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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 : 꽃 같은 말만 하라는 세상에 던지는 뱀 같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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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상처 입은 마음을 정직하게 살피는 시간

[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

아파도 괜찮은 척 힘들어도 괜찮은 척, 속삭여야 했고 더 상처받아야 했다
그녀들의 진짜 목소리 전하는 어른을 위한 동화 에세이

세상의 구석에서 ‘유색인종,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피부양자가 딸린 비혼자’라는 지표들을 달고 생존한 것이 성공이라 자축하며 산다고 말하는 그녀, 조이스 박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당찬 페미니즘적 메시지. 꽃 같은 말만 강요하는 세상에 던지는 뱀 같은 말로, 외칠 수 없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신만의 목소리로 굳건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든 그녀들에게 조금은 까칠하지만 누구보다 진실된 위로를 건네는 책 [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이 출간되었다.

출판사 서평

이 책에는 [빨간 모자]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21편의 동화들이 소개되고 있다. 동화를 주제가 아닌 소재로 사용했다는 점이 특별한 이 책은 동화를 거울로 삼아 여성이 처한 사회의 어두운 현실과 그림자를 파헤치고, 왜곡된 점을 똑바로 꼬집어본다는 점에서 상당한 가치가 있다.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지만 그 어떤 책보다 페미니즘을 가장 정확하게 정의하고 잘 이해시켜주는 책, [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이다.

숲으로 떠나는 소녀들,
억누르고 모른 척했던 진짜 나를 되찾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빨간 모자는 위기 상황에 내몰려서 숲으로 간 게 아니다. 아픈 할머니의 부름에 부응해서 숲으로 간다. 아프다는 건 무언가 결핍되었다는 뜻이다.”

기가 세면 사랑받지 못하니 따지지도 말고 목소리도 높이지 말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숲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화 속 소녀들을 자연스레 떠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궁금했다. 왜 소녀들은 모두 숲으로 향했던 걸까?

빨간 모자에 숨은 이야기를 읽어내는 건 이 질문부터 시작한다. 몸도 건강하지 않은 늙은 여자가 왜 동네에서 동떨어진 깊은 숲속에서 혼자 살까? 이는 숲이 상징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숲으로 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일이다. (…) 숲은 금지되어 억눌러놓은 모든 것이 서성이는 곳이다. 이 금지된 것들을 형상화하는 존재가 바로 늑대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늑대는 항상 굶주려 있어 먹을 것을 찾아 헤맨다. 충족되지 못해 ‘굶주림’으로 형상화되는 욕망은 식욕뿐만이 아니다. 성욕 또한 굶주림에 포함된다.

단순히 도피처라고만 생각했던 숲은 사실은 이성으로 억누르고, 모른 척해왔던 본능과 금기가 가득한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저자는 여자로 살아가는 것처럼 하지 말라는 것도 많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아채기도 힘들고,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쫓아하기 힘든 삶도 없다 말한다. 하지만 금기란 어떤 것인가. 꼭 해야 직성이 풀리고, 결국 하지 못하게 되면 뒤틀어져 꼬여버리는 게 금기이다.

그래서 저자는 너무나 궁금한 삶의 영역에 호기심으로 발을 들일 때마다, 금기를 깰 때마다 깊은 숲속 할머니 집에 가는 빨간 모자의 이름을 불렀다. 잃어버린 나를 되찾기 위해서. 그렇게 숲에서 길을 잃고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등 자신 앞에 놓인 몫의 고난과 시련을 충분히 겪었기에, 사냥꾼도 진짜 나도 만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여성들이여, 세상이 무어라 할지라도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겁내하지 마라. 불처럼 타오르는 망토를 걸치고 어서 어두운 숲으로 달려가 늑대에게 기꺼이 잡아먹혀라. 그래야 진짜 나를 만나게 될 테니.”

