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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재발견 : 밑에서 본 전쟁의 역사[반양장]

원제 : The Last Full Measure How Soldiers Die in Ba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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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병사들은 전쟁터에서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죽었는가?
    적군과 마주한 병사들의 눈높이에서 본 전투와 무기와 살육의 역사


    모든 전쟁에는 이야기가 있다. 치열한 전술 싸움과 영웅들의 숭고한 정신뿐 아니라, 목숨을 바친 병사들의 생생한 경험이 담긴 이야기가 있다. 병사들은 명예를 위해, 물질적 이익을 위해, 조국의 대의를 위해 전장으로 향했다. 그들은 말이나 전차나 상륙정을 탔다. 드넓은 평원이나 좁은 능선이나 진창 같은 참호에 섰다. 미늘창이나 장검이나 소총을 들었다. 그리고 결국 죽었다.
    [전쟁의 재발견]은 전쟁터에서 피를 쏟으며 죽어 간 ‘병사들’의 이야기이다. 이제까지의 전쟁사가 문화적이고 지형적인 조건하에서 전략과 전술의 승패를 조망하는 위로부터의 역사였다면, 이 책은 참혹한 전장 속에서 직접 적군과 싸운 병사들의 처절한 생존과 죽음을 그린 ‘밑에서 본 역사’이다. 병사들은 전장에서 어떻게 싸웠는가? 어떤 문화와 전략이 그들을 전장으로 이끌었는가? 어떤 무기로 치명적인 죽음에 이르렀는가? 죽음의 위험에 직면하여 무엇을 느꼈는가? 두려워했는가 아니면 체념했는가? 그들은 무엇에 의지했는가? 자신의 살인 행위에 죄책감을 느꼈는가? 어떻게 속죄하려 했는가? ...... 이제 역사의 주변부에 머물던 병사들이 깨어나 그들의 지워진 경험과 감정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출판사 서평

    선사 시대부터 21세기까지 수많은 전투들에서 재발견하는 전쟁의 민낯

    [전쟁의 재발견]은 전쟁의 연대기이다. 선사 시대의 부족 전투부터 고대 그리스의 펠로폰네소스전쟁,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전쟁, 중세의 십자군전쟁, 유럽의 왕위 계승 전쟁, 미국의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두 차례의 세계대전, 현대의 베트남전쟁과 이라크전쟁까지 다양한 전쟁과 전투를 만날 수 있다. [전쟁의 재발견]은 전쟁의 시대적 양상에 주목한다. 병사들은 시대의 방식대로 죽기에, 죽음의 실체를 규명하는 과정은 전쟁의 시대적 특성을 드러낸다. 더불어 우리가 지닌 잘못된 선입견도 깨부순다. 고대의 전사들은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처럼 영웅적인 일대일 전투를 선호했을까? 중세의 기사들은 말 위에서 적군과 싸웠을까? 죽은 병사의 머리 가죽을 벗기는 야만적인 행위는 원주민만의 전유물인가? [전쟁의 재발견]은 시대와 문화를 가로지르는 연결 고리를 포착한다. 중세의 기사와 현대의 공수부대원들의 공통점, 시대마다 달라지는 영웅적 행위의 의미, 병사들이 미신과 우정과 허무주의를 이용하는 방식까지. 그렇게 이 책은 이제껏 드러나지 않았으나 항상 그 자리에 있던 전쟁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죽음 앞에 선 병사들의 눈으로 되살려낸 전쟁의 진실

    [전쟁의 재발견]의 저자 마이클 스티븐슨은 전쟁과 관련된 객관적인 통계 자료와 연구서를 비롯해 참전 용사들의 회고록과 호메로스, 존 스타인벡의 문학 작품까지 샅샅이 섭렵하여 전쟁의 실제 광경을 생생하게 되살린다. 독자들은 고대 그리스의 보병이 되어 팔랑크스를 이루며 전진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중세의 기사가 되어 갑옷의 무거움을 토로하기도 할 것이다. 나폴레옹전쟁과 미국 남북전쟁에서는 대포의 굉음을 들을 것이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는 신무기들의 반동을 느끼거나 황록색 독가스에 기겁할 것이다. 미군이 되어 베트콩과 탈레반과 싸우며 ‘영웅적 전투’의 소멸과 ‘비정규전’이라는 새로운 전통의 확립을 목격할 것이다. 이로써 독자들은 전쟁의 박제된 이미지를 넘어, 피비린내 나는 수렁 속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병사들을 만날 것이다.

