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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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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아빠랑 엄마는 가끔 어릴 때 친구들이랑 놀던 얘기를 해요.
    놀 수 있을 때 충분히 못 놀아서 후회하는 게 분명하다니까요!


    지우 인생은 좀 고달픕니다. 학교 끝나면 학원, 학원 끝나면 또 다른 학원으로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를 보내기 때문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민구라는 형을 알게 됐습니다. 형은 볼 때마다 반갑게 알은척을 해 주었고, “놀면서 해도 돼.”, “인생 별거 없어. 신나고 즐겁게 살아.” 같은 멋진 말을 했습니다. 지우가 꼴찌 할까 봐 걱정 안 되냐고 물으면, 자기는 신나게 못 놀까 봐 걱정이랍니다. 아무튼 특이한 형입니다. 지우가 난생처음 엄마 몰래 학원을 빼먹고 친구랑 피시방에 갔다 들키고 말았습니다. 호되게 혼이 나고 집을 나왔는데, 갈 데가 없었습니다. 놀이터 구석에 앉아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다들 행복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운 생각들이 지우를 괴롭혔습니다. 때마침 민구 형이 나타났습니다. 지우가 친구 핑계를 대면서 피시방에 간 걸 후회하자 스스로 원해서 간 것 아니었냐고,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라고 했습니다. 또 엄마한테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용서해 주실 거라는 말도요. 민구 형이 지우 손을 잡아끌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아이스크림 가게랑 동네 책방 등 평소엔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지우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파트 단지 앞에 이르자 저 멀리 엄마가 보였습니다. 엄마는 지우를 향해 달리고, 지우도 힘껏 뛰어가 엄마 품에 안겼습니다. 아파트 숲이 빨간 노을빛으로 반짝입니다.

    출판사 서평

    한 박자 쉬어 가는 마음의 여유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노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흐뭇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 기억이 있지 않으신가요? 아마도 우리 모두 어릴 때 즐겁게 놀아 본 경험 때문일 겁니다. 물론 지금도 노는 것은 즐겁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묘하게도 나이를 먹을수록 노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슬슬 입시교육의 중압감에 발을 들여놓아야 합니다. 어쩌면 그보다 먼저일 수도 있고요. 오죽하면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가 저학년 어린이에게 “놀 수 있을 때 놀아 둬.”라고 이야기했을까요. 이 책은 이 한마디에서 출발했습니다. 기막힐 정도로 깜찍하고도 슬픈 말이었거든요. 제목도 [놀 수 있을 때 놀아 둬]라고 하려다 말았습니다. 그렇게 하면 왠지 언젠가는 놀 수 없게 된다는 걸 규정짓는 것 같아서였습니다. 제목에 어린이의 목소리를 담을까, 어른의 목소리를 담을까도 고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신나게 놀고 싶다는 둥, 학원 좀 쉬었다 가겠다는 둥 어린이의 목소리를 담아 보려고 하다가 결국 빡빡한 일상에 지친 어린이들의 마음을 먼저 다독여 주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놀면서 해도 돼]라고요. 내리 놀기만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잠시 쉼표를 품고 가겠다는데 그것마저 안 된다고 하면 정말 안 될 것 같습니다.

    균형을 아는 사회, 행복을 미루지 않는 사회에서 크는 어린이
    언젠가부터 ‘워라밸’이라는 말이 등장했습니다. 일(work)과 삶(life)의 균형(balance)을 찾자는 말인데, 일만 하다 지쳐서 퇴근 후 나의 삶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사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우리는 생활의 기반을 마련하고, 배움을 얻고, 즐거움도 얻습니다. 하지만 일만 하다 지쳐 버리면, 우리 사회를 발전시킬 창의와 혁신의 에너지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얻고 의사결정 과정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니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속담이 뜻하는 것처럼, 공부만 하고 놀지 않는 아이는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공부나 일, 그밖에 여러 가지 것들에서 성취감을 얻었을 때 행복을 느낍니다. 스스로 노력해서 무언가를 이루어 내는 경험은 아주 중요하지요. 하지만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 등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놀았던 때를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성적, 좋은 학교, 좋은 직업을 얻으려면 지금 노는 것 따위는 참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했던 기억은 또 다른 행복을 만들어 내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요? 어떤 목표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미룬 아이들이 미래에 행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금도 행복하고, 나중에도 행복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행복을 가꾸어 나가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봅니다.

