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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 With Frida Kah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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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연준
  • 출판사 : 알마
  • 발행 : 2018년 05월 07일
  • 쪽수 : 21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5992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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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녀가 사라져도 남아 있는 것이 있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사랑을 갈구했던 프리다 칼로,
시인 박연준이 포착한 지적이며 한없이 매혹적인 사랑의 말


“시인은 프리다 칼로와 춤을 추고, 듀엣 곡을 연주하며, 술잔을 기울인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화가의 영혼에 빙의된 시인의 눈부신 춤사위를 본다.”
- 정여울 / 작가

‘피보다 더 붉은’ 프리다 칼로의 예술과 사랑
시와 그림으로 쓴 에세이 ‘활자에 잠긴 시’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박연준 시인의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가 알마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고통과 상처로 ‘하염없이 추락하는’ 삶을 살았던, 그리고 그것을 질료로 ‘피보다 더 붉은’ 작품을 남긴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예술과 사랑의 궤적을 좇은 박연준 시인의 시적 사유의 기록이다.
박연준 시인은 ‘시적인 것’과 맞닿은 프리다 칼로의 그림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그림으로 변용되기 전 화가 마음 상태를 미리 읽어”보고, 일기나 편지에 남긴 프리다 칼로의 언어들을 되새기며 ‘디에고 리베라와의 사랑’의 실체에 대해 탐색한다. 수천 번 부서졌지만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필요했던 ‘사랑’에 대하여, 그리고 결국 부서지지 않고 살아남게 된 ‘작품’에 대하여 한없이 날카롭고 한없이 따스한 언어로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시인은 프리다 칼로의 그림과 시인이 속한 현실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소하지만 솔직하고 부조리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개인적 독백을 이 책에 담아냈다.
정여울 작가는 “프리다 칼로가 이 책을 볼 수만 있다면, 그녀는 분명 뛸 듯이 기뻐할 것이다. 머나먼 나라, 그녀가 살았던 멕시코에서는 지구 반 바퀴는 돌아야 비로소 도착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시간과 공간의 간극을 뛰어넘어, 프리다 칼로는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소울메이트를 만난 것이다”라고 말했다.

프리다 칼로의 ‘살아남은’ 그림과 시인의 변주곡
시인 박연준과 화가 프리다 칼로의 만남이 특별한 이유는 시와 그림의 어울림이다. 박연준 시인은 프리다 칼로의 그림이 시와 닮았다고 말한다. “그림과 시는 비와 눈처럼 닮았다. 안개와 허기처럼, 그리움과 기차처럼 닮았다. 밤과 다락처럼, 비밀과 그물처럼 닮았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시적 언어’로 받아들인 박연준 시인은 이 책에서 10편의 그림을 선별하여 시로 ‘번역’했다. [나의 탄생]에서 [버스에서]에 이르기까지 10편의 ‘그림 번역’은 ‘삶과 죽음’, ‘사랑과 실연’, ‘고통과 아픔’에 대한 시인의 변주곡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화가가 사라져도 결코 잊히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유이며, 그림이 미처 다 말하지 못한 메시지를 다시 살려내보는 특별한 작업이다.
박연준 시인은 “존재가 증발한 뒤에도 남아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들을 한데 그러모아보고 싶었다. 어쩌면 물감이 그림이 변용되기 전 화가의 마음 상태를 ‘미리’ 읽어보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물감이 캔버스에 내려앉은 후, 다 표출되지 못한 메시지를 짐작해 다른 방식으로 살려보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예술가의 아름다운 대화
이 책에는 프리다 칼로의 그림뿐 아니라 편지나 일기 등에 남긴 그녀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그런 프리다 칼로의 말을 시작으로 박연준 시인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프리다 칼로가 “때로는 스무 벌의 치마로도 막을 수 없는 차가운 바람이 느껴져”라고 말을 건네면, 시인은 “외롭지 않다고, 외로운 감정이 뭔지 모르겠다고 까불던 시절이 있었다”고 답한다. 두 예술가의 대화는 한 마디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감각적이고 아름답다.
애초에 이 책은 프리다 칼로에 대한 개인적 사랑으로부터 시작됐지만, 결국 박연준 시인은 자신을 둘러싼 ‘사랑’에 대해, 혹은 ‘사랑보다 위에 있는 것’에 대해 깊이 있는 사유를 펼쳐나간다. 어찌 보면 사소한 주변의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우리 실생활과 가장 가깝고 내밀하며 소중한 ‘삶의 부속물’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 이야기를 통해 ‘프리다 칼로와 함께’ 독자에게 말을 걸고 있는 듯하다. 따스하고 위트 넘치며 한없이 감각적인 언어로써 말이다.
박연준 시인은 “이 가벼운 이야기들은 언제나 프리다 칼로의 언저리에서 시작했음을 고백한다. 이 책에서 나는 무엇도 그녀를 완전히 제쳐두고 떠들진 않았다. 휘파람을 불 때도 프리다 칼로의 치맛자락을 향해 불었다. 완전히 상관없는 이야기를 할 때에도 그녀의 뒤통수를 보았고, 그녀 또한 글을 쓰는 내 모습을 내려다보았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추천사

