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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 정용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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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정용준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18년 10월 25일
  • 쪽수 : 19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72759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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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일곱 번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소설선, 정용준의 『유령』이 출간되었다. 200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통해 <황순원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든든한 기둥이 되고 있는 정용준의 이번 소설은 2018년 1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익명의 존재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비극적 일생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인생사를 통해 악과 악인, 인간 존재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하는 소설이다.

“악과 악인에 대한 존재론적 보고서”

‘악은 타고나는 것’이며 ‘악에는 이유가 없다’고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절대 악과 절대선은 무엇이며 과연 그것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집요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 『유령』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악의 모티프를 변주하며 인간과 인간 사이, 얼어붙은 심연의 항로를 개척해온 소설가 정용준이 악을 전면으로 내세워 쓴 신작 소설이다. 수감번호 474 신해준과 그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담당 교도관 윤, 그리고 전면에 나서지 않으나 비극의 실마리를 푸는 열쇠를 쥔 신해준의 누나 신해경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무통각증 환자인 신해준은 사수死守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스스로 믿기에 청부살인업자로 일생을 살며 저지른 많은 악惡 앞에서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정부의 고위관리 12명을 살해한 이후 수감되고, 사형을 언도받지만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합리화하거나 변호하지 않는다. 죽음조차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그를 보며 담당 교도관 윤은 그 범상치 않음을 주목하고 그 이면의 인생사에 궁금증을 갖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신해준을 접견 신청한 이가 나타난다. 주민등록번호도 없이 존재 없는 비존재인 유령으로 산 신해준에게 존재성을 부여하는, 그의 실재하는 가족인 누나, 신해경이 처음으로 나타난 것이다.
누나와의 재회 이후, 사형수로서의 포기했던 삶에 대한 새로운 각성이 생긴다. ‘존재하지 않는 존재’라는 이유로 자신의 삶 속에 선과 악을 통제할 모든 의식의 세계로부터 스스로를 차단했던 시간에서 마침내 그가 부정해왔던 존재인 자신의 정체를 찾기에 이른다. 자신이 사랑받았던 세상의 한 존재였다는 큰 깨달음이 그를 실존적인 하나의 인간으로 회귀시킨 것이다.
동생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버리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누나의 고통스런 고백으로 비극적인 그들의 가정사의 전후는 그의 어렴풋한 유년의 기억 속에 되살아나지만, 그 기억을 되찾게 됨으로써 자신이 버림받은 처절한 존재였으며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였다는 참담한 의식으로 인해 인간으로서 느껴보지 못했던 비통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가 막다른 길에서 다시 찾은 이 실존의식은 이제 새로 태어남과 같은 생을 끝내 죽음이라는 좌절로 이끈다.

“소설은 악으로 표상되는, 소통할 수 없는 존재 앞에서도 요령 없이 온몸으로 길을 만들어 나간다. 천천히, 하지만 정도로 밀고 나가는 이 정직한 육체성은 정용준의 문학과 닮아서 전혀 낯설지 않다.”

[줄거리]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현직 국회의원 열두 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 엄청난 사건을 저지른 이는 수감번호 474, 신해준이다. 주민등록번호조차 없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아무런 장치가 없는 ‘유령’ 신해준의 범행 동기는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담당 교도관 윤의 진심을 다한 배려에 신해준은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고, 뒤늦게 나타난 누나 신해경의 등장으로 삶의 의지를 불태운다. 그러나 교도소 소장을 크게 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신해준은 사형수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오랜 시간 동생을 홀로 외롭게 둔 신해경은 그 길을 함께하기로 마음먹는다.

출판사 서평

월간 [현대문학]이 매달 25일 발행하는 월간 핀 소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 007 출간 !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소설선, 정용준의 [유령]이 출간되었다. 2018년 1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 소설은 익명의 존재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비극적 일생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인생사를 통해 악과 악인, 인간 존재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하는 소설이다.

