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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랏골의 비가 2 (큰글자도서) : 송기숙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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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송기숙
  • 출판사 : 미디어창비
  • 발행 : 2018년 09월 01일
  • 쪽수 : 26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36476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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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1977년에 출간된 이래 오랫동안 민중문학의 전범(典範)으로 자리매김해온 송기숙 장편소설 [자랏골의 비가]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송기숙은 한국 현대사의 엄혹했던 시절과 정면으로 맞서온 작가이다. 치열한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섰으며, 특히 동학농민운동을 장구한 이야기로 풀어낸 대하소설 [녹두장군],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장편 [오월의 미소] 등 깊이있는 역사의식과 토속적인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담긴 다수의 뛰어난 작품들을 선보이며 민족문학의 중추 역을 담당해왔다. 그의 첫 장편 [자랏골의 비가]는 3·1운동 전해(1918)부터 일제 치하와 한국전쟁을 거쳐 4·19혁명(1960)에 이르기까지 남도의 한 촌락이 겪은 수난과 항거의 역사를 기록한 우리 민중문학의 역작이다. 옛 표기를 바로잡고 장정과 디자인을 새로이 한 이번 개정판은 그의 소설을 탐독해온 오랜 독자들은 물론 젊은 독자들에게도 커다란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출판사 서평

    치열한 역사의식으로 풀어낸 현대사의 진경들

    작품의 배경은 전라도의 어느 벽지인 ‘자랏골’이다. 순박하지만 평생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이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것은, 자랏골은 물론 인근 지역의 제일가는 유지인 이양문 일가의 존재이다. 이양문은 일제 치하에선 일본의 비호 아래 위세를 떨치고, 해방 이후엔 자신이 독립운동자금을 비밀리에 대왔다는 거짓말과 국회의원 아들의 위세에 힘입어 자랏골을 쥐락펴락하는 인물이다. 소설은 자랏골 최고의 명당자리에 이양문이 자기 어머니의 묘를 이장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중심축으로 삼는다.

    낮은 산줄기 하나가 마을 한가운데로 흘러내려오다가 자라 대가리처럼 고개를 쳐든 바로 그 대가리 부분에, 양문이 묏등이 논 두어마지기 요량의 널찍한 묏벌을 꽃방석처럼 깔고 덩실하게 솟아 있는 것이다. 그 묏등의 양쪽과 앞뒤에는 사람 사는 집들이 임금 주변에 국궁한 신하들의 조심스러운 몸가짐으로 숨을 죽이고 엎드려 양문이 묏등의 위세를 돋우고 있었다.
    사실 자랏골 안통은 오로지 이 묏등을 위해서 있는 것 같았다.

    대대로 한데 어울려 살아온 자랏골의 주민들로서는 동네를 굽어보는 명당에 사욕을 위한 묘가 자리잡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인데, 이 갈등은 현대사의 중요한 길목마다 끊임없이 불거진다. 일제시대엔 묘의 이장에 반대하는 이들을 일본 헌병과 순사들이 잔혹한 폭력으로 진압하고, 한국전쟁 때는 이 묘가 국군과 인민군이 아귀다툼을 벌이는 구실이 되며, 전후 자유당 독재시기에 이르면 이양문과 마을 주민 간의 뿌리 깊은 불신과 증오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큰 소리로 외쳐요, 큰 소리로! 자, 반동의 묏등 박살을 내자!”
    반동의 묏등이 아니고 자랏골 사람들을 박살을 내겠다는 서슬이었다.
    “반동의 묏등 박살을 내자!”
    뒤죽박죽인 대로 아까보다 소리는 조금 맞았으나, 놈들의 시퍼런 서슬에 비기면 장마에 흙담 무너지는 소리였다.
    “정 이러기요? 다 한번 죽어보겠소? 다 한번 죽어보겠어?”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이양문과 그들을 비호하는 세력으로부터 가족을 잃은 젊은 세대의 준엄한 저항을 야기한다. 묘의 혈자리인 바위를 파버리려는 마을 이장 종수와, 그보다 더욱 대담한 계획을 준비하는 선찬이의 존재는 끝내, 밝아오는 4·19혁명과 함께 자랏골에 희망을 드리운다.