프리다 칼로는 슬픔의 밑바닥으로 추락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한 예술가다. 고통의 심해 가장 깊은 곳에서 맞닥뜨리는 것이 설사 구원이 아닐지라도, 그녀는 실망하지 않는다.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질료로 그림을 그리면서도 그녀는 애처로운 주관성에 빠지지 않는다.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통해 오히려 더 많은 고통받는 사람들과 간절하게 소통한다.
이런 프리다 칼로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시인 박연준은 한없이 날카롭고도 한없이 따스한 언어로 정확히 포착해낸다. 이 시인은 프리다 칼로를 화려한 이론으로 해석하거나 분석하지 않는다. 시인은 프리다 칼로와 춤을 추고, 듀엣 곡을 연주하며, 술잔을 기울인다. 시인은 프리다 칼로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니라 프리다 칼로와 함께 우리에게 말을 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화가의 영혼에 빙의된 시인의 눈부신 춤사위를 본다.
프리다 칼로가 이 책을 볼 수만 있다면, 그녀는 분명 뛸 듯이 기뻐할 것이다. 머나먼 나라, 그녀가 살았던 멕시코에서는 지구 반 바퀴는 돌아야 비로소 도착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시간과 공간의 간극을 뛰어넘어, 프리다 칼로는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소울메이트를 만난 것이다.
―정여울 / 작가

이 당차고 섬세하며 아름다운 책을 읽으면서 감정을 계산할 틈도 없이 엉엉 울었다. 화가 프리다 칼로를 조명하지만 그보다는 삶의 의지를 보태고 보태 이룩해낸 마음의 경지를 살피는 책. 장담한다. 이 씩씩한 시인의 글을 읽는 순간 “젖지 않는 자두, 그을음을 사랑하는 자두(…) 자두들이 한꺼번에, 여름 책상을 적신다”라는 문장을 담는 순간 당신은 남들과는 좀 다른 여름을 보내리라고. “길에서 흘렸던 내 눈물들이 한꺼번에 내게 달려”드는 듯하다가도 종내는 “모든 불행에도 유년이 있다”라는 말을 쥔 채 힘 있게 가을을 기다리게 되리라고.
- 김금희 / 소설가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만지고 싶어죽겠다는 말
오래 두어도 사라지지 않는 것의 목록
한 방에 찰칵, ‘보는 것’은 ‘얻어맞는 것’이다
그림 번역 ◆ 나의 탄생
그림 번역 ◆ 상처 입은 사슴
외로움은 은종이 매달린 창가 앞을 걸어가는 거지다
만지고 싶어죽겠다는 말
목이 가늘어진 사람들
그림 번역 ◆ 부러진 척추
여름 책상 ― 작은 중얼거림

2부 우리들의 실패
실연한 사람들
편지 1
편지 2
편지 3 ― 마른 나무에게
그림 번역 ◆ 디에고와 나

3부 그땐 억울했고 지금은 화가 난다
미술 선생님들은 왜 항상 내게 화를 냈을까
나이의 비밀
파뿌리 생각
그땐 억울했고 지금은 화가 난다
그림 번역 ◆ 두 명의 프리다
넘겨짚기의 달인들
여름의 끝
그림 번역 ◆ 물이 나에게 준 것
감히 내가, 말입니다

4부 사랑보다 위에 있는 것
그 심장 속에 갇혀 나도 점점 무거워진다
지독하다는 것
당신의 아름다움
그림 번역 ◆ 단도로 몇 번 찌른 것뿐
배신
그림 번역 ◆ 머리카락을 잘라버린 자화상
질투
사랑보다 위에 있는 것
행복한 외출, 죽음
이것이 내가 그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그림 번역 ◆ 가슴에 디에고의 초상과 눈썹 사이에 마리아가 있는 자화상
그림 번역 ◆ 버스에서

