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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멘토 최태성의 한국사 세트 : 꿈을 찾는 한국사 / 전근대+근현대+특별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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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최태성
  • 출판사 : 푸른들녘
  • 발행 : 2018년 06월 11일
  • 쪽수 : 896
  • 제품구성 : 전2권+특별부록
  • ISBN : 9791159253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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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한국사 멘토 최태성이 들려주는 가슴 뜨거워지는 교양 한국사 강의!!
    역사는 과거의 사람을 만나 소통하고 그들이 추구했던 꿈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이야기체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선사시대로부터 고대국가와 고려를 거쳐 근대 태동기인 조선 후기에 이르는 [전근대편: 소통하는 한국사]와 외세에 의해 나라의 문을 열게 된 개항기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격동의 현대사를 다룬 [근현대편: 꿈을 찾는 한국사]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고 한국사의 맥을 꿴 독자들이 필요에 따라 내용을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최태성의 [판서]는 이 세트 판의 특장이다.

    ‘소통’이라는 키워드로 만나는 전근대편은 한국사 구석구석을 채운 사람들을 먼저 만나야 한다고, 그러고 나서 비로소 그들과 가슴을 열고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빠진 역사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과거의 사람을 만나 소통하는 가운데 우리는 물리적 시공간을 뛰어넘은 삶의 보편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몇 백 년 전 사람들의 고민과 21세기를 살아가는 내 고민이 맞닿아 있음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탐욕에 눈이 먼 관리가 민중의 땅을 암암리에 자기 것으로 돌리는 작업을 계속해온 사실이 발견되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후한이 두려워 참을 것인가, 물리적으로 분연히 일어설 것인가, 정책을 바꾸는 일에 가담하여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초석을 세울 것인가? 책에서 발견한 사건, 혹은 역사 속에서 만난 어떤 사안을 두고 "나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내가 볼 때는 이렇게 했어야 할 것 같은데, 왜 그때 그 사람들은 이렇게 했을까?" 하면서 끊임없이 ‘WHY’라고 물을 때 우리는 "그때 그 사람들"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역사는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살아 있는 오늘이 된다.

    가슴 뛰는 이야기로 가득한 근현대편의 키워드는 ‘꿈’이다. 1876년 개항부터 1910년까지의 개항기, 국권 피탈 이후부터 1945년까지의 일제 강점기, 광복부터 지금에 이르는 현대까지 각 시기마다 주어진 특별한 과제들의 본질을 ‘꿈’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기를 막론하고 역사를 움직인 사람들에게는 그 과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간절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항기의 과제는 신분제로부터의 해방이었고, 일제 강점기의 시대적 과제는 말할 것도 없이 식민지로부터의 해방이었으며, 현대사의 과제는 가난과 독재로부터 벗어난 자유롭고 평화로운 시민사회 건설이었다. 이처럼 시대별 과제를 되새기면서 우리는 그때 그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전근대사 공부가 과거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면서 기록의 행간을 읽는 작업이었다면, 근현대사는 역사를 추동한 주인공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이름 없는 영웅들의 꿈을 읽는 작업이다. 이야기체로 되어 있는 이 책을 통해 숨 가쁘게 진행된 우리 역사를 만나자.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비판적으로 역사를 읽는 읽어보자.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만나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역사로 치환해보자. 그것이 바로 내 안에서 역사의 DNA를 살리는 방법이다. 한국사 대중화의 선봉에 선 저자의 교양서 [역사 멘토 최태성의 한국사]가 역사 앞에 바로 서기를 바라는 모든 독자에게 따뜻하고 진실한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살아 있는 한국사를 만나라!

