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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사회적 초상 : 한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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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천재 시대 이전의 천재’, ‘궁정 사회의 시민 예술가’, 모차르트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어떤 사람이 한 서랍에는 예술가적 특성을, 다른 서랍에는 인간적 면모를 넣어 두지는 않는다.”
    “나의 목표는 모차르트의 인간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모차르트의 운명과 같은 길을 걸어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을 어느 정도 해명하려는 것이다.”

    현대 사회학계의 거목 엘리아스의 마지막 작업, ‘어느 천재의 사회학’

    오늘날 모차르트(1756-1791)는 종종 ‘천재’의 모습으로 이상화된다.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천재 음악가였던 모차르트. 불과 다섯 살부터 작곡을 시작했으며 즉흥적인 피아노 연주에도 능했고 훌륭한 작품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매혹시켰던 인물, 하지만 운명의 칼날을 비껴가지 못해 자신의 무한한 환상을 너무 일찍 무덤 속에 함께 가져가 버린 비운의 천재. 여기서 그의 삶을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인다. 과연 그는 ‘모든’ 사람이 우러르는 존재였을까, 그의 천재성은 오로지 그 자신의 내면으로부터만 자연스럽게 발현된 결과물일 뿐인 걸까? [궁정 사회], [문명화 과정] 등의 저서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대표적인 사회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Norbert Elias(1897-1990)는 사회학에 대한 개념을 스스로 재정의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모차르트의 삶에 접근하고자 했다. "사회학은 보통 해체하고 단순화시키는 학문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나는 이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사회학은 우리의 사회적 삶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또 그것을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본문 중에서)

    그동안 모차르트에 대한 수많은 전기가 나왔지만 대부분 이 천재의 모습을 미화하는 경향을 답습해왔다고 한다면, 엘리아스의 ‘사회적’ 전기라 볼 수 있는 이 책은 천재 모차르트뿐 아니라 ‘인간’ 모차르트가 처했던 사회적 상황을 분석함으로써 역사적 인물에 대한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확보하려 했던 한 노학자의 치열한 연구물이라 할 수 있다(저자가 이 작업에 매달릴 당시 그의 나이는 여든 무렵이었다). 애초 이 책은 저자 스스로 ‘궁정 사회의 시민 예술가’라 이름 붙인 원고를 엘리아스의 책들을 꾸준히 소개하고 출간해온 사회학 박사 미하엘 슈뢰터가 간추려 정리한 것이다. 1993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적이 있으나 2018년 전집 편집자의 글과 참고문헌, 찾아보기 등을 보충하고 번역 및 표기를 새롭게 손보아 포노의 ‘음악의 글’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모차르트를 둘러싼 두 개의 세계 – 궁정 사회와 시민 계급의 아버지

    ‘궁정 사회의 시민 예술가’. 모차르트의 당시 사회적 위상에 대해 이보다 더 집약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은 없을 것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모차르트는 위대한 예술가로 기억되며 지금의 기준에서 보면 누구에게나 대접받았을 것 같지만 그가 태어난 18세기 중반의 유럽은 궁정 귀족 집단과 시민 집단 사이의 격차가 매우 뚜렷한 계급 사회였고, 모차르트는 그러한 사회 구조 안에서도 ‘시민’ 계층의 운명을 안고 태어났다. 궁정에 속한 음악가로서 그의 지위는 과자 제조공이나 요리사 등과 마찬가지로 ‘시종’, 더 심하게는 ‘궁정 아첨꾼’에 불과했던 것이다. 과연 현대의 기준에서 볼 때 모차르트와 같은 천재 음악가가 아첨꾼의 지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바로 이와 같은 현실적 상황을 직시함으로써 모차르트에 대한 이해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음악적 능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던 모차르트는 궁정 음악가로만 국한된 삶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가 봉직했던 잘츠부르크 궁은 그에게 우물이나 다름없었다. 유럽 곳곳의 도시와 궁정 들이 손을 뻗쳤고 그는 우물을 벗어나 그 모든 곳으로, 특히 빈으로 가서 자유 예술가의 삶을 살고 싶었다. 빈의 황제와 귀족 청중은 그를 반기고 그의 음악을 사랑했지만, 그들은 금방 싫증내는 사람들이었고 제아무리 후한 대접을 받는다 한들 그들에게 그는 한낱 ‘아랫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잘츠부르크를 떠나더라도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엄청난 착각이었음이 곧 밝혀지고, 이러한 현실의 벽은 귀족 계급에 대한 모차르트의 적대감으로 이어진다(반 귀족적인 내용의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돈 조반니Don Giovanni] 등에서 그의 이런 성향이 드러난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점은 모차르트의 이중성이다. 그는 귀족 계층에 반감을 갖고 그들의 감정 및 행동 규범을 체득하길 거부했다. 아부도 혐오했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들의 인정은 갈구했다. 그의 작품 역시 귀족 집단의 음악 규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모차르트는 어떤 의미에서 두 개의 사회적 세계 속에서 살았고, 그의 일생과 작품 창작 역시 이러한 이중적 모순의 특징을 강하게 지닌다고 이 책은 설명한다.

