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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관한 알쓸신잡 : 라면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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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작가의 말

    라면은 한국의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음식이다. 대부분의 기호품이 그렇듯 라면은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끊으면 금단 증세까지 유발시키는. 단일 식품으로 라면만큼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는 경우도 드물다. 또한 지난 해 라면 수출이 30%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나 사드 배치로 중국과의 무역이 급전직하로 떨어지는 와중에 유독 라면만은 예년의 두 배나 수출량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한국 라면’의 현재적 위상을 말해준다. 이 위상이 만약 상업적 수치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면, 라면을 인문학적 차원에서 다룬다는 게 ‘개 발에 편자’를 달아주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라면이 인문학적으로 다룰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무엇’이란 것은,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라면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 농심, 삼양, 오뚜기, 팔도 같은 - 가진 문화적 프라이드가 그 하나고, 라면의 소비자인 한국인이 가진 라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의 밀도가 또 다른 하나다. 다른 무엇보다도, 라면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객관적 시각을 가졌던 문학 평론가 김현의 글 [라면 문화 생각]의 마지막 부분들은, 라면을 더 깊이 궁리해 보도록 독려한다.
    (하창수 '프롤로그' 중에서)

    편집자 책소개

    소설가가 쓴 라면 표류기

    1
    2017년 1월인가 2월인가 아무튼 겨울 어느 날. 바람은 칼날인 듯 살을 에고, 기온은 당장이라도 공지천을 얼릴 듯 차가운 밤이었다. 춘천의 양 대 잡학사전인 소설가 김현식 형과 소설가 하창수 형 그리고 나, 셋이 라면에 소주를 마시던 밤이었다. 당시 월간 [태백] 발행인이기도 한 김현식 형이 라면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라면 이야기를 썼으면 해. 라면에 관한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사람들이 궁금해 하거나 궁금해 하지 않는 것까지 전부를 담은 그런 책이 나오면 어떨까 싶은데. 취재도 하고 글도 쓸 만한 마땅한 사람이 어디 없을까?”
    김현식 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창수 형이 말을 이었다.
    “형, 지금 형 앞에 앉아 있잖아.”
    그게 시작이었다. 라면에 관한 알쓸신잡을 찾아나선 긴 여정의 시작.

    2
    20세기 인류 문명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라면’을 꼽는다. 라면이야말로 인류의 식문화에 있어 혁명적인 사건 아니던가. 그런데 막상 그 라면에 대해 정작 내가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수십 년을 먹고 살았으면서,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은 끓여 먹고 있으면서, 막상 그 라면에 대해 어떤 질문도 던진 기억이 없다. 어쩌면 너무 당연해서 너무 상식적이어서 질문을 던지지 않았던 무수한 것들 ― 공기, 물, 사랑, 부모, 아내 ― 그런 따위처럼 말이다. 나만 그럴까? 어쩌면 나와 비슷한 많은 사람들이 라면에 대해, 라면에 관해 어떤 질문도 던지지 않고, 그냥 당연하게 너무나 상식적으로 오늘도 그냥 라면을 끓여서 그냥 맛있게 먹고 있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이 책은 그러한 사람들을 대신해서 던지는 라면에 대한, 라면에 관한 어떤 질문들이며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이다.

    3
    하창수 형이 보내온 원고를 받았을 때, 형의 원고를 편집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난 1년 반 동안, 거의 2년 동안, 라면을 찾아서 얼마나 많은 곳을 돌아다녀야 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야 했고, 또 얼마나 많은 자료를 찾아야 했을까. 라면이라는 섬에 갇혀서 살았겠다. 라면과 함께 지긋지긋 살았겠다. 문득 이 책은 하창수의 라면 인문학이라기보다 ‘하창수의 라면 표류기’가 맞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하창수 형이 책의 부제를 라면 인문학이라 붙이고, 또 책의 말미(‘에필로그’)에 형의 생각을 다음처럼 밝혔지만 말이다.

    “라면의 시작은 먹을거리가 부족하던 때의 구황작물과도 같은, 해마다 천형처럼 찾아오던 보릿고개 시절 땅바닥에 고이 묻어두었다가 쪄 먹던 감자 몇 알의 ‘눈물겨움’이었다. 1970년대에 어린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의 추억에는 라면 하나를 온전히 먹고 싶었지만 늘 국수를 함께 넣고 끓여주시던 어머니의 ‘안쓰러움’이 있다.
    이 도저한 ‘인간학’, 서늘한 ‘존재론’을 과학만으로 잴 수는 없는 일이다. 언제 어디서든 쉽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지금, 라면에 깃든 눈물과 아쉬움은 한낱 신파에 불과하겠지만, 이 신파마저 과학이 감당해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라면은, 어쩔 수 없이, 철학의 안에, 그러니까 인문학의 범주 안에 넣어져야 하는 것이다.”