    저자 최태성은 이제까지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어린 친구들의 ‘역사 멘토’로 살아 왔다. 이제 그는 "전 국민의 역사 멘토가 되고 싶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과감하게 교단을 떠났고 여러 반대를 무릅쓰고 대한민국에 ‘무료 한국사 강의 오픈’이라는 전대미문의 교육혁명을 일으켰다. 그가 이렇게까지 모험을 감행한 이유는 단 하나, "전 국민이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스스로 역사 앞에 설 때 개인과 국가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든 강연을 듣든 수용자가 지식을 습득하는 데만 집중하면 듣고 보고 익힌 많은 것들을 서서히 잊게 마련이다. 돌아서는 순간 죽은 지식이 된다. 하지만 스스로 고민하면서 깨달은 것들은 절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가슴속에 남아 나와 함께 성장한다. 성장을 거듭하다가 어느 순간 나의 가치관이 되고 인생관이 된다. 역사는 인류의 흔적이자 삶의 궤적이며 흐름이다. 따라서 매 순간 성찰과 토론을 통해 과거의 사실을 현재의 시점에서 재조명하고 부활시킬 때 비로소 그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죽은 역사에서 벗어나 현재의 나를 숨 쉬게 해주는 역사, 다음 세대를 위해 오늘을 준비하는 자의 역사로 바로 설 수 있다.

    당신과 내가 소통하는 세상, 오늘이 곧 내일이 되어도 좋은 세상을 꿈꾸자

    저자는 한국사를 대하는 두 개의 키워드로 ‘소통’과 ‘꿈’을 제시한다. ‘소통’의 전제는 만남과 나눔이다. 만나서 마음을 나누어야 소통이 가능하니까. 저자는 역사에 접근하는 방법도 이런 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역사의 장면마다 혹은 행간에 숨어 있는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다 보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도 수월해진다고 말한다. 드러난 모습이나 사용하는 용어, 생활하는 방식 등은 다르지만 ‘한반도라는 동일한 지리적 조건 내에서 살아가는 삶’이라는 맥락은 같기 때문이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강대국에 둘러싸여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쟁점화하여 거기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에 여념이 없다. 참다운 소통은 요원해 보인다. 아마도 이것이 여전히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 아닐까? 두 번째 키워드인 ‘꿈’도 역사를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열쇠다. 어떤 시대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우리 인간의 역사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다. "한 사람이 꾸면 꿈에 그칠 뿐이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는 기적을 역사가 증명하지 않았는가? 저자가 한국사 공부의 핵심이 "사람을 만나 소통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목차

    전근대편: 소통하는 한국사

    [1부 고대_그 옛날 하늘이 열리고]

    인간, 역사의 주인이 되다
    역사시대가 열리다
    국가는 진화한다
    고구려와 가야
    백제와 신라
    통일로 가는 길
    발해를 꿈꾸며
    민족 문화의 바탕을 이루다
    고대 문화의 꽃 종교
    고대의 과학과 예술
    [2부 고려_귀족문화와 아트외교를 꽃 피우다]
    고려의 건국과 발전
    모순은 발전을 잠식한다
    혼란을 넘어 새 시대로
    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사상과 종교
    과학과 예술의 경향
    [3부 조선 전기_유교적 이상국가를 꿈꾸다]
    왕권이냐 신권이냐
    조선의 행정조직
    민주정치의 단초일까, 파벌싸움의 원흉일까?
    조선 전기의 대외관계
    조선 전기의 경제
    조선 사회의 이모저모
    민족문화의 융성
    성리학과 양반 문화의 발달
    [4부 조선 후기_근대화의 싹이 트고 자라다]
    조선 후기의 통치체제
    붕당정치는 어떻게 변질되었나?
    탕평정치에서 세도정치로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조선 후기 경제생활의 이모저모
    조선 후기 신분제의 변화
    농민들의 봉기가 이어지다
    학문과 사상의 변화
    과학의 발달과 문화의 특징

    근현대편: 꿈을 찾는 한국사

    [1부 개항기_그때 우리에겐 꿈이 있었다]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마라
    흥선대원군의 등장과 개혁 정책
    흥선대원군의 대외 정책
    권력은 움직이고 세상은 변한다
    외교에 공짜는 없다
    130년 전 신세대의 꿈
    이름 없이 피었다가 지다
    근대화의 기틀을 세우다
    휘둘리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
    백정이 일장연설을 하던 날
    어두운 굴속으로
    ‘지금’ 일어나 싸우자
    아픈 역사, 무너지는 경제
    나라 살림을 일으켜라
    소유물에서 인간으로
    아가씨와 건달불
    [2부 일제 강점기_절망에서 저항으로]
    머릿속을 지우고 영혼을 없애라
    수탈의 시간
    식민지에 피어난 노블레스 오블리주
    우리는 오늘 떨쳐 일어난다
    역사 앞에 서서 투쟁을 선포하다
    그들은 이렇게 전설이 되었다
    빛을 되찾기 위하여
    맵고 시린 계절을 지나
    [3부 광복 이후_ 역사는 꿈꾸는 자의 몫이다]
    빛을 되찾다
    안개에 가려진 광복 후 공간
    꿈도 서러워라
    명분 있는 전쟁은 없다
    아주 특별한 계산법
    제 마음은 이미 거리로 나가 있습니다
    독재의 시작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호헌 철폐, 독재 타도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
    함께 가는 길

