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셰익스피어 생애의 총체성을 복원하는 기념비적인 평전
언어의 연금술사인 천재 셰익스피어의 내면을 입체적이고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는 이 평전은 그의 생애, 성장과정, 문학 수업, 공연 예술가로서의 모습 등 다채롭고 삶의 면목들을 하나하나 파헤치고 있다. 영문학의 실질적인 시조로 추앙 받는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꾸며낸 신화적 인물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갈 정도로 전설적인 인물이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에게 덧대어져 있는 이와 같은 신화적 언술을 실증적 사료를 통해 해체하면서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평전이다.

저자 파크 호넌은 셰익스피어가 남긴 작품과 가족관계, 교유하였던 인물, 시대적 배경, 그리고 경력에 관한 자료들을 꼼꼼하게 따지고 대조하는 한편 자신의 비평적 견해를 사실 속에 섞으면서 평전 서술의 전범을 시도하고 있다. 이 평전이 가지고 있는 관점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셰익스피어라는 한 작가의 복합적인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르네상스기인 16세기, 영국이 낳은 천재 시인 셰익스피어는 그 명성에 걸맞는 일화와 전설이 무성한 인물이다. 셰익스피어에 대한 관심은 당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삶의 궤적을 면밀하게 추적한 평전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셰익스피어의 삶의 총체적인 복원이 지난했던 것은 그만큼 그 작업이 요구하는 실증과 확인의 과정이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단편적인 연구는 꾸준히 있어 왔으나 일반 독자는 주로 작품을 통해 셰익스피어를 만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저자 파크 호넌은 집념어린 연구를 통해 셰익스피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서사시처럼 장쾌한 구조로 복원하기에 이른다. 저자는 10여 년을 ‘셰익스피어 문서’의 뼈를 발라내는, 혹은 신화와 오류에서 사실을 분리해 내는 데 열정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그의 디테일한 생애적 사실과 연관시키는 그의 작업은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시인이기도 한 번역자 김정환은 당대의 언어적 풍속을 가장 적확한 한국어로 옮기는 데 성공함으로써 이 평전이 가지는 자폐적 집요함을 구현해낸다.

지금까지 셰익스피어란 인물의 생애와 사상과 행동, 그가 남긴 저술 등에 관하여 이만한 연구 작업의 축적과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 서술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삶을 출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추적하며, 사회적 맥락과 함께 사료들이 증언하는 사실 관계를 따지는 이 작업은 그의 작품을 해명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일 수밖에 없다.

