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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셔츠 : 얀 마텔 장편소설

원제 : Beatrice and Vir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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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작가이자 세계 문단의 독보적인 존재 얀 마텔
    그의 소설의 시작과 미래를 보여줄 대표작 3종 리커버 특별판 출간


    소설이라는 예술이 죽어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얀 마텔의 소설을 읽어보라.
    - 알베르토 망구엘 / [독서의 역사]의 저자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 출간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며 사랑받고 있는 그의 대표작 3종([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셀프], [20세기의 셔츠])의 리커버 특별판이 출간되었다. 이번 특별판에서는 그의 소설 미학을 오롯이 담아내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산뜻한 표지와 미니멀한 판형으로 재단장하고, 각 권마다 시인 김혜순, 여성학자 정희진, 소설가 조경란, 서평가 이현우 등 이 시대의 영향력 있는 명사들의 추천사를 실어, 지금 우리가 얀 마텔의 작품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를 새롭게 조명했다.

    얀 마텔이 들려주는 또 하나의 놀라운 이야기인 [20세기의 셔츠(원제 : Beatrice & Virgil)]는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비극 가운데 하나인 홀로코스트에 관한 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홀로코스트는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희생당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얀 마텔은 우리 주변에 있는, 어쩌면 내 안에 각인되어 있는 광기와 증오도 이와 비슷한 것이 아닌지 묻고 있다. 그것은 동물 학대, 성 차별, 인종 차별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국수주의와 제국주의,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 모든 불합리하고 무차별적인 폭력의 고유명사가 바로 오늘날의 홀로코스트이며, 따라서 작가의 말대로 "셔츠가 어디에나 있듯이, 홀로코스트는 어디에나 있다".

    서평가 이현우는 "이 소설은 우화라는 장치를 통해서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새로운 방식으로 환기하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홀로코스트를 ‘새롭게’ 기억하기 위한 그 지난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21세기의 ‘지옥’까지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홀로코스트는 역설적이게도, 완전히 재현 불가능한 역사의 상흔이면서도 우리 삶의 지근거리에서 언제라도 재현 가능한 역사의 현재이기 때문이다. [20세기의 셔츠]는 홀로코스트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실적이지 않고 순전히 상상적인 방식, 그러나 그 사건의 정서만은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써낸 소설이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일상 가까이에 있는 폭력이라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는 동시에, 인간의 신념을 밝혀줄 새로운 안내자를 만나게 된다.

    출판사 서평

    "모든 것이 끝나는 어느 날,
    우리가 겪은 일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그건 우리가 살아남을 때 말이지."
    단테의 [신곡]에 대한 가장 충격적인 오마주이자
    포스트 홀로코스트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


    [파이 이야기]가 ‘인간과 동물의 소설’이라면 [20세기의 셔츠]는 ‘인간과 동물의 우화’다.
    얀 마텔의 홀로코스트 소설에서 그리고 있는 것은 ‘인간과 동물’이라는 운명공동체다.
    얀 마텔은 과연 홀로코스트에 대한 새로운 표현 방법을 창출해낸 것일까?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가 그의 답변이다.
    - 이현우 / 서평가, 인문학자

    [20세기의 셔츠]의 주인공인 소설가 헨리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픽션과 논픽션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내기 위해 출판사 관계자들과 접촉하지만, 돌아온 것은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떠나고 싶을 정도의 절망감뿐이다. 그런 그가 아내와 함께 옮겨 간 낯선 도시에서 팬이 보낸 이상한 우편물 하나를 받는다. 봉투 안에는 플로베르의 단편 소설 [호스피테이터 성 쥘리앵의 전설]과 누군가가 쓴 [20세기의 셔츠]라는 희곡의 일부분, 그리고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짧은 메시지. 헨리는 마침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그에게 직접 답장을 전해주려고 봉투에 적힌 주소를 따라 간다. 그곳은 그와 동명인 박제사 헨리의 ‘박제상회’였다. 박제사를 만나게 된 헨리는 그 후 시간이 날 때마다 박제상회에 들러 박제사가 쓴 우화식 희곡 [20세기의 셔츠]를 조금씩 읽어나가면서 박제사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헨리는 플로베르의 단편소설 속 주인공 쥘리앵이 이유 없이 동물 사냥에 심취해 동물들을 학살한 내용을 희곡 [20세기 셔츠]와 연결 지으면서, 박제사가 동물들이 이처럼 비참하게 죽어가는 것을 이야기하려고 했을 거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그렇게 확신하는 바로 그때, 헨리는 자신의 확신으로부터 배신당한다. 희곡에서 당나귀와 원숭이, 즉 베아트리스와 버질을 해치는 잔인한 소년이 실제로 누구를 가리키는지 깨닫는 순간, 자신이 희곡 속에 등장하는 학살의 희생양이 될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다.

