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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우드

원제 : Night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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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모더니스트 주나 반스가 낳은 퀴어문학의 고전
오직 사랑으로, 심장 하나로 삶에 매달려 쓴 시적 서사

“나는 기이한 것으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이제 그게 나를 잊었어요.”


전설적인 모더니스트 주나 반스. 1892년 뉴욕에서 태어나 1920~30년대 파리에 거주하며 제임스 조이스, 거트루드 스타인과 교류했고, 저널리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로 활동한 그의 대표작 [나이트우드]가 우리말로 처음 번역되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7번으로 소개된다. 작가의 영혼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연인 셀마 우드와의 결별 후 집필된 [나이트우드]는 1936년 T. S. 엘리엇이 편집을 맡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엘리엇을 비롯해 에즈라 파운드, 그레이엄 그린, 딜런 토머스 등 동시대 작가들로부터 찬사와 지지를 받았으며, 오늘날에는 퀴어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오늘의 시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선구적 위상을 갖”게 된 [나이트우드]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 ‘Djuna’를 필명으로 써온 작가 듀나의 발문과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윤조원 교수의 해설을 더했다.

출판사 서평

“나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무명이다”
전설적인 모더니스트 주나 반스


주나 반스는 1892년 6월 12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실패한 예술가였던 월드 반스는 자신의 둘째아이에게 ‘주나(Djuna)’라는 세상에 없던 특별한 이름을 지어주었다. 주나는 일부다처 가정에서 공교육 대신 작가이자 여성참정권 운동가였던 조모 자델 터너 반스와 아버지에게서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1912년 프랫인스티튜트에 입학하나 아버지와 결별한 어머니와 형제들을 부양하기 위해 이듬해 학업을 중단하고, 비전속 저널리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브루클린 데일리 이글> <뉴욕 모닝 텔레그래프> <뉴욕 프레스> <뉴욕 선> 등과 일했다. 그리니치빌리지에 거주하며 보헤미안 성향의 예술가들과 교류했다. 1915년 시와 그림을 담은 소책자를 출간했고, 1919년 일막극 세 편이 유진 오닐이 이끄는 프로빈스타운 극단에서 상연된다.
1920년 파리로 이주해 1940년 그리니치빌리지로 돌아오기까지 파리의 센강 좌안을 무대로 제임스 조이스, 거트루드 스타인, 케이 보일 등과 교류하고 [한 권의 책] [라이더] [숙녀 연감] [나이트우드] 등을 쓴다. 1922년 [율리시스]를 출간한 제임스 조이스와의 <배니티 페어> 인터뷰를 계기로 서로에게 문학적 영향력을 미쳤고, 1921년 미국인 조각가 셀마 우드를 만나 9년간 영혼에 상흔이 남게 된 격렬한 사랑을 한다. 평생의 후원자가 된 페기 구겐하임을 만났고, 옘마 골드만의 수행원이던 작가 에밀리 콜먼과 지교를 맺었다. 셀마 우드와의 결별 이후 주나 반스는 페기 구겐하임이 영국에 얻은 여름별장 헤이포드에서 1932년과 1933년, 두 번의 여름을 보내며 자신의 대표작이 될 장편소설의 집필과 개고에 몰두했다. 하지만 원고의 출판은 쉽지 않았다. 1934년 에밀리 콜먼에게 보낸 편지에서 반스는 출판사측의 거절 사유에 대해 이렇게 썼다. “다들 이건 소설이 아니래. 삶의 연속성은 담기지 않고 주요 대목들과 시(詩)로만 구성됐다고.” 에밀리 콜먼이 에이전트로 애쓴 덕에 1936년 [나이트우드]는 영국 출판사 페이버 앤드 페이버에서 T. S. 엘리엇의 편집으로 출간된다.

낭만적 사랑의 이상을 전복하는 ‘밤’의 이야기
퀴어문학의 위대한 고전 [나이트우드]


시인 중의 시인으로서 T. S. 엘리엇은 [나이트우드]에 대해 “훌륭하게 발휘된 스타일, 아름다운 문구, 번뜩이는 재치와 인물구현에 더해 엘리자베스여왕 시대의 비극을 연상시키는 공포와 비운을 모두 갖춘 작품”이자“너무나 좋은 소설이기 때문에 시로 훈련된 감수성만이 그것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편집자로서 엘리엇은 당대의 검열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고, 출판할 수 있는 레즈비언 소설이 되도록 일부 단어 단위에서부터 세 페이지에 이르는 단락들 단위까지 상당 부분을 잘라냈다. 60년 동안 [나이트우드]는 엘리엇이 당대 기준에 맞추어 편집한 판본으로 읽혔다. 1995년에 이르러서야 연구자 셰릴 J. 플럼이 복원한 판본이 출간되어 주나 반스의 초고와 엘리엇의 편집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은 복원된 판본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시대를 앞서간 반스의 대담함은 주변화된 성적 주체들을 전경으로 끌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도착(倒錯)’이라는 개념을 텍스트를 구성하는 원리로 활용해서 밤과 낮, 아름다움과 추함, 정상과 비정상 등으로 분류하는 이원론의 가치체계를 적극적으로 심문한다는 데 있다. [나이트우드]가 전개하는 이 도착의 서사는 급진적인 퀴어의 정치를 선구적으로 수행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해설' 중에서)