"악과 악인에 대한 존재론적 보고서"
악마에겐 침묵할 권리가 없고 우리에겐 악을 모를 권리가 없다


정용준은 악의 모티프를 변주하며 인간과 인간 사이, 얼어붙은 심연의 항로를 개척해왔다. 이번 소설은 악을 가장 전면적으로 다룬다. 악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알면 이해하게 되고 용서하게 된다는 가정이다. 정말 그런가? 대부분은 그 반대가 아니었나. (......) 실체를 드러내고 파악하고 설명하는 것은 대체로 더 날카롭고 차가운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무엇보다 모르면 비난할 수도 비판할 수도 없다. 악이 불가해한 너머의 영역이라면 우리는 악에 대해 한없이 무력한 존재에 그칠 것이다. 474가 신해준이 되는 과정에서 동반되는 불편함의 기저에는 신해준에게서 발견되는 익숙한 감정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와 완전히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데에서 오는 거부감은 소설의 진의를 외면하고 싶게 만들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개 돌리지 말아야 한다. 피하지 않고 작가가 썼듯이 피하지 않고 읽어야 한다. 악마에겐 침묵할 권리가 없고 우리에겐 악을 모를 권리가 없다.
- 박혜진
('작품해설' 중에서)

월간 [현대문학]이 펴내는 월간 [핀 소설], 그 일곱 번째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선보이는 단행본들은 개별 작품임과 동시에 여섯 명이 ‘한 시리즈’로 큐레이션된 것이다. 현대문학은 이 시리즈의 진지함이 ‘핀’이라는 단어의 섬세한 경쾌함과 아이러니하게 결합되기를 바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은 월간 현대문학이 매월 내놓는 월간 핀이기도 하다. 매월 25일 발간할 예정이 후속 편들은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작가들의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만나볼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한국 출판 사상 최초로 도입되는 일종의 ‘샐러리북’ 개념이다.

001부터 006은 1971년에서 1973년 사이 출생하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사이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진다.
007부터 012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출생하고, 2000년대 중후반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발간되었거나 발간 예정되어 있는 책들은 아래와 같다.

001 편혜영 [죽은 자로 하여금](4월 25일 발간)
002 박형서 [당신의 노후](5월 25일 발간)
003 김경욱 [거울 보는 남자](6월 25일 발간)
004 윤성희 [첫 문장](7월 25일 발간)
005 이기호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8월 25일 발간)
006 정이현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9월 25일 발간)
007 정용준 [유령]
008 김금희(11월 25일 발간 예정)
009 김성중(12월 25일 발간 예정)
010 손보미(2019년 1월 25일 발간 예정)
011 백수린(2019년 2월 25일 발간 예정)
012 최은미(2019년 3월 25일 발간 예정)

목차

유령 009
작품해설 177

본문중에서

얼음 바다를 보신 적 있으십니까?
얼어붙은 수면을 깨며 느리게 나아가는 쇄빙선은요?
콰콰콰콰콰콰 부서지며 우는 바닷소리를 들어
본 적도 없으시겠군요.
.......
기회 되면 한번 보시지요. 볼 만합니다.
(/ p.9)

별의별 놈 다 봤지만 이런 캐릭터는 없었어. 이상해. 묘한 태도하며 지나치게 여유로운 것도 그렇고. 너무 깔끔하잖아. 죄를 받아들이고 모두 인정하고 있어. 그런데 뉘우치고 반성하는 태도는 아니야. 달라. 뭔가 다른데 그게 뭔지 모르겠단 말이야.
그게 문제가 되나요?
문제라기보다...... 인간이라면 그럴 수 없거든. 그런 게 자연스러울 수는 없어. 파악이 안 돼. 그래서 찜찜해. 제일 무서운 사람이 누군지 알아?
윤은 입술을 다물고 눈만 껌벅였다.
잔인한 놈? 살인자? 사이코? 아냐. 아냐. 속을 모르겠는 놈이야. 아무튼. 그걸 조심해.
뭘 말입니까?
코걸이.
(/ pp.13~14)

