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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뵐과 행복 사회 : 하인리히뵐을 바라보는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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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하인리히 뵐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서 그가 작가로서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평생 간절히 원했던 ‘것’을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하였다. 그것은 ‘행복’, 특히 ‘사회적 약자들의 행복’이었다. 행복한 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행복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심리적인 안정과 문화예술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필진은 다각도로 접근하였고 먼저 하인리히 뵐과 그의 작품을 재 탐구하며 시작했다. 1부부터 3부까지는 하인리히 뵐 자신의 말 또는 그의 작품을 통해서 하인리히 뵐을 직접 조명했으며, 4부는 더욱 미시적으로 인간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심리적?정신적인 관점에서 행복개념과 행복사회를 고찰했다. 동시에 외연을 확장하여 문화예술을 통해서 행복을 추구하는 방안을 숙고했다.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 추가]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하여
1972년 10월 19일 아테네에서 위르겐 크리츠(J?rgen Kritz)와의 인터뷰
안은영
위르겐 크리츠 (이하 크리츠): 뵐 선생님[Heinrich B?ll, 1917~1985, 독일의 소설가, 1971년에 발표한 ?여인과 군상(Gruppenbild mit Dame)?으로 이듬해인 1972년에 노벨문학상 수상],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서 선생님께서도 분명히 기뻐하고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하인리히 뵐 (이하 뵐): 네, 그렇습니다.
크리츠: 선생님께서는 이미 몇 해 전부터 스톡홀름의 노벨문학상 후보자 명단에 올라 있었습니다.
뵐: 네.
크리츠: 이전의 이런저런 공론 이후에 선생님께서는, 어쩌면 선생님이 언젠가 실제로 노벨상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하고 계셨습니까?
뵐: 아닙니다. 상당히 많은 후보가 당선 후보로 계속 거론되어 왔고, 그 중에서 특히 그레이엄 그린[Graham Greene, 1904~1991,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문학평론가]이 매우 유력시 되었었지요. 그래서 저는 누가 당선 후보로 거론되더라도 수상에 대해서 미리 예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츠: 독일 작가로서 선생님의 이번 노벨상 수상은 1929년 토마스 만(Thomas Mann)의 수상 이후 매우 오래간만입니다. 선생님, 노벨상 수상과 더불어 큰 명성을 얻게 되셨는데, 이것이 선생님에게 어떤 실제적인 가치도 있겠지요?
뵐: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혹시 경제적인 부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크리츠: 아닙니다. 노벨상 수상으로 인한 명성이 앞으로의 작업을 위해서 또 직접적인 정치적 참여를 위해서 하나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뵐: 저는 그것을 강화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문학적인 작업은 물론이고, 제가 1945년 이후 계속 해 왔고 또 계속 써 왔던 모든 것의 강화 말이지요. 이 점에 있어서 노벨상 수상은 저에게 문학 외적인 활동의 강화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크리츠: 지금 서독 내에서 선생님의 노벨상 수상에 대한 첫 반응이 벌써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서 노벨상 수상이 선생님에게 큰 부담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염려를 하시는지요?
뵐: 아니요, 저 자신에게 부담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러한 반응이 양적으로 화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적이라고 한 이유는, 그러한 반응에 대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해명을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논쟁은 저에게가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불쾌한 상황을 만들어 낸 사람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츠: 서독에서 이미 작년에 선거가 있었습니다. 지금과 유사한 경우가 있는데, 바로 빌리 브란트의 경우지요[Willy Brandt, 1913~1992, 독일 사회민주당(SPD) 출신, 서베를린 시장 역임, 제4대 연방수상(1969~1974),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과의 화해를 시도하는 그의 동방정책이 냉전종식과 세계평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197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함]. 연방수상인 빌리 브란트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을 때, 선거 간섭과 금지된 서독 내정 간섭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목소리들이 있었습니다.