[나이트우드]는 ‘소년의 몸을 지닌 소녀’ 같은 로빈 보트를 중심으로 그와의 관계에서 파탄을 맞는 인물들인 남편 펠릭스 남작과 아들 기도, 로빈을 갈망한 노라 플러드와 제니 페더브리지 그리고 여장을 즐기는 무면허 산부인과의 매슈 오코너의 이야기이다. 이는 펠릭스의 출생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부친은 상업으로 돈을 모아 오스트리아 귀족 가문을 사칭하며, 쉰아홉 나이에 아들을 고대하던, 임부처럼 배가 둥근 몸집의 유대인, 모친은 남편을 압도하는 군인 같은 성정과 체구를 지닌 마흔다섯 살의 기독교도였다. 1880년에 태어난 그는 자신의 세대를 “붙들 것이 남아 있지 않은 세대, 정확히 말하자면 붙들 방도가 전무한 세대”라 규정하고 미래를 위해 ‘구유럽’으로 상징되는 과거에 집착하며 이 과거를 이어받을 아들을 얻고자 로빈 보트에게 청혼한다. 미래를 향한 그의 모든 노력은 실패가 예정되어 있다. 부모가 그러했고, 서커스가 벌어지는 세계에서 그가 만나는 여성은 공중 곡예사인 프라우 만(독일어로 Frau는 여성, Mann은 남성을 뜻한다) 그리고 잠과 깸 사이 움직임과 정지 상태 사이에서 살아가는 ‘밤 짐승’ 로빈 보트였으니.
[나이트우드]를 전기적 사실에 근거해 읽는다면, 로빈과 노라 그리고 이들 사이에 끼어든 ‘점거자’이자 약탈자 제니는 주나 반스와 셀마 우드의 서사를 반영한 듯도 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이러한 관계 사이에 코러스 격인 인물 매슈 오코너를 배치함으로써 자전적 경향을 뛰어넘어 모더니즘의 문제작이자 퀴어문학으로서의 선구적 위상을 점하게 되었다. 젠더퀴어인 오코너는 태생적으로 여성의 몸을 얻지 못한 자신을 애도하며 살아가는 인물로, ‘불멸의 한 형태’인 ‘습관’을 깨는 이에게 가해지는 세간의 책망을 인지하고도 탈관습적인 언어를 구사한다. “난 개인적으로 하느님을 ‘그녀’라고 부르는데, 그건 신이 날 이런 모습으로 빚어낸 때문이죠. ‘그녀’라 호칭하면 어쩐지 그 실수가 만회되는 것 같아요.” 이러한 그의 언어는 작가가 시도한 가치 전복을 구현한다. 그는 부인과 의사이나 권한을 얻지 못한 ‘무면허’ 의사이고, 화롯가에서 요리하고 아이를 낳는 삶을 바라나 실상 한밤중 공중변소를 기웃거리며 임을 찾는 통렬한 비애를 안고도 펠릭스와 노라가 겪는 고통과 상실감에 마음을 기울이는,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여자”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중심인물인 로빈은 여성성에 대한 통념을 뒤흔들고, 나아가 특정한 대상을 향한 애착 관계를 이상화하는 사랑의 관념과 감각적·정서적 쾌락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다. 로빈은 펠릭스가 청혼하자 ‘제 인생에 거절 의지란 전무한 듯 수락’하고는 이후 육신은 교회와 거리를 헤매고 영혼은 안나 카레니나와 캐서린 히스클리프 또는 역사 속 여인들에게로 향하더니 결국 갓난아이를 두고 집을 떠난다. 하지만 이후로도 노라나 제니 누구의 곁에도 정착하지 않는다. ‘결코 사랑의 대상이기를 그칠 수 없었’던 로빈은 여러 인물들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서사의 중심이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언어화하지 않고 서사에서 사라졌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노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흡사 개를 닮은 충격적인 자세로.
[나이트우드]는 결국 그 제목에서 시사되듯 ‘밤’의 이야기이다.

밤은 초현실적인 장소처럼 보이지만 그저 환상의 공간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밤은 규범의 억압적 장력을 뚫고 나오는 실재의 공간으로, 낮이 주변화하고 배제하는 음란함과 비루함을 비롯해 온갖 탈규범적 존재의 양태를 전면에 드러냄으로써 도리어 ‘정상성’이 곧 보편이라는 일상화된 관념이 환상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밤의 시공간은 해방적인 동시에 위협적이다. 길들여지지 않는 욕망이 지배하는 이곳은 쾌락보다는 고통과 상실의 시공간이며, 상처 입은 인물들은 이곳에서 영원한 멜랑콜리의 정서를 공유한다. _작품해설 중에서

잠들어 있는 순간에조차 사람의 정체부터 바꿔놓는다는 밤. 그리하여 “나는 기이한 것으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이제 그게 나를 잊었”기에 태어난 이야기이다.