    목차

    내 인생으로 말할 것 같으면 - 6

    놀 수 있을 때 놀아 둬 - 14

    정말로 미안하지만 - 28

    내가 알고 있는 형 - 38

    정정당당하게 놀고 싶어요 - 46

    집으로 가는 길 - 56

    작가의 말 - 61

    본문중에서

    그러던 어느 날, 민구 형이 내 인생에 등장했다.
    학교 앞에서 논술 학원 차를 타야 하는데 깜박하고 영어 학원 차를 타게 되었다. 둘 다 노란색 차라서 헷갈린 것이다. 그것도 학원에 도착해서야 내가 차를 잘못 탄 사실을 알았다. 영어 학원에서 논술 학원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았지만 한 번도 걸어서 간 적은 없었다.
    쭉 가서 편의점 사거리가 나오면 왼쪽으로, 거기서 또 쭉 가면 오른쪽에 큰 빵집이 있고, 그 건물 3층이 논술 학원이다. 분명히 내 기억으로는 그랬다.
    난 차에서 내리자마자 논술 학원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때 날 따라오는 형이 있었다. 바로 민구 형이었다.
    “너 학원 땡땡이 치는 거지?”
    “아니거든!”
    “야, 나도 땡땡이 치는 거야. 그러니까 솔직하게 말해도 돼.”
    “아니라고. 그리고 우리 엄마가 처음 보는 사람이랑 말하지 말라고 그랬거든.”
    “난 너 처음 보는 거 아닌데?”
    “날 알아?”
    “마스터 영어 학원 다니잖아. 그럼 다 아는 거지.”
    “그, 그런가…….”
    생각해 보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땐 민구 형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넌 어디 가려고 땡땡이 치는 거야? 난 저 아래 숲마을 놀이터 갈 건데.”
    “숲마을 놀이터?”
    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숲마을 놀이터는 공원 안에 있다. 나무로 만든 미끄럼틀과 터널이 있어서 재미나게 놀다 올 수 있다. 가끔 엄마, 아빠랑 가지만 오래 놀 수는 없었다.
    “같이 갈래?”
    민구 형 말에 가슴이 덜컹거렸다.
    마음 한쪽에서는 민구 형을 따라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음에서는 엄마의 화난 얼굴이 떠오르면서 얼른 학원에 가야 된다고 말했다. 놀이터와 엄마의 얼굴이 동시에 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인생 별거 없어. 신나고 즐겁게 살아.”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아빠가 자주 하는 말이야.”
    “그래서 형은 재밌어?”
    “당연하지!”
    순간 형을 따라가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의 화난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아, 안 돼…….”
    “그래? 어쩔 수 없지, 뭐. 그럼 나 먼저 간다!”
    그러고는 민구 형은 멀어져 갔다.
    ‘한 번만 더 말해 주지…….’
    그랬다면 나는 분명히 따라갔을 것이다.
    (/ pp.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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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1~
    출생지 서산
    출간도서 10종
    판매수 1,092권

    1971년 서산에서 태어나 들과 바다와 도시에서 자랐다. 2013년에 [오늘 떠든 사람 누구야?]로 비룡소문학상을 받았으며, 2014년에 [영웅이도 영웅이 필요해]로 눈높이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지은 책으로 [우리 집에 코끼리가 산다]가 있다. 뛰어난 언어 감각과 삶에 대한 치열한 탐구로 문학의 경이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을 써 낸다는 평가를 받으며 열심히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한 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지금은 그림 그리는 일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신석기 시대에서 온 그림 편지>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말> <투발루에게 수영을 가르칠 걸 그랬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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