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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의 나날

원제 : されどわれらが日々ー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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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제5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

139쇄 발행, 189만 7700부 판매
일본 현대소설의 고전


스스로에게 긍지를 가졌던 유일한 가치를 완전히 잃어버린 청춘,
그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가보면…


1964년 제51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시바타 쇼의 장편소설. 일본 젊은이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1960, 70년대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18년 11월 기준 139쇄 발행, 189만 7700부의 판매를 기록하며 ‘일본 현대소설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작품으로, 자신들이 믿고 있던 가치관의 붕괴로 삶의 방향과 의미를 잃어버린 ‘청춘의 삶’, 그리고 그들의 ‘그 이후의 삶’을 담았다.

출판사 서평

“있지, 우린 잘못된 게 아닐까? 처음부터.”
―죽거나, 죽지 못하거나, 죽지 않은 인물들의 후일담


1960년, 스물여섯 나이에 데뷔한 작가 시바타 쇼가 자신이 통과한 대학시절을 담아 서른 살에 쓴 장편소설 [그래도 우리의 나날]은, ‘나(후미오)’가 헌책방에서 무엇에 홀린 듯 ‘H전집’을 구매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후미오는 영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며 반년 뒤 취직이 내정된 지방의 대학으로 약혼녀 ‘세쓰코’와 함께 내려갈 예정이다. 언뜻 안온해 보이는 삶이다.
‘H전집’에는 옛 소유자의 장서인이 찍혀 있었는데, 그 도장이 낯익었던 세쓰코를 통해 그 책이 도쿄대 역사연구회 회원이었던 ‘사노’의 것임이 밝혀진다. 사노는 한때 지하 군사조직에 참가할 정도로 극렬한 공산주의자였지만, 1955년 무장투쟁을 지향하던 일본 공산당이 ‘육전협(제6회 전국협의회) 결의’ 이후에 평화혁명으로 노선을 전환하자, 학교로 돌아와 정치투쟁과 선을 그은 채 평범한 대학생활을 이어간다.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했고, 다른 사람들과는 연락을 끊었다. 세쓰코의 부탁으로 사노의 행적을 좇던 후미오는 사노가 자살했음을 알게 되고, 그가 죽기 직전 쓴, 유서나 다름없는 편지를 입수한다. 그 편지를 읽은 후미오와 세쓰코는 그동안 묻어두었던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게 되는데…
사노의 편지에는 1950년대 일본 전후 학생운동 세대의 고민과 치열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스로에게 긍지를 가졌던 유일한 것을 완전히 잃어버렸단 생각과 함께 찾아온 상실감과 절망감, 다른 한편에 솟아오른 모종의 안도감에 휩싸인 사노는, “혁명을 두려워하는 당원. 얼마나 우스운 존재인가”라고 자조하며 스스로를 배신자라 자책한다. 그후 가능한 한 눈에 띄지 않는 삶을, 조용한 삶을 살고자 결심한 사노. 그러나 그는 점차 출세가도를 달리며 스스로의 삶이 모순되었다는 혼란에 빠진다. 그 혼란 속에서 마주한 ‘죽음을 앞두고 나는 무슨 생각을 할까?’라는 질문. 결국 ‘나는 배신자다!’라는 답밖에 내릴 수 없으리라 깨달은 사노는 지독한 무기력에 휩싸여 죽음을 택하고 만다. 그리고 그의 죽음과 그가 남긴 편지는 후미오와 세쓰코를 비롯해 ‘그 이후의 삶’을 살던 인물들을 뒤흔들며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다.

사노 씨의 유서가 내 손에 전해진 날 밤, 내가 그 유서를 펼쳤을 때, 그 속에서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무엇을 떠올릴까’ 하는 의문이 못처럼 내 가슴에 콕 박혔어. 마치 내게 던지는 질문 같더라. 그리고 그 대답을 찾았을 때, 나는 내가 그런 무서운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 갖고 있을 리 없다는 사실을 알았어. 그리고 동시에 나는 내게서 떠나지 않는 피로감의 의미를 깨달았어. 우리 사이, 우리의 생활은 무(無)에 지나지 않는다, 날마다 그곳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우리의 생은 각자 다른 사실과 현상이 우연히 연속해서 일어나는 데 지나지 않는다, 그 무의미함 속에 나는 지쳐버렸다, 내 생은 마른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기만 하고 있으니 죽음에 임박해서 움켜쥐려는 손에 뭔가 남아 있을 리 없다…… 그 한 가지의 물음으로 나는 모든 것을 깨달은 거야.
('후미오에게 보낸 세쓰코의 편지에서' 중에서/ p.175)

