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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의 문화 : 우리 시대의 일상이 된 사치에 대하여[개정판]

원제 : Le Luxe Eter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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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작은 행복을 위한 작은 사치를 우리는 낭비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산업의 방향을 바꾸고 기술적 진보를 부르는 사치는 또 뭐라고 불러야 할까? 그리고 사치를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과 사치가 쉬운 사람들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오늘날 사치는 단순히 개인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며 도덕적인 잣대로만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치는 일의 목적과 여가의 형태를 바꾸고, 기술의 진보를 부르기도 하며,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즉 사치는 세상을 바꾸거나, 전복시킬 수도 있는 문화가 되었다. 데리다, 부르디외 등 68혁명 세대의 철학적 성과를 계승하는 프랑스 소장파 철학자 질 리포베츠키와 폴 세잔 대학의 교수이자 명품 브랜드 연구자인 엘리에트 루는 《사치의 문화》에서 ‘사치’의 의미를 규명한다. 두 저자는 인류학과 경영학을 통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기 쉬운 ‘사치’의 새로운 의미와 사회적 맥락을 재조명한다.

출판사 서평

우리 시대의 ‘사치’는 삶의 필수 요소이자
사회의 경향을 이끌어가는 문화현상이다!

‘사치’의 기원과 방향을 치밀하게 분석하여
인식의 지평을 확장한 [사치의 문화] 개정판 출간


현재 한국의 소득불평등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가계소득이 줄고 있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실현하기 어려운 소비보다는 일상에서의 ‘작은 사치’를 시도하며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3초에 한 번씩 볼 수 있다는 명품백은 물론, 고급 외제차를 몰고 호텔에서 식사하며 분기별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즐비하다. ‘사치’를 생각하기조차 힘든 사람들, ‘작은 사치’라도 누리려는 사람들, 고민하지 않고 값비싼 물건을 구비하고 소비하는 사람들 사이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현대 사회에서의 ‘사치’란 무엇인지, 과연 ‘나를 위한 사치’의 정도는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사치의 문화]는 이러한 의문점에서 시작된다. 푸코, 알튀세르, 데리다, 부르디외 등 68혁명 세대의 철학적 성과를 비판적으로 계승하는 프랑스 소장파 철학자 질 리포베츠키와 폴 세잔 대학의 교수이자 명품 브랜드 연구자인 엘리에트 루는 개인화되고 하이퍼모던한 현대 사회에서 ‘사치’의 의미를 규명하기 위해 ‘사치’와 관련된 기부, 소비, 분배의 문화와 사치품 산업 전반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특히 ‘사치’의 문화를 폭넓게 연구하기 위해 각각 인류학과 경영학이라는 관점을 선택함으로써, ‘사치’를 부정적이고 단정적으로 바라보는 편견에서 벗어나 ‘사치’의 새로운 의미와 맥락을 재조명하도록 돕는다.

가치 판단 없이
사치의 의미를 정의할 수 있는가


사치는 오래전부터 논의의 대상이었다. 플라톤 같은 고대 철학자부터 근현대 경제학자들 대부분은 사치, 부의 잉여, 낭비라는 행위에 대해 고민해왔다. 18세기 프랑스에서는 ‘사치 논쟁’이 일어났고, 이 논쟁은 사치를 과도함과 자만심의 표현수단, 쾌락의 경쟁, 풍기문란과 사회 혼란의 원인으로 여기는 부정적 견해를 야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치 산업은 꾸준히 성장했고, 사치 산업은 새로운 경제 영역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그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치’는 논쟁적인 단어이다. ‘사치’의 정의를 생각하다보면 단어의 뜻보다 ‘사치’에 관한 개인의 주관적 견해가 먼저 떠오르고, 주관적 의견을 배제하고는 정작 ‘사치’가 무엇인지 쉽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껏 우리는 ‘사치’를 개인의 가치 판단으로 평가했을 뿐, 사치의 ‘정의’를 고민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사치’(luxury)에 대한 최초의 사전적 정의는 "우아함과 세련됨을 과시하기 위해 구체적인 과소비로 표현되는 삶의 방식"이다. 즉 ‘사치’는 가격, 기쁨, 욕망, 희귀함, 세련됨 등을 뜻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사치’(luxe)의 어원을 ‘빛’(lux)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어원은 ‘결점을 부추기는 것’ ‘과도하게 부추기는 것’을 뜻하는 라틴어 ‘luxus’에서 파생된 것이었으며, 또한 ‘luxus’의 파생어인 ‘luxurial’은 무성함, 풍부함, 관능적 쾌락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치’(luxe)라는 단어 자체는 그 어원에서부터 화려함, 호사와 같은 긍정적 의미와 동시에 퇴폐를 조장하는 방탕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던 것이다. 이는 ‘사치’라는 행위가 가진 긍정·부정적 성격이 사실상 ‘사치’의 등장과 그 어원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인류 역사와 함께 변화해온
사치의 문화와 맥락