    "홀로코스트는 당신의 박동하는 심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기억의 진실’을 찾기 위한
    홀로코스트에 대한 잊히지 않는 우화


    영문학자 알라이다 아스만은 그의 저서 [기억의 공간]에서 "기억의 진실은 다름 아닌 사실의 변형에 그 본질이 있을 수 있다. 기억이란 설령 명백히 거짓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어떤 차원에서는 진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이 진실을 포착하려면 정신분석가나 예술가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언어로 재현된 기억의 재구성에 의존한 기존 홀로코스트 소설과 얀 마텔의 소설이 갈라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얀 마텔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존의 건조한 정의에서 ‘예술의 자유로움’을 놓친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홀로코스트는 언제나 홀로코스트여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홀로코스트를 생각하고 묘사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 홀로코스트는 언젠가 역사의 먼지 속에 사라질 것이다. 홀로코스트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존재하려면, 언제까지나 색 바랜 낡은 사진으로만 우리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베아트리스와 버질의 안내를 받아볼 만한 이유를 얻게 된다.

    "돌이킬 수 없는 증오에 대한 얘깁니다.
    버질과 베아트리스는 그런 증오에
    ‘잠깐만!’이라고 소리칩니다."


    대부분의 홀로코스트 소설이 역사적이고 사실적인 내용과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데 반해, 얀 마텔은 이러한 기존의 문법을 깨고 소설 속의 희곡이라는 이중구조를 도입했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드니 디드로의 [라모의 조카], 단테의 [신곡], 이 세 작품의 모티프가 녹아 있는 이 희곡은 셔츠라는 나라의 허리쯤에서 벌어지는 당나귀 베아트리스와 원숭이 버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교훈을 주기 위한 단순한 우화가 아니다. 거대한 비극 앞에서 베아트리스와 버질의 이야기는 너무나 천진하며 슬프고 가슴 아프다. 단테의 [신곡]에서 주인공이 베르길리우스와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아 지옥과 연옥과 천국을 여행했듯이, 소설 속의 주인공과 우리는 버질과 베아트리스의 안내를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역사적 진실에 닿게 된다. ‘우화’라는 형식이 접목된 이 희곡은 소설의 핵으로서 우리 심장 속에 홀로코스트에 대한 다른 차원의 기념비가 된다.
    실패한 소설과 흥미로운 희곡, 소설가 헨리와 박제사 헨리, 홀로코스트와 동물 학살, 박제된 야생동물들과 살아 있는 애완동물들, 그리고 플로베르의 단편소설. 절묘한 상징, 치밀한 구성, 대비되는 구도, 서술적 소설과 우화적 희곡의 묘한 어우러짐을 통해 우리는 어느새 소설 속에 몰입하게 된다. 얀 마텔은 언뜻 느슨해 보이는 전체 이야기 구조 속에서, 잠시 방심하고 있는 사이 진실의 단편들을 하나씩 벗겨 보여준다. 마침내 소설의 끝에서 그 진실의 단편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순간, 독자들은 경악과 감동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작품 내용]