이야기를 하나 해줄까요? 어떤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사수의 운명을 갖고 겨울에 태어났어요. 어려서부터 사냥을 잘했던 이 남자는 살면서 많은 것들을 죽였습니다. 무엇인가를 사로잡아 생명을 빼앗는 일. 좋아하거나 원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누구보다 그걸 잘했고 나중엔 그게 일이되었죠. 그는 뛰어난 사냥꾼입니다.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았고 맡은 일을 실패한 적도 없지요. 그가 죽인 이들은 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미제이거나 사고로 존재할 뿐이죠. 그가 무엇인가를 노리고 응시하면 무엇이든 쓰러지고 맙니다. 그의 눈은 정확하고 창끝은 날카롭거든요.
(/ pp.25~26)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도대체 왜? 물을 순 있겠지만 답은 알 수 없습니다. 애초에 이유 같은 게 없거든요. 의도도, 목적도, 없죠. 그러니까 그는 누군가에게 자연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의도를 품지 않아요. 죽이고 싶어 하는 욕망이 없고 그로 인해 얻는 쾌감도 원치 않아요. 그는 그냥 죽입니다. 그는 미워하는 사람이 없고 사랑하는 사람도 없어요. 따라서 복수도 없고 오해도 없지요. 폭우가, 눈덩이가, 번개가, 곰이, 인간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있나요? 사자는 사슴의 숨통을 끊고서 자신을 만든 창조자에게 용서를 빌지 않아요. 그냥 먹을 뿐입니다. 본성이란 그런 것입니다.
(/ p.28)

죽게 되겠지요. 결국은 그렇게 되겠지요. 그런데 이상하네요. 사형 당하러 들어온 사람을 사형시키는 것이...... 뭐, 그 방법밖에 없겠지만 무력하군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모두가 합심하여 살인을 저지른 죄인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마치 공범같이 말이죠. 죄를 짓고 그에 합당한 벌을 집행하는 게 법과 교도소의 존재 이유라면 이유일 텐데 이 경우엔 모두가 결국 그가 원하는 대로 돕는 셈이죠. 뭔가 속고 있는 것 같아요.
(/ p.93)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많습니다. 그는 죽이고 싶은 사람이 없지만 사람을 죽입니다. 어떤 이는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지만 자신의 손으로 죽이지 못합니다. 그는 그런 이들을 대신해 손이 되고 칼이 되었습니다. 원하지 않고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게 했지요. 그는 지금도 스스로를 죄인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법은 일어난 일의 결과로 죄를 판단합니다만 사실 인간은 결과로 죄를 짓는 게 아닙니다. 의도가 죄죠. 그는 물리적인 도구에 불과하거든요. 그를 움켜쥐고 분노하고 흥분하며 죄를 짓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것이지요. 겁쟁이들은 저로 인해 강해졌고 원한이 많았던 자들은 저로 인해 원한을 풀었습니다. 그는 그 대가로 삶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조사관들이 저를 유령이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존재를 숨겨야 존재할 수 있는 사람. 그게 나였습니다. ‘쁘리즈락’, 그곳에서 저를 부르는 명칭입니다. 여기 말로 ‘유령’이지요.
(/ p.127)

사랑했던 제자 중 한 명이 히드라의 뱀독이 묻은 화살을 날렸는데 그게 하필 사수의 허벅지에 맞았다. 실수였지만 대부분의 실수가 그렇듯 돌이킬 수 없었다. 사수는 죽지 않는 몸을 갖고 있었기에 고통 또한 사라지지 않고 몸에 남게 된다. 생명을 앗아가는 고통을 품은 불사의 몸. 그는 영원한 고통을 참다못해 자신의 죽지 않는 본성을 다른 이에게 양보하고 죽음을 택하게 된다. 해경은 내용물을 마셨다. 검고 차가운 액체가 식도를 타고 내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해경은 궁금했다. 사수는 죽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고통이 멈춰 행복했을까. 아니면 죽음이 찾아왔기에 고통스러웠을까. 해경은 잠시 입을 막고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고 하늘을 봤다. 맑은 하늘을 빠르게 가로지르는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그 화살은 혹시...... 내가 쏜 것은 아닐까? 겨울이 끝나가는구나. 손이 저린다. 네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어서. 안아주고 싶어서. 이게 통증이라는 것일까.
(/ pp.175~176)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200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등단. 소설집 『가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장편소설 『바벨』 『프롬 토니오』 『유령』 등이 있다. 2016년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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