“어떻게든 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언젠가
내일이 오는 걸 바라지 않게 될 정도로 지칠 게 분명하다.”
―그 시절도, 마주할 날들도, ‘그래도 우리의 나날’


세쓰코는 후미오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스스로 떠난다. 두 사람이 잘해나가리란 것을 서로 알고 있으나, 그 ‘잘해나감’으로 충분한지 스스로 생각해보기 위해서다. “어쩌면 세쓰코는 우리 세대를 탈출한 것인지도 모른다”라고 후미오는 받아들인다. 새 시대를 만들겠다던 그 시절의 청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새 삶을 구상해야 했다. 지금까지 추구해온 가치와 이상을 부정하고 잊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다. 열망이 패배의식으로 바뀌었고 그것을 감당 못해 혹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누군가는 세상을 등졌다. 누군가는 새로이 도래한 날들을 적당히 받아들였다. 누군가는 잠시 멈추어 서기로 했다. 작품 속 일본의 1950년대 중후반 풍경은 이제 역사의 한 조각이 되었지만, 이 인물들의 내면을 따라가는 일이 낡았다 느껴지진 않는 것은,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말처럼 “낡았다는 것은 극복됐다는 것”이기 때문일 터이다. 부딪히고 깨지는 청춘의 목소리란 어느 시대나 세대에게도 통용될, 언제까지고 반복될 보편성을 지닌다.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로 이어지며 영향을 끼치고 조금씩 나아가고, 또다른 절망을 마주하며 우리는 살아간다. 결국 그 아팠던 시절도, 마주할 알 수 없는 날들도, 모두 ‘그래도 우리의 나날’이리라.

머잖아 우리가 정말로 늙었을 때, 젊은 사람들이 물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젊은 시절은 어땠냐고. 그때 우리는 대답할 것이다. 우리 때에도 똑같은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어려움이기는 하겠지만,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려움에 익숙해지며 이렇게 늙어왔다. 하지만 우리 중에도 시대의 어려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로 용감하게 진출하고자 한 사람이 있었다고. 그리고 그 답을 들은 젊은이 중 누구든 옛날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데, 지금 우리도 그런 용기를 갖자고 생각한다면 거기까지 늙어간 우리의 삶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짐을 부쳐 텅 빈 방안에 노을이 물들었다. 이 방에서 지내는 것도 앞으로 하루이틀이다. 그러나 그걸로 됐다. 우리는 날마다 모든 것과 이별한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시야는 더욱 자유로워질 것이다.
(/ pp.196~197)

“그 시절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역시 아름다움이라는 것이었다.”
―「록탈관 이야기」


함께 실린 단편 「록탈관 이야기」는 1960년 동인지에 발표한 단편소설로, [문학계]에 전재되어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다. 모든 것이 불분명하던 청소년기의 주인공이 동경한 과학과 이성의 세계가 ‘록탈관’이라는 진공관으로 상징된다. 명확한 세계에 대한 열망, 그 지향점에 이르지 못해 도착(倒錯)되고 일그러진 모습으로 그려진 빼어난 성장소설이다.

우리를 꽉 잡고 절대 놓아주지 않는 배선 저 너머 세계의 진정한 매력은 아마 그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매우 정확하며, 그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동시에 절대 우리 눈에 보이는 법이 없다는 점에 있었다.
(/ p.206)

추천사

“죽는 순간에 나는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 일본 전후 학생운동 세대의 질문이 사십 년의 세월을 건너 스무 살의 내게 도착했고 삶에 대해 질문하는 방법과 언어를 건네주었다. 이 도구들을 나는 아직도 사용한다. 물론 오래된 소설이다. 낡았다는 것은 아니다. 낡았다는 것은 극복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 한 남자를 죽게 하고 한 여자를 다시 태어나게 한 저 치명적인 질문을, 오만한 바보가 아니라면 누가 극복할 수 있는가.
전후 일본의 가치관과 부딪히며 각자의 자리에서 고투하는 인물들의 내면이 섬세하게 재현돼 있다. 200쪽이 채 안 되는 소설 속에, 누구의 진실도 자신의 언어를 갖지 못하는 법 없이. 소설이란 바로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이십 년 전의 나는 감격스러워했다. 지금 다시 읽으며 깨닫는다. 나는 이런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다고. 알고 있다.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소설이다.
- 신형철 / 문학평론가