추천사

훌륭하게 발휘된 스타일, 아름다운 문구, 번뜩이는 재치와 인물구현에 더해 엘리자베스여왕 시대의 비극을 연상시키는 공포와 비운을 모두 갖춘 작품.
- T. S. 엘리엇

20세기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
- 윌리엄 버로스

[나이트우드]는 가장 좋은 의미에서 페미니스트 소설이다. 복잡다단하고, 여성이 중심이며,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 도러시 앨리슨 / 소설가, 페미니스트

가공할 힘을 지닌 특출한 소설이자 재앙 같은 장엄함의 상징.
- 뉴욕 타임스

낭만적 사랑의 이상과는 거리가 먼, 주체를 파괴하고 교란하는 힘으로서의 욕망을 그리는 반스의 텍스트는 그래서 섹슈얼리티와 사랑의 윤리학에 대한 비판의 가능성을 논하게 된 오늘의 시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선구적 위상을 갖는다.
- 윤조원 /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지금 주나 반스를 읽는 것은 1930년대나 20세기 말에 주나 반스를 읽는 것과 또 다르다. 더이상 독서를 방해할 편견도, 갈증도, 의무감도 없다. [나이트우드]를 읽을 완벽한 때이다.
- 듀나 / 작가

본문중에서

위대함을 생각하는 건, 설령 그게 사방팔방 막무가내인 위대함이라 해도, 네모반듯 깔끔히 포장된 하찮음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월등히 나으니까요.
(/ p.41)

근대의 아이란 붙들 것이 남아 있지 않은 세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붙들 방도가 전무한 세대죠. 우린 이제 마지막 남은 근육 하나로 삶에 들붙어 있어요―심장 하나로.
(/ p.66)

그러한 사랑 없이는, 자기가 파악한 대로의 과거란 이 세상에서 소멸하고 말 터였다.
(/ p.72)

사랑은 심장에 퇴적하니, 무덤에서 발견되는 ‘유품’과 견줄 만하다. 무덤에서 육체가, 의복이, 저세상에서 요긴할 제구들이 앗긴 자리가 흔적을 남기듯이, 마찬가지로 연인의 심장에는 그가 사랑하는 이의 자취가 만년 지워지지 않을 그림자로 잔류하기 마련이다. 노라의 심장에는 화석화한 로빈, 그의 정체가 오목새김 된 보석이 누이고, 이를 보존하기 위해 노라의 피가 그 주위를 돌았다. 따라서 로빈의 육신은 결코 사랑의 대상이기를 그칠 수 없었으며, 부패할 수도 거두어질 수도 없었다.
(/ p.86)

우리 중 아무도 제 분에 걸맞은 고통을 받지 않으며, 제 입으로 말하는 정도만큼 사랑하지도 않아요. 사랑은 최초의 거짓말이요, 지혜는 최후의 거짓말이지요. 악을 알기 위한 유일한 길은 진실을 통하는 것임을 내가 모를까요? 악도 선도 스스로에 대한 자각에 이르려면 서로가 얼굴 맞대고 비밀을 털어놓아야만 하지요.
(/ p.194)

삶의 교훈이란 언제나 다른 이의 몸을 통해 터득해야 하는 법이니. 또한 심장으로 행할 것이며, 사랑을 줄 때는 신중하도록 해요—죽음에 이르는 연인은, 설사 당신은 그이를 망각한 지 오래라 해도, 당신의 일부를 제 무덤에까지 갖고 가기 마련이니까.
(/ pp.20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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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년 6월 12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일부다처 가정에서 공교육 대신 실패한 예술가 아버지와 작가이자 여성참정권 운동가였던 조모에게서 교육을 받았다. 1912년 프랫인스티튜트에 입학하나 아버지와 결별한 어머니와 형제들을 부양하기 위해 이듬해 학업을 중단하고, 비전속 저널리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브루클린 데일리 이글> <뉴욕 모닝 텔레그래프> <뉴욕 프레스> <뉴욕 선> 등과 일했다. 그리니치빌리지에 거주하며 보헤미안 성향의 예술가들과 교류했다. 1915년 시와 그림을 담은 소책자를 출간했고, 1919년 일막극 세 편이 프로빈스타운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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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번역가. 주나 반스의 [나이트우드], 조애나 월시의 [호텔], 앨리 스미스의 [호텔 월드], 제니 페이건의 [파놉티콘] 외에도 [아이 러브 디스 파트], [바늘땀], [늑대 인간] 등 다수의 그래픽 노블을 한국어로 옮겼으며, 황정은의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영어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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