뵐: 네,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결정되던 그 날, 저는 우연히 오슬로에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노벨상 위원회 위원들을 알게 되었는데, 그 사람들은 극도로 보수적인 사람들이고 또 모두 사회민주주의자들도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정치가가 상을 받으면 그것은 정치적인 행위라고 하는 그런 주장에 대해서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비록 제가 그러한 주장이 정치가에게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반면에 그러한 주장이 작가에게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그 작가가 이미 25년 전부터 서독에서 작품을 발표해 온 경우라면 말이지요.
크리츠: 그렇다면 그러한 공격이 당연히 선생님께서 정치적으로 선생님 자신을 표명하기 시작한 것에 대한 결과라는 것입니까?
뵐: 물론입니다.
크리츠: 정치적인 격론 속에서 선생님께서는 아마도 앞으로 몇 주 동안 몇 가지 일을 잘 극복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선생님께서는 의식적으로 선생님을 향한 공격의 여지를 만드시지요. 그러한 일에 대해 준비되셨습니까?
뵐: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 보인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저는 압니다. 그리고 저는 저의 약점을 드러내 보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지금 암시하신 그러한 논쟁 속에서 저는 아주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그러한 일에 준비되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을 건드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리 준비하지 않고, 그때그때의 경우에 따라서 반응할 것입니다. 저는 11월 8일이나 9일이 되어서야 독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저를 공격하는 주장이 제기될 것에 대한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크리츠: 이제 많은 사람이 선생님에게 정치적인 논쟁에 뛰어들었으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고 비난할 것입니다.
뵐: 저는 민감하지 않습니다. 민감함은 우선 무엇보다도 제 직업을 위한 전제 조건입니다. 이것을 ‘감수성’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당연히 민감하다고 또는 감수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러한 비난이 저에게 그렇게 큰 타격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한 주장에 대해 저는 단지 불쾌할 뿐입니다. 독일 사람으로서, 독일어로 작품을 쓰고 외국에서 어느 정도의 명성을 가지고 있으며 외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독일 사람으로서, 저는 그러한 주장을 단지 불쾌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그러한 주장은 제 자신에게 그렇게 큰 타격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작가로서의 저의 감수성은 오히려 저를 어느 정도 보호해 주기 때문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자, 우리 기다려 봅시다.
크리츠: 선생님께서는 지난 몇 개월 동안의 이러한 일련의 격론 속에서 뭔가를 배우셨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학습과정이 무엇과 관련된 것입니까? 무엇보다도 정치적인 상황이 어떻다는 것을 배우셨다는 것인가요? 아니면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서 좀 더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배우셨다는 것인가요?
