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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 슬픔도 사랑도 자유롭게 말하고 나답게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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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지윤
  • 출판사 : 소담
  • 발행 : 2018년 03월 15일
  • 쪽수 : 31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602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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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결코 무겁지 않게 풀어내는 재치 있는 화법, 유머러스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말로 우리 안의 숨겨진 심리를 파헤치는 통찰력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사 가운데 한 명인 김지윤 소장의 다섯 번째 책이다.
    이 책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는 김지윤 소장의 전문 분야인 의사소통과 관계 맺기에 관한 조언뿐만 아니라, 저자 자신의 아픔과 슬픔이 녹아들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제목처럼 우리는 더 이상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말하고, 마음껏 충분히 슬퍼하고, 지혜롭고 따뜻하게 사랑해야 한다.
    한 번뿐인 삶, 나답게 살기 위해서 그리고 다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출판사 서평

    SNS, 유튜브 누적 조회수 1,500만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관계·소통 분야 가장 사랑받는 강의
    USTORY&좋은연애연구소 김지윤 소장의
    슬픔도 사랑도 자유롭게 말하고 나답게 살아가는 법


    왜 말을 못하는가?
    싫다고, 화난다고, 슬프다고, 도와달라고
    말을 해야 당신이 산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자기표현의 기회를 잃고 살아왔다. 억울함을 항변하면 말대꾸한다고 더 혼이 났고 그래서 입을 다물고 있으면 꽁하고 있지 말라고 또 야단을 맞았다. 긍정적인 감정과 밝은 말은 언제나 환영받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말하는 법을 잊어버렸고, 급기야 화나고 슬프고 섭섭하고 불쾌한 감정 자체를 억압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그때 표현하지 않으면 화병이 된다. 화산처럼 불시에 폭발하고 만다. 관계가 나빠질까 봐 참았지만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킨다.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관계가 나빠질 것 같지만,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의 관계도 한결 편안해진다.
    사랑을 할 때도 말을 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고 상처를 줄이며 자존감을 지킬 수 있다.

    이야기가 있어야 사랑이다
    연인들은 만나서 돈을 소비하고, 시간을 소비하고, 문화를 소비하고, 섹스를 소비하고, 술과 고기를 소비하고, 커피를 소비한다. 그런데 정작 서로의 존재 자체는 소비하지 않는다. 열심히 맛집을 찾아다니고 예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함께 여행을 떠나지만 자기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는 만나도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걸어 다니기도 귀찮아 모텔에 들어가 습관적인 섹스를 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있어야 사랑이다. 나의 가족, 나의 역사, 나의 꿈, 나의 비밀…….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서로를 깊이 알게 되고 관계가 견고해진다.

    좋은 데이트는 당신 자신이 드러나는 순간이 많은 데이트다. 그렇다면 당신 자신은 어떻게 드러나는가? 당신이라는 존재는 이야기, 당신에 대한 이야기로 드러난다. 즉 무엇을 하느냐보다 당신과 당신의 이야기가 어떻게 드러나느냐가 데이트의 질을 결정한다.

    당신이 화를 내는 이유, 그 영화를 보기 싫은 이유, 섹스가 달갑지 않은 이유, 오늘은 집에 일찍 가고 싶은 이유,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 아버지와 할 말이 없는 이유, 밥을 빨리 먹는 이유, 눈물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통해 당신을 알려주는 것, 또 상대를 알아가는 것이 당신 자신이 사랑의 콘텐츠가 되는 데이트다. 즉 무엇을 하느냐보다 당신과 당신의 이야기가 어떻게 드러나느냐가 데이트의 질을 결정한다.
    (/ 본문 중에서)

    섹스에는 말이 필요하다
    섹스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의외로 섹스 도중에 혹은 하고 난 후에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단지 성욕을 채우는 사이가 아니라 정말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이야기를 해야 한다. 또 섹스를 하는 사이라면 임신에 대한 이야기도 반드시 해야 한다.

    교육 주제가 성이다 보니 각자의 성생활에 관한 대화가 자연스레 이어졌는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섹스를 하는 도중에 하고 싶은 말은 하는 부류와 침묵의 섹스를 하는 부류.
    ‘침묵의 섹스’파는 충격에 빠졌다.
    “세상에, 어떻게 섹스를 하면서 말을 해요? 진짜 말을 해요?”
    ‘말하는 섹스’파도 충격에 빠지긴 마찬가지였다.
    “뭐라고요? 말을 안 한다고요? 그럼 서로 원하는 걸 어떻게 알아요?”
    그렇게 충격에 빠진 그날, 우리들의 저녁 식사 속도는 느려졌다.

