‘입체미로 통화 실험’


이 책의 제1장 「생각하는 뇌 생각하는 나」의 첫 번째 꼭지는 ‘교육’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교육의 의미와 방향을 매우 독특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교육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훈육으로 행동을 제약하는 교육, 다른 하나는 자발성을 길러 행동의 적극성을 높이는 교육이다. 그는 ‘훈육에 의한 교육’과 ‘자발성에 의한 교육’을 독자에게 명확히 이해시키기 위해 어린아이, 혹은 원숭이나 고양이 같은 동물이 ‘문 열기’를 배우는 일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문 열기’는 자발성만으로 발생한다. 어린아이는 말할 것도 없고 원숭이나 고양이 같은 동물조차 ‘문 여는’ 방법을 쉽게 배운다. 일일이 가르치지 않아도 사육사나 주인의 행동을 관찰한 뒤 ‘문 열기’라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실천에 옮긴다. 이는 자발성을 기르는 교육이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원숭이나 고양이는 ‘문 열기’는 쉽게 배워도 ‘문 닫기’는 배우기 어렵다. 실제로, 자기 힘으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원숭이나 고양이가 스스로 문을 닫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원숭이나 고양이 같은 동물은 왜 ‘문 열기’는 쉽게 배우지만, ‘문 닫기’는 배우지 못할까? ‘문 열기’는 누구나 자발성만으로 익힐 수 있는 행동인 반면, ‘문 닫기’는 사회적 합의, 즉 예의범절에 속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즉, ‘문 닫기’는 뇌에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행동이자 훈육을 통해 배우고 익혀야 하는 행위다. 이 밖에 ‘장난감을 가지고 논 다음 정리하는 행위’, ‘식사 후 이를 닦는 행위’ 같은 것들이 다 그런 예에 속한다. 이러한 행위를 몸에 익히는 과정에서 ‘자발성’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반드시 적절한 ‘훈육’이 필요하다.
훈육에는 크게 ‘강화(칭찬 ‒ 보상)’와 ‘약화(꾸중 ‒ 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일까? 당연하게도, ‘강화’만 적용한 훈련이 성취도 면에서 가장 뛰어나다. 2등은 ‘강화와 약화를 조합한 훈육’에 돌아간다. 3등은 ‘약화’만 사용한 훈련으로, 이 경우 학습 효과가 거의 없다.
결론적으로, 칭찬 없이 질책과 꾸중만으로 훈육하는 교육은 효과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유는 단순하다. 꾸지람을 들으면 스스로 탐색하고자 하는 의욕, 즉 자발성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기 힘으로 첫걸음을 떼지 못하면 제대로 된 학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버드대학교 로버트 웜슬리 교수팀의 ‘약화 — 강화’에 관한 실험 결과는 번뜩이는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먼저, 연구팀은 65명의 대학생들에게 비디오게임으로 입체미로를 통과하는 연습을 하게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연습 내용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는지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적용해 테스트했다.

① 과제에 성공할 때마다 합당한 보수를 지급한다.
② 일정 금액의 보수를 먼저 지급하고, 이후 과제에 실패할 때마다 보수를 줄인다.
③ 성공 보수 없음.

실험 결과, 당연하게도 ①번 그룹이 가장 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렇다면 2등은? ②번 그룹이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아니다. 답은 ③번이다. 일정 정도 보수를 지급하는 조건보다 아예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조건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사실이다. 왜 그럴까? ②번 조건의 경우, 과제에 실패할 때마다 삭감하는 돈, 즉 ‘벌금’에 해답이 있다. 애초 받기로 되어 있는 보수가 ‘감점’ 형식으로 차감된 후 받게 되는 ‘잔액’이 오히려 약화로 작용한 것이다.

