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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이 있어 : 박상수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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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상수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8년 09월 21일
  • 쪽수 : 13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5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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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로맨틱, 메르헨틱, 판타스틱!
    하고 싶었는데... 나, 왜, 울어?


    문학동네시인선 109번째 시집으로 박상수 시인의 [오늘 같이 있어]를 펴낸다. 2006년 첫 시집 [후르츠 캔디 버스], 2013년 두번째 시집[숙녀의 기분] 이후 오 년 만에 선보이는 세번째 시집이다. 평론집 [귀족 예절론][너의 수만 가지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줄게]를 출간하며 현장 비평의 최전선에서 한국 시를 조망하는 연구자-비평가로도 간단없이 활동중인 박상수. 그에게 비평과 시작(詩作)이 별개의 작업은 아닐 것이나, 그의 시 속에서 우리는 한결 더 자유롭고, 과감하고, 풍부한 감정과 목소리로 말하는 시인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여일하게 날카롭고, 다정하고, 재미있다!
    신작 시집 [오늘 같이 있어]는 "일상과 아름다움의 단짠단짠 레시피"라는 해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짠내 나는 일상의 희극" 그리고 "달콤하고 아름다운 일인극",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짠내 나는 일상의 희극"으로 말할 수 있을 시편들은 그의 두번째 시집[숙녀의 기분] 속 화자들의 몇 년 후, 열람실과 학생 식당을 전전하던 그녀들이 이제는 사회 초년생이 되어 직장과 회식 자리 등에서 맞닥뜨리는 폭력과 부조리의 세계와 대면한 희비극이다.
    "야, 노래 안 부르냐? 왜 이렇게 처졌어?"([휴일 연장 근무])라고 소리치는 부장 아저씨, "아, 요즘 애들/ 정말 힘들다"([이기주의자])라고 내뱉고는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나가버리는 선배, "니가, 나를, 남자로 만들어"라고 말하는 "정신이 제대로 헐어버"린([오작동]) 직장 상사, "나 떠나면 가습기랑 지압판 너 다 가져"란 나의 말에 "정말요? 언니♥"([호러 퀸]) 하고 답장하는 곰살궂고 눈치 없는 후배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향해 한바탕 쏟아내거나 받아칠 수 있었다면 좋으련만, 얼토당토아니하고 가당치도 아니한 상황 속에 놓인 화자들은, 현실에서 유리된 채, 나 자신과도 유리된 채 소극의 무대 위에서 홀로 낙엽처럼 나뒹굴거나 그저 망연하여 혼잣말을 내뱉는다.

    둘이서 칠 인분은 먹었나봐, 된장국에 공깃밥까지 먹으려다 그건 못했지 너는 젓가락을 덜덜 떨며 말했다 못살아, 왜 이것밖에 못 먹는 거야......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구나...... 그니까, 먹은 것보다 못 먹은 게 무한이라서 무한 리필인 건가, 나도 같이 울었어
    ('무한 리필' 중에서)

    뭐야, 어지러워 내 인격, 좀전까지 뛰어내릴 듯 나 흔들렸지, 사람들 다 퇴근한 사무실, 혼자서 일하다가, 십오층 창문을 내다보다, 신물이 올라왔었지 그냥 사는 거야 평생 이렇게, 소금맛 생강맛 치즈맛 몽땅 섞인 이상한 쓴물이, 흔들린다! 떨어진다!
    ('천원숍' 중에서)

    "설마 그럴 리가 있을까? 아닐 거야, 뭔가 근사한 것이, 있을 리는 없겠지만 아예 없을 수는 없는 거야"([모르는 일]) 라고 생각하는 화자들은 "맞춰줄수록 증발되는 영혼"([송별회])의 끝을 붙잡다 어느 순간 기면증에 걸리듯, 퓨즈가 나가듯, 환상적이고도 몽환적인 세계로 빨려들어간다.

    출판사 서평

    "장미 정원은 너무 멀어서
    오늘 안에는 도착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러니까, "오늘 같이 있어"


    "달콤하고 아름다운 일인극"이라 부를 수 있을 시편들은 행갈이 없이, 마침표는 딱 한 번만 쓰이는 한 문단의 산문시 형태를 하고 있다. 대개 현실과는 먼 공간-밤의 궁전, 은하, 검은 프록코트를 입은 전나무가 있는 숲속 혹은 공간을 추측할 수 없는 사물과 계절로만 구성된, 현실의 ‘이곳’과는 최대한 먼 곳에서 나아간 곳에서 펼쳐지는 모놀로그. [후르츠 캔디 버스]에서 만나보았던 시인 특유의 서정과 멜랑콜리의 연장선상이자 아기자기한 이미지들이 한껏 동원되는 세계이기도 하다. "삶도 사랑도 죽음도 미움도 알지 못한 채, 눈 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잃어버린 시간들의 밤])는 공간이자 현실의 내압과 외압에서 탈주하려 꿈꾸던 "이계"라고 말할 수도 있을 그곳에서, 시인이 나지막이 읊조리는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조금은 슬픈 기분이 되고 말 것이다.
    꿈을 꾸듯 꿈을 읊듯 이어지는 독백은 꿈처럼, 곧 끝나버릴 동화처럼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위태로운 아름다움으로 가득하고, "내겐 아주 중요한 것이 있었는데, 그건 어디 간 걸까.([왠지 궁금한 기분 1월])"의 중요한 것, 을 얼핏 발견할 수 있는 시공간이지만, 이는 내 머릿속에서마저 이내 휘발되어 사라질 것만 같은 안타까움을 수반한다. 위트와 웃음이 넘치는 박상수 시 기저에 깔린 멜랑콜리의 기원을 우리는 여기에서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제정신으로 아름답기 힘들다는 것, 가까스로 보이는 아름다움마저 얼핏이거나 너무 짧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짠내 나는 희극과 아름다운 일인극이 서로 다른 장으로 분리되지 않고, 대중없이 교차되며 한 권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꾸는 삶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라고.