    당신은 어떤가? 물론 서로의 감정과 마음의 변화와 흥분되는 곳을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기 때문에 입 아프게 말할 필요가 없어서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하지만 아마도 대부분은 그런 이유가 아닐 것이다. 섹스를 하기 전에, 섹스를 하면서, 섹스를 하고 나서 대화가 없는 것은 분명 부자연스럽다. (……) “좋아?” “좋았어?”로 표현되는 단세포적이며 전형적인 닫힌 질문으로 스킨십은 침묵의 전진을 한다. 그냥 좋으면 다인가? 스킨십이 진행될 때 “좋아” “싫어” 말고 좀 더 다른 이야기들이 필요하다. 여기는 동물의 왕국이 아니니까.
    (/ 본문 중에서)

    섹스를 하는 사이라면 임신 가능성과 그 후 대책에 관해 항상 대화해야 한다. 그런데 강의 때 어떤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해요?”
    뭐라고……?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하냐고?
    섹스는 해도 임신 얘기는 꺼낼 수 없다고……?
    그 학생의 말은…… 섹스는 하는 사이인데, 임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만큼 친하거나 편하지 않다? 아니면 임신 얘기를 할 만큼 신뢰가 쌓이거나 자유롭지 않은 관계인데, 섹스는 한다?
    어떤 식으로 해석해도 이해가 안 됐다. 이상하지 않나? 섹스는 되는데 임신 얘기는 안 된다니.
    섹스를 하는 사이라면 반드시 임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피임 이야기로 흘러갈 것이다. 이때 말도 안 되는 질외사정을 피임이라고 할 게 아니라 주도면밀하게 피임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여성이 콘돔 사용을 원하면 남자의 낯빛이 어두워지는 경우가 꽤 있는 모양이다. 전체 피임 방법 중 콘돔 사용 비율이 약 10퍼센트에 그친다고 한다. 그 미묘한 느낌의 차이 때문에 남자가 콘돔 착용을 꺼린다고. 만일 경구피임약 복용이나 여성 쪽에서 시도할 수 있는 다른 피임법에 대해 흔쾌히 동의가 된다면 그건 선택의 자유다. 하지만 여성 편에서의 피임법도 싫고 남성 편에서의 피임법도 싫다면, 치열한 대화가 필요하다.
    (/ 본문 중에서)

    슬프다고, 화났다고 말해도 괜찮다
    슬픔은 말리는 게 아니다. 그러니 누군가 슬퍼하면 위로한답시고 슬퍼하라고 말라고, 힘내라고, 울지 말라고 말리지 말자. 우리는 실컷 슬퍼해야 한다. 슬픔은 자신을 알아줄 때에만 우리 곁을 떠난다.
    말하지 못한 슬픔은 결국 우리를 제대로 살아있게 하지 못한다. 사랑을 상실했을 때, 상처받았을 때 또 기분이 나쁠 때나 서운할 때도 우리는 말해야 한다. 말할수록 자유로워지고 표현할수록 행복해진다. 나 자신과의 관계도, 타인과의 관계도 훨씬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상대는 기분이 나빴다는 걸 절대 모른다. 왜냐, 내가 웃었으니까. 나조차도 내 감정을 재빨리 눌러 없애버렸으니까.
    나처럼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혹은 끝까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알아차린다 해도 감정을 타이밍에 맞게 상대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우린 왜 그럴까? 아마도 말해본 적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말은 하지만 진짜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고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받는다고, 서운한 말도 해본 사람이 한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서운한 이야기들이 화석처럼 차곡차곡 쌓여간다. 그러다 어쩌다 말을 할 일생의 기회가 생기면 대부분 문제가 생긴다. (……) 절대로 자연스럽게 부드럽고 차분하게 말하기가 어렵다. 쌓아둔 만큼 서러움은 격하다. 화산 폭발이다. 작은 씨앗만 했던 서운한 이야기가 바위를 동강내는 화산 폭발의 스케일로 끝을 맺는다.
    (/ 본문 중에서)

    사람다우면, 나다우면 된다
    인생은 마이 웨이. 한 번뿐인 인생, 남의 이목 때문에 하고 싶은 일 못하고 입고 싶은 옷 못 입고 살면 얼마나 억울한가. 특히 여성은 더더욱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외모 평가는 늘 따라다니고, ‘바람직한 여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면 인생이 피곤해진다.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자. 여자다워지려고 애쓰지 말자. 그냥 사람다우면 되는 거고 나다우면 되는 거다. 중요한 건, 나답게 사는 것이다.

