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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견문 1~2권 SET :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 히말라야에서 지중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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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래는 '유라시아 재통합의 길'로 열린다!

이 책은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문명 간 교류와 재건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면서, 유라시아의 실크로드와 초원길과 바닷길이 다시 연결되고 부활하는 감동을 전해준다. 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전체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조망하며, 역사사회학적인 시선으로 포스트-근대를 그려본다. 나라별로 토막났던 국사(國史)들이 하나의 지구사(유라시아사)로 합류한다. 아울러 자본주의 이후, 민주주의 이후를 고민하며 좌우, 동서, 고금의 합작을 통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다른 백 년'의 길을 모색해본다.

출판사 서평

1,000일간의 유라시아 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온
역사학자 이병한의 뜨거운 책, ≪유라시아 견문≫ 제2권 출간!

미래는 다시 ‘유라시아의 길’로 열린다!
유라시아 재통합 현장 견문 두 번째 이야기, 히말라야에서 지중해까지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의 장대한 대서사, [유라시아 견문] 3부작의 제2권. 지난 2016년 첫 출간 당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면서 독자들에게 ‘개안(開眼)’의 충격과 열띤 논쟁을 선사했던 화제의 책이다. 저자는 구미 중심의 패권경쟁과 냉전질서로 유지되던 이제까지의 세계체제가 막을 내리고 동/서, 고/금, 구대륙/신대륙의 대반전(大反轉)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반전의 시대’라 명명한 바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반전’의 시대적 징후를 유라시아 도처에서 목도하며 증언하는, 성실하고 통찰 가득한 견문록이다. 단순한 기행이나 여행이 아니라, 가깝게는 [서유견문]을 잇고 멀리는 동방의 전통적인 연행록을 계승한다.

제1권이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문명 간 교류와 재건을 통해 유라시아의 초원길과 바닷길이 다시 연결되고 부활하는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었다면, 제2권에서는 히말라야에서 지중해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인도양 세계와 페르시아 및 아라비아 세계를 조망한다. 제1권이 8세기 동북아와 동남아, 중앙아시아 및 인도까지 견문했던 신라 승려 혜초의 길과 겹친다면, 제2권은 14세기 북아프리카에서 동남아시아까지 이르렀던 이븐 바투타의 길과 흡사하다(그리고 제3권은 13세기 마르코 폴로의 길과 겹칠 것이다). 전인미답의 길을 개척했던 선구자들의 길을 21세기의 오늘날 계승한, 한국 아니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유라시아 대장정 1,000일의 기록’이다.

19세기가 대서양의 세기, 20세기가 태평양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단연 인도양의 세기일 것이다. 구대륙과 신대륙, 구세계와 신세계의 위상 전환에 인도양이 핵심적 자리에 위치한다. 인도양이야말로 아프리카와 유라시아, 구대륙을 아우르는 ‘지중해’인 셈이다. 그러므로 미래의 바다에 대한 인식의 제고, 감각의 환기가 필요하다. 인도양을 둘러싼 힌두/불교 문명권과 이슬람 문명권에는 유라시아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다. 인도는 미래의 G2이고 이슬람은 21세기 최대 종교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너무도 낯선 이 미지의 드넓은 공간에서는 이미 ‘다른 백 년’의 물결이 유장하다. 식민지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의 분할로 이어지는 남아시아 대분할체제, 그리고 오스만제국의 붕괴 이후 아랍의 분열과 냉전으로 이어지는 서아시아 대분열체제 등 20세기의 모순을 극복하고, 그들이 영위해왔던 독자적인 문명 질서를 현대적인 스타일로 복구하는(중흥中興과 복국復國) 21세기의 섭리를 펼쳐내고 있다.

즉 세계는 지금, 서구 자본주의의 승리를 예견하는 ‘역사의 종언’(프랜시스 후쿠야마)이나 종교/문명 간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문명의 충돌’(새뮤얼 헌팅턴)을 넘어, ‘유라시아 재통합’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나라별로 토막 났던 국사(國史)들이 하나의 지구사(유라시아사)로 합류한다. 이러한 시대적 메가트렌드를 조망하다 보면, 동아시아 대분단체제에 갇힌 우리 한반도의 미래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소중한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유라시아 곳곳의 지식인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지성의 향연이다. 한국에 소개된 해외 사상가들이 워낙 서구에 편중되어 있기에, 저자는 지적 재균형을 위해서라도 유라시아 여러 문명, 여러 나라의 저명한 인사들을 만나 자신의 견문과 소회를 재차 확인한다. 제2권에서는 인도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현직 국회의원으로 유엔의 저명한 국제 관료였던 샤시 타루르, 이슬람 세계의 사상가이자 지도자인 여러 울라마(이슬람 율법학자)들, 아랍/중동의 소식을 전 세계에 전하는 대표적인 미디어 ‘알-자지라’의 초대 편집장 알-셰이크와의 뜨거운 대화들이 이어진다.

Point 1 미얀마 총선부터 인도의 힌두뜨와 실험까지, IS 근거지에서 터키 쿠데타까지
유라시아 격동의 ‘현장’을 가다
<

걸어라 서쪽으로.
문명의 달빛을 따라


"새 길을 내고 싶었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공간적 장벽을 허물고,
전통과 근대 사이의 시간적 단층을 돌파해내고 싶었다. 유라시아의 길을 걷고 싶었다."

미래는 다시 '유라시아의 길'로 열린다!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의 '유라시아 재통합' 현장 견문 3부작, 첫째 권 출간!