    본문중에서

    [전근대: 소통하는 한국사]

    이자겸의 난과 묘청의 서경천도운동은 지배층에 보내는 위험신호였어요. ‘이대로는 안 되니 어서 개혁하라’는 일종의 주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의종은 즉위 초 개혁 정치를 좀 하는가 싶더니 이내 정치를 멀리하고 사치와 향락에 빠집니다. 정치 기강은 더욱 문란해질 수밖에 없지요. 문벌귀족 역시 이겼다고 기고만장합니다. 자기들 배 불리기에만 여념이 없습니다. 문벌귀족들은 또한 군인에게 지급되던 군인전軍人田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요. 중앙군인 2군 6위는 직업군인입니다. 월급을 받아서 먹고사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월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으니 군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문벌귀족들은 자신의 특권을 강화하고 권력을 집중시키느라 무신을 차별합니다. 재상으로의 승진도 제한하고, 심지어 과거시험에 무과를 두지도 않았어요. 무신들이 어느 정도로 수모와 차별을 겪었는지 일화를 하나 보겠습니다. 무신 중에 부하들의 존경을 받는 정중부라는 사람이 있어요. 그에게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이 다가가 말해요. "이봐, 영감. 무관들은 수염도 안 탄다며?" 하면서 촛불로 정중부의 수염에 불을 붙입니다. 정중부의 마음이 어떻겠어요? 새파랗게 젊은 놈한테서 수모를 당했으니 분노와 수치 때문에 눈물이 났을 겁니다.
    ('모순은 폭발한다' 중에서)

    이제 서인과 남인만 남았습니다. 인조반정으로 서인이 집권당이 되었지만 남인의 정치 참여를 허용합니다. 공존이라는 붕당정치의 원칙이 한동안 지켜져요. 그러다가 서인과 남인이 한판 붙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바로 현종 때 일어난 예송禮訟입니다. 예송은 ‘예절에 관한 논란’이라는 뜻입니다. 예절 논란이 정치의 중심에 있다니, 요즘 시각으로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아무리 건국이념이 성리학이고, 대다수 사대부와 백성들이 성리학을 지배 이데올로기를 받들었던 시대라 해도 정말로 예법 자체가 문제시되었던 걸까요? 아니면 예법이라도 걸고 넘어져야 했을 만큼 뭔가 절박한 사정이 있었던 걸까요? 인조 때 친명배금정책이 나오면서 호란이 벌어졌습니다. 전쟁이 끝난 거예요. 이 전쟁을 치르는 동안 집권층은 자신들의 치부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왜란 때도 그랬잖아요. 전쟁 중 가장 먼저 도망친 사람은 바로 왕과 지배층이었죠. 민중이 보기엔 얼마나 참담합니까? 뿐만 아니에요. 왜란 때 경복궁이 불탑니다. 이 화재를 낸 사람은 다름 아닌 한양의 민중이었습니다. "백성을 돌보는 부모라면서 우릴 버리고 줄행랑을 쳐? 나쁜 놈들!" 하면서 불을 질러버린 겁니다. 이때 한 번 양반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고요, 호란 때 또 한 번 떨어집니다. 친명이다, 배금이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전쟁을 불러일으키더니 오랑캐 놈들한테는 절대 항복할 수 없다며 온갖 폼을 다 잡아놓고... 결국 어떻게 되었나요? 인조가 이마로 땅을 찧으며 항복하지 않았습니까? 민중이 그걸 다 본 거예요. 양반들도 이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도성으로 돌아오자마자 땅에 떨어진 권위부터 주워 올리려 듭니다. 이때 그 방편으로 삼은 것이 예법이에요. 예법이란 눈에 띄지 않는 통치 수단이기도 합니다. 성리학을 내세워 위아래 구분을 명확히 해줄수록 통치가 쉬워지는데요. 예송이 바로 대표적인 예입니다.
    ('서인과 남인 예송을 벌이다] 중에서