    우리는 전쟁에 관해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를 기억하는가?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미래의 지구, 독재자 임모탄 조는 물과 기름을 차지하고서 사람들을 지배한다. 임모탄 곁에는 그를 신처럼 따르며 숭배하는 전사, 워보이들이 있다. 어느 날 한 워보이가 임모탄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기꺼이 명예로운 죽음을 택한다. 당당하게 죽음에 임하며 외치는 최후의 말. 기억해줘!(Witness Me!) 이에 동료 워보이들은 입을 모아 엄숙하게 대답한다. 기억할게!(Witness You!) 그러나 기억했을까? 기억됐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살아남은 다른 워보이들은 희생한 전사를 조롱하고 비웃는다.
    "기억이 우리를 망각에서 구원할 수 있다는 관념은 역사가의 교묘한 사탕발림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억하고 기념하는 행위는 인류만큼이나 오래된 마법을 불러낸다." (머리말)
    [전쟁의 재발견]은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전쟁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우리가 기록하는 전쟁의 원인과 결과, 전쟁의 승패, 전쟁의 전략과 전술은 너무나 논리적이고 너무나 차분하며 너무나 깨끗하다. 피가 낭자한 참혹함이나 진창의 더러움이나 살육에서 오는 쾌락과 체념과 죄책감은 사라진다. 우리는 전쟁을 너무 낭만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가? 뛰어난 전쟁사가 빅터 데이비스 핸슨(Victor Davis Hanson)은 전쟁을 "기관총의 총탄이 사춘기 청년의 이마에 박히는", "이름 없는 갈리아인의 복부를 갈라 동맥과 장기를 도려내는" 일이라 고백한 바 있다. 이 표현은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과 결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말이다. [전쟁의 재발견]은 바로 이 진실을 단도직입적이고 솔직하게 기록한다.

    "전쟁 안에는 많은 것이 있지만, 그 핵심은 남을 죽이거나 자신이 죽는 것이다."

    [전쟁의 재발견]은 원시 시대 최초의 전투부터 현대의 게릴라 전투까지 인류의 문명과 함께 변모해 온 전쟁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정리하고 있다. 1장은 고대, 2장은 중세, 3장은 흑색 화약의 시대, 4장은 미국 남북전쟁 시대, 5장은 식민지전쟁 시대, 6장과 7장은 각각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다루고, 8장은 현대를 배경으로 삼는다. 이외에도 독자의 이해를 확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두 편의 부록이 실려 있다. 첫 번째 부록은 저자가 전장 의학의 역사를 간략하게 서술한 글이다. 살육이 목적인 전쟁터에서 역설적으로 살리려고 애쓴 구원의 역사를 다룬다. 두 번째 부록은 본문에 등장하는 주요 전쟁과 전투를 정리한 것인데, 싸움의 원인과 승패의 결과가 주 내용이며 한국어판에 추가한 것이다.

    추천사

    "훌륭하다. 지난 반세기 동안 내가 읽은 군사사 작품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저작물로 꼽을 수 있다."
    - 팀 오브라이언 / 미국의 소설가

    "30년 전 존 키건이 보여주었던 것보다 훨씬 더 자세하게 ‘전쟁의 얼굴’을 보여준다."
    - 휴 스트런 / 옥스퍼드대학교 전쟁사 교수

    "시대를 막론하고 수많은 전장을 고찰한 놀라운 작품"
    - 에릭 버거러드 / 링컨대학교 군사사 및 미국사 교수

    "인간이 적을 죽이기 위해 발명한 독창적인 무기에 관해 폭넓게 탐구한다. 전투의 최전선에 있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가슴 아프게 깨달을 수 있다."
    - 존 걸스먼 / ‘W. W. Norton & Company’ 편집장

    "전투 중에 맞이하는 죽음은 전쟁을 규정하는 경험이다. 스티븐슨은 대담한 시각에서, 말하자면 죽이는 자가 아니라 죽는 자의 관점에서 훌륭하게 그 죽음을 설명한다. 종합적이고 통찰력이 뛰어나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전투를 연구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데니스 쇼월터 / 콜로라도대학교 역사학 교수

    목차

    머리말 / 병사들은 전장에서 어떻게 죽어갔는가?