젊은 역사학자 이병한의 장대한 유라시아 견문록 제1권. 저자는 전작 [반전의 시대](2016)에서, 패권경쟁과 냉전질서로 유지되던 이제까지의 세계체제가 막을 내리고 좌우, 동서, 고금의 반전(反轉)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반전의 시대'라 명명한 바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반전'의 시대적 징후를 유라시아 도처에서 목도하며 증언하는, 성실하고 통찰 가득한 견문록이다. 단순한 기행이나 여행이 아니라, 가깝게는 [서유견문]을 잇고 멀리는 동방의 전통적인 연행록 혹은 견문록을 계승한다.
저자는 2015년 2월부터 3년 여정의 '유라시아 견문'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방콕, 하노이, 자카르타, 울란바토르, 프놈펜,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시안, 우루무치, 카슈가르, 쿤밍, 양곤, 델리, 뭄바이, 라호르, 카슈미르, 다카, 테헤란, 이스탄불 등 유라시아 곳곳을 누비며 이제 막 견문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 기나긴 여정에서 저자가 목도한 것은, 지금의 세계가 단지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이동한다거나 혹은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적 세계체제 자체가 끝났다는, 그리고 근대 이전까지 존속해왔던(즉, 단지 지난 1~2백 년간 망실해버린 것에 불과했던) 거대한 유라시아망이 다시 연결, 복원되는 지각변동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세계는 지금, 서구 자본주의의 승리를 예견하는 '역사의 종언'(프랜시스 후쿠야마)이나, 이데올로기 대신 종교가 부흥하면서 종교, 문명 간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문명의 충돌'(새뮤얼 헌팅턴)을 넘어, '유라시아 재통합'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다시 말해 석탄의 대량 이용이 시작된 19세기 '대분기'(데이비드 포머란츠)와, 자본주의 '악마의 맷돌'이 세계를 집어삼킨 20세기 '대전환'(칼 폴라니)의 시대를 지나, 이제 유라시아의 '대반전'으로 수렴되는 문명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라시아 견문]이라는 이 3부작 전체가, 그러한 반전시대를 증명하는 거대한 주석이자 생생한 사례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전체의 과거-현재-미래를 함께 조망하며, 역사사회학적인 시선으로 포스트-근대를 그려본다. 나라별로 토막났던 국사(國史)들이 하나의 지구사(유라시아사)로 합류한다. 아울러 자본주의 이후, 민주주의 이후를 고민하며 좌우, 동서, 고금의 합작을 통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다른 백 년'의 길을 모색해본다.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상호 진화,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3부작 가운에 이번에 출간된 제1권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는,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문명 간 교류와 재건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면서, 유라시아의 실크로드와 초원길과 바닷길이 다시 연결되고 부활하는 감동을 전해준다. 거기에다 새 천년에는 하늘길과 온라인이 더해져, 세계는 시시각각 가까워지고 있다.
가장 큰 축은 역시 중국이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일 것이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One Belt)와, 동남아시아와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One Road)의 옛 길을 다시 복원해낸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중국의 신장 우루무치에서 아라비아 해에 자리한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까지 도로, 철도, 송유관, 광섬유케이블 등이 연결되는 '경제회랑'이 건설되고 있다. 즉 파키스탄을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기점으로 삼으면서, 이제 과다르 항은 남아시아의 허브가 되고 있다. 또한 대당제국의 수도였던 장안이 과거 중원의 대운하와 서역의 비단길이 합류하던 곳이었듯, 현재의 시안도 내륙의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직결되면서 이국적이고 혼종적인 세계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그래서 "시안의 미래는 장안"BR>
이 책은 현재 유라시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동의 순간들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담아내면서 그 기원과 역사까지 아우른다. 아웅산 수치가 승리한 2015년 미얀마 총선 현장(본문 26쪽)에서는 미얀마의 독립 영웅이자 수치의 아버지인 아웅산 장군부터 우누, 우탄트, 네윈을 거쳐 ‘레이디’ 수치에 이르기까지, 미얀마의 근현대사를 돌아본다. 버마족과 소수민족 간 세계 최장기 내전의 기원을 더듬어 올라가다 보면 인도양을 둘러싼 대일본제국과 대영제국의 유산을 만나게 되며(본문 40쪽), 버마식 사회주의와 미얀마식 자본주의 사이에서 미얀마의 ‘가지 못한 길’도 회감해보게 된다(본문 56쪽).

1990년대 이후 냉전체제가 와해되면서 인도 역시 급변하고 있다. 네루의 국민회의가 압승했던 ‘1952년 체제’를 마감하고,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인민당(BJP)의 ‘2014년 체제’가 출범했다(본문 92쪽). 이 선거 혁명을 주도했던 21세기의 신청년들은 간디와 네루의 명문가 자제가 아닌 자수성가형 개인을, 금수저가 아닌 흙수저를, 내부자가 아니라 아웃사이더를 선택한 것이다.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의 역설은 민주주의의 확산과 심화로 말미암아 힌두교가 복권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는 대중에게 힘을 부여한다. 그런데 그 절대다수 사람들의 생활세계가 여전히 힌두 문명 아래 자리한다. 즉 오늘날 인도는 민주화와 세계화, 힌두화가 공진화하면서 종교혁명과 정치혁명을 아우르는 힌두형 문명국가(힌두뜨와)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본문 120쪽, 132쪽). 그리고 오늘날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의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인도의 경세가이자 30년간 유엔의 국제 관료로 일해온 샤시 타루르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되짚어본다(본문 294쪽). (2006년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서 반기문에게 석패한 후보가 바로 타루르였다. 당시 유엔 내부에서 신망이 두터운 타루르가 사무총장이 되면 미국의 영향력 행사가 힘들어질 것을 우려해 미국이 반대한 것이라는 후일담이 있다.)

