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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정신 : 김솔 장편소설[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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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솔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18년 01월 05일
  • 쪽수 : 180
  • ISBN : 978893747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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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김솔에게서 탄생한 연금술 같은 이야기!

문학성과 다양성, 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작품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작가」의 열여덟 번째 작품 『보편적 정신』.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 번째》, 《망상, 어》 등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 준 한국문학의 상상기계, 김솔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그간 저자가 보여주었던 독보적 스타일과 상상력이 보다 묵직한 질문으로 진화했다.

붉은 페인트의 비밀로부터 시작된 한 회사의 100년 역사를 통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인간의 윤리와 가치를 역설하며 고문을 견디는 윈스턴 스미스에게 오브라이언이 던지는 질문인 “우리를 패배시킬 거라는 그 원칙은 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붉은 페인트의 비밀은 무엇인지, 연금술의 비법은 무언지, 회사는 왜 소멸해 가는지, 이 모든 의문이 인간의 보편적 정신이라는 답을 향해 육박해 나아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신비로운 붉은 페인트, 거대한 유기체인 회사 그리고 비밀스러운 가계도…… 마침내 추출되는 보편적 정신. 한국문학의 상상기계, 김솔에게서 탄생한 연금술 같은 이야기 『보편적 정신』.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 《망상, 어》 등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 준 소설가 김솔의 신작 장편소설, 『보편적 정신』이 [오늘의 젊은 작가] 열여덟 번째 책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그간 작가가 확보한 독보적 스타일과 상상력은 이번 작품을 통해 보다 묵직한 질문으로 진화한다. 붉은 페인트의 비밀은 무엇인지, 연금술의 비법은 무언지, 회사는 왜 소멸해 가는지…… 이 모든 의문은 인간의 ‘보편적 정신’이라는 답을 향해 육박해 나아간다.

■ 우리를 패배시킬 거라는 그 원칙은 뭔가?
“우리를 패배시킬 거라는 그 원칙은 뭔가?” 이 질문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인간의 윤리와 가치를 역설하며 고문을 견디는 윈스턴 스미스에게 오브라이언이 던지는 질문이다. 오브라이언은 권력 그 자체를 추구하는 당의 신봉자이며, 윈스턴은 당은 결국 인간의 정신에 의해 무너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에 맞선다.
『보편적 정신』은 붉은 페인트의 비밀로부터 시작된 한 회사의 100년 역사를 통해 오브라이언의 질문에 답하려 한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 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채무 의식,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경외감” 같은 것들이겠지만, 소설은 해설을 최대한으로 미루고 숨기는 방식으로 100년을 직조해 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쉽게 답을 찾으려는 독자에게 『보편적 정신』은 오브라이언의 입을 빌려 다시 묻는다.

■ 자네는 자네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나?
김솔이 소설로써 제기하는 질문의 외적 형태는 조지 오웰에서 비롯되었으나, 그것의 내적 구성은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과 가깝다. 실제 『보편적 정신』의 복잡하고 다난한 가계도, 붉은 페인트와 연금술을 둘러싼 비밀, 100년 가까이 지속된 회사의 역사 등 소설은 독특한 알레고리와 메타포로 우리가 우리를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끝내 덧붙이고 있다.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로 작동하는 붉은 페인트 회사는 개인과 조직,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알레고리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알레고리는 기존의 소설적·인문학적 상상과는 다른 질감의 상상 체계를 만든다. 이러한 체계를 제대로 즐기며 관통해 나갈 열쇠는 직관력, 상상력, 인내력일 테다. 감히 독자에게 함부로 요청할 수 없는 이러한 능력치를 『보편적 정신』은 당당히 요구하고 있다. 오브라이언의 질문에서 윈스턴의 답변 사이에서, 연금술의 포획된 원천 물질처럼 『보편적 정신』을 통과한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인간이 될 ‘특수한 영감’을 얻는다.

추천사

보고서의 목소리와 설화의 목소리, 비밀의 탐색과 비밀의 폐기, 소멸을 막으려는 노력과 소멸을 부추기려는 시도……가 동시에 일어나는 이야기, 그래서 어떤 변화도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패가 단지 실패로 남지 않는 역설이 가능해지는 이야기.