    1장 최초의 유혈: 고대 전투의 죽음과 호메로스의 영웅들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킨 최초의 무기
    포로들의 운명, 먹히거나 산 채로 묻히거나
    청동기 시대 전차부대와 기마궁수의 등장
    호메로스 영웅들의 대결
    [일리아스] 영웅들의 죽음 분석
    고대 그리스 전사 호플리테스와 팔랑크스 전술
    ‘킬러들의 지휘관’ 알렉산드로스 대왕
    양날 검을 든 검투사 부대, 로마 군단

    2장 중세 기사도의 탄생: 명예롭게 죽는다는 것
    중세 기사, 명예를 걸고 싸우다
    갑주와 창으로 무장한 기사
    쇠뇌와 장궁은 전쟁터를 어떻게 바꿨을까
    십자군전쟁, 기마궁수와 중기병의 대결

    3장 흑색 화약의 시대: 치솟는 치사율
    총포를 거부한 중세 기사들
    창기병, 보병들을 덮치다
    신무기 ‘머스킷총’의 시대
    일제 사격과 총검 전투
    치명적 살상 무기 ‘대포’
    귀족 장교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4장 미국 남북전쟁: 영광과 지옥
    최악의 살상률을 기록한 남북전쟁
    대규모 총격전 시대의 개막
    죽음을 향하여 ‘정면 돌격’
    포격전의 실험실, 게티즈버그 전투
    중세 기사와 전쟁 사업가의 대결?
    영웅적인 죽음 대 버려진 죽음

    5장 식민지전쟁: 야만과 문명의 대결?
    ‘도덕적’ 전술과 ‘비겁한’ 전술
    도덕의 탈을 쓴 정복 전쟁
    라이플총과 기관총, 식민지를 토벌하다

    6장 제1차 세계대전: 영웅적 전투의 몰락
    기관총을 든 신참 병사들
    ‘고성능 폭탄’과 집중 포격의 등장
    독가스, 더러운 전쟁
    갱도 전투와 참호 습격
    총검, 영웅적 결투의 흔적
    참호 속에서 시신과 함께

    7장 제2차 세계대전: 1600만 명의 죽음
    태평양 전선을 점령한 인종주의
    육해공 합동전의 치명적 위험
    ‘현대판 중세 기사’ 낙하산병
    포탄, 보병을 박살 내다
    기계화 전쟁을 이끈 무기들: 기관총, 박격포, 지뢰
    말 탄 기사와 전차의 공통점
    특수 임무병들: 척탄병, 척후병, 의무병, 보충병
    전쟁터 밖 어처구니없는 죽음들
    평온을 주는 체념과 숙명론
    살인의 기억들

    8장 베트남전쟁과 이라크전쟁: 현대 전투의 죽음과 영웅시
    부도덕한 전쟁 속의 병사들
    "우리의 적은 베트콩이 아니라 지뢰였다"
    현대전에서 표출된 고대의 살인 본능

    감사의 말
    부록1 전장 의학의 역사
    부록2 전쟁과 전투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영웅화와 익명성의 조화 - 1장 최초의 유혈: 고대 전투의 죽음과 호메로스의 영웅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는 영웅들의 화려한 대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팔랑크스(밀집 대형)에 절대적으로 복종한 익명의 병사들의 전설이 담겨 있다. 고대 그리스 전사 호플리테스는 오른손에는 긴 창을 쥐고 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자신의 왼쪽과 동료의 오른쪽을 보호했다. 하나의 덩어리로 움직이며 자신의 개성을 집단에 종속시켜 승리를 쟁취했다.