바바야가가 건네는 지혜와 생명의 불,
동화 속 아름답고 불온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능히 사랑하지 못해 수이 빛나지 못하나, 차마 사랑하려고 애쓰는 와중에 마침내 빛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나는 믿는다. 그 마음으로 이야기 속 그녀들과 이야기를 듣는 그녀들을 모두 불러본다.”

저자는 자신을 지우고 인내와 눈물로 주어진 역할들을 견뎌야 했을 때, 쐐기풀 옷을 뜨는 공주를 떠올렸다고 말한다. 온 세상에 나를 사랑하는 이가 한 명도 없는 것 같던 때에는 태양의 동쪽에도 달의 서쪽에도, 결국엔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떨며 세상을 헤매던 여자를 떠올렸다.

매번 동화 속 그녀들과 같은 길을 걸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들의 이야기를 불러와야 하는 새로운 삶의 모퉁이를 접하게 될 때마다 그녀들의 이름과 이야기를 소환해 자신이 가는 길의 작은 등불로 삼았던 것이다.

바바야가라는 러시아 민담에 나오는 마녀가 있다.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 문명과 자연의 경계인 숲속에서 삶과 죽음의 솥을 젓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바바야가에게 지혜를 청하면 그녀는 온갖 힘든 시험을 거치게 한 후, 해골 그릇에 불길을 담아준다. 그러면 어린 소녀가 해골에 담긴 불을 길잡이 삼아 집으로 돌아온다.

[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에서 저자는 여러 동화 속에 담긴 진짜 이야기들을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어리석고 자기밖에 몰라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던 어린 공주가 동화 속에서 쓴맛을 볼 때 어리석음과 이기심의 껍질이 무너졌고, 사랑이라는 환상에 갇혀 삶을 망치는 공주들 이야기에 환상의 겹들이 벗겨졌다. 여자들이 금은보화 같은 보물을 얻어 빛날 때 정작 빛나야 하는 것은 금과 같은 귀한 성품과 은과 같은 소중한 태도라는 것도 배웠다. 그렇게 저자는 이야기라는 숲에서 함께 길을 헤매고, 그 안에 숨은 메시지도 찾아 나누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짧게나마 한동안은 눈빛이 빛나기를, 숲속을 거닌 힘으로 고개를 들어 하늘에 빛나는 별을 모두 담을 그런 별의 눈동자를 빛내기를, 잠시 보이지 않는 세상을 가늠하고 그 보이지 않는 별들을 믿는 힘으로 세상에 돌아가 씩씩하게 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소망하는 바이다.

추천사

조이스 박의 글은 불온하고 불온한 만큼 아름답기도 하다. 남성들은 반성하고 여성들은 각성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인간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얻게 된다.
- 황정산 / 시인, 문학평론가

여성의 삶을 평가하고 저주했던 이야기에 쓰라린 삶에서 길어낸 자신의 해석과 지혜를 덧붙여 힘의 추를 기울인다. 마치 저주를 풀어보려는 것처럼.
- 권김현영 / 여성학자

목차

프롤로그

Part 1. 푸른 수염의 딸
_어머니가 날 죽이고 아버지가 날 먹었네

푸른 수염의 딸로 자란다는 것 (푸른수염│bluebeard)
꽃 같은 말만 하라는 세상 (다이아몬드와 두꺼비들│Diamond & Toads)
잘린 손을 키우는 법 (손 없는 소녀│The Girl without Hands)
때어날 때부터 재수가 없는 여자 (미스포츈│Misfortune)
어떻게 장미나무에 꽃을 틔우겠는가 (장미나무│The Rose Tree)
고통으로 짓는 이야기, 쐐기풀로 뜨는 옷 (백조왕자│The Wild Swans)