▣ 제비뽑기 돈 벌기 게임에서 인간이 쥐에게 백전백패한다고?
— 윌리엄 앤드 메리대 파크리사누 교수의 ‘제비뽑기 게임 실험’


제비뽑기 돈 벌기 게임 실험에서 인간이 쥐에게 백전백패한다고? 과연 정말 그럴까? 미국 윌리엄 앤드 매리대학교 파크리사누 교수팀의 실험 결과다. 게임 규칙은 다음과 같다. A와 B 둘 중 하나에 1,000원이 들어 있는 양자택일 제비를 뽑게 한다. 당첨 확률은 A가 75퍼센트, B가 25퍼센트. 200번 연속해서 제비를 뽑는다. 당첨 확률은 실험 참여자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실험 참여자는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A와 B 제비를 선택한다. 반복해서 선택하는 동안 A와 B의 당첨 확률이 다르다는 사실을 차츰 인지한다. 100번가량 반복하면 누구나 전략에 윤곽이 잡히고, 여기에 100번을 더해 200번 정도 선택하면 확률은 안정된다. 실험 참여자 대부분 A 75퍼센트, B 25퍼센트 비율에 매우 가깝게 선택하는 거다. 놀랍게도, 당첨 확률 설정치와 거의 100퍼센트 일치하는 수치가 나온다. 우리 뇌가 대단히 정교하게 만들어진 고도의 장치임을 실감하게 해주는 실험이다.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제비뽑기 돈 벌기 게임’을 했다. 쥐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녀석은 단순하게 행동한다. 십중팔구 A를 선택하는 거다. 파크리사누 교수팀은 똑같은 조건의 실험이 끝난 뒤, ‘사람 그룹’과 ‘쥐 그룹’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돈을 벌었는지 계산했다. 승자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쥐’다. ‘쥐 그룹’이 벌어들인 평균 금액이 ‘사람 그룹’이 벌어들인 평균 금액보다 1만 2,500원이나 더 많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 어른과 달리 어린아이는 쥐와 비슷한 전략을 사용했다. 실험 결과, 3세 아이들은 90퍼센트 확률로 A를 선택했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비논리적으로 행동하고 성과도 추락한다. 성인은 ‘감정론’에 기반하여 선택한다. 실패를 꺼리는 감정이 우세해서 우직하게 A로 밀어붙이지 못한다. 당첨 확률이 높은 A를 선택해도 꽝을 뽑을 때가 있기 마련인데, 인간 뇌는 이 작은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B에 눈독 들인다. B에서도 가끔 당첨될 때가 있으므로 그런 선택을 하기가 더 쉬워진다. 결과적으로, 계산이 복잡한 인간은 A, B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우를 범한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론’에 의한 선택을 어리석다고 단정해서는 곤란하다. 현실 환경에서는 조건이 일정하지 않고 자주 변화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A가 당첨 확률이 높더라도 B의 확률이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다. 목숨이 걸린 일생일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100퍼센트 한 가지 선택지만 고르는 쥐의 전략은 치명적일 수 있다. 집단 전체가 전멸할 위험성도 없지 않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조언이 비즈니스 분야 금과옥조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그래서다.

▣ 쥐도 자기 선택과 행동을 후회한다는데?
— 미네소타대 레디시 교수의 ‘쥐의 먹이 선택 실험’


