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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라틴어로 점철된 성서와 예배로 가득한 중세 교회에서 민중들은 소외된 존재나 다름없었다. 이에 루터는 로마가톨릭교회가 짜놓은 틀에 대항하며, 사람들의 삶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성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종교개혁을 주도한다. 성서의 ‘말’을 민중이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파하는 데 평생을 바친 루터의 감동적인 여정이 펼쳐진다.

성서의 ‘말’이 가리키는 진리를 평생 추구하고 전파한 남자

말 속에 담긴 진리를 찾기 위해 성서를 독파한 젊은 수도사 마르틴 루터. 만족을 모르는 그의 탐구심이 그리스도교 세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연다. 일심으로 성서의 말을 응시하며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역사적 전환기를 이끈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의 생애를 그린다.

성서의 ‘말’을 민중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온몸을 바쳐 설파한 남자

중세 교회는 민중들이 전혀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라틴어 성서와 예배로 가득했다. 성서의 ‘말’로부터 민중들은 철저히 소외되었던 것이다. 즉 민중은 사회에서 배제된 존재나 다름없었다. 그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루터는 성서의 ‘말’을 다시 민중의 가슴으로 되돌리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다. 루터는 민중의 영혼 구제를 목표로 바람직한 종교의 모습, 사회의 모습, 사람들 삶의 모습을 이루기 위해 기존의 부조리한 사회 질서에 항거하였다.
루터의 활약으로 사람들이 조금씩 신앙의 중심, 사회의 중심, 교육의 중심을 찾기 시작한다. 루터가 주도한 종교개혁은 신앙의 자유를 위한 투쟁이면서, 삶의 중심을 우리 민중들 안으로 옮기려는 뜨거운 투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 꺼지지 않는 열정으로 오로지 성서의 ‘말’을 부활시키기 위해 온몸을 던지며 역사를 움직였던 루터의 파란만장한 삶의 현장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장 말에 생애를 바치다
성서의 말에 생애를 바치다 / 그리스도교는 말의 종교 / 불안한 민중들
/ 사명을 자각하다

제1장 말과 만나다
1. 아버지와 아들
상승 지향 / 아버지의 기대 / 돌연, 수도원에 들어가다
2. 수도사로서
수도원 생활 / 수행의 나날 / 갈등
3. 일점 돌파
신학 연구의 길로 들어서다 / 성서에 집중하다 / 신설 시골 대학 / 「시편」 강의
/ 신의 의로움이란 무엇인가 / 일점 돌파

제2장 말이 태동하다
1. 도시와 사람들
비텐베르크 / 도시 사람들
2. 전면 전개
로마서 강의 / 십자가의 신학 / 나눔에서 물음으로
3. 95개조 반박문
신학 토론 / 로마교회에 물음을 던지다 /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제3장 말이 전진하다
1. 폭풍 속에서
아우크스부르크 심문 / 라이프치히 토론 / 파문 대교칙 / 보름스 심문 / 루터! 루터가 되다
2. 성서를 민중의 언어로
게오르크 기사 / 작은 밧모(Patmos)섬에서 / 에라스무스의 『신약성서』 / 『신약성서』를 번역하다 / 민중의 입속을 들여다보며
3. 종교개혁이란 무엇인가
무력이 아닌 말로! / 개혁의 전통 / 종교개혁 분포도 / 재형성화로서의 종교개혁 / 다양한 개혁의 파도 / 신앙의 재형성

제4장 말이 퍼져나가다
1. 말하는 루터
설교 운동과 문서 운동 / 최초의 매스미디어 /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대하여
2. 노래하는 루터
점진적인 개혁 / 찬송가의 시작 / 코랄(Choral) 노랫소리 운동
3. 생활의 새로운 모습
변화하는 학교 교육 / 루터의 결혼 / 육아를 통해 깨닫다

제5장 말을 받아들이다
1. 위기와 한계
거듭되는 위기 / 에라스무스와의 논쟁 / 독일 농민전쟁 / 유대인과 루터
2. 성서를 읽고, 읽고, 또 읽다
필생의 작업, 성서 번역 / 성서 읽는 법을 바꾸다 / 마지막 성서 강의

종장 말 안에서 산 개혁자
그리스도교적 일체 세계의 종말 / 기도, 묵상, 시련 / 영원히 잠든 곳 옆에

인용 · 참고 문헌
루터 약력
저자 후기
역자 후기

루터는 ‘말에 생애를 바친 인물’이다. 수도사가 되고부터 성서의 말에 깊이 몰두했으며, 성서에 담긴 가르침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평생을 분투했다. 그리고 성서의 말을 민중을 위해 민중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끊임없이 설파했다. 종교개혁이란 바로 루터가 성서의 말로 그리스도교를 재형성한 사건이다.
[본문 8p]

고문관은 반복해 같은 질문을 했고, 루터는 심문 이틀째 날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성서의 증언과 명백한 증거로 복종케 하지 아니하는 한 저는 제가 언급한 성서 문구에 계속 복종할 것입니다. 저의 양심은 신의 말씀을 받아들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교황과 공의회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때때로 잘못을 범하고 또 서로 모순됨이 명백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철회하지 않을 것이며, 철회할 생각도 없습니다.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견실한 행동도 아니거니와 상책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이시여! 절 구원하소서. 아멘!”
근대 유럽은 사상 면에서 개인의 인격, 주체성, 신념과 신조의 존중을 기본으로 발전했는데, 루터의 이 발언이 그 선구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문 10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