Part 2. 그녀의 사랑법
_미가 추이고, 추가 미이니

숲으로 가야 하는 이유 (빨간 모자│Little Red Riding Hood)
여자가 욕망에 대처하는 자세 (빨간 모자│Little Red Riding Hood)
가시덤불로 둘러놓은 이곳에 누가 들어올까 (잠자는 숲속의 미녀│Sleeping Beauty)
넌 엄마처럼 살지 마 (라푼젤│Rapunzel)
사랑을 찾으러 세계의 끝까지 가본 적 있는가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 East of the Sun, West of the Moon)
두 개의 구멍 중 하나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
또 다른 공주 이야기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
사랑도 저주도 모두 깨어나야 하는 마법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하얗고 까맣고 붉다 (백설공주│Snow White)
계모 마리아, 삶에 늙은 년 하나만 달랑 남을 때 (백설공주│Snow White)

Part 3. 다른 내가 되는 법
_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게 변한다는 것뿐

개구리 만지는 것처럼 소름이 끼치는 걸 어떡해 (개구리 왕자│The Frog Prince)
욕망이 내가 된다 (해님 달님│The Sun and the Moon)
천 마리 동물을 죽여 그 가죽으로 나를 감싸요 (캣스킨│Catskin)

Part 4. 사랑해야 하는 남자들
_남자는 여자를 사랑할 때 스스로 변한다

남성적인 힘은 가장 여성적인 부분에서 시험 받는다 (거지기사 이야기)
사랑은 고작 2%의 힘 (녹슨 기사│The Rusty knight)
스스로 영웅이 되어 보여라 (베오울프│Beowulf)
자신의 황금 머리카락 찾기 (아이언 존│Iron John)
아비 없는 자식과 슈퍼 히어로 (태양으로 날아간 화살│Arrow to the Sun)

에필로그

본문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푸른 수염의 남자처럼 현실의 남자는 무언가 걸리는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랑에 빠지기로 작정한 이 여자는 이 거슬리는 구석이 내가 사랑하는 남자의 열 가지 부분 중 한 가지일 뿐이라고 애써 치부하고 만다. 좋은 부분이 아홉 가지이니 사랑의 힘으로 극복하고 넘어가자고 작정해버리는 것이다. 이런 것을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믿기로 작정하면 믿는 트랙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쭉 달려가는 게 인간의 빈약한 이성인 걸 어쩌겠나.
('푸른 수염의 딸로 자란다는 것' 중에서)

마음은 온전하게 충만한 ㅁ이 되게끔 키워져야 한다. 그런데 부정적인 부모 밑에서 치우친 ㄱ자 사랑을 받고 자라면, 아이는 그것을 받아내느라 마음이 ㄴ자가 되어버린다. 마음이 ㄴ자이기에 온전치 않아서 결핍도 훨씬 많이 느끼고 사랑받고자 하는 갈망도 더 크다. 그런데 마음 틀이 ㄴ자로 자랐으니, 마음이 틀이 ㄱ자로 맞물리는 남자에게만 끌린다. 그의 ㄱ과 나의 ㄴ이 딱 맞아 떨어지며 아귀가 맞아버리고 만다. 무의식의 요철이 딱 맞아 떨어진 달까, 그래서 세상 끝까지 가서 찾고 또 찾아도, 결국 ㄱ자 마음 꼴을 가진 남자만 만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푸른 수염의 딸로 자란다는 것' 중에서)

계모가 소녀를 죽여서 아버지에게 먹인다. 결국 계모가 이바지하는 존재는 아버지로 상징되는 가부장인 것이다. 아버지는 ‘맛이 이상하다’고만 하고 계속 소녀의 심장과 간으로 만든 스튜를 먹는다. 더 나아가 소녀가 사라졌어도 행방조차 묻지 않는다. 소녀가 당연히 가야 할 곳에 갔음을(죽임을 당해 묻혔음을) 알기 때문이다.
('어떻게 장미나무에 꽃을 틔우겠는가' 중에서)