뵐: 아닙니다. 어느 정도의 말의 본래적 의미의 차이를 존중하는 것, 그리고 저의 언어구사, 그러니까 특정한 정치적 맥락 속에서 제가 사용하는 표현을 좀 더 제대로 검열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배웠다는 것입니다. 또 강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배웠습니다. 작가로서 저는 이미 그것에 익숙해 있습니다. 작가는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비난의 물결이 그 한 사람에게 몰아칠 때 말이지요. 그렇다고 우리가 또 그렇게 둔감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작가에게 한 번 물어보세요. 그리고 정치적으로 참여하려는 사람은 그러한 것을 예상하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저에게 타격을 주려고 하는지 기다려 볼 것이고, 저의 주 무기인 정중함을 계속해서 투입해 볼 생각입니다. 저는 정중함이 갖는 위험한 힘을 여전히 확신합니다.
크리츠: 정치적인 참여, 이것이 선생님에게는 일차적으로 도덕적인 참여인가요?
뵐: 저는 정치와 도덕의 경계에 대해서 이 두 가지를 구별하면서 상당히 오랜 시간 토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저는 논쟁의 원인을 전혀 보지 못하겠습니다. 또 저의 정치적 참여가 일차적으로 도덕을 설파할 수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의 정치적 참여는 제가 살아온 인생으로부터 야기된 것입니다. 1945년 저는 28살이었지요, 그러니까 이미 그렇게 어린 나이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서독의 탄생을 매우 주의 깊게 관찰했고, 1945년부터 1972년까지 있었던 매우 많은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기억으로부터 제 자서전이 나온 것입니다. 어느 한 사람의 기억, 그러니까 20살에 군인이 되었고 28살에 귀향한 사람, 지금도 다시 알아들을 수 있는 특정한 목소리와 말을 아직도 생생하게 귀에 가지고 있는 어느 한 사람의 기억으로부터 말이지요. 그것이 도덕적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에 매우 민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감상적인 채로 있고자 합니다.
크리츠: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선생님의 입장이 1945년 이후, 또 바로 최근의 경험으로 인해서 다소 달라졌습니까?
뵐: 아니요. 저는 여전히 의회 민주주의에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의회 민주주의가 각 이익대변 단체들의 이해관계를 정말로 균형 있게 대변할 수 있을 때 말이지요. 고용주와 노동자의 비율을 봤을 때, 지금 우리의 의회에서는 그런 모습이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과반수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그 과반수가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개선의 가능성을 봅니다.
크리츠: 혹시 좀 전에 나누었던 정치와 도덕의 긴장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한 번 잠시 돌아가 볼 수 있을까요?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자면, 선생님의 일차적인 관심사는 실제로 정치입니까? 아니면 자비로움입니까? 이 자비로움이라는 개념이 선생님에게 매우 핵심적인 개념인 것 같은데요.
뵐: 자비로움이 부족합니다. 적어도 우리는 기독교적 이름을 갖고 있는 정당을 가지고 있습니다[기독교민주당(Christlich-Demokratische Union Deutschlands, 약칭 CDU 체데우)과 기독교사회당(Christlich-Soziale Union in Bayern, 약칭 CSU 체에스우)]. 2000년 동안 기독교적이라는 것(das Christliche)은 항상 새롭게 정의되어 왔고, 그 안에는 도덕적 요구가 있습니다. 사회적(sozial), 그리고 민주적(demokratisch)이라는 말 속에도 역시 도덕적 기준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니까 독일 연방의회의 정당들, 즉 앞에서 언급한 기독교민주당과 기독교사회당뿐만 아니라 자유민주당[Freie Demokratische Partei, 약칭 FDP 에프데페]도 역시 그들이 그들 스스로를 사회적, 민주적이라고 명명함으로써 도덕적 기준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말들 사이에 도덕적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크리츠: 선생님, 자비로움과 정치, 이 두 가지가 서로 충돌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뵐: 충돌할 필요 없습니다. 제 생각에, 문제는 민주주의로 인해 발생합니다. 봉건 사회의 영주는 자비로울 수 있었습니다. 즉, 관대할 수 있었지요. 저는 의회 민주주의와 같은 형식-민주주의들이 자만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자만으로 인해 형식-민주주의들은 남의 말을 들을 수 없게 됩니다. 전혀 유머가 없는 상태에서 남의 말을 들을 수 없게 되지요. 은혜나 사면과 같은 개념에 대해 봉건시대보다 더 귀를 닫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민주주의는, 우리의 민주주의도 역시, 이러한 은혜나 사면과 같은 개념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거의 완전히 선동된 언론에 대항해서 말입니다. 언론은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서 하나의 교정수단, 그것도 매우 중요한 교정수단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결정을 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는 많은 오해와 논쟁이 이러한 긴장관계 내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대해서 우리는 언젠가 정치인들과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들을 언론의 선동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려면 비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되겠지요.