    아틀라틀은 창과 비슷한 짧은 다트를 세게 내던질 수 있는 목제 무기 발사기로, ...... 투창의 사거리를 약 네 배 늘렸고(약 22미터에서 91미터까지 늘었으며, 약 27미터까지는 꽤 예측 가능한 정확도를 보였다), 타격 무기를 잘 쓰는 강건한 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적에게 심한 부상을 입힐 수 있는 결정적인 이점을 주었다. 이는 아틀라틀을 휘두르는 무리가 곤봉과 던지는 창만으로 무장한 적보다 더 먼저 공격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 그리고 약 2만 년 전 활과 화살이 출현하자,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한다.
    (/ p.26)

    팔랑크스 두 진이 맞붙으면, 전투는 오티스모스, 즉 방패 밀치기로 귀착되며, ...... 말하자면 필사적이고 두려움에 질식할 것만 같고 낚아채고 난도질하는 잔인한 살육전으로, 영웅적인 전투와는 전혀 달랐다. 압사와 질식사는 설 자리를 잃은 자들의 운명이었다. 그러나 전투 중에는 영웅적 기운을 유지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했으며, 집단 전투는 고대 그리스의 화병에서 거의 묘사되지 않았다. 장려해야 했던 이미지는 영웅적인 개인들 간의 싸움이었다. 전쟁의 엔진은 신화에 담긴 중독성 있는 환상으로 움직인다.
    (/ pp.64~65)

    로마 군대는 전투를 위해 만들어졌고, 그 전술의 목표는 맞붙어 싸워 죽이고 정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로마 군단의 규율과 단결력과 결의는 로마 군대의 야전 규범을 따르지 않는 적을 만나면 때때로 무력해졌다. 이들은 멀리 떨어져 궁수부대가 쏜 사거리가 긴 화살로 적을 죽임으로써 로마 군대가 전술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그들의 가장 귀중한 자산을 빼앗았다.
    (/ pp.79~80)

    말에서 내려와 싸운 기사들 - 2장 중세 기사도의 탄생: 명예롭게 죽는다는 것
    우리가 그리는 중세 전장의 모습은 어떠한가? 늠름한 기사가 날렵하게 말 위로 올라 창을 휘두르며 나약한 보병들을 쓰러뜨리는 것? 아니면 다른 기사와 일대일 결투를 벌여 전투의 승기를 결정짓는 것? 이미지가 아닌 실제 전장의 모습을 보라!

    우리가 말 탄 기사에 매혹된 나머지 중세 전투에서 기사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다소 왜곡되었다.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보병이었다. 한 발 더 나아가 보병이 사실상 주요소였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중세의 주요 기간(500년 무렵부터 전장에서 총의 위력이 처음으로 인지된 1400년 무렵까지) 보병은 숫자상으로 기병을 "적어도 다섯 배" 압도했다.
    (/ p.93)

    기사가 말에서 내려 싸우는 일은 흔했는데 그렇게 하면 쉽게 지쳤고(갑옷 안에 가득한 열기만으로도 틀림없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진흙투성이 땅이나 울퉁불퉁한 땅에서 싸우면 큰 위험에 처했을 것이다.
    (/ pp.105~106)

    왜 기사들은 머스킷총을 버리고 다시 창을 들었을까 - 3장 흑색 화약의 시대: 치솟는 치사율
    18세기에도 머스킷총은 상당히 부적절한 무기였다. 재장전할 때 고장이 빈번했고, 장전 시간이 길어 반격당할 위험이 컸으며, 먼 거리에서는 정확도가 확 떨어졌다. 기사들은 총을 버리고 다시 창이나 검을 들었고, 보병들은 총구에 낄 수 있는 검을 소지했다. 화약이 화기 안에서 안전해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꽤 잦은 실수가 동반되었다.

    16세기와 17세기가 지나면서, 그리고 권총과 카빈총이 전혀 전장의 주역이 아님이 입증되면서, 유럽의 기병은 이전의 전술적 역할로 돌아가 보병의 도전에 대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말을 타격 무기로 쓰고 검이나 사브르로 무장한 채 보병 대형을 깨뜨리려 했던 것이다.
    (/ p.127)

    부싯돌식 소총은 약 45미터를 넘는 거리에서는 무엇을 겨냥하든 부정확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18세기의 어느 장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병사의 머스킷총은, 총강이 지나치게 나쁘지만 않다면(나쁜 경우가 허다하다), 약 73미터 밖의 사람을 타격할 것이다. ...... 그러나 약 140미터 밖에서 발사한 일반적인 머스킷총에 부상을 입은 병사가 있다면 매우 불운한 자가 틀림없다. 그리고 약 180미터 밖에서 사격한다면 차라리 달을 보고 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 p.141)

    누가 야만적인가? 누가 도덕적인가? - 5장 식민지전쟁: 야만과 문명의 대결?
    식민지전쟁의 명분은 야만적이고 비도덕적인 자들을 문명화한다는 것이었다. 백인들은 총과 ‘도덕’을 들고 원주민의 땅을 침략했다.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자들을 잔인하게 살육했고 결국에는 정복했다.