그런가 하면 2016년 7월 15일 밤, 터키 현대사의 분수령으로 기록될 쿠데타 현장에도 저자가 있었다(본문 326쪽). 1923년 신생 터키공화국 수립 이래 터키 현대사는 군인들이 주도해오면서, 민간 지도자가 군부에 의해 제거되는 역사가 수차례 반복되었다. 그러나 이번만은 처음으로 무력에 의한 쿠데타 시도를 시민들이 막아낸 것이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에르도안 대통령과 민간 정부를 국민이 지켜내었다. 그러나 구미의 언론 보도는 승리감에 도취된 이스탄불과는 거리가 멀었다. ‘포위된 대통령’, ‘무자비한 대통령’, ‘폭력적인 군중’ 운운하며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자들 간의 갈등, 독재자의 탄압과 시민의 저항이라는 상투적인 이미지들만 전시되었다. 저자는 그 이면에서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국제관계를 되짚어보며, 오늘날 터키의 새로운 방향 선회를 포착한다. 즉 더 이상 냉전의 파수꾼이자 미국의 중동 정책을 매개하는 첨병이기를 거부하는 터키식 ‘재균형’인 것이다. 아울러 지난 100년 오스만제국에서 터키공화국으로 쪼그라들며 질주해온 서구적 근대화(본문 372쪽)를 마감하고, 이제 풀뿌리 이슬람, 이슬람 민주주의, 신(新)오스만주의로 발진하고 있는 터키의 근현대사를 총체적으로 조망해본다(본문 391쪽).

지난 몇 해 동안 유라시아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IS(이슬람국가)였다. 저자는 이슬람 세계를 견문하는 내내 알-자지라를 비롯한 ‘아랍의 소리’를 청취하면서, 영어 공론장을 통해서는 접하기 힘든 IS 탄생의 배경과 역사, 그들의 이념과 정체성을 추적하며 그 실체에 접근해간다(본문 340쪽). 그리고 아랍의 시각에서 중동의 소식을 전하는 대안적 미디어로서 현재 수십 개 채널의 글로벌 미디어로 진화한 알-자지라 본사를 방문해, ‘알-자지라의 전설’로 불리는 초대 편집장 아흐마드 알-셰이크를 직접 인터뷰한다(본문 568쪽). 아랍어 공론장의 규모는 20억 영어 공론장에 버금가는 16억 규모에 이르며, 아랍어 위성방송의 채널 수만도 700개를 넘어서 전 세계 위성 채널의 40퍼센트를 차지한다. 그중 독보적인 존재가 알-자지라다. "폭스 뉴스가 가짜 뉴스"라는
이며, "미래 세계가 고대 중국으로" 향하는 것이다. 신세계는 기울고, 구세계는 다시 차오른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가 점차 유라시아 대륙 전역의 국가들을 수용해가는 양상도 흥미롭다.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이 정식 회원국이 되면서 그 영역은 더욱 넓어졌는데, 준회원(옵서버, 대화 파트너) 국가까지 포함하면 유라시아의 거의 대부분을 포괄한다. 이는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배타적, 냉전적 동맹의 성격과 극명히 대비된다. 게다가 이란의 핵 협상 타결 후 '정상국가화'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이란의 '동방 정책'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곧 이란이 SCO의 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산업혁명의 원조이자 신자유주의의 고향인 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결단하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의 AIIB 가입이 봇물을 이루었다. 아편전쟁 이래 200년의 세계체제가 저물어가고, 이제 신동방무역 시대를 맞아 유러피언 드림과 중국몽이 합류하면서 유라시아 르네상스를 예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비단길 프로젝트가 있다면, 인도에는 면화길이 있다. 인도는 이미 러시아와 함께, 이란을 통해 양국을 잇는 남북 회랑을 구상 중이다. 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세안, 인도네시아 등 인도양 주변의 세계를 아우르며, 신드바드가 바그다드에서 인도양을 거쳐 중국 광저우를 향했던 것처럼 과거 인도양 세계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인도양을 둘러싼 이슬람 세계의 부흥도 활기를 띤다. 명실상부 아세안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대표적인 무슬림 국가다. 1955년 수카르노(인도네시아)와 네루(인도), 저우언라이(중국), 나세르(이집트) 등의 정상들이 모였던 반둥 회의(아시아-아프리카 회의)의 정신이 60년 뒤 다시 꽃을 피워 "자유"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인도태평양 시대'의 '역동적 균형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또 다른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닌 제3의 길로서 '이슬람 경제'를 일구어냈다(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에는 IMF에 맞서 비서구적 세계화를 추진했다). 즉 이슬람의 성경인 '코란'의 율법에 따라 도박성과 불확실성, 착취적 요소를 포함한 경제활동을 일절 금지하고, 원천적으로 불로소득인 이자를 인정하지 않고(은행 이자는 간통보다 36배 나쁘다고 한다) 투자 리스크를 공유하는 독창적인 '이슬람 금융'을 수립했다. 월 스트리트의 아성에 도전하는 할랄 스트리트의 구현이다. 그리고 이슬람 전통에 기반한 할랄 산업이 점차 확산되면서 이제는 소비 공간 자체가 이슬람화하고 있다. 특히 깨끗하고 윤리적인 할랄 식품은 시대적 트렌드에도 부합하여, 중국의 무슬림을 비롯해 유럽 각지의 무슬림들에게도 확산되면서 이미 세계인이 즐기는 식품이 되고 있다.
유라시아의 한복판인 신장 우루무치와 카슈가르는 그야말로 코즈모폴리턴의 세계다. 중국 최서북단에 위치한 우루무치는 사실 베이징과 상하이보다 테헤란(이란)과 뉴델리(인도)가 더 가깝다. 아랍어와 중국어와 러시아어에 능한 위구르인들의 유라시아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중화세계와 이슬람 세계가 섞여든다. 인구 또한 급격히 증가하면서 한족들만이 아니라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터키, 러시아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유라시아의 한복판에 '범이슬람 1일 생활권'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중화세계의 서쪽 끝이자 파키스탄에 인접한 카슈가르 역시 인구의 9할이 위구르인들로서, 중화문명과 인도 문명, 이슬람 문명과 유럽 문명이 어우러진 다문명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유라시아의 남북을 잇는 초원길은 어떤가? 유라시아의 거시적 통합의 마지막 열쇠를 쥔 것은 바로 몽골이다. 몽골은 세계 두 번째, 아시아 첫 번째 공산국가를 거치는 동안 사실상 소련의 속국으로 살았으나, 1992년 '붉은 몽골'이 사라진 이후에는 다시 동방으로 귀환하고 있다. 2015년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중국의 일대일로를 통합하고자 하는 중-러 간 '동맹'의 구상에서 몽골의 역할은 실로 다대하다. 유라시아형
세계체제를 복구해가는 21세기에 몽골은 다시 동서남북을 잇는 '가교국가'로 비상하는 것이다.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왕년의 초원길을 대신한 하늘길이 분주하고, 유목민의 후예답게 울란바토르 시민의 절반이 외국 생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북방에서도 오래된 세계가 새롭게, 다시 펼쳐진다.