어쩌면 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을 금하는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이 자기 통합의 여정을 거치는 것 자체가,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쐐기풀로 옷감을 짜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옷감을 짠다는 것은 결국 이야기를 만드는 것, 서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회에서 묵살되지만 여성들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짜내는 것, 그 고통스러운 과정이 결국 여성의 힘이 되기 때문이다.
('고통으로 짓는 이야기, 쐐기풀로 뜨는 옷' 중에서)

사냥꾼은 늑대를 그냥 죽이지 않고 배에 돌을 채워 다시 꿰매는 수고를 한다. 왜 그럴까? 내면의 굶주림, 욕망은 총으로 쏘거나 칼로 찔러 죽였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을 채워주어야 해소되어 없어진다. 그래서 그 배를 그득하게 채워준다. 자기 자신을 잡아먹거나 뜯어먹는 대신, 그득하게 포만감을 주어 그 무게를 버티지 못해 쓰러져 없어지도록 한다. 여기서 돌은 주로 그 엄청난 무게감으로 묘사된다. 더 이상 무언가를 굶주려 찾을 필요가 없다는 자기 확신의 무게를 말한다. 내면의 헛헛함이 달래지고 아주 괜찮아질 때 그 확신은 무거운 추처럼 내면에 가라앉기 때문이다.
('숲으로 가야 하는 이유' 중에서)

동화에서 여자는 물레바늘에 찔려 잠이 든다. 물레질이 상징하는 바는 대개 운명의 실을 잣는 그리스 신화의 세 자매와 연관되어 운명과 우연히 만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 어린 여자아이가 커서 소녀가 되고, 초경을 하고, 막 여자가 되어가는 열여섯 살, 세상에 찔릴 만한 뾰족한 것들의 얼마나 많은데 하필이면 물레바늘에 찔려서 다쳤을까? (…) 물레바늘에 찔려 상처를 입는다는 것은 여자가 되기 위해 무언가에 찔리고 다치는 운명적인 과정을 거친다는 의미이다. (…) 물레바늘에 찔려 쓰러지는 것은, 아직 어리고 미숙한 여성이 미숙한 사랑으로 남성에게 다가갔다가 상처받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가시덤불로 둘러놓은 이곳에 누가 들어올까' 중에서)

백설은 일곱 난쟁이와 살며 매일 똑같은 가사에 매여 있기에 행상의 방문이 참으로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옷, 빗 그리고 사과를 팔러 오는 행상에 혹하는 백설의 모습은 사실 판박이인 일상에 갇혀 자기 가치를 찾지 못한 여성들이 어떤 대상을 탐닉하는 것과 비슷하다. 예쁜 옷과 머리 꾸밈은 내면의 근본적인 결핍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잠시 잠깐 반짝 빛나기에 안성맞춤인 수단이다. 내면에 반짝이는 것이 없는 이들은 외부의 반짝이는 것을 찾기 마련이다.
('하얗고 까맣고 붉다' 중에서)

사랑은 여자의 본질을 알아봐 주는 남자가 나타나야 가능하다. 그리고 캣스킨에서 의미심장한 점은 여자가 자신의 본질을 남자에게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태양처럼 빛나는 금빛 드레스, 달빛처럼 빛나는 은빛 드레스, 별빛처럼 빛나는 드레스로 상징되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무도회에 등장해 남자에게 보일 뿐 아니라, 남자가 먹는 수프 안에 자신의 빛나는 자질들을 나타내는 금반지, 금목걸이, 금브로치를 넣어 자신을 알린다. 물론 자신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모두가 알아보는 건 아니다.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이만 알아보고, 사람의 품격을 아는 이만 음미한다.
('천 마리 동물을 죽여 그 가죽으로 나를 감싸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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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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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및 동대학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Manchester의 CELSE(교육학대학원)에서 TESOL을 전공,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TESOL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영어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하루 10분 명문 낭독 영어 스피킹 100] [A Cup of English] [스피킹에 강해지는 영어회화표현 Best 100](공저) [Style English 1, 2]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로버랜덤] [제3문화 아이들] [분리된 평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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