파크 호넌의 『셰익스피어 평전』 무엇이 새로운가?
이 책이 담고 있는 새로운 내용 중 가장 중점적인 것은 셰익스피어의 생각과 존재의 복합적인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셰익스피어 문서 연구들 역시 다른 광범위한 작업에 할애하였으나 그만큼의 결과에 도달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파크 호넌에 의해 발굴된 스트랫퍼드 탄생지 기록 보관소, 공공 기록 보관소, 주 기록 보관소,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에 있는 방대한 르네상스 서적사의 발견, 그리고 새로운 작품집 간행과 고증을 거친 작품 공연을 통해 짜 맞춰진 사실의 조각들은 어떤 공상들보다 흥미롭고, 암시적이다.
파크 호넌은 갑작스런 변화에 휩싸인 스트랫퍼드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는 것을 시작으로 셰익스피어가 미들랜드 지방 읍내에서, 런던에서, 그리고 그의 주요 극단의 흥망성쇠 속에서 발전해 갔던 바를 그에 대한 기록 사실들과 연계시키려고 노력하였다.
깃촉 펜을 능란하게 구사했던 재치 있고 총명한 어머니, 유능한 경영자이자 읍장으로 활동했던 아버지, 그리고 당시 학업 내용, 1570년대 사회 혁명의 증거들, 쇼터리의 해서웨이 가문에 대한 참신한 자료들을 배경으로 그가 태어난 집, 스털리와 퀴니 등 지인들의 불법 활동, 투자자로서의 셰익스피어, 그와 친척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을 자세하게 덧붙임으로써 그가 처했던 주변 환경과 작업 조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그가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성공했고, 또 누구를 모방했나를 알고, 그를 하나의 인격체로 구별하는 요소들을 최대한 파헤침으로서 그가 보여주는 내적 발전의 드라마가 성공적으로 보여질 수 있었던 계기가 무엇이었나를 밝혀내는 게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의 동료와 경쟁자들, 그의 극단, 그의 여러 시편들과 희곡들, 그리고 스트랫퍼드 곡물 중개상까지… 셰익스피어에 대한 다양한 인상을 제공받을 수 있다. 게다가 사우샘프턴의 동료간 동성애, 당시 희곡 유행 양상에 보였던 반응 자료 등은 이 평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셰익스피어를 신격화하거나 미화시키기보다 역사적, 사실적 자료를 통해 장막에 가려진 그의 생애를 되짚어 봄으로써 작품 하나하나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텍스트 중심의 편집
이 책을 편집하면서 삼인은 전략적으로 의도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일부러 불친절한 편집을 하자는 것이었다. 보통 국내 출판사들은 외국 교양서를 번역해서 낼 때,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 만한 도판과 사진 같은 비주얼 자료를 최대한 찾아서 수록하는 게 일반적이다. 원서에는 없는 것들까지 별도로 찾아서 수록한다. 그것을 독자중심적인, 시장친화적인 편집이라고 생각해온 것이다. 특히 역사 및 예술 교양서는 비주얼 자료가 들어가지 않는 걸 찾는 게 불가능할 정도인데, 영미나 일본과 비교해도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출판사들이 도판 수록에 집중하면서 과잉 편집, 친절 경쟁 같은 게 발생한 측면이 있다. 그 과정에서 원가가 추가로 발생하고 그것은 고스란히 책의 정가에 반영된다. 삼인은 이런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셰익스피어 평전』을 펴내면서 철저하게 ‘텍스트주의’를 따르기로 했다. 632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을 텍스트로만 채우면서 독자들에게 ‘책읽기의 괴로움’을 권장하고 거기서 오는 쾌감을 경험하길 바라본 것이다. 이것은 옥스퍼드출판사에서 나온 원서의 체제를 존중한 것이기도 하다. 외부 환경이 자꾸 지각을 퇴행시키는 현대에, 그래서 점점 더 책읽기가 힘들어지는 이 시대에 삼인은 가장 고전적이고 '악마적인' 편집을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책읽는 행위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져보고 싶었다.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작품
1564년 영국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에서 중상류 상공인의 아들로 태어난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어린 시절을 부유하게 보냈고, 14살 때부터 가세가 기울어 대학진학은 포기해야 했으나 당대 교육기관으로서는 특수층 자제만이 다닐 수 있는 그래머 스쿨에서 라틴어를 익혀 서양의 고전을 섭렵할 능력을 갖춤으로써 그의 천재성을 싹틔우는 데 큰 몫을 했다.
18세 때 8살 연상의 여인 해서웨이와 결혼하여 딸을 낳고, 곧이어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그 후 런던의 극장을 전전하며 시골학교 교사, 귀족의 심부름꾼 등을 하며 방황하기도 하였다. 30세가 된 1594년부터 극단에 소속되어 극작가로 승승장구할 계기를 맞게 되었고, 그 후 20여 년간 전속 극작가 겸 극단 공동 경영자로, 또 때로는 무대에서 직접 연기하는 연기자이기도 했던 그는 40여 편의 희곡과 시집을 펴냈다.
성공적인 극작가 활동으로 모은 상당한 재산을 착실히 관리하여 재산관계의 소송에도 직접 관여하는 등 경제적인 부분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셰익스피어를 분석하고 시사하는 데 가장 빠질 수 없는 것은 그가 남긴 작품들이다. 초기에 발표했던 <소네트> 들과, 대표작 『햄릿』 『맥베스』 『리어왕』 『사랑의 헛수고』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서 보이는 그의 모방 취향이나 경쟁자들에 대한 반응, 순회 극단의 필요성, 자기 비하, 제한된 풍자, 그리고 동시대 작품과의 비교, 주변 인물이 미친 영향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으며, 또 셰익스피어 작품이 연극으로 상영되는 어려움과 반응이 각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변화하는 시대사상에 따라 형성되었으며, 엘리자베스 시대에 흔히 일어났던 일상사들을 배경으로 당 시대를 영향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 봉건적 질서가 붕괴되고 골육상쟁이 유발하는 처참한 피의 역사가 작품 속에서 선명하게 표출되고, 유혈과 찬탈이 진행되는 과정을 그는 낭만적 희극으로 또는 비극적 사랑으로 표현하였다.