좌-우. 근대-전근대. 서구-비서구.
3중의 분단체제를 넘어서는 '유라시아/사'의 재구성


이 책의 미덕은 단지 유라시아의 현재를 보여주는 유라시아-사(事)에서 멈추지 않는다. 곳곳에서 지난 세기 동안 단절되고 일그러진 유라시아-사(史)를 온전히 복원해내고 있다. 근대의 유럽과 태평양에 편중된 영, 미 중심의 역사 기억을 바로잡는, 이른바 '역사전쟁', '기억전쟁'이다.
예컨대 2차 세계대전을 '태평양전쟁'으로 축소시키는 명명에서 벗어나, 소련과 중국이 유라시아의 동과 서에서 나치즘과 파시즘을 격퇴한 '유라시아 전쟁'으로 자리매김한다. 아울러 중국공산당의 '붉은' 대장정 외에 또 하나의 대장정, 즉 장제스의 국민당이 충칭으로 대장정을 떠난 역사를 재조명한다. 상하이 전투와 난징 대학살을 거치면서 일본 제국주의를 버텨낸, 항일의 최후 보루였던 1937년의 충칭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충칭 시민들은 방공호의 공포에서 자그마치 8년을 떨어야 했고, 중국은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오래 전쟁을 치른 나라이자 가장 많은 사람이 죽고 가장 많은 피난민이 발생한 나라였다. 그러므로 2차 세계대전의 주역은 명백히 소련과 중국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식민지 근대화에서 속국 민주화로 이행한 필리핀의 '슬픈 민주주의'의 뿌리를 들여다보고, 캄보디아의 '적색 킬링필드'에 가려진 미국의 '백색 킬링필드'도 주목해본다. '붉은 라오스'의 탄생에 깃든 인도차이나의 근현대사와, 몽골 분단의 비밀도 세심하게 더듬어본다. 또한 중국 윈난에서 미얀마, 태국, 라오스의 국경 지대까지 이어진 버마 로드의 흔적을 더듬고, 작금의 우크라이나 사태의 기원을 '나치의 후예'(우리로 치면 친일파)들의 등극에서 찾아낸다. 이 외에 [서유견문]과 [대당서역기]와 [서유기]에 대한 창조적 독해, 캉유웨이의 [대동서]와 '대동'(大同)의 계보, 포스트-몽골 시기에 대청제국과 오스만제국의 서로 다른 향방 등을 읽는 재미는 덤이다.
이 책은 이렇듯 유라시아의 과거와 현재가 씨실과 날실처럼 종횡무진 엮이면서, 다채로운 '유라시아/사'를 재구성한다. 지난 세기, 구미의 세계질서가 일방으로 주입되면서 문명적 질서가 모두 붕괴되고 국가별로 쪼개져서 무한경쟁을 반복해왔다. 중국의 부상이니 인도의 부상이니 하는 작금의 세계인식 또한 국가 중심으로 사고하는 20세기형 지정학과 국가간체제(Inter-state system)의 소산이었다. 하여 새 천년 초원길과 바닷길의 복원은 판갈이의 출발이다. 백 년간 끊어지고 막혔던 동-서의 혈로를 다시 뚫어 물류와 문류(文流)를 재가동하는 유라시아의 재활운동이다. 국경(Border)이 통로(Gateway)가 되어 문명과 문명을 잇는다. 지리는 재발견되고, 지도는 다시 그려진다. 21세기의 대세이고 메가트렌드이다.