    모차르트를 둘러싼 좀 더 작은 사회라 할 수 있는 그의 가족, 그중에서도 아버지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모차르트, 사회적 초상]은 아버지인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아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분석을 시도한다.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아들을 향한 교육열은 그 자신의 절실한 꿈과도 아주 밀접히 맞닿아 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성공의 꿈을 아들을 통해 이루려는 욕망은 그를 학문적인 관점에서도 매우 드문 유형인 ‘소유욕 강한 아버지(possessive father)’로 만든다. 이런 아버지 밑에서 20년 동안 지내면서 모차르트가 명연주가로서의 기틀을 닦은 것도 사실이지만, 종종 별나다고 여겨지는 성격 또한 이와 같은 가정환경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또 다른 측면에서 지배질서에 대한 모차르트의 적개심은 아들과 달리 그 사회에 복종했던 아버지와 그 아버지에 대한 반항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모차르트는 타고난 천재가 아닌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천재다."

    엘리아스가 모차르트를 둘러싼 겹겹의 사회적 환경을 광범하게 서술함으로써 깨부수고자 한 것은 타고난 천재에 대한 신화적 환상이며, 천재 모차르트와 인간 모차르트를 분리해 생각하는 후세의 편협한 사고방식이다. 저자의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모차르트가 지닌 음악적 탁월함은 생물학적으로 타고났다기보다는 그가 살아내야 했던 환경과 시대에 적응하거나 저항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보는 의견에 더욱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모차르트는 결코 궁정과 그곳의 왕과 귀족 들이 원하는 대로만 작품을 만들지 않았다. 그들에 대한 반감과 저항은 모차르트로 하여금 궁정적 전통에 기반하되, 개인적 방식을 통해 그만의 환상을 음악의 언어로 풀어내게끔 했다.

    우리는 종종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말하면서 마치 같은 사람이 아닌 듯한, 조금은 부정적인 뉘앙스로 그의 인격적인 면을 거론하곤 했다. 하지만 저자의 표현대로 "어떤 사람이 한 서랍에는 예술가적 특성을, 다른 서랍에는 인간적 면모를 넣어 두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둘을 따로 떼어 생각하는 게 부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동물적인 배설에 대한 언급이나 농담 등은 지배자층에 대한 억압된 공격욕의 분출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그가 작곡한 반 귀족적인 오페라 등과 비교했을 때 어찌 보면 그 수단만 다를 뿐이다. ‘어린아이’ 같은 성격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어떠한가. 그가 정말 어린아이처럼 철없기만 했다면 자신을 20년 동안이나 지배해온 아버지를 떠나고 자신의 주인을 떠나면서 순전히 혼자 힘으로 사회 권력의 구조를 부수려는 용기를 발휘할 수 있었을까. 그를 움직인 것은 단 한 가지.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으로 수많은 청중의 사랑을 얻고자 하는 소망이었다.

