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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앉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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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딱히 감명받을 필요 없다
    이거 다 웃자고 하는 소리니까!“

    최연소 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이토록 엉뚱한 일상


    아사이 료는 대학교 재학 당시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로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했고, 취업 후 회사를 다니던 중에 [누구]라는 작품으로 최연소 나오키상 수상 작가가 되었다. 사춘기 청춘들의 방황과 SNS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민낯을 보여주며 일본 문학계를 뒤흔든 그는, 특유의 통찰력을 자신의 일상으로 옮겨와 유쾌한 필력으로 그려냈다.
    [웃기고 앉아 씁니다]는 아사이 료의 괴짜 같은 매력이 담긴 일상 에세이다. 그는 자신의 매우 사적인 병명, 치루에 대한 이야기까지 털어놓는다.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는 에세이의 소재가 될 거라며 희희낙락댔지만, 이내 난생처음 몸에 칼을 댄다는 두려움에 눈물짓기도 한다. 또한 본문에 수록된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최진영의 삽화는 저자의 유쾌하고도 엉뚱한 일상을 한층 더 부각한다.

    끝내 내 둔부에 있는 언덕에 폭풍이 닥친 것이다. 세계 3대 비극 중 하나인 ‘폭풍의 언덕’을 넘어서는 비극, ‘언덕의 폭풍’이다.
    (/ p.295)

    물론 [웃기고 앉아 씁니다]가 일본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의 항문 열상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족 여행, 회사 생활, 좋아하는 운동 등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에서 누구도 겪지 못할 엉뚱한 사건들이 몰아친다. 아사이 료는 아마추어 비치발리볼 대회에 참가해 모든 경기에서 지고, 지인의 결혼식 여흥 무대에 올라 직접 개사한 노래를 선보인다. 또한 소설 집필을 하다가 한 챕터를 끝내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춘다. 그는 뻔뻔하다. 애초에 자신의 항문에서 글감을 얻는다는 것은 뻔뻔하지 않고서야 가능할 리 없다. 하지만 그의 뻔뻔함은 천재적인 능력을 과시하지 않는 데서 더욱 빛을 발한다. 회사원 겸업 작가로 지내던 중에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한 천재 소설가지만, ‘이 책에는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여길 만한 메시지는 전혀 담지 않았다’고 말하는 배짱이 있다. 리드미컬한 문장으로 자신의 유머러스한 일상을 소개하고, 시종일관 말장난을 치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언젠가 소설가가 되는 꿈이 이루어지면 나도 ‘약간 길고 또 메시지가 전혀 없는 시시껄렁한 에피소드만 묶은 에세이집’을 내겠다고 생각했다.
    (/ p.199)

    그러나 그의 글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자신의 얼간이 같은 모습을 꾸밈없이 드러내며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도중에 피식 터지는 웃음만큼 기분 좋은 감상이 또 있을까. 책상 앞, 침대 위, 출퇴근길 전철, 고속버스의 좌석 등 어디에 앉아 읽는다고 해도 아사이 료는 당신을 웃기고 말 것이다.

    목차

    제1부 일상
    안과 의사와의 그 후
    아사이가(家) in 하와이
    작가에 의한 본격적인 여흥
    대결! 렌털 남자친구
    아주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선물
    배구와 나 비치 편
    배구와 나 체육관 편
    시범 강연회
    첫 홈스테이
    패션 센스 외주 원년
    어른으로 가는 첫걸음
    회사원 다이어리

    제2부 프롬나드

    먹고 자고 춤춘다
    슬라이드 쇼의 틈
    순회하는 별을 잡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입니까?
    고대하던 여름
    가게의 단골이 되고 싶다
    어른을 위한 친구론
    여름 재판
    주인공의 바람직한 모습
    그들만의 언어
    능동적 성장기
    쓰기를 잘했다
    여자를 앞에 둔 남자는
    이해하는 시간
    미래의 필자
    결정적인 장면
    왜 ‘왜’라고 묻는가
    좋아하는 것
    아이에게 주는 말
    최후의 틀

    제3부 항문기
    항문기 전편
    항문기 중편
    항문기 후편

    후기

    본문중에서

    '지금 우리 본가에 사는 사람은 두 노인'이라는 인식이 오누이 사이에 무난히 공유되었다. 그렇게 되자 이야기는 빨라졌다. 누나와 의논한 결과, 순식간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까)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여행을 가자'는 결론이 나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예순 살이 넘은 분은 화를 낼지도 모르지만, 당시 우리는 예순 살을 '이제 장시간 비행기도 탈 수 없는 몸'이라고 일방적으로 단정하고 있었다. 게다가 어느 날 효도 재판이 열린다고 하면 '우리는 부모님을 모시고 하와이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고 큰소리로 주장할 수 있음에 안심하기도 했다.
    ('아사이가(家) in 하와이' 중에서 / p.25)