유라시아 지성들과의 인터뷰,
서구-근대에 편향된 한국 지식인 사회에 일침을 가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백미는, 유라시아 곳곳의 지식인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지성의 향연이다. 한국에 소개된 해외 사상가들이 워낙 서구에 편중되어 있기에, 저자는 지적 재균형을 위해서라도 유라시아 여러 문명, 여러 나라의 저명한 인사들을 만나 자신의 견문과 소회를 재차 확인한다.
예컨대 일대일로의 설계자인 중국 학계의 거물 후안강을 만나 일대일로의 사상을 직접 듣고 질문을 던진다. 이른바 '중국학파' 가운데 사상 면으로는 왕후이, 외교 면으로는 옌쉐퉁과 함께, 경제 방면으로 대표적인 인물이 후안강이다. 2000년부터 중국 내정을 연구하는 칭화대학교 국정 연구원장을 맡아 '슈퍼차이나', '중국몽', '일대일로', '신상태' 등 최근 널리 회자되는 개념과 조어가 거의 그의 연구에서 비롯됐거나 구체화되었다. 후안강은 일대일로 사상의 핵심으로 '지리 혁명, 공영주의, 천인합일'을 꼽았다. 즉 향후 중국은 '책임대국'으로서, 일대일 알-셰이크의 일침은, 우리가 얼마나 기울어진 공론장에서 편향된 시각으로 반쪽 세계에서만 살아왔는가를 뼈아프게 성찰케 한다. 아랍의 소리, 이슬람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듣지 못하면 IS로 달려갔던 유라시아의 수많은 젊은이들을 영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듯 저자가 늘 ‘현장’ 속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선입견이나 이념으로 오늘의 세계를 재단하지 말고, ‘실사구시’하자는 것이다.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고전을 학습하고 그들의 현재를 주시하면서, 그들의 논리로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들의 미래(=우리의 미래)를 전망해보자는 것이다. 18세기 북학파에게는 동아시아나 중화세계가 임계였겠지만, 오늘날의 세계는 훨씬 더 공간적 지평이 넓어졌다. 21세기의 실학자라면 응당 유라시아 전체의 형세와 기세를 두루 살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한반도의 남과 북이 함께 가야 할 미래의 길 또한 동아시아 너머 동유라시아, 유라시아 전체일 것이다. 즉 유라시아를 ‘천하일가’로 삼는 담대한 상상력을 키우고 실천력을 확보하자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Point 2 유라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유라시아-사(事/史)의 재구성
남아시아 대분할체제, 중층의 역사적 단층들을 만나다


이 책의 미덕은 그 뜨거운 현장에서 유라시아의 현재를 보여주는 유라시아-사(事)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곳곳에서 지난 세기 동안 단절되고 일그러진 유라시아-사(史)를 온전히 복원해내고 있다. 유라시아의 과거와 현재가 씨실과 날실처럼 종횡무진 엮이면서, 다채로운 중층의 ‘유라시아/사’를 재구성한다. 근대의 유럽과 태평양에 편중된 구미 중심의 역사 기억을 바로잡는, 이른바 ‘역사전쟁’, ‘기억전쟁’이기도 하다.

오늘날 인도양 세계가 중요한 것은 20세기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데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극서 대영제국과 극동 대일본제국이 인도양에서 충돌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비로소 2차 세계대전의 전모가 드러난다. 유럽 전선과 아시아 전선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라시아 전쟁’으로 통으로 연동되어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본문 167쪽). 그리고 그 끝에, 대일본제국 이후의 동아시아 대분단체제와 결코 무관치 않은, 대영제국 이후의 남아시아 대분할체제도 자리한다(본문 198쪽~267쪽).

20세기 최대의 분단국가는 남/북한도, 남/북베트남도, 동/서독도 아니다. 단연 인도/파키스탄이다.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인도는 13억, 파키스탄은 2억이다. 여기에 파키스탄에서 떨어져 나온 방글라데시도 1억을 훌쩍 넘는다. 남아시아가 대분할되지 않았다면 인도는 진즉에 중국보다 훨씬 큰 나라였을 것이다. 단숨에 세계 최대의 국가이자, 세계 최대의 힌두교 국가이며,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라는 복합제국적 성격을 자랑했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대영제국이 무책임하게 철수하면서(인도/파키스탄 분할 계획 발표), 인도 아대륙에서는 범이슬람주의와 범힌두주의가 사납게 충돌했다. 결국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은 각기 독립을 선포한다. 분단건국이었다. 그리하여 신생 국가 파키스탄의 모양새는 기형적인 것이었다(본문 214쪽 지도). 인도 아대륙의 서북에는 서파키스탄이 들어섰고, 동북에는 동파키스탄(현재 방글라데시)이 세워졌다. 한 나라이건만 서로 1,5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벵골과 펀자브는 주 차원에서 동과 서로 분할되었다. 동벵골과 서펀자브는 파키스탄에, 서벵골과 동펀자브는 인도에 귀속되었다. 펀자브와 이웃한 카슈미르도 쪼개졌다. 인공적이고 작위적인 근대 국가의 탄생이었다.

정부기관과 관료들, 서류더미와 각종 물품들까지 쪼개졌다. 인도에 남을 것이냐, 파키스탄으로 갈 것이냐. 좋은 물건을 남기고 나쁜 물건을 보내려는 쪽과, 나쁜 물건을 남기고 좋은 물건을 옮기려는 이들 간에 다툼이 그치지 않았다. 주요 대학과 공공도서관의 장서도 분할되었다. 아랍어와 페르시아어로 기록된 자료는 파키스탄으로 보내졌다. 델리에 남아 있던 무굴제국의 위대한 문화유산이 대거 유실된 것이다. 군대도 반 토막으로 쪼개야 했다. 대영제국에 복속되어 유라시아 전역에서 끈끈한 전우애를 쌓아왔던 군인들이 순식간에 무슬림과 힌두로 나뉘어, 파키스탄군과 인도군으로 서로를 겨누게 된 것이다. 그리고 군대의 분할은 장차 양 국가의 재통합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사건이 되었다. 대분할체제 속에서 비대하게 성장해간 양국의 군부는 반동적 수구집단으로 자라났다.

