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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피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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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슈피겔, 아마존독일 장기 베스트셀러!
    2017 서점인이 뽑은 ‘자유로운 이가 사랑하는 책’
    일 년 넘게 계속되는 전문가 및 독자들의 칭찬 릴레이!!


    "레키의 언어는 예리한 정확성과 매혹적인 위트를 보여준다."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니네 차이퉁

    2017년, 출간 직후 독일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자와 평론가들의 격찬이 쏟아지고 있는 소설 [오카피를 보았다(원제: Was man von hier aus sehen kann)] 한국어판이 나왔다. 이 소설 [오카피를 보았다]는 ‘현재 활동하는 독일 작가 중 가장 독창적이고 섬세한 이야기꾼’이라 평가받는 마리아나 레키의 세 번째 작품이다. 한 땀 한 땀 섬세한 무늬를 지닌 양탄자를 짜내듯 삶과 죽음, 아픔과 웃음, 현실과 그 너머를 그려내는 이 소설은 사려 깊은 문장과 해학 넘치는 유머로 독자를 사로잡으며 출간된 지 일 년 넘은 현재까지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상위 목록을 차지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사랑하는 프레데릭, 젤마가 세상을 떠났어요.
    그녀는 당신을 많이 좋아했어요. 유일하게 좋아하지 않은 점은 시차였지요.
    어쩌면 우리는 정말 서로 어울리지 않을지도 몰라요. 나쁘지 않은 거예요.
    오카피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합쳐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동물이거든요.

    대왕고래보다 무거운 아픔이 우리를 덮칠 때...,
    독일 라인강변 작은 마을 베스터발트. 주인공 루이제의 할머니 젤마가 꿈속에서 오카피를 보면 스물네 시간 안에 누군가가 죽는다. 오카피는 20세기 들어서 처음 발견된 포유동물로 종아리는 얼룩말처럼 생기고, 엉덩이는 맥, 몸통은 기린처럼 생긴 데다 노루의 눈과 쥐의 귀를 지닌 아름다운 동물이다.

    루이제가 열 살 나던 해에 젤마가 세 번째로 오카피 꿈을 꾸었다. 마을 사람들은 문명인답게 처신하려 애썼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발아래 살얼음이 낀 듯, 손대는 모든 물건이 폭발물인 듯, 자신이 별안간 미쳐버리기라도 할 듯, 마을 사람들은 어쩔 줄을 몰라 허둥댔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들이닥칠지 모르는 죽음 앞에서 시장 부인은 미신에 기대 평안을 구했고, 오랜 세월 간직한 사랑 때문에 마음에 병이 든 노인은 그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꽁꽁 싸맸던 진실이 마지막 순간 얼굴을 내밀어 사방에 고약한 악취와 소란을 풍기는가 하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온몸을 떨면서 숲속을 뛰어다니는 청년도 있었다. 의사인 루이제의 아빠는 마을 사람들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당신들은 바깥세상을 좀 더 받아들여야 해요." 늙은 안경사 역시 젤마의 꿈과 죽음은 털끝만큼도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거짓말이었다. 그 누구보다 강하게 죽음과 오카피 꿈의 연관성을 믿은 사람은 바로 안경사였으니까.

    숨죽이던 스물네 시간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이번에는 안전하다며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릴 즈음, 죽음은 성큼성큼 다가와 제 역할을 해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젤마가 오카피 꿈을 꾼 지 스물아홉 시간이 지난 아침, 루이제와 친구 마르틴은 지역기차를 타고 등교했다. 늘 하던 대로 둘은 양쪽 기차 문에 기댄 채 등 뒤로 지나가는 풍경 알아맞히기 놀이를 했다. "숲, 들판, 첫 번째 망루, 미친 하셀네 농장...." 기차가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리는 구간이었고, 마르틴은 모든 것을 정확히 말하기 위해 긴장해야 했다. "목장, 들판." 그리고..., 기차 문이 벌컥 열렸다.