인간은 ‘후회’하는 존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면서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하며 후회한다. 다른 동물들은 어떨까? 예컨대 개나 고양이, 원숭이나 고릴라도 자기 행동을 후회할까?
저자에 따르면, 자신의 처지를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안타깝게 여기는 감정에는 ‘낙담’과 ‘후회’ 두 가지가 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낙담’은 기대한 것보다 나쁜 결과가 나왔을 때 생기는 단순한 감정이다. 반면, ‘후회’는 자신이 어떤 선택과 행동을 했거나 하지 않아서 나쁜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는, 좀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부정적 감정이다. 즉, 후회는 낙담보다 한 차원 고도의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나은 선택지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을 바라보고 반성하는 과정에 만들어지는 감정이 후회이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원숭이 등의 다른 동물들도 ‘낙담’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후회’는 어떨까? ‘사람 이외의 다른 동물도 후회할까?’ 실험용 쥐를 이용하여 이 질문에 과감히 도전한 이들이 있다. 미네소타대학 데이비드 레디시(David Redish) 교수팀이 바로 주인공들이다. 그들의 연구 성과는 과학 전문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게재되었는데, 이 논문에 따르면 쥐도 ‘후회’할 줄 안다고 한다.
실험은 행동경제학 기법을 접목해 교묘하게 설계되었다. 연구팀은 사각형 서킷에 쥐를 넣고 왼쪽으로 빙빙 돌며 걷게 했다. 서킷 네 귀퉁이에는 갈림길이 있고, 그 안에는 먹이가 나오는 접시가 있다. 갈림길 입구에서 기다리면 자동으로 먹이가 나온다. 대기 시간은 일정하지 않아 가장 짧을 때는 1초, 가장 길 때는 45초 정도로 설정했다. 대기 시간 길이는 소리로 알 수 있다. 소리를 듣고 기다리거나 그냥 지나서 다음 먹이로 향할지 쥐가 알아서 결정한다.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은 온전히 쥐에게 맡겨진다.
쥐에게도 취향이 있다. 녀석은 자기가 좋아하는 먹이가 나오면 얼마 동안의 대기 시간을 참고 기다렸다. 반면, 딱히 입맛이 당기지 않는 먹이일 때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과감히 무시하고 다음 관문으로 넘어갔다. 이 선택에 ‘후회’의 여지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쥐의 행동을 관찰하면 대기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은데도 그냥 통과하고, 다음 지점으로 향하다가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아뿔싸!’ 하는 미련 가득한 몸짓으로 조금 전에 그냥 지나친 먹이 쪽을 몇 번이고 뒤돌아보았다. 그러다가 겨우 나온 먹이를 허겁지겁 먹어치우고, 바로 다음 먹이로 쪼르르 달려갔다. 이는 손실 시간을 만회하려는 심리가 표출된 행동으로 사람에게서도 이와 같은 행동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창 후회 중인 쥐의 뇌 활동을 기록했다. 그러자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 ORC)에 ‘놓친 먹이’에 반응하는 신경이 발견되었다. 중요한 발견이다. 사람에게서도 안와전두피질은 후회에 필수적으로 관여하는 뇌 부위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사람과 쥐는 같은 뇌 메커니즘을 활용해 ‘실패했던 과거’를 곱씹으며 후회하는 모양이다.

인간 뇌와 심리, 감정과 무의식, 관계와 소통 메커니즘을 둘러싼
은밀한 비밀과 궁금증을 풀어주는 위대한 심리실험


• 헤리엇와트대 듀어 교수의 ‘기억력 테스트 실험’
실험 참여자 70명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 단어를 암기하는 과제를 받았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니터에 ‘햇빛’, ‘역’, ‘전문가’ 등 일상용어 15개를 단어당 1초씩 제시했다. 그 후 15분간 한 그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보내게 했고, 다른 그룹은 ‘틀린 그림 찾기’를 하며 보내게 했다. 그런 다음, 15개 단어 중 몇 개 단어를 기억하는지 테스트했다. 흥미롭게도, 틀린 그림 찾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 그룹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보낸 그룹이 15퍼센트나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멍 때리기’가 기억력 향상을 돕는다고?

• 하버드대 윔슬리 교수의 ‘입체미로 통과 실험’
65명의 대학생에게 ‘입체미로 통과하기’ 비디오게임을 하게 했다. 다음 날, 연구팀은 연습 내용을 어느 정도 기억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3가지 조건으로 테스트했다. 1. 과제에 성공할 때마다 보수를 지급한다. 2. 먼저 보수를 지급하고, 과제에 실패할 때마다 벌금을 부과한다. 3. 성공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 가장 나쁜 성적을 얻은 조건은? 3번? 아니다. 놀랍게도 2번이다. 왜 그럴까?