분단건국으로 사태가 종결된 것도 아니었다. 근대 국가는 국민을 산출하고, 국민은 비국민을 양산하며, 난민을 국가 밖으로 배출한다. 수많은 피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20세기를 통틀어 최단 기간 내 최다 인구의 교환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 피난의 경로 곳곳에서 힌두와 무슬림 간 폭동과 학살의 역사가 이어졌다. 오늘날 펀자브, 카슈미르, 벵골 등 인도 국경 지대 난민 사태의 비극도 그 뿌리는 이러한 대분할체제에 기인한다. 그리고 급기야 1971년, 파키스탄마저 분할돼 방글라데시가 탄생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닉슨-키신저와 마오쩌둥-저우언라이 등 동아시아 대분단체제와 동서냉전이 겹겹으로 교착되어 있다.

Point 3 포스트-오스만, 서아시아 대분열체제
아랍의 냉전부터 아랍 민족주의까지, 아랍의 분열과 재통합의 길항
1979 이란의 이슬람 공화국 혁명으로부터 이슬람 세계의 대반전이 시작되다


(서)아시아, (남)유럽, (북)아프리카 삼대륙을 아우르며 이슬람적 세계제국으로 600년간 지속해왔던 오스만제국(1299~1922)도 유럽 제국주의의 점령 아래 30여 개 인공 국가로 쪼개어져갔다. 다민족/다종교/다언어를 품어 안았던 ‘이슬람의 집’이라는 커다란 지붕을 부수고 근대의 민족주의와 국민국가로 질주해가면서, ‘지고(至高)의 국가’에서 ‘중동’으로 재편된 것이다. 이로써 오늘날 지상 최대의 화약고가 되었다.

이 서아시아 대분열체제의 모순이 응축된 곳이 바로 지중해의 ‘분단의 섬’ 키프로스다(본문 411쪽). 그리스, 페니키아, 페르시아제국, 이집트, 로마제국, 비잔티움제국, 오스만제국 등을 두루 거치면서 서로 다른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해왔던 이 섬이 키프로스공화국(동방정교회)과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이슬람)으로 분단된 것은 1974년이되, 그 기원은 대영제국이 점령해온 1878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오스만제국 최초의 독립국인 그리스 독립(1832) 이래 발칸반도 국가들의 독립, 터키 독립(1923), 키프로스 독립(1960), 북키프로스 독립(1983)으로 이어지는 ‘포스트-오스만’의 지중해에는 영국과 러시아의 그레이트 게임, 그리스 민족주의와 터키 민족주의를 격돌시킨 대영제국의 100년 통치(1878~1960), 영국.프랑스의 중동 분할책(1916년 사이크스-피코 협정), 전후 냉전체제 등이 켜켜이 얽혀 있다. ‘유라비아’의 개념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본문 543쪽). 아랍 문명과 유럽 문명이 지중해를 사이로 얼마나 긴밀했는가를 다시 환기하면서, 유럽과 아라비아를 통으로 사고해야 하는 것이다.