    "아가야, 세상은 여전히 있단다. 한 사람을 뺀 온 세상이 여기 있지."
    마르틴을 땅에 묻던 날, 충격과 슬픔에 빠진 루이제는 정신을 놓아버렸다. 그렇게 내리 사흘 밤낮을 할머니 젤마의 품에 매달려 길고 긴 잠에 빠졌던 아이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말했다. "잠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아요." "루이제, 사랑하는 아가. 네가 잠에서 다시 깨어나기로 마음먹을 수 있다면 우리가 얼마나 기쁠지, 너는 모를 게다." 젤마 곁에 앉아 이렇게 말하는 안경사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눈물이 그의 안경 밑에서 나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시간이 흘러 스물두 살이 된 루이제는 이웃마을 서점에서 수습과정을 밟고 있었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겠다며 바깥세상으로 떠난 아빠는 10년 넘도록 해외여행 중이었고, 엄마는 여러 해 전부터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과 사귀었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오늘처럼 흘러갈 루이제 곁을 변함없이 지키는 이는 젤마와 안경사, 그리고 아버지의 아픔을 외면화한 늙은 개 알래스카였다.

    어느 여름 날. 흔적도 없이 사라진 개 알래스카를 찾기 위해 숲속으로 들어간 루이제 앞에 일본에서 온 불교 승려 프레데릭이 나타났다. 운명 같은 거 믿지 않았으나 마치 땅에서 솟아난 듯 모습을 드러낸 스물다섯 살 젊은 승려의 청록색 눈과 마주치는 순간, 자신의 인생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뒤집어지고 있음을 루이제는 직감했다. 이후 10년 동안 루이제와 프레데릭은 수백 통의 편지를 주고받지만 9,000킬로미터의 거리와 여덟 시간의 시차만큼이나 두 사람의 사랑은 수없이 엇갈리고 미뤄진다.

    어딘가 이상하고 아픈 사람들, 그들이 빚어내는 기막힌 이야기!
    카를라 파울이 "통속적이지 않되 가장 낭만적인 연애소설"이라고 평한 이 작품 [오카피를 보았다]는 주인공 루이제가 열 살부터 서른두 살에 이르기까지 겪는 삶을 일인칭 화법으로 들려주는 성장소설이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모여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완성하는 오카피처럼, 이 소설은 현실과 꿈, 이곳과 그곳, 사랑과 이별 같은 상반된 풍경들이 모여 기묘한 재미와 울림을 만들어낸다.

    저마다 독특한 색깔을 지닌 등장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매사 올바르게 처신하는 법을 정확하게 알지만 단 하나, 아들의 아픔에는 속수무책인 젤마. 일평생 젤마를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으로 인해 마음의 병이 생긴 늙은 안경사. 서로에게서 도망치는 일이 영원의 숙제가 되어버린 루이제의 부모. 미신에 기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엘스베트. 아들 마르틴이 죽은 후 독실한 종교인으로 돌변한 팔름. 세상 어느 것 하나 맘에 들지 않는 마를리스와 버석거리는 가죽재킷 차림으로 끊임없이 심리 상담을 해주는 마쉬케 박사. 여기에 죽지 않은 채 여러 생을 사는 잡종 개 알래스카까지.... 어딘가 모자란 듯 빛나는 생명들이 만나 빚어내는 이야기는 소설의 현실성과 낭만성을 극대화한다.

    "가장 슬픈 순간에도 가장 좋아하는 뜨개질 스웨터를 입은 듯 포근해지는 이야기!"
    우리 삶은, 서로 다른 무늬와 색채를 지닌 수천 개의 조각들로 만들어진다. 때로 우리는 날카로운 조각에 손끝을 베이거나 목숨처럼 소중한 무언가를 하루아침에 잃기도 한다. 슬픔이 차올라 숨을 내쉴 수도 없을 때, 눈 감고 외면하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조차 세상은 거기 있고, 시간은 냉정하게 우리 삶을 관통한다. 하지만 걱정스레 나를 지켜보는 눈빛이 있기에 용기 내어 눈을 뜨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게 아닐까. 레키의 소설 [오카피를 보았다]는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우정과 사랑, 슬픔과 위로 등 삶의 다양한 무늬와 조각들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돌아보자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추천사