    온갖 플레이로 팀에 폐를 끼친 나는 초조함 탓인지 평소의 판단조차 할 수 없게 되어 세터도 아니면서 두 번째 공을 전력으로 받으러 가다가 멤버에게 탁탁 부딪히기도 했다. 이미 투우다. 부딪힌 상대의 '엥……?' 하는, 아주 혼란스러운 표정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초면인 데다 나이도 더 많으니 그 누구도 나를 추궁하지 못했다. 내가 하찮은 실수를 할 때마다 “아이, 참, 방금과 같은 실수는 하지 말아야죠오!”라는 식으로 말해주면 나도 편할 텐데 '어, 저 사람 진짜 뭐지?' 하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체육관 안에서 교환되었다. 굉장했다. 그날 내 실적은 그 밖에도 아주 많았지만, 끝도 없기 때문에 상세한 기술은 피한다. 피하지 않으면 눈물이 나고 말 것이다.
    ('배구와 나 <체육관 편>' 중에서 / p.109)

    새까만 예복, 새하얀 넥타이, 새하얀 셔츠, 검은 구두, 이 네 가지 세트에서 새하얀 넥타이를 빼자마자 예복이 상복으로 돌변했다. 대단하다. 뇌 트레이닝 문제에서 흔히 나오는, 성냥개비로 만들어진 수식을 성립시키기 위해 하나만 이동하세요, 같은 느낌이다. 넥타이 하나만 뺐을 뿐인데 한여름의 결혼식이 장례식으로 변한 것이다. 친구들은 “결혼식에서 여흥을 할 사람이라기엔 죽음의 냄새가 너무 난다”, “남의 행복을 축하할 마음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등 남몰래 관혼상제의 혼과 상을 겸비해버린 나를 극성스럽게 비평했다.
    ('패션 센스 외주 원년' 중에서 / p.157)

    R과 둘만 있게 되자 나는 “도중에 무전기로 들어온 주의 사항 기억해? 술 주문표에 사람 이름 쓰지 말라는 것 말이야” 하고 말을 꺼냈다. 있었지, 하고 쓴웃음을 짓는 R에게 “그거, 실은 나였어……” 하고 커밍아웃을 하자 R은 “뭐어?” 하며 어깨를 한 번 실룩거리고는 말문이 막혔는지 입을 다물었다. 이렇게 바보 같은 놈하고 같이 다니다니, 하는 마음의 소리가 확실히 들렸다. “하지만 실은 나도 넘어졌어. 게다가 뒤로 벌러덩…….” 뒤따르듯이 그렇게 말해온 R에게 나는 알고 있어, 하고 속으로 말했다.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알고 있어, 하고 속으로 말했다.
    ('어른으로 가는 첫걸음' 중에서 / p.189)

    진짜 밴드를 두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한다는 것은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 없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새로운 자신을 만나볼 수 없다. 말할 수 있게 되고 걸을 수 있게 되고 등을 펴고 다리나 어깨 사이즈가 커진다—이처럼 무언가 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수동적 성장기가 끝난 지금, 필요한지 아닌지는 일단 제쳐두고, 능동적으로 무언가의 첫 경험에 손을 뻗는 것에서만 자신의 윤곽은 변해간다.
    ('능동적 성장기' 중에서 / p.261)

    나는 그로부터 한동안 팬티 안쪽에 푹신푹신한 수건을 넣은 채 사회생활을 했다. 피와 고름이 언제 흘러나올지 모르는 것이다. 낮에는 회사 사무실에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사무를 보았지만, 나는 수건으로 만든 수제 기저귀를 하고 있었다. 그건 꽤 두근두근한 일이었다. 좋게 말하면 자신이 마법사인 것을 숨기고 일상생활을 하는 만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 나쁘게 말하면 변태가 된 기분이다.
    ('항문기 전편' 중에서 / p.296)

    텔레비전 화면에서는 많은 예능인이 흥겹게 퀴즈를 풀고 있었다. 나는 그 영상을 보며 좌약을 집은 손가락을 몸의 중심으로 밀어 넣었다. 서둘러, 두 번째 약도 넣어야지, 얼른.
    뽀롱.
    무정하게도 첫 번째 좌약이 복압 때문에 다시 나와버렸다. 여분은 없다. 그러니 실패해서는 안 된다. “안 돼, 안 돼.” 나는 눈물어린 눈으로 재도전한다. 뽀롱. 뽀롱. 몇 번을 시도해도 밀려 나온다. 안 돼, 안 돼, 말 좀 들어, 제발.
    ('항문기 중편' 중에서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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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89.5
    출생지 일본 기후현
    출간도서 7종
    판매수 1,048권

    1989년 기후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문화구상학부를 졸업했다. 2009년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로 제22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수상작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대학생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2013년 [누구]로 제148회 나오키상을, 2014년 [세계지도의 밑그림]으로 쓰보타 조지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다른 저서로는 [스페이드 3], [무도관], [참으로 기묘한 너의 이야기], [뜻대로 안 되니까 나와 당신] 등이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대학에서 강의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을 비롯해 『환상의 빛』『십자군 이야기』『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세설』『말의 선물』『금수』 등이 있다. 2016년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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