    “아니, 이승만이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소리여?”
    “학생들이 들이닥치는 통에 별 조화 없이 물러났다는마.”
    “허허. 저 무지한 양문이 묏등을 어긋내는 장사가 있등마는 이참에는 이승만이를 몰아내는 장사가 있단 말이여?”

    작가는 결정적인 대목에서는 직접 개입해서 역사의식을 드러내는 과단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 와중에 작품의 일관된 분위기와 해학성을 잃지 않는다. 더불어 수십년 세월을 그리면서도 순차적 흐름에 따르는 손쉬운 방식에서 벗어나 시간적 배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구성은 이 작품이 35년 전에 쓰였다는 사실을 어느새 잊게 할 정도로 탄탄한 짜임새를 보여준다.

    가진 것이 적으면 적은 대로, 인생이 초라하면 초라한 그만큼, 저마다 한몫씩 저저금의 제 인생이 있는 것이고 보면, 함박 쪽박 속에서도 오롱조롱 소리가 나는 것, 다 제가 지닌 제 인생의 제 분수대로 다 한몫씩은 해방의 터질 듯한 환희와 감개가 있었다.

    구수한 언어와 다양한 인물들이 선사하는 탁월한 재미

    [자랏골의 비가]에 시종일관 쓰이는 토속적인 언어는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특장이라 할 수 있다. 남도의 구수한 사투리를 고스란히 담아낸 대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느 소설에 뒤지지 않는 탁월한 재미를 선사한다. 적재적소에 활용되는 속담들 역시 이러한 개성을 배가한다. 실상은 무척이나 답답하고 비극적인 현실을 다루고 있음에도 이 소설이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다분히 유쾌하고 흥겹게 읽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이러한 우리말, 혹은 방언에 대한 작가의 장인에 가까운 집념에 있다.

    사람이랏 것이 세상에 나와갖고 사대육신이 썽썽해사 개똥밭에서 이슬을 받아묵고 궁글어도 그것이 사람이제, 소리 듣는 귀가 그것이 귀창이 터져부렀으먼 사람이 그것이 사람일 것이여? 손바닥으로 쌔려봐도 앵 소리만 나고 소리는 통 안 들려. 그런께 금매 그 잡아 죽일 것들이 총을 쏘드래도 사람덜이 쪼깐 덜 놀래게, 아니 멀리 사람 있는 것 봐감시롱 쏴도 쏴사 쓸 것 아녀. 시방도 먹먹하그마.

    인물들의 다양한 면모 또한 [자랏골의 비가]의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요소이다. 자랏골 주민들을 탄압하며 평생 호의호식하는 이양문 일가와 대다수의 순박한 ‘무지렁이’들이 큰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작가는 그 안에서도 어느 누구 하나 허투루 보기 어려울 만치 꼼꼼한 애정으로 인물들을 형상화하고 있다. 똑부러지고 강단있는 종수와 왠지 모를 미스터리한 면모로 극적인 결말을 이끌어내는 선찬이, 동학농민운동에 참여했다 마을에 숨어든 고당영감, 힘과 기개가 대단한 용골영감과 그 아들 곰영감, 엘리트 대학생 신분을 포기하고 독립운동에 뛰어든 김태율, 자랏골을 부흥시키려다 되레 사고를 치고 마는 다혈질 문길, 이양문의 묘지기로 생존을 위해 밉살스러운 언행을 마다않는 질천이, 그리고 그 자리를 은밀히 청탁하는 덕재영감이나 추석장을 보러 갔다 얼결에 야바위꾼에게 사기를 당하는 텃골댁, 동네바보 해룡이에 이르기까지 저 수많은 인물들은 제각각의 흥미로운 사건들과 함께 생생히 살아나 이 소설을 한층 다채롭게 한다. 또한 이러한 면모들은 [자랏골의 비가]가 비단 문학의 영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난 시대 민중의 생활사에 대한 기록적인 성격까지 지니게 한다.