본문중에서

사랑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인생이 어떤 원리로 흘러가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봄나무에 꽃망울이 맺히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처럼. 늙은 개의 입에선 비린내가 나고 눈곱이 많이 생기는 새끼의 건강은 좋지 못하다는 것을 ‘그냥’ 아는 것처럼, 받아들일 뿐이다. 살아 있는 것은 왜 늙는지, 왜 죽음을 피할 수 없는지 답을 알 수 없다. 그저 늙은 동물을 알아볼 수 있을 뿐이다. 사람처럼 동물도, 늙으면 휜다, 모든 면에서. 익은 모과에선 향이 나고 오래된 모과는 기어코 썩는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냥’ 아는 것. 어떤 사랑은 죽지 못한다.
(/ p.24)

첫눈에 반하는 일은 처음 만나는 존재에게 한 방 ‘얻어맞는 것’과 같다. 당신이라는 이미지에 내 온 존재를 얻어맞고, 낯선 이미지에 ‘감염’되어 본래의 내가 흐려지거나 나를 잃어버리는 일이다. 때문에 사랑에 빠진 자는 자신을 이루고 있는 것이 전과 달라진 자다. 당신이 눈앞에 보이면 언제라도 ‘변질될 수 있는 자세’를 취하려 세포 하나하나가 준비하고 있는 자, 존재의 근육이 유연해진 사람이다. 사랑이 침입했을 때 즉시, 온몸에 당신이 전이되어 ‘타자로 감염된 존재’가 되는 사람. 그래서 사랑에 빠진 자는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기 쉽다.
(/ pp.28∼29)

외로움은 충일함의 반대편에 서 있는 행려병자다. 크리스마스 은종이 매달린 창가 앞을 걸어가는 거지다. 코끝이 빨간 아이가 뛰어노는 마당, 구석에 숨어 있는 늙은 쥐다. 죽을지 살지 알지 못하는 시간 속에서 얼굴이 퍽퍽해지는 거다. 외로움은 눈 속에서 늙는 일이다. 한 오백 년. 휘발되는 사랑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서 있는 연인이다. 큰 집에 사는 거다. 갈 방이 많은 것. 또는 없는 것. 당신과 층위를 달리해 자고 깨는 것.
(/ p.39)

프리다 칼로는 여러 번 자기 이마에 디에고 리베라의 눈이 박힌 모습을 그렸다. 혹시 그녀도 이마에 리베라의 눈을 심어두고,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을까? 욕망의 카니발! 맹목적인 사랑은 결국, 서로를 삼켜, 대상을 자기 안에 새롭게 세우려는 시도다. 헛된 시도. 그러니 사랑은 수없이 반복되는 ‘전쟁과 평화’다. 전쟁, 평화, 전쟁, 평화. 이 반복 사이에서 낡아가는 것. 시인 김수영이 그랬던가.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 뿐”이라고.
(/ pp.47∼48)

사랑한다는 것은 더도 덜도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을 먹이고, 입히고, 살리고 싶은 마음과 행동이다. 그러니까 그 사람을 보살피고자 하는 욕구이지, 보살핌을 받으려는 욕구가 아니다. 누군가를 끝내 살리지 못했다면, 그를 먹이고 입히고 살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 게 아니라, 당신이 필요한 나를 사랑한 것에 지나지 않을까. 결국 당신은 ‘내 앞의 당신’이고, 나도 ‘당신 앞의 나’다.
(/ pp.60∼61)

물론 프리다 칼로는 병적이었어. 병적으로 자신의 고통을 감수하며 사랑을 지켰지(사실 누구에게도 이런 사랑을 하라고 추천하고 싶지 않구나). 그녀가 사랑한 디에고 리베라는 멕시코의 천재 화가지만 사랑을 돌보고 가꾸는 면에선 저능아였다고 생각해.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을 모르는(구제불능일 정도로 모르는!) 사람이었잖니. 그게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해도 결과가 달라지진 않지. 찔린 사람에겐 피가 나고, 다친 사람은 병들고, 스러지는 걸. 프리다 칼로는 이 모든 것을 작품으로 얘기했지. 사랑이 얼마나 거지 같은지, 얼마나 커다란지, 포기할 수 없는지, 자신을 상처 입히는지, 슬픈지, 붓을 들고 표현했어. 나는 그녀가 ‘고백’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녀는 누구에게 고백한 게 아니라, 자신에게 자신의 상태를 납득시키려고 ‘표현’했을 뿐이라고 생각해. 누구를 위해서 예술을 하는 사람은 없거든.
(/ pp.90∼91)