    일단 예쁘거나 참해야 하고, 옷도 조신하게 입어야 하고, 몸가짐도 정숙해야 한다. 뚱뚱한 모습은 좋지 않다. 야한 것은 품위가 없다. 적당한 시기에 결혼을 해야 하고 출산을 해야 하고 아이를 하나 낳으면 못쓴다. 무엇에 못쓰는지는 모르지만 암튼 못쓴다.
    그리고 음식을 잘해야 한다. 집안일도 잘해야 한다. 크린토피아 직원도 아니건만 빨래도 다림질도 잘해야 한다. 친절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는지는 알 바가 아니다. 여성의 사회적 업적이나 성공에는 관심 없다. 니가 사회적으로 무엇을 이루었든 겸손하게 가족 안에서의 도리를 다 해야 한다.
    아름다운 여성의 행복하고 덕이 있는 삶. 이 범주에서 벗어나면 바로 튄다. 세다, 이기적이다, 철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아가 살아 넘치는 여성은 불편한 존재가 된다.
    나 또한 이런 시선과 프레임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래서 나이 마흔에도 입고 싶은 레드 하나를 속 시원히 결제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이 두려웠는가 생각해 보면, 그저 타인의 시선인데 말이다.
    (/ 본문 중에서)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다
    남자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여자는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이다, 남자는 강인하고 독립적이며 여자는 나약하고 의존적이다, 남자는 목표 지향적이고 여자는 관계 지향적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숱하게 들어왔고 그래서 내면화한 이야기들이다. 이는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이라고 해서, 여자는 감정적이고 의존적이며 관계 지향적이라고 해서 성숙한 인간이 아니거나 열등한 존재인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성숙한 인간상이 기득권을 가진 서양 남성 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런 거였다. 우리가 가진 관점은 프로이트 같은 똑똑한 서양 남자들의 눈을 빌린 것이었다. 그리고 성숙한 인간상은 대개 남성이다. 반쯤은 속은 느낌이었다. (……)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인 서양의 발달 이론으로 인해, 훌륭한 사람은 독립적이고 이성적이며 감정적이지 않고 민폐를 끼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그러다가 사기나 당한다며 더 강해지도록 요구받았다. 감정을 단련해야 한다고 독려받는 동시에 나약하고 성숙하지 못한 사람으로 평가되었다.
    이런 생각이 우리 사회를 효율적으로 만들어줄지 몰라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은 것 같다. 결국 인간에게 필요한 의존성과 상호 연결성을 약화시켰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고독하고 힘들었던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추천사

    사랑을 내 안의 감정으로만 알고 살았다.
    사랑이 책임질 건 내 인생뿐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 책이 그 믿음을 깨뜨려주었다.
    이 책은 사랑이 내 안의 감정만이 아니라
    삶의 구체적인 언어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사랑이 관계를 위한 언어가 되는 순간 사랑은‘우리’의 삶에 개입한다.
    사랑이 바꿀 것은 내 인생뿐만 아니라 세상이 된다.
    세바시 구독자 천만 명이 열광한
    김지윤 소장의 세바시 강연은 이 책의 일부일 뿐이다.
    - 구범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피디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오해를
    지혜롭게 치유하고 해결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내 얘기처럼 공감 가는 구체적인 예시들이 서술되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볼 수 있습니다.
    김지윤 소장의 솔직한 내면 성찰에서 나오는 글은 진솔하게 다가오고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하는 가르침은 나도 모르게 머리를 끄덕이게 합니다.
    연인이나 부부, 부모 자식 관계가 어려운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 혜민 / 스님

    목차

    프롤로그 슬픔의 끝을 향하여

    CHAPTER 1 사랑은 언어다

    01 복잡한 섹스
    02 만지고 노 코멘트
    03 섹스를 거부할 권리
    04 안전한 사랑
    05 당신만이 사랑의 콘텐츠
    06 사랑한다면 텔 미 모어
    07 사랑이 묻는다 Who are you?
    08 싸움에 득이 안 되는 말, 말, 말
    09 싸움의 기술
    10 이유 있는 이별

