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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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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북한문제, 나아가 남북한의 분단과 통일문제는 이 땅에서 국제정치를 연구하는 거의 모든 이들에게 일종의 천형(天刑)과도 같은 사안이다. 자신이 공부하는 구체적 주제가 무엇이건 간에 상관없이 한국의 국제정치학자들은 끊임없이 사활적인 안보적 긴장을 양산하는 분단문제에 천착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저마다 상이한 관심사로 박사학위논문을 작성한 젊은 연구자들이 모여 함께 2년간 세미나 모임을 갖기로 했을 때, <북한과 국제정치>라는 토픽을 정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 수도 있다. 머리 위를 무겁게 짓누르며 전쟁과 평화라는 본질적 문제를 제기하는 북한이슈를 국제정치학자로서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 간의 치열한 외교전이 작년부터 빠르게 급물살을 타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은 매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 모여 진행해온 우리들의 논의에 더더욱 생동감과 무게감을 더하는 것이었다. 북한 문제와 그와 관련한 국제정치 이슈에 대한 생동감과 무게감을 이 책에 실어 발간한다.

목차

서문 | 차태서

제1부 북한문제의 역사적 전개

제1장 신체정치 계보에서 보는 북한의 통치담론:
생명, 국가, 그리고 정치적인 것
김태진

제2장 미국과 소련의 한반도 정책과 한국전쟁의 발발:
공격적 현실주의의 시각을 중심으로
이택선

제3장 KEDO의 해체와 북한 핵에너지 정책의 방향전환:
국제적 핵통제 긍정론에서 국제적 핵통제 부정론으로
이중구

제4장 위기의 서해, 평화의 서해:
무력분쟁 재발이론으로 보는 서해교전의 발발원인
송태은

제2부 북한문제의 현황과 해법

제5장 트럼프 vs. 닉슨:
패권하락기의 이단적 대통령들과 미국의 대북정책
차태서

제6장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핵 및 미사일 위협 원인 고찰:
북한의‘ 전략 문화’ 및‘ 체제 불안정성’을 중심으로
유재광

제7장 ‘북한 위협론’의 비판적 검토:
인식론적 전환의 필요성
조은정

제8장 북핵해법에 대한 세대 간 인식차이:
누가 대북 선제공격을 지지하는가?
장기영

본문중에서

마르크스주의에서의 신체은유, 헤겔의 유기체론, 근대초극론에서 나타나는 교토학파의 신체론, 19세기 독일의유기체설과 그 수용으로서의 메이지 시기의 국가유기체설, 동양의 전통적 신체정치 담론, 기독교를 경유한 신학적 삼위일체론 등 이질적 논의들이 뒤섞여 새로운 하지만 전혀 낯설지 만은 않은 논리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보자면 북한에서 신체은유가 시대착오적이라거나, 어떤 별종의 논리로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북한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에서 활용되는 생명에 대한 논의가 단순히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역사적 담론과의 비교를 통해 북한의 신체정치담론에 대해 ‘낯설게 보기’가 필요한 이유이다. (본문 54쪽)

전쟁 역시 국가들이 상대적인 힘의 증대를 위해 택하는 방법이자 중요한 전략이며 먼저 전쟁을 시작한 국가가 승리한 확률이 60%에 이르렀다는 지적은 소련과 북한이 왜 전쟁이라는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설명이기도 하다. 결국 소련이 강대국의 주요한 목표들 중 지역패권국이 되는 길을 선택함으로써 한국전쟁이 발생하게 되었다면, 이것이 자신들의 국가 이익에 방해가 되자 적극 개입하게 된 미국의 억지력으로 인해 한국전쟁은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되지 않을 수 있었다. 이후, 냉전기간 동안 미국에게는 한반도에서 소련과 세력균형을 이루는 것 이외의 다른 대안은 없었던 것이다. (본문 95-96쪽)

연구결과로부터 북한의 평화적 핵활동 정책과 과거 북핵협상 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은 제네바합의문에서 북한 핵에너지 부문에 대한 지원이 북한의 국제적 핵통제 긍정론을 유지시킨 핵심적 유인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제네바합의문의 이행기간이나 경수로제공사업의 해체 시기 당시에는 명확히 확인되기 어려웠으나, 그 해소의 영향을 통해 사후적으로 그 관계는 파악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규명할 수 있었듯이, KEDO에 의한 경수로제공 가능성이 사라지자 북한의 핵정책에서 국제적 핵통제를 부정하는 논의가 지배적인 담론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2005년 들어 다시금 핵에너지의 이용을 강조하는 시점에서 북한이 주목한 핵에너지 이용 방편은 기존의 경수로제공방안을 재탐색하는 것이었다는 데에서도 알 수 있다. 북한이 핵에너지의 경제적 이용이라는 이익을 달성하는 전략으로 경수로제공방안을 상정하고 있었던 것은 제네바합의문이 특정한 방향의 원전 건설 전략을 북한에게 학습시켰음을 의미했다. (본문 137쪽)