현대 사회에서 사치의 이중성은 더욱 극대화된다. 많은 사람은 사치를 누리고 싶어 하고, 실제로 사치품 시장은 개방적이고 다양화되어 있다. 그럼에도 사치품은 아무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치’의 양면성 사이에서 현대인들은 개인 나름의 사치를 행하며 살아가고, 럭셔리 브랜드 경영자들은 사치의 특성을 이용해 과도한 가격을 ‘상징적’으로 정당화한다. 그러나 사실 ‘사치’가 이러한 이중성을 보이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사치’가 인류 문명과 함께 시작된 것은 분명하지만, 시대에 따라 ‘사치’의 모습과 의미, 맥락도 변화했기 때문이다.

고대 인류에게 ‘사치’는 기부, 명예, 과시, 마술적 힘, 축제 등을 뜻했으며, 이들은 ‘사치’를 통해 재화를 재분배했다. 쿨라(kula), 포틀래치(potlach)와 같은 문화를 통해 인류는 자신의 부와 지위를 강조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축제를 열고 선물하며 ‘사치’를 행했다. 국가와 계급사회가 출현하면서 ‘사치’의 양태는 조금씩 변화하여, 분배의 역할을 담당하던 ‘사치’는 왕과 신을 위해 재화를 축적하고 계층을 나누는 데 활용되었다. 이후 근대 사회는 사치의 역할이 또다시 변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오트 쿠튀르의 등장은 디자이너가 창조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시기부터 디자이너의 브랜드 가치가 중요시되는 사치품이 생겨났다. 또한 근대화와 산업화로 인해 준사치품, 유사 사치품이 발생했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수준과 취향에 맞는 사치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즉, 근대 이전의 계급화되고 폐쇄적이었던 사회에서 사치가 특정 계급의 전유물이었다면, 근현대 사회에서는 사치품의 품목이 증대되면서 사치가 일반화된 것이다. 이는 또한 개인의 사치가 더욱 개성적이고 감성적으로 변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며 사치의 연쇄적인 변화를 유도했다.

현대의 사치, 일상의 사치

현대의 사치 문화는 개별화, 감동적, 대중화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전 시대의 사치가 타인을 의식하고 타인에게 알려지기 위한 행위였다면, 오늘날 사치는 타인들의 판단에 대한 중압감을 줄이는 동시에 타인으로서 존재하지 않아야 할 필요성, 즉 스스로 비범한 존재임을 느껴야 할 필요성에 의한 것이다. 포스트모던의 개인주의적 경향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삶’으로 이끌고, 타인의 의견이 아닌 내면적 감정을 우선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타인의 평가와 완전히 동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개성, 독창성, 개인의 취향을 표현하는 것은 신(新)개인주의의 논리이며, 새로운 사치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개인화된 사치는 사치의 주관화 과정을 이끌어냈다. 오늘날 개개인은 ‘진정한’ 사치에 대해 나름대로 정의하고 설명할 수 있으며, 개인은 곧 사치의 척도이다. 현대 사회에서 사치는 자유 시간, 삶의 질, 사랑, 내적 조화, 책임, 자유, 평화, 구호 활동 등과 같은 여러 현상의 동의어로 쓰인다. 이처럼 사치의 기준이 자기 자신, 즉 개인에 의해 정해지면서 사치품뿐 아니라 개인과 필수품의 관계 또한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생필품을 살 때에도 전문적이고 고품질의 제품을 선택하게 됐으며, 더 이상 현대인들은 오직 생필품을 얻을 목적으로 일하고, 생활하고, 살아가지 않는다. 건강식품, 여행, 여가, 복지, 외모 관리 등 ‘사치’라고 생각했을 법한 일에 대해 투자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 되었다. 오늘날 ‘사치’는 가격 기준에 얽매여 마냥 부정적이고 금기시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 ‘일상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화된 것이다.

