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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 기타 : 박정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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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최측의농간에서 14년 만에 새 옷을 갈아입고 재탄생하는 『아무르 기타』는 박정대 시인의 절판된 시집들 중에서도 독자들의 기다림이 유독 간절했던 시집이다. 이 시집을 통해 우리는 그의 시세계가 찬란하게 무르익기 시작하던, 빛나는 시적 춤사위의 순간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출간을 위해 시인의 오랜 문우(文友) 함성호 시인이 표지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였다.

출판사 서평

눈먼 보헤미안이 부르는 노래, 아무르 기타


박정대 시집 『아무르 기타』
(2018, 최측의농간)



그리고 우리가 먼 훗날, 태양이 식어가는 낡고 오래된 천막 같은 밤하늘의 모퉁이에서 서러운 별똥별로 다시 만난다 하더라도, 나는 아직 살아 있으므로, 나는 불멸이 아니라 오래도록 너의 음악이다

그때까지 사랑이여, 내가 불멸이 아니어서 미안하다
「그때까지 사랑이여, 내가 불멸이 아니어서 미안하다」 부분.


시집, 『아무르 기타』

여기, 나직한 독백이 그대로 음악이 되어, 침잠하는 자들의 가슴에 깊숙이 박혀 들어가는 시집 한 권이 있다. 시집 『아무르 기타』를 통해 우리는 “태양이 식어가는 낡고 오래된 천막 같은 밤하늘의 모퉁이에서”, “오래도록 너의 음악”으로 기억되고자 했던 한 시인의 연주를 만날 수 있다. 골방의 보헤미안에서, 춤추는 눈먼 무사가 되어 우리가 서로를 아련하게 만날 수 있기를 꿈꾸게 했던 박정대 시인은, 이 시집 『아무르 기타』를 통해 대도시의 공해 속 말라가는 우리 가슴 한 켠에 시(詩)라는 촛불 하나로 꿈의 향을 피워 올리는 데 성공하였다.
시집 『아무르 기타』의 초판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에 비해 중고시장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시집이었다. 시집에 실린 일부 작품들을 우연찮게 접하고 오랜 시간 이 빛나는 책을 눈여겨 기다렸던 우리 최측의농간 또한 어디에서도 『아무르 기타』를 만나보기 어려웠다. 결국 대학 도서관에서 빌려 제본하여 읽을 수밖에 없었던 책. 시집 『아무르 기타』는 그만큼 많은 독자들의 요청이 적지 않았던 시집이기도 하다. 독자들의 요청이 있기 전부터 우리 또한 시집 『아무르 기타』의 복간을 오래 기다려왔으니 요청하는 독자들만큼이나 우리 최측의농간 또한 간절한 마음은 옅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최측의농간은 이제, 우리가 오래 품어왔던 갈증을 해갈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시집 『아무르 기타』의 복간을 고대해왔던 적지 않은 독자들과의 새로운 만남을 위하여 새해의 첫 출간을 이 시집으로 새기고자 한다.


서정시의 새로운 지평을 연 시집


어느 날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주 먼 별에 당도하기도 한다
「地上의 저녁」 부분.


시집 『아무르 기타』를 통해 아주 먼 별-박정대 시인만이 도달할 수 있는 시의 별-에 당도한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이 시집은 박정대 시인의 적지 않은 시집들 중에서도 각별한 위치를 점한다.
그의 다른 시집들에서 그렇듯 “촛불”, “눈먼 무사”, “골방”, “음악”, “눈발”과 같은 시어(詩語)들은 이 시집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 및 연주되고 있는데, 그 모든 반복되는 시어들의 펼쳐짐과 접힘의 한 정점에 이 시집 『아무르 기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시집 도처에서 보이는 ‘역마’의 정서, 떠돎의 운명이 이 시집을 통해 비로소 그 운명과 화해하며 곡절한 음악으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그 화해는 그러나 창조적 불화로서의 화해였으므로 시인은 낯익은 낭만의 정서 속에서도 시적 긴장감을 간직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시집 『아무르 기타』는 ‘박정대 풍’의 총천연 서정이 여실히 드러나는 시집이다. 부지런한 시작(詩作)활동을 통해서 마침내 그가 ‘발명해낸’, 여전히 발명해내고 있는 그만의 서정은 이 시집의 전후 작품집들 속에서 태어나거나 부서지면서 쉼 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 반복은 지루함이나 안이함이 아닌 시인 내면의 어떤 절실함과 닿아 있다.


내 머리 위의 어둠, 내 늑골에 첩첩이 쌓여 있는 어둠
내 몸에 불을 밝혀 스스로 한 그루 촛불나무로 타오르고 싶었습니다
「아무르 강가에서」 부분.


그 절실함으로 확장하고 극복하며 변주하는 스스로의 시세계. ‘서정’이라고 하면 우리가 으레 떠올리는 시의 문법을 과감히 탈(脫)하면서도, 그 문법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적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서정문법을 선보인 그의 이 시집은 당대의 젊은 시인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운율이 부각되지 않는 산문투의 개별 작품들이 시집이라는 전체의 구조 속에서는 독특한 운율을 형성해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시집을 통해 서정시가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과 만나볼 수도 있을 것이다.