목차

보편적 정신 6

작가의 말 161
작품 해설│황예인 165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본문중에서

창업주의 유일한 손녀, 그러니까 붉은 페인트의 제조 비밀에 대해 알고 있다고 알려진 다섯 명의 원로들 가운데 가장 나이 어린 그녀가 죽었을 때, 회사는 비상 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사업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생존자 네 명과 은밀하게 접촉하여 비밀이 잘 보존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페인트 제조 비밀을 전자 문서에 기록하고 최고 수준의 보안 기술을 적용한 뒤 노르웨이의 비밀 금고에 보관하되, 네 명의 원로들이 모두 동의하는 경우에만 그들의 홍채나 정맥 지도를 조합하여 금고를 열 수 있도록 허락하며, 각각 지명한 후계자들을 이사회에 참여시키려고 계획했다
-7쪽

신비로운 붉은 페인트의 비밀을 세상에 처음 발설한 자는 창업주의 맏아들이었다. 그는 공화주의자들이 군사혁명을 통해 동 마누엘 2세를 몰아내고 공화국을 선포한 1910년에 태어났다. ─ 창업주의 두 아들은 모두 혁명의 기운을 받고 태어났다. 반면 딸은 혁명과 혁명 사이에서 태어났다 ─ 하지만 그는 연금술에 몰두한 채 가정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와, 아버지를 대신하여 생선 행상으로 돈벌이를 해야 했던 어머니 모두에게서 사랑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자라났다. 그를 키운 건 도루강을 오르내리는 와인 운반선들과 갈매기들과 뱃사람들의 욕지거리와 창녀들의 화장품 냄새였다. 너무 어려서부터 체득한 고독과 불안은 타인에게서 애정을 얻어 내는 능력을 거세시켰다.
-83쪽

창업주와 관련하여 그 밖의 소문들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신비로운 붉은 페인트에서 시작된 비극이 가계도를 따라 창업주와 가족 모두에게 맹독처럼 흘러들어 생존자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붉은 페인트의 제조 비밀을 알고 있는 원로들이 다섯 명이라는 소문이 항간에 진실처럼 떠돌고 있는 한 ─ 그중 한 명으로 알려진 창업주의 손녀가 죽은 뒤에도 여전히 다섯 명의 숫자에는 변함이 없었다 ─ 창업주의 가계도에 대한 궁금증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가령 혼외정사를 통해 창업주의 첫째 아내에게 둘째 아들 ─ 창업주에겐 셋째 아들 ─ 의 씨를 뿌린 남자나, 창업주의 맏딸을 임신시켜 그에게 손녀를 안겨 준 남자나, 창업주의 둘째 아들과 동침한 손녀에게서 태어났을지도 모를 아이와 그 다섯 명의 원로들이 연관되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창업주의 연금술사 스승이 불멸의 존재가 된 이후 그 다섯 명을 제자와 자식으로 삼고 비밀을 전수했을지도 모른다.
-99쪽

만약 연금술사 스승이 만들어 준 신비로운 붉은 페인트를 창업주가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면, 또는 창업주를 대신하여 회사의 직원들이 성공했다면, 오랫동안 그들이 궁금해했던 미래는 지금 어떤 현실이 되었을까. 낙원에 가까워졌을까, 연옥에 가까워졌을까. 하지만 기존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고선 낙원이든 연옥이든 지상에 건설할 수 없으니, 신비로운 붉은 페인트와 관련된 비밀과 생산 시설을 차지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국가들뿐만 아니라 무장 혁명 단체나 범죄 집단까지 전쟁에 참여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가 간의 전쟁은 국가별 내전으로 바뀌고 힘의 균형이 잡히기 전까지 비극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아무 때나 나타나는 군인과 폭격기와 난민들 때문에 국경은 더 이상 의미를 잃을 것이고, 전쟁을 서둘러 종식시키겠다는 명분으로 더 잔인한 무기들이 등장할 것이다
-155쪽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3

저자 김솔은 1973년 광주 출생으로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내기의 목적」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암스테르담 가라지 세일 두번째』가 있다. 문지문학상,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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