면접을 보고 나와 고개를 땅에 처박고 돌아오는 길. 2호선 전동차 안에서 눈물이 났다. 전동차는 햇빛 찬란한 지상을 달리는데, 주책없이 왜 눈물이 났을까. 햇빛으로 반짝이는 한강을 보니 서러웠다. 빛나는 한강이 거울 같아서. 내 인생의 현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 같아서, 코가 빨개지도록 울었다. 그때 내가 가진 것 중 빛나는 것은 슬픔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작은 눈이 ‘단추가 들어가다 끼일 만큼’ 작아질 때까지 주룩주룩 울었다. 사람들을 등지고 울었지만, 누구든 보았을지도 모른다. 젊은 여자가 대낮에 왜 저럴까 싶었겠지. 지금도 길에서 울고 가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길에서 흘렸던 내 눈물들이 한꺼번에 내게 달려드는 것 같다. 길에서 우는 것. 고아처럼 문밖을 서성이며 우는 것.
(/ pp.128∼129)

정말이다. 우리를 강제하고 처벌하는 것이 목적인 질문이, 세상에 있다. 그들의 머릿속을 ‘마땅히’라는 부사가 지배한다. 모든 인간에게 ‘마땅한’ 역할을 부여하고, 자기가 생각하는 상식에서 벗어난 사람에게 다가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은 죄’를 묻는 사람들. 혹시 나는 아닌가?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지기도 한다. 마땅히? 그런 게 어딨어. ‘마땅히’란 부사는 벌거벗은 임금님이 끊임없이 걸치려 하는 옷이다. 없는데 있다고 믿는 것! 그것!
(/ pp.139∼140)

보티첼리의 ‘비너스(비너스의 탄생)’는 한 손으로 가슴을, 다른 한 손으로는 음부를 가린 채 조개껍데기 위에 서 있다. 이 자세는 미술 작품에서 많이 쓰이는 자세로 ‘정숙한 비너스Venus Pudica’라는 뜻이다. 탄생의 순간 미의 여신은 타인의 시선을 느끼며, 즉 주변을 의식하며 태어난다. ‘정숙한 자세’로! 세상이 여 자에게 요구하는 자세는 무엇인가? 여자는 태어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다.
(/ p.157)

어떤 순간에도 “이게 나다. 나는 가치 있는 인간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뭔가가 내면에 자리 잡고 있을 때 우리는 고난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 세상이 주는 모욕과 멸시를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것, “궁극적으로 의지할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것! 제아무리 위대한 사랑이라 해도, 사랑보다 위에 있는 것은 예술이요, 예술보다 위에 있는 것은 나의 가치를 긍정하는 자세다.
(/ p.190)

프리다 칼로가 ‘특별히’ 불행했다면, 그 불행의 특별함은 ‘사랑’에서 기인한다. 그녀는 사랑의 실패에 괴로워하다 죽은 사람의 편에 서지 않았다. 사랑의 실패를 견디고 견디어서, 그녀는 드디어 ‘실연의 실패’에 도달했다. 물론 나는 실연의 실패가 사랑의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견디는 자는 실패할 기회를 잃은 자, 견딤으로써 열반에 든 ‘약한 강자’라고 생각할 뿐이다. 마음껏 실패하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울고 불며 끝내지 도 못하고, 무지몽매하게 견디는 자. 사랑을 꽉 쥔 주먹을 펴지 않는 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사랑을!
(/ p.200)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경기도 파주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경기도 파주에 살며 일주일에 세 번 발레를 배운다. 기분이, 그리고 기운이 불안정할 때가 많아서 “나는 아직 시간이 많고, 사랑하는 남자와 살고 있으며,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써놓고 안심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다. 이따금 글쓰기 강의를 하고, 매사에 늦장을 부리며, 대부분 쓰고 읽고 멍 때리며 보낸다. 마감이 코앞이더라도 서두르지 않는 성격이다. 느긋하게, 촘촘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물다섯에 등단해 세 권의 시집과 세 권의 산문집을 냈다. 시집 제목은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이고, 산문집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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