    그다음으로 아주 기가 막힌 인물이 등장합니다. 정약용이에요. 정약용은 그야말로 유럽의 다빈치 같은 인물로 인문과 과학기술을 제대로 통섭했던 학자입니다. 특히 수령이 지켜할 지침서인 [목민심서牧民心書], 형벌의 운영에 관한 책인 [흠흠신서欽欽新書], 제도의 개혁 원리를 다룬 [경세유표經世遺表]가 대표작입니다. 정말 박학다식한 조선 후기의 천재였는데요. 정약용은 여전론閭田論을 주장했다가 나중에는 정전론井田論을 들고 나옵니다. 여전론은 공동으로 생산하고 노동력에 따라 분배하자는 주장이에요. 상당히 사회주의적이죠? 이런 이유로 북한에서는 정약용을 한반도 최초의 사회주의 이론가로 꼽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여전론은 균전론과 마찬가지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요. 그래서 좀 더 현실성 있는 정전론을 제시합니다. 정전론의 ‘정’은 ‘우물 정井’ 자예요. 글자 모양처럼 토지를 9등분한 뒤 여덟 개의 토지는 각 개인이 나눠 갖되 가운데 토지는 공동으로 경작하고, 여기서 나오는 생산물로 조세를 충당하자는 주장입니다.
    한편 중상학파는 북학파라고도 하는데요. 정권을 거머쥔 노론 자제들이 주를 이루었죠. 이들은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기에 청에 유학을 다녀올 기회가 많았어요. 청의 발전된 모습을 눈으로 확인한 이들은 청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생산력을 향상시키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상학파는 이용후생利用厚生학파라고도 합니다. 기구를 편리하게 쓰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넉넉히 하자는 것이 이용후생학파의 주장입니다. 중상학파는 성장주의자들로 이들의 목표는 생산력 향상입니다. 또한 청의 문물을 적극 수용하자고 주장하는, 자본주의적 마인드가 상당한 사람들이에요.
    ('농업 중심의 개혁론과 상공업 중심의 개혁론' 중에서)

    [근현대: 꿈을 찾는 한국사]

    동학농민운동은 지방관의 부패에서부터 출발합니다. 1894년의 전라도 고부민란은 조병갑의 학정에서 비롯되는데요. 대표적인 학정이 만석보라는 저수지를 둘러싸고 벌어져요. 보洑는 저수지입니다. ‘봇물이 터진다’고 할 때의 그 보예요. 보를 세워 강물을 가둔 다음 그 물을 쓰는 농민들로부터 세금을 받는데 이것을 보세洑稅라고 합니다. 그런데 조병갑은 기존의 보가 있는데도 그 옆에 또 하나의 보를 만들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세금을 더 걷겠다는 거죠. 그런데 보는 누가 만드나요? 농민입니다. 세금은 누가 냅니까? 역시 농민입니다. 농민 들은 부글부글 끓습니다. 필요 없는 보를 만들기 위해 노역을 시키고, 게다가 세금까지 더 뜯어가니 미칠 노릇입니다. 참고 참았던 분노가 마침내 터집니다. 전봉준이 사발통문沙鉢通文을 돌려 사람들을 모아서는 관아를 공격합니다. 조병갑은 줄행랑을 치고요. (...) "일어서면 백산, 앉으면 죽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백산봉기에서 나온 말인데요.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봅시다. 야트막한 산에 농민들이 모였어요. 이들의 무기는 단순합니다. 죽창이에요. 대나무를 꺾어 그 끝을 잘라 뾰족하게 만든 창입니다. 이 대나무를 들고 백산에 모입니다. 그들이 앉으면 대나무만 보이겠죠? 멀리서 보면 ‘죽산竹山’입니다. 그들이 일어서면, 당시 사람들은 하얀 옷을 입었으니까 ‘백산白山’이 되고요. 이들이 진군하는 겁니다. 정부군에 맞서 싸우면서 황토현 전투와 황룡촌 전투를 승리로 이끌지요. 이처럼 농민군은 오합지졸 관군을 족족 무찌르면서 전주성을 점령합니다. 전주성이 점령됐다는 것은 전라도 전체가 농민군의 손에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해요. 전라도는 조선 전체가 목줄을 대고 있는 식량의 최다 생산지입니다. 그런 곡창지대가 농민군의 손에 떨어진 거예요. 당황한 정부는 대책을 세웁니다. 이번에도 일관성 있게 청에게 SOS를 칩니다.
    ('이름 없이 피었다가 지다' 중에서)