    CHAPTER 2 슬픔을 말해야 당신이 산다

    11 슬픔을 말해도 괜찮아
    12 엄마의 양말
    13 애도, 사랑을 잃다
    14 어린 아버지
    15 정상 가족
    16 경계인
    17 잡담, 최고의 기술
    18 킬리만자로의 표범, 꼰대
    19 어서 말을 해
    20 인상적인 위로

    CHAPTER 3 사랑인 것과 사랑이 아닌 것

    21 운명은 운명, 사랑은 사랑
    22 나쁜 남자가 그리 좋더냐
    23 사랑과 고통 사이
    24 집착 다루기
    25 부족한 재회
    26 장거리 연애를 한다면
    27 돈 워리 권태기
    28 스스로 삼겹살이 되는 능력
    29 순자 이모

    CHAPTER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30 봄날은 갔다
    31 결혼, 동화에서 실화로
    32 강광희 여사
    33 50 대 50
    34 섹스리스, 우리들의 이야기
    35 불륜에 관한 상식
    36 선의의 사랑
    37 기다린다는 것

    CHAPTER 5 누가 뭐래도 소중한 당신

    38 나를 무너뜨리는 언어
    39 타인의 시선
    40 예쁘다는 말
    41 침묵하지 않는 한 사람
    42 스트리트 파이터
    43 유부남에게 끌린다면
    44 가족을 떠날 시간
    45 혼자의 의미
    46 세월의 연인, 친구
    47 당신은 인류에 꼭 필요한 사람

    에필로그 흙에서 도자기로

    본문중에서

    섹스의 관계란, 쾌락의 관계라기보다는 나체로 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으면서 서로의 존재를 받아주고 품어주는 진정한 사랑과 신뢰의 관계다.

    그곳이 아니다. 이곳이다.
    나는 섹스 후 당신이 바로 스마트폰을 집어들면 화가 치민다.
    제발 먼저 잠들지 말아줘라.
    당신은 나를 사랑하기보다는 섹스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나는 어쩐지 섹스가 두렵다. 당신이 나를 지배하려 드는 것 같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지배당하는 느낌이 좋다. 하고 싶지 않다.
    이것은 여성의 질 건강에 좋지 않은 체위다. 나는 정말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겠다.
    밝히는 여자라고 생각할까 두렵다. 임신을 원한다. 임신이 두렵다.
    임신하고 싶지 않다. 고맙다. 따뜻하다. 민망하다. 웃음이 난다.
    수치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섹스를 하면서 나누어야 하는 대화는 무궁무진하다.
    (/ p.22)

    보면 싸우다가 중간에 그렇게들 나가시더라. 말 안 통한다고 나가고, 말문 막히면 나가고, “이놈의 집구석, 내가 나가야지!” 화끈하게 나가버린다. 하지만 나가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나가봤자 별 볼일 없고, 더 초라하고 서럽다. 게다가 컴백홈의 과정은 또 얼마나 모양이 빠지는지. 화려하게 박차고 나온 만큼 재입성은 민망하다.
    분노가 너무 격해져 이렇게 가다가는 진짜 사고를 치겠다 싶을 때 잠깐 소강상태를 가지는 것은 좋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나가버리거나 전화를 끊는 단절 행동은 싸움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간다. 반복적으로 일방적인 단절을 시도하면 상대는 걷잡을 수 없는 거절감과 분노를 느낀다.
    ‘뭐야, 나갔어? 지금 나간 거야? 나 무시해?’
    정말 나가지 않고 못 견디겠거든 반드시 온다는 말을 붙여야 한다.
    “이러다가 우리 치겠다. 후……나 잠깐 담배 한 대만 태우고 올게.”
    다시 온다는 한마디의 말이 그 와중에 상상 이상의 존중감을 전달한다. 다시 온다는 그 한마디를 안 해서 얼마나 많은 집들의 문짝이 부서져나갔는지 모른다.
    “I will be back.”
    평화로운 휴전을 제시하기에 좋은 말이다.
    (/ p.73)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에서 나는 처음으로 내 마음을 말했다. 나는 인생이 너무 힘이 들었다고, 왜 나를 낳았느냐고. 죽음을 기다리는 엄마 앞에서 가시 같은 말들을 내뱉었다. 주사기 줄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엄마는 묵묵히 들어주었다. 진짜 이야기를 시작한 나와 엄마는 며칠간을 울고 웃었다.
    “엄마, 나랑 사귈래?”
    우리는 그때 처음으로 사귀었다. 그 전까지는 피상적인 관계를 맺고 살았다. 그저 엄마의 역할, 딸의 역할을 했을 뿐 서로를 알지 못했다. 진짜 생각과 감정을 나누며 살지 못했다. 안 그래도 엄마의 힘든 인생에 짐을 얹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착한 딸 콤플렉스에 중독되어 살았다. 바르고 옳게 살려고 강박적으로 애썼다.
    (……)
    어쩌면 엄마와 딸은 제대로 사귄 적이 없는지 모른다. 같이 산다고 사귀게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둘 사이에 이야기가 있어야 사귐은 성사된다.
    (/ pp.89-91)

