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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까레니나 (상)

원제 : Anna Karen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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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주인공] 안나의 삶과 비극

    뻬쩨르부르끄에 사는 고위 공직자의 아내이자 지체 높은 귀부인인 안나 까레니나는 어느 날 그녀의 오빠 스찌바의 요청으로 그의 집이 있는 모스끄바에 방문한다. 스찌바가 아이들의 가정교사와 바람을 피운 사건으로 아내와의 사이에 깊은 불화가 생기자, 곤란에 빠진 그가 다정다감한 여동생 안나에게 부부 사이를 화해시키는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한 것이다. 모스끄바의 기차역에 당도한 안나는 그곳에서 우연히 젊은 미남 장교 브론스끼와 마주치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당시 브론스끼는 셰르바쯔끼 공작 가문의 영애이자 스찌바의 처제인 키티 셰르바쯔까야와 가깝게 교제하며 지내던 중으로, 키티는 줄곧 그의 청혼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한편 스찌바의 친우인 시골의 부유한 귀족 지주 레빈이 그가 남몰래 연모해 온 키티에게 청혼을 하기 위해 모스끄바를 방문하고, 키티는 레빈에게 내심 호감이 있으면서도 브론스끼의 청혼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의 청혼을 거절한다. 그러나 그 후 무도회에서 브론스끼가 안나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목격한 키티는, 브론스끼가 안나에게 완전히 반해 버린 것을 확실하게 알아채고 깊은 상심과 절망에 빠진다. 안나 역시 브론스끼로 인해 마음이 들뜨지만, 마음을 다잡으려 그를 피해 도망치듯 남편이 있는 뻬쩨르부르끄로 서둘러 돌아간다. 그러나 그녀의 뒤를 쫓는 브론스끼의 열정적인 구애에 결국 온 마음을 사로잡히게 되는데.......

    이처럼 이 작품은 결혼한 여성인 주인공 안나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을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대의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어린 나이에 자신보다 스무 살 많은 남편과 결혼하여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허울뿐인 결혼 생활을 지속해 온 안나는, 그녀에게 열정을 불러일으킨 청년 브론스끼를 통해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에 눈을 뜨게 된다. 소위 [불륜]을 저지르고 사교계를 비롯한 사회의 싸늘한 냉대를 받게 되면서 평온에 싸여 있던 그녀의 삶은 점점 더 비극으로 치닫게 되지만, 사려 깊고 다정다감하며 늘 주변에 활력을 주는 여성인 안나는 이처럼 가혹하게 단죄받기엔 너무도 공감할 만한 요소와 입체적인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다. 러시아 작가 블라지미르 나보코프는 안나를 가리켜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주인공]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영화에서도 그레타 가르보, 비비안 리, 소피 마르소 등 세계의 전설적인 여배우들이 영화 [안나 까레니나]의 역대 안나 역을 인상적으로 연기했다.
    또한 이 작품은 안나의 이야기뿐 아니라,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인 레빈의 이야기가 또 하나의 축을 이루며 교차 전개되는 구조를 지닌다. 시골에 있는 자신의 영지에서 농업을 경영하는 귀족 지주 레빈은, 그동안 그가 연모해 온 공작 영애 키티와 결혼하여 이상적인 가정을 이루기를 꿈꾸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상과 다른 현실에 부딪혀 시련을 겪고 좌충우돌하면서도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는 [레빈-키티] 커플은 [안나-브론스끼] 커플과 나란히 이 소설의 대칭을 이루며, 사랑과 정열, 결혼과 가정생활, 삶과 죽음 등 이 작품에서 똘스또이가 천착하는 주요한 주제들을 더욱 풍부한 각도에서 다루도록 하고 있다. 절망 속에서 안쓰러운 파국을 맞는 안나의 삶과 달리, 거듭되는 고뇌와 회의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하는 레빈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치닫는 소설의 전개에 소박하게나마 희망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이 작품의 미학적인 균형을 이룬다.

    출판사 서평

    러시아 문학의 위대한 거장 레프 똘스또이,
    그의 모든 사회적, 윤리적, 종교적 고민들이 집약된 대표작!