• 윌리엄 앤드 메리대 파크리사누 교수의 ‘제비뽑기 게임 실험’
‘사람 그룹’과 ‘쥐 그룹’을 대상으로, 2개의 상자 중 하나에 1,000원이 들어 있는 제비를 뽑게 한다. 당첨 확률은 하나는 75퍼센트, 다른 하나는 25퍼센트. 당첨 확률은 알려주지 않고 한 사람당 200번 제비를 뽑게 한 다음, 쥐들을 대상으로 똑같이 200번 실험을 반복 진행한다. 연구팀은 두 그룹이 번 돈의 금액을 평균 냈다. 그 결과 ‘사람 그룹’은 6만 2,500원을 벌었고, ‘쥐 그룹’은 7만 5,000원을 벌었다. 인간이 쥐에게 패배한 이유는?

• 컬럼비아대 쉬나 아이앤가 교수의 ‘잼 판매 실험’
6가지 종류의 잼을 판매하는 A부스와 24가지 종류의 잼을 판매하는 B부스의 판매 상황을 비교했다. A부스에는 60퍼센트 고객이 관심을 보였고, B부스에는 40퍼센트만 발길을 멈추었다. 그러나 실제 판매 결과는 A부스 손님 중 3퍼센트가, B부스 고객 중 30퍼센트가 잼을 구매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목차

저자 서문_ 타인의 ‘머릿속’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에게 ‘지도’와 ‘내비게이션’이 되어줄 책

제1장_ 생각하는 뇌 생각하는 나

고양이가 ‘문 여는 법’은 배워도 ‘문 닫는 법’은 배우지 못하는 이유
하버드대 웜슬리 교수의 ‘입체미로 통과 실험’

사랑에 빠지면 왜 동공이 커질까?
시카고대 헤스 교수와 하버드대 카너먼 교수의 ‘동공 지름 측정 실험’

제비뽑기 돈 벌기 게임에서 인간이 쥐에게 백전백패한다고?
윌리엄 앤드 메리대 파크리사누 교수의 ‘제비뽑기 게임 실험’

‘미끼 상품’을 잘 이용하면 짠돌이도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다
매사추세츠 공대 댄 에리얼리 교수의 ‘미끼 효과 실험’

나쁜 소문은 좋은 소문보다 2배 더 빨리 퍼져 나간다는데?
쾰른대 호프만 교수의 ‘도덕적・비도덕적 행동 평가 실험’

잼 진열 종수를 대폭 줄이자 판매량이 7배나 치솟은 이유
컬럼비아대 아이엔가 교수의 ‘잼 판매 실험’

거짓말쟁이가 오히려 더 정직하다고?
암스테르담대 브루노 교수의 ‘주사위 굴리기 게임 실험’

중매결혼한 커플과 연애결혼한 커플 중 어느 쪽 이혼율이 더 높을까?
플로리다주립대 맥널티 교수의 ‘결혼 만족도 측정 실험’

너무 참신한 아이디어는 이해받지 못한다?
노스웨스턴대 존스 교수의 ‘발견의 혁신성과 영향력 상관관계 측정 실험’

참으면 참을수록 인내력이 떨어진다는데?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바우마이스터 교수의 ‘악력기 누르기 실험’

뇌가 성공 체험보다 실패 체험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까닭
존스 홉킨스대 허츠펠드 교수의 ‘방향 감각 향상 실험’

뇌는 왜 보이지 않는 상대를 얕잡아볼까?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의 ‘안티키테라 기계’ 사례

유머감각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유머감각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
코넬대 더닝 교수와 대학원생 크루거의 ‘유머 이해력 실험’