지중해와 아랍 세계의 연쇄적인 국민국가 분열/건국의 흐름 한편으로, 또 다른 역사적 조류가 싹트고 있었다. 아랍 세계의 대통합을 도모했던 ‘아랍 민족주의’ 운동이다(본문 444쪽, 460쪽). 조선의 3.1운동과 중국의 5.4운동이 일어나던 해, 이집트에서는 거국적인 반영(反英)운동인 ‘1919년 혁명’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혁명을 받아 안아 1922년 ‘독립국가’가 선포되었으되, 이는 대영제국이 이집트를 오스만제국으로부터 ‘독립’시켜줌으로써 대영제국이 보호국임을 공식화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혁명 신세대의 대표주자인 나세르가 혁명가로 성장하여 향후 아랍 민족주의의 불을 지피게 된다. "아랍 민족은 하나"라는 상상의 공동체는 결국 1958년 이집트와 시리아를 통합한 ‘아랍연합공화국’ 출범으로 현실화되고, 이는 이웃한 이라크와 알제리, 레바논, 요르단, 예멘 등에까지 영향을 미쳐 아랍 세계의 대통합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했다. 그러나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아랍-이스라엘 전쟁)으로 아랍군은 6일 만에 초토화되고, 아랍몽은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이렇듯 한편으론 아랍 세계의 냉전과 분열이, 다른 한편으론 아랍의 재통합이 길항하는 가운데, 새로운 반전의 흐름이 아랍의 동쪽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로라는 일종의 지리 혁명의 새 공간을 '윈-윈의 공영주의'와 '생태 문명 건설'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채워나가겠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키쇼어 마부바니(싱가포르대학교 리콴유공공정책대학 학장)도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집으며 아주 새로운 영감을 선사한다. 흔히 싱가포르를 독재국가라고 일컫는 데 대해 마부바니는 그야말로 "시각이 좁은 것"이라며 일축한다. 모든 국가의 역사적 발전 경로가 하나뿐이라는 터무니없는 세계관에 빠져 다른 역사적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고를 못하는 서구 중심주의의 발로라는 것이다. 오히려 작금의 서구 민주주의야말로 대중에 아부하고 편승하는 정당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면서 국가 운영을 방만하게 하는, 민주국가의 커다란 '역설'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일당제 국가인 싱가포르는 최고의 엘리트를 공정하게 선발하여 국가에 헌신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공공주택, 공공의료, 공공교육 등에서 이미 세계적인 성취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절대빈곤도 거의 없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라고 말한다. 서구의 국가들이 종교국가에서 세속국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확보가 그만큼 중요했던 것과 달리, 중국이나 싱가포르는 '사대부'와 같은 비판적 지식인을 내부로 포용하는 세속국가의 경험이 이미 오래되었기 때문에 서로의 역사적 경로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인도 출신으로 시카고대학에 있다가 최근 싱가포르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프라센지트 두아라는 '서구적 근대'가 아닌 '지구적 근대'의 시대인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즉 서구에서 주도하던 '탈근대' 담론이 아니라 '탈서구적 근대', 즉 서구를 여럿 중 하나로 담아 안는 '지구적 근대'의 담론이 필요한 때이며, 따라서 그에 걸맞은 새로운 모델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더 이상 진보, 발전, 성장 등과 같은 개념이 아니라 지구의 지속 가능성이다. 그리고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의 종교와 영성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동아시아의 '하늘'이라는 개념이나 남아시아의 '다르마'(법, 도), 불교와 힌두교, 자이나교 같은 고전 종교들의 세계관을 재사유하면서, 개인주의나 자유주의와 같은 근대적 인간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아를 주체로 내세우지 않고 자아를 극복하려 했던 다양한 수련들을 복구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그러면서 원래 철학의 일종이자 진리 추구의 방편이었던 요가와 쿵푸 같은 수행마저 단순히 몸 가꾸기로 변질되어 신체마저 자본의 영토가 되어버렸다며, 아직 '뉴에이지'는 도래하지 않았다고 꼬집는다.
이 외에도 중국의 민간 유학자인 장칭은 서구식 민주주의를 넘어 왕도정치를 주장하며 '의회 삼원제'를 제안한다. 즉 보편적이고 초월적인 합법성을 대의하는 기구로서 일종의 유림정치를 행하는 '통유원'(通儒院), 민의를 대표하며 서구 민주주의의 의회를 수용한 '서민원'(庶民院), 그리고 각종 종교단체나 교육기관 또는 비정부기구 인사 등의 망라하여 역사와 문화를 대변케 하는 '국체원'(國體院) 등 3체제의 의회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물론 각 의회마다의 선출 방식은 그 성격에 맞게 선발제, 선거나 추첨제, 세습 혹은 추천제 등으로 달리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인 유학자'와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케임브리지대학 출신으로 서구적 좌파에서 이른바 '유교 좌파'로 '전향'해 칭화대학교 교수로 재임 중인 대니얼 A. 벨이다. 그는 서구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을 '중국 모델'에서 찾고 있다. 그는 현대 민주국가의 선거가 갈수록 시장화, 미디어화되면서, 선거의 정치문화가 점점 예능산업이나 스포츠산업과 같은 소비문화와 유사해진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미국의 대통령 선거 과정은 메이저리그 야구와 너무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선거정치 자체가 월 가와 거대 자본, 거대 미디어에 좌우되고 있는데도 유권자들은 마치 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듯한 착시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공산당원의 선발과 승진의 내부 시스템에 착안해 '정치적 실력주의'에 주목한다. 즉 기층과 상층을 나누어서 풀뿌리 자치는 '민. 1979년 2월 1일, 호메이니의 이란 혁명(이슬람 혁명)이다(본문 472쪽). 1917년 러시아 혁명과 1949년 중국 혁명에 필적하는 세기적인 사건이었다. 냉전기 ‘페르시아만의 헌병’으로서 중동 최대의 친미 국가이기를 멈추고, 이슬람 문명[古]과 공화정치[今]를 결합한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선 것이다. 미국은 곧 중동의 말[馬]을 이라크로 바꾸어 사담 후세인을 지원함으로써 이란 혁명을 분쇄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발발한 것이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이다. 걸프전쟁(1991)부터 이라크전쟁(2003)까지 ‘이라크 문제’의 씨앗이 이때 뿌려진 것이다. 그러나 호메이니는 이 전쟁을 국가 간의 전쟁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무슬림과 이교도 사이의 ‘이슬람 전쟁’ 혹은 ‘문명의 충돌’로 이해했다. 이로써 ‘아랍 민족주의’에서 ‘이슬람주의’로 반체제 이데올로기가 전환되고, 아울러 중동의 세력 균형만이 아니라 담론 구조 자체가 반전되었다.

이슬람 혁명의 파문은 국경 밖으로도 퍼져갔다. 이란이 미국의 ‘자유주의 제국주의’에 맞서서 이슬람 혁명을 쟁취했듯이, 아프가니스탄은 소련의 ‘사회주의 제국주의’에서 떨쳐 일어나 이슬람 혁명을 성취코자 한 것이다. 백색도 적색도 아닌 녹색 깃발을 들자, 수많은 무슬림들이 의용병으로 참전했다. 그곳 아프가니스탄에서부터 소련은 침몰되어 갔다(1991). 그리고 10년 후 그 후예들(알-카에다)이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상징적 건물인 뉴욕의 세계무역빌딩도 폭파한다(2001). 1979년 이란 혁명의 파문이 탈냉전을 촉발하고 21세기를 격발하고 있는 것이다.