특별한 판본으로 만나는 『아무르 기타』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그대는 나에게로 오는 것이냐,
음악이 있어서 나는 그대에게로 가는 거란다, 거란族의말발굽 소리처럼, 촛불의 음악처럼
「室內樂」 부분.


그대를 꿈꾸어도 그대에게 가 닿을 수 없는 마음이 여러 곡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저녁입니다
음악이 있어 그대는 행복합니까 세상의 아주 사소한 움직임도 음악이 되는 저녁,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누워서 그대를 발명합니다
「그대의 발명」 부분.


그렇다, 시집 『아무르 기타』는 “촛불의 음악처럼”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는 그의 시를 읽게 될 사람들을 떠올리기보다 발명하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시세계를 변주 및 확장해왔던 게 아닐까? 박정대 시인은 해가 갈수록 더욱 왕성한 창작열을 바탕으로 부지런히 작품집을 발표하는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우리 최측의농간에게 시인은 이 시집 『아무르 기타』를 두고 스스로에게 특히 각별한 시집이라는 말을 직접 전해왔으며 우리는 따라서 최측의농간판 『아무르 기타』가 박정대 시인과의 밀접하고 오랜 협업을 통해 새롭게 단장되었음을 전한다.
그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하나의 특별함으로 남아 있는 이 시집의 복간을 위해 시인의 오랜 문우(文友) 함성호 시인이 표지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으며 원고의 수정을 포함하여 조판, 디자인, 제작 등 출간을 위한 제반 과정에서 시인은 깊은 애정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였다.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시집 『아무르 기타』를 만나게 될 독자들은 이 시집의 구석구석에서 박정대 시인의 바람과 취향, 그 모든 것들을 감싸고 있는 숨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대가 나를 꿈꾸지 않으므로 나는 오래도록 그대를 꿈꾸었다
그대가 나를 연주하지 않으므로 나는 오래도록 그대를 연주했다
그러한 것들이 음악이 된다고 믿던 날들이 있었다
음악이 있으므로 모든 것이 부드러워질 수 있다고 믿던 날들이 있었다
「키스의 음악이 완성되었다」 부분.


그가 받아들인 운명과 그 운명의 빛과 그림자는 어둡게 타오르고 밝게 스러지다 새로운 꿈으로 화하여 한 권의 시집으로 박제되었다. 우리가 그를 꿈꾸지 않으므로 그가 우리를 오래 꿈꾸었던 것 같다. 시인은 이 시집의 복간을 기다려왔던 많은 독자들에게 이번 출간이 작은 선물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하였다. 오랜 시간 우리의 음악이 되기를 꿈꾸어왔던 음악, 『아무르 기타』가 다시 한 번 우리의 눈과 귀 앞에 당도하였다.

목차

시인의 말
자서


은델레 기타는 3줄이다

어제 - 19
그대의 발명 - 21
그때까지 사랑이여, 내가 불멸이 아니어서 미안하다 - 23
백제금동대향로의 오악사 - 28
악사들 - 29
내 낡은 기타는 서러운 악보만을 기억하네 - 35
어느 맑고 추운 날 - 37
네 영혼의 중앙역 - 39
안녕하세요, 투르니에氏 - 41
산초나무에게서 듣는 음악 - 45
사랑의 적소 - 46
어제 - 50
생의 일요일들 - 53
馬頭琴 켜는 밤 - 71
地上의 저녁 - 75
그대 집 - 78
환등기 - 80
하노이 36거리 - 85
하롱 베이 - 87
망기타 - 88
하노이 36거리의 시 - 102
자스민 푹푹 삶는 밤 - 108


이낭가는 8줄이다

삶의 기원 - 113
그녀에게 - 115
사곶 해안 - 117
당나귀 여린 발자국으로 걸어간 흙밤 - 119
폐허의 속도 - 121
열병나무 - 123
수염 - 126
그 깃발, 서럽게 펄럭이는 - 127
섬진족의 가을 - 129
아주 오래된 草原 - 120
인생은 빌린 배 - 132
눈먼 무사 - 135
가을 저녁寺 - 139
그녀가 걸어가 당도할 집 - 141
씨양씨양, 도요가 운다 ? 143
백야 - 147
전등寺 - 158
밀롱가에서 - 160
워터멜론슈街에서 - 162
室內樂 - 164
아무르 강가에서 - 188
키스의 음악이 완성되었다 - 190


은델레 기타와 이낭가의 줄을 합치면 11줄이다
아니 44줄이 될 수도 있겠다




마흔네 줄의 불꽃을 연주하는 호랑이 - 엄경희(해설)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5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5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났으며 199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단편들',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아무르 기타',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모든 가능성의 거리', '삶이라는 직업' 등이 있으며 현재 무가당 담배 클럽 동인, 인터내셔널 포에트리 급진 오랑캐 밴드 멤버로 활동 중이다. 김달전문학상과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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