    ‘천재 시대 이전의 천재’. 이 책에 따르면 모차르트가 처한 당시 사회적 상황은 구조적으로 그가 한계에 몰릴 수밖에 없는 시대였다. 그보다 15년 늦게 태어난 베토벤(1770-1827)의 경우 음악가의 위상이나 출판 활동에 따른 경제적 보상 등 모든 면에서 상황이 나았으니 어찌 보면 모차르트는 얄궂은 운명을 살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시대의 영웅들 앞에는 늘 가혹한 운명이, 마치 운명처럼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운명이 그들의 이름을 역사에 아로새겼다. 모차르트의 운명은 ‘천재’보다는 ‘시대’ 그 방점이 찍혀야 하지 않을까.
    우리를 둘러싼 사회를 해체하고 단순화시키기보다는 여러 어려운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일을 학문 연구의 목표로 삼은 노학자의 철학과 만년의 흔적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음악의 글’ 시리즈

    ‘음악의 글’은 음악전문출판사 포노가 선보이는 새로운 시리즈로, 음악을 좀 더 깊이 읽고 폭넓게 이해하는 통찰이 담긴 글들을 한데 모읍니다. 제1권은 최초의 근대적 음악평론가 가운데 한 사람인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의 [음악과 음악가 _ 낭만시대의 한가운데서], 제2권은 리트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평생 헌신했던 성악가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리트, 독일예술가곡 _ 시와 하나 된 음악], 제3권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음악가, ‘미국 음악의 목소리’ 에런 코플런드의 음악 사용 설명서 [음악에서 무엇을 들어 낼 것인가], 제4권은 프랑스 음악의 위대한 정신 클로드 드뷔시가 자신의 분신 크로슈 씨를 통해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 [안티 딜레탕트 크로슈 씨], 제5권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신학자 한스 큉의 [음악과 종교 _ 모차르트 – 바그너 - 브루크너]입니다.

    목차

    제1부 _ 모차르트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그는 스스로를 포기했고 추락하였다
    궁정 사회의 시민 음악가
    ‘자유 예술가’를 향한 모차르트의 걸음
    수공업자 예술과 예술가 예술
    인간 내면의 예술가
    어느 천재의 성장 과정
    모차르트의 청년기 _ 두 사회적 세계 사이에서

    제2부 _ 모차르트의 반란: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모차르트의 반란
    해방의 완성: 모차르트의 결혼

    제3부 _ 계획: 표제어로 본 모차르트의 삶의 드라마
    머리말
    두 개의 메모

    편집자의 글 1
    편집자의 글 2
    옮긴이의 글
    참고문헌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모차르트라는 단순한 이름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음악적 재능의 상징이 되어버린 오늘날, 그토록 마법적인 창조력의 소유자인 그가 다른 사람들의 호의와 사랑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자기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깊이 회의했으며, 그 때문에 너무 일찍 죽었을 수도 있고 그래서 아직 탄생하지 못한 많은 작품들을 무덤으로 안고 갔을 수도 있다는 주장은 어쩌면 잘 납득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특히 우리가 그것을 창조한 사람이 아니라 그의 작품에만 흥미를 가질 때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삶을 평가하는 데 사용할 법한 잣대로 타인의 의미 실현이나 의미 상실을 가늠하는 오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 p.10)

    한 인간을 이해하려면 그가 간절히 성취하고자 하는 지배적 소망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한다. 그의 삶이 그 자신에게도 의미 있게 흘러가는지의 여부는 그가 그 소망을 이루는가, 어느 정도만큼 이룰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 p.16)