영원한 사치를 만들어내는
사치품 산업 시장


시대에 따라 ‘사치’의 양태가 변화하면서 사치품 산업의 모습과 마케팅 방향도 수정되었다. 사치가 일반화된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럭셔리 브랜드들은 쉬지 않고 신상품을 발표하되 자사 제품의 수명 기간을 늘리기 위해 애썼다. 급변하는 유통 분야의 상황에 맞추어 가격 조정이나 바겐세일을 시도하기도 하고, 판매 직원의 교육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고르게 하는 데도 신경을 쓰며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야 했다. 이처럼 높은 가격과 브랜드 품질을 유지하면서 구매를 유도해야 하는 사치품 특성상, 사치품 제조사들은 기존의 다른 재화와는 다른 측면에서 마케팅 방향을 설정해야 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연구이자 소비 행태에 관한 연구를 관장하는 코프랑카(Cofremca) 보고서는 현대 사치품의 특성을 지적하고, 사치품 제조사들이 소비자로 하여금 자사 제품만의 감각적 느낌을 갖게 하고 의미를 부여할 것, 생활로 만들고 감동을 만들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즉, 사치 산업은 소비자의 감정과 감각에 집중하며, 일상을 미적으로 아름답게 만드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사치 상표는 변화, 단절, 쇄신을 조건으로 하는 지속성과 영속성을 조건으로 하되, 개인의 미와 개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가치를 가져야만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럭셔리한 ‘사치품’으로 남을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는 이를 잘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샤넬은 자사 정체성을 유지하는 불변 요소들을 설정하고, ‘샤넬 룩’이 다른 시대와 세계에서도 ‘어떻게 변하지 않고 독특함’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코코 샤넬의 뒤를 이은 라거펠트도 신 모델을 창조하되 ‘샤넬’을 의미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해왔고, 이는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 샤넬의 ‘N〬 5’를 넘어선 뮈글러의 향수 ‘에인절’도 ‘사람들이 좋아할 수도 있지만 싫어할 수도 있는’ 것을 정체성으로 내세우고 그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과 마케팅 방향의 포지셔닝을 설정했다. 이 전략은 뮈글러 향수가 신화적 차원으로 올라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등은 영원한 사치를 위해 정체성을 규정하고 이를 잘 활용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브랜드만의 독특한 정체성에 열광하고 매혹되어 소비하고 있다. 현대의 ‘사치’는 사치 산업을 통해 영원한, 그러나 또 다른 오늘의 사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사치의 문화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사치’는 남성 중심의 역사와 가부장제의 폐해를 담고 있기도 하다. 오래전 남성들의 사회적 계급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되었던 ‘사치’는 18세기 무렵 오히려 여성화되었다. 물론 이 또한 남성 중심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남성은 여성을 가정에 귀속시켰고, 여성은 남성을 대신하여 소비하는 대리인이자 아버지, 남편, 애인의 재산을 드러내는 진열창 역할을 담당했다. 여성은 사적 공간 및 장식적인 것과 연관되었지만, 남성은 공적 공간, 정치·경제적 지배와 결부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사치’의 양상은 또 달라지고 있다. 더 이상 ‘사치’는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성도 자신을 위해 사치하고 있고, 경제권을 가지게 된 여성은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치를 지향한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사치 문화의 한 단면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사치 문화는 현재 어떠한 모습이며 이후의 모습은 어떠할까? 또 변화하는 사치의 문화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최근 한국의 물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식료품과 음식 서비스 물가가 크게 증가해 소비자의 체감물가는 더욱 급격하게 상승한 듯하다. 최저임금이 상승되어도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이들, 생활고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감행하는 이들도 여전히 많다. 평균 소득을 유지하는 사람들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바쁘고, 평생 모아도 집 한 채 장만하기 어렵다. 이러한 현실은 ‘사치’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사치스럽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상황 때문에 많은 사람이 ‘사치’에 주목하는 것일 수 있다. 낙관적 미래를 전망할 수 없기에 사람들은 현재에 집중하고 오늘의 사치에 열광한다. 이는 현대 이전의 시대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사치’의 문화이다.