이 연구에서 살펴본 서해교전과 이후 서해위기의 성격이 변화한 과정을 고려할 때 현재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논의와 북한의 실제 비핵화 이행과정은 서해에서의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선의의 대화가 계속되는 한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할 수 있다고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한 갈등의 장이었던 서해의 성격이 변화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군사긴장과 세력경쟁은 지속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시작되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과 북미 간 적대관계의 해소과정은 북한의 서해도발 유인을 제거할 것이다. 또한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와 평화협정의 체결은 서해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을 넘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긴장완화와 평화구축에 의미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본문 178쪽)

트럼프의 새로운 “전 지구적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Global Deal)”은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그는 과연 세계에서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속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요즈음 많은 진보파, 신보수파 비판자들이 경고하듯 그는 단순히 미국이 만든 전후 자유세계질서의 몰락을 가속화하여, 결과적으로 팍스 아메리카나의 조종을 울리는 역할을 맡고 말 것인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1년 남짓한 시점에서 이런 거시역사적 질문들에 확실한 답을 내놓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닉슨 시대가 그러했던 것처럼 2016년 대선과 뒤 이은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기가 미국 패권의 역사에서 중대한 변곡점으로 기록될 것만은 명확해 보인다. 우리는 바야흐로 세계사적 분수령을 경유하고 있는 것이다. (본문 206-207쪽)

아무리 독재 국가라 해도 리더십의 교체는 필연적이다. 이런 리더십 교체는 과거 리더들과 차별화된 정당성을 가진 새로운 리더의 등장을 의미하며 이 새로운 리더들은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정당성의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외부와의 갈등을 적극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일성 집권 후 짧은 기간 내에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김정일 집권 후 한반도 핵 위기는 고조됐으며 김정은 집권 후 채 5년이 지난 지금 북한은 핵 및 미사일 도발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북한의 공격적 행동이 주변국 특히 남한과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 내부적 취약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대북 정책 담당자들은 북한의 이러한 도발이 외부적 요인이 존재할 경우 어느 정도 북한 내부 정치적 상황에 의해 불필요하게 확대되고 극단으로 치닫게 되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일 외부적 요인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북한의 도발수위가 높아지면 그것은 북한의 국내적 요인에 영향 받을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한국 및 미국의 대응은 강대강의 악순환으로 대응할 필요는 적어지는 것이다. (본문 253-254쪽)

북한을 각국이 정치적 이익을 위한 제물로 삼는 가운데 주변국 모두가 북한을 위협으로 지목한 ‘북풍’은 이제 오히려 북한에 더욱 위협적인 방향으로 불고 있다. 일본 헌법 개정과 일본의 재무장 추진 정책, 미국과 중국의 동아시아에서 군비 경쟁, 한미일 동맹의 공세적 태도는 안보 딜레마를 가중시킨다. 모두 ‘북풍’에 군사력 증강의 원인을 돌리고 있지만 경쟁적 군사력 경쟁이 오히려 북한의 안보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동아시아 안보위협으로 북한을 지목하면서 오히려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안보환경으로는 절대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 북한이 변화되기 원한다면, 먼저 북한이 직면한 ‘순수한’ 존재론적 안보 불안을 인정하고, 동아시아의 집합적 안보 불안 역시 전근대에서 근대로의 강압적 이행과정으로부터 발생한 구조적 결과라는 점을 인지하고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합리적’ 안보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본문 289쪽)

본 연구의 경험적 분석을 염두에 둘 때 한국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보수화된 국민들이 점차 대북강경책을 선호할 것이라고 단순하게 결론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신 본 연구에서는 비록 50대 중반 이후의 고령자들도 대북 선제공격을 더욱 지지하였지만 젊은 세대들 역시 압도적으로 대북 선제공격을 포함한 대북강경책을 정부가 고려할 수 있는 전략으로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적어도 대북 선제공격에 관한 정치적 태도를 고려할 때 ‘청년은 진보적이고 나이든 세대는 보수’라는 일반적인 도식은 더 이상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북정책에 대한 정치적 태도를 이해하는데 있어 청년세대가 어떠한 성향을 갖게 될지는 사회구조와 청년세대의 반응에 달려 있다고 말했던 만하임의 주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데이터를 보완하거나 실험방법을 활용하여 세대 간 서로 다른 ‘형성사건(formative event)’이 대북정책에 미치는 인과적 메커니즘(causal mechanism)에 대하여 더욱 분명하게 규명할 계획이다. (본문 318쪽)

저자소개

송태은, 유재광, 이중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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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택선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대학원에서 해방 전후의 한국 정치사와 동아시아 국제관계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타운대학교 외교학대학원 아시아연구소 방문연구원을 거쳐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현재 충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교수 연구원과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 객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윤보선민주주의연구원 연구위원,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와 한국정치외교사학회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문명 전환기 권력의 이동에 따른 한국의 국가 건설과 외교이며, 한국과 동아시아 역사의 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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