    문 닫은 키즈카페 앞에서 아이는 울었다. 자신의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 사라졌다며 엉엉 울었다. 내 생각에 한 10분이면 될 것을 20분이 넘도록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치는가 싶으면 또 울고 울음이 잦아드는가 싶다가도 다시 훌쩍였다. 지친 내가 말했다.
    “이제 그만 슬퍼해. 더 재미있는 데 가자. 엄마가 다른 키즈카페 찾아줄게. 그러니 진정해. 그만 울어, 응?”
    아이가 울면서 대답했다.
    “엄마가 뭔데 내가 슬퍼하는 걸 말려? 왜 슬퍼하지 말라고 해? 슬픔은 말리는 게 아니야.”
    나는 그만 할 말을 잃고,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옆에서 입 다물고 앉아 있었다.

    모든 관계는 이별을 향해 간다. 연인의 이별, 부부의 사별, 반려동물의 죽음, 자녀의 독립, 문 닫은 단골가게……. 연인과의 이별이든, 가족의 죽음이든, 애착하는 사물의 상실이든 사랑을 잃었을 때 거뜬히 극복하려는 시도는 좋지 않다.
    세상은 슬픔을 빨리 이겨내는 것이 강인함인 양 말하지만 그래서 자꾸 힘을 내라고 파이팅하라고 말하지만 오래도록 슬프고 아파한다는 건 나약한 게 아니다. 그저 천천히 상처를 치유해 가고 있는 것뿐이다. 당신에게는 실컷 슬퍼할 권리가 있다.
    (/ pp.95-96)

    결혼하면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요트 위에서 샴페인을 마시는 장면이 아니라 개펄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장면이 더 잘 어울리는 ‘체험 삶의 현장’이 바로 결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식과 웨딩드레스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산에 오를 때는 등산복을 입고, 노동을 할 때는 작업복을 입고, 파티에 갈 때는 꽃단장을 하는 법. 그런 의미에서 결혼식에는 웨딩드레스보다는 작업복이 어울리고, 시중 없이는 혼자 움직이기도 힘들게 거추장스럽고 아름답기만 한 웨딩드레스는 문제가 많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우리가 입는 옷은 우리의 각오와 의지를 드러낸다.
    (/ p.206)

    용서와 이해를 하기 위해 거리가 필요하다. 더 이상은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는 안전거리를 확보하는게 필요하다. 거리는 쉼을 주고, 용서의 공간이 된다. 독립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누나, 돈 좀 보내줘.”
    “일찍 들어와. 아버지 새 밥 아니면 못 드시잖아.”
    “네 엄마는 또 어디를 갔다니? 전화 좀 넣어봐.”
    “너네 아빠 또 바람 난 거 아냐?”
    가족들의 부당한 요구들, 생각해 보면 다 당신 일이 아니다.
    동생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사흘 만에 잘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버지는 밥하는 법을 배워 스스로 새 밥을 지어 먹어야 하고,
    엄마가 어디 있는지 궁금하면 직접 전화를 하면 된다.
    아빠가 바람 난 건 부부의 문제로 엄마의 남편이 바람이 난 거다.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해도 나쁜 사람이 아니다.
    인생이 꽤 짧다.
    (/ pp.291-292)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5종
    판매수 3,800권

    삶의 우여곡절을 겪고 인생의 단맛보다는 쓴맛을 먼저 맛보며 성장했다. 그런 시절을 통해 인간의 자기표현과 관계 맺는 방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수학을 무지하게 못해 구구단 5단마저 헷갈리던 그녀는 대학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가족상담을 공부하며 망하고 꼬이는 관계들이 가지는 패턴을 연구했다.
    그녀의 강의는 무거움과 가벼움 그 사이를 잘 다룬다는 평가를 받으며 SNS와 유튜브 누적 조회수 1,500만 뷰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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