    ★ [가디언]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선
    ★ [뉴스위크] 선정 세계 100대 명저
    ★ 서울대학교 권장 도서 100선
    ★ 연세대학교 권장 도서 200선
    ★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청소년 권장 도서 50선

    러시아의 문학의 위대한 거장 레프 똘스또이의 장편소설 [안나 까레니나]가 이명현 교수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안나 까레니나]는 똘스또이의 예술적 재능이 한창 절정기에 달했을 때 집필된 작품으로, [전쟁과 평화], [부활]과 더불어 그의 3대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소설이다.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와 토마스 만, 윌리엄 포크너, 블라지미르 나보꼬프 등 세계의 대문호들이 이 소설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후대의 주요 작가들의 문학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또한 생생한 감정선과 흥미로운 서사 덕에 각종 영화나 뮤지컬로도 수차례 제작되며 많은 이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 소설은 고위 공직자의 아내이지만 다른 남성와 사랑에 빠지면서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되는 귀부인 안나의 이야기와, 연모하던 귀족 영애에게 청혼하여 이상적인 가정을 이루기를 꿈꾸는 농촌 귀족 지주 레빈의 이야기를 두 축으로 전개된다. 사랑과 결혼, 가정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하여 당대 러시아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과 그 속의 개인들의 내적인 방황의 궤적들을 놀라울 만치 생생한 필치로 묘사하는 이 작품은, 똘스또이의 모든 사회적, 윤리적, 종교적 고민들이 집약된 최고의 리얼리즘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안나 까레니나] 번역 판본들은 3권으로 분권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열린책들판은 2권으로 분권했다. 독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한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의 이명현 교수는 러시아어 원문의 뉘앙스를 중시하면서도 가독성을 높인 섬세한 번역으로, 우아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똘스또이의 문체의 특징과 질감을 고스란히 살려냈다. 번역 대본으로는 Lev Tolstoi, Anna Karenina(Moskva: Khudozhestvennaia literatura, 1976)를 사용했다.

    러시아 문학의 위대한 거장 레프 똘스또이,
    그의 모든 사회적, 윤리적, 종교적 고민들이 집약된 대표작!

    [안나 까레니나]는 1875년부터 1877년까지 잡지 [러시아 통보]에 연재되며 처음으로 독자들에게 소개되었고, 그 이듬해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똘스또이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시기는 1873년 초엽이었으나 1870년에 기본적인 모티프가 구상되었고 1878년에 수정 작업을 거쳐서 책이 출간되었으니, 1870년대의 대부분을 [안나 까레니나]의 창작에 바친 셈이다. [나는 모든 것을 [안나 까레니나] 속에 썼다.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똘스또이의 소회처럼, 그가 늘 해오던 일기 쓰기마저 중단하고 소설 창작에만 몰두하던 이 시기에 이 작품은 무서운 흡인력을 발휘하며 그의 모든 창조적 에너지를 빨아들였다.
    그런 만큼 이 작품에는 당시 똘스또이가 치열하게 골몰했던 모든 사회적, 윤리적, 종교적 고민들이 생생하게 담겨 집약되어 있다. 사랑과 성(性)의 문제, 결혼과 가정생활에 대한 성찰, 죽음의 문제, 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과 깨달음 등 똘스또이 자신이 평생을 두고 씨름했던 철학적인 고민의 궤적들은 물론, 그 시기에 그가 보고 들은 사회의 온갖 문제들과 화두들을 다루면서 과도기에 있던 당대 러시아 사회의 초상을 생생하게 그려 내고 있다. 러시아 사교계의 윤리적인 타락상과 몰락해 가는 귀족층의 위기에 대한 성찰부터, 농촌과 농민 문제, 지방 자치 문제, 이민족 정착에 관한 사안, 대학 문제, 여성 문제, 세르비아-터키 전쟁, 범슬라브주의 등에 이르기까지, 당시 러시아 사회와 그 구성원들 개개인이 현실적으로 당면한 현안들이 소설 전반에 총체적으로 망라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똘스또이는 사회를 이루는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가정]의 행복과 불행의 문제를 통해, 당대 러시아의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그 속에서 방황하는 개인들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그려 냈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하다]라는 소설의 유명한 첫 문장에서 암시되듯, 이 작품은 안나의 가정과 레빈의 가정, 스찌바의 가정 등 작중에 등장하는 서로 다른 가정들의 불행과 행복의 면면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 줌으로써, 제도의 모순과 위기 속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인간 군상들을 통해 드러나는 삶의 진실,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파헤친다.