    신체 절단과 포로 고문이 명백히 식민지전쟁에만 한정된 특징은 아니지만, 그러한 이미지 부여는 제국주의 국가들에 각별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식민국들은 그러한 행위를 적인 원주민이 문명화한 전쟁 규범의 경계 너머 야만의 영역에 산다는 확실한 증거로 삼았다. 원주민 전사들은 곧 지극히 무서운 존재이자 매우 비열한 존재가 되었다. 원주민은 노략질하는 짐승에 불과했고, 정복 전쟁은 도덕적으로 필요한 전쟁으로 바뀔 수 있었다. 정복군은 야만의 잔인하고 사악한 심장을 겨냥한 빛과 이성의 십자군이었던 셈이다.
    (/ pp.248~249)

    미군 장교들에게는 병사들이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머리 가죽을 벗기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때로 성가신 일이었다. ...... 스미스는 1904년에 사이러스 브래디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사망자와 부상자를 전부 데려가는 인디언들에 관해 말하자면, 당신은 이 문제 역시 잘못 알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 병사들도 다수가 죽은 인디언의 시신에서 머리 가죽 따위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
    (/ p.255)

    아군을 희생하여 적군을 소모시키다 - 6장 제1차 세계대전: 영웅적 전투의 몰락
    대규모 살상률, 거대한 전선, 전면적인 기계화 전쟁, 독가스의 살포, 전차전의 시작 ...... 제1차 세계대전은 여러모로 전쟁사의 신기원을 열었다. 이는 추축국과 연합국 모두가 ‘소모전’을 벌이기로 결정한 탓이었다. 그러나 소모전의 진실은 다음과 같았다. "적에게 피를 흘리게 하려면 나도 피를 흘려야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의 주된 전략적, 전술적 진실[은] ...... 보통은 방어 능력이 공격의 패기에 승리했고, 비교적 성공한 공격조차도 아주 큰 희생을 치렀다는 점이다. 돌파 가능성의 유혹, 돌격과 용기와 규율의 승리, 병력 집중, 예비 포격에 대한 믿음. 이 모든 것이 공격전을 유혹하는 위험한 신호였다. 적군이 방어진지 안에 안전하게 자리 잡고 있을수록, 전략가들은 더욱 광포하게 공격의 열쇠를 찾아내려 했다.
    (/ p.276)

    그러나 독가스의 효과는 재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독가스는 다른 무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죽음을 초래했지만(대략 영국군 6000명, 독일군 9000명, 프랑스군 8000명이 사망했고, 러시아군은 주로 방독면이 부족한 탓에 5만 6000명을 잃었다) 정당하지 못한 더러운 전쟁 수행 방식으로서 공포와 경멸의 대상이었다.
    (/ p.302)

    변동성이 큰 전투가 끝나고 참호전이 시들해지기 시작하면서, 창의적인 인간들은 이른바 야전의 축소판인 참호 습격으로 관심을 돌렸다. 목적은 대개 적군 병사를 포로로 잡아 신문하거나 그저 적군의 사상을 초래하여 사기를 꺾는 것이었다. 또한 전면적인 전투가 없을 때, 참호 습격은 경험이 부족한 병사들에게 ‘피 맛을 보여주고’ 그들의 전투 기질을 증명하는 데 쓰였고, 경험은 많지만 무기력한 병사들에게는 방심하지 않게 하는 데 쓰였다.
    (/ p.310)

    부도덕한 전쟁 속의 전사들 - 8장 베트남전쟁과 이라크전쟁: 현대 전투의 죽음과 영웅시
    현대의 전투는 영웅적이지 않다. 병사들이 따라야 할 대의는 조작되었고, 국민적 헌신은 자취를 감췄다. 서구의 월등한 화력이 정면 대결을 무모하게 만들었기에 민간인과 구별되지 않는 전사들이 등장했다. 반군 병사들은 반칙적(?) 전술로 맞섰으나 보통은 미군보다 훨씬 더 많이 죽었다.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차원에서 볼 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벌인 전쟁은 각국의 사회에 크고 결정적인 분열을 낳았다.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 사이에서 전쟁을 두고 이른바 영웅적 정신을 차지하려는 싸움이 벌어졌고, 때때로 정부는 정당한 대의와 강력한 도덕적 맥락을 만들어내기 위해 약간의 ‘창조적인 고쳐 쓰기’를 해야 했다(베트남전쟁의 통킹만 사건과 이라크 대량 살상 무기의 잠재적인 ‘버섯구름’은 그중에서도 가장 터무니없는 사례이다).
    (/ pp.493~494)