    박정희를 필두로 한 5・16군사정변의 주역들은 두 가지 주장을 내세웁니다. 첫 번째, "반공을 국시로 한다"입니다. 5・16군사정변이 일어났을 때 미국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 박정희가 누구인지 잘 몰랐거든요. 아니, 모른 게 아니라 박정희의 과거 행적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박정희가 해방 이후에 남로당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있었어요. 그래서 5・16군사정변이 사회주의 지향의 군사정변이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못한 거죠. 실제로 북한은 5・16군사정변이 일어나자 축하전문을 보낼 준비까지 합니다. 과거에 박정희의 형이 실제로 남로당과 관계있었으니까, 박정희가 자신들과 뜻을 같이할 수도 있겠다고 착각한 겁니다. 따라서 박정희의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더 강하게 사회주의를 부정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반공을 국시로 내건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또 다른 약속은 "민정으로 이양하겠다"였어요. 정권만 안정되면 자신들은 다시 군대로 돌아가겠다는 건데요. 그러나 박정희는 군대로 돌아가는 대신 군복을 벗고 민간인이 됩니다.
    정치군인들이 5・16군사정변을 일으키기 위해 만든 조직은 군사혁명위원회입니다. 이것을 이틀 후인 5월 18일, 국가재건최고회의로 개칭하는데요. 여기서 입법, 사법, 행정의 모든 일들을 처리합니다. (...) 이들은 최고재건회의와 중앙정보부를 세워 어떤 일들을 했을까요? 정치를 볼게요. 1962년 12월 5차 개헌을 합니다. 의원내각제엔 중심이 없어 혼란을 야기하므로 대통령제로 환원해야 한다면서요. 그리고 1963년 2월에 민주공화당이라는 정당을 만듭니다. 줄여서 공화당이라고 부르지요. 박정희는 1963년 8월 군복을 벗은 바로 다음날 이 공화당의 총재에 오릅니다. 경제면을 볼게요. 먼저 화폐개혁을 단행합니다. 장면 정권과 마찬가지로 경제개발을 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요. 박정희는 지하에 음성 자금이 숨어 있을 것으로 보고 화폐개혁을 통해 이 돈을 양지로 끌어올리려 합니다. 그런데 돈이 나오지 않아요. 정말로 돈이 없었던 겁니다. 결국 국내 자본을 이용해 뭔가 하려던 계획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제3공화국이 되면 외국에서 돈을 끌어오는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 마침내 1963년 10월, 제5대 대선을 통해 박정희가 제5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군정이 끝나고 민정이 시작됩니다. 원칙적으로는 대통령 선거를 4년마다 해야 하므로 1964년에 치르는 것이 옳았지만 군사 정변 후이므로 1963년에 대선을 치릅니다. 그들이 정하면 곧 법이 되는 시국이었거든요. 군정을 민정으로 이양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졌습니다. 군인 박정희가 민간인 박정희에게 정권을 이양해준 셈이니까요.
    ('제 마음은 이미 거리로 나가 있습니다] 중에서

    저자소개

    최태성 [저] 베스트작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62종
    판매수 642,256권

    누적 수강생 500만 명, 대한민국 대표 역사 강사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역사 교사가 되었다.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EBS 역사 자문위원, 국사편찬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2001년부터 시작한 EBS 강의로 역사가 외워야 할 것이 많은 골치 아픈 과목이 아니라 웃음과 교훈이 가득한 감동 스토리임을 알리며 전국 학생들에게 '믿고 듣는 큰별쌤'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MBC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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