    [아주 생생하고 활기찬] 소설

    이 책을 번역한 이명현 교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 깊이 매료되는 여러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는, 작중에 등장하는 인물과 일화들이 하나같이 너무나 생생하고 실감 나는 점 때문일 것이라고 말한다. [안나 까레니나]는 작가 자신의 표현대로 [아주 생생하고 활기찬] 소설이다. 틀에 박히거나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인 개성을 내뿜는 인물들, 현실 속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법한 다층적인 결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명력을 지니고 독자들의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안나 까레니나]를 읽으면서 독자들은 [등장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이들인 양, 그들이 자신의 친구나 다름없는 이들인 양] 친숙함을 느끼고 그들과 교감하게 된다.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 매튜 아놀드는 이러한 생생함이 [톨스토이가 창조해 낸 인물들보다 현실의 지인들이 훨씬 더 불명확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밝혔으며, 블라지미르 나보꼬프 역시 이 점을 지적하며 그것은 [우리의 시간관념과 정확히 들어맞는 시간을 작품에 부여하는] 똘스또이의 재능, [우리의 맥박과 같은 속도를 갖는] 그의 산문 덕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이명현 교수의 지적대로 [인간과 사물의 외양과 성격에 대한 똘스또이의 예리한 통찰력, 균형 잡히고 종합적인 관찰력이 소설 속의 리얼리티, 특히 등장인물에 형상에 특별한 생동감과 실제성을 불어넣는 밑거름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좋은 작품일수록 작품 속의 수많은 인물과 사건들이 저마다의 생명력을 지니기 마련이며, 이 소설에서처럼 저마다 다양한 양상으로 펼쳐지는 그들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에 도달하게끔 만든다. 작가가 생명력을 부여한 그들의 삶에 생의 진실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똘스또이는 그가 스스로 밝혔던 예술가의 목표인 [무한한 양상으로 발현되는 삶을 사랑하게끔 만드는] 것을 그의 대표작인 이 작품을 통하여 최대한으로 달성했던 셈이다.

    추천사

    [안나 까레니나]는 완전무결한 예술 작품이다. 오늘날의 어떤 유럽 소설도 이 작품을 따라올 수 없다.
    -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안나 까레니나], [안나 까레니나], [안나 까레니나]. (가장 위대한 소설 세 편을 뽑아 달라는 질문을 받고)
    - 윌리엄 포크너

    [안나 까레니나]는 세계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사회 소설이자, 동시에 반사회 소설이다.
    - 토마스 만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훌륭한 사랑 이야기.
    - 블라지미르 나보꼬프

    똘스또이는 모든 이를 대변한다. 똘스또이의 작품은 사람들이 문학에 거는 기대와 희망을 모두 충족시켜 준다.
    - 안똔 체호프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본문중에서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으로 불행하다.
    ('첫 구절' 중에서/ p. 11)

    브론스끼가 말을 건넬 때마다 안나의 눈에서는 기쁨의 빛이 타올랐고, 행복의 미소가 그녀의 진홍빛 입술을 굽이치게 했다. 그녀는 그러한 환희의 징후를 내비치지 않으려고 자제하는 듯했지만, 그것들은 저절로 얼굴에 드러났다. [그렇다면 그이는?] 그에게로 시선을 돌린 키티는 경악했다. 그녀의 얼굴에서 그토록 뚜렷하게 나타나는 징후가, 마치 거울인 양 바로 그의 얼굴에서도 드러났던 것이다. 언제나 침착하고 자신만만한 태도, 느긋하고 평온한 표정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래, 지금 그는 그녀에게로 주의를 돌릴 때마다 그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였고, 시선에는 오로지 순종과 두려움의 기색만이 어려 있었다.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매번 그의 눈길은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나 자신을 구원하고 싶은데,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표정이 그의 얼굴에 떠올라 있었다.
    (/ p.157)