    우리가 말하는 제후들의 궁정이란 원래 제후의 가정을 의미했다. 음악가들은 그런 큰 집안에서 과자 제조공이나 요리사 또는 시종 들처럼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었고 궁정의 위상 서열에서 보통 이들과 같은 위치를 차지했다. 조금 비하해서 표현한다면 그들은 ‘궁정 아첨꾼들’이었던 것이다. 대다수의 음악가는 궁정에서 종사하는 다른 시민 계급 출신들처럼 처우에 만족해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사람들 중 하나가 모차르트의 아버지였다. 그러나 그 역시 벗어날 뾰쪽한 방도가 달리 없었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 마지못해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것이 모든 음악 천재가 자신들의 재능을 펼쳐야 하는 고정된 사회적 구조이자 틀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이 조건들을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시대 음악의 종류, 소위 ‘양식’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 pp.24~25)

    모차르트의 비극은 결국, 그의 음악적 환상과 양심이 아직 그 사회의 전통적 취향에 묶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나 창조적 작업에 있어서 순전히 혼자 힘으로 사회 권력 구조의 벽을 부수려 했다는 데 있다. 그것도 전래의 권력 관계가 온전했던 사회적 발전 단계에서 말이다.
    (/ p.27)

    소외 계층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모차르트도 궁정 귀족들의 멸시에 괴로워했고 분노했다. 그러나 사회의 고위 계층에 대한 적대감은 강한 긍정과 병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는 바로 이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 했고, 자신의 음악적 업적으로 동급의 인간으로 대우받기를 원했다. 이러한 이중성은 무엇보다도 궁정의 고용주를 격렬히 거부하면서도 동시에 독립한 ‘자유 예술가’로서 주로 궁정 귀족으로 이루어진 빈 청중의 호감을 사려 했다는 데서 표출된다.
    (/ p.56)

    모차르트를 이야기하면 ‘타고난 천재’니 ‘천부적인 작곡 능력’이니 하는 말들이 쉽게 나온다. 그러나 이는 생각이 좀 모자란 표현 방식이다. 우리가 한 인간의 구조적 특성을 선천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눈빛이나 머리 색깔처럼 그것이 생물학적으로 유전되는 특징이라고 가정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한 인간이 모차르트의 음악처럼 그렇게 예술적인 것에 대한 천부적 소질을 유전자 속에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p.84)

    모차르트와 같이 그토록 경이로운 인간의―비단 그뿐만 아니라―인격 구조에 대한 간략한 언급은 인간 모차르트와 예술가 모차르트를 마치 별개의 두 사람인 양 나누어 말하는 습관이 자명성을 상실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과거 사람들은 인간 모차르트를 천재의 이상형에 들어맞도록 이상화하려 했다. 오늘날 우리는 예술가 모차르트를 일종의 초인으로, 인간 모차르트에 대해서는 가벼운 경멸감을 가지고 다루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그에게 합당치 못한 평가다.
    (/ pp.96~97)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그때까지 찾지 못했던 자기 삶의 의미를 아들을 통해 구하려 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정당했는지 묻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자기 존재의 의미 실현이 문제될 때 인간은 무자비하고 가혹해질 수 있다. 20년 동안 아버지는 마치 조각가가 작품을 빚듯이 아들에게 공을 들이고 작업한다. 그의 말처럼 은총의 주님이 그에게 선사해준 신동, 아마 자신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이 없었다면 현 위치에 설 수 없었을지도 모를 그 신동 아들에게 말이다 (......) 현대 심리 치료의 시나리오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에는 소유욕 강한 엄마(possessive mother)가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관찰한 바로는 소유욕 강한 아버지는 드물다.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아마 이 유형의 한 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pp.107~108)

    모차르트가 당시의 지배층에 대해 공격적이었고 이런 공격성이 그의 인격 구조의 지배적인 특성이었다는 사실은 훗날 경력을 보면 분명해진다. 그의 자존심이나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드러나듯이 ‘아부’에 대한 혐오를 생각해보라. 교황이 내린 귀족 칭호를 사용하기를 단호히 거부한 그의 태도, 모차르트의 훈장보다 낮은 급의 훈장을 받고도 평생 ‘기사 폰 글루크’라 자칭한 글루크와는 달리 ‘기사 폰 모차르트’로 나서기를 싫어했던 태도는 그가 자신을 궁정-귀족적 기득권층과 동일시하지 않았다는 징표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태도 역시 이중적이고 모순적이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이런 거부감은 궁정 귀족 계급으로부터 인정받고 동등하게 대우받고 싶다는―작위가 아닌 음악가로서의 업적을 통해―욕구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에서 그는 이미 이런 인정을 거부당했기 때문에 그에게는 확실히 지배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두드러졌다. 동물적인 배설에 대해 언급하려는 성벽에는 억압된 공격욕이 분출되고 있다고 해도 전혀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다. 그의 일생의전체적 맥락에서 볼 때 이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 pp.157~158)