    "이라크인은 미군의 방식대로 싸우려 하지 않았다. 미군이 대면한 적은 대체로 정형이 없었고 군복을 입지 않았으며 조직된 군대의 일부인 경우가 드물었다." 이라크인은 민간인의 차량을 이용했고 민간인의 주택을 거점으로 썼으며 민간인을 방패로 삼았다. 어느 미군 병사는 베트남전쟁에서 느꼈던 당혹감을 이렇게 기록한다. "전차도 없고 BMP(소련제 전투장갑차)도 없으며 군복도 없다. 이것은 우리가 싸우려던 전쟁이 아니다. 말하자면, 저들은 검은색 파자마 차림으로 뛰어다닌다."
    (/ p.498)

    가장 치명적인 무기 중 하나는 베트남에 있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있든 일종의 지뢰였다. 베트남에서는 포격에 죽은 병사가 약 1만 8500명이었는데, 지뢰와 부비트랩과 ‘기타 폭발물’이 터져 다중 파편에 부상을 입은 후에 사망한 병사가 약 1만 6000명이었다.
    (/ p.511)

    죽이고 살리는 구원의 역사 - 부록1 전장 의학의 역사
    기술(무기)의 발전은 인간을 잔혹하게 죽이기도 하지만, 죽어가는 인간을 살리기도 한다. 의료 체계의 빛나는 성공과 숱한 실패 사이에서 병사들이 처한 잔혹한 운명을 이해하려면, ‘전장 의학의 역사’를 놓쳐서는 안 된다.

    로마 제국은 전장의 구조 작업에 자신들의 관료주의적 재능을 발휘했다. 군대 유지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세금을 부과했다. 치열한 전투 중에 상근 의무 인력이 활동했다. 외상 전문 군의관과 정교한 병원 체계가(모든 주둔지에는 야전병원이 있었다) 감염 방지를 위한 청결의 필요성을 놀랍도록 잘 인식한 채 부상병들을 돌보았다. 의료 조직의 측면에서 보면, 로마의 병사는 19세기까지는 그 어떤 것에도 뒤지지 않을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 p.543)

    이따금 역설적이게도 불결한 상황이 괴저에 걸린 자들을 살렸다. 채터누가의 북부 연방 수용소에 포로로 수용된 남부 연합의 군의관들은 의료품을 공급받지 못했다. 많은 병사의 상처가 그대로 노출되어 파리가 몰려들었고 불가피하게 구더기가 들끓는 결과를 초래했다. ...... 그러나 구더기가 앉은 남부 연합군을 돌보았던 의사들은 크게 놀랐다. 구더기가 괴사한 조직만 먹어치우는 지극히 중요한 청소 역할을 수행하고, 통상적인 방법으로 상처를 씻은 병사들보다 이들의 회복 비율이 더 좋다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 p.554)

    저자소개

    마이클 스티븐슨(Michael Stephenso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종
    판매수 133권

    영국의 군사사가, 저술가. 군사사 분야의 다양한 책을 집필했으며 ‘밀리터리북클럽(Military Book Club)’을 비롯하여 25년 넘게 군사 전문 잡지 편집자로 일했다. 《전쟁의 재발견》(2012)으로 군사학·전쟁사 분야 전문가들의 격찬을 받았다. 이밖에 주요 저서로 《3D로 보는 미국 내전》(2014), 《애국 전쟁: 미국 독립전쟁은 어떻게 싸웠는가?》(2008) 등이 있으며,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발간한 《전쟁터: 지리학과 전쟁술》(2003)의 엮은이로 참여했다.

    생년월일 1966~
    출생지 경기도 화성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는 《20세기를 생각한다》, 《포스트워》, 《독재자들》, 《나폴레옹》,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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