    [당신 말대로 나를 사랑한다면, 제발 나를 좀 평온하게 내버려 두세요.] 그녀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당신이 내 인생의 전부라는 걸 정말 모르신단 말입니까? 나는 평온이 뭔지 모르고, 당신한테 그걸 줄 수도 없습니다. 나의 전부, 사랑....... 그래요. 당신과 나를 떼어 놓고 생각할 수가 없어요. 나에게 당신과 나는 하나예요. 그리고 당신도 나도 앞으로 평온을 누릴 가망은 없을 것 같습니다. 보이는 건 절망과 불행의 가능성...... 혹은 행복의 가능성, 찬란한 행복의 가능성입니다! 정말이지, 그건 불가능할까요?] 그가 입술만 달싹여 이 말을 덧붙였지만 그녀는 알아들었다.
    (/ p.263)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삶과 마주하고 있었다. 즉 그의 아내가 자기 아닌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대면하게 된 것인데, 그것이 그에게는 너무나 얼토당토않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그것은 바로 삶 자체였기 때문이다.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평생을 삶의 그림자를 다루는 공무의 영역에서만 살면서 봉직해 왔다. 삶 자체와 맞닥뜨릴 때마다 그는 번번이 그로부터 물러서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마치 낭떠러지 위의 다리를 태평스럽게 건너던 사람이 갑자기 다리가 끊겨 있고 거기에 심연이 드리워 있음을 목도했을 때와 비슷한 심정이었다. 그 심연은 그의 삶 자체였으며, 다리는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가 살아온 인위적인 삶이었다. 처음으로 아내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있다는 의혹이 그에게 일었다. 그 사태 앞에서 그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 pp.268~269)

    [안나! 안나!]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안나, 제발......!]
    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그녀는 한때는 그토록 오만하고 쾌활했던, 그러나 지금은 수치스러운 자신의 머리를 자꾸만 더 낮게 떨구었으며, 마침내 온몸을 수그린 채 앉아 있던 소파에서 바닥으로, 그의 발 언저리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가 붙들지 않았더라면 양탄자 위에 그대로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하느님! 저를 용서하세요!] 그의 두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대면서 그녀는 흐느껴 울었다.
    남은 건 오로지 비굴하게 용서를 비는 일밖에 없다고 여겨질 정도로 그녀는 뼈저리게 죄책감을 느꼈다. 이제 삶에서 그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기에, 그녀는 다름 아닌 그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를 바라보며 자기 육신의 비굴함을 절감한 그녀로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반면 그는 흡사 자신에 의해 생명을 잃은 육신을 바라보는 살인자의 심경이었다. 그에 의해 생명을 빼앗긴 이 육신은 그들의 사랑이었고, 그들 사랑의 첫 시절이었다.
    (/ p.280)

    브론스끼는 벳시를 배웅할 생각조차 못 하고, 자신이 결심한 바도 모조리 잊어버린 채, 언제 만날 수 있는지, 그녀의 남편은 어디 있는지 묻지도 않고서 그 즉시 까레닌가로 갔다. 계단을 내달리면서 그는 아무도, 아무것도 보지 않았고, 달음질을 간신히 자제하며 재빠른 걸음으로 그녀의 방에 들어섰다. 그러고는 방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 생각하지도, 알아채지도 못한 채 그녀를 껴안고서 얼굴과 두 손과 목덜미에 입맞춤 세례를 퍼부었다.
    안나는 이 만남을 준비하면서 그에게 할 말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중 한 마디도 할 틈이 없었다. 그의 열정에 그녀 또한 사로잡혔던 것이다. 그를 진정시키고 자기 자신도 진정시키려 하였지만, 이미 때는 늦고 말았다. 그의 감정이 그녀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입술이 너무 떨려서 한참 동안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래요, 당신이 나를 사로잡았어요. 나는 당신 거예요.] 그의 손을 자신의 가슴에 얹으며 그녀가 마침내 내뱉었다.
    (/ pp.789~790)

    저자소개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28.09.09~1910.11.20
    출생지 러시아 야스나야 폴라냐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톨스토이는 1828년 9월 9일, 러시아 남부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전소설인 [유년시절](1852)을 발표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1869년에 [전쟁과 평화]를 출간하였고, 1875년에서 1877년에 걸쳐 [안나 카레니나]를 발표하였으며, 1898년에서 이듬해까지는 그의 노년을 장식하는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활]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바보 이반], [두 노인] 등 민중 소설도 썼으며 종교론, 예술론, 인생론, 희곡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방대한 저서들을 남겼다.
    톨스토이는 폐렴으로 인해 현재 톨스토이 역이 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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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모스끄바 국립대학에서 노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는 [서정적 주인공에 관하여] [한국과 러시아 근대시에 나타난 윤리적 실존의 두 양상- 알렉산드르 블로크와 윤동주] 등이 있고, 역서로는 [나에게 줘!] [검찰관] 등이 있다. 현재 안양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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