    4
    사실 딱히 이 책을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인문학일 수도 있겠지만, 사회학적 접근도 많이 눈에 띈다. 그렇다고 딱히 사회학이라 하기도 좀 그렇다. 인문학과 대중문화 비평과 사회학과 심리학 등등 이것저것이 혼재한 잡학사전이라 할 수 있다. 고심 끝에 제목을 ‘라면에 관한 알쓸신잡’이라고 붙인 이유다. 그러니까 이 책은 라면에 관한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백화점식으로 나열하여 보여주고 있는, 라면에 관한 거시적인 현상에서 미시적인 부분까지 보여주고 있는, 라면에 관한 잡학총서임에 틀림없다.
    당신이 라면에 대해, 혹은 라면에 관해 궁금했던 거의 모든 질문이 이 책에 실려 있을 것이다. 당신이 라면에 대해, 혹은 라면에 관해 궁금해 하지 않았던 거의 모든 질문이 이 책에 실려 있을 것이다. 물론 완벽한 답을 찾지는 못 할 수도 있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겠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당신은 분명히 라면이 먹고 싶어질 것이라는 것!
    끝으로 하나 더. 이 맛있는 라면 책을 통해 뜻밖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은 덤으로 얻는 즐거움이요 기쁨이겠다. 문학평론가 김현을 만나고, 소설가 이외수를 만나고, 시인 최돈선, 손종수, 조현석을 만나고, 히말라야 시인과 파리지엔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목차

    차례

    프롤로그: 라면은 어떻게 인문학이 되는가?

    TALK ABOUT RAMYEON : ‘너구리’ 마니아 시인

    바다를 건너온 라면

    TALK ABOUT RAMYEON : “라면, 가끔은 먹어줘야 해요.”

    라면의 성명학

    DEEP TALK ABOUT RAMYEON : 라멘집 주인의 자부심

    라면과 글로벌리제이션

    TALK ABOUT RAMYEON : 젊은이들의 라면 생각 (1)

    대중문화 속의 라면 (1) - 스크린에 ‘숨은 라면’ 찾기

    TALK ABOUT RAMYEON : 히말라야 시인의 라면

    대중문화 속의 라면 (2) - ‘미식가 만화’와 영화, 그리고 라면

    TALK ABOUT RAMYEON : 젊은이들의 라면 생각 (2)

    대중문화 속의 라면 (3) - 라멘 영화 「담포포」 이야기

    TALK ABOUT RAMYEON : 독일 교포에게 라면을 물었다

    소금사막을 건너가는 라면 (1)

    DEEP TALK ABOUT RAMYEON : 혼밥 달인의 라면 이야기
    RAMYEON QUOTES : 이외수의 [훈장]에 나오는 라면 이야기

    소금사막을 건너가는 라면 (2)

    TALK ABOUT RAMYEON : 바둑 해설가에게 라면은 무엇인가

    ‘뿌셔’ 먹는 라면의 세계

    TALK ABOUT RAMYEON :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의 라면 사랑

    라면의 마술 (1) - 포장지의 색(色), 계(戒)

    TALK ABOUT RAMYEON: 파리지엔의 입맛에 라면은?

    라면의 마술 (2) - 광고의 공습

    DEEP TALK ABOUT RAMYEON : 라멘 마니아에게 라면이란?
    RAMYEON QUOTES : 명사들에게 라면은 무엇일까?

    라면의 마술 (3) - 용기 변신술, 혹은 컵라면의 곡예

    에필로그: 라면은 과학이 아닙니다, 인문학입니다

    * 필자가 라면을 끓여 먹는 세 가지 방식
    * 참고 문헌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0~
    출생지 경북 포항
    출간도서 28종
    판매수 2,048권

    소설가이자 번역가. 1987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청산유감」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1991년 장편소설 『돌아서지 않는 사람들』로 한국일보문학상, 2017년 단편 「철길 위의 소설가」로 현진건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지금부터 시작인 이야기』 『수선화를 꺾다』 『서른 개의 문을 지나온 사람』 『달의 연대기』, 장편소설 『천국에서 돌아오다』 『그들의 나라』 『함정』 『1987』 『봄을 잃다』 『미로』, 작가 이외수와의 대담집 3부작 『먼지에서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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