억지로라도 웃으면 나를 비웃는 사람은 속수무책이 된다
취리히대 플랫 교수의 ‘비웃음 공포증’ 연구 사례

집중력을 2배 높여주는 ‘가짜 전기헬멧’의 비밀
브뤼셀 자유대 마갈레스 교수의 ‘스트룹 효과 실험’

제2장_ 뇌를 알면 기억력이 쑥쑥

‘오!’ 하고 감탄사를 발하며 습득한 지식이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데?
캘리포니아대 그루버 교수의 ‘잡학 퀴즈 정답 맞히기 실험’

‘멍 때리기’가 기억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고?
헤리엇-와트대 듀어 교수의 ‘기억력 테스트 실험’

잠자며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일까?
프라이부르크대 라스크 교수의 ‘쥐의 미로 통과 실험’

우리 뇌 어딘가에 뱃속 아기 시절의 기억이 남아 있다는데?
헬싱키대 파타넨 교수의 ‘태아 시절 기억 확인 실험’

커피를 마시면 기억력이 향상된다?
존스 홉킨스대 마이클 야사 교수의 ‘행동 태깅 실험’

‘걷기’가 기억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해주는 이유
일리노이대 클레이먼 교수의 ‘산책-기억력 상호 관계 실험’

인간은 자신의 과거를 자기 입맛에 맞게 각색하기 좋아하는 존재다?
워털루대 콘웨이 교수의 ‘학습 기능 프로그램 수강 신청 현황 조사’

몸속에 수분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감퇴한다는 게 사실일까?
코네티컷대 암스트롱 교수의 ‘수분-기억력 관계 측정 실험’

제3장_ 뇌와 함께 사람과 함께

함께 공부하면 혼자 할 때보다 더 오래, 더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고?
예일대 부스비 교수의 ‘대화 없이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효과 연구’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은 보육원 아기들은 왜 두 살도 되기 전 91명 중 35명이나 죽었을까?
정신과 전문의 르네 스피츠의 ‘보육원 전쟁고아 사망사건 원인 조사’

인간은 1조 종류의 냄새를 식별할 수 있다는데?
록펠러대 켈러 교수의 ‘인공향 합성 감지 실험’

인간 뇌가 문자와 숫자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이유는?
난독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로 의심받는 ‘DYX1C1’의 실체

뇌의 활동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다고?
로리엇 뇌 연구소 보두르카 박사의 ‘편도체 활동 조절 실험’

남녀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21세기 과학기술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교토대 다치바나 교수의 ‘수컷 쥐를 암컷으로 바꾸기 실험’

‘유전자 유사도’를 통해 4천 년간 100여 개 역사적 사실을 밝혀낸다?
옥스퍼드대 마이어스 교수의 ‘인류 교배사 유전자 지도장’

꿀벌도 ‘동일성’의 개념을 이해한다는데?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파고 박사의 ‘꿀벌 색깔 인지 능력 측정 실험’

고대 인류가 풍요로움을 포기하고 사냥 대신 농경을 선택한 이유
인도네시아 대규모 화산 폭발로 인한 기후 변화설

‘의욕’을 끌어내기 위해 ‘의욕’을 활용한다?
스탠퍼드대 넛슨 교수의 ‘최고 의욕 끌어내기 실험’

뇌는 존재하지도 않는 ‘노란색’을 어떻게 볼까?
퀸즐랜드대 토엔 교수의 ‘갯가재의 색깔 인식력 조사’

야생 고릴라는 섬세하고 신경질적인 초식동물에 가깝다고?
이케가야 유지 교수의 ‘야생 고릴라 생태 관찰기’

전체 사회의 적응력과 생존력을 높여주는 ‘다양성’의 비밀
흐로닝언대 몰먼 교수의 ‘집단적・개인적 학습-판단-결정 실험’

제4장_ 기분 좋을 때 뇌과학

지루함은 전기 충격보다 더 고통스럽다?
버지니아대 윌슨 교수의 ‘지루함 참기 vs. 전기 충격기 누르기 실험’

