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이 책은 유년시절부터 새를 유난히 좋아했던 한국 교원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김수일이 어린시절부터 가졌던 생각부터 현재의 생각까지를 모은 책이다. 창경원 조류사에서 새를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생태계에 대한 관심을 키워갈 수 있었던 그는 유학생활과 그간 만난 다양한 사람들, 또 자신이 참여했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야생동물이 살 수 없는 세상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책은 이러한 절실한 깨달음과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사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그런 세상으로 한 발 다가서는 계기가 되고자 하는 저자의 바람을 담고 있다.
　
그가 새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텃황새 이야기와 황새복원계획, 갯벌과 철새 이야기,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가 큰 DMZ, 국립자연사박물관의 필요성 등 자연과 환경에 대한 애정어린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1954년 서울에서 나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으로 간다. 위스콘신주립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친다. 그리고 귀국 후에는 한국교원대학교 생물학과 교수가 되었다. 언뜻 보면 평범한 학자의 이력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저자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인물이다. 저자의 이력을 자세히 살펴보자. 새를 너무 좋아했던 소년 청소년기의 저자는 남들과 많이 달랐다. 늘 집에서 여러 종류의 동물을 길렀는데 주로 새를 많이 길렀다. 그리고 창경원(지금의 창경궁) 조류사(鳥類舍)로 달려가서 새를 보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특히 소년은 관리인이 관람객들에게 이제 나가라고 말하는 시간을 기다렸다. 그 시간이 바로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이어서 새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야외로 새를 관찰하러 다녔다. 변변한 도감이 없었던 시절이어서 관찰한 것을 기록하고, 창경원조류사와 표본관을 스승 삼아서 새를 공부했다. 이 시절을 회고하는 저자의 추억은 <어머니>라는 단어에 함축되어 있다. 어머니로부터 들었던 자연과 동물이야기가 새에 관한 관심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생물학과에 진학하다 대학은 생물학과로 진학한다. 학부와 대학원에서의 생활을 저자는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 “식물, 곤충, 물고기, 새, 짐승 등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시기에 저자는 표본을 만들고 수집하면서 새에 관한 공부를 심도 있게 하게 된다. 또한 전통 매사냥 전문가인 박규섭 등과 함께 <매사냥>을 하면서 전통적인 우리의 수렵문화에 대한 경험도 하였다. 미국 유학시절 미국에서 저자는 석사와 박사과정을 공부한다. 한편으로 <위스콘신 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게 된다. 꾸준하게 익혀 온 그의 박제표본 만드는 솜씨가 빛을 발한 것이다. 그는 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는 동안 5천5백여 점의 박제표본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미국 생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도 레오폴드>와 살충제인 DDT의 유해성을 역설하여 결국 사용금지를 이끌어 낸 <조셉 힉키>에게서 배운다. 또한 생태그림을 그리는 많은 화가, 생태학자들과 교류하면서 저자도 새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것을 귀한 소득으로 여기고 있다. 귀국 이후 한국교원대학교에 교수로 부임하였다. 첫 작품은 1995년에 문화방송(MBC TV)에서 방영되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어미 새의 사랑>의 자문을 맡는다. 이 프로그램은 이듬해 한국방송대상 TV부문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서 한국교원대학교의 <황새복원계획>의 핵심멤버로 활동하였다. 이 복원계획이야말로 저자가 학부시절부터 가져온 황새사랑의 결정판이었다. 저자는 학부시절인 1974년부터 <음성황새>를 보러 다녔다. 또한 <국제두루미재단>의 아치볼드박사와 정보를 교환하는 등 교류하면서 황새에 오랫동안 사랑을 기울였던 것이다. 지금은 저자는 학생을 가치는 한편 멸종위기인 <저어새>(KBS TV 환경스페셜에서 다큐멘터리 방영)를 관찰하여 책으로 펴내기도 하고, 각종 환경단체와 문화재청의 여러 프로젝트에 자문역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제두루미재단 선임연구원을 맡고 있는 등 국제학회에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물론 새를 관찰하고, 그리고, 모형을 깎고, 표본을 만드는 등 새의 세계에 푹 빠져서 살고 있다. 저자는 이제는 주로 <생물보전학>과 <환경보전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더 나아가 <조류심리학>을 공부하여서 새들의 대화를 듣는 훈련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저자가 통역해 주는 새들의 대화를 들을 날이 언젠가 오리라고 믿는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야생동물이 살 수 없는 세상에서는 인간도 살 수없다. 더불어 사는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하며, 나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싶다.” 라고 말한다.

새와 함께 시작된 내 삶
창경궁에 얽힌 추억
새 그림을 그리는 이유
완충지대에서 자연유산으로-비무장지대
새를 향한 관심
새들의 행동
황새와 환경보전
황새복원의 과제
새 나라의 지배자들
인간과 환경
개발이냐 보전이냐
국립자연사박물관이 필요하다
연해주 대탐사
러시아 아무르지역 방문기
우리 조상들은 야생동물을 어떻게 생각했는가
사냥꾼과 동물보호
문화와 생명
갯벌과 철새
멸종위기 저어새의 비밀
흑고니
검은머리물떼새
괭이 갈매기
개리

＿새 그림을 그리는 이유 미국에서 공부하던 14년간은 자연사박물관 표본제작과 관리업무로 밤마다 시간과 싸우며 지냈다. 혼자서 제작한 새나 짐승 표본만 약 5천5백여 점에 달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새 그림을 그렸고 자연보호기금 마련을 위한 전람회 행사에 이것들을 기증하기도 했다. 자연사박물관에는 새나 짐승을 그리는 화가들이 자주 찾아와 동물표본 담당자의 조언을 듣고자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살아 있는 모습을 표현하려는 화가들은 언제나 겸허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저명한 화가라도 자신의 그림에 대하여 완벽하다고 믿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때 나는 저명한 야생동물 화가 몇 사람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 그들로부터 많이 배울 수가 있었다. 생물공부를 하다보면, 하찮은 미물일지라도 생명을 다루게 되는 경우가 많다. 새를 좋아하기 때문에 새를 잡아들이던 이율배반이 지속되고 있다는 자책을 느끼게 될 때도 적지 않다. 아직도 나는 새를 좋아한다는 명분으로 그들을 소유하려는 욕구가 내 안에 살아서 꿈틀거림을 알고 있다. 그와 같은 탐욕을 그림을 그림으로써 얼마라도 대신할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결코 붓을 놓아서는 안 될 것만 같다. (17-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