크리츠: 언론의 선동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그것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거지요?
뵐: 무자비하고 유머가 없는 그러한 형식-민주주의를 실행하고, 그 다음에는 다시 파시즘으로 돌변하는 서독 언론의 특정한 방식 말입니다. 서독에서 사람들이 항상 폭력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단지 폭탄, 권총, 수류탄에 의한 폭력만을 생각합니다. 좋습니다. 이것은 범죄적 폭력의 형태지요. 하지만 신문기사에 의한 폭력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정의되지 않은 폭력, 그리고 또다시 폭력을 부르는 폭력이 아마도 수백 가지 될 것입니다.
크리츠: 자비로움과 은혜가 정치적으로 되어야 한다면, 또는 관철되어질 수 있어야 한다면 그것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폭력을 행사할 준비까지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닙니까?
뵐: 누구에 의해서 말입니까?
크리츠: 자비로움을 실행하고자 하는 그 사람 자신에 의해서요.
뵐: 아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당히 큰 문제는 무엇인가 하면, 자신의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느끼거나 또는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는 이 세상 어떤 집단도 폭력을 포기할 기회를 지금까지 갖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상대편도 역시 폭력을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끔찍한 악순환입니다. 예를 들어, 남아메리카, 베트남, 북아일랜드의 경우, 마찬가지로 내정에 관한 모든 논쟁, 그리고 미국의 경우를 보세요. 폭력으로 무엇인가를 관철하고자 하는 이런 사람들에게 폭력을 사용하는 것 외에 그 어떤 다른 기회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저는 폭력에 대한 그 어떤 정당성도 볼 수 없으며, 그 어떤 정당성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저는 또한 정치적, 역사적으로 이러한 폭력 없이 그 어떤 것도 성취되지 않으며 또한 성취된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것은 정말 끔찍한 인식입니다.
크리츠: 선생님의 소설 ?어느 복무의 종말(Ende einer Dienstfahrt)?의 결말에서도 독일 연방군의 차가 불타지요, 그러니까 파괴되지요……. 그러니까 하나의 폭력 행위가…….
뵐: 네, 사물에 대한 폭력입니다. 물론 예술 작품으로서입니다. 거기에서 저는 또한 우리의 도로 교통 상황과의 관계를 봅니다. 교통사고를 통해서 매일 사물에 대한 폭력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비록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말이지요.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는 이러한 사물에 대한 폭력은 생산을 작동시키기 위한 전제 조건입니다. 아주 냉정하게 통계상으로 이 문제를 보세요. 교통사고를 통해서 더 많은 자동차가 팔리고, 그럼으로써 또 교통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사물에 대한 폭력의 끔찍한 변증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사물에 대한 폭력을 향한 비탄의 소리가 매우 위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츠: 그것은 마치 선생님에게는 두 가지 형태의 삶이 있다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소설가, 그리고 정치적인…….
뵐: 아닙니다. 제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삶은 소설가로서의 삶입니다. 책상에 앉아서 언어로 하는 작업이면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저는 정말로 좋습니다, 번역가로서도 마찬가지고요. 정치적인 일은 직접적으로 공개적인 활동인데, 그 일은 근본적으로 저에게 그다지 잘 맞는 일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저는 책상과 홀 사이에서 흔들리는 거지요.
크리츠: 단지 흔들리기만 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갈등인가요?
뵐: 갈등입니다. 명백한 갈등입니다. 제 스스로 책상 쪽으로 기우는 경향을 보이다가, 그 다음엔 또다시 공개적으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낍니다. 끊임없는 갈등이지요.