    "동화 같은 데가 있다. [...] 아름다운 책이다."
    - 토마스 쉰들러 / ARD MoMa

    "매우 특이한 향토소설."
    - 데니스 쉐크 / DRUCKFRISCH

    "밝고 유쾌한 듯 보이지만 멜랑콜리와 인생의 지혜가 가득 담겨 있다."
    - 질케 헬비히 / BREMER NACHRICHTEN

    "놀랍고 지혜로우며 재미있고 심오한 책이다."
    - 마누엘라 라이햐르트 / DEUTSHLNADFUNK KULTUR

    "가볍고 독특하다. 그러나 결코 얕볼 수 없는 무게를 지닌 책."
    - 클라우디아 포이크트 / LITERATURSPIEGEL

    "마리아나 레키는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올해의 소설 중 하나를 쓰는 데 성공했다. [...] 페이지마다 밑줄을 긋거나 옮겨 적거나 누군가에게 읽어주고 싶은 문장이 적어도 세 개는 있다."
    - 유디트 리레 / STERN

    "책이 너무 좋아서 지인들에게 얼마나 많이 선물했는지 모른다."
    - 루치아 브라운 / ZDF Blaues Sofa

    "마리아나 레키는 독일 현대 소설에서 기묘한 이야기를 쓰도록 위임 받은 작가다."
    - 외르크 플라트 / DLF Kultur

    "매우 아름다운 책. 한동안 가장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책 가운데 하나로 남을 것이다."
    - 엘케 하이덴라이히 / WDR4

    "매일 저녁 이 소설을 더 읽어도 되는 것에 기쁨을 느꼈다."
    - 다니엘라 틸레 / FLOW

    "동화적이고 환상적이며 가슴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 주잔네 렌츠 / BERLINER ZEITUNG

    "그녀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문학작품을 창조했다. 그런 것을 줄 수 있는 책은 많지 않다."
    - 멜라니 브란들 / MUNCHNER MERKUR

    "마리아나 레키는 [오카피를 보았다]에서 독자적이고 놀라운 세계를 창조했다. 언어적으로도 그렇다."
    - 재클린 퇴르 / DIE ZEIT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 외르크 마게나우 / RBB KULTURRADIO

    "나는 마을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반했다."
    - 니콜라 슈타이너 / SRF Literaturclub

    "이야기의 멜로디가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나는 지금껏 이런 것을 읽은 적이 한 번도 없다."
    - 슈티나 베렌펠스 / SRF Literaturclub

    "휘몰아치듯 감동적이되 부담스럽지 않다. [...] 이 소설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기막힌 문체다. 그것은 문학의 승리다."
    - 뤼디거 자프란스키 / SRF Literaturclub

    "작은 마을을 다정하게 끌어안는 매혹적인 책."
    - 마리아네 작스 / THURGAUER ZEITUNG

    "공감을 자아내고 생생한 삶이 가득하며 대단한 필력이 돋보이는 소설."
    - 마누엘라 라이햐르트 / WDR 3 GUTENBERGS WELT

    "베스터발트의 한 마을에서 펼쳐지는 마술적 사실주의."
    - 데니스 쉐크 / ARD DRUCKFRISCH

    "가장 슬픈 순간에도 가장 좋아하는 뜨개질 스웨터를 입은 듯 포근해지는 이야기."
    - 주잔나 벵겔러 / BUCHKULTUR

    "베를린 중심가와 뉴욕 맨해튼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인간에 대해 뭔가 알기 위해서는 오지를 탐색하는 것이 종종 더 매력적이다."
    - 라이너 모리츠 / CHRISMON

    "나직한 목소리를 사랑하고, 단어들과 텍스트의 환상이 제시해야 하는 수많은 가능성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축제."
    - 다비드 메쉐 / Buchbox! Berlin, ‘자유로운 영혼이 사랑하는 책’ 선정 위원회