    소설 속 주인공인 작가 헨리는 ‘왜 홀로코스트를 다루는 방식은 역사적이고 사실적인 방식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왜 상상력이나 비유를 개입시킬 수 없는가’ 하는 데 의문을 갖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소설을 완성한다. 하지만 출간하기도 전에 관계자들에게 혹평을 받고 글쓰기를 중단한 채 익명의 삶을 살아간다. 어느 날 독자가 보낸 의문의 소포, 뭔가비밀을 감춘 듯한 토막 난 희곡 [20세기의 셔츠]를 받으면서 그의 안온하던 삶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헨리는 이 희곡을 쓴 사람을 만나 그가 희곡을 완성하는 것을 돕게 되고, 어둡고 거칠고 두려운 세계로 점점 더 깊이 끌려들어간다. 희곡 속 주인공인 당나귀 베아트리스와 원숭이 버질은 잔뜩 굶주리고 지치고 겁에 질린 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채로 마냥 길을 걷고 있다. 그들의 이름은 단테의 [신곡]에서 길을 잃은 단테를 연옥과 지옥으로 안내하는 베르길리우스(버질)와 천국의 안내자인 베아트리체(베아트리스)에서 가져온 것이다. 얀 마텔은 죄에 빠진 단테가 올바른 길로 돌아가기 위해서 안내자가 필요했듯이, 홀로코스트라는 사건에 대해서도 안내자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삶의 주변부로 물러나야 했던, 말 못하고 힘없는 이 땅의 수많은 희생자들을 다시 소환한다. 마텔은 이 희생자들의 목소리, 마치 커다란 충격 끝에 실어증을 앓던 것처럼 끊어질 듯 이어지는 지리멸렬한 언어를 통해, 그렇지만 지배와 폭력에 저항하는 보석처럼 아름다운 시적 언어를 통해 증오와 광기를 신선하고 충격적인 방식으로 그려낸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20세기의 셔츠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내 생각에 믿음은 햇살을 받으며 지내는 것과 비슷한 거야. 햇살을 받고 있을 때 그림자를 만들지 않을 수 있어? 네가 너라는 것을 절대 잊지 못하게 할 것처럼, 너랑 똑같은 모습으로 항상 너한테 달라붙어 있는 그 어둑한 부분을 떨쳐낼 수 있냐고? 결코 떨쳐낼 수 없어. 그림자는 의심을 뜻해. 햇살을 받고 있는 한 네가 어디를 가든 그림자는 따라다녀. 그런데 햇살을 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 p.33)

    베아트리스 : ‘모든 것이 끝나는 어느 날, 우리가 겪은 일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하고 물었어.
    (버질이 넘어진다.)
    버질 : 그건 우리가 살아남을 때 말이지.
    "이 질문이 희곡에서 핵심적인 질문입니다. 그들에게 닥친 일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그들은 틈날 때마다 그 질문을 거론합니다."
    헨리가 불쑥 끼어들었다.
    "제가 아까 카페에서 했던 질문에 답을 구한 것 같습니다. 희곡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고 여쭸지요. 결국, 베아트리스와 버질이 뭔가를 가리키는 말에 대해 말하는 것이 어르신의 희곡에서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나는 그걸 기억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pp.180~181)

    헨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얘기가 셔츠에서 전개됩니까?"
    "그렇습니다, 셔츠의 뒤쪽에서."
    "베아트리스와 버질이 빵 부스러기보다 작거나, 셔츠가 엄청나게 크겠군요."
    "아주 큰 셔츠입니다."
    "그러니까 셔츠에서 원숭이와 당나귀가 돌아다닙니까? 거기에 나무와 시골길이 있고요?"
    "그 이상이 있습니다. 모든 게 상징적인 겁니다."
    헨리는 자기가 똑같은 말을 먼저 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겠죠, 상징적인 것이겠죠. 하지만 무엇을 상징하는 겁니까? 상징이 무엇을 대신하는 건지 독자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아메리카 합중국, 유럽 옷감 연합, 아프리카 구두 연방, 아시아 모자 연합, 이름은 뭐라도 상관없습니다. 우리가 멋대로 지구를 나눠서 풍경에 이름을 붙이고, 지도를 그리지 않습니까. 그러고는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 p.236)

    저자소개

    얀 마텔(Yann Martel)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3~
    출생지 스페인 살라만카
    출간도서 21종
    판매수 75,712권

    1963년 스페인에서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났다. 캐나다, 알래스카, 코스타리카, 프랑스, 멕시코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성인이 된 후에는 이란, 터키, 인도 등지를 여행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캐나다 트렌트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직업을 거친 후, 스물일곱 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3년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을 발표하며 데뷔했고, 이후 [셀프]와 [파이 이야기] [20세기의 셔츠]를 썼다. 2002년 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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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57~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국외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대학에서 수학한 후 한국외대와 건국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어와 불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전문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강주헌의 영어 번역 테크닉』『현대 불어학 개론』『기획에는 국경도 없다』『번역은 내 운명(공저)』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문명의 붕괴』『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내 인생을 바꾼 스무 살 여행』『가면-마음을 읽는 괴물, 헤라클레스 바르푸스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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