목차

그래도 우리의 나날
록탈관 이야기

본문중에서

<그래도 우리의 나날>

“행복에는 몇 종류가 있는데 사람은 그중에서 자기 몸에 맞는 행복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해. 잘못된 행복을 잡으면 그건 손바닥 안에서 금세 불행으로 바뀌어버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불행이 몇 종류인가 있을 거야, 분명. 그리고 사람은 거기서 자기 몸에 맞는 불행을 선택하는 거지. 정말로 몸에 맞는 불행을 선택하면, 그건 너무 잘 맞아서 쉬이 익숙해지기 때문에 결국에는 행복과 분간하지 못하게 되는 거야.”
(/ p.25)

“이건 필요하다, 있으면 좋겠다, 있어야만 해, 그렇게 생각한 것이 내 마음속을 스르륵 빠져나가버릴 때가 있잖아. 내 마음이 그걸 가지려고 하지 않는 거지. 그게 바로 우리의 청춘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함께 있는 건 그런 현실 속에서 우리의 삶을 어쨌든 끝까지 같이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 아닐까?”
“(…)언젠가 미치도록 지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 p.105)

사람이 뭔가를 이해하는 것은 그 이해가 이미 그 생에 아무 의미가 없어졌을 때에야 가능한 걸까.
(/ p.123)

사람에게 과거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것이야. 그걸 부정한다는 건 그 안에서 태어나 자란 현재의 자신을 모두 부정하는 거라 생각해. 하지만 사람에게는 그럼에도 과거를 부정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있어. 그러지 않으면 미래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
(/ p.177)

그것은 설령 어떤 식으로 그 시대를 보냈고, 지금 어떤 생활 속에 있다 하더라도 같은 시대에 던져지고, 진지하게 혹은 적당히, 그러나 모두 나름대로의 고통을 갖고 동시대를 산 사람들의 마음 깊숙한 바람, 혹은 원한, 시끄럽게 떠들어댄 아우성이 아니었을까. (…) 만약 한 사람의 행위가 자신의 의지로 결정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바람, 혹은 원한을 짊어진 것이라면…… 그것이 행복이든 불행이든 더는 그 행위를 거부할 수 없다.
(/ p.195)

<록탈관 이야기>

배선 너머의 세계가 가진 매력의 본질은 측정할 수 없다는 것,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있었다. -208쪽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임을 선명한 윤곽으로 나타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리고 투명함과 정확함 자체로 존재하는 세계가 확실히 그곳에 있지만,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그것을 보는 일은 절대 없다는 것, 그 세계와 우리가 절망적으로 단절됐다는 사실이 우리의 그 안타까운 동경을 낳았다. 이따금 나는 이렇게도 느꼈다. 볼 수 없지만 믿는다는 것, 그 세계는 절대로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아주 정확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무런 의심 없이 믿을 수 있다는 것, 그때 일반적으로 ‘믿는다’는 행위에 따라붙는 비열함, 비굴함은 눈곱만치도 섞지 않고 믿을 수 있다는 것, 그런 사실이 그 시절 우리의 변함없는 동경에 단순한 동경 이상의 무언가를 부여했을지도 모른다.
(/ p.209)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도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3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쿄대 독문과를 졸업,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 1960년 동인지에 발표한 단편소설 「록탈관 이야기」가 [문학계]에 전재되어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다. 1961년 석사논문을 고쳐 쓴 [친화력 연구]로 괴테상을 수상, 이듬해 독일 유학을 떠났다. 1969년 동 대학 조교수로 취임했다. 교수, 문학부장을 역임하고 1995년 퇴임 후 명예교수로 있다. 1964년 [그래도 우리의 나날]로 제51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이후 젊은이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2018년 11월 기준 139쇄 발행, 189만 7700부의 판매를 기록하면서 1960년대, 70년대의 최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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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6~
출생지 대구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지은 책으로 《번역에 살고 죽고》,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달팽이 식당》, 《카모메 식당》, 《시드니!》, 《애도하는 사람》, 《빵가게 재습격》, 《반딧불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종이달》, 《배를 엮다》, 《누구》, 《후와 후와》, 《츠바키 문구점》, 《반짝반짝 공화국》 외에 28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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