인간은 타인의 불행에 쾌감을 느끼는 존재라고?
베를린자유대 타루피 교수의 ‘음악을 통한 행복-불행 측정 실험’

쥐도 자기 선택과 행동을 후회한다는데?
미네소타대 레디시 교수의 ‘쥐의 먹이 선택 실험’

선천적 쾌감인 ‘단맛’과 ‘감칠맛’을 얻는 몇 가지 방법

목표가 많은 사람일수록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지 못하는 이유
예일대 에이미 교수의 ‘동기 부여 방식 조사’

‘쾌감’과 ‘불쾌감’은 같은 표정으로 나타난다?
히브리대 아비에저 교수의 ‘얼굴 표정으로 감정 상태 알아맞히기 실험’

유머를 이해하는 능력이 ‘공간’을 인지하는 능력에서 진화했다는데?
서던 캘리포니아대 아미르 교수의 ‘관점 변환 원동력 ‘아하 경험’ 연구’

이타적 행동을 하게 하는 유전인자는 뇌의 어느 부위에서 만들어질까?
스탠퍼드대 파비지 교수의 ‘ACC에 전기 충격으로 감정 생성 실험’

마음이 맞는다면 상대방이 할 다음 말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프린스턴대 해슨 교수의 ‘뇌 동기화 패턴 조사’

리듬을 타고 음악을 즐길 줄 하는 건 오로지 인간뿐이라고?
터프츠대 파텔 교수의 ‘메트로놈으로 원숭이 리듬타기 훈련 실험’

왕따는 모든 시공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항저우사범대 리우 교수와 울산과학기술대 김필원 교수의 ‘왕따 문제’에 관한 논문

비슷한 정도의 맛이라도 새롭게 발견한 맛이 더 많은 쾌감을 주는 이유
프랑스 국립 보건의학연구소 쾨슐랭 박사의 ‘뇌 정보 탐색 방식 연구’

제5장_ 뇌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쥐를 트로이목마로 삼아 고양이 몸속에 침투하는 기생충 톡소플라스마의 기상천외한 전략
프라하 카렐대 플레르그 교수의 ‘쥐 톡소플라스마 감염 실험’

곤충이 사람보다 눈치가 빠르다고?
록펠러대 보스홀 교수의 ‘이산화탄소 감지 센서로 곤충의 감각 능력 연구’

우울증에 운동이 특효약인 과학적인 이유
브리스틀대 로러 교수의 ‘연구 설계・결과 해석 합리성 재조사’

꿈꾸는 동안 자신을 감시하는 ‘제2의 자아’가 사라진다?
미국 신경과학연구소 에델만 박사의 ‘제2의 자아로 가는 문의 열쇠, 감마파 연구’

사람 몸속에 100조 마리의 세균이 산다는데?
유럽분자생물실험실 독일 연구팀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결과’

자폐증을 뇌 내 세균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하버드대 코핸 교수의 ‘ASD 환자와 장내 세균 검사’

뇌의 강렬한 감마 활동은 뇌가 인간에게 선사하는 마지막 선물?
미시건대학교 보르지긴 교수의 ‘일곱 마리 쥐의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관찰 실험’

스마트폰 세균이 화장실 변기 손잡이 세균보다 18배나 많다고?
위생학자 프랜시스의 ‘일상용품에 서식하는 세균량 조사 결과’

인공 감미료의 효능을 어디까지 신뢰해야 할까?
와이즈먼 과학연구소 엘리나프 박사의 ‘인공감미료 실험’

제6장_ 미래를 내다보는 뇌

재생한 뇌에 ‘마음’이 깃들 수 있을까?
오스트레일리아 과학아카데미 분자생물공학연구소 노블리히 박사의 ‘iPS 세포의 잠재성 연구’

자녀를 유전자로 선별하는 시대가 올까?