    그러나 모차르트의 ‘어린아이’ 같은 성격을 말하다 보면 우리는 다른 측면에서 그가 얼마나 어른스러웠는지 쉽게 잊어버린다. 그 증거는 한 나라의 군주인 자신의 고용주에 대한 개인적 반란을 실행하면서 그가 보였던 단호함이며, 그 못지않게 중요한 증거는 훨씬 더 어려웠을 아버지에 대한 반란이다. 모차르트가 어른이 되어간다는 표시이기도 한 이 결별의 위기는 성장기의 경험이라는 의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상적 경우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버지로부터의 분리 자체는 그 선행 단계인 결합의 강도와 기간을 생각할 때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것은 그의 교육에 비추어볼 때 우리를 놀라게 하는 그의 강한 성격을 증명해준다.
    (/ pp.190~191)

    모차르트가 살았던 시대의 음악 발전은 궁정의 취향에 의해 결정되었다. 모차르트의 개인적 태도는 자신의 환상의 흐름에 충실하려 하고 예술가적 양심의 자기 통제에 따르려 했던 ‘자유 예술가’적 태도였던 반면, 생계 수단은 전적으로 궁정 귀족의 손에 달려 있었다는 사실이 그의 비극적 삶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된다.
    (/ pp.214~215)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1990년 8월 1일 사망했다. 저자 본인은 이 책의 완성을 더 이상 경험할 수도 감독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모차르트 책에 대한 나의 제안에는 그도 동의했다(모차르트 서거 200주년인 1991년을 의식하지 않고). 제목도 그 스스로 붙인 것인데, 이는 그가 발행할 서적을 자신의 저작으로 인정했음을 말해준다.
    (/ p.221)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모차르트, 사회적 초상 _ 한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은 이러한 편견에 강한 물음표를 붙인다. 그는 "모차르트는 타고난 천재이다"라는 통상적 견해를 "모차르트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천재이다"라는 명제로 상대화시킨다. 그렇다고 해서 노르베르트 엘리아스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약화시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오히려 한 예술가가 사회적으로 태어나는 과정을 정치하게 서술함으로써 천재적 예술가에게 요청되는 반역적 저항적 성격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 pp.228~229)

    저자소개

    노르베르트 엘리아스(Norbert Elia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97~1990
    출생지 폴란드 브레슬라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897년 독일 브레슬라우(오늘날 폴란드 브로츠와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슬라우 대학에서 의학과 철학, 심리학을 공부했다. 1924년 [이념과 개인Idee und Individuum]이라는 제목으로 철학박사 학위 논문을 발표했으나 지도 교수와의 마찰로 결국 사회학으로 돌아선다. 1925년 당시 사회과학과 철학의 중심지였던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사회학 공부를 시작했다. 1930년 헝가리 태생의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Karl Mannheim을 따라 프랑크푸르트 대학으로 가서 그의 조교로 활동했다. 1933년 나치가 집권하고 만하임의 사회학 연구소가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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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55~
    출생지 경남 울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5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에서 사회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유교예법을 통한 가부장제도Patriarchat durch konfuzianische Anstandsnormen] [인간복제에 관한 철학적 성찰](공저) 등이 있으며, [막스 베버] [새로운 불투명성] [문명화 과정 1, 2][로자 룩셈부르크] [생각 붙잡기]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공역)[기득권자와 아웃사이더] [냉소적 이성비판 1](공역), [전체주의의 기원](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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