중동의 지정학도 요동치고 있다. 이슬람에 공화정을 접속시킨 혁명국가의 등장은, 서방의 획책으로 분할된 영토에서 영주처럼 군림하던 지배자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었다. 1981년 쿠웨이트,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아랍에미리트가 서둘러 걸프협력기구(GCC)를 형성한다. 왕정국가들이 연합하여 공화혁명의 확산을 저지코자 했다. 그럼에도 35년이 지난 오늘날, 이란의 영향력은 아랍 세계 전반으로 미치고 있다. 21세기의 이집트,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예멘, 알제리, 튀니지,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모로코, 파키스탄, 그리고 터키까지 이슬람 세계는 온통 1979년 이란 혁명에서 정치적 영감을 얻고 있다. 즉 어느새 이란은 근대 국가의 울타리를 훌쩍 넘어서, 동쪽으로는 인도의 펀자브 지방부터 서쪽으로는 이집트까지, 남쪽으로는 아라비아반도부터 북쪽으로는 흑해 연안까지, 페르시아 세계의 좌장 역할을 복원해가고 있는 것이다.

Point 4 유라시아의 대반전은 계속된다
생활세계의 재편, 정치적 영성, 미래의 학문, 신(新)천하도


오늘날 유라시아 대반전의 흐름은 생활세계에서도 깊이 감지된다. 힌두의 요가(본문 155쪽)와 이슬람의 히잡(본문 557쪽), 그리고 요기(인도 철학자/수행자)식 라이프 스타일과 울라마(이슬람 율법학자)식 라이프 스타일이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되어 매력을 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일상이 민중화/민주화/세계화되고 있다. 이는 ‘정치적 영성’의 개념과 직결된다. 나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대리인들을 대표로 선출했던 저급한 민주주의에서, 나를 더더욱 나은 사람, 사람다운 사람으로 고무하고 격려하는 사람들을 대표로 삼는 고급한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것이다. 지난 100년의 정치 논리였던 세속과 종교의 분리가 아니라, 더욱 고등한 형태로 성(聖)과 속(俗)이 재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것이 ‘미래의 정치’일 것이라고 진단한다.

유교 문명권에 ‘천하’가, 힌두/불교 문명권에 ‘만달라’가 있었다면(이상 제1권), 이슬람 문명권에는 ‘움마’(이슬람 공동체)가 있다. 저자는 이슬람 세계 곳곳에서 울라마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움마’의 개념과 정신, 샤리아(이슬람의 법)와 와크프(공유제) 등 이슬람 세계의 정치/경제/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근본 틀을 깊이 탐색해간다(본문 505쪽). 나아가 그들의 시각으로 지난 20세기의 역사를 다시 조망해보고, 오늘날 중동/아랍의 뜨거운 이슈인 IS부터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 난민 사태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주주의'로, 국가 통치는 '실력주의'로 가자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시아의 전통적인 과거제를 선거제와 접목시키는 것이다.
이렇듯 전 지구적으로 위기에 봉착한 근대 세계체제(자본주의, 민주주의) 이후의 대안 찾기에 골몰한 유라시아 지성들의 뜨거운 목소리를 듣다 보면, 한-미-일의 냉전적 동맹체제에 갇혀 퇴행을 거듭하는 우리 사회의 앞날이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우리 사회가 하루 빨리 '헬조선'에서 탈출하고 '지속 가능한 지구와 인류 만들기'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영감과 혜안을 얻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들어본다.

이렇듯 유라시아를 분단/분할/분열시켰던 ‘거대한 체스판’이 ‘촘촘한 그물망(network)’으로 갱신해가면서, 이제 국경으로 나뉜 19세기형 세계지도 대신 21세기판 ‘신(新)천하도’가 필요한 때이다. 각 도시들과 그 도시들을 잇는 다양한 연결망, 고속도로, 고속철도, 공항, 송유관, 인터넷 등을 표기하는(유라시아의 기와 혈이 흐르고 맥이 통하는) 일종의 ‘지도 다시 그리기’(re-mapping)이다. 그 신천하의 그물망 속으로 깊숙이 접속해 들어가는 것이, 장차 한반도의 남과 북이 합작해야 할 미래사업(창조경제, 제4차 산업혁명)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학문의 지형도도 재편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19세기 이전까지 천 년의 세계어/문명어였던 페르시아어와 아랍어가 (이슬람 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이들의 소비력이 증대하면서) 다시 세계어의 위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이는 결코 먼 미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대학이라면, 현재의 (한)국학과 서(구)학 득세에서 이슬람학이 3분의 1의 위상을 차지하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전 세계 석학들이 모여서 ‘천하와 움마’를 주제로 토론할 날도 머지않았을지 모른다. 나라별로 쪼개져서 경쟁했던 ‘세계(World)’라는 관념으로는 더 이상 미래가 열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8~
출생지 경남 거제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연세대학교 학부에서 사회학을,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중화세계의 재편과 동아시아 냉전: 1945~1991]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상하이 자오퉁(交通)대학교 국제학대학원, UCLA 한국학연구소, 베트남 하노이 사회과학원, 인도 네루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등에서 공부하고 연구했다. 월간 [말] 편집위원, 창비 인문사회 기획위원, 세교연구소 상근연구원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프레시안] 기획위원으로 3년 여정의 ‘유라시아 견문’을 진행했으며, ‘한반도의 통일’과 ‘동방 문명의 중흥’을 견인하는 ‘Digital-東學’ 운동을 궁리하고 있다.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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