미래에는 ‘화가 로봇’과 ‘시인 로봇’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데?
옥스퍼드대 오스본 교수의 ‘미래에 사라질 직업 시뮬레이션’

무한히 자손을 남길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출현했다고?
인간 뇌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낸 IBM의 신형 전자칩, ‘트루노스’

치매약이 젊은이의 인지능력을 높여준다?
시드니대 카킥 박사의 ‘스마트 드럭 사용 비율 조사’

100세 시대를 열어주는 약 ‘라파마이신’의 비밀
잭슨연구소 해리슨 박사의 ‘쥐 수명 늘리기 실험’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툭하면 ‘멍~때리는’ 습관은 분명 내 잘못이지만, 그래도 과학적으로 근거를 들어 자기 합리화를 하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멍~때리는’ 시간에도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헤리엇와트대학교(Heriot-Watt University) 듀어(Dewa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얼마 전 발표한 논문을 방패로 삼아 잠깐 자기 변론을 펼쳐보려 한다.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 70명에게 단어를 암기하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그들은 모니터에 ‘햇빛’, ‘역’, ‘전문가’ 등 일상에 서 사용하는 단어 15개를 표시했다. 표시 시간은 각 단어 당 1초. 15분 후 그중 몇 개의 단어를 기억하는지 확인하는 실험이다.
연구팀은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자 다른 방식으로 15분을 보내게 했다. 첫 번째 그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방안의 불을 끄고 휴대전화와 신문, 잡지 등 소일거리를 모두 금지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은 특정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내게 했다. 두 번째 그룹 참여자들은 연구팀이 미리 준비한 ‘틀린 그림 찾기’를 하며 15분을 보냈다. 결과는 놀라웠다. 멍하니 시간을 보낸 그룹은 평균 70퍼센트 수준으로 단어를 기억한 반면, 특정 작업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낸 그룹은 평균 55퍼센트 이하의 정답률을 보였다. 일주일 뒤 다시 암기한 단어를 확인하게 해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멍하니 시간을 보낸 그룹은 여전히 50퍼센트 수준의 단어를 기억했지만, 특정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낸 그룹의 정답률은 30퍼센트를 밑돌았다. 즉, ‘멍하니 있는 시간’은 게으름을 피우며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직전에 습득한 정보를 확실한 기억으로 정착시키는 중요한 ‘두뇌 활동 시간’인 셈이다.
(/ pp.123~124)

이후 좀 더 신빙성 있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어난 일이었다. 전쟁에서는 수많은 고아가 생겨난다. 정신과 전문의 르네 스피츠(Rene Spitz) 박사는 보육원에서 본격 연구에 착수했다. 치밀한 조사 끝에, 그는 보육원의 영·유아 91명 중 35명의 아이가 만 2세가 되기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처음에 스피츠 박사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 당시에는 이미 영양과 위생이 건강한 신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싹트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그 보육원도 부족하나마 아이들에게 충분한 식사와 청결한 환경을 제공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분명 영양 부족이 사망 원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보육원에 전염병이 돈 것도 아니었다. 유일하게 부족한 요소는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보육원에는 수많은 아동이 모여 살았지만, 만성적 인력 부족으로 모든 아이에게 골고루 돌봄의 손길을 주지는 못했다. 선생님들은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말을 걸어주고, 관심을 기울여주고,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가 없었다. 결국, 스피츠 박사는 ‘소통 결여’를 사망 원인으로 결론 내릴 수밖에 없었다.
(/ pp.170~171)