‘사치’는 그 시대와 맥락을 같이하며 변화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사치’를 대하는 우리 관점의 변화는 더디다. 개인의 주관과 가치로 ‘사치’를 바라보며 단편적인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우리 시대의 사치가 어떠한 모습인지에 주목해야만 더욱 정확한 평가와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더 이상 사치는 ‘사치’가 아니라, 개인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를 직시해야만 한다.

목차

머리말

1부 영원한 사치, 감동의 사치 | 질 리포베츠키
- 성스러움, 국가 그리고 사치
- 근대의 사치,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치
- 사치의 여성화
- 사치와 육감

2부 사치의 시대, 상표의 시대 | 엘리에트 루
- 명성과 대중 시장 사이에서의 사치
- 사치란 의미의 점진적인 변화
- 사치 상표: 적법성과 정체성
- 사치와 상표의 시대

후주
부록: 도표와 지표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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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성스럽고 의례적인 축제(祝祭)의 시기 이후에, 지속적인 소비를 하는 축재(蓄財)의 시기가 왔다. 축재의 시기에는 의식(儀式)과 성스러운 말씀의 매력으로부터, 중산 계층들에게 새로이 행복을 약속하는 가격과 물건들의 매력 이외에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민주주의 시대에 사치는 ‘저렴한 가격’과 합치되고, 지나침은 경제적인 계산과 합치되며, 낭비는 필요 불가결함과 합치되고 도취는 쇼핑할 때의 일상적인 흥분 및 기분 전환과 합치된다. 사치는 더 이상 호사스러운 소비에 대한 고귀한 숭배가 아니라, 수준에 대한 숭배, 안락함에 대한 숭배, 여성과 남성들의 개인적인 행복에 대한 숭배이다.
(/ p.51)

새로운 사치의 시대에 관해 말하는 것이 타당한 이유는, 새로운 사치가 주어진 환경에서 관찰될 수 있는 변화에서 기인할 뿐만 아니라 요구, 열망, 동기 그리고 개인들이 사회 규범 및 타인들과 유지하고 있는 관계, 소비와 드문 재화와 유지하고 있는 관계들 속에 자리잡은 변화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개별화, 감동적으로 만들기, 대중화는 현대의 사치 문화를 재정비하는 과정이다.
(/ p.56)

사치가 계층의 현상이긴 해도, 오로지 계층을 표현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분석들이 사치를 과소평가하여, 그것을 사회적 논리로만 표현한다. 사회적 논리란 남녀 양성에게 주어진 역할의 논리, 지위의 논리를 말한다. 우리는 사치를 통해서 남녀를 구별하는 사회적 전략들뿐 아니라, 성적 차이가 만들어지고 인식되는 방식을 읽어낼 수 있다. 사치의 문제를 재해석한다 함은, 오늘날 사회 계층 분화의 중요성과 역할을 재평가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 p.74)