    끝심이는 어제 이 옷을 사와서부터 혼자 몇번이나 꺼내서 만져보고 볼에 비벼보고 했는지 모른다. 이 옷을 입고 사람들 앞에 나서면 사람들이 뭐라고 할 것인가. 모두가 자기만 쳐다보고 부러워할 것 같아 한없이 자랑스럽고, 그대로 날개라도 달린 듯 훨훨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이 너무 자기만 쳐다보며 부러워할 것 같아 속이 상할 것 같기도 해서 안절부절 잠을 설쳤다. 그러나 그렇게 여러가지로 생각하는 중에서도 사람 앞에서만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햇살 아래서까지 이렇게 황홀해서 그만 감당을 할 수가 없었다.

    민중문학의 장쾌한 감동

    한편 이 이야기는 단순한 선악의 대비로만 규명할 수 없는데, 권력과 부를 가진 자들의 폭력과 억압에 분노하면서도 다시 한 꺼풀의 획책에 의해 결국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하층민들의 아둔함이라든지, 그들의 소시민성에 의해 조장되는 내부갈등, 이질적인 계층에 느끼는 실체가 불분명한 불신과 증오 등에 대한 때로 조소에 가까운 묘사는 전근대적인 시기의 자랏골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넘어 지금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렇게 술자리가 어느만큼 어우러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이공도는 한마디 부탁을 했다. 내일부터 대밭을 치겠다며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서서, 동네에 울력 났다 생각하고 하루쯤 품을 내주면 양문이가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묏등 쓰는 것을 부당하게 여기는 쪽에서 따지면, 안뒷간에 뒤 보려고 안아가씨더러 거적문 열어달라는 소리였으나, 모셔들이기로 작정하는 쪽에서 보면, 기왕 맞아들일 때는 손잡아 맞는 것이 인사가 아니겠느냐고 할 수 있었다. 굴풋하던 판에 푸짐하게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고 난 사람들은 그렇다마다 해야고 맞장구를 치고 나왔다.

    하나의 작품이 “민중문학의 모범적인 사례”(진정석, 추천사)가 되기 위해선 그 안에 당대 현실의 모순들을 포착해내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그에 조응하는 실천적인 의식, 그리고 뛰어난 문학성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 송기숙의 삶과 그의 문학이 바로 그러하다. 그 자신의 말처럼 “민중의 삶과 말, 그리고 역사를 문학으로 담아내고자”(‘작가의 말’) 한 송기숙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오래도록 우리 곁에 살아 숨쉴 것이다.

    추천사

    송기숙의 [자랏골의 비가]는 남도 벽지의 산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소작농들의 수난과 울분과 항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신분의 질곡과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하층민들의 생활상에 대한 핍진한 묘사가 원숙의 경지에 도달했으며,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농민의 이중성에 대한 날카롭고 섬세한 통찰도 인상적이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이 작품이 방언의 능란한 활용과 생생한 대화체의 구사를 통해 ‘민중의 언어로 민중의 현실을 그리는’ 민중문학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 진정석 문학평론가

    목차

    자랏골의 비가 2 / 작가의 말 / 초판 후기

    저자소개

    생년월일 1935 -
    출생지 전남 장흥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35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4년 [현대문학]에 평론 [창작 과정을 통해 본 손창섭]과 1965년 [이상서설]로 추천이 완료되었다. 1966년 단편 [대리복무], 장편 [자랏골의 비가]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1973년 전남대학교 교수가 되었으나 1970~80년대 민주화운동과 교육운동에 참여하며 두 차례 옥고를 치렀다. 1984년 전남대학교 교수로 복직했으며, 1987년에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를 창설하여 초대 공동의장을 맡았다. 작품으로는 [백의민족], [도깨비 잔치], [재수없는 금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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