    "스토리텔링의 대가 존 어빙처럼 레키는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묘한 버릇과 기벽, 특이한 재능과 기이한 의식을 보이는 사람들을 그리는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냥 그녀를 좋아해야 한다."
    - 볼프 에버스베르거 / NURNBERGER ZEITUNG

    "발소리를 죽이고 살금살금 다가와 우리를 확 움켜쥐고는 마지막까지 놓아주지 않는 소설이다. 책을 읽고 나서 우리는 레키의 인물들을 그리워한다. 그들은 소설의 환상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문학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생생한 실재 인물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 마이케 슈니츨러 / BRIGITTE

    "인생과 사랑, 죽음과 희망에 대한 감동적인 소설."
    - 아니타 레마이어 / STYLE

    "웃고 울게 만들고, 사랑을 다시 믿게 해준다! 안나 가발다와 알리나 브론스키의 기묘하고 놀라운 조합, 올 여름의 가장 통속적이지 않지만 가장 낭만적인 연애소설!"
    - 카를라 파울 / ARD Buffet

    "사려 깊은 유머로 큰 위로를 주는 책 [...] 계속 다시 읽기 위해 서가에 꽂아두는 책이다."
    - 브리타 하이데만 / WAZ 

    "레키의 독특한 문체는 놀랍고 익살스러우며 예상을 뒤엎는 연결로 가득하다."
    - 클라우디아 레넨 / KOLNER STADT-ANZEIGER

    "독일 작가 마리아나 레키는 자신의 마을 이야기를 기묘하고 환상적이지만 애정을 듬뿍 담아 서술하고 있다."
    - 카린 발트너 페투취니히 / KLEINE ZEITUNG

    "마을 공동체의 기묘한 초상화는 우리를 더 이상 놓아주지 않는다.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들 수 있는 지혜로운 소설."
    - 제시카 빌 / RUHR NACHRICHTEN

    "모든 것을 다 갖고 있는 책이다. 익살스러우면서도 슬프다."
    - 플로리안 랑호프 / RP-ONLINE

    "모든 사람의 손에 쥐어주고 싶은 책. 그냥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 요한나 지버트 / BRAUNSCHWEIGER ZEITUNG

    "대단히 시적이다 [...]. 어른을 위한 동화."
    - 페트라 하르트립 / ORF FERNSEHEN heute leben

    "나는 재미있으면서도 심오한 책을 읽은 적이 별로 없다. 그런 책은 드물다. 그런 책은 마치 오카피를 보았을 때처럼 인생의 기이한 일과 작은 기적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 토마스 뵘 / RADIOEINS Die Literaturagenten

    목차

    프롤로그- 9

    제1부
    목장, 목장 - 14
    안경사의 사랑 - 33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육지 포유동물 - 51
    페레로 몽 쉐리 - 64
    진정한 관심 - 85
    레나테와의 섹스는 나를 정신 못 차리게 만든다 - 96
    여기가 아름다운 곳이다 - 109
    이달의 직원 - 118
    스물아홉 시간 후 - 132

    제2부
    바깥세상에서 온 사람 - 140
    눈을 뜨다 - 152
    그러니까 이런 거예요 - 174
    나는 그저 알래스카가 어떻게 지내는지 듣고 싶었어요 - 201
    유통기한 - 217
    엘스베트의 시각에서 본 담쟁이덩굴 - 227
    펠리치타 - 245
    65퍼센트 - 258
    바다에서 천 년 - 264
    대왕고래의 무거운 심장 - 281
    생물발광 현상 - 294
    동물은 그런 것을 감지한다 - 303
    위를 보세요 - 315
    더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 339

    제3부
    무한히 넓은 곳 - 350
    노루를 쫓다 - 375
    세상과의 친밀한 관계 - 394
    세상을 창조한 사람은 너였다 - 398
    하인리히, 마차가 부서지는 것 같아 - 401
    오카피 존스토니 - 405
    그렇게 여기 누우면 - 408
    틀린 말을 하면 물건이 떨어진다 - 414
    프레데릭 - 426