    언뜻 미각은 타인과 객관적으로 공유할 수 없는 독백의 영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맛을 상상하고 재현할 때만 아름다움의 공통 감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칸트는 이야기했다. 미감(taste)에서만 이기주의가 극복된다는 그의 언급을 바꿔 말하면,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만 함께 아름다워질 수 있다. 따라서 박상수 시집에 담긴 ‘먹방’은 원초적 욕망에 대한 관음증적 시선이라기보다는, 나와 너의 아름다움을 공유하려는 조심스러운 속삭임에 가깝다. 일상은 외로운 희극에 불과하고 내가 꿈꾸는 아름다운 단막극 역시 금세 흩어질 테지만, 그럼에도 지금 이 시집에 담긴 "연극 한 편"을 들춰보는 것은 어떨까. "감정을 담은 목소리로, 요즘 어때? 같이 밥 먹을까? 그렇게 말해주는 연극"([모노 드라마]) 말이다.
    - 조대한 / 평론가
    ('해설 [일상의 단짠단짠 레시피]' 중에서)

    끝으로 그가 꾸준히 여성과 소녀라는 페르소나로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이유를 ‘되어-보기’의 차원에서 읽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기득권의 폭력적이고 부조리한 언어 대신, 약자이자 소수자의 목소리로 "반성 없는 세상을 반성하려"([깊은 반성])는 실천으로서의 글쓰기. 또한 누군가와 같이 있는 최선으로서의 ‘되기’. 일상의 희극과 아름다운 일인극이 한데 뒤섞이는 [오늘 같이 있어]. 삶이라는 무대 위 시인 박상수가 퍼포머로서 또 연출가로서 부려놓은 눈물나게 근사한 시극을 또 한번 만나볼 시간이다. 이 레몬 머랭 쿠키색 시집을 열어 맛보면 무슨 맛이 날지, 오늘 같이 읽어보자♥

    목차

    시인의 말

    1부
    외동딸
    명함 없는 애
    모르는 일
    일대일 컨설팅
    넌 왜 말이 없니?
    대학생 멘토링
    휴일 연장 근무
    모노드라마
    이기주의자
    극야(極夜)
    비스듬한 밤

    2부
    습관성 무책임
    웨딩 촬영 후기
    오작동
    소풍
    12월 31일
    12월
    사랑의 인사
    호러 2-클럽 하우스 레스토랑
    리폼 스토어
    독수리 성운의 캐치볼
    언덕 위 단풍나무 집

    3부
    잃어버린 시간들의 밤
    송별회
    책임감
    24시간 커피숍
    이해심
    호러 퀸
    무차별
    다크서클
    모든 영혼의 날
    왠지 궁금한 기분 1월
    게스트 하우스

    4부
    청첩장
    무의미해, 프라이드
    초합리주의
    살 마음
    깊은 반성
    해열
    천원숍
    무한 리필
    작은 자매
    리폼 캠핑
    내가 보이니
    대결

    해설| 일상과 아름다움의 단짠단짠 레시피
    | 조대한(문학평론가)

    본문중에서

    우린 너무 아름다워서 꼭 껴안고 살아가야 해.

    2018년 초가을
    박상수
    ('시인의 말' 중에서)

    우린 맥주를 더 먹었지 언니가 쓰러질 때까지 더 먹었어 어디선가 치킨 냄새가 나고...... 치킨 냄새만 맡으면 왜 난 눈물이 날까, 혼잣말을 하려니까 언니는 엎드린 채로 대답을 해줬어

    고마운. 거지. 네가 시키면. 언제든. 오잖아.
    ('명함 없는 애' 중에서)

    아, 끝까지 가보라고요 가진 것이 없으니까 잃을 것도 없다고요? 당신도 믿지 않을 이야기들, 저도 제가 하는 말 때문에 자주 다쳐요, 강가에서 피를 씻어내요 곧 날아오르는 새떼들을 볼 수 있겠죠 진공 유리병에 밀봉된 채 하수구를 따라 흘러가요 그러니까 제 소원은, 누군가가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주는 것, 그 하염없는 사과를 받으며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끄덕여보고 싶은 것, 그런 말이 여기 들어 있을 줄 알았어요.
    ('24시간 커피숍' 중에서)

    널 더 강하게 만들려고 그랬어!

    저렴해, 너무 저렴하다, 그건 그냥 버린 거잖아...... 잿빛 먼지로 태어나서 반전도 없이 그냥 미끄러지면 어디로 갈까 딱정벌레 등딱지들이 사방에서 쏟아졌어 장작불 튀는 소리, 이렇게 구운 가루로 잊을 수 없는 음영 아이 메이크업을 하자 벌레를 없애는 데 낫과 망치는 필요없겠지 반은 웃고 반은 울면서 나는 말했어

    안됐네요 날 더 강하게 못 만들어서

    기뻐요 내가 이것밖에 안 돼서.
    ('초합리주의' 중에서)

    삶도 사랑도 죽음도 미움도 알지 못한 채, 눈 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죠 장미 정원은 너무 멀어서 오늘 안에는 도착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잃어버린 시간들의 밤'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4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8종
    판매수 883권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김혜순 시의 히스테리적 상상체계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동서문학]에 시가, 2004년 [현대문학]에는 평론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의 아름다움과 외설성에 관심이 많으며 한국 여성시의 자산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 현재는 명지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시 창작을 가르치는 한편, 시 쓰기와 평론 활동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시집으로 [후르츠 캔디 버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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