사치는 사랑, ‘모든 것은 사라져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생각의 거부, 영원성의 욕망을 연결한다. ‘낭비’의 즐거움이 영원히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현재의 기원이 될 때, 즐거움마저도 영원성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사치품에 대한 열정들, 혹은 적어도 상당수의 열정들은 파괴의 본능보다는 오히려 결탁으로 표현된다. 사치는 타나토스(Thanatos, 죽음의 욕망)의 측면보다는 오히려 에로스(Eros, 삶의 욕망)의 측면에 가깝고, 생성의 측면보다는 오히려 존재의 측면에 가까우며, 망각의 측면보다는 오히려 기억의 측면에 가깝다. 신들이 가장 귀하고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사로잡고 있듯이, 어쩌면 형이상학적인 뭔가가 항상 우리의 쾌락적 욕구를 사로잡고 있을는지도 모를 일이다.
(/ p.99)

사치품, 특히 프랑스 사치품은 세계적 수준의 성공을 유지하기 위한 ‘업체의 윤리적’ 확신과 ‘일류 제작자의 엄격한 경영’의 타협에 따른 결과물이다. 사치 분야는 더는 전통적인 부자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면서 중산층들에게서 성장 수단을 발견했다. 즉, 관용적으로 인정된 용어를 사용하자면 ‘일반화’되었다. 업계가 프랑스와 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1992년에 시작한 최초의 연구에 따르면, 사치는 더는 ‘엘리트’ 고객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엘리트가 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각각의 엘리트적인’부분을 겨냥한 것이다.
(/ p.109)

사치의 두 가지 차원인 윤리와 미학은, 오늘날까지도 높이 평가되고 있는 사치를 더 이상 단순한 욕망이나 과시에 대한 관심과 동일하게 여기지 못하게 한다. 실제로 사치는 ‘감각의 욕구’에 부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사치가 한편으로는 기존의 가치를 거부하면서 다른 가치를 수용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품과 상표가 제안한 감각의 형태와 미적 영역이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 전통과 문화, 혹은 삶의 선택이나 세계관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 p.183)

사치품 마케팅은 되풀이되는 신모델 창조와 고객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창의성과 엄격한 노동 절차를 결합한다. 왜냐하면 사치는 ‘경향 속에 자리를 잡는’ 것이 아니라, 경향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10여 년 전처럼 마케팅과 신모델 창조를 대조하면서 양자택일의 논리가 아니라 결합의 논리에 빠져 있다. 즉 고객의 동향, 신모델 창조의 동향, 따라서 마케팅과 신모델 창조, 혹은 신모델 창조와 마케팅의 결합 논리에 빠져 있다.
(/ p.210)

저자소개

질 리포베츠키(Gilles Lipovetsk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2종
판매수 167권

1970년에 철학교수자격증을 획득했고, 현재 프랑스 그르노블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프랑스의 소장파 철학자인 그는 푸코와 알튀세르, 데리다, 부르디외 등 68혁명 세대가 일궈놓은 철학적 성과들을 알랭 르노, 뤼크 페리와 함께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대중문화에 관한 신선하고 도발적인 주장을 담은 책들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텅 빈 것의 시대](1983), [패션의 제국](1987), [제3의 여성](1997), [사치의 문화](공저, 2003), [행복의 역설](2006), [세계의 미화. 예술적인 자본주의의 시대](공저, 2013), [가벼움의 시대](2015) 등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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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에트 루(Elyette Roux)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종
판매수 69권

프랑스에서 가장 저명한 명품 브랜드 연구자이자 악상 프로방스에 위치한 폴 세잔 대학의 교수이다. 그랑제콜의 하나인 파리경영대학(ESSEC)의 LVMH 브랜드 관리 교수로도 재직한 바 있다. 명품 브랜드의 문화, 소구, 성공, 매니지먼트 등에 관한 여러 논문을 발표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3대학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사부아 대학에서 [보리스 비앙 작품에 나타난 창작의 변증법으로서 빛과 그림자]로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객원교수 재직 중이며, 경희대학교 아프리카연구센터 공동연구원이다. 저서로는 [에티오피아의 역사] [황금 사치 방랑 그리고 눈](공저), 역서로는 [사치의 문화] [저속과 과속의 부조화, 페미니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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