I. 한 스트랫퍼드 청년
1. 탄생
스트랫퍼드 │브래치거들 선생의 도착 │회계 담당관의 첫 아들
2. 아이의 어머니
헨리가의 메리 셰익스피어 │페스트가 돌다 │노래와 음악
3. 존 셰익스피어의 운
행정관의 집안 │빚과 몰락
4. 초등학교로
교실 │새벽의 수사학 │악동 사회자
5. 기회와 필요
시골에서 │갑 위에서 │돌아오다
6. 사랑과 이른 결혼
앤 해서웨이와 쇼터리 들판 │연애 허가증 │데이비 존스의 쇼 이후

Ⅱ. 런던 무대의 배우 겸 시인
7. 런던으로 : 그리고 노천극장 연기자들
거리와 도랑 │고용 일꾼들, 레퍼토리, 그리고 시인들 │개 크랩
8. 태도들
말로, 키드, 그리고 쇼어디치 │나는 바다다 : 티투스 안드로니쿠스와 말괄량이 I 요크가의 백장미
9. 9월의 도시
페스트와 전망 │말벌 같은 작은 벌레와 벼락출세 까마귀 I 셰그백, 실수 연발, 그리고 사랑의 헛수고
10. 후원자, 시, 그리고 극단 작업
사우샘프턴 백작에게 │소네트 작가 │정치와 존 왕
11. 궁내 장관의 배우
버비지 사람들과 지분을 공유하다 │꿈, 그리고 호흡의 문 I 폴스타프, 할, 그리고 헨리가
12. 뉴플레이스와 시골
얻은 것과 잃은 것 │두 살인 사건, 뉴플레이스, 그리고 퀴니 씨의 작은 과실 I 이곳이 아든 숲

Ⅲ. 천재의 성숙
13. 줄리어스 시저의 탑 남쪽
벤 존슨의 엄지손가락 │샤일록, 불안한 <베니스의 상인>, 그리고 프랜시스 미어스 글로브 극장의 <줄리어스 시저>
14. 햄릿의 질문들
시인들의 전쟁과 <작은 매 새끼들> │왕자의 세계 │투자
15. 왕의 배우들
제임스 왕의 도착 │구경거리, <이에는 이>, 그리고 <끝이 좋으면 다 좋다> I 깃털로 장식한 부대들
16. 비극적 숭고
제닛의 손님과 마리의 숙박인들 │시간의 영속성 － <맥베스>와 <리어왕> I 고전적 뿌리: 이집트, 로마, 그리고 아테네

Ⅳ. 마지막 국면
17. 이야기들, 그리고 폭풍들
수재나의 결혼 │<페리클레스> 에서 <폭풍>에 이르는 고통스런 모험의 땅 I 글로브 극장의 화재
18. 젠틀맨의 선택
스트랫퍼드 친구들과 집안일들 │유서 작성, 그리고 하트가의 싸움 │모든 시대를 위해

셰익스피어 생애는 고요한, 어스레 반짝이는 에이번 강 근처에서 시작되었다. 오늘날 이 강은 그가 묻혀 있는 스트랫퍼드 성 삼위 일체 교회 곁을 흐르고, 강은 전 세계 방문객들이 그의 연극들을 관람하고 방청하는 한 극장도 지나간다. 드물게 홍수가 지면 강은 사납고 파괴적이라 행로를 가로막는 다리와 많은 것들을 휩쓸어 버리지만, 대개는 땡땡이 소년이나 끈기 있는 낚시꾼들에게 쾌적했고, 물 자욱 흉한 바위나 엉겨 붙은 모래가 큰 배 정박을 위태롭 게 하는 일 따위는 없었다. 강은 영국 동부 네이즈비 근처에서 풀 덮인 고원으로 들어서고, 몇 마일 동안은 에이번이라 하기가 좀 그렇고, 이 ‘에이번’ 용법은 켈트계 유럽 전역에 메아리친다: 브르타뉴 지방의 에이번 혹은 아벤, 이탈리아 아벤자, 그리고 스페인 아보나. 이 에이번은 처음에 그냥 실개천 정도이다가 버드나무 숲 개울로 이어지지만, 고도古都 워릭 아래에 이르면 느리게 또 장중 하게 워릭셔를 가르며 잉글랜드 한가운데를 베어 낸다. 북쪽으로는 아든 지역인데, 아든 숲은 셰익스피어가 살던 중세 때보다 더 옅어졌다. 이곳에는 들쭉날쭉한 밭과 평원, 해자를 두른 농장, 일군의 오두막들이 자리했지만, 마을은 별로 없었다. 남서쪽은 펠든, 새 풍치림 공원이 클랍턴과 골디코트, 에팅턴과 찰 코트에 조성되었다. 주변에는 좁은 줄로 경작된 밭들과 물론 십일조 곡식 저장 창고, 마을, 그리고 흑백의 반半목재 오두막들이 있었다.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은, 아든과 펠든 사이, 양쪽 산물을 교환 할 수 있는 장터 읍이었다. 서쪽 웨일스 언덕들이 비그늘 역할을 했으므로 기후가 온화했다. 농부들은 에이번 계곡 토지가 비옥한 것을 알았고 헨리 7세 치세 읍 후원자 휴 클랍턴 경이 놓은 다리를 활용, 시장에 물건을 내갔다. 1540년경 고고학자 존 릴런드는 14개 돌 아치가 있는 스트랫퍼드 다리를 보았고, 잘 짜여진 읍 설계에 주목했다. 구舊 스트랫퍼드 남쪽 교구 교회가 솟고, 여기서 북쪽, 부분 포장된 깨끗한 거리들을 걸으면 초등학교 설비의 ‘교사의 집’, 빈민구호소 구역, 길드 홀과 길드 예배당이 보인다.
본문 p.18-19