목차

서문

제1부 직접 만나는 하인리히 뵐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하여 / 안은영
하인리히 뵐의 독자 구하기 / 서용좌

제2부 작가를 통해서 만나는 하인리히 뵐
슬픔의 사람, 슬픔의 작가 / 공선옥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을 말하기 / 이화경

제3부 하인리히 뵐이 말하는 행복
“살만한 나라, 살만한 언어” / 정인모
하인리히 뵐이 열망한 대안사회 / 사지원
하인리히 뵐의 현실 비판과 대안 / 정찬종

제4부 행복에 대한 다양한 시선
문학 작품 속 노년의 욕망과 행복 / 원윤희
인간 심리와 행복, 그리고 행복한 사회 / 곽정연
예술의 사회적 책임과 인류의 보편적 행복 / 최미세

본문중에서

2017년은 독일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탄생 1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하인리히뵐학회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이 책은 그 기획의 일환으로 한국하인리히뵐학회 회원들이 지난 1년 동안 사유하고 토론한 결과를 집대성한 것이다.
우리 학회는 “독일의 양심”이자 “행동하는 지성인”이라 불리는 하인리히 뵐의 정신을 알리는 작업을 몇 년 전부터 기획하고 실행해왔다. 그 노력의 첫 성과는 ?폭력을 관통하는 열 가지 시선?이라는 저술이다. 당시 우리는 ‘우리 사회의 행복을 파괴한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했고, 그것은 ‘폭력’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었다. 우리는 ‘하인리히 뵐의 탄생 100주년’인 2017년에는 그가 작가로서 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평생 간절히 원했던 ‘것’을 독자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하자는 데 합의했다. ‘그것’은 “행복”, 특히 ‘사회적 약자들의 행복’이었다. 행복한 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행복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심리적인 안정과 문화예술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우리는 다각도로 접근하였고, 먼저 하인리히 뵐과 그의 작품을 재 탐구하며 시작했다. 1부부터 3부까지는 하인리히 뵐 자신의 말 또는 그의 작품을 통해서 하인리히 뵐을 직접 조명했으며, 4부는 보다 미시적으로 인간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심리적?정신적인 관점에서 행복개념과 행복사회를 고찰했다. 동시에 외연을 확장하여 문화예술을 통해서 행복을 추구하는 방안을 숙고했다. 독자의 편의를 위해서 실린 순서에 따라 간단히 소개해본다.
1부에서는 안은영과 서용좌가 하인리히 뵐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인터뷰와 번역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하인리히 뵐의 기본사유와 작가로서 가졌던 사명감 및 그가 생각했던 문학의 역할 등을 독자들이 직접 접할 수 있도록 했다.
2부에서는 작가가 본 작가를 기획했다. 공선옥 작가와 이화경 작가가 대학시절 탐독했던 작품을 다시 손에 들고 고달프게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약자들의 행복을 바라는 선배 작가의 갈망을 되새겼다.
3부에서는 정인모, 사지원, 정찬종이 ‘살만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살아갈 용기를 주고 위안을 주는 따뜻한 말들?뵐은 이런 말들을 “살만한 언어”라고 표현한다?을 발굴해야 함을 여러 작품을 통해서 조명했다. 정인모는 뵐의 여러 작품을 예로 들며 따뜻한 말들과 위로가 되는 말들은 사회에서 멸시당하고 밀려난 사람들, 시쳇말로 외롭고 서글픈 ‘을’들을 버틸 수 있도록 또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지원은 사회적 ‘을’들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곳의 모델을 뵐의 작품에서 추출해내며 그 모델을 요즘 독일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생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뵐은 인간중심주의적인 사유의 환경이라는 개념을 탈피하여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생태적 사유, 즉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람과 자연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공생하는 공동체를 행복사회로 여겼다고 사지원은 설명했다. 정찬종은 독일 연방군의 실체와 서독의 중산층 경제정책을 폭로하는 뵐의 60년대 작품들을 치밀하게 분석하면서 뵐이 제시하는 이상적인 공동체는 도시가 아니라 지방이라고 강조했다.
제4부에서 원윤희는 노년의 자살률이 특히 높은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노년의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천착했다. 이런 의미에서 독일과 우리나라의 노년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을 택하여 노년의 욕망을 고찰하고 노년의 행복에 대해 숙고했다. 곽정연은 행복이라는 개념과 행복사회를 심리학적?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하고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옛 현인들의 행복에 대한 정의와 행복담론을 재조명했다. 동시에 행복사회의 조건들을 살펴보고 행복지수 조사에서 하위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되짚으며 삶의 목적을 통찰했다. 최미세는 예술가와 예술작품의 사회적 책임은 무엇이며 예술은 인류의 보편적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실제로 어떤 사례가 있는지를 파악했다. 그럼으로써 예술의 치유력과 인류의 보편적 행복을 위한 예술가들의 노력을 강조하고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문화예술계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도록 유도했다.
한국하인리히뵐학회 회원들의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이 책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바쁜 와중에도 학회행사에 늘 열정적으로 동참하고 원고를 준비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올해는 ‘하인리히 뵐 탄생 100주년’을 맞아 행사가 많았다. 독어독문학 관련 학회들의 토론장이 되는 ‘연합학술대회’에서 “하인리히 뵐 문학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하였고 영화제와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를 빌려 발표와 토론에 참석해주신 이군호 부회?

저자소개

공선옥(孔善玉)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31228

1963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고,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했다.1991년 계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중편소설 「씨앗불」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5년 제13회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았으며 소설집으로 '피어라 수선화'(1994) '내 생의 알리바이'(1998), 장편소설로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살'(1993) '시절들'(1996) '수수밭으로 오세요'(2001), 산문집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200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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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연, 사지원, 서용좌, 안은영, 원윤희, 이화경, 정인모, 정찬종, 최미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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