    에필로그 - 450
    감사의 말 - 454
    옮긴이의 말 - 455

    본문중에서

    젤마가 꿈을 꾼 지 몇 시간이 지난 그 날 아침, 사람들은 모든 길에 살얼음이 언 듯, 아니 바깥뿐 아니라 집안과 주방과 거실에도 살얼음이 언 듯 조심조심 움직였다. 자기 몸이 아주 낯선 듯, 관절 마디마디에 염증이 생긴 듯, 자신이 만지는 모든 물건이 위험한 인화물질인 듯 행동했다. 하루 종일 자신의 인생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고, 가능한 한 타인의 인생도 그렇게 바라보았다.
    (/ p.27)

    내면의 목소리들은 몇 년 전부터 젤마에 대한 사랑을 숨기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젤마에게 가는 지금도 당연히 사랑의 진실을 무조건 숨기라고 강력하게 소리쳤다. 이제 은폐의 달인이 되지 않았느냐고, 수십 년 동안 잘 참지 않았느냐고 했다. 사랑을 고백하지 않아서 특별히 좋은 일도 없겠지만 특별히 나쁜 일도 없을 거라고 했다. 결국 그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 p.44)

    "루이제, 사랑하는 아가. 네가 잠에서 다시 깨어나기로 마음먹을 수 있다면 우리가 얼마나 기쁠지, 너는 모를 게다." 그는 나직한 목소리로 아주 빨리 말했다. 울음이 나오고 그래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기 전에 재빨리 할 말을 마치는 사람 같았다.
    (/ p.173)

    이별은 피할 수 있다. 죽지 않으면, 모든 이별과는 협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열려버린 지역기차의 문과는 협상할 수 없지만 철 이른 가을 나뭇잎으로 장식된 문이 닫히는 것은 다르다.
    (/ p.194)

    나는 햇빛 속에 나온 그들의 진실이 상상하던 것만큼 끔찍하지도 두렵지도 않아서 그들이 진심으로 포옹하는 것이길 바랐다. 하지만 가슴에 묻은 진실이 나오지 못하도록, 마지막 몇 미터 앞에서 악취와 소란을 퍼뜨리지 못하도록, 그들은 있는 힘껏 포옹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 p.304)

    잡화점 주인은 커피 자동판매기를 마련해 ‘들고 갈 수 있는 커피’라고 적힌 종이를 가게 문에 걸었지만 곧 떼어냈다. 아무도 그런 커피를 사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미망인이 물었다. "커피를 들고 대체 어디를 가라는 거야?"
    (/ p.364)

    "이제 우리는 철저히 혼자가 되었네요." 안경사는 나를 감싸안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우리’라고 말할 수 있는 한 아무도 혼자가 아니란다."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 p.411)

    나는 생각했다. 당연하지. 언제나 슬픈 마를리스라면 언젠가 끝을 내야지. 언제나 아무도 방문하지 못하도록 온 힘을 기울여 애쓴다면 언젠가 끝을 내야지. 주위에서 그 어떤 것도 찾아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책 추천도 냉동식품도 선물가게의 어떤 품목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든 것이 늘 색이 바라 흐릿하면 언젠가 끝을 내야지.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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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마리아나 레키(Mariana Lek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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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도서 1종
    판매수 100권

    1973년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다. 고향에서 서점 직원 교육과정을 마치고 힐데스하임 대학에서 문화언론학을 공부했다. 단편소설집 《케이크 장식》(2001)과 장편소설 《응급 처치》(2004), 《신사 양복점 여직원》(2010), 《의사가 올 때까지. 면담시간의 이야기들》(2013) 등을 냈다. 현재 베를린에서 살고 있다. 2000년 첫 단편소설들로 여성잡지 알레그라 공모전에서 수상했으며, 2001년 《케이크 장식》으로 니더작센 문학상과 바이에른 주 장학금을,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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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자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홍익대학교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모모] [비밀의 도서관] [하이디] [에피 브리스트] [수레바퀴 아래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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