그의 재치와 희극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관객을 편하게 하기는커녕, 셰익스피어가 인간의 성격을 묘사하는 방식은 진실한 동시에 심오하게 까다롭다. 인간 성격에 대한 그의 호기심은 어떻게 보면 무자비했다. 인간적 곤경에 대한 그의 공감을 결코 넘어서지 않지만. 그가 자료를 사용하면서 가하는 주된 변화는 동기 및 정서와 연관이 있다; 그는 감정의, 그리고 폭력의 조야한 단순성을 거부한다, 자신의 무대 폭력은 확실하게 최대 효과를 발하게끔 하지만. 동료들에게 자극 받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그들에게 주었으며, 그의 드라마가 이제껏 어느 드라마도 하지 못한, 훌륭하게도 배우들의 일신과 관객 영향력을 담보함으로써, 언제나 그 이상을 주었다. 극단의 가장 세련된 솜씨에 도전장을 내밀지만, 자신의 작품을 연기하는 자들에게 그가 후하게 보답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는 으레 분위기, 주조, 그리고 템포를 행마다 바꾸는 식으로 대본을 복잡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실상, 다양한 내면을 활용할 기회를 배우에게 주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그가 항용 배우들과 가까이 지냈다는, 그리고 아마도 그가 그룹을 필요로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셰익스피어가 ‘만인의 마음을 지닌’ 것은 자신의 지적인 그리고 영적인 노력, 그의 추구, 그의 희망과 불만에서 기인한다. 자기 작품의 변증법으로 인간 성격에서 근거 있는, 가치 있는, 혹은 가능한 것을 찾는다, 그리고 마침내 어두워진다. 헨리 8세, 그리고 『숭고한 두 친척』의 팔라몬과 아사이트는 우리의 무감각, 신의 부재, 그리고 눈먼, 이기적인 열정의 상투성, 진부함을 대표한다, 마치 인류의 황량한, 실망스런 과거가 더 황량하고 더 비극적인 미래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듯이. 그렇지만 『숭고한 친척』 결말 부분 테세우스의 대사에서, 셰익스피어는 아마도 은연중 삶 자체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 1616년 부활절은 일찍 왔다, 3월 31일. 부활절은, 온갖 축복받은 그 의미에도 불구하고, 정작 4월을 축복하지 않았던 것인지 모른다. 장티푸스 열 환자는 끊임없는 두통, 권태, 그리고 불면증, 그러다가 끔찍한 갈증과 불편에 시달린다. 용모가 쪼그라들기 시작한다. 그 열병의 원인이 무엇이었든, 성 삼위일체 교회에 설치된 셰익스피어 초상 얼굴은 그의 데드마스크를 본뜬 듯하다. 두 눈동자는 응시하고, 얼굴은 무겁고 코는 작고 오뚝하다. 근육의, 그리고 아마도 콧구멍의 위축 때문에, 윗입술이 늘어났다. 대체로, 간호를 워낙 잘 받았으므로 셰익스피어의 비참한 신세는 필요 이상으로 오래가지 않았을 법하다. 그는 4월 23일 사망했고, 이틀 후 성 삼위일체 교회 성단소로 옮겨졌는데, 이곳에 잎 사귀 무늬 매듭형 돌 장식이 있고, 남쪽에, 재갈 물린 곰과 워릭 백작의 남루한 지휘봉이 있다. 셰익스피어의 무덤 덮개는 아마도 훗날 바뀌었을 것이다, 너무 짧다. 그러나 그의 고통은 끝났다
본문 p.568-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