사람은 생후 2개월에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다른 반응을 보이게 된다. 어머니와는 다른 사람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어머니라는 불변의 ‘동일성’을 깨닫는다. 4개월 차에 접어들면 실제 얼굴과 사진의 얼굴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한 돌 반 이 되면 사진과 거울 속의 자신을 ‘나’라고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경지인 ‘동일성’ 이해다.
프랑스 국립 과학연구소(CNRS)의 파고(J. Fagot) 박사 연구팀은 고릴라가 사진 속 바나나를 진짜 바나나로 착각해 바나나 사진을 우걱우걱 먹어치우는 상황을 보고했다. 고릴라는 사진과 실물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실험에서 고릴라는 ‘사진’이라는 인류가 만들어낸 산물을 처음으로 경험한 터라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고릴라도 훈련하면 실물과 사진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곤충인 꿀벌조차 ‘동일성’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꿀벌에게 노란색과 초록색 패널을 보여주고, 미로 안쪽에 2장의 패널에 영사된 색을 선택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직전에 본 패널과 같은 색을 선택하면 설탕물이 나오는 장치를 설치했다. 이런 식으로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면 꿀벌은 같은 색 패널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훈련을 거친 꿀벌은 이어서 색이 아니라 가로줄무늬 또는 세로줄무늬라는 흑백무늬를 선택하는 실험에 난데없이 투입된다. 그런데 훈련된 꿀벌은 처음 본 무늬에도 당황하지 않고 같은 무늬를 선택한다. 즉, ‘동일성이란 무엇인가?’라는 개념을 꿀벌이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 pp.205~206)

얼굴 한가운데 좌우 시야를 가로막는 벽을 세우고, 오른쪽 눈에 초록색을, 왼쪽 눈에 빨간색을 보여주면 ‘노란색’이 나타난다. 빨강과 초록이 뇌에서 섞여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노란색’이 눈앞에 나타나는 셈이다. 이 실험으로 뇌가 보고 있는 대상은 색깔이 아니라 신경 신호를 ‘해석’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의 3원색’은 동물계에서는 특수한 사례다. 개와 소 등 많은 포유류가 보는 세상은 주황색과 파란색의 2원색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반면, 조류와 곤충은 대개 자외선을 감지할 수 있다. 말하자면, 조류와 곤충이 보는 세상은 4원색으로 이루어진 셈이다.
이러한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초기 동물들은 4가지 색채 센서를 활용해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진화 과정에서 차츰 색채 감각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2원색으로 줄어들었다. 당시 대다수 포유류는 야행성이었기에 2원색만으로도 생활에 지장이 없었다. 이후 일부 포유류가 주행성으로 변하는 과정에 2원색 중 주황색 센서가 2개로 분리되면서 초록색과 빨간색 센서가 만들어졌다. 이것이 3원색의 기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간은 자외선을 보지 못한다. 그런 터라, 벌레나 새의 시각 세계를 알 길이 없다. 자외선 카메라로 촬영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과거에 본 적도 없는 선명한 색채로 가득 차 있어 눈을 비비며 자기 눈앞에 펼쳐진 새로운 풍경을 의심하게 된다. 아니, 알고 보면 사실 이는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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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이케가야 유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0~
출생지 시즈오카
출간도서 10종
판매수 3,859권

도쿄대학 약학부 교수, 뇌 연구자.
해마 연구를 통해 뇌 건강이나 노화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있다. 일본 약리학회 학술장려상, 일본 신경과학학회 장려상, 일본 약학회 장려상, 문부과학대신 표창, 일본학술진흥회상, 일본학사원 학술장려상, 쓰카하라아키라塚原仲晃 기념상 등을 수상했다.
과학자로서 뇌 과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소개하고 있으며, 누구나 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저서로, [기억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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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회사생활에서 접한 일본어에 빠져들어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해 출판 번역의 길로 들어섰다.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가 삶의 모토로 더 많은 책을 읽고 알리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책을 읽고 옮긴다. 옮긴 책으로『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당신이 잔혹한 100명 마을에 산다면?』『소수는 어떻게 사람을 매혹하는가?』『백곰 심리학』(2010년 문화관광부 추천 우수교양도서)『처음 시작하는 그리스 신화』『도쿄의 작은 공간』『세상 끝의 아이들』『어쩌다 너랑 가족』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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